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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일까
| A5
ISBN-10 : 8956601372
ISBN-13 : 9788956601373
우리는 사랑일까 [양장] 중고
저자 알랭 드 보통 | 역자 공경희 | 출판사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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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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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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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간의 연애심리를 독특하게 분석한 지적인 연애소설! 연애의 진행과정을 담아낸 알랭 드 보통의 지적인 연애소설 『우리는 사랑일까』.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와 《너를 사랑한다는 건》에 이은 '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의 하나로, 3부작 중에서 여주인공의 시선으로 그려진 유일한 책이다. 20대 중반의 커리어우먼 앨리스가 꿈꾸는 낭만적 사랑과 그녀의 남자친구 에릭 사이에서 벌어지는 아슬아슬한 사건들을 통해 이상적 사랑이 어떻게 현실 속에서 성숙한 사랑으로 완성되어가는지를 보여준다. 연애의 탄생에서 성장, 그리고 결실까지를 작가 특유의 현학적 분석과 세밀한 심리 묘사로 흥미진진하게 펼쳐놓는다.

저자소개

저자 : 알랭 드 보통
저자 알랭 드 보통 Alain de Botton은 1969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났다. 은행가이며 예술품 수집가인 아버지를 둔 덕택에 유복한 환경에서 자라났다. 여러 언어에 능통하며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 수석 졸업했다.
스물세 살에 쓴 첫 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에 이어 《우리는 사랑일까》《너를 사랑한다는 건》에 이르는, 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이 현재까지 20여 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어 수많은 독자를 매료시켰다. 자전적 경험과 풍부한 지적 위트를 결합시킨 이 독특한 연애소설들로 그는 ‘90년대식 스탕달’ ‘닥터 러브’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또한 문학과 철학, 역사를 아우르며 일상의 가치를 발견하는 에세이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젊은 베르테르의 기쁨The Consolation of Philosophy》《불안》《여행의 기술》《행복의 건축》《일의 기쁨과 슬픔》 등을 냈다. 2003년 2월 프랑스 문화부 장관으로부터 ‘슈발리에 드 로드르 데자르 에 레트르’라는 기사 작위를 받았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유럽 전역의 뛰어난 문장가에게 수여하는 ‘샤를르 베이옹 유럽 에세이상’을 수상했다. 현재 런던에 살고 있다.
작가 홈페이지 www.alaindebotton.com

역자 : 공경희
역자 공경희는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전문 번역가로 활동해오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했고, 서울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대학원에서 강의했다. 옮긴 책으로 《호밀밭의 파수꾼》《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매디슨 카운티의 다리》《파이 이야기》 등이 있다.

목차

서장
현실
예술이냐 생활이냐
이야기에 대한 선망
냉소
파티
동정녀 잉태
사랑을 사랑하다
불확정성
촉매
섹스, 쇼핑, 소설
세탁 주기
가치 체계
상대방을 안다는 것
예측 가능성
사랑의 영속성
권력과 007
신성한 관계
에릭의 짐
왜 사랑받는가?
여행
독서의 문제
유쾌증
다이빙, 루소, 그리고 너무 생각이 많은 것
사춘기
여성 혐오
자기 자신에 대한 휴가
지역성
내가 어떤 사람이 되게 하나?
영혼
진실의 층위
의문
책임 떠넘기기
혼자만의 언어
오독
누가 노력하는가?
연애의 조각 맞추기
선언
초대
순교

옮기고 나서

책 속으로

앨리스는 사랑하는 남자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했다. 그 남자의 행동은 여전히 수수께끼였다. 에릭은 처음 만난 날과 똑같이 복잡해 보였다. 그 첫 만남에서 그녀는 그 남자를 ‘안’ 줄 알았지만 이제는 그렇게 주장할 수 없었다. 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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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는 사랑하는 남자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했다. 그 남자의 행동은 여전히 수수께끼였다. 에릭은 처음 만난 날과 똑같이 복잡해 보였다. 그 첫 만남에서 그녀는 그 남자를 ‘안’ 줄 알았지만 이제는 그렇게 주장할 수 없었다. 그 남자는 멀리서는 잘 보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백만 개나 되는 파편으로 나뉘어 있었다. 앨리스는 이토록 서로 화해할 수 없는 요소들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 신기했다. 그리고 예상할 수 없고, 끊임없이 질문과 해석이 뒤따르는 불안정 상태에 힘이 빠졌다. - 1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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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토록 흥미진진하고 지적인 연애소설은 처음 본다! 유쾌한 연애술사 알랭 드 보통이 선사하는 공감 100배 러브스토리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너를 사랑한다는 건》을 잇는 ‘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 최고의 걸작!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출판사서평 더 보기]

이토록 흥미진진하고 지적인 연애소설은 처음 본다!
유쾌한 연애술사 알랭 드 보통이 선사하는 공감 100배 러브스토리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너를 사랑한다는 건》을 잇는
‘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 최고의 걸작!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작가 중 하나로 꼽히는 알랭 드 보통. 그가 지금까지 발표한 여러 저서 중 장르상 ‘소설’로 분류되는 것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Essays in Love》(1993),《우리는 사랑일까 The Romantic Movement》(1994), 《너를 사랑한다는 건 Kiss and Tell》(1995), 이렇게 세 편뿐이다. (괄호 안은 원서 발표 연도.) 작가의 초기 ‘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이라 불리는 이 장편소설들은 전 세계 20여 개 언어로 번역?출간되어 수많은 독자를 매료시켰으며, 자전적 경험과 풍부한 지적 위트를 결합시킨 이 독특한 연애소설들로 그는 ‘90년대식 스탕달’ ‘닥터 러브’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 중 특히 여주인공(앨리스)의 시선으로 그려진 유일한 책 《우리는 사랑일까》는 수많은 여성 독자들의 공감과 찬사를 받아온 최고의 걸작으로, 도서출판 은행나무는 보다 감각적인 표지의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선보이며 젊은 독자들의 가슴을 두드린다.
2010년에는 국내에서 이 책을 소재로 각색한 네 편의 옴니버스 영화가 제작되어 무료로 상영되기도 했다. (http://romoseoul.com/)

