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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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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쪽 | 규격外
ISBN-10 : 8932917752
ISBN-13 : 9788932917757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루이스 세풀베다 | 역자 엄지영 | 출판사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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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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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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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끈질기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꿋꿋한 달팽이의 여정! 《연애 소설 읽는 노인》, 《생쥐와 친구가 된 고양이》 등 소설과 동화를 발표하며 큰 명성을 다져온 작가 루이스 세풀베다의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는 철학 동화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 자칫 한없이 무겁고 장황해질 수 있는 주제들을 쉽게 읽히는 경쾌한 플롯 속에 효과적으로 녹여 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지닌 저자가 느리지만 끈질기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꿋꿋한 달팽이의 여정을 통해, 느림의 가치와 굳건한 신념, 환경 보전 문제에 대한 성찰을 전하는 작품이다.

어느 날 정원에 있는 달팽이를 지켜보며 ‘달팽이는 왜 이렇게 느리게 움직이는 거예요?’라고 묻던 손자의 질문에 대답해 주기 위해 써내려간 이야기로, ‘달팽이들은 왜 이렇게 느린 걸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 어느 달팽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느림의 의미와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에 대한 답을 찾아 외로운 여행길에 오른 달팽이가 여행 도중 숲과 들판에 들이닥친 인간들이 동물들의 보금자리를 파괴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여정을 그려냈다.

저자소개

저자 : 루이스 세풀베다
저자 루이스 세풀베다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행동하는 지성. 1949년 칠레에서 태어났다. 피노체트가 정권을 장악하자 그는 당시 많은 칠레 지식인들이 그러했듯 오직 목숨을 잃지 않기 위해 망명해야 했다. 수년 동안 라틴 아메리카 전역을 여행하며 글을 쓰고 환경 운동을 펼치다가 파리를 거쳐 1980년 독일로 이주했으며, 1997년 스페인 북부 히혼에 정착했다.
그는 소설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발표하며 폭넓은 작품 세계를 펼쳐 왔다. 특히 환경과 소수 민족 등 인류의 문제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 많다. 1989년 소설 『연애 소설 읽는 노인』으로 티그레 후안상을 수상하면서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했다. 장편소설 『지구 끝의 사람들』(1989), 『파타고니아 특급 열차』(1995), 『우리였던 그림자』(2009), 중단편 소설집 『외면』(1997), 『그림 형제 최악의 스토리』(2004), 『알라디노의 램프』(2008), 에세이 『길 끝에서 만난 이야기』(2010) 등을 발표했다.
자칫 한없이 무거울 수 있는 진지한 성찰들을 쉽게 읽히는 간결한 플롯 속에 절묘하게 녹여 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지닌 작가인 세풀베다는 일반 소설뿐만 아니라 동화 작가로서도 명성이 높다. 고아가 된 새끼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고양이의 이야기인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 고양이』, 소년 막스과 고양이 믹스, 생쥐 멕스 사이의 기묘한 우정을 통해 종이 다른 존재들 간의 따뜻한 교감을 보여 주는 작품 『생쥐와 친구가 된 고양이』, [달팽이들은 왜 이렇게 느린 걸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고독한 여행길에 오른 어느 달팽이의 이야기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2013) 등은 모두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비롯한 세계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베스트셀러다.
2016년 헤밍웨이 문학상을 수상한 세풀베다는, 심시위원들로부터 [강렬한 알레고리를 통해 우리 시대의 위기와 가치들을 은유적으로 의미심장하게 표현하는 동화를 썼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의 작품들은 지금까지 40여 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오며,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역자 : 엄지영
역자 엄지영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대학원과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 대학원에서 라틴 아메리카 소설을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는 루이스 세풀베다의 『생쥐와 친구가 된 고양이』, 『길 끝에서 만난 이야기』, 『우리였던 그림자』, 공살루 M. 타바리스의 『작가들이 사는 동네』, 『예루살렘』, 로베르토 아를트의 『7인의 미치광이』,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인상과 풍경』, 리카르도 피글리아의 『인공호흡』, 사비나 베르만의 『나, 참치여자』 등이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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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나도 예전에는 잘 날아다녔단다. 하지만 지금은 날 수가 없구나. 옛날에, 그러니까 너희 달팽이들이 이 들판에 살기 훨씬 전에는 나무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았지. 너도밤나무, 밤나무, 떡갈나무, 호두나무, 참나무 등등, 셀 수 없을 정도였어. 그때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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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예전에는 잘 날아다녔단다. 하지만 지금은 날 수가 없구나. 옛날에, 그러니까 너희 달팽이들이 이 들판에 살기 훨씬 전에는 나무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았지. 너도밤나무, 밤나무, 떡갈나무, 호두나무, 참나무 등등, 셀 수 없을 정도였어. 그때만 해도 모든 나무들이 다 내 집이나 마찬가지였단다. 밤마다 나무들 사이를 자유자재로 날아다녔지. 사라져 버린 나무들에 대한 추억이 쌓이면서 몸이 너무 무거워지는 바람에 이젠 날 수조차 없구나. 보아하니 넌 아직 어린 것 같은데. 하지만 지금까지 네가 본 것, 쓴맛이든 단맛이든 네가 여태껏 맛본 것, 그리고 비와 햇빛, 추위와 밤, 그 모든 것들이 너와 함께 움직이다 보니 무거울 수밖에. 그 무게를 다 감당하기는 아직 네가 어리기 때문에 몸이 느린 거란다.」
「이렇게 느려 터져서 뭘 한단 말이에요?」 달팽이가 볼멘소리로 투덜거렸어.
「그 문제에 대해서는 나로서도 해줄 말이 없구나. 그 대답은 너 스스로 찾아야만 해.」
본문 20~21면

