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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상처도 견뎌낼 수 있는 건강한 몸을 갖자. 튼튼한 몸에 튼튼한 마음이 깃들 수 있도록.”
살아온 날만큼 살아갈 날이 많은 사람들을 위한 몸과 마음의 변화를 경쾌하게 받아들이는 법
‘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구나’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나잇살 때문에 얇은 옷을 입는 게 부담될 때, 출근길 계단을 오를 때마다 숨이 헉헉 차오를 때, 거울에 비친 얼굴에서 깊게 팬 팔자 주름을 발견할 때. 난데없이 찾아온 신체적 변화가 당혹스럽긴 해도 흐르는 세월의 앞에선 속수무책일 뿐. 그렇다면 정신과 육체가 불균형해지는 시기에,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 이 책은 책벌레 가쿠타 미쓰요가 불혹의 나이에 책상을 박차고 나가 때론 구르고 넘어지며 경험한 23편의 운동과 인생에 관한 에세이다. 마라톤을 중심으로 헬스, 복싱, 요가, 등산, 트레일 러닝, 볼더링 등 저자가 중년의 몸으로 섭렵한 다양한 운동이 경쾌한 필치로 담겨 있어 읽는 내내 함께 달리고 있는 듯한 유쾌한 기분이 든다.
마흔 넘어 몸의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다면, 시원찮은 컨디션과 까닭 없이 우울한 마음에 지쳐있었다면, 이 책을 통해 나이 들어간다는 것과 자기를 사랑하는 법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배울 수 있다. 또한 덤으로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을 산뜻하게 유지하며 건강한 어른으로 살아가는 법 또한 알게 될 것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힘주어 말한다. “젊음과 새로움이 동의어가 아니듯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사람은 저절로 어른이 되지 않는다. 그러니 세월의 상처도 견뎌낼 수 있는 건강한 몸을 갖자. 튼튼한 몸에 튼튼한 마음이 깃들 수 있도록.”
저자소개
저자 : 가쿠타 미쓰요 저자 가쿠타 미쓰요
1967년 일본 가나가와 현에서 태어나 와세다대학교 제1문학부를 졸업하고 1990년 『행복한 유희』로 카이엔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1996년 『조는 밤의 UFO』로 노마문예신인상, 2003년 『공중정원』으로 부인공론문예상, 2005년 『대안의 그녀』로 나오키상, 2006년 『록 엄마』로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 2007년 『8일째 매미』로 중앙공론문예상, 2012년 『종이달』로 시바타 렌자부로상, 2014년 『내 안의 그녀』로 가와이 하야오 이야기상 외 많은 상을 받았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무심하게 산다』『아주 오래된 서점』『죽이러 갑니다』『오늘도 하루 종일 너를 보고 있었어』 『내일은 멀리 갈 거야』 등이 있다.
역자 : 이지수 역자 이지수
고려대학교와 사이타마대학교에서 일본어와 일본문학을 공부했다. 편집자로 일하다가 번역자로 전향했다. 텍스트를 성실하고 정확하게 옮기는 번역가가 되기를 꿈꾼다. 옮긴 책으로는 『사는 게 뭐라고』『죽는 게 뭐라고』『내생애 마지막 그림』『아주 오래된 서점』『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등이 있다.
목차
들어가며
언젠가는 의외로 빨리 찾아왔다 _도쿄 마라톤 과도한 기대를 버려야 끝까지 할 수 있다 _스포츠센터 성취감 따윈 없어도 그만 _첫 번째 나하 마라톤 별난 취미지만 자꾸만 끌리는 건 왜일까 _다카오산 트레일 러닝 누구에게나 자신과 마주할 시간이 필요하다 _요요기 공원에서 요가 어른이 되었다고 모든 걸 아는 건 아니니까 _오타케 석회동굴 트레일 러닝 결승점에 들어가지 않으면 영원히 달려야 한다 _아라카와 30K와 두 번째 나하 마라톤 내 인생에도 요령이 생기는 날이 올까 _볼더링 세상에 힘들이지 않고 배울 수 있는 건 없다 _베어풋 러닝 혼자서는 결코 행복할 수 없는 순간들 _다이보사쓰 고개 등산 시시하다는 느낌에 사로잡히지 않으려면 _한여름의 납량 마라톤 in 다이바 노력할지 말지는 다음에 정해도 된다 _코어 트레이닝과 세 번째 나하 마라톤 익숙한 장소도 기분에 따라 새로운 곳이 된다 _가마쿠라 트레일 러닝 낯선 곳에서 만난 짜릿한 쾌감 _여행지에서 달리기 밤은 우리를 새로운 곳으로 초대한다 _다카오산 나이트 하이킹 이것이야말로 어른의 별난 취미 아닐까 _메독 마라톤 in 보르도
부록 즐거운 운동을 위한 어른의 여덟 가지 자세
책 속으로
이제 와 뼈저리게 느끼지만 20대의 나는 스스로가 중년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30대 중반이 됐을 때 당황했다. 또래 친구들이 차례차례 결혼해서 부모가 됐고, 20대 때 입던 옷이 더는 안 어울렸으며, ‘아저씨 아줌마가 알 리 없지’라...