당신이 꿈꾸는 가장 낭만적인 로맨스
연애의 탄생에서 결실까지, 남녀의 심리를 꿰뚫는 놀라운 통찰력


그 누가 고리타분한 연애 이야기를 알랭 드 보통만큼 세련된 감각으로 풀어놓을 수 있을까? 남녀 간의 연애심리를 독특한 방식으로 분석한 소설들로 독자들에게 널리 사랑받아온 그의 ‘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 이 책 또한 연애의 탄생에서 성장, 그리고 결말까지 알랭 드 보통 특유의 다양한 현학적 분석과 세밀한 심리 묘사를 통해 연애의 진행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나간다.
하지만 이번 소설 속 주인공은 바로 이 책의 주요 독자가 될 20대 중반의 커리어우먼 ‘앨리스’다. 한창 사랑에 대한 갈망과 환상으로 가슴 설레고 있을 독자들에게 앨리스는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놓은 듯, 닮은 존재이다. 따라서 앨리스의 입장에서 열렬히 공감하며, 마치 마법과도 같이 그녀의 로맨스에 몰입할 수 있다.
작가는 앨리스가 꿈꾸는 낭만적 사랑과 그녀의 남자친구 에릭 사이에서 벌어지는 아슬아슬한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이상적 사랑이 어떻게 현실 속에서 성숙한 사랑으로 완성되어 가는가를 간명하고도 유쾌하게 보여준다.

사랑의 권력은 아무것도 주지 않을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 상대가 당신과 같이 있으면 정말 편안하다고 말해도, 대꾸도 없이 TV 프로그램으로 화제를 바꿀 수 있는 쪽에 힘이 있다. 다른 영역에서와는 달리, 사랑에서는 상대에게 아무 의도도 없고, 바라는 것도 구하는 것도 없는 사람이 강자다. 사랑의 목표는 소통과 이해이기 때문에, 화제를 바꿔서 대화를 막거나 두 시간 후에나 전화를 걸어주는 사람이, 힘없고 더 의존적이고 바라는 게 많은 사람에게 힘들이지 않고 권력을 행사한다.
스탕달은, 애인 사이에서는 언제나 한쪽이 상대방을 더 사랑하며, 그래서 두 사람 관계의 권력이 인지되기 마련이라는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양쪽이 저울의 수평을 유지할 때에만, 한쪽이 “사랑해요”라고 말하면 상대도 자연스럽게 “나도 당신을 사랑해요”라고 말할 때에만, 권력의 존재를 잊을 수 있다. - 171~172쪽

그는 이 책을 통해 포물선과도 같은 사랑의 경과를 보여준다. 특히 우리가 연애를 하면서 겪게 되는 소소한 심리적 갈등과 연애관에 대해 기후와 건축, 쇼핑, 종교 등 로맨스와는 전혀 무관해 보이는 다양한 주제들을 끌어내 분석하고 정의 내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문장은 막연하거나 애매하지 않으며 충분한 설득력을 지닌다. 때문에 독자들은 그들이 자신의 사랑을 성숙시켜 나가는 과정을 통해 한 번쯤 경험해 봤음직한 낭만적 연애의 실체와 허상을 발견하고, 이와 동시에 깊은 철학적 사유의 즐거움마저 얻을 수 있다.

지적 유희와 통찰력을 지닌 포스트모더니즘적 구성

이 소설은 단순히 낭만적 사랑을 꿈꾸는 이들로 하여금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낭만주의 신파를 예찬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오히려 폭넓은 지적 유희와 시대를 뛰어넘는 놀라운 통찰력, 그리고 이러한 무게감을 덜어내는 신세대적 재치가 물씬 풍기는 포스트모더니즘적 성향을 고수한다.
알랭 드 보통은 이 소설 속에서 앨리스를 ‘사랑의 순결한 속죄양’을 꿈꾸는 현대판 낭만주의자로 등장시킴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그녀가 처한 입장에 공감하며 그녀의 사랑과 비극적이고도 한편으론 낭만적인 결말에 마음 졸이도록 만든다. 또한 문학과 예술사로부터 온갖 다양한 낭만주의 요소를 이끌어내 그녀가 꿈꾸는 갈망과 이상에 오색찬란한 아우라를 창조해낸다. 하지만 한편으로 작가는 냉철한 거리를 유지하며 아주 느린 걸음으로 ‘사랑의 서사시’를 진전시킨다.

오스카 와일드에 의하면, 예술이 생활을 모방하는 게 아니고 생활이 예술을 모방한다. 이런 당황스런 경구를 통해, 오스카 와일드는 무엇을 말하려 했을까? 그것은 예술이 생활보다 나은 점이 있다는, 3차원적인 애인에게 받는 키스는 영화에서 보는 키스보다 판에 박은 듯 형편없다는 것이다. 와일드의 ‘낭만적인 미학’은 토니 같은 남자들에게 그녀가 내리는 판결문과 같았다. 토니는 사무실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앨리스에게 키스했는데, 토니의 입에서는 양파 수프 냄새가 폴폴 났고, 행동거지는 오랜만에 돌아온 주인을 맞아 촐랑대는 개와 비슷했다. - 27쪽

이렇듯 말랑말랑한 러브스토리에 플라톤, 탈레스, 헤겔 등 철학 대가들의 사상과 오스카 와일드, D. H. 로렌스, 플로베르 등 문학가들의 정의, 그리고 앤디 워홀의 예술적 의미가 어떻게 절묘하게 녹아 있는지 엿보는 재미만으로도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와 즐거움은 무한하다.

