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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세상 _황석영 장편소설 (양장본) / 문학동네[1-45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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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쪽 | B6
ISBN-10 : 8954615031
ISBN-13 : 9788954615037
낯익은 세상 _황석영 장편소설 (양장본) / 문학동네[1-450012] [양장] 중고
저자 황석영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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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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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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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것들의 세상, 그 위에서 자라나는 삶! 황석영이 작가생활 50년 최초로 전작으로 발표한 장편소설 『낯익은 세상』. 1962년 문단에 나온 이후 한국 리얼리즘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며, 칠순을 앞둔 지금까지도 불꽃같은 창작열을 보여주고 있는 작가 황석영. 그의 문학인생 50년의 담금질을 통해 완성된 이 작품은 쓰레기장인 꽃섬을 배경으로 그곳을 생활의 터전으로 삼은 빈민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버려지는 모든 것들이 산을 이루는 거대하고 흉물스러운 쓰레기매립지 꽃섬. 하지만 그곳에도 삶은 있다. 그곳의 일상에도 웃음과 눈물이 교차하고, 성장의 이야기가 자라난다. 작가는 꽃섬에서 폐품 수집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의 야생적 삶과 생활풍속을 자세하게 묘사했다.

저자소개

목차

낯익은 세상
작가의 말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문학인생 오십 년의 담금질 거장 황석영이 피워올린 푸른 불꽃 1962년 「입석 부근」으로 등단한 이래 오십 년 동안 당대의 풍운을 몰고 다닌 작가 황석영, 그가 작년 10월 중국 윈난성 리장에서 집필을 시작하여 올해 3월과 4월 제주도에 칩거...

[출판사서평 더 보기]

문학인생 오십 년의 담금질
거장 황석영이 피워올린 푸른 불꽃


1962년 「입석 부근」으로 등단한 이래 오십 년 동안 당대의 풍운을 몰고 다닌 작가 황석영,
그가 작년 10월 중국 윈난성 리장에서 집필을 시작하여 올해 3월과 4월 제주도에 칩거하며 완성한 전작 장편소설!

“……이곳은 다른 세상이었다.”
‘지금 이곳’은 과연 내가 알고 있는 그 세상인가.
2011년 여름, ‘매트릭스’의 세계에 날려보낸 대가의 푸른 불꽃!


나는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시간이 멈춘 듯한’ 장소로서 중국의 리장(麗江)이란 곳을 찾아갔다. 칠백 년이나 되었다는, 언제나 봄날씨인 그 고읍(古邑)에서 나는 뉴욕이나 파리와 별 다름 없는 욕망이 다른 형태로 점령하고 있는 것을 보았고, 지구상에서 탈출할 곳은 아무 데도 없다는 사실을 진부하게 확인했다. 작품을 시작만 해놓고는 다시 내 방으로 돌아왔고 끝마무리를 하겠다고 바다를 건너 제주에 가서야 간신히 마칠 수가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림자처럼 끈질기게 나를 따라다녔다. 몇 달 사이에 삼백오십만이 넘는 생명들이 우리가 사는 땅에서 생매장을 당했고, 겨울에는 연평도 포격으로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가 몰려왔으며, 봄이 시작되자마자 일본의 대지진과 원전 참사가 일어나서 현재진행중이다. 중동에서는 재스민 혁명이 진행중이라더니 바로 어제는 오사마 빈 라덴이 죽으면서 9·11 이후 세계체제의 일막이 끝났다.
(……)
집필하러 갔을 때 나는 아내가 쓰던 노트북을 가져갔는데, 어느 날 우연히 작업하다 내버려둔 바탕화면의 캄캄한 어둠 속에서 처가의 가족사진이 떠오르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사진을 찍은 곳은 아마도 이웃 나라의 관광지였을 것이다. 나는 노인부터 젊은 부모들과 아이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함께, 또는 셋이 둘이 혼자서 찍은 사진들이 어둠 속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장면을 계속해서 볼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시간과 공간의 덧없음을 나타내는 아주 쓸쓸한 장면들이었다. 어찌 가족뿐이랴, 불교에서는 백년 사이에 온 세상이 바뀌어 변하고 나타나는 것을 거대한 런던아이(London Eye)처럼 ‘수레바퀴의 한 회전’에 비유한다. 백년 뒤에는 현재 지상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사라지고 거기 살아가는 이들은 우리가 전혀 모르는 새 사람들일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사람만 모두 사라지고 앙코르와트의 흔적과도 같이 무성한 밀림과 새와 나비들만 남아 있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제 자본주의는 세계의 운명인 것처럼 보인다.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 서로 다 알면서도, 마치 옛날 민담에 나오는 호랑이 꼬리를 잡고 달리는 소금장수 신세같이 놓을 수도 멈출 수도 없다. 파국의 여러 징조가 보이는데도 꼭 잡고 계속해서 달려야만 한다. 내가 도시 외곽의 쓰레기장에 주목한 것은 지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현재의 삶이 끝없이 만들어서 쓰고 버리는 욕망에 의하여 지탱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보다 더 많은 생산과 소비는 삶의 목적이 되었고 온 세계가 그것을 위하여 모든 역량과 꿈까지도 탕진한다. 그러므로 이 작품에 드러나 있는 풍경은 세계의 어느 도시 외곽에서도 만날 수 있는 매우 낯익은 세상이다. 지옥 또는 천국처럼 낯선 것이 아니라 너무도 일상적으로 낯익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여기까지 달려오면서 만들어낸 세계이기 때문이다. 체르노빌처럼 후쿠시마처럼 ‘매트릭스’로서의 그 세계는 바로 우리 지척에 있다.

