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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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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쪽 | A5
ISBN-10 : 8957074848
ISBN-13 : 9788957074848
소현 중고
저자 김인숙 | 출판사 자음과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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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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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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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사랑한 소현 세자. 하지만 조선은 그를 버렸다!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이수문학상, 대산문학상 수상작가 김인숙의 2010년 신작 장편소설 『소현』.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에 인질로 끌려갔다 돌아왔으나 귀국 두 달 만에 사망한 비운의 세자, 소현 세자의 마지막 2년을 생생하고 섬세한 묘사로 그려내고 있다. 병자호란의 패전으로세자인 소현을 배신하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간다. 고독과 죽음의 불안 속에서 8년여의 세월을 보내던 그는, 조선을 친 적국 청나라의 승전을 목격하고 환국한다. 그러나 그의 모국인 조선은 소현을 끝내 품지 않는다. 나라를 빼앗기고 자식을 빼앗겨 통한의 눈물을 삼켰던 왕(인조)과 신하들에게 장성한 소현은 앙위를 위협하는 적일 뿐이었다.

저자소개

저자 : 김인숙
1963년생. 1987년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198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상실의 계절' 이 당선, 같은 해 장편소설 '핏줄' 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79~80 겨울에서 봄 사이', '우연', '봉지' 등과 소설집 '칼날과 사랑', '그 여자의 자서전', '안녕, 엘레나' 등을 발표했다. 1993년에는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 생활하다가 1995년에 귀국, 그후 중국 다롄에 거주하기도 했다. 1995년 '먼 길'로 제28회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고, 2000년 '개교기념일'로 제45회 현대문학상을 받았다. 2003년에는 '바다와 나비'로 제27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했고, 그 외에 2005년에 '감옥의 뜰'로 이수문학상을, 2006년에 소설집 '그 여자의 자서전' 으로 제14회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1장 찬란하거나, 고독하거나
2장 창경궁의 꿈
3장 나는 조선의 세자, 임금의 아들이다

책 속으로

세자는 임금의 아들이었다. 임금이 그들에 의해 임금이 되었으니, 세자도 그들에 의해 세자가 되었다. 세자가 그들의 편이라는 것을 밝히지 않으면 기원의 말처럼 세자의 자리는 없었다. 그러나 세자가 그들의 편이라는 것이 알려지면 세자는 적의 땅에서 결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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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는 임금의 아들이었다. 임금이 그들에 의해 임금이 되었으니, 세자도 그들에 의해 세자가 되었다. 세자가 그들의 편이라는 것을 밝히지 않으면 기원의 말처럼 세자의 자리는 없었다. 그러나 세자가 그들의 편이라는 것이 알려지면 세자는 적의 땅에서 결코 돌아오지 못할 것이었다. 적의 땅에 머물며 낮과 밤마다 홀로 삭였던 고독이 조선의 땅에 돌아와서는 고독을 넘어 슬픔이 되었다.
그러한데, 임금은 나를 위해 울어주지 않으실 것인가. 정녕 울어주지 않으실 것인가…… (p.161)

조선은 멀었고, 임금은 적에게 굴복한 패국의 왕이었다. 그들이 바라고 기다리는 것이 오직 세자가 일어서는 날이었다. 적의 땅에서 살았던 그들의 세월을 이해해줄 사람이 조선에 있는 임금이 아니라 적국에 잡혀 있는 세자일 것이므로 더욱 그러했다. (p.232)

정복자의 세상, 정복자의 세월이었다. 세자가 문득 어금니를 물고 생각했다. 부국하고, 강병하리라. 조선이 그리하리라. 절대로 그 기다림을 멈추지 않으리라. 그리하여 나의 모든 죄가 백성의 이름으로 사하여지리라. 아무것도, 결코 아무것도 잊지 않으리라. (p.316)

세상을 탓하거라, 말하고 싶지 않았다. 잘못 태어난 시대를 탓하거라,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내가 모두를 살릴 수 있는 자리에 설 것이니 너의 억울함을 그때에 위로받거라,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세자가 단지 한마디를 할 수 있을 뿐이었다. 입 밖에 내지 못한 채, 그러나 마음 깊은 곳에서, 진심을 다하여…… 잘 가거라…… 네가 죽음으로도 너의 이름을 남기지 못할 것이나 내가 이름을 남길 수 없는 자들의 죽음을 기억할 것이다…… 잘 가거라. 내가 너를 기억할 것이다…… (pp.32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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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내가 보여주고자 한 것은 이 작은 나라의 비루함이 아니었다” 대산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가 김인숙의 2010년 신작 《소현》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에 인질로 끌려갔다 돌아왔으나 귀국 두 달 만에 사망한 ...

