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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산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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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쪽 | B5
ISBN-10 : 8983714492
ISBN-13 : 9788983714497
도서관 산책자 중고
저자 강예린 | 출판사 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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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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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도서관 산책자 두 책벌레 건축가가 함께 걷고 기록한, 책의 집 이야기-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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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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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이 아니다! 문화의 중심에 있는 도서관을 만나다! 두 책벌레 건축가가 함께 걷고 기록한, 책의 집 이야기『도서관 산책자』. 최근 도서관은 새로운 문화의 중심으로 변모하고 있다. 하지만 변화와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 도서관은 '독서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이 책은 인문적 소양이 깊은 두 젊은 건축가가 특색있는 동네 도서관들의 다양한 매력을 하나하나 소개한다. 최신의 이슈들,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해답을 찾기 쉽지 않은 이슈들을 다루어 도서관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많은 책과 자료들들 탐독한 탄탄한 정보력을 바탕으로 한다.

특히 제주 여행자를 위한 도서관, SF와 판타지 애호가를 위한 SF&판타지 도서관, 디지털 시대의 베이스캠프인 디지털 도서관, 어른들을 위한 정독도서관 등 각 도서관들이 가진 주요 테마를 중심으로 국내 도서관들이 가진 다채로운 매력을 풍부하게 보여준다. 또한 도서관 관련자들과 건축가들의 인터뷰를 수록하여 도서관 100년 역사 속의 깊은 정보와 매력을 가득 담았다.

저자소개

저자 : 강예린
저자 강예린은 인문학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즐기는 젊은 건축가. 대학 시절부터 전공인 지리 외에도 인문, 사회과학의 다양한 책을 탐독했다. 서울대학교 지리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는데 지리를 공부하고 나니, 건축에 관심이 생겨 다시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들어가 건축 공부를 시작했다. 졸업 후 로테르담의 O.M.A.(Office for Metropolitan Architecture), 서울의 건축사사무소 협동원에서 실무를 익혔다. 전주 청소년자립생활관, 강남 보금자리 주택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면서 집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다. ‘책의 집’인 도서관에 대한 관심은 공공성이 뛰어난 미국 뉴욕도서관, 편안한 분위기가 유명한 스페인 살라망카공공도서관을 발견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생겨났다. 그 탓에 도서관을 보는 눈이 지나치게 높아져, 지금 경남 창녕에 짓고 있는 우포자연도서관(가칭)에 대한 고민거리가 많아졌다. 2010년에 이치훈과 함께 건축사사무소 S.O.A.(Society of Architecture)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건축 일을 하는 틈틈이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플래티넘 등급 유지에 힘쓰고 있다.

저자 : 이치훈
저자 이치훈은 도서관이라고 하면, 사람들의 만남을 지원하는 유연한 플랫폼을 상상하는 젊은 건축가. 어린 시절부터 관심사가 다양해서 도서관에만 가면 미로 같은 서가에서 길을 잃었지만, 강예린과 달리 장래 희망만은 일관되게 건축가를 꿈꾸어왔다.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공부했으며 특히 경관과 도시 건축에 관심이 많아 석사 학위도 「경관 변화의 사회적인 조건에 관한 연구」로 받았다. 도시, 경관 분야의 공모전인 부산 중앙광장 현상 공모와 오송바이오밸리 마스터플랜에서 입상하기도 했다 2010년에 강예린과 함께 S.O.A.를 설립한 뒤, 현재 전남 곡성 귀촌 가옥 등 다양한 건축 설계를 진행 중이다. 건축가로서 꿈이자 숙제이자 연구 대상이라고 여겨왔던 도서관을 경남 우포에 직접 설계하게 되면서, 생태 교육과 대안적인 삶의 공간이 되는 도서관을 짓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이화여자대학교 겸임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하고 있다.

목차

추천의 글
프롤로그
1장 참척의 슬픔으로 도서관을 짓다 -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
2장 도서관은 링크이다 - 광진정보도서관
3장 도서관은 도시와 함께 나이 든다 - 부산광역시립시민도서관
4장 자연 속에서 책을 누리는 집 - 숲속작은도서관, 관악산숲속도서관, 농부네텃밭도서관
5장 부천은 어떻게 도서관의 도시가 되었나 - 부천예술정보도서관 다감
6장 여행하는 책, 여행자의 책 - 달리도서관
7장 서고 없는 도서관은 가능할까 - 국립디지털도서관
8장 한 가지 장르로 도서관을 이루다 - 관악산시도서관, SF&판타지도서관, 사진책도서관
9장 대학도서관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 서강대학교 로욜라도서관
10장 어른들의 도서관이 필요할 때 - 정독도서관
부록
에필로그

