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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음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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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쪽 | | 152*220*23mm
ISBN-10 : 1185346538
ISBN-13 : 9791185346533
어리석음의 미학 중고
저자 김진국 | 출판사 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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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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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외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미선택 제본불량 미선택 부록있음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2.내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출간 20171021, 판형 150x220, 쪽수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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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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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힘으로 자신과 시대의 아픔을 끌어안은 도스또예프스키로 읽는 오늘! 대문호 도스또예프스끼는 지독한 간질병을 겪었다. 예기치 못한 발작은 그를 수없이 죽음의 문턱에 세웠지만 발작의 순간을 기억하지 못하는 보통의 간질병 환자와는 달리, 그는 발작이 시작되는 0.5초의 순간까지 또렷이 기억해 낼 수 있었다. 병은 그에게 건강한 사람이 볼 수 없는 일상의 신성함을 깨닫게 만들었고, 예술혼을 비범하게 만들었다. 이를 통해 소설 속에서 도시인의 심리와 당대 러시아 사회를 날카롭게 짚어낼 수 있었다.

신경과 전문의 김진국이 도스또예프스끼의 간질병과 그의 작품을 통해 병든 오늘을 읽는 『어리석음의 미학』. 저자는 도스또예프스끼가 본 문명사회의 모순이 병든 인간을 만드는 원인이라고 말하며 200년 전 러시아와 200년 후 한국 사회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근현대의 어두운 이면을 꼬집는다. 저자는 도스또예프스끼가 보여준 사회의 병든 민낯을 끊임없이 보여주면서 우리에게 정말 행복하냐고 묻는다. 그리고 이야기한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에서 찾는 행복이 병든 시대를 헤쳐 나가는 열쇠일지 모른다고.

저자소개

저자 : 김진국
저자 김진국은 신경과 전문의. 1960년 대구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 의과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남대학교 의료원에서 신경과 전문의 과정을 마쳤다. 의사가 된 이후 인간의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여 있는 ‘병’에만 관심을 가지다가, 나이가 들면서 인간의 ‘삶’과 ‘죽음’으로 관심의 지평을 넓히면서 그와 관련된 글을 쓰고 있다. 현재 칼럼니스트로 《영남일보》에 ‘영남시론’, 《경산신문》에 ‘장산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저서로 《기억의 병: 사회문화 현상으로 본 치매》, 《우리시대의 몸·삶·죽음》, 《나이듦의 길》 등이 있다.

목차

서문 도스또예프스끼로 근대를 읽다

1부 병든 시대의 병든 이방인
1. 거룩한 병자
“이 사람이, 정말 이 사람이….”
뻬쩨르부르그의 몽상가
거룩한 병자의 예술혼

2. 간질, 영혼의 울부짖음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히스테리
신경발작
간질발작은 아닌, 이상한 발작
넋 나간 사람들의 이상한 몸짓
룰렛 게임과 닌텐도 증후군
비참한 추락! 대발작

3. 병든 시대, 근대의 이방인
거품과 무기력증
열정과 병리학(pathos, pathology)
신성한 병과 바보 성자
근대의 낙오자, 병든 시대의 이방인

2부 근대의 그늘
4. 근대의 질병 체계
박테리아의 시대
근대의 흑사병, 결핵
관 속 같은 방의 흙수저들
전염병과 정치
무례한, 무분별한 인간의 운명

5. 근대의 정동-불안과 우울
병적인 시대
가족의 해체
해체된 개체들의 불안한 삶
병적인 시대의 이상한, 심리적 사건들
문명사회와 도덕

6. 진보와 민주주의
자유·평등·박애 그리고 박해
지상의 빵과 자유
진보와 경제적인 진리
지상의 가난과 천상의 행복
러시아의 행복한 장래

7. 대문호의 인종주의와 파시즘
대문호의 문화 인종주의
골상학과 생물학적 인종주의
무능한 남성의 도착증
잔인하고 파렴치한 사디스트
혐오범죄
21세기의 라스꼴리니꼬프

3부 문명사회의 부조리
8. 근대 시민사회와 법치
불행한 사람들
사형, 가혹한 형벌
해결할 수 없는 과제
선과 악의 문제
국가범죄와 시민사회의 책임

9. 문명과 건강
의사가 싫은 환자들
민중과 첨단 의료
문화와 의료
건강과 삶의 규범

10. 관료주의와 민주주의
행정적 희열
법과 규정 뒤에 숨은 행정 기계
법규의 무능한 집행자
천재와 천치
가면을 쓴 간질병

11. 이성·문명·전쟁
귀신들이 사라진 자리에…
근대의 악당, 낭만주의자
사이비 애국주의
위대한 대문호의 헛소리-전쟁이여 만세!