[출판사서평 더 보기]

“내가 보여주고자 한 것은 이 작은 나라의 비루함이 아니었다”

대산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가
김인숙의 2010년 신작 《소현》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에 인질로 끌려갔다 돌아왔으나
귀국 두 달 만에 사망한 비운의 세자, 소현 세자의 마지막 2년의 이야기!
생생한 스토리텔링과 섬세한 묘사로 정평이 나 있는
작가 김인숙의 손끝에서 다시 태어났다!


“부국하고, 강병하리라. 조선이 그리하리라. 그리되기를 위하여 내가 기다리고 또 기다리리라. 절대로 그 기다림을 멈추지 않으리라. 그리하여 나의 모든 죄가 백성의 이름으로 사하여지리라. 아무것도, 결코 아무것도 잊지 않으리라.”

우리가 기억해야 할 또 한 명의 역사 속 인물, 소현 세자!
그는 조선을 사랑했지만 조선은 그를 버렸다! 이제 우리가 그를 기억해야 한다!

비운의 세자 소현의 운명을 통해 대 격변 시대의 정점을 그린 소설 《소현》

병자호란의 패전으로 참담함의 정점에 놓인 조선. 패전국의 세자인 소현은 대국을 배신하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가 고독과 죽음의 불안 속에서 8년여의 세월을 보낸다. 김인숙의 소설 《소현》은 청나라가 명나라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중국 대륙을 제패하던 시점, 소현 세자가 볼모 생활을 마치고 환국하던 1644년 전후를 담고 있다. 청이 승리하면 환국할 수 있지만 조선의 굴욕은 끝나지 않는다는 모순된 운명에 놓인 소현. 그는 결국 조선을 친 적국 청나라의 승전을 목격하고 환국한다. 언젠가는 조선이 진실로 강해리라는 절실한 꿈을 가슴에 품은 채. 그러나 그의 모국인 조선은 소현을 끝내 품지 않는다. 나라를 빼앗기고 자존을 빼앗기고 자식을 빼앗겨 통한의 눈물을 삼켰던 왕(인조)과 신하들에게 장성한(더구나 청나라 왕족들의 신임을 얻은) 소현은 왕위를 위협하는 적일 뿐이었다.
《소현》은 끝내 왕이 되지 못한 채 꿈처럼 사라진 비운의 세자 소현이 처해 있던 현실과 그의 내면에 깊게 드리워져 있던 비애를 통해, 조선이 가장 위태롭고 혼란스러웠던 시기의 이야기를 장대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정복자들의 전쟁이 남긴 조선의 상흔을 생생하게 담은 작품
정복 전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건 비단 소현 세자만이 아니다. 소현 세자를 보위하기 위해 함께 볼모로 끌려간 소현의 아우 봉림 대군과 좌의정 심기원의 아들 심석경, 청의 황제에게 바쳐졌다가 대학사의 둘째부인으로 되바쳐진 회은군의 딸 흔과 그녀의 종인 무녀 막금, 청나라 군인들에게 어머니와 누이가 능욕과 도륙을 당한 역관이자 상인 만상, 그리고 소현에게 조선의 미래를 기대하는 무수한 백성들…… 어느 하나 거대한 권력 투쟁의 칼날에 베이고 찢기지 않은 이가 없다. 요컨대 《소현》은 왕의 아들인 소현 세자를 비롯, 양반과 중인과 천민의 운명이 당시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서로들 어떻게 맞물리고 펼쳐지는지 전체적인 시선으로 들여다보고 날카롭게 포착한 작품이다. 이 모든 인물들의 통한과 두려움, 좌절, 욕망, 갈등은 당시 거대한 권력 투쟁에 도륙 당한 조선의 얼굴 그 자체인 것이다.