껍질 안은 칠흑처럼 깜깜했어. 그 좁은 공간 속에 몸을 다 밀어 넣다 보니 그의 목과 머리, 그리고 더듬이와 눈이 하나로 뒤엉켜 껍질과 똑같은 모양이 되었지. 하지만 이런저런 상념에 사로잡히는 바람에 쉬이 잠을 이루지 못했어.
든든한 납매나무와 친구들을 떠난 게 실수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 하지만 동시에 누군가의 목소리 ─ 분명 자기 목소리는 아닌데 ─ 가 그의 귓전에 계속 울려 퍼지기 시작하는 거야. [달팽이들이 느린 건 분명 이유가 있을 거야. 그리고 네 이름, 그러니까 너만이 갖는 이름은 너라는 존재를 특별하고 분명하게 만들어 줄 테고. 생각해 봐! 얼마나 근사한 일인지.]
본문 32면

「어르신들의 말씀이 맞아요.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새로운 민들레 나라를 찾을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어요.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여기서 얼마나 더 가야 되는지도 모르니까요. 더구나 가는 도중에 우리가 어떤 위험에 부딪힐지, 그리고 여기 있는 모든 분들이 다 같이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가 찾는 새로운 민들레 나라는 앞에 있지, 뒤에 있지는 않다는 점이에요. 어떤 일이 있어도 저는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저와 함께 가든지, 아니면 우리가 살던 곳으로 돌아가든지 알아서 결정하세요.」
말을 마친 반항아는 느릿느릿, 아주 느릿느릿하게 앞으로 나아갔단다.
본문 71면

「이젠 모든 게 끝장이로군요. 전 결코 달팽이들을 새로운 민들레 나라로 데려다주지 못할 거예요. 제가 수리부엉이님만큼 아는 것이 많았다면……. 하지만 저는 그저 느린, 그것도 아주 느린 달팽이에 지나지 않는걸요.」
「내가 주변을 관찰하고 뭔가를 파악할 줄 아는 건 타고난 본성이란다. 달팽이 네게도 좋은 점이 얼마나 많은데, 이렇게 느리다고 한탄만 하고 있어서야 되겠니? 내가 [반항아]라는 이름의 달팽이를 알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네가 몇 걸음 가다가 뒤에 누가 쫓아오는지 보려고 고개를 돌리는 거북이처럼 느린 덕분 아니겠니. 넌 코앞에 닥친 위험을 다른 이들에게 알려서 그들을 구하려고 애를 쓰는 용감한 달팽이란다. 그러니 반항아야,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 여기서 빠져나갈 수 있도록 내가 도와줄 테니 다시 한 번 용기를 내봐.」
본문 8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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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라틴 아메리카의 거장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루이스 세풀베다가 전하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는 철학 동화! 라틴 아메리카의 거장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루이스 세풀베다의 동화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가 열린책들에서...