현학적 분석과 진지함의 무게를 더는 재치

알랭 드 보통의 글이 지닌 매력 가운데 하나는 바로 그가 생각하는 인물에 대한 탐구와 사상들을 표현하기 위해 기존의 소설 형식에서는 쓰이지 않는 그림과 표 등 시각적인 도식들을 자유롭게 활용한다는 것이다. 왜 소설에 그림을 넣으면 안 되는가? 오히려 이것들은 복잡한 로맨스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남녀의 심리구조를 대비한다든가 연애의 진행상황을 설명함에 있어 이보다 더 확실한 도구는 없는 듯하다.
또한 그의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추상적이면서도 의미심장한 장 제목들이다. 그는 의도적으로 일반적이면서도 평범한 제목을 배제하고 ‘유쾌증’이니 ‘진실의 층위’니 하는 철학적인 제목들을 고집한다. 때문에 목차만을 놓고 언뜻 살펴볼 때는 마치 심리서나 전문서를 펼쳐든 느낌이다. 하지만 제목이 주는 무게감에 비해 담고 있는 이야기들은 도리어 재치 있고 발랄하다.
그러나 다른 무엇보다도 그의 작품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이라면 역시 “사랑해”라는 역사상 가장 오래된 고백을 젊은 감각을 통해 응시하는 능력이다. 이 책은 마치 ‘올바른 사랑에 대한 관점’, ‘사랑에 대한 우울증’과 같은 심리학 논문과 같다. 그가 깨달은 대로 ‘사랑해’라는 말은 질문이 될 수도 있고, 촉진제일 수도 있으며, 카드놀이에서 시작되는 패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통해 우리가 느끼는 낭만적 사랑의 진실은 수많은 연애 경험을 통해 우리가 터득해온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게 머리 싸매고 고민할 것 없어! 내일은 또다시 새로운 사랑이 찾아올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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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박미미 님 2010.11.29

    우리는 상대가 인식하는 범위 안에서 존재할 수밖에 없다. - 그들이 우리의 농담을 이해하면 우리는 재미난 사람이 되고, 그들의 지성에 의해 우리는 지성 있는 사람이 된다. 그들의 너그러움이 우리를 너그럽게 하고, 그들의 모순이 우리를 모순되게 한다. 개성이란 읽는 이와 쓰는 이 양쪽이 다 필요한 언어와 같다. ............. 관계의 기반은 상대방의 특성이 아니라, 그런 특성이 우리의 자아상에 미치는 영향에 있다 - 우리에게 적당한 자아상을 반사해주는 상대방의 능력에 기초해서.

  • 이수연 님 2010.03.03

    상대를 환상적인 남자라고 생각하는 낭만적인 만남에서 시작해서, 어쩐지 점점 상대가 낯설게 느껴지고 대화가 통하지 않지만 여전히 사랑한다고 느기는 시간을 거쳐, 자기 자신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헤어짐을 선택하는 이별에 이르기까지.

  • 이원숙 님 2009.06.17

    책은 피와 살이 있는 사람처럼 직접 말을 걸지는 않지만,그럼에도 우리는 "말을 걸어주는"듯한 책에 익숙하다. 저자는 우리가 혼자만의 느낌이라고 보는 상황을 말로 설명한다.서로 통하는 점을 발견하고 기쁨에 떠는 연인들 처럼,독자는 책을 보고 등골이 오싹해서 외친다."세상에,나랑 똑같이 느끼는 사람이 있네! 나 혼자만 ,,,,을 느끼는 줄 알았는데." 어두워지는 교외를 덜컹덜컹 달리는 통근 열차나 밤하늘을 나는 비행기 안에서, 독자는 짧은 순간 고독감을 덜 것이다. 243p

회원리뷰

  • 우리는 사랑일까_00766 | j2**on1 | 2019.06.10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알랭 드 보통의 사랑과 인간관계에 관한 3부작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Essays in Love》(1993),《우...

    알랭 드 보통의 사랑과 인간관계에 관한 3부작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Essays in Love》(1993),《우리는 사랑일까 The Romantic Movement》(1994), 《너를 사랑한다는 건 Kiss and Tell》(1995) 중 두 번째 작품으로, 여주인공의 시점에서 바라 본 로맨스 심리소설이다. 전작보다 관념적이고 심오하며 철학적 사유가 많아졌는데, 그래서 마냥 쉽게 읽히지는 않고 공감하기에 어려운 부분도 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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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으로는 박탈감에 시달리면서도 친구를 위해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을 수가 없었다.

    "나랑 세상 사이에 목도리 같은 게 끼어 있는 기분이야.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걸 막는 담요 같은 게 있어"

    모르는 분에게,

    이런 말씀을 드리는 걸 용서하십시오.

    하지만 몇 주 전부터 당신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빵을 사러 들어오는 당신을 보면 저는 말문이 막힙니다.

    당신의 웃음에는 꼼짝할 수가 없습니다.

    당신에게 말을 걸 용기가 있냐고 스스로 물어봅니다.

    저는 당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다만 멋지고 빨간 차와 아름다운 미소의 소유자라는 사실만 알 뿐이지요.

    저를 한낱 빵집 보조로만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사실은, 저는 음악을 대단히 사랑하는 사람이고, 작곡가입니다.

    괜찮으시다면 어느 날 저녁 식사를 만들어드리겠습니다.

    (아마) 전자레인지에 데운 채식 (확실합니다) 정도겠지만요.

    곧 다시 뵙기를 바랍니다. 그저 손님으로만 오셔도 말입니다.

    당신이 찾아와 웃음 지으면, 아침이 가치 있게 느껴지거든요.

    Your visits and your smile make the mornings seem worthwhile.

    당연히 앨리스는 위대한 사랑 이야기에 감탄했다. 그 이야기에 담긴 필연성과 불가피성이 부러웠다. 단지 행복한 결말 때문에 끌리는 게 아니었다.

    솔직함은 무례와 습자지 한 장 차이.

    그 남자는 욕망을 숨기지 않았고, 거절당할 가능성이 있어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서투르고 모호하게 사랑을 속삭이느라 평생을 허비하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면 조용히 자살하고 마는,

    창백한 북구 남자들[베르테르 같은]의 접근 방식과는 대조되는 현람함이었다.

    첫 키스를 할 때까지 앨리스에게 남아 있던 의심은 한 쪽으로 밀려났고, 그 자리에 앞뒤 재지 않는 쾌락이 들어섰다.