역사적 사실과 허구의 이야기를 조화롭게 엮어낸 고밀도 팩션
작가 김인숙은 소현 세자의 볼모 생활과 환국, 좌의정 심기원과 회은군을 중심으로 한 역모 사건, 명과 청의 전쟁 등 굵직한 역사적 사실과 소현 세자, 봉림 대군, 심기원, 심석경 등의 실존 인물 사이로 흔, 막금, 만상의 이야기를 마치 씨실과 날실처럼 촘촘하게 엮어 이 소설을 완성해냈다. 소현과 심석경을 비롯한 실존 인물들은 마치 작가가 역사서에 기록된 차가운 텍스트로부터 그들을 꺼내 뜨거운 숨결을 불어넣은 듯 생생하고, 작가의 상상에 의해 탄생된 인물들은 실제로 그때 그곳에 존재했던 이들처럼 당시 혼란했던 상황의 단면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당시의 역사가 단지 기록이 아닌 풍부한 서사로서 성큼 다가와 있을 것이다.

추천사_ 김남일(소설가)
첫줄부터 오싹 소름이 끼쳤다. 이럴 수도 있구나! 문장과 문장이 방심을 용납하지 않았다. 한국어가 이토록 정밀하다면 도대체 번역은 어찌 가능할 것인가, 차라리 걱정이 될 정도로. 김인숙은 그렇게 능멸의 서사를 냉정하게 복원해냈다. 완전히 굴복한 자의 처지에서.
먼저 읽었다고 무엇을 덧붙일 것인가. 볼모로 잡혀간 세자는 아득한 세월이 지나 아비인 임금으로부터 이런 말을 듣는다.
“울거라, 네 몸에 울음이 가득할 것이다.”
이게 김인숙의 ‘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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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조정규 님 2010.04.16

    그러나 도르곤이 명한 것이 진군이 아니라 멈춤이었다.

  • 김수미 님 2010.04.13

    날이 따뜻하여 외풍도 스며들지 않는 양화당에 햇살마저 따듯해 상을 지키는 세자의 마음도 오랜만에 아늑했다. 사저에서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사저에 있을 때 아비는 엄하지 않으셨다. 아비는 흔히 아들을 불러 무릎 위에 앉히고, 읽은 책을 말해보라 하며 머리를 쓰다듬곤 하셨다. (p.174)

  • 김수미 님 2010.04.13

    샛길은 그 누추함이 이루 말할 수 없고, 그 샛길의 끝에 초가들이 겨우 움막을 면한 듯 서 있는 것도 그 처참함이 말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얼굴이 새빨갛게 튼 아이들이 배고픈 얼굴로 행차를 머뭇머뭇 구경하고 서 있는 것도 보였다. 조선에 두고 왔던 것 중에 가장 절박했던 기억은 그래도 배고픔이었던가. 만상의 뱃속이 자신도 모르게 격렬히 쓰렸다. (p.142)

