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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들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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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8쪽 | A5
ISBN-10 : 8934964561
ISBN-13 : 9788934964568
공범들의 도시 중고
저자 표창원 | 출판사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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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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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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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들의 도시’가 되어버린 우리 사회를 표창원, 지승호 두 남자가 낱낱이 파헤친다! 제노비스 신드롬에서 국가가 버린 원혼들까지 『공범들의 도시』. 이 책은 한국 최초의 프로파일러 표창원과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가 나눈 한국 범죄학에 대해 나눈 대화를 엮었다. 연예인의 인권 그늘, CSI 신드롬과 CSI 이펙트, 범죄 영화에 대한 분석 등 흥미로운 이야기와 전관예우,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등의 정치적인 이야기까지 한국 사회 전반에 걸친 범죄를 다룬다. 저자들은 긴 시간에 걸친 논쟁 끝에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범죄라는 불편한 사건에 대해 외면하고 침묵하는 당신, 혹시 공범 아닙니까?’

묻지 마 범죄에서 거대 국가 범죄의 공범들까지 이 책은 우선 ‘한국적 범죄의 탄생’에서 시작을 한다. 사회복지제도가 제대로 뒷받침되어지지 않아 생기는 자식 살해 사건과 한국과 일본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묻지마 범죄, 사회에 대한 증오가 커져가며 ‘연쇄살인’이란 고리를 만들어 내는 등 오원춘 사건을 통해 짚어본다. 이러한 개인의 범죄에서 국가의 철학 부재로 넘어가며 공소시효, 경찰의 공범의 문제도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우리사회가 정의가 제대로 서게 될 때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 올 수 있다고 말하며 용기 있는 소수와 정직한 다수가 바꿔나가야 함을 주장한다.

저자소개

저자 : 표창원
저자 표창원은 국내 최초의 프로파일러. 연쇄살인, 엽기 범죄 등 각종 범죄자들의 심리를 날카롭게 분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직 경찰관으로 활동했고 미국 샘휴스턴대학교 초빙교수 및 아시아경찰학회장을 역임했으며 범죄심리학 강사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동해 왔다. 사회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발생하는 비극적인 범죄의 잠재적 피해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 《한국의 연쇄살인》, 《숨겨진 심리학》, 《한국의 CSI》, 《표창원, 보수의 품격》, 《나는 셜록 홈스처럼 살고 싶다》 《프로파일러 표창원의 사건 추적 》등이 있다.

저자 : 지승호
저자 지승호는 국내 유일의 전문 인터뷰어. 그는 만나는 사람의 마음까지 투영시켜 보여주는 타인의 거울이다. 그래서 아직은 외롭고 슬프지만 세상에 당당히 맞서고자 한다. 13년차 전업 인터뷰어로 서른 권이 넘는 인터뷰집을 냈다. 주요 인터뷰집으로 《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 《대한민국 진화론》, 《이상호GO발뉴스》, 《닥치고 정치》, 《김수행, 자본론으로 한국경제를 말하다》《괜찮다, 다 괜찮다》, 《장하준, 한국경제 길을 말하다》, 《신해철의 쾌변독설》, 《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 《유시민을 만나다》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 비정한 공범들의 도시에 홀연히 나타난 정의의 사나이

1부 한국적 범죄의 탄생
1. 한국적 범죄의 인큐베이팅 : 자식 살해와 묻지 마 범죄의 도시
2. 신창원과 표창원 : 다른 듯 닮아 있는 두 남자 이야기
3. 연쇄살인의 사회적 배경 : 원혼을 위로하지 않는 국가의 비극

2부 연쇄살인을 복제하는 사회의 어두운 고리
4. 불법 도박과 스포츠 승부 조작 : 인생역전의 망상에 중독되다
5. 프로파일링과 수사지휘관의 책임 : 면담 기법에서 면책 범위까지
6. 정의로운 경찰관의 고독한 딜레마 : 총기 사용에서 경찰대학 문제까지
7. 오원춘 사건이 보여준 일그러진 초상 : 단지 그가 악마일 뿐인가?
8. 난치병이 되어버린 연쇄살인 : 연쇄살인범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3부 과학수사를 파괴한 사법 시스템의 죄악
9. 한국의 CSI는 없다 : 왜 과학수사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가?
10. 피해자의 이름으로 불러야 하는 이유 : 아동 성폭력 사건의 경우
11. 미제 의혹 사건들의 헝클어진 맥락 : 장준하 선생 사건에서 김성재 변사 사건까지
12. 사법 시스템이 묻어버린 진실들 : 최고 엘리트들의 바보 같은 실수와 패착