[출판사서평 더 보기]

라틴 아메리카의 거장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루이스 세풀베다가 전하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는 철학 동화!


라틴 아메리카의 거장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루이스 세풀베다의 동화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티그레 후안상을 수상한 그의 대표작 『연애 소설 읽는 노인』을 비롯한 뛰어난 소설들로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세풀베다는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 고양이』, 『생쥐와 친구가 된 고양이』 등의 작품들을 발표하며 동화 작가로서도 큰 명성을 다져 왔다. 이탈리아에서만 50만 부가 판매된 베스트셀러인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는 세풀베다의 세 번째 창작 동화로, <달팽이들은 왜 이렇게 느린 걸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 어느 달팽이의 이야기를 다룬다. 느림의 의미와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에 대한 답을 찾아 외로운 여행길에 오른 달팽이가, 여행 도중 숲과 들판에 들이닥친 인간들이 동물들의 보금자리를 파괴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여정들을 담았다. 느리지만 끈질기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꿋꿋한 달팽이의 여정을 통해, 느림의 가치와 굳건한 신념, 환경 보전 문제에 대한 작가의 성찰을 전하는 작품이다.
칠레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투사이자 그린피스의 환경 운동가로서 꾸준하게 활동해 온 경력만큼, 라틴 아메리카의 대표적인 <행동하는 지성>인 세풀베다는 인류가 직면한 공통의 문제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을 많이 발표해 왔다. 그러나 그는 자칫 한없이 무겁고 장황해질 수 있는 이러한 주제들을 쉽게 읽히는 경쾌한 플롯 속에 효과적으로 녹여 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지닌 작가이기도 하다. 그의 이러한 재능은 특히 동화에서 크게 빛을 발한다. 쉽게 읽히는 간결한 줄거리의 우화적 내용 속에 놀라운 깊이의 시적 성찰들을 절묘하게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헤밍웨이 문학상을 수상한 그는, 심사위원들로부터 <강렬한 알레고리를 통해 우리 시대의 위기와 가치들을 은유적으로 의미심장하게 표현하는 동화를 썼다>는 찬사를 받았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깊은 감명을 안겨 주는 그의 동화들은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비롯한 수많은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달팽이들은 왜 이렇게 느린 걸까?”
세상에서 제일가는 느림보 달팽이의 방황과 성장
그리고 느림의 가치가 이루어 낸 대장정의 기적!


이 작품의 헌사에서, 세풀베다는 어느 날 정원에 있는 달팽이를 지켜보며 <달팽이는 왜 이렇게 느리게 움직이는 거예요?>라고 묻던 손자의 질문에 대답해 주기 위해 이 이야기를 쓰게 되었노라고 밝힌다. 이처럼 손자에게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주듯 친근한 말투로 전개되는 이 작품은, 옛날이야기처럼 쉽게 읽히지만, 그 속에 담긴 성찰과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은 울림을 준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달팽이의 삶은 그다지 평탄치가 못하다. 평소 남들이 하지 않는 이상한 질문들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달팽이들이 그저 당연한 사실로 여기고 사는 [달팽이들이 그토록 느린] 이유에 대해 심각한 고민에 빠지는가 하면, 서로를 그저 [달팽이]라고만 부르는 달팽이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이름]을 애타게 가지고 싶어 하기도 한다. 그는 이 고민들을 다른 달팽이들에게 계속 털어놓곤 하지만, 쓸데없는 질문으로 성가시게 하지 말라며 차가운 멸시와 조롱을 받을 뿐이다. 결국 외톨이가 된 달팽이는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정든 고향 [민들레 나라]를 떠나오게 된다.
홀로 길을 떠난 달팽이는 여행 도중 [세상의 끝]이라 불리는 인간들의 거주지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인간들이 아스팔트 도로를 확장하기 위해 동물들이 사는 소중한 터전들을 마구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민들레 나라]의 동료들 역시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하루 빨리 이 위험을 동료들에게 알려서 함께 탈출할 것을 결심하게 되는데……. 달팽이는 과연 무사히 동료들을 구할 수 있을까? 이 막막한 여정에 나선 달팽이가 깨닫게 된 진정한 느림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 작품은 이처럼 고독한 여정을 통해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과 사명을 발견해 가는 어느 유별난 달팽이의 방황과 성장의 과정을 담은 이야기다. 그 여정 속에서 달팽이는 느린 덕분에 길에서 마주치게 되는 많은 것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보고, 듣고, 기억하면서, 새로운 사실들을 깨달아 가며, 더 많은 무게들을 짊어지고 가게 된다. 그 무게가 달팽이의 걸음을 더 느리게 만들지만, 그것이 또한 그가 앞을 향해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어 준다. 그 여정을 따라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지는 크고 작은 사건들과 만남들을 통해, 세풀베다는 자연스레 그가 그 안에 숨겨 놓은 속 깊은 성찰들과 깨달음 속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저는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겁니다.”
간결한 서사 속에 녹아 있는 세풀베다의 삶과 사상