회원리뷰

  • 소현세자, 인조의 아들로 병자호란으로 인해 청국에 오랜세월 볼모로 있었던 조선의 세자. 아버지인 인조에 의해 독살되었다는 설...
    소현세자, 인조의 아들로 병자호란으로 인해 청국에 오랜세월 볼모로 있었던 조선의 세자.
    아버지인 인조에 의해 독살되었다는 설이 있으며, 사후 남겨진 세자빈과 아들들도 모두 아버지의 의해 죽은 기구한 운명의 인물.
    내가 소현세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누가 왕을 죽였는가'라는 책에서였던 것 같다.
    오랜세월 청의 볼모로 있으면서 청과 조선의 외교를 담당했던 세자는 어쩌면 광해군과 비슷한 길을 간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광해군이 임금의 자리에서 쫒겨난 것은 선조의 계비였던 대비를 폐하고 이복동생인 영창대군(맞나?)을 죽인 폭군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이지만 그가 나라의 실리를 따져 외교를 펼쳐 명을 숭상하던 당시 조정대신들의 뜻과 반대의 길을 갔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허울좋은 명분 대신 나라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정치를 한 것이 광해군이 임금의 자리에서 쫒겨나는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소현세자는 광해군과 비슷한 인물이 아니었을까?
    청국에 볼모로 잡혀있는 동안에도 여전히 다 망한 명이라는 나라에 목을 매고 쓸데없는 탁상공론만 해대는 조정대신들과 압박해오는 청국 사이에서 유연한 외교감각으로 많은 조선인을 구하였다는 소현세자와 상단을 꾸려 재산을 모으기도 했다는 강빈은 명을 숭상하였고 돈 따위에 대해서는 논하는 것 자체가 양반으로서 수치라고 여겼다는(표면적으로는) 그 시대의 조선사대부들이 보기에 어떠했을까?
    인조는 자신이 반정을 통해 몰아낸 광해군의 모습을 아들에게서도 보았을까?
    멀리 있어 보지 못하고 다른 이를 통해 듣는 소식이 아들의 마음을 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일까?
    가까이에 보면서도 묻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부자는 그렇게 서로의 속마음을 짐작하고 의심하며 어떤 마음이었을까?
    권력이란 것이 명분이라는 것이 한 나라의 임금이라는 자리가 아들조차도 믿지 못할만큼 대단한 자리였을까?
    책은 소현세자의 죽음에 대해 단지 마지막에 조금의 페이지를 할애할 뿐이다.
    그의 죽음보다는 그가 적국의 볼모로 있는 동안 어떤 마음이었을지 그 고독하고 외로운 타국생활과 어쩌면 타국에서보다 더 외롭고 고독했을지도 모르는 잠시잠깐의 귀향을 보여준다.
    그의 마음이 적국에서도 자신의 나라에서도 발붙일 곳 없던 조선인포로들의 마음과 닿아있지는 않았을까?
    책에 나오는 많은 인물들 중에 소현세자와 함께 청에 볼모로 잡혀온 심석경이라는 인물이 있다.
    그가 실존인물을 모델로 한 것인지 아니면 완전한 허구의 인물인지 나는 모른다.
    '아비의 자식으로 태어났으나 아비에게서 버려졌고, 나라의 백성으로 태어났으나 나라에 버려진 목숨'
    그건 어쩌면 석경에 대한 말인 동시에 소현세자 자신에 대한 말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책을 쓰는 내내 소현세자의 고독이 전해져 몸이 아팠다는 작가의 말처럼 왠지 울지 못하고 속으로만 울음을 채운 세자의 모습이 그려지는 듯해 함께 울고 싶어졌다.
  • [서평] 소현 | me**ney | 2011.08.0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소설을 쓰는 내내 소현의 고독이 내 몸속에 들어와 늘 어딘가가 아팠다. 336p 라는 작가...

     
     
    소설을 쓰는 내내 소현의 고독이 내 몸속에 들어와 늘 어딘가가 아팠다. 336p 라는 작가 김인숙님의 말처럼 소현은 독자들에게도 가슴깊은 슬픔을 주는 소설이었다. 1년이 넘은 후에 다시 읽은 소현은 여전히 가슴 아픈 소설이었다.
     
    비루함의 너머에 있는 것, 혹은 그 중심에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언젠가는 이루어져야만 할 꿈이었다.
    '내가 저들의 세자이다.'
    말 등위에서 세자가 속으로만 말했다. 208p
     
    적장 앞에 무릎을 꿇는 아비의 굴욕을 보고, 왕세자의 신분으로 적국에 볼모로 끌려가는 수치의 세월을 살았다. 그동안 그가 나라를 등한시한것도 언행을 함부로 한 것도 아니었다. 그는 다만 속으로 삭여가면서 인내하고 또 인내하였을뿐.. 그 무서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임금은 자신의 아들을 버렸고, 더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참으로 가혹한 현실이었다. 역사에 기록된 사실은 마치 세자에게 문제가 있는 듯 기록되었으나, 인조가 세자비와 원손을 포함한 세자의 모든 아들들을 죽인 것을 보면 분명 세자의 죽음 또한 학질이 아닌 인조의 명을 받은 일일듯 싶었다.
     