4부 거대 국가 범죄에 가담한 경찰들
13. 국가 범죄를 저지른 공공의 적들 : 부끄러움과 반성을 모르는 사회
14. 경찰 내부의 공범들 : 훼손된 중립성을 복원하기 위하여
15. 검찰과 경찰의 공범 : 1인 독재의 수사 구조를 넘어

5부 차가운 분노, 그리고 뜨거운 희망
16. 경찰은 왜 거대 범죄에 가담해야 했는가? : 논쟁과 토론 속에서 발견한 희망
17. 정의는 천천히, 그러나 반드시 온다 : 희망을 위한 전제조건들

에필로그 -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다

책 속으로

지승호 : 자신의 자녀를 죽인 여자 분들의 이야기를 꺼내게 하기가 가장 힘들다고 하셨는데요. 나쁘게 보면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면 내가 죽고 나서 이 아이가 어차피 힘들게 살 텐데, 같이 죽자는 마음일 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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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호 : 자신의 자녀를 죽인 여자 분들의 이야기를 꺼내게 하기가 가장 힘들다고 하셨는데요. 나쁘게 보면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면 내가 죽고 나서 이 아이가 어차피 힘들게 살 텐데, 같이 죽자는 마음일 텐데요. 어떻게 보면 한국적인 범죄라고 볼 수 있잖아요.
표창원 : 그렇죠. 한국적인 범죄죠.
지승호 : 외국 같으면 어느 정도 컸으면 ‘이제 니가 알아서 먹고 살아’ 하면서 독립시켜버릴 텐데요. 외국이라고 해서 그런 범죄가 없진 않겠지만, 아무래도 한국에서 좀 더 많은 범죄일 것 같습니다.
표창원 : 한국적이라는 것이 두 가지 의미일 텐데요. 여전히 가부장적, 소유적 부모 자식 관계, 부모가 자녀를 소유한다는 개념이죠. 이게 어렸을 때는 부모가 소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는 책임을 져야 하고, 자기의 삶이 없는 거죠. 자녀를 위해 살아야 되고. 서로에게 고통스러운, 전근대적 문화가 남아 있는 겁니다. 한국적이라는 또 다른 이유는 복지 제도가 그만큼 제대로 구비돼 있지 못한 것이 원인이기도 하죠. 사회복지가 제대로 마련돼 있고, 복지뿐만 아니라 사회제도가 제대로 마련돼 있으면 부모가 자기 자녀에게 그렇게 집착할 필요가 없잖아요.
-1장 《한국적 범죄의 인큐베이팅》 중에서

표창원 : 신창원 씨가 저한테 편지를 보내왔어요. 네 장짜리 친필 편지인데요. 주된 내용은 자신은 그런 동정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거였죠. 나는 유영철, 강호순 같은 파렴치한 범죄자다, 평생 교도소에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는데요. 그것이 진심은 아닌 것 같아요. 어떻게 본다면 본인 스스로가 그렇게 느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지…….
지승호 : 어떻게 보면 자기 세뇌 같은 거겠죠. 어차피 나가지 못하니까.
표창원 : 그런 느낌을 받아서 아주 짠했어요. 그러면서 자신이 살아왔던 삶, 처한 환경들, 이런 것들을 모두 청소년 범죄 예방, 자기 같은 사람이 더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데 쓰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드러냈죠. 저보고도 원하면 얼마든지 본인을 연구해도 좋다, 협조하겠다는 말과 본인 스스로도 청소년 범죄 심리, 범죄학 이론들을 좀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어요. 저도 그렇게 평가했지만, 신창원이 심성적으로 악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전혀 안 들어요. 이 친구는 범죄자 중에서도 특이하다고 볼 수 있죠.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려는 마음을 대단히 강하게 가지고 있어요.
-2장 《신창원과 표창원》 중에서

지승호 : 프로파일링을 할 때 접근하는 특별한 기법이 있습니까?
표창원 : 저는 기본적으로 그들을 잘 알고, 그들의 심리에 대해서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결코 위험한 상황에 처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기법 자체가 기본적으로 라포rapport 형성이라는 것에서 출발을 해요. 상대방과 나 사이에 심리적 공감대를 쌓아나가는 거죠. 그러면 위험이 형성되지 않습니다. 왜 강력범죄가 생기느냐, 왜 피해자와 가해자간의 무력적, 폭력적 충돌이 생기느냐, 긴장이라는 것이 유발하거든요. 두려움. 저는 범죄자들과 맞대응하는 순간에는 일단 그들에 대해서 이해, 공감 같은 것들로 접근을 합니다. 그러면 그들은 공격을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지 않아요. 그게 중요한 첫 출발예요. 그리고 단계별로 범죄심리학적 면담 기법이 있죠. 사실은 강력 흉악범들은 면담하기가 별로 어렵지 않아요. 제일 어려운 것이 여성 범죄자 중에 자기의 지인, 가족, 특히 자기 아이를 살해한 경우, 이런 경우에는 말을 안 하니까, 입을 안 여니까 어렵죠. ‘죽여주세요’, 이것밖에는 없거든요.
-5장 《프로파일링과 수사관의 책임》 중에서