4부 아름다움과 어리석음
12. 일상의 아름다움-세계를 지탱하는 힘
13. 어리석은 자들의 맑은 영혼
14. 어짊(仁)에 의지하여 예(藝)에 노닐다

책 속으로

대문호 도스또예프스끼는 중증 간질병 환자였다. 도스또예프스끼의 시대만이 아니라 그 이전에도, 21세기인 지금도 온 세상이 혐오와 기피, 배제의 대상으로 삼는 간질병 환자였다. 19세기를 대표하는 예술가들 중 간질병 환자는 그만이 아니었다. 《마담 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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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호 도스또예프스끼는 중증 간질병 환자였다. 도스또예프스끼의 시대만이 아니라 그 이전에도, 21세기인 지금도 온 세상이 혐오와 기피, 배제의 대상으로 삼는 간질병 환자였다. 19세기를 대표하는 예술가들 중 간질병 환자는 그만이 아니었다. 《마담 보바리》 의 플로베르도, 환청으로 자신의 귀를 잘라냈던 고흐도 간질병을 앓았다. 그런데도 유독 도스또예스프끼의 간질병만 도드라져 보이는 이유는, 보통사람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그만의 고단하면서 숨 가쁜 삶이 기괴하고 혐오스러운 간질병과 겹쳐지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 영혼과 육체, 영광과 치욕, 빛과 어둠, 상승과 추락, 사랑과 증오, 믿음과 불신, 천사와 악마……. 양 극단을 넘나드는 그의 삶의 이력과 사상이 고질병인 간질병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대문호 도스또예프스끼만의 독특한 세계관과 예술혼이 주조된다.
-[거룩한 병자] 중에서

그가 방에 처박혀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는 이유는, 거리로 나와 봤자 마땅히 갈 곳도 없지만, 방에서 보는 것보다 더 혐오스러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찌는 듯이 무더운 거리에 근대의 외형을 갖추기 위해 거의 매일 부수고 파고 뒤집는 공사현장과 거기서 쏟아져 나오는 먼지와 소음, 공사판 주변의 선술집에서 풍기는 역겨운 냄새와 취객들의 악다구니, 그리고 창녀들이 자신을 팔며 도열해 있는 근대 도시의 뒷골목……. “서민들은 술에 취해 있고 젊은 지식인들은 이룰 수 없는 꿈과 환영 속에서 할 일이 없어 말라비틀어진 채 이론의 기형아가 되어가는” 시대의 그늘진 곳을 서성거리는 사람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 [근대의 질병체계] 중에서

도스또예프스끼의 기록은 자기 시대에 절망한 사람이 기록한 절망의 기록이다. 병든 몸으로 병든 시대를 살았던 병자가 남긴 병록지다. 세상의 발 빠른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들의 질투과 시기가 뒤섞인 푸념이기도 하다. 그런 어리석은 병자가 남긴 절망의 기록 속에도 삶의 의지를 다지게 만드는 몇 구절이 숨어있다. “삶을 향한 갈망을 이길 만한 그런 절망”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삶의 모든 1분이, 삶의 모든 순간이 인간에겐 축복”되도록 해야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의 율법 자체”라는 것. 그리고 그런 축복받은 삶을 가능케 하는 “위대한 자극제”가 바로 예(藝)의 정신이요 유희의 문화라는 것까지.
- [어짊(仁)에 의지하여 예(藝)에 노닐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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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시대와 사회가 병들면 그 누구도 건강하기 어렵다. 도스또예프스끼의 작품 속 인물들은 한국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겹쳐진다. 소설 《죄와 벌》에 등장하는 라스꼴리니꼬프는 신분 상승을 꿈꾸며 도시로 오지만 관 속 같은 방에 틀어박힌 외톨이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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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사회가 병들면 그 누구도 건강하기 어렵다.
도스또예프스끼의 작품 속 인물들은 한국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겹쳐진다. 소설 《죄와 벌》에 등장하는 라스꼴리니꼬프는 신분 상승을 꿈꾸며 도시로 오지만 관 속 같은 방에 틀어박힌 외톨이로 살아간다. 골방에서 세상에 대한 불만을 키워가던 그는 결국 전당포 노파와 그 여동생을 잔인하게 살해한다. 이것이 소설 속 19세기 러시아의 모습이라고만 말할 수 있을까? 누울 자리만 겨우 보전되는 고시원에 틀어박혀 꿈과 희망을 잃어버린 은둔형 외톨이나 좌절과 분노로 약자에 대한 혐오를 키워가는 요즘 사람들은 라스꼴리니꼬프의 모습과 닮아도 너무 닮았다.
온갖 갑질로 제 욕망을 채우기에 급급한 까라마조프형 아재들 역시 정치계, 법조계 등 오늘날 한국 사회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군상들이다. 도스또예프스끼의 작품 속 인물들이 거울처럼 비추는 현대인의 정신적 병리 현상은 이질적이라고 생각했던 러시아와 한국을 데칼코마니처럼 보이게 한다. 동서를 막론하고 병든 시대와 사회에서는 어느 누구도 건강하기 어려운 것이다.
저자는 도스또예프스끼가 본 문명사회의 모순이 병든 인간을 만드는 원인이라고 말한다. 시민사회의 자유는 돈 있는 사람들만 누린다는 도스또예프스끼의 지적은 대한민국에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격언으로 반복된다. 관료주의와 법치주의는 공무원들을 영혼 없는 행정 기계로 만들었고, 과학과 이성은 공동체와 개인을 해체시킨다. 문명의 발전이 오히려 개인을 피폐하게 만든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도스또예프스끼가 보여준 사회의 병든 민낯을 끊임없이 보여준다. 그리고 독자에게 묻는다. 당신은 정말 행복하냐고.