    흔에게는 그것이 모든 것이었다. 흔이 자신이나 아비의 영광보다도 더 세자의 영광을 꿈꾸었다.
     ..
    헌데 이것이 세자의 보상이란 말인가. 이것이 자신이 태어난 나라가 그 나라의 백성에게 주는 보상이란 말인가. 252p
     
    볼모로 끌려간 소현세자와 그의 심복과도 같았던 심석경, 그리고 심석경의 연인이자 고관대작의 딸이었으나 적국에 끌려와 적국관리의 여자가 된 흔의 이야기까지 역사에 픽션을 가미한, 그러기에 생생히 펼쳐내질 수 있었던 과거의 이야기들이 우리 곁으로 살아돌아왔다. 잊고 있었던.. 아니 기억 못했던 역사의 슬픈 한자락을 이렇게 만나게 되었다. 작년에 읽을 적에도 굴욕적인 세자의 이야기가 진실로 가슴아팠으나 더욱 속상했던 것은 그런 세자의 고독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아비의 부덕이었다. 왕은 임금으로써 너무나 잔인했다. 유약했던 그가 유독 자신의 아들에게만은 관대하질 못했다. 물론 아들이 하나가 아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수 있겠지만, 왕의 자리가 그런 자리라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닐지라도 나는 왕의 자리에 오르고 싶지 않을 것이다. 내 아이의 목에 칼을 겨누는 자리에 어찌 오를 생각이 들겠는가. 소인배의 생각일 수 있겠지만 조선을 사랑한 세자를 저버린 왕의 마음이 참으로 간악하게만 느껴졌다.
     
    세자가 석경을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이 불안이 아니고 노여움도 아니었다.
    그것이 바로 슬픔이었다.
    아비의 자식으로 태어났으나 아비에게버려졌고, 나라의 백성으로 태어났으나 나라에게 버려진 목숨이었다. 323p
     
    세자와 석경, 그 둘은 다른 몸이나 같은 이야기를 흘려내는 듯 했다. 그래서 더 구슬펐다. 세자가 자식처럼 여기며 의지했던 석경과 칼을 맞고 의식이 흐려지는 순간에도 세자 저하를 외쳤던 석경의 이야기, 세자의 꿈이, 그가 원손과 함께 펼쳐내고팠던 조선을 향한 꿈이 펼쳐질 수 있었다면 우리 역사는 어떻게 또 바뀔 수 있지 않았을까..
     
    강해져야한다는 것을, 약해지면 언제나 달려들 준비가 되어 있는 수많은 세력들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나라도, 나도 모두가 강해져야 함을..
    그 이야기가 너무나 안타깝게 느껴졌던 귀하신 분의 이야기, 소현 세자였다.
  • 얼마 전, <병자록>을 쉽게 쓴 <<남한산성의 눈물>>을 읽을 때만 해도 전쟁 당시의 참혹함과...
    얼마 전, <병자록>을 쉽게 쓴 <<남한산성의 눈물>>을 읽을 때만 해도 전쟁 당시의 참혹함과 전쟁에서 지고난 후의 그 굴욕감만을 받아들였지 그 후의 이야기 같은 것은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 임금은 땅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여 패배를 인정하고 세자와 대군은 청에 볼모로 끌려갔다. 다스리는 자가 당장은 곁에 없으니 이제 임금은 나라만 잘 다스리면 되겠지... 라고. 잘 만들어진 역사소설을 읽을 때마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역사에 무지했었는지 새삼스러워지고 부끄러워진다. 조금 더 알았다면 조금 더 깊이 받아들이고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텐데. 