지승호 : “연쇄살인의 징후가 뚜렷하다면 지진, 태풍 대비에 맞먹는 사회적 대응이 필요하다”라는 말씀을 하셨잖아요. 어떤 대응이 필요한가요?
표창원 : 지진과 태풍, 홍수는 피해에 대한 조짐 징후를 관찰하고, 나타나면 재방을 쌓는다든지 대책을 세우잖아요. 똑같다는 거죠. 2000년대 들어와서 그 전보다 연쇄살인이 증가하고 있어요. 한 명 한 명이 별도의 괴물들이라기보다는 사회병리 현상이 이렇게 해서 돌출하는 것이라는 시각이 맞다고 보여요. 그렇다면 연쇄살인이 더 나올 수 있는 사회적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는 것 아닌가. 권력형 비리가 많아서 사회 내 불신과 분노가 커진다, 빈부 격차가 심각해지고 있다, 취업률이 낮아진다, 학교 폭력과 가정폭력이 증가한다, 이런 것들을 연쇄살인의 사전적 인덱스로 볼 수 있는 거죠.
-5장 《프로파일링과 수사관의 책임》 중에서

표 - 오원춘 사건이 정말 많은 문제를 드러냈는데요. 인육 관련 부분은 사실은 오원춘의 범죄의 경중을 따지는 데 있어서 핵심은 아니거든요. 제가 볼 때는. 인육이 목적이건 아니건 간에 이미 오원춘의 행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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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혹시, 당신도 공범 아닙니까?” 침묵하는 이웃들의 사회에 던지는 표창원, 지승호 두 남자의 도발적인 승부구! 한국적 범죄의 인큐베이팅에서 거대 국가 범죄에 가담한 경찰까지, 친필 편지에 담긴 신창원의 안타까운 고백에서 연쇄살인을 복제하는 사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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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당신도 공범 아닙니까?”
침묵하는 이웃들의 사회에 던지는 표창원, 지승호 두 남자의 도발적인 승부구!

한국적 범죄의 인큐베이팅에서 거대 국가 범죄에 가담한 경찰까지, 친필 편지에 담긴 신창원의 안타까운 고백에서 연쇄살인을 복제하는 사회의 어두운 고리까지, 백트래킹 프로파일링에서 과학수사를 파괴한 사법 시스템까지, 정의로운 경찰관의 고독한 딜레마에서 국가에게 버림받은 원혼들의 복수까지. 범죄로 본 병든 우리 사회의 진단서이며 과학수사의 모든 것이 담긴 한국 범죄학의 바이블!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고 침묵하는 이웃들에게 던지는 표창원, 지승호 두 남자의 승부구! “혹시, 당신도 공범 아닙니까?”

“불편한 진실과 마주할 용기가 있습니까?”
친필 편지에 담긴 신창원의 안타까운 고백에서 살인을 복제하는 사회의 어두운 고리까지,
침묵하는 이웃들의 사회에 던지는 표창원, 지승호 두 남자의 도발적인 승부구!

제노비스 신드롬이라는 유령

“1964년 3월, 뉴욕 주 퀸스 지역 도로에서 캐서린 제노비스라는 20대 여성이 정신이상자에게 35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제노비스가 살해되는 35분 동안 뉴욕 도로 인근 집에는 38명이나 되는 목격자가 있었다. 제노비스는 필사적으로 비명을 지르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38명의 목격자 중 누구도 제노비스를 도와주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이 책은 한국 최초의 프로파일러와 국내 유일의 전문 인터뷰어가 나눈 대화의 기록이다. 보수주의자이며 범죄 심리 전문가인 표창원과 진보적이고 대중적인 성향의 지식인 지승호의 대화는 연예인 인권의 그늘, CSI 신드롬과 CSI 이펙트, 범죄 영화에 대한 분석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에서 사법 정의의 뿌리를 흔드는 범죄인 전관예우, 그리고 현 정국의 핵심 이슈인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등 정치적인 테마들까지 한국 사회 전반을 관통한다. 두 사람이 긴 시간 동안의 격론과 논쟁 끝에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이렇다. 이웃집에서 벌어진 단순 강도에서 거대한 국가 기관의 부정까지 ‘범죄라는 불편한 사건’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고 침묵하는 사람들의 사회. “혹시, 당신도 공범 아닙니까?”