(……) 도깨비가 사라진 것은 전기가 들어오고부터라는 시골 노인들의 말처럼, 지금의 세계는 우리와 더불어 살아온 도깨비를 끝없이 살해한 과정이었다. 나는 이들 우리 속의 정령을 불러내어 그이들의 마음으로 질문을 해보고 싶었다.
내 속에 그게 정말 아직도 살아 있는 거냐?
_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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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송근재 님 2014.03.15

    내가 도시 외곽의 쓰레기장에 주목한 것은 지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현재의 삶이 끝없이 만들어서 쓰고 버리는 욕망에 의하여 지탱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보다 더 많은 생산과

  • 송근재 님 2014.03.15

    수많은 도시의 변두리에서 중심가까지의 집과 건물과 자동차 들과 강변도로와 철교와 조명 불빛과 귀청을 찢는 듯한 소음과 주정꾼이 토해낸 오물과 쓰레기장과 버려진 물건들과 먼지와 연기

  • 송근재 님 2014.03.15

    우리 동네는 언제나 너희 곁에 함께 있는 곳이다. 너희들이 있어서 우리가 있게 되고 너희가 없어지면 우리도 없어지는 거야.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오리 한 마리, 산과 강에

회원리뷰

  • 낮익은 세상 | an**hysi | 2014.02.02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낯익은 세상   이 책의 제목인데.....우리가 쉽게 접하기 힘든 그러나 우리주변에 늘 함께 존재하는 사회상을 ...
    낯익은 세상
     
    이 책의 제목인데.....우리가 쉽게 접하기 힘든 그러나 우리주변에 늘 함께 존재하는 사회상을 보여준 소설이다.
     
    시대적 배경은 난지도에 우리가 한창 쓰레기를 버리던 시절이 이 책의 시대적 공간적 배경이 되고 있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주인공과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의 상황과 생활을 잘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우리시대의 아픔이자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시대의 모습이 쓰레기 하치장의 모습을 통해서 인간삶의 또다른 면을 보여주는
     
    소설임....
  • 열네 살 소년 '딱부리'의 시선을 통해, 조용하고도 슬픈 동화로의 초대 『낯익은 세상』이다. 생물이건 무생물이건 모두 버려진 ...
    열네 살 소년 '딱부리'의 시선을 통해, 조용하고도 슬픈 동화로의 초대 『낯익은 세상』이다. 생물이건 무생물이건 모두 버려진 문명과 정령 사이의 경계선에 있는 ‘꽃섬(난지도의 옛 이름)’, 파리떼들과 함께 소독되는 세상, 거대한 쓰레기 산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물건들을 채집해가며 살아가는 사람들, 소란한 문명의 이기로부터 폐기된 잡다한 물건들이 산을 이루는 쓰레기 매립지에 모여 사는 사람들의 풍경이 그려진다.
     