    순전히 기술적인 관점에서는 성생활의 역사가 있는 편이 바람직하겠지만, 심리적으로 그것은 복잡 미묘한 영향을 미쳤다. 성생활 역사가 있다는 것은 여러 사람과 성행위를 했다는 의미일 뿐 아니라, 잠자리를 같이한 사람을 차거나 그 사람에게 채였다는 뜻이었다. 좀 어두운 면에서 보자면 섹스 기교의 역사는 실망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다.

    자세한 설명을 생략한 덕에, 호텔과 매혹적인 연인은 풍부한 상상력의 방아쇠 구실을 할 수 있었다. 이 광고를 보는 사람들이 침구의 색상이나 샤워기의 수압을 알 수 없듯이, 앨리스도 아직 상대방 성격의 지형도를 그릴 만큼 다양한 분위기나 시간대에 걸쳐 고루 에릭을 경험하지 않았다. 그녀가 받은 인상은 실망한 기억들을 다시 끄집어내지 않고 욕망을 간직할 정도는 되는, 막연한 것이었다.

    그녀가 에릭에게 끌린 데에는, 그 남자가 다른 여자들이 보기에도 매력적이라는 점도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그녀의 감정은 이 레스토랑을 좋아한다는 감정과 구조적으로 비슷했다. 다른 사람이 가치를 알아주고 탐낸다는 점이 그녀의 욕망에 결정적인 요소가 되었다.

    앨리스는 침대에 누워서, 왜 기분이 산산이 찢겨버렸는지 씁쓸하게 생각했다. 갈라진 기분은 수많은 TV 채널 같았다.

    앨리스도 그 쿠션이 매력적이라든가 어떤 심미적인 가치가 있는 물건이라고 주장할 생각은 없었을 터이다. 그럼에도 앨리스느 그것을 소중히 여겨서 10년 동안 간직해왔다. 그녀는 실내 장식에 대해 기능보다는 감정을 중요시했기에, 물건의 가치도 얼마나 제 기능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기억이 담겨 있느냐로 판단했다.

    에릭이 마음의 부담을 더느라 이튿날 앨리스에게 아름다운 반지를 선물해 놀라게 한 일도 실은 놀랄 일은 아니었다.

    그 남자는 돈에 관한 한 인심이 후했다. 반지는 결코 싸지 않았다. 그러나 그 남자의 처신은 감정적으로는 너그럽지 않았다. 그것은 앨리스의 5파운드짜리 치즈에 대한 빚을 갚으려는 인색한 시도였다. 에릭이 더 큰 선물을 주려는 것은 선물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감사하는 위치에 서면 자율성을 잃고 간섭 받게 되는 것을 싫어해서이기도 했다.

    에릭은 빚을 제때 갚긴 했지만, 앨리스로서는 아쉬운 일이었다. 너무 급하게 빚을 갚고 그대로 잊어버리는 바람에, 그 남자는 그녀와 똑같은 감정의 성숙을 실현하지 못했다.

    "모든 크레타인은 거짓말쟁이다"라고 크레타인이 말했다는 역설.

    사람을 괴롭히는 글은 명료하게 술술 읽히는 글보다 왠지 더 그럴듯하고 더 심오하고 더 참되게 받아들여진다. 하이데거나 후설에게 빠진, 예민한 독자는 '이 글은 정말 심오하구나. 내가 이해를 못 하는 걸 보면 나보다 똑똑하구나. 이해하기 어렵다면, 틀림없이 이해할 만한 가치가 더 클 거야'라고 생각한다. 책을 내 던지며 말도 안되는 헛소리라고 말하지 않고.

    학구적인 자기학대는 은유적인 편견을 반영한다. 진실은 얻기 어려운 보물이며, 쉽게 읽고 배울 수 있는 것은 경박하고 중요하지 않다는 편견이다. 진리는 올라야 할 산과 같아서, 위험하고 모호하며 품이 많이 든다. 도서관의 환한 불빛 아래에 학문의 좌우명은 이렇게 쓰여 있다. 읽기 힘든 책일수록 더 진리에 가깝다.

    인간관계에서도 이런 현상이 있다. 마음이 열려 있고, 명쾌하고, 예측 가능하고 시간을 잘 지키는 애인보다는 힘들게 하는 애인이 더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심성이 종교적인-낭만적인 사람에게, 이런 사람은 비난을 받거나 기피해야 할 대상이건만, 그들은 명석한 열두 살짜리 어린이가 이해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훌륭한 문체를 비웃는 학자들처럼 행동한다.

    주인이 쓰다듬을 받는 토끼처럼 그녀는 웅 목을 울렸다.

    왜 사랑받는가?

    1. 육체 때문에 사랑받는 것

    2. 돈 때문에 사랑받는 것

    3. 이뤄놓은 일 때문에 사랑받는 것

    4. 나약함 때문에 사랑받는 것

    5. 세세한 면 때문에 사랑받는 것

    6. 불안감 때문에 사랑받는 것

    7. 두뇌 때문에 사랑받는 것

    8. 존재 때문에 사랑받는 것

    그리스어로 유토피아는 '존재하지 않는 곳'이란 뜻이다.

    비트겐슈타인의 주장을 빌리면, 타인들이 우리를 이해하는 폭이 우리 세계의 폭이 된다. 우리는 상대가 인식하는 범위 안에서 존재할 수 밖에 없다. 그들이 우리의 농담을 이해하면 우리는 재미난 사람이 되고, 그들의 지성에 의해 우리는 지성 있는 사람이 된다. 그들의 너그러움이 우리를 너그럽게 하고, 그들의 모순이 우리를 모순되게 한다. 개성이란 읽는 이와 쓰는 이 양쪽이 다 필요한 언어와 같다.

    냉소적인 사람은 너무 많이 바라고 너무 오래 기다린 사람을 뜻했다.

    그의 초대가 이렇게 기쁘고 동시에 이렇게 겁날 줄 그녀는 미처 알지 못했다.

    "모든 것에 대해서, 당신이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해서, 무슨 줄다리기 해요, 앨리스?"

    "줄다리기 같은 건 아니에요, 난 그런 거 싫어해요"

    "미안해요. 잊어버려요. 줄다리기를 싫어하는 사람치고는 꽤 잘한다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 우리는 사랑일까 | js**m | 2016.08.2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사랑이 아니다...연애를 한것이다...    그러게...왜 처음부터 사랑일까를 묻는단...
    사랑이 아니다...연애를 한것이다...
     

