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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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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쪽 | A5
ISBN-10 : 8972913618
ISBN-13 : 9788972913610
콜럼버스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중고
저자 이성형 | 출판사 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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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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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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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세계사의 시작과 종착역이 된다는 유럽 중심주의는 오늘날 사회과학과 인문학 전 영역에서 도전을 받고 있다. 저자는 세계사의 거대한 흐름에서 유럽도 하나의 지역이고 지방일 뿐이라고 밝히며, 우리에게 낯선 무역과 물산의 역사를 소개한다. 우리가 평소에 간과해온 타자들 (아시아인, 흑인, 원주민 등)의 위상을 복원시키고, 이야기를 재구성하여, 유럽 중심주의적 아킬레스건을 드러내고자 했다.

저자소개

저자 : 이성형
부산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국제지역원, 콜레히오 데 메히코, 과달라하라 대학교, 고달라하라 자치대학교의 초빙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세종연구소 초빙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신자유주의의 및과 그림자』『라틴아메리카 자본주의 논쟁』『배를 타고 아바나를 떠날 때』가 있고, 40여 편의 논문이 있다.

목차

머리말

제1부 발견이라는 미몽
1. 콜럼버스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2. 세계사의 발명 : 서쪽으로 달리는 오리엔트 특급
3. 놀라운 발견 : 1492년
4. 노예상인 콜럼버스
5. 잊혀진 항해왕 정화
6. 정복이라는 이름의 벤처 비즈니스
7. 정복과 제노사이드 : 정복자 천연두
8. 정의의 전쟁이라는 기만
9. 인권법의 아버지, 라스 카사스 신부
10. 의사소통권의 탄생 : 국제법의 비조 비토리아

제2부 정복하는 글쓰기
11. 정복하는 글쓰기
12. 식민주의적 글쓰기 : 토도로프의 <아메리카의 정복>
13. 르네상스의 어두운 그림자 : 언어세계의 정복
14. 르네상스의 어두운 그림자 : 이미지 전쟁
15. 비교민족학과 세계사의 탄생
16. 탈식민주의 글쓰기 : 엔리케 두셀의 <아메리카의 발명>
17. 공간의 지배 : 도시문명의 탄생
18. 영혼의 정복
19. 바로크와 예수회
20. 인디언이란 언어의 폭력
21. 원주민, 그 도된 삶과 투쟁

제3부 은 : 세계시장의 탄생과 아시아
22. 아카풀코에서 본 아시아
23. 스페인 병
24. 세계시자으이 탄생
25. 만리장성, 은괴의 무덤
26. 마니라의 갤리언 무역
27. 훔볼트의 빗나간 예언

제4부 설탕 : 검은 노예노동과 자유의 투쟁
28. 그토록 달콤한 설탕
29. 설탕 전쟁
30. 설탕과 아시아 무역체제
31. 노에제 옹호와 비판 : 몽테스키외, 볼테르, 제퍼슨
32. 페르난도 오르티스, 탈식민주의 설탕 이야기
33. 아이티 지우기

제5부 커피 : 미각 자본주의의 빛과 그림자
34. 스타벅스와 마르코스
35. 커피, 천의 얼굴
36. 커피와 초콜릿의 음악사회학, 바흐와 모차르트
37. 막스 하뷜라르, 커피 공정무역의 상징

제6부 옥수수 : 시간과 공간의 정복자
38. 옥수수 문명의 기원
39. 종주국 멕시코의 고뇌
40. 펠라그라, 옥수수 신의 복수극
41. 원주민들은 왜 병에 걸리지 않았나?
42. 켄터키 옛집에 햇빛이 비치던 날
43. 옥수수, 비만의 원인
44. 옥수수와 농민혁명
45. 달리는 옥수수