묻지 마 범죄, 그리고 거대 국가 범죄의 공범들
책은 ‘한국적 범죄의 탄생’에서부터 시작한다. 자식 살해 사건의 경우는 전형적인 한국적 특징을 드러낸다. 사회복지제도가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는 한국은 ‘가족 복지’, ‘친척 복지’의 사회다. 사회의 한 구성원을 가족이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부모들은 살아갈 희망 없는 상태가 되면서 자식을 살해한다. 그 누구도 자식을 책임져주지 않을 것이라는 절망감과 자식을 부속물로 여기는 엽기적 가족 관계 때문이다. 묻지 마 범죄는 한국과 일본에서 유독 빈발하는 범죄다. 증가하는 학교 폭력과 가정폭력, 낮아지는 취업률, 심각해지는 빈부 격차, 잦은 권력형 비리 속에서 사회 내 잠재적 분노가 임계점을 넘어선다. 그리고 그 분노는 불특정 다수를 향한 ‘이유 없는 범죄’로 폭발한다. 개인 차원에서 방어 운전과 같은 ‘방어 생활’을 임시방편으로 선택할 수도 있지만, 진실로 필요한 것은 범죄 예방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다. 언제 일어날지 모를 묻지 마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 생활 자체의 불편을 초래하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될 수 없다.
커져만 가는 사회적 분노는 ‘연쇄살인을 복제하는 어두운 고리’를 만들어낸다. 사회화 과정에서 공감 능력을 잃어버린 이들은 연쇄살인범이 될 가능성이 높다. 두려움이 마비된 이들은 살인의 쾌감에 중독되면서 범행을 거듭하고 이것은 사회적 난치병으로 굳어진다. 연쇄살인범은 아니지만 오원춘 사건 역시 이 경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사실 오원춘 사건은 우리 사회의 치명적인 폐부를 드러냈다. 112 시스템과 수색의 허점, 텔레마케터로 전락해버린 경찰,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혐오 확산, 인육설 기정사실화 등 재판부의 결정적 과오, 그리고 오원춘이라는 악마 한 명만 사라지면 해결된다는 것으로 귀결된 사회적 인식. 범죄가 일어난 사회적 배경과 맥락에 대한 고민 없이 오원춘 개인만을 악마화하면서 사회의 일그러진 초상을 외면하고 회피하는 것이다.
어두운 범죄 이야기 곳곳에는 도발적인 문제 제기들이 포진해 있다. 신창원이 보내온 친필 편지는 그가 예외적으로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뛰어난 범죄자임을 보여준다. 이 지점에서 표창원은 ‘신창원에게 선고된 무기징역+22년형이 과연 정당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살인할 의사가 없었고 직접 범행을 저지르지 않은 공범에게 선고된 무기징역. 2년 반의 도피 생활로 경찰의 무능함을 드러낸 데 대한 괘씸죄로 선고된 22년. 이것이 과연 사법 정의라는 측면에서 볼 때 올바른 행위였느냐는 것이다. CSI 신드롬과 CSI 이펙트에 대한 분석, 범죄자와의 관계 형성부터 시작하는 라포 프로파일링과 커뮤니케이션 수사론, 처음부터 살인을 단정하면서 함정에 빠진 김성재 변사 사건 등 미제 의혹 사건들의 헝클어진 맥락에 대한 분석도 이채롭다.
두 사람의 대화는 잔인해져가는 개인 범죄의 양상에서 범죄에 대한 국가의 철학 부재로 지평을 넓혀간다. 우선 주목해야 할 부분은 공소시효의 문제다. 공소시효 자체가 식민지 시기 일본의 형법 제도를 그대로 베낀 어두운 뿌리를 가지고 있다. 저자들은 선진국에서는 살인 등 반인륜적 범죄의 공소시효가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한 사람쯤 죽은 것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국가 철학의 부재가 문제라고 일갈한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유가족의 한과 망자의 원혼을 풀어주려 하지 않는 국가의 태도에서 비극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국가 철학 부재는 국가가 합법적인 도박장을 운영하면서 인생역전의 망상을 부추기는 행태(로또, 경마, 경륜 등), 재판부가 살인 사건에서 사건 축소를 시도하고 피해자 합의를 강요하는 부정과 월권행위(오원춘 사건의 경우), 그 같은 재판부의 명령을 무시하면서 수사기록조차 공개하지 않는 오만한 검찰(용산 참사의 경우)을 양산한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에서 포커스를 맞추는 부분은 경찰의 공범 문제다. 경찰들이 문을 열고 들어가지 못하고 망연히 서 있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경찰대학 교수직까지 사직하게 되었다는 표창원은, 댓글이 삭제되는 동안 수수방관하며 권력의 눈치를 보았던 경찰들, 그리고 눈치 보기 끝에 무리한 중간 수사 발표로 진실을 은폐하려 했던 경찰들에게 신랄한 비판을 가한다. 그리고 불행으로 달리는 특급열차를 탄 경찰의 훼손된 중립성을 회복하고, 검사의 1인 독재 수사 구조를 넘어 검경의 공범을 막아야 한다고 열변을 토한다. 민간 영역으로 확대되어야 하는 법의학 수사 문제, 경찰관의 총기 사용에 대한 딜레마와 경찰대학 권력화, 우파 범죄학과 좌파 범죄학의 견제와 균형의 역사, 국가보안법을 중심으로 보수와 진보가 갈라지는 현상에 대한 비판 등도 곱씹어볼 만한 대목이다.