건강한 사람이 볼 수 없는 일상의 신성함
도스또예프스끼는 지독한 간질병을 겪었다. 예기치 못한 발작은 그를 수없이 죽음의 문턱에 세웠다. 하지만 발작의 순간을 기억하지 못하는 보통의 간질병 환자와는 달리, 그는 발작이 시작되는 0.5초의 순간까지 또렷이 기억해 낼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대문호는 건강한 사람이 볼 수 없는 ‘일상의 신성함’을 깨닫는다. 쓰레기통을 뒤지는 강아지와 싸움박질 하는 아이들. 발작의 순간 눈앞에 보인 일상의 모습은 보통 사람에겐 지루하지만, 도스또예프스끼에겐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증거였다. 결국 도스또예프스끼는 일상의 힘을 통해 자신과 시대의 아픔을 끌어안는다. 그리고 삶의 모든 순간이 인간에게 축복이 되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리석음의 미학》 역시 독자들에게 말한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에서 찾는 행복이 병든 시대를 헤쳐 나가는 열쇠일지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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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어리석음의 미학 | do**ri1001 | 2017.11.0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4년 전부터 규칙적인 습관이 생겼다. 아침저녁으로 알약 3알씩 복용한다. 그래도 4알에서 3알로 줄어든 것이다. 사실 그 약의...

    4년 전부터 규칙적인 습관이 생겼다. 아침저녁으로 알약 3알씩 복용한다. 그래도 4알에서 3알로 줄어든 것이다. 사실 그 약의 종류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병원에서 처방을 내린 대로 잘 먹고 있다. 간질로 쓰러지고 난 이후부터였다. 간질로 쓰러진 전후 사정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눈감고 일어났더니 병원이었고, 집이었고, 다시 병원이었다. 한 달간 입원해있던 병원에서 아침 진료마다 의사가 묻던 말은 “아침 반찬이 뭐였냐?”였다. 하지만 제대로 답해본 기억은 없고, 울었던 기억만 남아있다.


    지금은 일상이 된 습관을 받아들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쓰러진 이후 기억력은 많이 감퇴하였고, 의욕은 사라졌다. 혹시나 밤에 쓰러져 호흡곤란이 올까 봐 가족들은 늘 노심초사했다. 한번은 아침에 일어나보니 큰누나가 울먹이며 나를 안고 있었는데, 발작하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몇십 년 전만 해도 간질은 더러운 병이라고 취급받았기 때문에, 누나의 울음이 이해가 갔다.


    우습게도 간질을 앓고 나니 작은 것들로부터 위로를 받기도 한다. 더 심하게 쓰러지지 않은 것과 간질 덕분에 치열하게 살아가지 않아야 할 명분이 생겼다는 것, 그리고 지금껏 많은 위인도 간질을 앓았다는 기록이다. 정신 외과에 가면 간질에 대한 안내 책자가 있는데 그 내용에는 항상 똑같은 말로 간질을 소개하고 있다. 누구나 앓을 수 있는 흔한 질환이며, 수많은 위인의 이름을 거론하며 그들도 간질 환자였다고 소개해준다. 그리고 그 소개 글에는 늘 도스또예프스키가 빠지지 않았다.