     


    그러게...
    왜 처음부터 사랑일까를 묻는단 말인가?
    무언가 회의적인 관계가 되어버린 걸까?
    스토리로 보자면 한여자가 잘 나가는 한남자를 만나고 그와 사귄다.대부분의 여자가 꿈꾸듯이 직업이 좋고 재력이 따라주면서 외모까지도 되는 남자를 만나서 사귀는 것은 싱글의 여성이라면 다들 원하는 남자일 것이다. 이런 남자를 만나 사귀는 주인공 엘리스의 이야기가 알랭 드 보통을 만나면서 여러 심리나 감정의 변화가 지적으로 분석도 되고 철학적으로 의미부여 되면서 단순한 연애에서 사랑을 찾아보고 자아를 보게도 된다.
    엘리스 역시도 에릭같은 남자를 만난 것을 환상적이라고 느끼고 사랑하게 되면서 차츰 그와의 거리를 확인하고 자신이 그를 사랑하고 있음을 자각 시키면서 그에게 느끼는 그 거리, 그 낯설음을 밀어나면서도 결국 그녀가 선택한 것은 이별이다.
    이 과정들에서 놀랄 만큼이나 알랭 드 보통은 여자의 심리를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지적유희보다 더 엘리스의 심리변화를,그 공허를 잘 알려주고 있었다. 혹시 이 사람은 여자인가 혹시 여자 작가가 대필했나 싶을 정도 였다.
    26살의 엘리스가 겪는 그 마음이나 보통의 여자들이 겪는 나이별 이성상은 좀 웃기고 재밌기는 했지만 또 그럴만 하겠구나 싶기도 했는데...
    소설 처음 엘리스를 설명하는 한마디 "몽상가"라는 말은 소설을 다 읽고나서 마치 나에게 하는 말인가 싶기도 했다.그 만큼 사랑이라는 것은 여자와 남자에게 다른 것인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에겐 "연애"라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사람하는 사람과 하는 것임에도 요즘은 중요한 사랑이 빠져버린 가벼운 느낌으로 쓰이고 있다.
    에릭이 한 것은 사랑이라보다는 연애같았다.
    엘리스가 그렇기에 처음과 달리 그에게서 점점 느껴지는 것은 바로 사랑때문이였을 것이다.
    사랑을 꿈꾸는 것이 몽상이라는 생각을 하니 괜히 마음이 시려워지고 있었다.그리고 위로라도 하고 싶어졌다.
    사랑과 연애...
    그속에 내가 있다. 나 자신이 초라해지지 않고 초초해 지지 않아야만 된다는 것, 그에게 바람과 욕심이 생기지 않도록 내가 서 있어야 한다는 것...
    "The romantic movement"
    원 제목이 처음 시작과 과정등을 보여준다면 "우리는 사랑일까"는 이별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이였다.낭만적 연애도 있었고...
    비록 지금은 헤어졌어도...
    지금도 사랑하고 있다면 그냥 사랑해야지...

    <우리는 사랑일까>
  • 분명 운명이었는데... | ss**um | 2015.12.03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알랭 드 보통 책을 1+3 이벤트 할 때 구입했건만, 달랑 한 권 읽고 방치해 둔 상태다. 조금 어렵기도 했거니와 도통 책을 ...
    알랭 드 보통 책을 1+3 이벤트 할 때 구입했건만, 달랑 한 권 읽고 방치해 둔 상태다. 조금 어렵기도 했거니와 도통 책을 열어볼 기회가 닿지 않았다. 조금씩 보통 책을 모으면서도 <우리는 사랑일까>만 유독 구입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읽을 기회가 닿아 내심 반가웠다. 이 책으로 인해 보통과의 재회를 불태우길 어느정도 소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통 책은 '어렵다'라는 인식이 깔려 있어서인지 책을 펼치면서도 긴장 되었다. 읽다가 덮어버리면 어쩌나, 어렵다라는 인식이 더 강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그건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초반부터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이 철철 넘치고 있었으므로.

     

      최근들어 읽은 연애소설은 좀 가벼워서 무게감 있는 책을 찾던 중에 읽게 된 <우리는 사랑일까>도 연애소설이지만, 타인의 사랑을 지켜보는 구경꾼에 머무르도록 독자를 놔두지 않는다. 사랑을 갈망하다, 사랑을 하고, 헤어지고 또 다시 사랑을 한다는 간단한 스토리지만, 그 안에 내제된 것은 무궁무진했다. 이를테면 연애를 하면서 갖게 되는 고뇌와 외로움, 상대에 대한 신뢰의 유무를 거침없이 끌어내고 있었다. 무언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을 적절한 비유와 독특한 예시로 이해를 돕고 있는 것은 물론, 그런 감정을 갖었다는 사실이 지극히 정상적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했다. 보통 특유의 철학 사상을 접목 시키며 사랑에 대해, 내면의 변화에 대해 설명해 주는 것도 유쾌했고, 소설 속에 거침 없이 그림과 도표를 인용하는 것도 신선했다. 전혀 색다른 방식으로 그만의 세계를 이뤄나갔기에 빠져들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가벼운 연애소설과 지지부진한 연애소설을 살짝 버무려 줄 수 있는 소설을 만나보고 싶다는 갈망. 그것을 '지적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알랭 드 보통의 소설을 통해서 어느정도 갈증 해소를 하게 되었다. 나 또한 여자이기에 주인공 앨리스의 시선에서 풀어 나가 더 많은 공감을 했을지는 몰라도, 빤한 스토리를 이렇게 승화시키는 저자의 역량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책을 읽는 도중 지인에게 알랭 드 보통의 소설이 '이러이러 하다'라고 말했더니, 소설가 김연수님의 말을 빌려 '알랭 드 보통은 틴 에이저(Teenager)의 우상이고, 수잔 손택이야 말로 경지에 오른 소설가'라고 말해 주었다. 정확히 기억하고 있지 않아 김연수님의 말을 제대로 옮겼는지 모르겠지만(곡해하지 않기를), 거침없이 그런 발언을 할 수 있는 김연수님 때문에 킥킥대고 말았다. 그 말을 한 지인에게 수잔 손택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자, 좀 어렵다는 말이 들리기에 그렇다면 틴에이저의 우상인 알랭 드 보통에 푹 빠져 보겠노라고 다짐했다. 그런 일화에 부응하듯 보통의 소설은 나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고, 틴에이저의 소설을 승격(?)시킨 보통씨의 매력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다.