    병자호란 당시 청으로 끌려갔던 세자, 그가 바로 "소현"이다. 소설 <<소현>>은 병자호란에서 청나라에 패하고 볼모로 끌려간 소현세자가 10여년을 지내고 그 암울한 격벽의 정세 속에서 죽기까지, 2년여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음 임금이 될 사람, 그러므로 그토록 중요한 자리이면서도 무엇 하나 함부로 말을 입에 담을 수도 없었던 위치가 세자이다. 적의 나라에서 온갖 굴욕을 당하며 적이 소멸하는 것을 보는 대신 점점 강한 나라가 되는 것을 볼 수밖에 없었던 소현세자의 고독이 진하게 느껴진다. 

    처음 떠나보낼 때, 임금은 자신을 대신할 아들이 가엾어 울었다. 하지만 10여년의 세월동안, 그 세월이 아들을 아들이 아닌 적으로 생각하게 만들었다. 다만 백성들을 위해 살고자 했던 세자였으나 세상이, 정세가, 정치가 그렇게 두지를 않았다. 뜻이 있되... 그저 기다리고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소현이 안타까울 뿐이다. 

    "나는 조선의 세자, 임금의 아들이다. 내가 아는 것 중에 가장 밝히 아는 것이 그것이 아니겠느냐. 내가 내 뼈를 갈고, 적의 똥을 핥는 한이 있더라도, 저들이 보여준 모든 것을 아무것도 잊지 않으리라. 상께는 차마 올리지 못할 말이나 내가 상이 당하신 치욕을 이제 내 살을 깎는 아픔으로 안다. 통한이 무엇을 일컫는 글자였는지도 이제 알겠구나. 적들이 모든 것의 위에 선 이때에 내가 비로소 그것을 안다. 허나, 잊지 않을 것 중의 가장 큰 것이 어찌 굴욕이겠느냐. 내가 저들이 어떻게 이겨 어떻게 여기에까지 이르렀는지를 잊지 않으리라. 잊지 않음이 굴욕을 삼키는 길이 되더라도, 그리하리라."...327p

    <<소현>>의 글이 아름답다 생각했다. 마치 시어를 읽는 것처럼 행과 행 사이의 뜻을 헤아려 읽었다. 그랬기에 소현세자와 석경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비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결국엔 버림받은 이들. 그들이 그 시대를 어떻게 살아냈는지를 소설 <<소현>>이 말하고 있다. 1등만 기억하는 세상 속에서 임금이 되지 못한 자의 이야기를 읽으니 그를 위해 울어주지 않은 아비 대신, 울음이 가득할 그를 위해 내가 울어주고 싶다.
  • 인조의 첫 아들인 소현세자는 인조의 굴욕적인 항복의 댓가로 인질로 동생인 봉림대군과 고위 관리 자제들과 같이 볼모로 청에 잡혀...

    인조의 첫 아들인 소현세자는 인조의 굴욕적인 항복의 댓가로 인질로 동생인 봉림대군과 고위 관리 자제들과 같이 볼모로 청에 잡혀간다.  

     

    그 세월이 흘러서 청의 왕권 교체 다툼에서 그들만의 권력쟁탈전을 보게 되고 어디에서도 자신의 뜻을 말 할 수 없는 위치에 있음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청의 대신으로 일찍이 황제의 여자로 있던 조선에서 끌려온 양반의 딸인 흔을 하사 받은 고위관리와의 힘겨루기 경쟁, 심기원의 아들인 심석경에 대한 세자의 끊임없는 의심과 신뢰를 반복하면서 결코 누구도 믿을 수 없되, 믿지 않을 수 없으며, 죽여야 하되, 결코 죽여서는 안되는 , 반드시 살려내야 하는 심석경에 대한 애증의 폭을 드러낸다. 

     

    청의 도르곤의 권력양위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 파장이 조선에 몰고올 여파를 생각 하지 않을 수없는 상황에 대해 대처하는 자신의 힘없는 무능함을 드러낸 말 한마디에도 신중함을 보인다.  

