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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모닝] 2021 나를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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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손글쓰기캠페인
  • 제61회 한국출판문학상
  • 세계작가와의대화
  • 교보아트스페이스
  • 북모닝 책강
하틀랜드
| | 135*207*24mm
ISBN-10 : 1190403889
ISBN-13 : 9791190403887
하틀랜드 중고
저자 세라 스마시 | 역자 홍한별 | 출판사 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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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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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내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출간 20200528, 판형 132x205, 쪽수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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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하틀랜드-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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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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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골 백인 빈곤 계층의 삶을 증언하고
가난을 수치심으로 징벌하는 사회를 고발한다 『하틀랜드』는 ‘미국 시골 백인 빈곤 여성’이라는 존재와 삶을 그 어떤 책보다 정확히 기록하고 증언한다. 저자는 캔자스의 시골 농장에서 1980년대와 1990년대를 보내며 성장하여 지금은 경제적 불균형에 관해 활발히 논평하고 있는 학자다. 미국 시골의 빈곤층으로 자란 삶을 기록하며 가난의 고통스러운 문제들을 하나씩 관찰한다. 당사자이기에 가능한 기록이지만, 연구자로서의 엄밀함과 객관성을 놓치지 않았다. 스마시는 자신의 삶, 자신의 어머니들의 삶,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들의 삶을 냉소 없이 날카롭고도 명확하게 언어화한다. 그럼으로써 독자들이 가난의 복잡성을 똑바로 바라보도록 이끈다.

세라 스마시는 캔자스의 시골 농장에서 1980년대와 1990년대를 보내며 성장하여 지금은 경제적 불균형에 관해 활발히 논평하고 있는 학자다. 스마시는 미국 시골의 빈곤층으로 자란 삶을 기록하며 가난의 고통스러운 문제들을 하나씩 관찰한다. 당사자이기에 가능한 기록이지만, 연구자로서의 엄밀함과 객관성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 책을 통해 기록된 이들의 삶은 상상 이상으로 험난하지만 때때로 위엄 있고, 불안하지만 끈질기며, 폭력 속에서도 사랑을 키워낸다. 어떤 이미지로도 단순화할 수 없는 이들은 대체로 어려운 환경과 부족한 자원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삶을 낫게 만들려는 의지로 버텨내는 사람들이다.

캔자스, 날아서(비행기를 타고) 지나가는 땅”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 거대한 장소에서 누군가는 농사를 지으며, 누군가는 건설 공사를 하며, 또 누군가는 값싼 서비스업에 종사하며 엄청난 양의 노동을 통해 살아간다. 여성들은 10대에 임신을 하고, 학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안정된 직업을 갖지 못해 임시직을 전전하며, 주거도 불안정해 이곳저곳을 떠돈다. 몸이 아파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결국 더 큰 문제로 빠져들기도 한다. 폭력과 마약에 노출되고, 술과 담배에 의존하며 보수당에 투표한다.(진보적인 빈민 구제 정책들이 왜 가난한 사람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가에 관한 생생한 답도 이 책 안에 들어 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현대 미국 사회에서 가난은 유난히 수치스러운 것으로 경험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빈곤층이 단순히 정보가 부족하고 정치적 고려의 여유가 없어서 무지한 상태로 보수당에 투표할 수밖에 없다는 사회적인 편견을 깨드릴 중요한 열쇠다.

저자소개

저자 : 세라 스마시
《가디언》 《뉴욕 타임스》 《텍사스 옵저버》 《퍼시픽 스탠더드》 등 여러 지면에 사회경제적인 이슈에 관한 글을 기고해왔다. 최근에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의 조앤 쇼런스틴 펠로우 교수로 임명되었다. 이전에는 논픽션 글쓰기를 가르치는 강의 교수로 일했다. 경제적 불균형에 관해, 혹은 그에 대해 이야기하는 미디어의 태도에 관해 연구자로서 활발하게 논평을 하고 있다. 캔자스에 살고 있고, 『하틀랜드』가 첫 책이다.

역자 : 홍한별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 『야누시 코르차크의 아이들 』 『우먼 월드』 『먹보 여왕』 『밀크맨』 『달빛 마신 소녀』 『이 문장은, 내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바다 사이 등대』 『페이퍼 엘레지』 『몬스터 콜스』 『가든 파티』 등이 있다.

목차

작가의 말
오거스트에게

1장 지갑 안 동전 한 푼
2장 가난한 여자의 몸
3장 밀밭 사이 끝없는 자갈길
4장 나라가 부과하는 수치
5장 지붕이 새는 집
6장 노동 계급 여성
7장 나의 출신지

감사의 글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전미도서상 파이널리스트, 버락 오바마가 뽑은 올해의 책,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NPR, 뉴욕포스트, 버즈피드, 셸프어웨어니스, 버슬, 퍼블리셔스위클리 올해의 책 선정 가난에 관한 가장 사려 깊고 정교한 증언! “가난에 대해 누가 써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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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도서상 파이널리스트, 버락 오바마가 뽑은 올해의 책,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NPR, 뉴욕포스트, 버즈피드, 셸프어웨어니스, 버슬, 퍼블리셔스위클리 올해의 책 선정
가난에 관한 가장 사려 깊고 정교한 증언!