    아버지의 행방불명으로 인해 엄마와 함께 꽃섬으로 흘러들어온 딱부리는, 그곳에서 정착한 홀아비 반장 아수라와 그의 아들 땜통과 가족이 되고, 동생 땜통을 통해 꽃섬의 환경에 적응해 나간다. 생계를 위해 쓰레기더미 속을 파헤쳐 가며 살아가지만, 오히려 쓰레기의 붕괴가 죽음을 앞당기게 하는 척박한 노동의 현장 꽃섬, 이 삭막하고 오염된 환경 속에서도 자유가 있고 경이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춤과 노래가 있고, 가장 빈곤한 가운데 가장 풍족한 것, 샤머니즘을 표방하는 파란 불빛(김 서방네)이 존재한다. 그 속에서 삶과 죽음, 슬픔과 기쁨, 상처와 치유를 맛본다. 꽃섬 사람들은 불행의 짐을 짊어지고 끔찍하게 살아간다. 후다닥 뚝딱 만들어지는 날림 판잣집에서, 버려진 쓰레기와 같은 삶이 반복되다가, 부패한 쓰레기산이 폭파하는 대참사를 겪는다. 순식간에 생계의 위협뿐만 아니라 목숨까지 담보로 살아가는 고단한 인생들이다.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원치 않는 보상을 받고 추방당한 김 서방네는, 푸른 불빛이 되어 꽃섬을 떠나지 못한 채 늘 살고 있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도깨비를 끝없이 살해하는 과정이다. 한 때는 꽃으로 가득했고 철새들이 쉬어가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섬이었으며, 쓰레기를 매립하기 전만 해도 땅콩과 수수를 재배하던 땅이었다. 비록 땅이 낮아 홍수철에는 집이 물에 잠기기도 했지만, 시민들이 찾는 산책로였으며, 조선시대 [택리지]에는 풍수조건이 좋은 땅이라 기록되어 있다. 이랬던 곳이 악취가 풍기고 오물이 넘쳐나는 쓰레기 산에서 지금의 하늘 공원으로 발전된 것은, 시시각각 변하는 인간의 욕망에 따라 전혀 다른 세상이 되어버렸다. 푸른 불빛은 거대 도시에서 소외된 욕망의 희생양이다. 꽃섬은, 소비의 욕망이 지탱하고 동물적인 생존이 지배하는 비루한 현실을 상징한다. 예전에는 낙원이었으나 쓰레기 천지가 되어버린 아픈 속살을 드러내는 비참한 막장의 한가운데에서도 삶은 지속되고 희망의 빛은 피어오른다.
     

    못 살 데가 어디 있겠냐. 돈 없으면 어디나 못 살 데가 되는 거지. 여기서야 파리만 좀 참으면 돈이 생기지 않냐? -P121
  • 낯선 세상, 낯익은 세상 | mv**lt | 2012.03.09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황석영과 플라톤  플라톤의 이야기를 해보자. 이미 모든 사람이 알고 있어 전혀 새로운 것이 없다 해도, 그렇지 때...
    황석영과 플라톤
     플라톤의 이야기를 해보자. 이미 모든 사람이 알고 있어 전혀 새로운 것이 없다 해도, 그렇지 때문에 중요한 사람의 이야기를. 그는 소크라테스에게 철학은 배운 후 후대에 길이길이 남을 이데아를 만들었다. 중용한 것은 그가 이데아를 만들었다는 사실보다 왜 이데아를 만들었냐는 질문이다. 인간의 이성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이성들의 합인 사회는 필수불가결하게 이성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가 실제로 살고 있는 세계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부조리의 간극을 설명하기 위해 이데아를 만들었을 것이다. 이제 황석영을 보자. 그의 세상 역시 보자리가 보인다. 그래서 그 역시 그의 이데아를 만들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플라톤이 세계를 이분법적으로 보았다면 황석영은 삼분법적으로 보았다는 것이다. 이제 황석영의 세계를 살펴보자.
     
    신'자유'주의
     자본주의가 실패와 또 다른 실패를 겪어내고 산자유주의의 세계로 발전했다. 이제 우리의 경제활동에는 적절한 자유가 주어졌다. 소비와 생산, 그리고 분배에 있어 '자유'가 주어진 것이다. 인간이 그토록 원하던 자유가 주어져였을까? 우리는 마치 족쇄에서 벗어난 죄수처럼 그 동안 움직이지 못했던 몸을 마음껏 풀어보자는 마음을 가지고 필요 이상으로 생산과 소비를 하고 있다. 이것이 작가가 바라보고 있는 현상계이다. 역시 인간은 이성을 가진 존재라서 과잉 소비가 과잉 생산을 따라잡지 못해 생겨난 잔여물들을 처리할 세계도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처럼 한 곳에 버려두었다. 그래서 쓰레기를 '생산'하는 사람 쓰레기를 '소비'하는 사람이 분리된다. 이들 사이에서의 경제활동을 '분배'라고 부른다. 그것은 자본주의의 원리에 따라 소비의 대가가 '자본'에 의해 지불도힌다. 이 쓰레기를 소비하는 세상, 이것이 작가가 바라보는 두번 째 세계이다.
     