내가 내린 답은 바로 ‘정의’다
한 여론조사에서 ‘대한민국 사회가 공정한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3.8%가 ‘공정하지 않다’라고 답했고, 청소년 대상 조사에서 44%가 ‘10억 원을 준다면 징역 1년 정도 살 짓을 저지를 수 있다’라고 응답했다. 모두가 퍽퍽하고 삭막한 불신과 의심, 경계, 피해 의식의 악순환 속에 빠져 있는 듯하다. 긴 인터뷰를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표창원은 지승호에게 ‘정의’에 대해 이야기한다. 표창원은 경찰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28년 동안 범죄와 경찰, 형사사법제도 분야에 모든 열정과 관심과 노력을 쏟아왔다. 그 지난한 과정 속에서 그가 결론적으로 얻은 한 가지의 단어는 바로 ‘정의’다. 정의가 제대로 바로 서게 될 때 다른 모든 것들도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 어느새 ‘공범들의 도시’가 되어버린 우리 사회, 더 늦기 전에 용기 있는 소수와 정직한 다수가 함께 바꿔나가야 한다. 이 책이 그 여정에 중요한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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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혹시, 당신도 공범 아닙니까?" 이 질문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처음에는 부정했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사회의 일원으...

    "혹시, 당신도 공범 아닙니까?" 이 질문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처음에는 부정했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당하게 아니라고 답변하기 또한 어려웠다. 결국 이 질문은 이 책을 읽어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다. '한국적 범죄의 탄생에서 집단 진실 은폐까지 가려진 공모자들'을 이야기하는 이 책《공범들의 도시》를 읽으며,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은 한국 최초의 프로파일러 표창원국내 유일의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가 나눈 대화의 기록이다. 나또한 그동안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고 침묵한 사람 중 하나였다는 생각에 미치자 마음이 무겁고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속이 꽉 막혀 얹힌 듯한 기분으로, 무언가 해야할 일을 하지 않은 채 방관하고 있는 듯한 죄책감을 어깨에 얹어놓은 듯한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보았다.

     

    이 책은 총 5부로 나뉘는데, 1부 '한국적 범죄의 탄생', 2부 '연쇄살인을 복제하는 사회의 어두운 고리', 3부 '과학수사를 파괴한 사법 시스템의 죄악', 4부 '거대 국가 범죄에 가담한 경찰들', 5부 '차가운 분노, 그리고 뜨거운 희망'으로 구성된다. 연쇄살인, 불법 도박과 스포츠 승부 조작, 아동 성폭력, 미제 의혹 사건들, 국가 범죄 등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범죄의 민낯을 들여다본다.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 책이기에 이들 대화를 지켜보는 심정으로 읽어나가게 된다. 사건이 나타난 후에도 별로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것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에 보게 되는 사회 모습도 마찬가지로 우리를 답답하게만 만든다. 분노하고, 좌절하고, 외면하며, 시간이 흐르고 있다.

    지: CCTV를 설치해도 사후에 '아, 저 사람이구나' 확인만 할 수 있는 거잖아요.(웃음)

    표: 터진 다음에는 소용이 없죠. 그것보다 원인에 대한 해결을 해야겠죠. 사회적 분노 자체가 팽배해 있잖아요. 층간 소음 문제를 가지고도 살인이 이루어지고, 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분노를 좀 줄여나가야 되거든요. 그렇게 하려면 출발선상 자체가, 가진 자들의 과오와 잘못부터 반성하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바람직한 대가를 치르고, 이런 모습부터 보여줘야 되는 거죠. 그래야 사회 전반이 그나마 대리만족, 분노의 해소 효과, 카타르시스를 맛볼 수가 있는 거잖아요. 그 후 전반적으로 조금씩 조금씩 제도 개선을 해나가는 거죠. 지금 우리 교육이며 사회 모든 시스템이 큰 문제가 있잖아요. (19쪽) 