“가난에 대해 누가 써야 하는가. 쓸 수 있는가. 나는 이 책 이상이 없다고 생각한다.” _ 정희진, 『나를 알기 위해서 쓴다』

“가난과 불행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었다. 여성들의 삶은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하틀랜드』는 여성의 자기서사가 사회 구조를 해부하는 글쓰기임을 알려준다. 놀랍고도 소중한 작품이다.” _ 장영은,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

‘미국 시골 백인 빈곤 여성’이라는 존재는 어떤 것일까? 이 책 전체가 바로 이런 곤란한 질문에 대한 답이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에서 가난하게 살아간다는 것도 설명하기 곤란하고, 미국에서 방대한 면적을 차지하지만 미디어에서 제대로 재현된 적이 없다는 시골 빈곤 계층의 삶을 설명한다는 것도 곤란하고, 백인 빈곤층이 어떻게 생기는지 인종주의를 빼고 설명하는 것도 곤란하다. 게다가 여성이라는 굴레가 중첩되면 이 존재는 간명한 언어와 쉬운 이미지로 설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진다.
4년 전 트럼프의 당선에 미국의 주류 미디어와 지식계가 깜짝 놀란 이후, 힐빌리라고 불리는 이들, 혹은 레드넥, 화이트 트래시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 하지만 이런 관심이 얼마나 진지했는지는 의문이다. 그 다양한 차이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가지기에는 정보가 너무 부족했다고 하는 편이 정당하겠다. 『힐빌리의 노래』를 비롯해 이에 대해 해석을 제공하고자 하는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지만 ‘미국 시골 백인 빈곤 여성’이라는 존재는 여전히 불충분하게만 이해되고 설명된다. 『하틀랜드』는 그런 삶을 그 어떤 책보다 정확히 기록하고 증언하고자 하는 책이다.
세라 스마시는 캔자스의 시골 농장에서 1980년대와 1990년대를 보내며 성장하여 지금은 경제적 불균형에 관해 활발히 논평하고 있는 학자다. 스마시는 미국 시골의 빈곤층으로 자란 삶을 기록하며 가난의 고통스러운 문제들을 하나씩 관찰한다. 당사자이기에 가능한 기록이지만, 연구자로서의 엄밀함과 객관성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 책을 통해 기록된 이들의 삶은 상상 이상으로 험난하지만 때때로 위엄 있고, 불안하지만 끈질기며, 폭력 속에서도 사랑을 키워낸다. 어떤 이미지로도 단순화할 수 없는 이들은 대체로 어려운 환경과 부족한 자원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삶을 낫게 만들려는 의지로 버텨내는 사람들이다.
캔자스 하면 한국의 독자들조차도 몇 가지 상징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오즈의 마법사」의 주인공 도로시, 토네이도, 하늘, 들판, 튤립……. “날아서(비행기를 타고) 지나가는 땅”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 거대한 장소에서 누군가는 농사를 지으며, 누군가는 건설 공사를 하며, 또 누군가는 값싼 서비스업에 종사하며 엄청난 양의 노동을 통해 살아간다. 여성들은 10대에 임신을 하고, 학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안정된 직업을 갖지 못해 임시직을 전전하며, 주거도 불안정해 이곳저곳을 떠돈다. 몸이 아파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결국 더 큰 문제로 빠져들기도 한다. 폭력과 마약에 노출되고, 술과 담배에 의존하며 보수당에 투표한다.(진보적인 빈민 구제 정책들이 왜 가난한 사람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가에 관한 생생한 답도 이 책 안에 들어 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현대 미국 사회에서 가난은 유난히 수치스러운 것으로 경험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빈곤층이 단순히 정보가 부족하고 정치적 고려의 여유가 없어서 무지한 상태로 보수당에 투표할 수밖에 없다는 사회적인 편견을 깨드릴 중요한 열쇠다.
이것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에서도 전 세계에서도 계층 분리는 점점 더 가속화하고 있고, 가난한 이들의 삶을 설명하는 언어도 점점 더 불충분해지고 있다. 또 그에 따라 이들의 존재는 더더욱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대변되지도 대표되지도 않게 된다. 이들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이 강화된다. 그리고 이들은 이전 어느 사회에서보다 더 강력하게 ’수치심‘을 정체성으로 강요당하게 된다. 당연히 이들의 존재는 더더욱 위축되고 작아지게 되고, 이들을 재현하거나 대변하거나 대표하는 언어는 더더욱 줄어든다. 이 책을 정확하고 공정하게 읽어내는 것은 그래서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중요하다.