달팽이는 [느림]의 대명사다. 느릴 뿐만 아니라 몸집도 작다. 그렇다 보니 온몸을 움직여 제 몸의 몇 배만큼 걸음을 옮겨도 나아간 거리는 얼마 되지 않는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달팽이의 여정이 특히나 가슴 뭉클한 감동을 자아내는 이유는, 그 작은 몸으로 느릿느릿하게 움직이면서도, 누구보다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달팽이의 굳은 의지와 삶의 태도 때문이다. 동물들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는 인간들을 피해 다른 달팽이들을 이끌고 새로운 [민들레 나라]를 찾아 떠나는 여정 속에서, 모두에게 따돌림을 받는 천덕꾸러기 같은 존재였던 달팽이는 어느새 위기로부터 침착하게 동료들을 구해 내는 성숙한 리더로 성장해 간다. 때로는 방황하고, 자신감이 떨어져 위축되고, 자신을 오해하는 동료들 때문에 마음의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방황과 고민의 순간마다 새로운 답을 찾아내며 앞으로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는다. 마치 성서의 출애굽기에서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약속의 땅]을 향해 나아가는 대장정의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또한 이는 민주화 투사이자 환경 운동가로서 신념을 위해 치열하게 투쟁하는 삶을 살았던 세풀베다 자신의 삶과도 겹쳐지며 깊은 울림을 자아낸다. 이 작품의 [달팽이]처럼, 앞선 작품들 속에서도 세풀베다는 그처럼 작고 보잘것없는 사람들, 이름도 없고 눈에 띄지 않지만 공식적인 역사의 뒤편에서 치열하게 이 세상을 움직여 간 이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작품을 써왔다. 보이지 않는 그 한 걸음 한 걸음이, 천천히, 천천히, 그러므로 반드시 세상을 바꾸어 가는 기적이 되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그것은 현실에 순응하지 않고 끈기 있게 자신의 신념을 관철해 간 세풀베다 자신의 삶의 태도와 직결되며, 이에 기반을 둔 그의 작품들이 특유의 투명한 진솔함을 드러내며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동화처럼 쉽고 간결한 서사 속에 세풀베다의 삶과 사상들을 압축적으로 녹여 낸 이야기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느린 걸음으로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달팽이의 긴 여정을 통해, 독자들은 세풀베다가 그의 손자들을 비롯한 다음 세대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소중한 메시지들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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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이 책의 주인공은 달팽이이다. 이 달팽이는 달팽이들이 왜 그렇게 느린지 알고 싶어하고 이름을 갖고 싶어 하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이 책의 주인공은 달팽이이다. 이 달팽이는 달팽이들이 왜 그렇게 느린지 알고 싶어하고 이름을 갖고 싶어 하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자신에게는 이름조차 없는 것에 불만이며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수리부엉이를 만나 해답을 얻기 위해 여정을 떠난다. 안락하고 편안한 민들레 나라 납매나무를 떠나 자기 자아를 찾기 위함이다.