     

      연애를 하지 않은 시기에 그런 착각에 빠지기 쉽다. 어느 날 문득, 나에게 꼭 맞는 사람이 나타나서 깊은 사랑에 빠질 것이다라는 환상. 환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기다림에 지쳐 있던 앨리스에게 그야말로 완벽한 애인이 나타난다. 우연히 파티에 갔다가 만난 에릭(에릭을 만나는 설정이 너무 빤하긴 했지만)과 하룻 밤을 같이 보내고, 그들은 연인이 된다. 런던에서 광고회사를 다니는 앨리스와 금융회사에서 어느 정도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물질적, 개인적 위치까지) 에릭의 만남은 시기적절했고, 잘 어울렸다. 앨리스의 매력이 소소할 정도로 에릭은 완벽했다. 외모, 물질, 직업까지 남들 앞에 내놓으면 저절로 목에 힘이 가는 애인이었다. 하지만 서로를 알아가면 갈수록, 무언가 부족한 것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눈에 띄었다라기 보다 내면적으로, 느낌으로 알아차렸다는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다. 책의 시작에 '앨리스가 어떤 사람이냐고 물으면, 사람들의 입에서는 대뜸 '몽상가'란 말이 나왔다.'라고 했듯이 앨리스의 내면과 생각에 점점 어긋나는 사람이 에릭이었다.

     

      에릭을 사랑하면서도 점점 자신의 시선에서 엇나가는 그에 대한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앨리스를 공감하기도 했다. 사랑일까 아닐까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의 문제였고 앨리스가 나아고자 하는 길을(대화의 길이든 미래의 길이든) 자꾸 차단시킨다는 것에서 혼란스러워 했다. 똑똑하고, 매너있고 겉보기엔 완벽해 보이는 에릭은 앨리스와의 만남이 거듭될수록 모호해져 갔다. 앨리스가 늘 자신이 '에릭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다'란 말을 자주 했듯이 에릭의 마음이 어떤지 알 수가 없었다. 큰 일에 대수롭지 않아 했고, 작은 일에 열을 내며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에릭을 쳐다보는 것은 깜깜한 어둠 속을 헤메는 것과 같았다. 그와의 미래는 아무런 희망도 비추지 않았고, 길도 펼쳐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앨리스가 쉽게 결단할 수 없는 것은 에릭을 사랑한다는 사실이었다.

     

       그 부분에서 많은 연인들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나의 발전을 자꾸 차단하고, 초라하게 만들어 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의 존재 자체로도 굉장한 것을 발견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앨리스는 점점 에릭이 전자에 속한다고 생각했고, 후자에 속한 사람은 필립이라는 사실을 깨달아 간다. 결국 에릭과 헤어지고 필립을 향해 조금씩 다가가는 것으로 책은 끝이 나지만, '사랑일까'라는 물음에 정확한 답이 없다라는 사실에 반박할만한 무엇가를 발견했다고 말할 수 없다. 에릭과 앨리스의 만남은 흥미로웠지만, 금새 결말을 예고하게 만들었기에 장황하고 생뚱맞기도 한 저자의 사랑에 대한 해석과 고견 때문에 책을 읽는 재미가 생긴 것도 사실이다.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을 끌어 모으고 뱉어내느라 책이 길어졌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로 독특하고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세밀한 심리묘사와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있는 착각이 일 정도의 표현들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진부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 사랑. 알랭 드 보통의 독특한 시선으로 인해 그야말로 새로운 시각으로 사랑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진부보다는 시니컬하게, 열정보다는 담담함으로.



    이 리뷰는 리뷰 마블 이벤트 응모작 입니다
  • 우리는 사랑일까?  

    우리는 사랑일까는 남녀간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다시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되는 과정을 그리는 소설이다. 소설에서 개인적으로 작가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전개의 양상이 남녀간의 일들을 작가가 분석해나가는 방식이다. 소설을 스스로 곱씹어 보고 내 나름대로의 가치판단을 하고 싶지만 작가가 분석해주니 어쩔 수 없다. 소설의 중점이 결과보다는 과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두 사람의 만남, 이별, 그리고 또 다른 인연이 찾아오는 과정을 분석하는 것이다.

           

    앨리스에게 에릭과의 만남이 이루어지기전에 뭔가 자극이 되는 일들이 없었다. 앨리스는 친구와 친구의 남친이 염장을 지르는 것을 지켜만 보고, 주변에서 남자를 소개시켜준다는 둥 가만히 있는 앨리스의 신경을 건드린다. 이렇게 염장질을 보고 있는 앨리스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지만 외로움이 줄곧 찾아오고 남들이 다 연애하는데 나도 연애하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강해진다.

          

    이렇게 뒤숭숭한 마음을 한편에 간직하게 된 앨리스가 우연찮게 파티에 참석한 에릭을 만나게 되고 둘의 연애가 시작된다. 여기서 작가는 사랑을 사랑하다라는 소제목을 건다. 앨리스가 하는 연애가 에릭에 대한 사랑이기 보다는 사랑이라는 관념 자체를 사랑하기 때문에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사랑에 대해 자신이 직접 그 사람과의 사랑을 자율적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남들이 전부 연애를 하고 행복하다고 하니깐 그런가보다 하는 모방심리로 인해 관계가 지속된다는 것이다.

     

    앨리스와 에릭의 연애가 진행되면 될수록 주도권이 에릭에게 넘어가는데 이것을 권력이라고 표현한다. 권력이란 어떤 일을 하거나 어떤 영향을 미치거나, 사람이나 사물에게 작용을 가하는 능력인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권력과 달리 사랑에서는 권력이 무엇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능력이라고 간주한다 권력을 지니고 있는 에릭이라는 남들이 부러워 할만한 남자를 만나고 있어서 그런지, 앨리스는 자격지심이 점점 강해진다.