내가 어릴 때에 미국 사람들은 미국에는 계급이 없다고 믿었어. 나도 고등학교 때 19세기 영국 소설을 읽기 전에는 계급이라는 개념을 접해본 적조차 없었던 것 같아. 계급의 존재가 인정되지 않으니, 우리의 경험이나 우리가 느끼게 되는 수치를 표현한다 하더라도 그 즉시 무효화될 수밖에 없었지. 계급을 인식하지도 않았고 입 밖에 내어 이야기하지도 않았어. 그러니 나 같은 아이, 즉 가족의 비밀을 파헤치고 서랍 속을 뒤져 내가 사랑하는 속을 잘 알 수 없는 사람들의 과거를 알아낼 단서를 찾기를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하루하루가 조용히 좌절감의 대못을 박아넣는 것 같았단다. 내가 어릴 때 느꼈던 가장 주요한 감정은 문제가 있다는 걸 너무나 잘 알겠는데 다들 문제가 없다고 말할 때 느끼는 좌절감이었어.(30)

엄마는 실제보다 더 부유해 보이게 꾸미는 재주가 있었어. 엄마한테는 뭐랄까 담대한 위엄 같은 게 있었거든. 엄마는 사람들이 벽에 그림을 너무 높이 건다고, 그게 정말 신경 쓰인다는 듯이 말하곤 했지. 그거 말고도 걱정할 거리가 없지 않았을 텐데. 엄마는 또 더러움에도 신경을 많이 썼어. 청소부를 고용할 형편이 아니니 신경을 쓸 수밖에 없겠지만. 엄마가 청결에 매달린 것은 우리 같은 사람들은 더럽게 산다는 편견을 강화하고 싶지 않아서이기도 했을 거야. 우리 여자들은 이런 뼛속 깊이 흐르는 걱정을 물려받았어. 베티 할머니도 처음 가본 햄버거 가게나 길가 모텔 안에 들어가서 둘러보고 괜찮다 싶을 때 하는 첫마디가 늘 “깨끗하네”였지.(57~58)

네가 태어났다면 너도 창의적이고 부지런해졌겠지. 가난하면 그래야만 하니까.(62)

충격적이었던 건 아빠가 입은 정신적 상처가 아니라, 그 일에 대해 아빠가 아무 분노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었어. 일하다가 죽는 게 자기 운명이라는 걸 잘 안다는 듯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커서 자기가 희생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듯이 말했어. 일하다가 목숨을 잃은 사람이 드물지 않긴 했지. 1960년대에, 아빠가 어릴 때 가장 좋아하던 삼촌이 우리 농장 근처 다리에서 트랙터가 미끄러져 내려와 거기 깔려 세상을 떴대. 나는 거의 날마다 그 다리를 건너면서 아빠의 아픈 기억을 떠올렸어.(107)

“『분노의 포도』 말고 다른 데에서는 한 번도 못 들어본 얘기야.” 내가 농장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이야기하면 다른 지역 출신인 사람들은 진심으로 이렇게 말해. 우리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거야. 사실은 그들이 결코 가지 않는 곳에 존재했던 거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쉬울 거라고 생각해. 내가 집이라고 부르는 곳을 정치 담론, 뉴스 매체, 대중문화에서 정형화하거나 100년 전 일인 것처럼 묘사하지 않고 다루는 건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까.(151)

우리 가족은 열심히 일하는 걸 그렇게 강조하는 사람들인데도, 노력한 만큼 반드시 얻는 게 있다는 생각을 다른 미국 중산층보다 훨씬 일찌감치 버릴 수밖에 없었어. 날이면 날마다 동트기 전에 일어나 일을 시작해서 해가 질 때까지 쉼 없이 일했으니, 우리가 이렇게 쪼들리는 건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님이 명백했거든. 문제는 공산품 시장, 대기업, 월스트리트에 있었지. 우리에게서 너무나 멀리 있고 알 수도 없는 것들이라 우리는 그저 고개를 가로젓고, 정부를 욕하고, 우박이 내리기 전에 콤바인을 창고 안에 들여놓는 일 말고는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었어.(158)

하지만 내가 느낀 수치는 내 죄에서 오는 게 아니었어. 사회 전체에서 가난한 사람을 멸시하기 때문이지. 경멸이 미국 법에 아예 명시되어 있어. 빈민에 대한 멸시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예가 복지 제도에 대한 태도일 거야. 공공 정책이나 언론에서 복지 프로그램에 의존해 살아가는 걸 혐오스러운 것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우리 가족은 혜택을 받을 자격이 되어도 지원을 안 했어.(193)

당장 먹여야 할 갓난아이가 있으니 베티는 다른 방법이 없었어. 레이의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집에서 나왔지만 레이는 군대에서만 무단이탈한 게 아니라 아비 노릇도 무단이탈해버렸어. 베티는 벌써 몇 년째 테이블 서빙을 해서 번 돈을 거의 예술의 경지로 아끼고 아껴 써온 경험이 있었지. 하지만 식당에서 일하면서 동시에 아기 지니를 볼 수는 없었으니까. 결국 실업 수당을 신청했어.
“그 이야기를 하려니 부끄럽구나.” 복지 혜택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할머니는 이렇게 말했어. 베티가 무엇에 대해서건 부끄럽다고 말하는 걸 들어본 일은 손에 꼽을 정도야. 내가 아는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 우리는 굳건한 자존심 하나로 버티는 사람들이니까.(198)