    달팽이들이 왜 그렇게 느린지 알고 싶어 하는 달팽이에게 수리부엉이는 '기억'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달팽이는 느릿느릿, 아주 느릿느릿하게 길을 가다가 '기억'이라는 이름을 가진 거북이를 만난다. 그 거북이는 '모든 걸 기억 속에 담아 주기 위해' 몸집이 커지고 느려지게 된 것이라고 달팽이에게 답을 한다. 그리고 달팽이는 '반항아'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반항아'는 바깥세상을 보며 인간들의 행동에 놀라게 된다.
    "인간들은 평생 똑같은 일과 동작, 똑같은 행동을 되풀이하면서 지낸다고 말이야. 이런 걸 두고 그들은 관습이라고 한다더군. Pg24" 달팽이, 수리부엉이, 거북이 눈에 인간들은 단조롭다. 그리고 달팽이의 터전을 무자비하게 파괴하고 있다.

    느리면 느린 대로, 조용하면 조용한 대로 그냥 체념하면서 살았던 거야. Pg13
     

    오랜 생각 끝에 그는 인간들과 함께 살면서 배운 것을 알려 주기로 했어. 가령 <그렇게 빨리하려고 서두를 필요가 있을까?>라든지 <꼭 많은 것을 가져야 행복해지는 걸까?>처럼 거북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
    을 두고 보통 <반항아>라고 한다고 말해 주었지. Pg41

    저자가 내린 반항아의 정의가 눈에 들어왔다. 많은 질문들, 남들과 다르게 행동하려는 자들을 일반적인 사람들은 자기와 다르다는 이유로 혹 반항아라고 가리키는 건 아닌지 말이다. 나와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고, 반항을 하는 건 아닌데 말이다.

    마지막 꽃잎을 먹고 있던 거북이가 천천히 입을 열었단다. 만약 달팽이가 그렇게 느리지 않다면, 즉 느릿느릿하게 걷지 않고 송골매처럼 빨리 날거나, 메뚜기들처럼 저 먼 데가지 폴짝폴짤 뛰어다니거나, 벌처럼 우리 눈이 못 쫓아갈 정도로 날쌔게 날아다닌다면, 아마 둘, 그러니까 달팽이와 거북이의 만남은 절대 이루어지지 못 했을 거라고 말이야. Pg48


    달팽이들은 누릿느릿 아주 느릿느릿하게 반항아의 뒤를 따라갔단다. 하지만 너무 굶주리고 지친 나머지 어떤 달팽이들은 마지막 의욕마저 잃고 말았지. 그렇게 계속 가느니 차라리 껍질 속으로 기어 들어가 꿈과 희망을 모두 버리고 영원히 잠들고 싶었던 거야. pg88

    삶이 힘들고 지키고 그냥 포기하고 싶을 때가 분명 있다. 중도 포기한 달팽이들의 최후를 보고 반항아 달팽이는 깜짝 놀라는 대목에서, 우리가 신문에서 자주 보는 사람들의 극적인 결정의 결과와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꿈과 희망이 우리 인생을 열심히 살게 하는데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생각해보았다.

    들판을 돌아다니면서 전 정말로 많은 걸 깨우칠 수 있었답니다. 특히 느림의 중요성을 말이죠. 그리고 아주 힘든 경험이긴 했지만 이번에도 아주 소중한 사실을 하나 깨닫게 됐어요. 민들레 나라는 저 먼 곳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간절한 마음속에 있었다는 걸 말에요. pg93

    결국 달팽이도, 우리 인간도 꿈과 희망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마음먹기 달려 있는 것 같다. 너무 빨리 달리지 않아도 된다. 느림의 중요성을 인지하자. 시간은 모두에게 동일하게 24시간이다. 이 주어진 시간을 행복하고 열정적으로 살면 된다. 아무리 우리가 복잡한 인간세계라 할지라도 사실 사는 방법은 간단하다. 먹고 자고 꿈을 꾸고 실행에 옮기는 것? 하나 덧붙이자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쯤 되지 않나 생각해본다.
    짧지만 많은 생각을 안겨주는 책이었다.

  •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 € 루이스 세풀베다 [열린책들]   오랜만에 서평을 쓰려고 ...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 루이스 세풀베다 [열린책들]


     

    오랜만에 서평을 쓰려고 하니 책을 읽고 책에 대한 느낌에 대해서는 이미 한번 생각해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첫 문장을 끄집어 내기가 어렵다.