     

    가족 문제, 전관예우, 묻지 마 범죄, 외국인 범죄자에게 너무 약한 사법 시스템, 시위 진압을 위한 경찰 특공대와 전경들, 왜 전두환에게 나랏돈을 찾지 못하는가? 등 읽으면 읽을수록 뒷골이 당기는 이야기 투성이다. 이 책에 미처 쓰이지 못한 범죄들까지 포함하면 내가 이런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인가 속이 문드러질 지경이다. 하지만 더 이상 애써 외면하지 말고 알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읽어나간 책이다.

     

    아프지 않은 다수의 약간의 불편함이 뭐가 중요해요. 자식 잃은 고통보다 심한 것이 어디 있다고. 그러니까 우리 사회가 얼마나 비인간적이에요. 자꾸 제가 제시하는 것이 왜 사느냐 하는 부분들을 우리는 너무 생각하지 않고 산다는 겁니다. 인간은 왜 사는가, 특히 정치인들, 법조인들 이 사람들이 '인간이 왜 사는가?'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당신 자녀들이 끔찍하게 사망했다면 여러 사람을 위해서 더 이상 문제 제기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나오겠느냐는 말이죠. (200쪽)

    이 책이 출간된 것은 2013년인데 요즘 나온 책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사회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나보다. 사건은 계속 일어나는데다가 더 큰 사건이 일어나기도 한다.

     

    더 이상 방관하면 안 되겠다는 움직임이 세상을 밝히고 있다. 어쩌면 진실을 피하지 말아야 할 순간, 눈을 감고 외면했기에, 이 세상이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알고, 관심을 가지고,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만으로도 조금씩 세상은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불편한 진실을 애써 외면하지 말고 두 눈을 똑바로 뜨고자 하는 작은 발걸음으로 이 책을 선택했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던 독자들이라면 이 책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난이도 : ★★  1. 매년 초 사람들은 이웃들에게 덕담으로 부자가 되라고 말한다. 요즘에는 부자보...

    난이도 : ★★

     

     

    1. 매년 초 사람들은 이웃들에게 덕담으로 부자가 되라고 말한다. 요즘에는 부자보다는 대박이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 사람들은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고, 승진을 위해 처세술 서적을 탐독했다. 그런데 그 어떤 누구도 이웃에게 정직하게 혹은 정의롭게 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것이 우리 주위의 풍경이다. 

     

    2. 이 세상이 정의롭지 않다는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있을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표창원 씨가 불만을 표시하는 한국 검경의 부조리한 실태를 읽지 않더라도. 최근 언론에 등장하는 일련의 사태들(재벌의 솜방망이 처벌, 국정원에 관련한 사건, 스포츠 계의 파벌논란, 부실공사가 빚은 참극)이 가리치는 바늘 끝은 우리 사회가 생각보다 정의롭지 않다는 곳에 닿아 있다.  

     

    3. 이 책보다 쉽고 간단하게 우리 사회의 풍경의 온도를 파악하고 싶다면 최근에 종영한 지니어스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된다. 그 공간에 모인 지니어스들은 정정당당하게 게임으로 실력을 겨루기 보다는 반칙과 편가르기가 난무하는 불합리한 권력 싸움을 서슴지 않고 벌인다. 이 모든 것은 막대한 상금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우승자가 되기 위한 여정이다.  

     

    4. 이와 같이 만연한 부조리는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만들어내어 마이클 센델의  저서를 베스트셀러로 만들어버렸다. 이 책을 읽거나 소장한 많은 사람들 가운데는 현실의 부조리를 바로 잡기 위해서 스스로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 하면 세상은 원래 정의롭지 않다는 것을 아는 사람도 있다. 세상은 카오스이며, 지구 상의 어떤 물질도 완벽히 순수한 상태로 존재하지 않음을 안다. 그렇기에 그들은 이 세상을 그저 그렇게 버텨냄으로써 자위한다.

     

    5. 가수 신화의 해결사(1998)라는 노래 가사가 아주 흥미로워서 그대로 가져왔다. 

     

    어쩌다가 이 사회가 이리됐을까. 이젠 그 누구에게도 보장 받던 삶은 갔어 주머니 속의 빈곤은 곧 따뜻했던 가슴속의 빈곤들로 이어지고 그 누구도 믿을 수가 없어 다른 사람에게 양보해 줄 수도 없어 나 하나가 잘 살기도 힘든 세상이니까 다 욕심이 넘쳐 욕심이 넘쳐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모두 사라지고 착한 너의 목이 조여지고 있어 맥 없이 다들 맥없이-공든 탑의 무너짐을 바라보았어 모든 게 다 하나같이 혼돈의 수렁 속에 깊이 잠겨 있어 우린 누군가가 필요해- 절대적인 힘을 가진 해결사를 원해 

     

    가사에 담긴 메시지는 이러하다. 우리 사회는 정의롭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고통 받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절대적인 힘을 가진 해결사. 