     이 두번째 세계는 어떤 특별한 위치를 갖는다. 우리는 평소에 쓰레기를 생산하면서도 마치 이것이 저절로 소멸되는 것 처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이 세계는 상상으로만 존재하는 낯선 세계이다. 그러나 이 세계는 관념으로만 존재하는 세계는 분명히 아니다. 딱부리와 땜통이 있는 세계는 분명 존재하는 세계니까. 관념적인 동시에 유물적인 이 세계는 그렇기 때문에 신자유주의 세계와 도깨비의 세계를 연결하는 매개체가 된다.
     소설을 보는 내내 나를 괴롭혔던 질문은 왜 작가가 우리의 세계를 집중적으로 비판하지 않고 특정 지역(꽃섬)을 하나의 배경으로 만들어 냈는가였다. 그 이유를 소설을 다 읽고서 알았으니, 생산의 세계에서 살았던 나의 무지가 그대로 그러나는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이유는 간단했다. 시대가 너무나 복잡하게 변해 이제는 두개로 세계를 설명할 수 없기 떄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의 세계는 이제 더 이상 도깨비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우리 '생산'의 세계에는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도깨비를 살해하는데 밖에 관심이 없고, 그것을 인지조차 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존재 자체를 믿겠는가. 
     
    두 자유를 동시에 사랑하는 아이들
     좀 더 미시적으로 가 보자. 주인공인 딱부리와 땜통은 소비의 세계로 편입된 아이들이다. 그들은 이유가 어찌 되었든 꽃섬에서 쓰레기를 처리하면서 살아간다. 그들은 돈이 있으면 생산의 세계로 갈 수 있고 존재하지 하지 않는 것은 믿을 용기가 있다면 자연의 세계로 갈 수 있다. 옛날 동네도, 백화점 동네도 꿈에 나온다는 땜통과 그것을 긍정하는 딱부리, 두 아이는 두 세계를 모두 사랑한다. 그들은 백화점 동네에서 신세계를 경험한다. 그들에게 깨끗하게 씻을 수 있는 물과 냄새가 나지 않는 옷, 맛이 있는 햄버거와 마리오 게임기는 전에 살전 세계에서는 절대로 누릴 수 없는 호사이다. 그러나 돈이 있다면 이곳에서는 가능하다. 바꿔 생각해보자. 돈이 없다면? 그들은 그저 부러워 해야만 한다. 물리적 폭력의 세계에서 살아남은 딱부리가 한 여자를 사랑하고 그것을 수줍어 하는 과정은 구조적 폭력 앞에 굴복하는 모습에 불과하다. 그는 여자아이가 꽃섬 아이들과 다르게 깨끗하게 차려 입었기 때문에 설렘을 느낀다. 그가 꼬마 유령에게 받은 돈으로 차려 입고 백화점 동네에 갔을 때 본 여자아이를 보며 더 이상 설렘을 느끼지 못한 것도 같은 이유다. 그것은 그들 사이의 구조적 간격이 좁혀졌기 때문이 아니라, 일시적으로만 그렇게 보일 뿐 그 간격을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딱부리가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반면에 옛날 동네에서는 그들에게 물질적으로 아무 것도 줄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의 삶은 우리에게 위안을 준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다는 것이 위로가 되는 것이다. 마리오처럼 경쟁하지 않는 삶, 공동체의 삶을 바라보는 것. 이것이 그들이 그곳에서 느낄 수 있는 자유이다. 
     두 소년은 두 세계를 동시에 사랑하지만 그것은 마치 케이크를 먹고 싶은 동시에 먹지 않은, 보존된 케이크를 그대로 가지고 싶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 두 세계는 너무나 성격이 달라 어느 한 곳에 가버리면 다른 세계는 잊혀지기 때문이다.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딱부리는 깨닫는다. 한 세계는 우리를 죽이는 세계이고, 한 세계는 우리를 살리는 세계라는 것을, 그것을 땜통이 죽고야 비로소 깨닫는 것이다.  
     