이제 와 뼈저리게 느끼지만 20대의 나는 스스로가 중년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30대 중반이 됐을 때 당황했다. 또래 친구들이 차례차례 결혼해서 부모가 됐고, 20대 때 입던 옷이 더는 안 어울렸으며, ‘아저씨 아줌마가 알 리 없지’라는 방파제가 제구실을 못하게 됐다. 이제 내가 아줌마가 거의 다 됐으니 방파제에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 그때 나는 뭔가를 깨우쳤다고 생각한다. 젊음과 새로움이 동의어가 아니듯,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사람이 저절로 어른이 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아마 나는 이대로 완전한 중년이 돼도 20대와 같은 호된 실연을 하고 10대 소녀처럼 상처받을 테지. 한편 체력은 점점 달리겠지. 나이와 정신과 육체는 점점 불균형해지겠지. _pp.8~9
응원 깃발은 꽤나 재밌었다. ‘우리 사장님 파이팅!’이라는 깃발이 몇 개나 있고 응원객이 많은 것으로 봐서 회사 사람들이 몽땅 응원하러 끌려 나온 듯했다. ‘히로시, 완주를 노려라’라고 손으로 쓴 깃발을 들고 홀로 서 있는 노신사는 히로시의 아버지겠거니 싶어서 감개무량해진다. ‘적은 자기 자신의 게으른 마음’이라고 쓰인 깃발을 들고 서 있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 문구에는 뜨끔했다. 직접 만든 티셔츠를 입은 사람도 있다. ‘한 걸음씩 나아가면 반드시 길은 열린다’라든지 ‘환갑 달리기, 앞으로도 계속 달리겠습니다’, ‘해낼 테다’, ‘ FUN RUN’ 등의 글귀가 인쇄돼 있었다. 뭐랄까, 죄다 긍정적인 말이다. ‘이 대회가 끝나면 두 번 다시 달리지 않겠습니다’라거나 ‘얼른 마치고 집에 가자!’, ‘지금 당장 지하철 타고 맥주 마시러 가고 싶다’라고 쓴 티셔츠를 일부러 만드는 사람이 없는 건 생각해볼 필요도 없는 당연한 일이겠지. 그래도 다들 정말 훌륭하네. 나처럼 마지못해 달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다가 문득 깨닫는다. 아닐 수도 있다. 다들 너무너무 싫은데도 어째서인지 달리기를 하다가 도쿄 마라톤까지 나오게 돼버렸고, 그래서 할 수 없이 긍정적인 척이라도 해야 견딜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긍정적인 글귀를 쓴 티셔츠를 만든 건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 그렇다, 틀림없이 그럴 거다. _pp.29~30
40대 중반쯤 되면 대개는 자신이 대충 하는 것과 대충 하지 않는 것, 할 수 있는 것과 노력해도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안다. 청소를 대충 하든 혼자 있을 때 저녁식사를 대충 만들든 그건 이제 일상적인 일이라 아무렇지도 않다. 물건을 살 때 하는 암산도 자동차 운전도 ‘못한다’는 사실을 똑똑히 알고 있기 때문에 안 한다. 안 하려 하는 자신을 부끄럽다고도 비겁한 녀석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평소 생활하면서 ‘와, 나 지금 어물쩍 넘기고 있네’, ‘꾀부리는군’ 하는 생각이 드는 일은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없다. _pp.141~142
갑자기 맹렬한 고독을 느꼈다. 고독이란 정신적이며 추상적인 것이라고 줄곧 생각했다. 뭔가가 충족되지 못한 상태라고 생각했다. 아니다, 고독이란 ‘아무에게도 의지하지 못한 채 스스로 어떻게든 할 수밖에 없는’ 물리적이며 구체적인 상태다. 달리며 그렇게 생각했다. 쓰려져도 자동심장충격기가 없을지 모른다, 구급차조차 안 올지도 모른다, 아무도 구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쓰러질 수 없다. 어제의 지나친 산책도 와인 다섯 잔도 연습 부족도 전부 스스로 감당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하자 몸이 싸악 차가워지며 정신이 혼미해진다. 이것이야말로 고독이다! 