     

    아버지인 인조가 자신을 생각하는 뜻과, 자신이 원치 않았음에도 자신은 조선의 세자란 사실에서 버거운 삶을 이어나간 소현은 조선에서 반정의 세력모함 주동인으로서 심기원이 내세운 회은군 이덕인과의 관계는 그를 더욱 고립으로 몰아가고 이 와중에 천한 출신으로 청나라 말을 익힌 잇점을 자신의 능력으로 삼아 통역일을 하는 신분으로 상승한 만상이란 인물이 등장을 하고 신의 내림굿딸로 지내던 막금이 흔을 모시면서 심석경과 흔의 안타까운 정인의 관계를 이국에서 이루지 못한 또 하나의 그림을 그려준다.  

     

    인조를 보러가는 중에는 반드시 자신대신 아들인 원손이 청에 가 있어야 하는 현실에서 오는 아비로서의 아들에 대한 그리움, 애틋한 정 한 번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채 자란 아들을 바라보는 소현의 심성은 그 표현의 강도가 폭발을 누르고 지그시 자제를 행 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드리운다.  

     

    회은군과 함께 심기원 일당이 소탕이 되고 자신의 입지가 더욱 좁아짐을 느낀 소현의 마음은 봉림에게 의지를 할 수 밖에 없고, 그런 형을 바라보는 봉림의 마음 또한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보인다.  

     

    역사상 가장 비운의 왕가쪽 인물이라면 단연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사도세자지만, 소현세자 또한 이에 못지 않은 불운의 삶을 살다 간 인물이다.  

    드라마 "추노"에서 소현의 자제인 원손이 제주도에 갇혀있다는 설정하에 무대가 이어지고 있던 상황의 극을 보면서 소현에 대한 궁금증이 다시 일었다. 

     

    다른 작가들이 써 온 역사소설 속의 구성이 시대상의 압축과 소현의 마음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공감을 느끼게 한 반면 이 소설은 내내 무거움을 주고 남겼다. 

     

    시종 일관 소현을 비롯한 주의의 인물의 내면에 생각이나 말 표현이 많은 함축을 하고 배제되어 있기에 소설상의 분위기는 답답함을 주기까지 한다.  

     

    고국에 돌아와서 얼마 안되어 죽은 소현의 죽음 자체도 여전히 의문에 쌓여있고, 아버지 보다 뛰어난 인물은 친 혈육이라도 경계의 대상이 되어야만 했던 당시의 조선이란 나라의 정치세계는 소현이란 인물이 청에서 받아들이고 익힌 서양 문물에 대한 뜻을 펼치기엔 너무 좁았고 그런 소현을 지지해 주는 기반이 없었단 점에서 많은 안타까움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무릇 태평성대라는 의미안에는 왕 자신의 내면적으로 뛰어난 자질과 소양도 갖추어야 할 기본기가 있어야겠지만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주위의 환경요건, 보좌를 함에 있어서 훌륭한 신하들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을 우리는 세종대왕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알고 있다.  

     

    그런점에 비추어 볼 때 소현이 갖고 있던 내면의 자질은 그에 못지 않았을 거란 생각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오직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조선의 사정을 재건키 위해 자신의 뜻을 감추고 살아온 청국에서의 볼모 생활은 아버지 인조가 생각하는 그런 세자로 생각되어지지 않았단 점이 어긋난 행보를 보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시대를 앞서간 소현의 서구 문물을 받아들인 정신은 인조나 당시 조정대신들 눈엔 이단자의 눈으로 보였을 것이고, 심기원 일당의 반정모함 실패 사건은 소현으로 하여금 아버지 인조로부터 신뢰를 받기 어려운 단서를 제공하기에 이르렀을 것이다.  

     

    소설은 시종 이런 분위기조차도 내내 부자 지간의 대화라고 하기엔 짦은 말 몇 마디 속에 그 의중을 헤아리게 하였고, 심지어는 답답함을 느끼게 하는 서술방식으로 이어지고있다. 

     

    타고난 신분에 따라서 소현은 소현대로의 왕세자란 신분에 맞게 자신을 주위에 거스르지 않는 방식으로 살아남았고, 천출출신인 막금이나 만상같은 인물들 또한 그네들 나름대로의 잡초같은 인생을 그들 방식으로 살아남는다.  

     

    다만 막금이나 만상처럼 속 시원히 자신이 살아남고자 애쓰는 과정이 현실적인 대안의 방법이었다면 소현은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 신분의 위험을 감수하며 그날 그날을 살았다는 점에서 대비된 삶을 보여준다.  