          

    여기서 앨리스의 사랑을 종교적인관계라고 표현하는데 낭만적인 사랑이 아닌 신을 거룩하게 경배하는 행위와 같이 비유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수평적으로 이루어지는게 아니라 날이 갈수록 수직적 관계로 변화되는 것이다. 엘리스가 에릭이 자신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을 하니 둘의 관계도 악화된다. 혼자만의 언어로 소통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앨리스는 관계에 대해 지쳐가고, 자신이 그렇게 우상화하던 에릭이라는 존재에 대해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다고 느끼기 시작한다. 같은 사랑의 길을 걷고 있다고 착각하던 앨리스는 두 사람이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어보여도 서로의 목적지는 같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결국 앨리스는 이별을 하게 되었지만,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진다고 했던가 자기에게 계속 대쉬해오던 필립과의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면서 소설은 막을 내린다.

     

    p.203(왜 사랑 받는가?)

    1. 육체 때문에 사랑받는 것

    2. 돈 때문에 사랑받는 것

    3. 이뤄놓은 일 때문에 사랑받는 것

    4. 나약함 때문에 사랑받는 것

    5. 세세한 면 때문에 사랑받는 것

    6. 불안감 때문에 사랑받는 것

    7. 두뇌 때문에 사랑받는 것

    8. 존재 때문에 사랑받는 것

        a) 외모

        b)직장

        c)

        d)능력

     

     

    p.318(내가 어떤 사람이 되게하나?)

    비트겐슈타인의 주장을 빌리면, 타인들이 우리를 이해하는 폭이 우리 세계의 폭이 된다.

    우리는 상대가 인식하는 범위 안에서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들이 우리의 농담을 이해하면

    우리는 재미난 사람이 되고, 그들의 지성에 의해 우리는 지성 있는 사람이 된다. 그들의 너그러움이 우리를 너그럽게 하고, 그들의 모순이 우리를 모순되게 한다. 개성이란 읽는 이와 쓰는 이 양쪽이 다 필요한 언어와 같다 일곱 살 아이에게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허섭스레기이며, 만약 그의 작품이 일곱 살 아이들에게만 읽힌다면 세익스피어는 그 아이들이 이해하는 수준에서 평가받을 수 밖에 없다.

     

     

    p.320(내가 어떤 사람이 되게하나?)

    AB를 바라보면 BA의 눈길에 담긴 생각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AB를 작고

    사랑스럽고 피부가 보드라운 천사라고 생각하면 B는 작고 사랑스럽고 피부가 보드라운 천사가 된 기분을 느끼기 시작한다. 하지만 AB2 더하기 2도 못 하는 천하의 멍청이로 생각하면, B는 그 생각에 맞게 자신의 능력이 쪼그라드는 느낌이 들어, 결국 2더하기 26쯤 된다고 답하게 될 것이다.

     

     

    p.364(혼자만의 언어)

    불평을 표현하는 행동 뒤에는 상대가 잘못을 빌 거라는 낙관적인 믿음이 깔려 있을 것이다. 불평은 대화에 대한 믿음을 암시한다. 상처를 입긴 했지만, 이쪽이 화난 것을 상대가 이해해줄[돌아봐줄]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p.392(선언)

    내 일부가 아직도 그이에게 밀착되어 있어

     

    그날 오후 앨리스는 수지에게 말했다.

    하지만 내가 진짜로 그리워하는 건 그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아, 미쳤나봐

     

    네가 그리워하는 건 사랑이야수지가 한숨처럼 속삭였다.

     

     

     

    책을 읽다가 보니깐 윤하의 『우리가 헤어진 진짜 이유』라는 곡이 떠올랐다. 개인적으로 연애나 사랑을 줄창 부르짓는 소설 혹은 노래를 싫어하는데, 사람은 사랑이 없이 살수 없는 걸까 감상에 젖는다..

     

    우리가 헤어진 진짜 이유

    너는 알고 있을까

    아마 지금의 너에겐

    아무런 상관이 없겠지

     

    이해할수록 멀어지던 너

    좀처럼 화내질 않았던 나

    노력할수록 지루해졌던 너와 나

     

    설레임뿐야, 니가 바랬던건

    처음뿐이야, 니가 날 바라본건

    우리가 헤어진 진짜이윤 없어

    니가 날 사랑하지 않았을 뿐

    다른 이윤 없어

     

    oh~

    날 사랑한적 없을 뿐

    oh~

    이제야 모든게 선명해

     

    내가 널 사랑한 진짜 이유

    너는 아마 모를걸

    그래 알았다면 나를

    쉽게도 떠날리 없겠지

     

    새로운 사랑 꿈을 꾸던 너

    영원한 사랑을 꿈꾸던 나

    바라보는게 너무 달랐던 너와 나

     

    설레임뿐야 니가 바랬던건

    처음뿐이야 니가 날 바라본건

    우리가 헤어진 진짜 이윤 없어

    니가 날 사랑하지 않았을 뿐

     

    다르게 쓰인 너와 나의 사랑

    다르게 남을 너와 나의 마지막

    내가 널 반드시 잊을 필욘 없어

    어차피 혼자 남은 이자리에

    조금 더 있을게

     

    나쁜 꿈을 꿨어

    다시 돌아온 너에게 다시 반한 나

    멋대로 돌아온 너를 또 받아주던 나

     

    설레임뿐야 니가 바랬던건

    처음뿐이야 니가 날 바라본건

    우리가 헤어진 진짜 이윤 없어

    니가 날 사랑하지 않았을 뿐

    다른 이윤 없어

     

    Oh~ 날 사랑한적 없을 뿐

    Oh~ 이제야 모든게 선명해

    우리가 헤어진 진짜 이유

    영원한 사랑을 꿈꾸던 나

    날 사랑한적 없을 뿐

     

    바라보는게 너무 달랐던 너와 나

    이해할수록 멀어지던 너

    내가 널 사랑한 진짜 이유

    사랑을 꿈꾸던 나...