복잡하고 어려운 사실을 가장 쉽고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여성의 언어

가난한 삶을 어떤 미화나 왜곡도 없이 증언하기 위해 책이 채택하는 방법은 바로 가장 적절한 ‘청자(聽者)’를 설정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놀라운 글쓰기 실험이 시작한다. 이 책은 이런 이야기를 아무렇게나 읽어버리고 소비하고 잊어버릴 사람들을 위해 쓰이지 않았다는 강력한 함의가 첫 장부터 분명히 드러나며 독자를 긴장시킨다. 한편으로는 이 책이 엄청나게 친절하고 명확하고 쉽게 쓰였다는 사실도 동시에 드러나며 독자를 흡인시키기도 한다.
이 책의 청자, 너, ‘오거스트’는 저자가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딸이다. 그런데 그 딸은 그냥 딸이 아니라 태어나지 않은 딸, 아예 잉태되어본 적도 없는 딸이다. 앞으로도 태어나거나 잉태될 수도 없는 딸이다. 이 딸이 잉태될 수 없는 이유는 저자가 삶의 전반기를 온전히 자신의 소중하고 귀한 딸이 이런 험난한 조건에서 태어나는 것을 방지하는 데 바쳤기 때문이다.
딸의 이름 오거스트는 저자의 할아버지(캔자스의 농부, 곧 레드넥)의 중간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다. 오거스트는 오거스틴이라는 여성형 이름으로 바뀌지 않았고 또 ‘아우구스트’라는 과한 발음으로 불리지 않지만 ‘위엄 있는’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할아버지와 저자 모두 8월에 태어났고 둘 모두 비슷하게 부지런한 기질, 독립적인 기질을 지녀서 이런 이름을 붙인 것이기도 하다. 이런 저런 장면에서 ‘오거스트’는 저자의 상처받은 ‘내면 아이’로 보이기도 하지만, 단순히 심리 치료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저자를 살아남게 만든 정신적인 중심이기도 하다.
이런 독특한 글쓰기로 인해 고유하게 여성적인 문제라고 할 만한 것이 드러나는데, 바로 여성과 시골의 관계, 여성과 양육의 관계가 그것이다. 저자의 어머니, 그리고 저자의 친할머니인 테리사는 재능과 흥미가 있었지만, 폭력적인 부모나 애인 혹은 남편, 어려서부터 값싼 노동을 해야 하는 환경, 정보의 부족, 선택지의 부족 등 종합적인 자원 부족의 상황에서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고 적절한 일자리도 얻지 못한 채 시골에서 살아가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욕구의 좌절은 고유한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문제로 발전해 아이에게(특히 딸에게) 전달된다. (유년 시절 저자는 늘 엄마에게 사랑을 갈구했지만, 엄마는 의도적으로 그 사랑을 부인했다.) 특히 이들의 사회적 성장이 종결되는 거의 마지막 관문이 ‘빠른 임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 자녀들에게 상속되는 정신적, 심리적 부담은 매우 자연스럽게 여겨지기도 한다. 시골이기 때문에 정보와 기회의 부족에 시달리고, 어린 나이에 양육에 발목을 잡히게 되어 재능과 사회적 욕구를 포기해야 했던 여성들의 이야기가 저자의 모계와 부계에 걸쳐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이들을 지켜본 똑똑한 여자아이는 절대로 사랑하는 딸을 낳지 않겠다는 모순적이고도 영리한 결심을 하게 된다.
‘미국 시골의 백인 여성 빈곤층’이라는 모순적이고 양가적이고 복잡하고 곤란한 정체성은 이렇게 정교하고 진심 어린 서술을 통해 그 총체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스마시는 자신의 삶, 자신의 어머니들의 삶,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들의 삶을 냉소 없이 날카롭고도 명확하게 언어화한다. 그럼으로써 독자들이 가난의 복잡성을 똑바로 바라보도록 이끈다.

네가 누군지 알아내려고 애쓰지는 않았어. 그냥 알았어. 이따금 어른들이 애매하게 돌려 말하는데도 아이가 금세 알아들을 때가 있잖아. 그러다가 서서히 내 마음속에서 너는 내가 가질 수도 가지지 않을 수도 있는 아기의 모습이 되어갔어. 하지만 너는 그냥 아기가 아니었지. 너와 나 사이에는 세상에서 가장 깊은 이해의 끈이 있었어. 그 끈이 머릿속에서 자꾸 휙휙 움직이고 시간이 흐르면서 모양도 의미도 달라졌기 때문에 어떤 건지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그런데 그런 순간이 있었어. 내가 실제로 아이를 가질 수 있을 만큼 자라기도 전에. 다른 집 아이라면 부모님하고 의논해 결정할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혼자 고민하다가 나는 보통 저 멀리 어딘가에 있는 신께 기도를 드렸거든. 그런데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문득 들더라. 내 딸한테라면 어떻게 하라고 말하면 좋을까?(9~10)