깨달음을 얻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 “미쓰요!” 라는 목소리가 들려서 눈길을 돌리자 포동포동한 노부인이 격려하듯 손뼉을 치며 나를 들여다보고 “미쓰요!”라고 계속 외친다. 그 몸짓과 응원 소리에 나 자신이 지금 울음을 터트릴 듯 고개를 숙인 채 달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웃으며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하늘로 들어 올리면서 응원이란 위대하다고 생각했다. 비록 의지할 수는 없지만 고독을 달래주는 건 역시 타자라는 사실을 통감했다. _p.168
“어쩌면 이렇게 계속 달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책벌레 가쿠타 미쓰요가 불혹의 나이를 넘겨 알게 된 ‘운동의 맛’
『종이달』『무심하게 산다』의 작가 가쿠타 미쓰요. 섬세하고 날카로운 심리 묘사로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필력을 인정받은 바 있는 그녀가 몸과 마음의 변화를 경험한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책을 썼다. 『어느새 운동할 나이가 되었네요』는 가쿠타 미쓰요가 2011년 봄부터 2016년 봄까지 스포츠잡지 ≪넘버 두 Number Do≫에 게재했던 에세이를 묶은 산문집이다. 이 책은 그야말로 운동의 필요성을 실감하면서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하는 어른들에게 구체적인 경험담을 제시하여 ‘아,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긍정적인 자극을 준다. 또 더 나아가 자기 속도대로 꾸준히 무언가를 해냈을 때 얻게 되는 성취감도 알려준다.
“나의 넷 타임은 네 시간 43분 45초.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다. 하지만 기록이나 여타의 무엇보다도 다섯 시간 가까이 잠시도 멈춰 서지 않고 잠시도 걷지 않고 끝까지 달렸다는 사실을 스스로도 믿을 수 없다. 잘도 그런 일을 해냈다고 생각한다. (…) 그리고 5km마다 측정한 랩 타임에 전혀 변화가 없었다는 점은 스스로도 좀 대견하다 싶다. 내 안의 불안이나 조바심, 경쟁심과 싸워 이겼다는 증거니까.” _[언젠가는 의외로 빨리 찾아왔다]에서
저자는 마흔 넘어 알게 된 운동의 재미, 나를 지켜봐 주고 응원해주는 동료들과의 우정, 하루에도 몇 번씩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스스로를 다잡아 이뤄낸 성취감, 나이와 성숙함은 별개의 문제라는 깨달음, 혼자 달리며 깨달은 고독의 의미 등 생생한 경험담에서 끄집어낸 이야기들로 인생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에서 다수의 문학상을 받은 작가답게 잘 정리된 정보와 생동감 넘치고 유머러스한 문장으로 운동의 재미있는 점과 힘든 점 등을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그간 그녀의 작품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유쾌하고 인간미 넘치는 에피소드들은 책을 읽는 내내 기분 좋은 웃음을 선물할 것이다.
몸과 마음의 변화를 느끼고 있는 중년이라면 함께 웃고 공감할 23편의 운동 체험 에세이
저자는 30대 후반 이별을 경험하고 충격받는다. 또래 친구들은 차례차례 결혼해서 부모가 됐고 일에 대해서도 더 이상 변명할 수 없게 됐는데 실연 따위나 하고 있다니. 그리고 무엇보다 실연할 때도 체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잡지 연재를 핑계로 풀마라톤 도전을 시작하게 된 그녀. 운동이라곤 마흔 넘도록 달리기밖에 모르던 저자는 그렇게 다양한 운동의 세계로 들어선다.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한 첫날부터 “싫다, 싫다, 싫다”를 외치지만 끝나고 나면 ‘다음번’을 생각하게 되고, 그렇게 2011년부터 2016년까지의 운동 시간은 저자의 몸뿐 아니라 정신과 삶마저 바꿔놓았다.
