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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과 서의 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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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쪽 | B6
ISBN-10 : 8935654523
ISBN-13 : 9788935654529
동과 서의 차 이야기 중고
저자 이광주 | 출판사 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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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5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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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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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문화사, 지성사를 중심으로 유럽 문화 전반에 대해 폭넓은 연구를 해오고 있는 이광주 교수의 '차'를 통해본 동서문명과 정신문화의 대교류사. 청아하고 심미적인 환상세계로 끌어들이는 차의 향연이 시작된다.

저자소개


지은이 이광주
고려대학교 사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 뒤 지성사를 중심으로 유럽 문화 전반에 대해 폭넓은 연구를 해오고 있으며, 지금은 인제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저서로는 한길아트에서 펴낸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2001)을 비롯하여, 『정념으로서의 역사』(1987)『지식인과 권력: 근대 독일 지성사 연구』(1992)『유럽사회 풍속산책』(1992)『대학사』(1997)『베네치아의 카페 플로리안으로 가자』(2001) 등이 있다.

목차

제1부 차, 놀이의 미학
.태초에 상서로운 나무가 있었다 ...22
.최초의 다인 육우와 '다경' ...28
.차의 본성은 검소한 것 ...48
.다선일미 ...56
.차의 풍류, 술과 더불어 시와 더불어 ...68
.황제의 차 대홍포 ...86
.품차 놀이, 차맛은 미주 향은 난을 제치고 ...102
.찻잔, 그 그윽한 미학 ...110
.송대 사대부들의 차 풍정 ...132
.원. 명. 청대의 현란한 차문화 ...150
.초가에 명마가 묶여 있음이 좋아라. 일본 다도의 성립 ...164
.다실과 다정, 리큐와 와비차 ...178
.리큐의 심미주의와 비극 ...192

제2부 홍차, 사교의 미학
.차는 길을 따라 세계를 하나로 묶었다 ...204
.향은 오리엔트에서부터, 커피의 전래 ...218
.행복한 도취, 이스탄불의 카페 ...230
.커피, 패션과 이데올로기 ...242
.또 하나의 미학, 구르망디즈 ...254
.사롱과 아카데미 또는 사교와 담론 ...272
.다질링. 우바. 치먼, '대영제국 홍차'의 탄생 ...288
.최초의 커피하우스, 런던의 파스카 로제 ...300
.당신의 단골 코피하우스는 어디입니까 ...312
.애프터눈 티와 티가든 ...322
.마이센과 웨지우드 자기 이야기 ...336
.젠틀맨과 클럽 ...354
.티 테이블은 인간 행복의 옥좌, 문인들의 차문화 ...370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중국인에게 차를 마시는 행위는 일종의 예술이다. 어떤 사람들은 차를 마시는 일에 대해 신성한 마음까지 지니고 있다. 향이나 술, 돌에 대해 쓴 전문 서적이 있듯이, 차에 대해서도 많은 전문서가 나와 있다. 차를 마시는 습관은 다른 어떤 습관보다도 두드...

[출판사서평 더 보기]

중국인에게 차를 마시는 행위는 일종의 예술이다. 어떤 사람들은 차를 마시는 일에 대해 신성한 마음까지 지니고 있다. 향이나 술, 돌에 대해 쓴 전문 서적이 있듯이, 차에 대해서도 많은 전문서가 나와 있다. 차를 마시는 습관은 다른 어떤 습관보다도 두드러지며, 중극인의 일상생활을 대단히 풍요롭게 해준다. 유럽의 카페와 마찬가지로 중궁의 다관(茶館)은 중국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생활의 일부가 되고 있다. 다관에만 있으면 어디서건 중국인은 매우 기분이 좋아진다. - 린위탕(林語堂)

하루의 생활 속에서 가장 기쁜 순간의 하나는 오후의 산책에서부터 약간 피로해 돌아와서 홍차를 가져오는 것을 기다리는 순간이다. 제일 편안하고 느슨한 기분이 되는 것은 아마도 홍차를 마시는 시간일 것이다. 처음 한 잔에 얼마나 큰 기쁨을 느끼고 다음 한 잔에 얼마나 멋스러운 맛을 느낄까. - 조지 기싱