    대문호라는 칭호가 늘 따라다니는 도스또예프스키도 간질 환자였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지금처럼 의료기술도 많지 않고, 간질이 오면 쓰러져야 했을 텐데 어떻게 수많은 대작을 집필했는지 궁금했다. 책 <어리석음의 미학>은 이런 궁금증을 풀어줄 내용과 더불어 전근대의 병든 사회의 이면을 꼬집는다. 도스또예프스키 작품의 병적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시대적 상황이 현대의 대한민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진단한다.


    책에서는 도스또예프스키의 작품을 통해 토스또예프스키를 본격적으로 파헤친다. 그중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그의 소설에서 시간의 흐름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간질은 기억이 끊기는 현상이기에, 도스또예프스키는 기억의 흐름으로 이야기를 서술한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주인공은 도스또예프스키의 자화상과 같았고, 단편화된 기억은 혼란한 시대상과 그의 자라왔던 어릴 적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는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목도했고, 자식을 떠나보냈으며, 감옥살이를 겪었고, 노름으로 탕진하는 등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지냈다. 그 혼란과 방황 속에서 그는 글로 자신을 분출했다.


    또 하나 놀라운 점은 도스또예프스키는 간질로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일부로 인정했다는 점이다. 발작할 때마다 그는 무너지기보다 글에 계속해서 녹여냈다. 그렇기 때문에 무너지지 않았다. 도리어 시대상을 잘 표현해낸 작품이 되었고, 병적인 인간 군상의 최전선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슬프게도 책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현대와 비교해서 보여준다. 매일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로 고통받고, 해소할 길이 없는 현대인의 모습은 토스또예프스키 작품 속 인물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다.


    무거운 이야기다. 과연 200년이 지난 우리는 어떤 시대를 사는 건지 생각해보게 한다. 행복한 미래를 바라보며, 불행한 삶을 사는 우리의 정신적 고통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거란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매일 먹는 간질약의 기한이 정해지지 않은 지금, 인정 하고 싶지 않은 사실이라 더욱 처절하다.

  • 시대를 초월해 대문호로 인정받는 것이 꼭 그 사람...


    시대를 초월해 대문호로 인정받는 것이 꼭 그 사람의 됨됨이나 인격 역시 훌륭해야 한다는 전제를 바탕에 둔 것은 아니겠으나 그래도 엄청난 작품을 쓴 작가의 모습에서 기대하는 바가 있기 마련이다.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나 작가로서 가지는 위대함, 또는 비범함이 더해진다면 작품과의 시너지는 더욱 커질테니 작품과 더불어 작가의 삶 또한 소설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또예프스끼란 이름만 들어도 죄와벌을 떠올리는 것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비록 나는 읽는데 실패했지만.. 그외에도 수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어쨋든 그가 대단한 작가임을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도스또예프스끼는 심각한 간질병을 앓고 있었다. 그로 인해 발작을 일으키기 일쑤 였고 그 시절 간질병은 모든 사람들이 혐오하는 병 중의 하나였다. 그는 귀족 출신이었지만 귀족적인 삶을 살지는 못했다. 돈을 벌기 위해 글을 쓰고 더러운 뻬쩨르부르그 뒷골목에 살았으며 간질병으로 인한 발작이 언제 어떻게 생길지 모르기에 사람을 만나지도 밖을 돌아다니지도 않는 철저히 고립된 삶을 살았다. 하지만 도스또예프스끼는 간질병을 치료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았다. 그에게는 그것이 창작의 원동력이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저리치는 발작의 순간은 삶의 희열을 느끼게 해주는 일종의 자극제와 같았다. 또한 대부분 간질병 환자들이 발작 전후에 의식을 잃어 가는 것과 다르게 도스또예프스끼는 그것을 정확히 기억하고 기록하는 놀라운 능력이 있었기에 확실히 비범한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삶과 죽음, 영혼과 육체, 영광과 치욕, 빛과 어둠, 상승과 추락, 사랑과 증오, 믿음과 불신, 천사와 악마.. 양 극단을 넘나드는 그의 삶의 이력과 사상이 고질병인 간질병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대문호 도스또예프스끼만의 독특한 세계관과 예술혼이 주조된다. 