     

    절대적인 힘을 가진 해결사라. 과연 절대적인 힘을 가진 해결사가 존재할까?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고 했던가? 그런 엔딩은 현실 세계에서 볼 수 없을 꿈 같은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도 같은 생각이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의 기준을 잡고, 정의롭지 않은 행동을 벌이는 집단이나 개인에 대해서 감시하는 시선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바로 <공범들의 도시>에서 살아남을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 대한민국에서 죄를 짓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누구나 죄 하나씩은 지어가며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는 대한민국 사회의,...
    대한민국에서 죄를 짓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누구나 죄 하나씩은 지어가며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는 대한민국 사회의, 그리고 국민들의 죄의식을 덜어주고 있다. 책 공범들의 도시에서 말하는 공범자들이란 우리를 이야기하는 것이고, 대한민국을 이야기한다.

    공범들의 도시의 표창원과 지승호, 지승호와 표창원. 사실 표창원 전 교수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지만, 지승호라는 사람은 익숙한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공범들의 도시를 통해 나누는 둘의 대화는 인터뷰어와 인터뷰이라는 관계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대한민국의 사회와 정치 등 전반에 걸친 이야기들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눈다.

    공범들의 도시는 지승호가 묻고 표창원 전 교수가 대답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표창원 전 교수 특유의 프로파일링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듯 하면서도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범죄, 그리고 그것을 해결할 방법을 단순히 해결책만 논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토의, 그리고 그런 문제가 발생하게 된 부분에 대해 사회, 심리 현상들을 두루 이야기한다.

    이 책 공범들의 도시에서 매력적인 것은 표창원 전 교수의 숙련도와 노련미랄까, 고찰이 담겨 있는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담긴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들이다. 단순히 그때그때 대답하는 정도가 아니라 평소에도 충분히 고민했었던 것인지 내가 생각하던 부분과 겹치는 부분도 있었지만, 전혀 색다른 해석, 그리고 근본적인 부분까지 찾아 이야기하는 그의 해박한 지식에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하루에도 수 건의 범죄들이 뉴스를 통해 보도된다. 사소한 범죄는 그저 별 것 아닌 것처럼 여겨질 정도로 우리들은 범죄 불감증에 걸려 있다. 살인과 강간, 방화 등의 범죄만 범죄는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을 우롱하고, 현재 대한민국의 위기를 만들어낸 사람들,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우선하는 사람들 역시 범죄자들이며, 이를 방조하는 우리들은 공범이다.

    대한민국에서 범죄가 발생하면 주위 사람들은 나몰라라 한다고 한다. 이것이 단순히 대한민국 사람들의 도덕적인 문제나 자질 문제일까? 신고를 할만큼 신고자가 안심할 경찰이 대한민국에 없기 때문은 아닐까. 또는 그 정도로 번거로운 일을 만들면 안될 정도로 사람들을 바쁘게 만들기 때문이 아닐까. 문제는 그런 근본을 고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그때그때 보이기식 일처리를 하는 것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어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 한국 경찰의 현주소 | ki**1018 | 2013.11.10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솔직히 말하면 나는 정치나 시사적인 문제에 대해 큰 관심이 없다. 문화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관심이 있지만 정치 문제는...
    솔직히 말하면 나는 정치나 시사적인 문제에 대해 큰 관심이 없다. 문화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관심이 있지만 정치 문제는 그냥 자기들끼리의 밥그릇 싸움처럼 보여서 그닥 관여하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내 심정이다. 그러나 이렇게 무관심하고 방관적인 태도가 우리나라의 정치적 수준 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가능하면 관심을 가져보려고 노력하기는 하는데, 역시나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책의 저자인 표창원은 이미 여러 권의 책을 낸 작가로 경찰이라는 분야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몸담아왔다. 나는 저자가 쓴 책 중에 '한국의 CSI'라는 책을 읽어봤는데, 상당히 사실적이고 비교적 객관적으로 쓰여있어서 꽤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비록 드라마 CSI에서 보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과학수사 현장에서 최첨단 기술을 쓰거나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것은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기대보다는 다양한 수사 기법이 발전한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과학수사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반면에 이 책은 그런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사회 현상에 대해 저자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생각들을 마음껏 쏟아내는 그런 인터뷰집이다.
     