     

    http://blog.naver.com/young92022/220109103117

     

  • 우리는 사랑일까 | tu**ojini | 2014.06.1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사랑에서는 권력이 무엇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아무것도 안해도 되는 능력으로 간주된다.처음경험해보는 스타일의 연애소설이...
    사랑에서는 권력이 무엇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아무것도 안해도 되는 능력으로 간주된다.



    처음경험해보는 스타일의 연애소설이다. 유식한 소설? 뭐 이런거...... 술술 익어지지 않고, 그 의미의미를 파악해가면서 익어야 하는....
    그래서 책을 읽어내는데? 다소 시간이 걸린 책이기도 하다.

    두 주인공 앨리스와 에릭의 연애과정을 다뤘는데, 앨리스의 인생에서 에릭은 시행착오이고..  상처와 실망이 되풀이되는 사랑은 끝이 보인다는 결론에 도달한 경우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랑이라면, 사랑하는 사이라면... 나를 웃게 만들어줄 수 있어야하고, 내 내면의 밝은면을 도출해내줄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쉽지 않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나 또한 상대방에게 그런사람이어야 겠지만....

    연애소설을 읽고나서 항상 궁금한것은,
    이 소설에서는 앨리스는 에릭과 결국 헤어지고, 필립이라는 잘 통하는 친구와 다시 만나게 된다는 것으로 끝이 난다.
    이렇게 잘 맞는 연인을 만나고 나서 한 10년이 지났어... 그래도 이 둘의 관계가 예전같을까? 하는 어이없는 궁금증이 항상 생긴다.
    위기과정을 극복하는 책을 보고싶은게 아닌가 .. 하는 생각이 갑자기 머리를 스쳤다. 
     
    내가 지금 나와 비슷한 성격의 사람을 만나고 있으면, 다음 사귀는 사람은 반대의 사람을 만나고자 하는 욕구가 크고,
    나를 힘들게 했던 남자 친구를 만났다면, 다음 만나는 사람은 착한 사람을 찾게 되고... 
    어느 시기에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 내 심리가 어떨때 만나느냐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어지는것 같다.
    하지만, 이 운명적인 만남은 운명으로 거론되다가..  헤어짐으로 시행착오나 실수로 돌변하기도 한다. 

    살아가면서 몇번의 만남과 헤어짐을 겪게된다.
    이 모든것이 인생이며.. 지나고 나면 다 소중한 추억과 경험이 된다는 것 또한 알았다.
     
    사랑...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최고로 가치로운 행위이다... 





    <책속 문장들>

    타인과 사랑을 나누는 일은 어찌보면 과거에 같이 잔 사람들의 습관이나 기억과 충돌하는 것이다. p65

    앨리스가 지금 에릭을 사랑하는 것일리가 없다면, 그녀는 아마 사랑을 사랑한 것이다. p74

    자유인들은 욕망을 직접 표현하고, 스스로의 마음에 따르고, 대중의 견해나 군중의 두려움에 휩쓸리지 않으며, 유행에 따라 이랬다 저랬다 하지도 않는다. p81

    배우가 속삭이는 멋진 대사는, 무대밖 인물에게서 나온 감성의 메아리일 뿐이다. p91

    '가봐야 할 그곳' 에 있고 싶다는 게 무슨 뜻일까? 다른 사람들이 바로 거기라고 정한 곳에 가고 싶다는것. p91

    애인에게 선물받은 타이가 100개쯤 되는 남자는 타이가 하나뿐인 남자보다 가치 있었다. p95

    그녀의 자신감은 늘 확인받아야만 자라는, 불안전한 구조였다. p114

    경제의 세계에서는 빚이 나쁜 것이지만, 우정과 사랑의 세계는 괴팍하게도 잘 관리한 빚에 의지한다. p143

    누군가의 인품을 빨리 알고 싶다면 우유를 한모금 입에 가득 머금었다가 그에게 뿜어 보라 - 미국의 현대 미술가 제니 홀처-
    이 우유 실험을 상상하면서  앨리스는,
    사람중에는 반응을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부류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전혀 알 수 없는 부류가 있음을 알게되었다. p147

    어떤 사람이 착한지 나쁜지 알기전에, 우리는 어느쪽이든 그 사람이 분명히 이쪽 아니면 저쪽이라고 확신하고 싶어한다. p155

    배신을 당할때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배반하는 존재이므로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론이 굳건해졌다. p167

    사랑의 권력은 아무것도 주지 않을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 
    상대가 당신과 같이 있으면 정말 편안하다고 말해도, 대꾸도 없이 티비 프로그램으로 화제를 바꿀 수 있는 쪽이 힘이 있다.
    다른 영역에서와는 달리, 사랑에서는 상대에게 아무 의도도 없고, 바라는 것도 구하는 것도 없는 사람이 강자다. p176

    스탕달은 애인 사이에서는 언제나 한쪽이 상대방을 더 사랑하며, 그래서 두 사람 관계의 권력이 인지되기 마련이라는 비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p177

    책은 피와 살이 있는 사람처럼 직접 말을 걸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 말을 걸어주는' 듯한 책에 익숙하다...
    저자는 우리가 혼자만의 느낌이라고 보는 상황을 말로 설명한다. p243

    책에서 뭔가 얻어 싶어한다는것.
    결국 독자는 아무것도 원하면 안된다.
    책은 목적이 있는게 아니니까...
    진공청소기와 오일프에는 목적이 있지만, 예술은 예술 자체를 위한게 아니던가? p 245

    앨리스는 자신이 모르는 상황에서는 자신을 투영하지 못했다. 
    그녀는 '나를 찾고' 싶었다.
    그녀는 자신이 왜 어떤것을 느끼는지, 왜 사랑하는지, 왜 미워하는지, 왜 좌절하는지, 왜 행복한지 더 알고 싶었다. p246

    조지 버나드 쇼가 말한 ' 사랑은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점을 과장하는 흥미로운 과정' p375

    관계란 스스로 균형을 잡고자 하는 원초적이고 잔혹한 욕망이라고 말할 수 있다. p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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