전세계 170여 개국 몇십억 인구가 하루에 20억 컵이나 마시는 세계 제일의 마실거리 "차"
차(茶, Tea)가 인류문명사에 엄청난 재앙과 기회를 가져다준 두 건의 전쟁 ― 1773년 보스턴 티파티 사건과 너무도 유명한 1839년 아편전쟁 ― 의 도화선이 되었다면 당신들은 그 사실을 믿을 것인가. 전세계 170여 개국 몇십억 인구가 하루에 20억 컵이나 마시는 세계 제일의 마실거리 차. 그리고 지금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50여 개국에서 생산되며, 서유럽문명사에서 그토록 선취하고자 앞다투어 중국에 닻을 내리게 했던 것이 바로 차이다. 커피와 티광(狂)이던 <걸리버 여행기>의 작가 스위프트는 언제나 같이 차를 마셨던 한 여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차는 우리를 진지하고 매력 있고 철학적이게 해줍니다. 나는 당신이 교양인, 좋은 어머니, 완벽한 주부, 그리고 훌륭한 티마니아가 되기를 바랍니다. (…) 나의 최고의 처세훈(訓)은 차와 커피를 마시는 일입니다. (…) 좋은 인생이란 재산과 건강, 그리고 차와 커피를 마시는 일입니다.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리라 믿습니다."

이처럼 차는 우리의 실생활과 관련하여 마시는 음료의 수준을 뛰어넘어 이제 교양인이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았다. 그것은 반드시 유럽적인 문화유산만이 아니었다. 차의 본고장인 중국에서부터 차문화는 하나의 교양인이 갖추어야 할 요소임을 분명히 했다. 다만 중국에서 전래된 차가 유럽으로 전파되어 유럽의 문화적 상황에 맞게 정착되었을 뿐이다. 따라서 차문화 속을 한꺼풀 뒤짚어보면 동서양의 지식인 문화는 물론 음식문화와 예절 등 다양한 문화사 전반을 탐험할 수가 있다.

'차'를 통해본 동서문명과 정신문화의 대교류사
이 책은 서양문화사·지성사를 중심으로 유럽 문화 전반에 대해 폭넓은 연구를 해오고 있는 이광주 교수의 동서양 차문화 이야기를 다룬 고품격 에세이이다.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면서 곳곳에서 본인이 차를 좋아할 뿐 차 전문가는 아니라고 누누이 언급하고 있지만, 이 책을 모두 읽고 나면 독자들은 저자가 얼마나 차에 대해 박식하며 동서양을 넘나들면서 차에 대해 그렇게 소소한 것까지 알고 사료를 뒤져내고 그것을 하나의 고급교양서로 묶어냈는지에 대해 놀라게 된다. 더욱이 서양사학자이면서도 동양의 차문화에 대해 체계적이면서도 그 흐름을 명쾌하게 짚어내는 경지는 문화사가로서의 모든 것을 겸비한 생각마저 들게 한다.

차의 본고장 중국과 차문화의 기원 육우의 <다경>(茶經)
저자는 우선 차의 본고장 중국을 여행한다. 최초의 다인(茶人)이면서 최고의 다인이었던 육우(陸羽)와 그가 남긴 차에 관한 최고의 고전 <다경>. 물론 차는 육우 이전 시기에도 사람들이 애용해왔다는 문헌들이 있다. 그러나 진정한 차문화로서 차에 대한 격식과 차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하고 인류문화에서 기호품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당나라 현종대(735년)에 들어와서부터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을 기록해놓은 문헌쯤으로 치부해버릴 수도 있지만 사실 <다경>으로부터 인류의 차문화가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이 책은 동양의 차문화에 관한 한 최고임은 중국의 송·원·명·청를 가릴 것 없이 역조(歷朝)에 걸쳐 복간되었고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에도 전해져 각 문화권에 맞는 독특한 차문화 형성에 크게 기여하였다.