    커다란 대 주제를 가지고 한국의 경찰과 정치에 대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동안 국내에서 일어났던 인상적인 사건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런데 독자로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앞에서도 말했듯이 나는 시사에 대해서 크게 관심없고 그동안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도 잘 모른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아무런 사전 배경 지식을 알려주지도 않고 그 사건의 이름만을 언급하며 이 사건을 통해 어떤 문제가 야기되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간략하게나마 그 사건들에 대한 개요라도 알려주었더라면 좀 더 재미있게 대담을 읽었을 텐데, 그런 점이 전혀 없어서 많이 아쉽다. 모든 독자들이 나처럼 시사에 문외한도 아니고 이 책을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은 시사적인 이슈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나처럼 불만을 가진 사람은 그리 많지 않겠지만, 그래도 전혀 모르는 사건에 대해 신나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나는 그냥 어리버리 따라가면서 읽고 있는 내 자신의 모습을 보자니 조금 한심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저자는 한국 경찰에 대해서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좀 더 발전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동안 현장에서 보고 느낀 점들을 허심탄회하게 말하고 있다. 인터뷰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집어서 적절하게 질문을 던지는 인터뷰어의 역할도 이 책에서는 상당히 도드라져 보인다. 같은 주제에 대해서 깊이있게 인지한 상태에서 나누는 대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흥미로웠다. 어떻게 보면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 경찰이 국민의 신뢰를 완벽하게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결국은 국민들도 그런 환경을 제공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따져본다면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공범이다. 그냥 내 일이 아니니까 지나쳐왔던 일들에 대해서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목소리를 낸다면 한국 경찰도 조만간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현재 한국 경찰이 지니고 있는 모습을 비판적으로 살펴보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 
  • 공범들의 도시 | wi**rdkci | 2013.11.07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공범들의 도시...
    공범들의 도시
    범죄를 보는 입장은 두 가지로 나뉜다. 우파범죄학에서는 사회의 기재들을 활용해서 인간의 욕구와 이기심이 법을 어기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다. 이것이 되지 않을 때는 효율적으로 검거하고 엄격한 처벌을 내림으로써 범죄에 대한 욕구를 심리적으로 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효과가 있느냐, 무엇이 더 효과적이냐를 중심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좌파 범죄학에서는 인간을 사회적 본성을 가진 존재로 본다. 사회적 본능과 본성 때문에 남을 해치지 않고 존중한다. 그런데 자본주의적 모순이 경쟁시키고, 탐욕스럽게 만들기 때문에 사회적 본성이 줄어들고 범죄를 하게 된다 라고 본다.
    어떤 시각으로 보건 범죄라는 것은 일어나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후의 대응이 더 문제라고 본다.범죄는 인권의 바로미터라고 보는 저자처럼 같은 범죄의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우리는 범죄가 일어나면 언제부터인가 피해자의 이름으로 사건을 명명했다. 왜 피해를 보는 피해자로 불려야 하는가? 2, 3차의 피해를 사회 모두가 묵인하며 사회 전체가 공범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범죄의 피해자를 치료하는 프로그램도 아직은 미비한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우리는 범죄를 단죄하고 사회와 격리시키기만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원인을 치료하고 사회의 아픔으로 껴안는 것이 아니라 너는 범죄자다. 벌 받아라.’ 이게 우리 사회의 논리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회화를 겪었던 학교에서 반성문은 왜 쓰게 했을까? 자신의 잘못한 점을 스스로 생각하게 하고 용서해주는 행위는 왜야할까? 사회에서는 왜 하지 못할까?
    Hays code처럼 권선징악만이 존재하는 것이 우리가 사는 사회는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이런 범죄를 당한다면 심정적인 분노가 극에 치다른다. 하지만 사회적인 담론을 통해 다른이에게 악행을 한 이유를 찾아야 한다. 실패학이라는 것도 다 같은 이유일 것이다.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 범죄는 사회화의 실패이기에 이 실패를 통해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그래야 우리의 아이들이 자라고 성장하는 이 사회가 조금 더 건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과 같은, 아니 지금보다 더 악한 사회를 물려줄 수는 없지 않을까?
    요즘 들어 공동체를 다루는 책들이 많아지고 있다. 저자는 커뮤니티 폴리싱을 이야기한다. 공권력을 가진 경찰과 시민사회가 함께 공공의 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지역 공동체의 정()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본다. 정의 사전적인 의미는 느끼어 일어나는 마음. 사랑이나 친근감을 느끼는 마음이라고 한다.
    우리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이나 친근감을 느낀다면 타인을 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의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갖는다면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사회가 조금은 더 따뜻한 사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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