     

    무언가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며 다시 한 번 책을 뒤적여 보았다.

     

    이 책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는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달팽이는 왜 이렇게 느리게 움직이는 거에요?’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위해 지어낸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이 이야기는 단순히 달팽이에 대한 이야기 이거나 느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삶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 이기도 했다. (내가 지금 처해 있는 현실을 포함하여……)

     

    현실에 안주하고있던 각자의 이름도 가지지 않고 매일같이 똑 같은 일상만 습관처럼 반복해 오던 달팽이들. (마치 현실에 익숙해져 버린 우리의 삶을 얘기하는 것 같다.)

    자기들이 느리고 조용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로인한 약점이 많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그것에 이미 체념해버린 달팽이들. (마치 우리가 많이 하는 현실에의 불만들에 대한 이야기로도 들린다.)

    그 중 달팽이들이 왜 그렇게 느린지 그리고 왜 이름이 없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진 한마리의 달팽이와 함께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현재를 알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자세를 가진 사람을 얘기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마치 우리, 인간의 삶에서 필요한 것, 새로운 것이 그것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되듯이 이 한마리의 달팽이는 자신의 현재에 대해 그리고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해 의문을 가지면서 그 것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길을 떠나게 된다.

     

    이 달팽이는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달팽이 무리를 벗어나 수리부엉이를 만나고 또 <기억>이라는 거북이를 만나면서 자신이 몰랐던 것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고, 거북이에게서 <반항아>에 대한 설명을 듣고 그 이름을 가지게 된다. (기존의 관습을 벗어나려고 하거나 새로운 것을 찾아내려 하는 도전적인 사람들을 우리가 여러 이름으로 부르는 것 처럼……)

     

    달팽이와 거북이는 결국 세상의 끝이라 하던 들판 가장자리 아스팔트와 만나는 곳에 도착하게 되고, 그곳에서 인간들이 하고 있는 것들을 보게 되고, 인간들이 계속되는 탐욕으로 들판을 아스팔트로 덮어 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달팽이는 자기가 지금 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하여 결정한다.

     

    현실과 관습이라는 틀 그리고 불확실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달팽이는 새로운 세계를 위해 한걸음 앞으로 나아갈 결정을 한다. 마치 우리가 지금 있는 현실에서 무언가 다른 것을 하거나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 하나의 결정을 하듯이……

     

    앞에도 얘기했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제목에는 느림의 중요성이라는 말이 있지만) 느림에 대한 가치가 중요성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기보다는 이 책은 마치 우리 삶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삶의 가치에 대해 들려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 달팽이가 그러했듯이 나도 지금 현재에 안주하고 관습으로 움직이고 현실에 대해 불평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미래를 향해 끊임 없는 의문을 던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내 삶의 <반항아>가 될 수 있을까? 

  •   기술이 진보한 만큼 세상은 편해지고 빨라졌는데 사람들은 왜 더 바쁘고 더 정신없는 것일까? 다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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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이 진보한 만큼 세상은 편해지고 빨라졌는데 사람들은 왜 더 바쁘고 더 정신없는 것일까?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나는 진정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내일 행복하기 위해 오늘의 행복을 희생하는 것이 정말  옳은 것인가?


     

    "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달리다 이따금 말에서 내려 자신이 달려온 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한다.

    행여 자신의 영혼이 따라오지 못할까봐 걸음이 느린 영혼을 기다려주는 배려였다."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중에서-

    한번쯤  인디언들 처럼 나도 내 삶을 돌아볼 시간을 가질 수 없는 것일까?


    왜 나는 바쁘기만 한 것일까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사는 것은 아닐까

    버트런드 러셀은 행복해지려면 게을러 지라고했다.

    과연 우리에겐 게으를 수 있는 권리는 없는가


    "이게 다 네가 느린 덕분이란다. 만약 네가 토끼처럼 날쌔고, 뱀같이 미끄러지듯이 움직인다면, 아마 그 장면을 놓치고 말았을거야."