대부분의 건강서가 운동선수나 트레이너의 입을 빌려 운동의 장점이나 ‘올바른 운동법’을 다루고 있는 것과 다르게 이 책은 운동을 싫어하는 지극히 평범한 중년 여성 작가의 시선에서 쓰였다. 그리고 일단 재미있다. 운동을 싫어하던 저자가 매번 새로운 운동에 도전하고 진지하게 자신과 마주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그리고 존경스럽다. 그렇게 부정적인 마음으로 다가서면서도 꿋꿋이 달리고 마라톤에 트레일 러닝까지 하니 말이다. 가끔은 세월의 흐름 속에서 달라져 가는 나의 몸과 마음이 조금은 원망스러울 때도 있겠지만 지금의 변화를 즐겁게 받아들여 보는 건 어떨까. ‘지금의 나’와 사이좋게 지내며 함께 걸어갈 때 더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책속으로 추가] 즈시, 하야마, 미우라는 어린 시절부터 몇 번이나 놀러 갔던 곳인데도, 다 각각 전철로 가서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실은 이날 이렇게 산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저쪽이 어디 어디라는 W 군의 설명을 듣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마쿠라·즈시·하야마·요코스카·미우라 그리고 가나자와 팔경’이라는 장소가 한 묶음이 됐다. 달리는 건 여전히 싫지만 이럴 때는 감동한다. 자신의 다리로 땅을 누빔으로써 따로따로 알던 마을이 입체적으로 연결되는 이 고요한 흥분. ‘언젠가 하루를 들여 산을 헤치며 미우라 쪽까지 가보고 싶네, 에노시마라면 더 짧은 시간 안에 갈 수 있을지 몰라.’ 그 흥분에 마음이 들떠 이런 생각을 한다. 실제로 간다면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었다’고 후회할 게 뻔하지만. _p.228
39km 지점이 가까워질수록 주자 대열이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뭔데, 뭔데, 궁금해하며 다가가 봤더니 우와, 굴이다. 수북한 굴 접시가 긴 테이블에 덩그러니 놓여 있다. 주자들은 무리 지어 차례로 손을 뻗어 굴을 먹는다. 굴이 수북한 접시는 눈 깜짝할 사이에 껍데기만 남지만 관계자가 산더미 같은 접시를 잇달아 가져온다. 관계자를 둘러싸고 다들 굴을 계속 먹는다. 이럴 때는 대부분 밀치락달치락하거나 자칫 앞다투게 돼서 그 자리가 다소 시끄러워지는 법이다. 하지만 그런 일이 전혀 없다. 서로 양보하는 건 아니지만 다들 조용히 굴을 연신 먹으며 유리잔에 담긴 화이트와인을 마신다. 굴을 가져오는 관계자도 쾌활하게 “ 봐요, 굴 왔어요”라는 듯한 말을 하며 등장하고, 연달아 뻗는 손에 접시를 내밀며 “드세요~ 마음껏 드세요~” 하고 미소 짓는다. _pp.260~261
'몸도 마음도 내 맘 같지 않은 어른들을 위한 본격 운동 장려(?) 에세이' 라는 소개글을 보고 집어든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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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마음도 내 맘 같지 않은 어른들을 위한 본격 운동 장려(?) 에세이' 라는 소개글을 보고 집어든 책이에요.
항상 느끼는 거지만 일본 에세이나 자기 계발서는 어쩜 이리도 제목을 잘 뽑아 내는건지, 볼때마다 감탄하네요.
제목만 보고도 구매욕구가 막 생겨나다니...
이삼년 전에 누군가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다이어트를 시작했거든요.
운동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사람이었는데, 그때 정말 독하게 운동을 했어요,
운동을 시작하고 시간이 좀 흐른 뒤에는 정해진 시간만 되면 기계처럼 벌떡 일어나서 운동할 정도로 습관이 되었는데 목표한 만큼의 체중을 달성하고 나니 더 이상은 그 고통스러운 걸 하고 싶지가 않아졌어요.