제7부 감자 : 완전 식품의 정치경제학
46. 안데스의 선물
47. 감자로 이긴 전쟁
48. 아일랜드와 감자
49. 대기근과 제임스 조이스
50. 프렌치 프라이, 리버티 프라이, 킬링 프라이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콜럼버스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에 대하여 첫째, 나는 역사가 다양한 시선에서 읽힐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하나의 해석을 강요하는 어떤 특권적인 투시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흑인의 시각에서 보면 설탕의 역사는 노예제란 저주에서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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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에 대하여
첫째, 나는 역사가 다양한 시선에서 읽힐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하나의 해석을 강요하는 어떤 특권적인 투시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흑인의 시각에서 보면 설탕의 역사는 노예제란 저주에서 해방되는 기나긴 시련의 역사일 것이다. 그러나 유럽인의 시각에서 보면 달콤하고 매혹적인 미각자본주의의 한 계기일 뿐이다. 설탕을 바로 보는 시각이 그만큼 다르기에 설탕 이야기도 다르게 서술될 수밖에 없다.
둘째, 유럽이 세계사의 시작과 종착역이 된다는 유럽 중심주의는 오늘날 사회과학과 인문학 전 영역에서 도전을 받고 있다. 세계사의 거대한 흐름에서 유럽도 하나의 지역이고 지방일 뿐이다. 결코 알파이자 오메가인 특권적인 지리적 공간이 아니다. 유럽 중심주의는 르네상스 시대 이래 역사가, 지도제작자, 언어학자, 철학자, 문인 등이 만들어낸 발명품으로 지난 400-500년 동안 꾸준히 개량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런 유럽 중심주의적 실천과 이에 대한 비판적 논의들을 개괄하고 있다.
셋째, 사람들은 이제 '아시아-태평양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한다. 확실히 아시아나 태평양 지역은 '대서양의 시대'를 밀어내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이 이를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이런 맥락에서 안드레 군더 프랑크의 「리오리엔트」(Reorient)가 강조하는 것처럼, 그동안 유럽 중심의 역사학에서 과소 평가되어왔던 아시아, 특히 중국과 그 주변의 역사적 위상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는 명나라 때의 항해 왕인 정화의 원정 이야기에서 중국의 해양 진출을 이야기했고, 은과 설탕의 이야기에서 아시아가 결코 유럽 중심의 세계체제에 수동적으로 '편입'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넷째, 우리에게 낯선 무역과 물산의 역사를 다루고자 했다. 세계사란 인간과 물건이 움직이는 시간과 공간을 다루는 역사이다. 그런 점에서 세계사는 인간과 상품이 세계화되는 역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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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콜럼버스가 발명한 세계사 | wi**1 | 2009.12.17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이 책을 보면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몰라도 콜럼버스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알게 된다. 그리고 ‘영웅&rsquo...
    이 책을 보면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몰라도 콜럼버스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알게 된다. 그리고 ‘영웅’ 콜럼버스가 아닌 ‘인간’ 콜럼버스를 말이다. 저자는 오늘날까지 콜럼버스로 상징되는 다양한 시대착오적 고정관념들을 다양한 시선으로 따끔하게 꼬집어낸다. 커피와 설탕의 어두운 역사, 프레스콧의 우화, 옴파로스 증후군, 노예제를 옹호했던 계몽사상가 몽테스키외! 저자의 문제인식처럼 서양(특히 유럽) 중심으로 세계사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과 사고는 분명 뜯어고쳐야한다. 바야흐로 다양한 시선이 필요한 시대다.
  • 에스파냐의 아메리카 정복과 그것의 성공요인을 분석한 인류학자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인류 ...