책 속으로

여느 바쁜 아버지들처럼, 딸의 졸업식조차 챙기지 못했던 아버지에게, 타국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이 성장한 딸과 찍은 마지막 순간이란 사실은 견디기 힘든 것이었다. 아버지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서, 무언가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뒤늦게라도 딸에게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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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바쁜 아버지들처럼, 딸의 졸업식조차 챙기지 못했던 아버지에게, 타국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이 성장한 딸과 찍은 마지막 순간이란 사실은 견디기 힘든 것이었다. 아버지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서, 무언가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뒤늦게라도 딸에게 성의를 보이고 싶다. 여러 가지 방법을 궁리하던 아버지는 딸이 생전에 책 읽는 것을 좋아했다는 것을 떠올리고는 서대문구청에 도서관을 기증하기로 한다.(24쪽)

도서관이 지역사회의 공동체를 가꾸어가는 모습은 도시의 모든 환경들이 소비를 위해 재편되고, 공공성을 띤 공간들이 축소되어가는 변화 속에서 일종의 치유 과정처럼 보인다. 사람들 사이에 끊어졌던 고리를 다시 잇고 더불어 사는 의미를 회복한다는 점에서 더 그러하다. 공동체라고 하면 아파트 반상회 정도만 간신히 남아 있는 서울에서, 의미 있는 공동체가 사라져가는 도시의 삶 속에서, 지역 도서관은 공동체를 다시 일상의 삶이 속한 근린으로 귀속시킨다.(53쪽)

소설 『장미의 이름』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기호학자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은 마을 노인이 죽었을 때, “도서관에 불이 났다.”고 표현한다. 지혜의 깊이를 강조하기 위해서 노인을 도서관에 비유한 것이다. 함축적이고도 일리 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마을에서 벌어진 일들을 기억하니까, 노인의 삶은 마을 역사의 제법 긴 구간을 기록하고 있는, 살아 있는 아카이브다.(59쪽)

부산시민도서관은 해안가에 있던 일본의 조계지(租界地)에서 시작해서 해방 후 내륙의 중심 공간으로 이주하며, 새로운 장소와 기억을 만들고자 했다. 부산시민도서관의 모체는 앞서 언급한 부산부립도서관으로 이는 원래 일본 상인들의 모임인 홍도회 부산지부 사무실에 있던 서재를 확장해서 용두산 공원에 새로 지은 것이다. 이때는 재한 일본인을 주요 대상으로 했고, 책 역시 일본 책과 몇 권의 외서가 전부였다. 해방되자마자 부산부립도서관은 부산교육위원회에 넘겨졌고, 대한민국을 위한 도서관으로 거듭나고자 했다. 그 첫째로 한 일이 이사 가는 것이었다.(62쪽)

문화 도시 부천의 상징으로, 대중적으로는 부천필하모닉이 손꼽히지만, 적어도 도서관 분야를 잘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탄탄한 도서관 인프라가 더욱 손꼽힌다. 부천은 그대로 도서관의 도시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부천만큼 도서관이 도시 곳곳에 골고루 분포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도시도 드물다.(105~106쪽)

여행지에서 책의 역할은 여행으로 미처 채우지 못한 여백을 메우는 것만은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사람들은 여행지로 이미 와버린 몸과, 떠나온 그곳에 아직 남아 있는 마음 사이의 시공간적인 불균형을 맞추기도 한다. 몸은 지금 이곳이 현실인데, 마음속 현실은 저 멀리 있다면 주변의 풍광과 물산을 보아도 보지 않은 것과 다름이 없다. 독서는 꼬리를 무는 걱정과 망상을 밀어내고 현재의 자리로 여행자를 불러들인다. 책 속 이야기는 여행지의 이야기와 결합되면서, 여행지를 증강 현실로 만드는 데 기여한다.(118쪽)

대칭과 비대칭, 육중한 돌과 가볍고 투명한 유리, 땅의 중심에 위풍당당하게 선 자세와 대지 한 켠에 비켜 선 자세 등 종이 책 도서관과 디지털도서관은 건축의 모든 언어들이 대조를 이루며 조우하고 있다.(150쪽)

시도서관에서 주최하는 ‘시 낭독회’에 중장년층들의 반응이 좋다. 이들에게 시 낭독회는 사는 데 치여 잊고 있던 낭만을 다시금 불러일으킨다. 요즘처럼 88만 원에 아픈 청춘이 아닌, ‘아직 청춘이 낭만이었던 시절’을 지나온 이들에게 시도서관은 싱그러웠던 젊은 시절을 환기해준다.(163쪽)