습관까지 되어버린 걸 어느 순간 딱 놔버렸네요. 그래도 그때 운동을 하면서 느낀 어떤 쾌감같은게 그리워지기도 하고, 신체적으로 확 좋아졌던게 생각이 나면서 다시 시작을 해볼까 망설이고 있었거든요. 그러다가 이 책 제목과 소개 글만을 보고 고른거였는데, 기대했던 것과는 많이 달라서 당황스러웠어요. 각종 운동에 대한 체험과 신체적인 효과에 대해 나올거라는 기대와는 다르게 거의 대부분의 내용이 저자의 마라톤 체험기더라구요. 물론 다른 몇가지 운동들의 체험도 있었지만요.
그래도 마라톤의 매력을 느끼기에 좋은 글이었습니다.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운동의 정체기를 맞았다. 계속해서 실력이 쭉쭉쭉 올라갈 것 같았던 가볍고, 날렵했던 몸은 잠깐이고 근육통은 계속해서 따라다녔지만, 잠을 설칠 정도로 아픈 적은 처음이라 계속 해야되나, 말아야되나를 반복하고 있다. 30~40%의 여유를 두고 하면 마음에 차지 않고, 선생님을 따라 몸의 가동성을 넘어 욕심을 내어 운동을 하고 나면 어김없이 근육통이 온다. 강약 중간 약을 맞춰 운동을 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몸의 리듬에 맞춰 운동하는 것이 쉽지 않고, 하루 운동을 거르고 나면 나도 모르게 자기 합리화를 시켜 운동을 안 할 것이 분명하기에 꾸준하게 운동을 하고 있다. 아직 중년에 가까운 나이는 아니지만 운동하는 것이 쉽지 않고, '운동의 맛'을 알게된 소설가 가쿠다 미쓰요의 에세이는 구미가 당길 정도로 친근하고 귀여운 일러스트와 본문 디자인의 아기자기함이 엿보이는 책이다.
그녀가 이 책에서 꾸준히 한 운동은 마라톤이고, 산에서 달리는 운동과 등산, 스포츠센터, 요가, 베어풋러닝이다. 대체적으로 가쿠다 미쓰요는 소설가답게(?) 긴 호흡으로 하는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 도전하는 운동에 달리기가 많았다. 스포츠센터에 가볍게 발걸음으로 걸어갔지만 이내 가벼운 단상만 남겼을 뿐 취미에 없었고, 요가 역시 짧은 호흡으로 마쳤다. 가볍게 산을 산책하거나 산에서 뛰거나, 맨발로 달리기를 하는 운동에 취미를 붙여 운동을 해 나간다. 각각의 마라톤이 주는 매력과 체력에 따른 랩타임과 처음 뛰었을 때의 기록과 두번째 뛰었을 때의 기록이 점차 늘어나기는 했지만 뛰는 시간이 늘었고, 적극적으로 몸을 알아간다.
도쿄 마라톤을 비롯해 나하 마라톤을 네번 참가하고, 로테르담과 미우라 국제 시민 마라톤과 보르도의 메독 마라톤에 참가한다. 가쿠다 미쓰요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귀차니즘을 이기고 우연찮게 일로 참여하게 된 마라톤을 꾸준히 참가한다. 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그녀의 이야기가 생경하게 들렸고, 각각의 랩타임과 기록들을 살피며 술을 마시지 않고 달렸을 때 몸이 더 좋아졌다는 그녀의 이야기에 싱긋~웃음이 지어지기도 했다.
매일매일 꾸준히 운동을 하면 좋은데 사람인지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자주 느껴진다. 어느 때는 잠이 쏟아지고, 어느 때는 몸이 물먹은 솜처럼 무겁다. 그럼에도 꾸준히 운동을 하고, 몸을 가꾸는 이들이 대단해 보인다. 나이에 맞는 느긋하고, 당당하고, 씩씩한 어른이 되고자 하는 그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모든 이들이 자신의 나이에 맞게 어른이 된다면 참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책이다.
아직 중년의 나이가 아니라서 그런지 가쿠다 미쓰요의 즐거운 운동을 위한 어른의 여덟 가지 자세에 고개가 끄덕이지 않는다. 다만 늘, 하고자 하는 운동에 대해 몸이 따라와 주지 않는데 욕심껏 했다가 다음날 후회하지 말고 천천히, 몸에 힘을 빼고 하라는 그녀의 조언에는 동의한다. 높은 뜻 보다는 몸의 상태에 따라 강약을 잘 맞춰서 운동하는 것이 좋다. 남을 의식하지 않으려 하지만 생각외로 앞과 옆에 붙어 있는 거울에 비추는 상대방의 모습에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 조금 더 집중하고 천천히 나를 내려놓는 자세여야 오래 운동할 수 있는 비법일까. 정체기에 만난 가쿠다 미쓰요의 짧은 호흡의 글은 그녀의 운동 체험기인 동시에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운동 이야기이기도 하다. 특별하지 않지만 튼튼함 몸과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스스로 문을 여는 책. 삶의 리듬을 더 활기하게 해 줄 수 있는 책이다. 몸이 아프면 정신 조차도 가눌 수 없기에 활기하고, 경쾌하게 만드는 삶의 습관을 깨닫게 하는 이야기였다.