가난한 아이를 영영 가난하게 살도록 내버려둔 나라에 대해 말하지 않고 어떻게 가난한 아이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니? 사실 전에는 나도 그런 생각은 못 했어. 실패의 책임을 모두 개인에게 돌리도록, 스스로를 시궁창에서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탓이라고 생각하도록 배웠으니까. 그렇지만 실제로는 환경이 결과를 좌우하지.
아니면, 내 모어로 말하자면 이런 거야. 거두는 것은 날씨 나름이잖여? 좋은 씨앗은 우짜든 간에 싹이 트겄지만 그래도 우박이 쏟아져불믄 말짱 헛짓이여.(11~12)

내 삶에서 네 존재를 느꼈던 게 나에게는 힘이 되기도 했지만 걱정을 안겨주기도 했어. 중학교 때에 이미 내 곁에 느껴지는 네 존재가 나의 몰락 아니면 구원이 될 거라는 걸 알았어. 네가 내 품 안에서 앙앙 우는 원치 않은 운명이 되거나, 아니면 내 의지로 끊어낸 굴레가 되리라는 것. 지니는 나처럼 순환의 고리를 끊는 걸 사명으로 삼지는 않았고 베티도 마찬가지였을 거야. 두 분이 그랬다면 나는 태어날 수도 없었을 테니 나에게는 천만다행이지. 하지만 두 가지가 동시에 사실일 수도 있는 거야. (45~46)

우리 엄마는 젠더와 빈곤의 위태한 교차로에서 좌절감을 특히 여러모로 날카롭게 겪었을 거야. 엄마는 책, 생각, 스케치북을 원하는 사람이었으니까. 이런 것들에 혼자 조용히 몰두했지만 세상에 드러낼 기회는 없었지. 또 엄마는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하는 외모를 가졌기 때문에 엄마의 몸은 직장에서든 어디에서든 끝없이 관심의 대상이 되었어. 노동하는 기계로, 아이를 낳는 생산자로, 장식적 사물로, 이렇게 여러 겹으로 대상화되는데다가 겉으로 표출하지 못한 재능을 끝없이 인식한다면 자기 몸이 감옥처럼 여겨질 거야.(77)

가난해서 안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그런 곳에서 안전한 느낌을 구할 수밖에 없었어. 그 세계를 내가 비롯된 곳, 죽으면 돌아갈 곳으로 생각하기도 했지. 거기에서 네 목소리를 들은 거야. 그 고요하고 깊은 곳에서, 감히 다른 삶을 살고자 하는 가난한 여자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사명을 받았어. 네가 결코 태어나지 않게 하겠다는 사명.(88)

가난한 10대 엄마들의 혈통에서 태어난 내가 너에 대해 왜 이런 생각들을 갖게 되었을까 생각해보면, 아마 그 이유 가운데 두 번째로 중요한 건 엄마가 된다는 것이 어떤 여자들과 자녀들에게는 불행을 가져온다는 인식이었을 거야. 내가 엄마의 불행을 (적어도 한동안) 물려받아 지녔던 것은 내 선택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 하지만 10대가 되었을 때 나는 이 와중에 절대로 아기를 태어나게 하지는 않겠다고 맹세했지. 아빠는 자기가 돈을 잘 못 벌어서 엄마가 불행해한다고 생각했어. 여자도 할 수만 있으면 언제나 일을 했는데도 남자들은 ‘가장’으로서의 의무를 느꼈지. 아빠는 우리 집의 문제가 모두 돈 때문이라고 생각했어.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돈 벌려고 뼈 빠지게 일하다가 중독으로 거의 죽을 뻔한 일 때문이라고.(118~119)

할머니가 어떤 병 진단을 받았다는 말은 못 들었지만 아빠가 “여자들이 겪는 문제”라고 말한 것은 우울증 같은 거였을 거야. 자기 능력을 드러내지도 인정받지도 못한 고립된 아내이자 엄마의 창조적 에너지가 억눌려 안에서 곯아 터지는 병이지. 나는 할머니가 중년이던 1960년대에 쓰시던 스카프나 장신구를 가지고 놀곤 했어. 그때를 마지막으로 할머니는 그런 물건을 사들일 마음도 잃으셨어. 꾸며봤자 어디 보여줄 사람이나 있나? 시골에 살면 한동안 아무도 안 만나고 지낼 때가 많은데, 그래서 좋은 점도 있겠지만 힘든 일이기도 해.(141)

그 무렵 어떻게 행동할지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나 스스로에게 조금씩 다른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어. 내 딸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니면 이런 식으로. 내 딸한테라면 뭐라고 말하지? 내 딸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마음속에 이런 질문이 떠오를 때면 마음이 고요하고 맑아졌어. 아주 어릴 때 거울 앞에서 내 눈을 한없이 들여다보고 있다가 마치 마법이라도 부린 듯 머릿속이 살짝 어긋나고 거울 속에 비친 어린아이를 넘어서는 다른 존재를 느꼈던 때와 비슷한 기분이었어. 하지만 이제는 내가 지키려고 하는 아이가 나 자신이 아니었어. 바로 너였지.(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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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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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Black lives matter’ 이라는 구호를 앞세워 미국 전역이 뜨겁게 달궈졌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억...