    에스파냐의 아메리카 정복과 그것의 성공요인을 분석한 인류학자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인류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근본적인 원인은 한 사람의 영웅이 아니라 과학 기술 및 환경적 특성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와 같이,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은 그의 행위 자체로서도 세계사에 있어서 큰 의의를 지니지만, 신대륙 발견이라는 사건이 세계사에 기여한 부분을 보다 정확히 인식하기 위해선, 그의 탐험이 이루어진 역사적, 환경적 배경과 탐험과정 및 그로 인해 야기된 문제를 분석해보아야 할 것이 마땅하다. 이 책의 저자는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단편적인 역사적 사건으로 인식하는 현대인들에게 새롭고 다양한 시각을 제공함으로서,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을 현재 현대인의 삶까지 유기적으로 연관시키고 있다. 현대인들에겐 너무나도 생소한 유럽 열강들의 아메리카 탐험의 이면과 뒷이야기를 다룬 이 책은 내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서구는 모든 것의 중심이다.’와 같은 편파적 시각이 더 이상 세계인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다행이나, 그들이 과거를 바라보는 역사적 견지는 아직 서구 중심주의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15, 16세기의 역사를 바라보고자, 이 책은 지정학적으로 매우 편파적인 서구 중심주의를 비판하며 말머리를 열고 있다. 첫 단원인 ‘발견이라는 미몽’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은닉과 은폐로 정의하는 부분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콜럼버스는 신대륙을 발견한 것이 아니고, 아메리카에 발을 디딘 첫 유럽인에 불과하다.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탐험 이전에, 이미 수많은 원주민들은 아메리카 대륙에 거주하며 그들만의 독창적 문화를 꽃피우고 있었고, 따라서 아메리카 대륙은 신대륙이라 할 수 없다. 유럽인들은 ‘무주물 선점’의 원리나 ‘정의의 전쟁’과 같은 그럴 듯한 용어로 자신들의 침입을 은폐하며,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발견을 기념하는 400주년 행사까지 열고 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에 도착한 것을 ‘발견’이라고 서구 중심적 표현은 오랜 세월 문명을 발달시킨 아메리카 원주민을 인간이 아닌 노예로 취급하는 위험한 인종주의를 근거로 한 매우 잘못된 발상일 것이다. 안타깝게도, 서구 중심적 역사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정화의 해외 원정은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탐험에 비해서 규모도 대단히 크고, 탐험 구역도 방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러한 점에서, 유럽 중심적 역사관을 타파해야만 역사의 진실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스페인의 아메리카 정복에 기여한 것은 그들이 지닌 강력한 군사력만이 아니었다. 아메리카의 식민지화에 기여한 또 다른 것들이 바로 스페인이 사용한 언어세계의 정복과 이미지 전쟁이었다. 그들이 가장 먼저 꾀한 것은 원주민 언어 및 문화의 말살정책이었다. 언어에는 의사소통의 기능 뿐 아니라 조상들의 삶과 얼, 민족정신이 깃들어있는 복합적인 결과물이다. 그들의 언어를 없애고, 스페인어를 배우게 함으로서 크리스트교의 전파는 더 가속화 되었고, 그에 따라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한층 더 동요하게 되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스페인은 아메리카의 원주민들을 자신 마음대로 ‘인디언’이라고 칭하였다. ‘인디언’이라는 말에는 아메리카 지배를 정당화하고 영속화하는 언어심리학적인 메커니즘이 반영되어 있다고 한다. 가장 안타까운 현실은, 그들은 아메리카 대륙이 인도가 아니었음을 깨달은 후에도 원주민들을 인디언이라고 계속 불렀으며, 인도와 구분하기위해 아메리카 대륙을 동인도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그들의 행동은 단순한 언어 행위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저자는 이것을 ‘언어의 폭력’이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이 언어 행위가 아메리카의 식민지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뜻일 것이다. 현재에도 ‘인디언’이라는 표현을 들었을 때, 인도 사람들보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먼저 떠오른다. 이것을 당연시 생각해왔던 나는, 이 단어가 비극적 역사를 초래한 주범이라는 것에 매우 놀라울 따름이었다. 스페인의 아메리카 침략은 그들의 잔혹한 살인 행위 이외에도 많은 것을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제 삼부에서는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이 초래한 세계시장의 탄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메리카 대륙은 콜럼버스에 의해 발견될 당시, 유라시아대륙에 비해 문화적 발전이 더디었다. 즉, 유라시아 대륙의 문화가 더 우월하다기 보다는, 객관적 시각으로 더 발전되어 있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그 당시 상황에서, 아메리카 대륙이 세계 시장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사실은 우리들이 자칫 간과하고 쉽게 잊어버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메리카 대륙이 지닌 가장 큰 무기는 막대한 자원이었다. 특히, 아메리카는 전 세계 은 매장량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유럽으로부터의 불평등 거래를 극복하고, 수입된 생필품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기 위해 은괴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생산되기 시작한 은괴는 점차 동남쪽으로 전파되어, 인도와 중국에까지도 무역이 이루어졌다. 은괴의 무역이 전파됨에 따라, 글로벌 시장의 탄생은 불가피한 결과였다. 이로 인해, 아메리카에서 생산된 은괴의 삼분의 일 이상이 아시아로 유입되었다고 한다. 아시아와는 지정학적으로 매우 멀게 느껴지던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발견과 대륙의 식민지화가 현재 우리의 삶과도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아메리카 대륙의 은 생산이 세계시장의 탄생에 기여한 것은 매우 기쁜 일이지만, 은 생산에 동원된 노예들의 비참한 삶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그 당시 노예제도는 현대인들이 상상할 수조차 없을 만큼 가혹하였고, 기본적 인권마저 보장되어있지 않았다. 현대 사회가 누리는 물질적 풍요의 시발점에는 아메리카 대륙의 노예 경제가 있는 만큼, 우리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희생을 잊지않아야 할 것이다.