이 말에 공감한다고 한다면, 가쿠타 미쓰요(저자)는 크게 웃지 않으실까? 하지만 정말, 난 이 말이 공감한다. 아직 20대이지만. 운동을 하고 안 하고 차이를 체감한다. 하지만 그러면서 운동을 하지 않는 모순덩어리가 또 '나'다. 올 초부터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생각에만 멈춘 지 벌써 6개월이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데 마음을 쿡쿡 찌르는 문장이 많았다. 중년의 심정에서 쓴 글이라고 저자는 끊임없이 글로 상기하지만 글을 읽는 독자로서 꼭 중년의 마음이 아니라, 지금 내 마음에도 공감을 불러왔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운동을 꾸준히 하게 된다면,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난 운동을 좋아하지 않고, 무언가 운동을 시작해도 금방 싫증을 내는 편이다. 딱 가쿠타 미쓰요 작가와 비슷한 성격의 소유자라고나 할까. 이것저것 색다른 운동에 잘 도전하지만, 그 도전이 꾸준히 이어진 경우는 별로 없었다. 마라톤을 시도한 적도 있으나, 결국 2주 정도 연습을 하고 그만두었다. 좋아하지 않는 운동을 내가 그만둔 이유는 역시 '좋아하지 않아서'였다. 저자는 시종일관 말한다. 자신은 달리는 걸 싫어한다고 말이다. 그렇다고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그 마음가짐 역시 올곧게 지켜나간다. "달리는 걸 싫어하는 나는 몇 번인가 대회에 나가봤지만 당연히 중독되지 않았다." 작가의 말에 솔깃하게 된다. 그런데도, 운동을 지속하게 된 원동력이 무엇인지. 그 솔직한 고백이 더욱더 궁금해졌다.
운동을 싫어하는 나는 온 힘을 다해 괴로운 것을 피하면서 운동해왔다. 좋아하지도 않는데 괴로운 것을 떠안으면 더욱더 싫어지기 마련이니까. 그러나 하기로 했으니 하는 거다. 어떻게든 하는 거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지만, 운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생각보다 심심하다. 그리고 그 운동을 지속하는 이유는 더 심심했다. "별거 아니네."라는 말이 툭 튀어나오게 할 만큼 정말 누구나 한 번은 했을 법한 생각들이었기 때문이다. 가쿠타 미쓰요가 달리기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달리기 팀의 뒤풀이에 어울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혼자 의지를 가지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팀원들과 함께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달리기는 혼자가 아니라서 포기하지 않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마지못해 달린다. 어째서 마지못해 달리는가 하면, 한 번 쉬면 다음 주도 쉬고 싶어질 게 분명하고 다음 주도 빼먹으면 그다음부터는 틀림없이 내내 빼먹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한 번 쉰다는 건 내게는 팀을 그만둔다는 뜻이며, 그 말인즉슨 앞으로 평생 달리지 않겠다는 뜻이다."
꽤 날카로운 자기 분석이다. 그리고 운동을 중도 포기하게 되는 사람들이 공감하는 문장이다. 모든 사람이 공감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난 이 글을 읽으며 공감하고 또 공감했다. 운동은 정말 꾸준히 해야 한다. 조금하더라도 쉬면 안 된다. 살아오면서 운동을 한 날보다 하지 않은 날이 많다. 결국 몸은 운동을 하지 않았을 때 주는 편안함에 강한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 않으려는 강한 관성 혹은 본능에 질 수밖에 없다. 저자의 말처럼 '마지못해' 나를 믿지 못한다면, 결국 매일매일 조금씩 운동을 해야 한다. 오늘 하루만 쉬자가, 영원히 쉬자로 바뀌기는 정말 쉽기 때문이다. 계속 지속한 이유, 멈추지 않았던 이유는 팀을 그만둘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내려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유를 문장으로 요약하면 거창해 보인다. 하지만 작가의 글로 만나면 거창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부여한 작은 이유, 목표가 쌓인 결과물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체념 섞인 말투, 달리는 내 발걸음을 붙잡는 뱃살에 대한 고백, 하나하나 달성하며 느끼는 쾌감, 오버페이스 앞에 무너진 체력, 조금씩 단축되는 기록들. 그 모든 과정 중에 떠오르는 생각과 가쿠타 미쓰요 자신과의 마주침. 이 모든 것들이 달리기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고 동시에 달리는 것을 지속하게 만든 이유였고, 이 글을 통해 독자들에게 달리기를, 운동을 권하는 이유였다.