    최근 ‘Black lives matter’ 이라는 구호를 앞세워 미국 전역이 뜨겁게 달궈졌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억눌려왔던 마이너리티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그동안 미국은 애써 부정하려고 했으나 백인 위주의 사회구조가 만연하게 퍼져있었다. 그러다 보니 백인이 아닌 다른 인종은 자연스럽게 소외당하게 되었고, 이에 대한 분노가 오랜 시간동안 축적되어 왔다. 이번 시위가 대규모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제는 직면해야 마땅할 사회문제라고 대중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 이 책 <하틀랜드>를 만났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미국에서 당연히 가장 혜택을 받는 계층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하지만 부지런히 일해도 가난하게 살 수 밖에 없었던 백인 빈곤층의 이야기를 말이다.

    저자 ‘세라 스미시’는 <가디언>, <뉴욕 타임스>, <텍사스 옵저버>, <퍼시픽 스탠더드> 등 여러 지면에 사회경제적인 이슈에 대한 글을 기고해왔고, 최근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의 조앤 쇼런스틴 펠로우 교수로 임명되었다. 세라 스미시는 경제적 불균형에 관해 혹은 경제적 불균형에 대해 이야기하는 미디어의 태도에 대해 연구자로서 활발하게 논평을 하고 있으며, 이 책은 경제적 불균형을 소설 형태로 담은 세라 스미시의 첫 번째 책이다.

    이 책은 캔자스 남부에 살던 가난한 백인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미국 시골, 가난한 백인의 삶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책은 참으로 특이한 구성을 취하고 있는데, 상상 속 딸인 어거스틴에게 자기 가족의 삶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서술하고 있다. 우리 가족은 불평등 속에서 살아야 했지만 백인이라는 이유로 또 다른 인종차별의 프레임 속에서 미국 사회에서 소외당하고 있음을 고백하며, 한편으로 미국 시골의 빈곤층으로 살아내며 가난의 고통과 맞닿은 미국 사회의 문제를 날카롭게 꼬집고 있다. <하틀랜드>는 최근 인종간의 갈등이 복잡해지고 있는 미국 사회에서 백인이라는 인종의 우월성 아래 사각지대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을 되새겨볼 수 있는 책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처참해져.

    식량을 재배하고, 음료를 서빙하고, 집을 짓고, 비행기를 조립해 더 많은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살고 이동할 수 있게 하는 일을 하는데, 정작 내 몸은 병원에 갈 수가 없다는 사실.

    불평하는 사람도 심지어 문제를 자각하는 사람도 없겠지만,

    내 주변 사람들이 자기들이 쓰고 버려질 수 있는 존재로 여겨진다고 생각하는 걸 나는 느낄 수 있었어.

    p. 116

    내가 어른이 된 뒤에 미국에서는 계급과 지리에 따라 사람을 본질적으로 다른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는 개념이 확고해졌어.

    그게 사실이 아니란 걸 난 알아.

    두 가지 면이 다 나에게는 있으니까.

    내 출신 지역, 내가 하고 싶은 일, 나를 지탱하는 곳, 내가 하려는 일을 하려면 가야 하는 곳.

    그 구분선이라고 하는 것 위에 걸쳐 앉은 나는 그게 본질적 인성의 차이가 아니라 경험의 차이란 걸 알아.

    네가 그 구분선 어느 쪽에서 태어났든 그게 네 본질을 결정하지는 않을 거야. 정치관도 성격도 마찬가지고.

    네가 보는 것, 하는 일들은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테고 미국 경제가 네게 안겨주는 심리적 긴장도 피할 수 없겠지.

    날이면 날마다 머물 것인가, 떠날 것인가, 떠나려고 시도해볼 것인가를 고민하겠지.

    만약 떠난다고 해도, 어디로 가든 여전히 너는 이민자처럼 어머니 땅의 보이지 않는 흙을 네 발 아래에서 느낄 거야.

    p. 188

    가난한 백인은 백인상에 권력을 부여하는 사회 안에서 특히 불편한 존재야.

    우리 사회에서는 백인을 인종적 표준으로 삼고 나머지 인종은 '타자'로 간주할 뿐 아니라

    백인성을 경제적 안정과 동의어로 취급하기도 해.

    그러니 계급과 무관하게 백인은 유색인의 타자상을 혐오하거나 두려워하게 되지만,

    부유한 백인의 입장에서는 가난한 백인을 보면 신체적으로는 자기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더욱 큰 혐오감을 불러일으키지.

    백인 노숙자가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과 비슷하다는 데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거야.

    p. 192

    책 속에 담긴 문장들 하나하나 곱씹을 수록 주옥같아서 여러번 읽고 싶은 책이었다. 한번으로는 차마 그 깊이와 이해를 다 가늠할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가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모두가 감춰두고 싶었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은 더욱 어렵다. 누군가는 이야기해야 할 이야기를 덤덤하게 그러나 솔직하게 담아낸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어떨까?