동양 차문화의 본질 ― 다선일미(茶禪一味)
육우의 <다경>, 더 나아가 동양의 차문화는 다선일미로 요약할 수 있다. 비록 궁정문화에서는 격식을 차려 화려한 차문화가 나름대로 존재했지만, 그것을 곧 동양 차문화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송대(宋代)의 시인 소동파(蘇東坡)는 육우를 '차 미치광이'라 읊었는데 다선(茶仙)은 분명 은일(隱逸)이었다. 그렇다고 육우가 노장사상에 기울었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 역사적으로 본다면 인도에서 전래된 선(禪) 사상이 자연스럽게 차문화와 결부되면서 풍류와 놀이를 뜻하는 무위자연적 차문화를 형성한 것이다. 명대(明代)의 다인 허차서(許車 )가 지은 <다소>(茶疏)에는 육우의 다풍(茶風)을 기리며 "차란 소박한 심성을 지닌, 서로 탈속한 이야기들을 한가롭게 나누며 즐길 수 있는 벗과 더불어 마시는 것이 제일 좋다"고 한 것도 결국 다선일미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차문화를 더욱 풍류있게 만드는 도자(陶瓷) 문화의 극치
차와 더불어 우리는 도자 문화를 빼놓을 수 없다. 도기 역시 중국은 인류문화사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나라였다. 유럽도자기의 명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마이센의 도자기나 영국의 본차이나, 웨지우드 등이 모두 중국 도자 문화의 전래에 의해 탄생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처럼 중국의 도자 문화는 세계 음식문화사와 예술사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는데 중국 역사상 최초의 황금기는 귀족문화가 난숙하게 꽃핀 당대(唐代, 618∼907)였다. 우리가 잘 아는 당삼채(唐三彩)가 바로 그 절정이다. 당 말기에 들어서 도자기는 실용적인 생활용기로 대량생산되었으며, 고려와 타이, 베트남에 이어 17세기에 이르러서는 유럽에 전해졌다. 한가지 놀랄 만한 점은 도자기 역사상 최초로 정리가 잘된 문헌적 사료가 육우의 <다경>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육우와 <다경>을 빼놓고는 동양의 차문화를 거론할 수조차 없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유럽의 차에 관한 책에서도 육우의 초상과 <다경>이 크게 소개되어 있고, 중국을 본받아 육우의 초상을 간판에 내건 다상(茶商)이나 카페를 런던, 빈 등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니 육우와 <다경>은 동양문화권을 넘어서 서양 차문화에도 대단한 영향을 미쳤음에 틀림없다.

일본의 차문화 ― 지나친 격식과 엄숙주의가 차문화의 본질을 훼손한다
중국의 차문화는 일본에도 전해져 일본 고유의 차문화를 형성하였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선사를 세운 선사(禪僧) 에이사이(榮西, 1141∼1215)가 송나라에 갔다가 1191년 귀국하면서 차 종자를 들여온 데서 비롯된 것이다. 독특하게도 일본 차문화는 선종을 신봉한 무가(武家)들 사이에 퍼지면서 형성되었는데, 무사문화 특유의 '격식 엄중'함이 다례(茶禮)의 근본이 되었다. 중세 봉건기의 막부정치를 통해 형성된 무사계급의 문화가 차문화에도 그대로 흡수되어 선(禪)의 본질을 이루는 융통무애(融通無碍)의 경지보다 법도를 받아들이는 데 급급했던 것이다. 양식에 꽉 짜인 완벽한 격식주의 속에서 일본의 차문화는 차문화 고유의 풍류와 놀이를 저버린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일본의 저명한 미술사가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는 일본 다도(茶道)의 역사를 공죄(功罪) 비등한 것으로 비판하며 '차'가 '도'(道)일수록 사이비 차가 된다고 하였다.

유럽문화 자체를 새로운 차원으로 승화시킨 문명충격 ― 차와 커피의 전래
이제 서양의 차문화로 넘어가보자. 미국의 <라이프>지는 1997년 새천년을 앞두고 지난 천년의 세계사적 대사건 100가지를 선정·발표하였는데, 그 가운데 차의 유럽 전래가 초래한 삶의 패턴의 변화를 28위로 올려놓았다. 그만큼 차는 서양문명 자체를 뒤흔들어 놓았던 영물(靈物)인 셈이다. 아울러 <라이프>지는 커피의 보급을 78위로 꼽았다. 에티오피아를 원산지로 한 커피도 고대로마 시인이 '젖 내음이 풍겨오는 ' 땅이라고 읊은 동방의 '행복한 아라비아'에서부터 세계를 돌고 돌아 서양세계에 전해졌다. 차와 커피. 왜 서양 사람들은 그것에 미쳤을까. 1732년 무렵 바흐의 작품 [커피 칸타타]의 한 구절을 들어보자.