"뭐, 지금 당장 정하지 않아도 괜찮다. 골인한 뒤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면 어쩐지 아무래도 괜찮다 싶은 기분이 드는 것도 늘 있는 , 어쨌거나 걷지 않았던 것만큼은 자신을 좀 칭찬해주자. 노력할지 말지는 그다음에 생각하자."
역시!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운동을 권하며, 자신을 위해 '맥주 한 잔'이라는 보상을 동시에 이야기하는 건 좀처럼 찾기 힘들다. (술이 근육과 운동에 얼마나 해로운지 모두 알 것이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 운동을 하라고 말하면, 과연 이렇게 말할까. 때때로 맥주 한 잔을 마셔도 괜찮다고, 스스로의 한계에 부딪치기 보다 스스로 적당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아직 난 완벽한 몸을 완성하지 못했다는 그런 이야기를 할 리가 없다. 이런 심정을 이해는 하지만, 그 이해를 바탕으로 더 열심히 하라고 말하지 않을까.
《어느새 운동할 나이가 되었네요》는 운동을 여느 운동 에세이, 건강 에세이와 다르다. 확실히 다르다. 저자는 꽤 과감한 이야기도 서슴없이 말한다. 술을 마시는 것도 괜찮다고, 운동의 빈도가 잦지 않더라도, 강도가 강하지 않더라도 괜찮다고 말한다. 포기하지 않을 것만을 말한다. IBM 검사에서 복부 비만은 여전하고, 근육량도 늘지 않지만, 10년 전 식습관을 가지고 있는 데도 꾸준한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는 고백.. "나는 아직 여행지에서 달리는 걸 부끄러워한다. 그도 그럴 게, 달릴 필요가 전혀 없으니까."라며 여행지에서 달리는 걸 부끄러워한다는 고백.. 그런 글을 읽으면 웃음이 나오면서, 운동을 해볼까 싶은 의욕도 함께 나온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완벽함을 추구하지 않는다. 누구나 보면 감탄할법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할 수 없을 것 같은 이야기가 여기에는 없다. 저자는 달리기를 이야기하지만, 꼭 달리기를 하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어느 운동에 적용해도 되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무리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페이스를 지키며 운동하는 걸 권하는 책이다.
느긋하게, 당당하게, 씩씩하게 즐거운 운동을 위한 어른의 여덟 가지 자세
1. 무리는 금물! 중년임을 자각한다. 2. 살 빼기, 체지방 줄이기, 인생의 권태 없애기 등 이득을 얻으려 욕심내지 않는다. 3. 그만두고 싶어질 때쯤, 값비싼 도구를 갖춰 마음이 그만두는 시기를 늦춘다. 4. 높은 뜻을 품지 않아야 오래 운동할 수 있다. 5, 시원한 맥주, 따뜻한 스파, 마사지 등 운동이 끝나면 자신에게 포상을 준다. 6. 남과 자신을 비교하는 건 바보 같은 짓. 경쟁자는 늘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임을 기억한다. 7. 연습 후 친구들과 회식하기, 여행 겸 떠날 수 있는 지방 대회 신청하기 등 이벤트를 만든다. 8. 가슴 설레는 제안을 해주는 활동적인 어린 친구를 만든다.
우리는 운동을 왜 할까.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인데 이상하게 자꾸만 다른 걸 의식한다. 《어느새 운동할 나이가 되었네요》는 운동은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 꾸준히 할 수 있는 생각에 대해 이야기 하는 에세이다. 나를 위해, 멋진 몸을 만드는 도전에 앞서 그 허들을 낮추어 나를 위해 계속 운동을 할 수 있는 허들 앞에 먼저 서보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