     

    역사는 승자에 의해 쓰여진다란 말이 있듯이 소현의 죽음 또한 정확한  것이라고 하기엔 의심의 여지를 두고 있기에 , 총명하고 자신의 뜻을 펼칠 수만 있었다면 효종과는 또 다른 청에 대한 조선의 현실적인 정치실현이 다른 방법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의 상상을 해 보게 한다.  

     

    작가의 반어적인 문체 표현 속에 소현을 비롯한 인조, 심석경, 흔의 맘을 알듯 말듯 하게 하는 아쉬움은 그래서 책을 읽고 나서도 그리 개운치 않는 느낌을 들게 한다.

  • 소현 - 김인숙 | ma**e7563 | 2010.08.1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소현세제에 관련한 책은 많지만 요 녀석은 꽤나 신간이다 도서관에 신간으로 들어와있었는데 빌릴까 말까 고민하는 사이 어느 분...

    소현세제에 관련한 책은 많지만 요 녀석은 꽤나 신간이다 도서관에 신간으로 들어와있었는데 빌릴까 말까 고민하는 사이 어느 분께서 빌려가시는 바람에 다시 며칠을 기다려서 빌려야했다

     

    이 작품은 세자 소현이 죽기 전 2년여 동안을 묘사하고 있다 소현은 청국에 볼모로 잡혀갔다가 조선으로 돌아온지 두 달만에 죽었으니 그의 죽기 전 2년여 동안이라 하면 그의 청국 볼모생활을 다룬것이라 할 수 있다

     

    소현세자는 그의 어리석은 아비와 그 자신의 진보적이고 현명함과 또 자신의 강한 아우 때문에 굉장한 유명인사이니 딱히 이 시대에 뭐가 어떻고는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본인도 그다지 시대의 전황이나 흐름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읽었으니까 다만 본인이 주의해서 본 것은 작가의 등장인물들의 표현방법이었다 세자 소현과 아우 봉림, 그리고 조선의 귀한 여인으로 볼모로 잡혀와 청의 대신의 아내가 된 여인의 이야기와 천하다 여겨지는 역관의 이야기, 그리고 청의 황제가 될 수 있었던 사내 도르곤

     

    청국에 볼모로 잡혀와 아비로부터의 슬픔도 껴안고 견뎌야했던 소현

    자신의 아우를 경계하면서도 진심으로 아우를 친애하고 의지했던 세자 소현의 심리가 섬세하고 아름답게 묘사가 된 듯했다 물론 다른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도 아름다웠는데 소현을 대신해 울던 아비나 형을 사랑하던 봉림도 좋았다  사실 본인이 가장 좋아하던 심리묘사는 소현과 소현과 도르곤에 관련한 심리묘사였다 새 시대를 열 가능성이 있던 자들에 대한 심리묘사가 피워보지 못하고 죽어버린 걸 알았기 때문에 슬프면서도 아름다웠던 것 같다 도르곤이 죽어버린 것이 정말로 안타깝다고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책에서는 소현이 청국에서 정치를 하거나 사람들이 알고있는 것처럼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다만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소현의 마음이 어떠한가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마음이 어떠한가를 볼 수 있을 뿐이다

     

    본인은 정말로 이 작품이 마음에 들었는데 이미 사서 읽는 책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도서관이나 다른 사람에게서 빌려 읽는 책은 읽고 난 후에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드물다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해도 소장한다는 것에는 좀 더 많은 애정과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서는 어려운일이니까 그렇지만 이 책의 경우 정말 읽는 내내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애착이 가는 작품인 것 같다 정말로 재밌게 읽었더라도 다 읽고 난 후엔 어쩐지 소장하는데엔 흥미가 없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렇지 않으니 책의 흡인력과 여운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다

     

    게다가 이야기를 하는 한글이 너무 섬세하고 아름다워서(정말이지 아름답다는 말 이외에 어울리는 걸 찾을 수가 없다) 깜짝 놀랐달까 여튼 극찬을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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