"천 번의 키스보다 달콤하고
메스컷 와인보다 부드러운 커피
커피가 없으면 안 되요
저를 예뻐하시거든
오! 커피를 가져다주세요"

이처럼 커피는 유럽인들에게 17세기 중엽에 이르러서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기호품으로 자리잡았다. 사실 유럽인들에게 커피와 차 이전의 기호품이라고 할 수 있었던 것은 와인과 맥주였다. 그만큼 유럽인들은 항상 몽롱한 상태로 하루하루의 여가를 즐겼다. 파리의 경우 17세기 중엽에 1년 중 무려 103일이 페스티벌이었다고 하니, 남녀노소 모두가 축제에 흥청거리고 술독에 빠졌던 것이다. 이러한 일상문화에 커피의 출현은 가히 '혁명적' 사건이라고 언급한 프랑스의 저명한 역사가 미슐레는, "(커피) 혁명의 열광은 새 풍속을 창출하고 사람들의 기풍을 바꾸게 하니, 루이 14세 치하의 살롱과 선술집을 대신하여 카페가 등장하였다"고 찬탄하였다. 커피, 그것은 차와 더불어 지난날 중세적인 검과 술의 전사(戰士) 문화에 종지부를 찍고 우아함을 뽐내는 여성 중심의 사교 문화를 꽃피게 하는 한편, 만인에게 열린 자유로운 담론의 카페 문화를 개창하였다.

유럽 차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교양문화'의 탄생 ― 살롱, 아카데미, 카페
차와 커피의 등장은 흥청망청하던 유럽인들이 일순간 교양인으로 변모하는 순간이다. 유교 문명권의 이상적 인간이 군자·선비이듯이, 유럽의 경우 교양인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교양인들은 살롱과 아카데미, 카페 문화에서 여실히 들여볼 수 있다. 살롱의 귀부인 스탈 부인(1766∼1817)을 비롯한 다양한 귀족 부인들의 방에서 프랑스혁명의 싹이 움텄다면 그 이율배반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만큼 살롱은 귀족과 평민의 신분계급을 떠나 교양인이라면 누구나 참여하여 자신의 언사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루소나 몽테스키외, 볼테르 등이 그들이었다면 우리는 쉽게 그 문화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담소의 공간을 제공한 것이 커피였다.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문화, 우리가 유럽 여행을 가면 노천 카페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이때부터 자연스럽게 조성된 것이다.

이에 비해 영국 사람들은 홍차를 즐겨 마신다. 1988∼90년의 기록에 의하면, 미국 사람들은 1년 동안에 200잔의 홍차를, 러시아 사람들이 약 500잔을, 프랑스 사람들이 100잔을, 독일 사람들이 160잔을 마신 데 비해 영국 사람들은 1,500잔을 넘게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홍차의 최대 생산국 인도에서는 오히려 300잔으로 적게 마신다). 영국 사람들도 18세기까지는 차보다도 커피를 애용했으나, 중국차와 중국 자기 다완의 영향으로 차문화로 옮겨간 듯 하다. 어쨌든 영국 사람들에게 커피는 '쓴맛의 검은 물'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립튼이 바로 대표적인 영국 홍차임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차문화는 문명화과정의 사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
어떻게 보면, 차문화는 겉치레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노르베르트 엘리아스의 지적처럼 문화란 인간이 자연상태로부터 스스로 벗어나 문명화되어가는 과정임을 염두에 둔다면, 차문화는 인간이 보다 고양된 인간임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자연스런 산물일 것이다. 미미한 것으로 보이는 녹차 잎과 커피 열매가 가져온 인류문명사의 충격은 아편전쟁, 프랑스대혁명 등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그 모두가 인간이 연출한 드라마라면 차와 커피는 그 조연 역할을 했던 것이다.

차와 책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교양문화 여행
저자는 후기에서 우리나라의 차문화와 카페 이야기를 쓰지 못했음을 밝히고 후일을 약속하였다. 하지만 독자들은 이 책에서 너무도 풍성한 동서양 차문화의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그것은 동서양 문물교류 차원을 넘어 동서양 정신문화의 교류와 새로운 문화의 창출이라는 엄청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 아울러 저자의 전작인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에서 보여준 고품격 에세이로서의 자태가 이 책에도 그대로 드러나 있다. 커피와 차가 책과 잘 어울리듯이, 이 책은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과 자연스럽게 조우한다.


저자 소개
지은이 이광주
고려대학교 사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 뒤 지성사를 중심으로 유럽 문화 전반에 대해 폭넓은 연구를 해오고 있으며, 지금은 인제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저서로는 한길아트에서 펴낸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2001)을 비롯하여, 『정념으로서의 역사』(1987)『지식인과 권력: 근대 독일 지성사 연구』(1992)『유럽사회 풍속산책』(1992)『대학사』(1997)『베네치아의 카페 플로리안으로 가자』(200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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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

      

       (茶)의 본 고장 중국,

    그곳에서조차 첫 다인(茶人)으로 꼽는 육우(陸羽)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자. 