    아메리카가 세계사에 기여한 부분은 글로벌 시장의 탄생뿐만이 아니다. 아메리카 대륙은 유럽과 아시아 농민들의 주요 작물이기도 한 옥수수와 감자를 전파한 원조이자, 설탕의 대량생산을 가능케 만든 노예 제도의 주인공이기도하다. 그들의 옥수수, 감자 및 커피의 생산은 제 2의 농업혁명을 일으켰고, 대기근에 굶주리던 전세계의 여러 나라에 새로운 희망을 선사하였다. 이 작물들은 세계대전의 승패를 좌우할 정도로 훗날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설탕의 원료이기도 한 사탕수수의 대량 생산은 아메리카의 노예제 없이는 불가능하였다. 설탕이라고 하면 쉽게 그것의 달콤함만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설탕이 세계에 보급되기 까지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피나는 노력과 땀을 흘려야만 했다. 설탕은 유럽 부유층에게는 달콤한 유혹을 선사했던 기호품일지 모르지만, 그것이 한편으로는 비극적 역사를 담고 있는 쓰디쓴 결정체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콜럼버스의 항해와 탐험 과정 등의 빤한 역사적 사실만을 습득하기위해 읽기 시작한 책이었는데, 뜻밖에도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유럽인의 시각에서 보면 매우 달콤한 자본주의 역사가 이토록 수많은 피와 땀을 바탕으로 했다는 것이 새삼 놀라웠을 뿐더러, 유럽인들의 아메리카 탐험이 단순히 단편적 행위에 그치지 않고 세계사의 큰 전환점 역할을 하여 현재 우리 삶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이 책에서 처음 접해본 신선한 충격이었다.

    21세기에 들어와서 북아메리카는 물론, 남아메리카 또한 경제, 문화, 정치, 도덕적으로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발전의 주체는 여전히 백인들이고, 그들의 주도아래 인종 차별은 풀리지 않은 과제로 남아있다. 콜럼버스가 서쪽으로 가기 전, 아메리카 대륙의 주인이 검은 피부의 원주민이었던 만큼, 그들의 권리를 되찾아주는 노력이 시급하다. 서쪽으로 간 콜럼버스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의 삶을 바꾸고 죽음으로 몰아넣었기 때문에, 그가 초래한 비참한 결과는 절대로 은폐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 콜럼버스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간단하다. 동쪽으로 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유럽은 세계의 변방이었기 때문에 앞서가고 ...
    콜럼버스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간단하다. 동쪽으로 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유럽은 세계의 변방이었기 때문에 앞서가고 있었던 동방(중국, 인도, 중동)과의 교역이 절실했다. 하지만 동쪽으로 가는 길은 당시 강성했던 오토만 제국이 막고 있었다. 그러한 가운데에서 인도로 가는 정반대 방향의 길을 개척하겠다며 나섰던 사람이 크리스토발 콜론이었다. 1492년 그는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고, 죽을때까지 그곳이 인도인 줄 알았다고 한다. 이 책은 신문에 연재되었던 글들을 모아놓은 것이기 때문에 글 전체의 긴밀한 일관성은 결여되어 있다.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을 짧은 글 속에 담아내려하다 보니 생소한 내용들에 이해하기가 힘이 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쭉 읽어나가다 보면 우리가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해내는 재미가 쏠쏠하고, 마지막에 가서는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정신'을 찾아낼 수가 있다. 그것은 바로 그레고리안 성가(Gregorian chant)의 단선율에 대비되는 의미에서 '대위법(counterpoint)적 관점으로의 역사 바라보기'이다. 역사는 다양한 시선에서 읽힐 수 있다. 하나의 해석을 강요하는 어떤 특권적인 투시점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럽인의 시각에서 보면 설탕과 커피의 역사는 달콤한 미각자본주의의 역사이지만, 흑인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그것은 노예제란 저주에서 해방되는 기나긴 시련의 역사일 것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이러한 두 개의 상이한 이야기를 비교하다 보면 우리는 두 명의 화자가 과장하고, 은폐하고, 또 곡해하고 있는 것을 집어낼 수 있고, 그만큼 진실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수백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유럽 중심주의는 재고되어야 마땅하다. 콜럼버스는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것이 절대로 아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고 한다면 수천년 전부터 그곳에 정착해서 찬란한 문명을 이룩했던 원주민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얼마전부터 평소에 우리가 간과해온 타자들(아시아인, 흑인, 원주민 등)의 위상을 복원시키고 역사를 재구성하는 작업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세계화의 시대를 맞이하여 이러한 작업들이 세계가 진정으로 하나가 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단, 우리가 하나의 중심주의를 배척하고 다른 중심을 만들어내는 어리석은 실수는 범하지 말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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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헌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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