    이 책은 도스또예프스끼의 삶과 정신, 그리고 작품과 인물들의 심층적인 분석과 그 시대의 시대상과 함께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의 모습을 연장선상에서 바라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스또예프스끼가 살던 19세기 러시아의 뻬쩨르부르그의 뒷골목은 더러운 오물과 악취를 풍기는 병과 세균의 온상지였다. 장티푸스,결핵,콜레라등 수많은 병균들이 들끓어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암울한 곳이다. 이런곳에서 간질병을 앓으며 글을 쓴다면 과연 희망적이고 긍정적 기운이 담긴 글을 쓸 수 있을까? 그렇기에 도스또예프스끼의 소설은 잔인한 살인이나 각종 정신병을 앓는 인물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그중엔 자신의 정신상태나 가치관을 투영시킨 인물들이 많으며 그로 인해 그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나 당시 상황을 유추해 볼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과연 많은 사람들의 존경과 칭송을 받는 대문호라기엔 이해할 수 없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여성을 혐오하고 자신의 종교 이외에는 모두 경멸하며 유럽에 대한 절대적인 적대심은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었다면 아무리 훌륭한 글을 쓰는 사람일지라도 대문호라는 칭호를 받기는 커녕 학계에서 매장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가 살아야 했던 암울한 시대상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게다가 도스또예프스끼는 사회범으로 교도에 수감되며 잔인한 고문을 당하고 또 실제 사형수로 사형이 집행되기 직전에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경험까지 있다니 그런 인생을 살아온 사람에게 건강한 정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그의 마음속에는 결핵균보다 더 독한 혐오와 경멸, 증오라는 세균이 자란다. 이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해 침을 뱉고 이를 갈게 만드는. 


    하지만 19세기 러시아 뒷골목의 처참한 상황이 낯설지 않은것은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시대와 크게 다를바 없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백신이나 보건위생이 발달하여 옛날처럼 결핵이나 콜레라에 걸려 아무런 치료 없이 그냥 죽어가는 사람은 없어졌지만 지금 우리에겐 더 큰 질병들이 사람들의 정신을 갉아 먹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울증이나 치매는 본인뿐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함께 고통 받게 되는 현대인들의 가장 큰 질병 중의 하나이다. 백신이나 약으로 치료할 수 없는 마음의 병들은 그와 더불어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뗄 수 없는 고독과 합쳐지면 더 심각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결핵 발생률, 유병률, 사망률, 항생제 내성발생률 모두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부모를 부양하지 않아 고독사에 이르는 노인들의 마지막이 더이상 특별한 일로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고독한 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 모두가 일자리를 찾기 위해 도시로 몰려 들지만 공동체 의식이나 일체감을 찾아 보긴 힘들다. 항상 쫓기는 듯한 생활과 자신을 짓누르는 압박감에 언제나 피로에 찌들어 있는 사람들에게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또한 부를 거머쥔 일부의 사람들이 대다수의 시민들을 조롱하고 기만하는 행위는 도스또예프스끼의 암울한 소설 속의 시대보다 더 암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과연 21세기 지금이 그때보다 얼마나 더 많은 발전을 한 것인지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문명생활에는 누구나 거부하기 힘들고 단념하기 불가능한 편리함과 안락함, 화려함 같은 것이 있다. 그 대신 불안과 우울을 늘 안고 살아가야 한다. 



    비록 그의 소설은 잔인하고 암울한 인물과 이야기로 가득하며 자신 역시 고독하고 우울한 인생을 살았고 간질병을 앓았지만 그는 자신의 병을 초월하여 그 고통을 자신의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인 대단한 사람이란것을 느꼈다. 병으로 인해 고독하고 기댈곳 하나 없이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이방인 같은 삶을 살며 끝없는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글 쓰기를 포기하지 않은 집념과 그 재능은 충분히 대문호라 칭호되기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사상이나 가치관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지만 그가 겪은 수많은 고초와 고통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병든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 어찌 건강한 정신과 몸을 가질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며 그가 표현해 낸 많은 인물들의 심리와 그 당시의 사회상과 빗대어 지금 우리의 21세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정신적 질병과 문제들을 들춰내어 지각하게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는 이야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도스또예프스끼의 소설을 내가 펼쳐볼 수 있는 마음의 결심이 생기기를 바래본다. 



    그는 진정 21세기의 의사들을 가르칠 수 있는, 19세기의 거룩한 병자였음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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