     

    *****

    갈증이 나면 물을 마시고

    번민하거나 노여움을 덮어버리려면 술을 마시고

    혼미하여 졸음을 흩어지게 하려면 차를 마신다

    「태초에 상서로운 나무가 있었다’」中 육우(陸羽)가 말한 차의 공덕 27쪽

     

    육우는 다성(茶聖)으로 추앙되는 차의 달인이다. 

    그러나 그에게서 흠 없는 완벽주의는 읽히지 않는다.

    남느니 오직 한 마디,

     ‘다성검(다性儉)’ ; 차를 마시는 자 깨끗하고 검소해야 할지니라.

     

     

    차는 5세기 경부터 실크로드를 통해 서역으로 전파되기 시작해서

    17세기 마침내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 여러 나라들에까지 전달됨으로써

    마침내 한 모금의 맑은 액체로 세계를 하나로 묶어낸다.

     

    우리가 ‘茶’라는 한자(漢字) 한 글자의 독법을 놓고

    ‘차(茶)’와 ‘다(茶)’를 혼용하고 있는 것처럼

    세계 각 지역에서 ‘차’의 의미로 통용되는 발음에서도 두 가지 계보가 존재한다.

     

    중국 광동성(廣東省) 언어(광뚱위)인 ‘CH’A’ 계열로는

    한국과 일본의 ‘차’와 ‘ちゃ’를 필두로

    포르투갈어∙힌두어∙페르시아어인 ‘CHA’,

    아라비아어∙러시아어인 “CHAI’,

    터키어의 ‘CHAY’ 등이 있고,

    복건성(福建省) 언어(푸젠위)인 ‘TAY(TE)’ 계열로는

    네델란드어 ‘THEE’, 영어 ‘TEA’, 프랑스어 ‘THE’, 독일어 ‘TEE’ 등이 있다.

     

    이렇게 ‘차’의 지칭이 두 갈래로 나뉘게 된 데는

    ‘차’가 전달된 루트가 육로와 해로로 나뉜 데서 유래하는 것인바

    광뚱어계열이 육로를 통해 유럽에 전달된 반면,

    푸젠어계열은 해상무역을 주도한 네델란드에 의해 전파되었기 때문이다.

     

    문사와 일사(逸士), 승려에 의해 자유와 일탈의 차문화를 발전시켜온 중국과 한국,

    무가(武家) 중심으로 엄격하고 양식화된 완벽성을 추구해온 일본,

    클럽과 살롱으로 대표되는 지성과 교양의 향연을 즐겨온 영국과 프랑스……

    차의 풍미와 효능에 눈뜬 것은 같았으나

    맛과 향을 즐기고 공유하는 양식은 나라마다 달랐으니

    시대와 지역을 따라 달라진 다양한 연유를 알아보는 과정도 차 마심에 버금가는 즐거움이다.

     

    *****

    (나는) 완고하고 염치없는 홍차 애음가이다. 20년 동안 이 멋스러운 식물의 탕즙만으로써 먹거리를 삼켜왔다. 나의 티포트는 식을 사이가 없다. 저녁에는 홍차를 즐기고 밤중에는 홍차로 위안을 받고 홍차로 아침을 맞이한다.

    - 영국 최고의 클럽 맨 존슨 박사의 말 중에서 379쪽

     

    이제 겨우 걸음마를 떼어놓기 시작한 처지에

    언감생심 격 높은 ‘품차(品茶)’를 욕심낼 수는 없다. 그렇다고 어찌

    차 한 잔의 휴식과 차 한 잔의 위안과 차 한 잔의 평화까지 포기할 수 있을 것인가.

     

    請喝一杯茶(칭허이뻬이차)!  - 차 한 잔 드시지요!