                                                                                                                                                                    --54쪽--


    '지금 내가 잃어버린 것이 과연 무엇인가? '를 생각하게 한다.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는 1989년 살해당한 자신의 친구 환경 운동가 치코 멘데스를 기리는 장편 『연애 소설 읽는 노인』로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부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루이스 세풀베다의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 고양이』, 『생쥐와 친구가 된 고양이』에 이은 세 번째 동화다.

     

    라틴 아메리카 문학이 주제가 무겁고 난해한 작품들이 많지만 그의 작품들은 그런 부담을 갖지 않고 읽을 수 있어 좋아하는 작가다.


    담백한 동화 한 편 혹은 '느리기만 한 어느 달팽이의 성장담' 정도로 생각하며 '두께만큼 가볍게' 읽기 시작했으나 결코 '가볍지 않은 깨달음'을 준 루이스 세풀베다,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역대 방학 중에서 가장 게으른 방학을 보내고 있는 우리집 세 녀석들도 함께 읽어보길 바라는 맘에서 잘 보이도록 책장에 꽂아둔다.

     



  • 열린책들에서 출간하는 책들에는 심플한 삽화가 있는 경우가 꽤 많다. 장르도 다양하고 읽고나서 만족도가 높은 책들이 많았다.....
    열린책들에서 출간하는 책들에는 심플한 삽화가 있는 경우가 꽤 많다.

    장르도 다양하고 읽고나서 만족도가 높은 책들이 많았다...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으로.

    그래서일까?

    신간이 나오면 왠지 내용을 보지 않아도 괜찮은 책이 나왔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긴다.

    이번책도 표지나 글씨만 보고도 기대가 생긴다.

    달팽이도 흥미로운데 느리디 느린 달팽이가 그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았단다.

    느림속에 어떤 주요성이 있을까?

    어떤 과정속에서 깨닫게 되는 것일까?

    저자 루이스 세풀베다는 처음 들어본 이름이다.

    그를 소개한 글에 보니 여러 다양한 장르의 책을 썼던데 그중 철학 동화가 있다.

    이 책도 바로 철학 동화다.

    아이들을 위한 것이기보다 어른들을 위한.

    달팽이들은 스스로 자신들이 느리다는 걸 안다.

    아마도 주변의 다른 존재들을 통해 알게 된 것일게다.

    이름도 없단다... 책속 내용에서의 설정이다.

    실제로는 달팽이들의 세계에서도 각자 이름이 있을지 모른다.

    어쨌든 이름도 없이 현재에 만족하며 맘껏 민들레잎을 먹으며 지내는 달팽이들 속에 갈매기 리처드처럼 이름을 갖고 싶고 자신들이 왜 느린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달팽이가 있다.

    그 달팽이가 자신들이 왜 느린것인지에 대해 그리고 이름을 갖기 위해 무리를 떠나서 만나는 이들과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부엉이를 만나고 거북이를 만나고 하는 과정에서 '반항아'라는 이름을 갖게 되고 '기억'이란 거북이가 인간세계에서 살던 이야기와 그들이 사는 터전을 향해 자신들의 구역을 넓혀오는 인간들의 상황을 접하며 위기를 주변 동물들과 곤충들에게 알리고 자신의 무리에도 알리게 되면 어느새 리더가 되어 있는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두려움을 떨치고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 과정속에서 느림에 대한 이해와 받아들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어디에나 그렇듯 불확실한 미래, 앞날에 대한 두려움에 불평불만도 불신도 생기지만 그 길을 헤쳐나가며 긍정과 신념을 드러내고 환경 보전에 대한 문제의식도 짚어간다.

    내용은 참 단순하다.

    그러나 철학적 이야기들을 담고 있기에 결코 쉽게 단정짓기 어렵다.

    아이들과 이 책을 같이 읽는다면 아주 단순하게 설명해야 할 것이다.

    달팽이가 느리게 움직이며 세상을 보았기에 지나치지 않고 보게 된것, 느낀것, 주변에 도움을 주게 된것 등등에 대해 이야기 하게 되겠지.

    그 속에 담겨진 또 다른 시각들에 대해서는 어른의 눈으로 생각으로 현재의 문제들과 미래에 대한 것들을 생각하고 음미해야 할것이다.