    낯선 세상
     그렇다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해진다. 헤겔은 정과 반, 그리고 합의 변증법적 원리로 세계가 발전해왔고 앞으로도 발전할 것이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세계는 과거의 세계보다 더 나아진 것이 없다. 의식은 그대로인데 기술만 발전한 세계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무수히 많은 정과 반들이 반복 될 뿐 합은 존재하지 않는다. 작가는 다른 것을 제시한다. 자연으로의 회귀. 이것은 회귀인 동시에 발전이다. 비유하자면 우리는 고무줄 놀이를 한다. 기둥에 고무줄을 묶어 두고 앞으로 달려가기만 한다면 언젠가 고무줄이 끊어질 것이다. 그것이 끊어지면 우리는 자유를 얻는다는 착각을 하고 있다. 줄이 끊어지면 길을 잃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시 돌아가 고무줄이 상하지 않았나, 혹 풀리지 않았나는 점검해봐야 할 것이다. 작가는 바로 지금이 그때다 라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우리가 예전에 살았던 세상이 완전히 낯선 세상이 되기 전에 말이다.


    이 리뷰는 사계 백일장 : 봄 응모작 입니다. 백일장 바로가기
  • 낯익은 세상 | kh**29 | 2012.01.06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오랜만에 읽은 황석영님의 소설이다. 230 페이지 정도 되는 글을 정말 단숨에 읽어 버렸다. 지금은 하늘 공원이라 불리는 곳이 서울의 쓰레기장인 난지도로 불리던 시절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지금의 걸 그룹과 아이돌들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30대 부터는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말 그대로 쓰레기가 산을 이루고, 거기서 흘러나온 침출 수 들이 내를 이뤄 섬을 만들었던 곳, ‘난지 쓰레기 처리장’을 말이다.   ...
    오랜만에 읽은 황석영님의 소설이다. 230 페이지 정도 되는 글을 정말 단숨에 읽어 버렸다. 지금은 하늘 공원이라 불리는 곳이 서울의 쓰레기장인 난지도로 불리던 시절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지금의 걸 그룹과 아이돌들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30대 부터는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말 그대로 쓰레기가 산을 이루고, 거기서 흘러나온 침출 수 들이 내를 이뤄 섬을 만들었던 곳, ‘난지 쓰레기 처리장을 말이다.
     
    이 글에는 산동네에서 꽃섬 난지도로 이사 온 딱부리와, 부모들 덕분에 딱부리 동생이 된 땜통이 쓰레기를 주워 생활하는 넝마중이로 성장해 가면 바라본 80년대가 담겨 있다.
    어찌 보면 이들은 빈민들만 모여 사는 산동네에서도 버티지 못하고 쓰레기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가장 비참한 이들이지만, 월세 걱정 없는 내 집(판자집)이 생긴 것에 행복해 할 만큼 순수한 사람들이다. 이들의 순수한 마음 때문인지, 황석영 선생님의 따뜻한 시선과 필체 탓인지, 삼청교육대에 끌려간 딱부리의 아빠도, 딱부리 엄마와 눈이 맞아 살림을 차려 합가한 땜통 아빠도, 나중에 그가 저지르는 칼부림과, 마을을 전부 태워버리는 화재마저도 지나간 추억속의 꿈처럼 아련하게만 다가올 뿐 어두운 느낌이 별로 없다.
     
    소설 속 시대와 배경, 등장인물들, 글이 다루는 주제를 보자면 전태일 열사의 이야기만큼이나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를 참 아름답고 가벼운 터치로 풀어 나간 작가의 노련미가 돋보인다. 특히나 나와 같은 또래의 독자들이라면 공감의 폭이 더 클 것이다.
     