  • 하틀랜드 | gz**e1 | 2020.07.06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Apple SD Gothic Neo",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돋움, dotum, sans-serif;...

    Apple SD Gothic Neo",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돋움, dotum, sans-serif; font-size: 15px; background-color: #ffffff;">힐빌리의 노래, 배움의 발견에 이어 세계에서 부강한 나라 미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하게 사는 백인들의 이야기이다. 힐벌리의 노래를 읽으면 왜 도날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번 하틀랜드에는 정치적 자각하는 내용이 있어 트럼프의 텃밭인 곳에서 정치적 지형의 변동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살짝 들었지만 이 책 역시 그 지역과 문화를 탈풀한 사람의 이야기이기에 정확한 내부 사정은 판단하기 이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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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ple SD Gothic Neo",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돋움, dotum, sans-serif; font-size: 15px; background-color: #ffffff;">책 초반에 자신의 생활 터전이 레이건 등의 신자유주의 정책에서 철저하게 소외되고 희생양이었다는 이야기가 나와 정치적 자각의 내용이 나오길 기대하였지만 마지막에만 조금 나와 아쉬운 느낌을 주었다. 앞에서 소개된 책들도 미국 내부 가난한  백인들을 삶을 알려주기는 하지만 주된 주제는 조금씩 다른 방향이어서 아쉬운 느낌이 있었는데, 이 책은 이러한 생을 더 이상하지 않겟다는, 특히 자신의 후손에게 넘겨주지 않겠다는 철저한 자각과 실천의 결과물이기에 강한 인상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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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ple SD Gothic Neo",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돋움, dotum, sans-serif; font-size: 15px; background-color: #ffffff;">위와 같은 배경 속에서 특히 여성으로 사는 것이 고통이 두배로 배가되는 삶이고 자신들의 문제라기 보다는 정치적, 제도적으로 철저히 소외되었다는 것을 자각하였지만, 철저히 자신의 힘을 이를 극복하고 일어선 저자의 모습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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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ple SD Gothic Neo",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돋움, dotum, sans-serif; font-size: 15px; background-color: #ffffff;">(읽은 지 시간이 흘러 기억이 안나기는 하지만) 힐빌리의 노래에서도 저자가 조부모에게 받은 교육의 힘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었던 것 처럼 하틀랜드에서도 저자 주위의 강한 여인들의 삶을 통해 그 정신을 배운 것이 큰 힘이 되었던 것 같다. 특히 여러번의 이혼과 경제난으로 어려운 삶을 살았지만 남편의 충고를 받아들여 학업을 마치고 정규 공무원의 삶을 살아가는 베티 할머니의 모습이 저자에게 큰 감명을 주었으리라 생각한다. 책 중간에 나오기도 하지만, 척박한 켄터키땅에서 함께 살아가면서 여성의 발언권이나 생존욕구가 남성에 못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토양이었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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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ple SD Gothic Neo",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돋움, dotum, sans-serif; font-size: 15px; background-color: #ffffff;">위에서 소개한 책과 함께 이 책을 포함한 3권 모두 많은 분들이 읽고 생각해봐야할 것으로 생각하며 추천을 드린다.

  • 내 이야기는 어떤 목표에 도달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어느 누구도, 특히 어린아이는 해서는 안 되는 희생에 대한 이야기야.p.405   ...

    내 이야기는 어떤 목표에 도달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어느 누구도, 특히 어린아이는 해서는 안 되는 희생에 대한 이야기야.p.405

      <o:p></o:p>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제발 가난한 사람은 애 낳지 말라는 글을 올리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 철없는 말에 누군가는 세상에 빛을 보게 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지, 애들은 낳아놓으면 어떻게든 자라는 거야, 라는 무책임한 말을 내뱉지만, 어린아이에게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버티는 가난한 삶은 너무나도 혹독하다. 가난한 부모는 자신의 삶도 벅차 아이를 방임할 수밖에 없을 뿐 아니라, 때로는 그 어린 아이가 자신의 짐을 덜어주기까지 바라게 되니까.

      <o:p></o:p>

    <하틀랜드>는 누구보다 가난하고 치열한 삶에서 살아남기 위해 버텨낸 세라. 비참한 가족사, 그리고 1세대 대학생에서 하버드 대학교수가 되기까지 그녀가 그녀의 가족의 가난을 끊기 위해 지나왔던 삶의 이야기다. 그녀는 자신의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아이를 낳지 않기로 결심하고, 태어나지 않을 아이에게 오거스트라는 이름을 붙여준 채 그녀에게 이 책을 남긴다. 덤덤한 말투로 써 내려간 끔찍한 삶을 들여보고 있자니 마음이 무거웠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 책의 수신자가 이 책을 덮을 때쯤엔 엄마, 나를 낳지 않아서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그러니 엄마 이제 행복하세요.’라고 말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무거운 마음이 들었다.