    무리속에서 누구도 생각지 않는 것을 생각하고 의문을 품고 끝없이 질문하는 미래의 '반항아' 달팽이가 오로지 유일하게 하나였음도 그런 자각에 누구도 귀 기울이지 않는 설정도 이 내용의 전개를 위해 필요한 것이었겠지만 나는 이런 내용속에서 자꾸만 '왜?'라는 질문을 하고 있다,

    이 책속의 내용도 그러하듯이 '왜?'라는 의문이, 질문이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고 생각을 이끌어 내게 되는 것일테니 이 또한 긍정적인 생각일테지^^  

  • 루이스 세풀베다라는 작가를 알게 된 건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 고양이>라는 작품 때문이었다. 어른이 함께...

    루이스 세풀베다라는 작가를 알게 된 건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 고양이>라는 작품 때문이었다. 어른이 함께 읽는 동화 시리즈 중 한 권이었는데 그 시리즈 제목에 참 잘 맞는 동화라고 생각이 절로 들 만큼 철학적이고 감동이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억지가 아닌 자연스러운 이야기 속에 녹아있는 인생에 필요한 것들이 참 마음에 들었다.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는 훨씬 나중의 작품이다. 어느 날 저녁 손자가 물었던 질문 하나. "달팽이는 왜 이렇게 느리게 움직이는 거예요?"에서 시작된 이야기이다. 손자 손녀들에게 대답해 주기 위해 만들어낸 이야기라니 정말로 다정한 할아버지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인지 책은 할아버지가 손자 손녀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그렇게 서술된다. 때문인지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 고양이> 와 같은 이야기의 기승전결은 없다. 오히려 <꽃들에게 희망을>이나 <갈매기의 꿈> 같은 책이 더 생각났다. 그만큼 상징과 교훈, 철학이 담긴 책이다.

     

    모든 것이 갖춰진 듯 행복한 민들레 나라에 자신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는 달팽이가 한 마리 있다. 다른 모든 것들은 다 이름이 있는데 왜 자신에겐 이름이 없는지 궁금하고 어째서 달팽이들은 이렇게 느린지 알고 싶은 달팽이 말이다. 다른 달팽이들은 자신들이 느리다는 사실이 답답하기도 하지만 어째서인지 다른 노력을 한다든지 하지 않는다. 그저 체념하고 한숨만 지을 뿐이다. 그런 달팽이들에겐 인간들처럼 관습에 매달려 자신들의 하루하루를 그냥 지내올 뿐이다. 자신에 대해 궁금했던 달팽이는 궁금한 것을 알아보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수리부엉이를 만나고 <기억>이라는 거북이를 만나 달팽이는 <반항아>라는 이름을 갖게 되고 들판을 자신들의 소유로 만들려는 인간들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달팽이는 자신만의 길을 계속 떠날 것인지, 돌아가 이 사실을 달팽이들에게 알려줄 것인지 고민한다. 그리고 돌아가는 와중에 <반항아>는 자신의 "느림" 덕분에 이 많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 만나는 동물들에게 위험을 알려줄 수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돌아간 <민들레 나라>에서 관습에 빠져있던 달팽이들에게 자신의 이름다운 방법, 행동으로 그들을 구하기로 한다.

     

    "진정한 반항아라도 두려움을 느낄 때가 있지만, 맞서 싸워 이겨 낸다고 말이야."...72p

    "민들레 나라는 저 먼 곳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간절한 마음속에 있었다는 걸 말이에요."...93p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항상 곧게 뻗어 있거나 쉬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론 가시밭길도, 때론 돌아가기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한 길을 힘들다고, 잘못 가는 것 같다고 포기하거나 멈춰버리면 결국 그 길을 끝까지 갈 수가 없다. 빠른 길보다는 천천히 한 발자국씩 차근차근 밝아나가다 보면 결국 목적지에 도달해 있을 때가 있다. 할아버지 루이스 세풀베다는 바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편하다고 안주하지 말고 주변을 잘 살펴본 후에 내가 정한 길을 신념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이다.

     

    포기하고 싶거나 너무 빠르게 달려오다 잠시 쉬고 싶을 때마다 읽으면 좋을 책이다. 내가 맞다는 확신을 얻고 싶고 조금 느리더라도 괜찮다고 위로받고 싶을 때마다 곁에 두고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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