     

  • 동서양의 차 문화 | sa**nco | 2005.02.15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동서양의 차 그리고 그 문화를 개괄적으로 이야기하는 좋은 책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우리의 차에 대한 이야기가 미비하게 ...
    동서양의 차 그리고 그 문화를 개괄적으로 이야기하는 좋은 책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우리의 차에 대한 이야기가 미비하게 다루어졌다는 것. 동양의 차에선 불교 승려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 ‘다선일미’를 강조한 불교 선종은 그 수행에 있어서 차를 매우 중요시하였다. 차와 찻잔은 시대별로 달리 선호되었다. 당나라 때에는 찻물이 엷은 황색이기에 청자 찻잔, 송나라 때에는 차의 흰 빛깔에 맞추어 검은색의 흑유 찻잔, 명나라 때부터는 찻물이 연둣빛이기에 백자 잔이 선호됐다고 한다. 일본의 다도는 중국,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승려들로부터 시작됐다. 어떻게 보면 지금은 끊어졌지만 우리의 다도가 일본 다도의 원류다. 일본 무사도와 우리의 다도가 결합된 것이 지금의 일본 다도다. 임진왜란 전후의 일본 사무라이들은 그들의 잔인한 삶을 ‘다도’란 양식미로 중화함으로써 구제 받으려고 했는지 모르겠다. 중국의 차는 불교 사원이외 곳에서도 당나라부터 여러 가지 이름의 다방을 통해 놀이로써 발전해왔고, 일본은 그들의 독특한 다실을 통해 절제된 양식으로, 우리의 경우는 유교숭상, 불교 억제 정책으로 조선초기부터 일반으로부터 사라지고 겨우 일부 절에서 그 명맥을 유지해왔다고 한다. 차의 원산지는 윈남성, 스추안성, 구이저우성 그리고 인도의 아삼으로 연평균 온도가 13도 이상, 강우량이 1,400mm 이상의 서리가 내리지 않는 안개가 자주 끼고 습기가 많은 1,000m 이하의 산지가 적격이다. 지금 푸치엔성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유럽의 차 문화는 카페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금도 파리의 ‘프로코프’, ‘되 마고‘와 ’플로르‘, 베네치아의 ’플로리안‘, 빈의 ’센트랄‘과 ’무제움‘을 비롯하여 유럽에는 유서 깊은 카페가 도처에 갈려 있다고 한다. 차는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전해졌다고 한다. 육로로 전해진 것은 광동어인 ‘CHA', 해상로로 전해진 것은 푸치엔어인 ’TAY(TE)"로. 해상로는 네덜란드가 초기에 일본에서, 그 다음엔 중국에서 차를 얻었다고 한다. 또 다른 마실거리 커피는 에티오피아에서 아라비아로, 그리고 유럽으로, 그리고 세계로 전해졌다고 한다. 커피는 한 때는 이슬람교에서 커피가 신앙심을 떨어트린다고 금지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차와 커피는 술에 빠진 유럽인들을 구제했다고 할 수 있다. 이것들은 사교를 위한 장소, 프랑스는 살롱, 아카데미, 영국은 커피하우스, 클럽에서 사랑받았다. 가정을 중심으로 한 영국의 티타임, 티 테이블, 그리고 유럽의 카페를 통해 그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다. 청나라의 자기 모방에서 시작한 마이센자기, 독특한 청옥색의 ‘제스퍼 도기’인 웨지우드자기를 감상할 수 있었다. 2005.2.13 사진: 중국의 천목다완과 영국의 웨지우드자기
  • 차 한 잔 하실래요???? | pi**ine | 2004.02.2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차 한 잔 하세나.... 이 한 문장으로 두 사람에겐 직통로가 개설된다. 입으로 말을 주고 받는 것은 덤으로 누리는 즐거움...
    차 한 잔 하세나.... 이 한 문장으로 두 사람에겐 직통로가 개설된다. 입으로 말을 주고 받는 것은 덤으로 누리는 즐거움이다. 또한 차를 마시노라면 옛사람과의 대화를 빼놓을 수 없다. 옛사람이나 지금의 나나 똑같은 차를 마시니 말이다. 이광주의 "동과 서의 차이야기" 부제로 '놀이와 사교가 있는 풍경'이라고 달아놓았다. 이웃과 어울려 사는 삶속에서의 차를 이야기하고 있다. 오랫동안 문화를 전공한 학자답게 해박한 지식으로 옛날과 지금, 동과 서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할아버지의 구수한 옛날이야기처럼 술술 풀려나가는 이야기 보따리에 푹 젖어들게 만든다. 또한 풍부한 사진자료들에 눈도 즐겁다. 삶 속에서 생명을 얻고 있는 차 한 잔! 그 차 한 잔으로 윤택해지는 삶들. 오늘은 누구와 차를 한 잔 나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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