      <o:p></o:p>

    결국 책의 저자는 가난의 순환을 끊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지만, 이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한 성공 스토리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그 어려운 삶을 견뎌내고 사회적 지위를 누리게 되었을 때는 너희도 나처럼 노력해서 성공해,라고 말할 수도 있을 텐데 그녀는 그렇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누구도 겪어서는 안 되는 희생의 이야기라며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고, 세상이 이 문제에 좀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고 있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책이어서 리뷰보다는 인용으로 대신하고 싶다.

      <o:p></o:p>

      <o:p></o:p>

    실패의 책임을 모두 개인에게 돌리도록, 스스로를 시궁창에서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탓이라고 생각하도록 배웠으니까. 그렇지만 실제로는 환경이 결과를 좌우하지. p.12

      <o:p></o:p>

    사람들은 우리가 보이지 않는 나쁜 유전자도 물려받았다는 건 몰라. 수 세기, 어쩌면 수천 년 전부터 전해져온 순환, 가난의 악순환 말이야. 이렇게 물려받은 것 가운데 하나가 자기도 어린아이면서 몸 안에 아기를 지니게 되는 운명의 굴레야. p.46

      <o:p></o:p>

    내 존재의 가치는 우리 어머니나 그 이전의 무수한 사람들의 존재와 마찬가지로 당연한게 아니라 입증해야만 하는 것이 되었지. p.58

      <o:p></o:p>

    나는 엄마의 사랑을 원했지만, 그보다 더 간절히 바란 건 엄마의 행복이었던 것 같아. 가난한 아이는 자기 삶의 고통뿐 아니라 부모의 고통도 제 것처럼 느낄 때가 많아. 사실 그것도 이기적인 충동일 수도 있어. 어쨌든 부모가 살아남아야 자기도 살아남을 테니까. 하지만 나는 어린 시절이 지난 뒤에도 가족의 짐을 내 것처럼 느끼곤 했어. p.62

      <o:p></o:p>

      <o:p></o:p>

    심리학에서는 수치가 집단에 해가 될 수 있는 개인행동을 규제하기 위해 진화적 기능으로 발달했다고 해.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태어난 것 말고 아무런 죄도 저지르지 않은 사람들에게 수치를 부과하곤 한단다. 경제적 도움이 필요한 환경에 태어났다는 사실이 너의 원죄, 나도 잘 아는 그 원죄가 되었겠지. p.191

      <o:p></o:p>

    풍요하기로 이름난 나라에서 가난을 겪는다는 건 가지지 못한 것을 끝없이 자각하며 사는 것과 마찬가지야. 무더운 날 마실 수 없는 차가운 저수지 옆에서 마라톤을 하는 것과 비슷하지. p.405

      <o:p></o:p>

    애를 낳지 마.” 사회는 우리처럼 가난한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 내가 바로 그 말대로 했지만, 그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는 이유와 정반대의 이유로 그랬다는 걸 생각하면 웃을 수 있어. 나는 다른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지. ‘너는 소중해라고 그 목소리가 말했어. 내 목소리고 네 목소리였지. pp. 412-413

  • 많은 사람들이 가난에 대한 막연한 편견을 지니고 있다. '가난한 사람은 게으르고 바보같은 선택을 했을거야.'...

    많은 사람들이 가난에 대한 막연한 편견을 지니고 있다.


    '가난한 사람은 게으르고 바보같은 선택을 했을거야.'

    '미국 백인은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을거야.'

    '가난이 가장 큰 장애물은 경제적 문제 그 자체일 거야.'



    강건한 어조없이 이 편견을 돌아보게 만들어주는

    가난에 대한 생생한 자전적 에세이다.

     

     ----------

     

    감당하기 힘들었을 자신의 아픈 과거의 상흔을 아무렇지 않다는 듯 담담한 어조로 말하는 사람을 가끔 마주친다.

    그는 어떠한 감정의 동요도 없이 미소를 짓고 담백하게 경험을 풀어낸다. 

    오히려 듣는 내가 어쩔 줄 몰라 끓어오르는 감정과 안타까움에 눈물이 차오르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누가 봐도 겪지 말아야 했을 아픔과 고통,

    불가피한 부당함에 대해 

    화를 내거나 억울해하기보다는


    왜 이런 일이 세상에 벌어지고

    또 얼마나 자주 이런 상처가 반복되고

    그저 묻혀버리고야 마는지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현실을 직시하게 해주는 

    지혜롭고 용감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드물지만 존재했다.


    세라 스마시 작가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15년이나 자료 준비를 했던 자전적 기록이자 가족의 역사

    그리고 외면했던 아메리칸드림 바깥, 소외된 미국 백인층, 

    특히 여성이 겪는 가난에 대한 현장감 있는 역사

      

    그녀는 어떻게 자신이 이 지독한 가난에서 탈출할 수 있었는지 개인적 관점에서 조명 받고 싶은 마음으로 이 책을 쓰지 않았다.

    더 이상 존재만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고 희생당하는 여자 어린아이가 없는 게 마땅하기에 이 책을 만들었다.


    다른 무엇보다도 이 책이 기획된 게 아니라 그녀의 삶 그 자체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절실하게 와닿고 몰입할 수 있었다.


    자세한 리뷰:  https://blog.naver.com/fgomul/222016146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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