    어쩌면 이제 분리수거가 자리 잡아, 딱부리네 식구들과 같은 이야기는 그야말로 소설 속에나 나올법한 것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쓰레기더미위에 흙을 덮고, 꽃과 나무를 심어 만든 공원 밑바닥에는, 흙으로도 매울 수 없고, 꽃향기로도 지울 수 없는 사람들의 삶이 있었음은 영원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 <낯익은 세상>이란 제목은 직설이기도 역설이기도 하다. 그리 길지 않은 소설이라 앉은 자리에서 한 호흡으로 읽을 수...
    <낯익은 세상>이란 제목은 직설이기도 역설이기도 하다. 그리 길지 않은 소설이라 앉은 자리에서 한 호흡으로 읽을 수 있다. 그러나 마음 속에 여운은 굉장히 오래 남는다. 주인공은 최정호란 이름을 갖고 있지만 그보다는 경찰에게서 얻은 별명인 '딱부리'로 불린다. 딱부리는 아빠가 교도소에 있다. 엄마 혼자 거리 장사를 하다 아빠 친구라는 사람의 소개로 쓰레기 재활용 처리장에 오게 된다. 동네 골목길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재활용 공장이 아니다. 덤프트럭이 와서 그야말로 산처럼 쓰레기를 쌓아놓으면 사람들은 쓰레기산에서 재활용 될 만한 것들을 필사적으로 찾아낸다. 예전 난지도 같은 그런 쓰레기 처리장을 그네들은 '꽃섬'이라 부른다. 산처럼 쌓이는 쓰레기는 세상 어느 곳에나 있다. 그래서 '낯익은 세상'이다. 산처럼 쌓이고 악취가 풀풀 나고 이따금씩 구더기가 바글거리는 동물시체가 나오는 그런 쓰레기산은 우리 주위에 없다. 그래서 '낯설은 세상'이다.
     
    힌편의 동화같기도 한 이 소설을 다 읽고 덮은 뒤엔 어쩐지 자본주의적인 우리 사회를 좀 돌아보라고 마음으로 말하는 것 같았다. 꽃섬 사람들은 스티로폼과 생선박스를 이용해 다닥다닥 벌집같은 집을 짓고 산다. 수천 가구는 된다. 그들은 쓰레기산에서 구한 음식을 먹을 때가 많다. 미군부대는 유통기한을 철저히 엄수해서 기한이 조금이라도 지나버린 음식은 다 버린다. 새것과도 같은 음식을 아이들은 설날 떡국을 먹는 것처럼 즐거워한다. 사람들은 조금만 상하거나 조금만 이상해도 다 갖다 버려버린다. 꽃섬 주민들의 일용할 양식이 된다. 쓰레기는 엄청나다. 물건을 사고 쓰다가 지겨우면 버려버리는 습관이 든 나같은 사람은 그 쓰레기의 뒤를 조금도 상상해보지 못했다. 오죽하면 엄마가 '물건 살 때는 10번 생각해보고 사라'고 십계명 중 하나를 적어줬을까. 쓰레기가 꽃섬 사람들에겐 돈이 되기는 하지만 그것보다는 그런 쓰레기'산'을 만들어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내가 무심코 사다가 버려 버린 음식물, 학용품, 화장품, 생활용품 등등등. 아무 생각없이 소비하는 나같은 사람들 때문에 그 옛날 3대가 함께 모여살곤 했던 정겨운 꽃섬의 고향은 이미 사라져버린지 오래. 3대가 모여 도깨비처럼 꽃섬을 떠도는 김씨네 가족들을 꽃섬에서 몰아낸 것은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소비하는 나인지도 모른다. 무척 반성이 된다.
     
    딱부리의 엄마가 함께 사는 '아수라'라는 별명의 아저씨에겐 아들이 있다. '땜통'이라는 별명의 영길이. 땜통은 나이는 어리고 어눌하게 보여도 속도 깊고 꽃섬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어리숙해 보이는 땜통이 꽃섬에서 가장 지혜롭게 그려지는 건 어쩌면 의도된 역설이 아닐런지. 땜통은 딱부리를 데리고 빼빼엄마가 있는 곳으로 간다. 빼빼는 눈이 불편한 치와와다. 빼빼엄마네 집엔 엄청나게 많은 개들이 있다. 다 사람들이 버리고 간 유기견들이다. 사람들은 물건만 버리는 것이 아니다. 생명도 버린다. 내가 버리는 쓰레기가 몰아낸 것은 너무나 많다. 추억을, 고향을, 생명을, 전설을, 동심을, 아름다운 자연을.
     
    오늘도 텔레비전에서는 홈쇼핑이 시끄럽게 떠든다. 뭔가를 사라고 늘상 메일이 온다. 무언가를 살 때는 땜통을 생각한다. 10번 생각한다. 소중히 하기 위해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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