그런 소란 끝에 경기고등학교가 이전하고, 남은 자리에 세워진 도서관은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이름을 따 정독도서관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경기고 이전이 대통령의 직접 지시로 이루어졌다고 하니, 당시 서울의 인구 분산은 그만큼 절박한 문제였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으며 정독도서관은 대도시 서울이 전쟁을 치르듯 커가던 와중에, 서울 한복판이라는 최고의 입지와 명문 고등학교 터라는 색다른 역사를 갖게 된다.(205~2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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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두 인문학적 건축가가 발로 걷고 마음으로 쓴, 특색 있는 동네 도서관 탐방기! 국내 최초의 근대적 도서관 중 하나로 꼽히는 부산광역시립시민도서관(구 부산부립도서관)의 역사가 약 115년가량 되었으니, 국내 도서관의 역사도 이제 한 세기가 지났다...

[출판사서평 더 보기]

두 인문학적 건축가가 발로 걷고 마음으로 쓴,
특색 있는 동네 도서관 탐방기!


국내 최초의 근대적 도서관 중 하나로 꼽히는 부산광역시립시민도서관(구 부산부립도서관)의 역사가 약 115년가량 되었으니, 국내 도서관의 역사도 이제 한 세기가 지났다. 일제시대 일본인들을 위한 도서관에서 시작해, 해방 후에 대학도서관들이 생겨나고, 이어 1970년대 들어 정독도서관으로 대표되는 공공도서관들이 곳곳에 지어지고, 2000년대에 들어와 어린이를 위한 ‘기적의도서관’이 생겨나기까지, 국내 도서관들은 시대에 발맞추어 끊임없이 발전해왔고, 변화해왔다. 최근에는 시도서관, 사진책도서관처럼 한 분야만을 집중적으로 다룬 장르도서관들도 속속 태어나고 있다.
이런 변화와 발전에도 불구하고 그간 국내 도서관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았다. 아직도 도서관은 ‘독서실’로만 받아들이는 문화가 팽배한 가운데, 인문적 소양이 깊은 두 젊은 건축가가 특색 있는 동네 도서관들을 하나씩 찾아나섰다. 도서관 곳곳을 직접 방문하고 구석구석 산책하면서 도서관의 다양한 매력들을 하나씩 짚어 읽어냈다. 책과 도서관에 대한 깊은 사색이 담겨 있지만, 사색이 전부는 아니다. 저자들은 『책의 미래』, 『밤의 도서관』 등 많은 책과 자료들을 탐독하여 유의미한 내용들을 뽑아냈고, 이용훈 메타사서, 여희숙 도서관 친구들 대표, 한형우 이진아도서관 건축가를 비롯해 각 도서관들의 관장님들 이용자들까지 많은 이들을 인터뷰하여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국내 도서관 100년의 역사 속에 켜켜이 쌓인, 우리 도서관들의 뜻밖의 정보와 매력이 책에 가득 담겨 있다.

① 도서관으로의 기행을 제안함! 본격 도서관 탐방기
그간 인문과 지리, 정보와 에세이를 결합한 매력적인 기행 에세이들은 많았지만 그 소재들은 늘 미술관, 박물관, 건축, 카페 등으로 제한되어 있었다. 다른 문화적 요소들을 다룬 책이 적었는데, 이 책은 도서관으로 시선을 넓혀, 도서관도 하나의 매력적인 기행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책 곳곳에 책과 도서관에 대한 매력적인 정보와 사색,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들을 제시하여 도서관이 실제로 훌륭한 기행 장소가 될 수 있음을 직접 증명하고 있다. 특히 제주 여행자를 위한 도서관, SF와 판타지 애호가를 위한 SF&판타지도서관, 디지털 시대의 베이스캠프인 디지털도서관, 어른들을 위한, 어른들에 의한 정독도서관 등 각 도서관들이 가진 주요 테마를 중심으로 소개함으로써 국내 도서관들이 가진 다채로운 매력을 풍부하게 드러내고 있다.

달리도서관은 전문 사서와 전문 장서 체계가 있는 도서관은 아니다. 게다가 도서관에서 책을 구입하거나 기부를 받지도 않는다. 그럼 도서관의 책들은 모두 어디에서 온 것일까? 달리도서관의 책꽂이에는 여러 사람들이 자기의 서재 한 칸을 뚝 떼어다 옮겨 놓은 책들이 가득하다. 그러니까 달리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은 각각 주인이 따로 있다. 각 사람들은 자기가 읽고 좋았던 책, 의미 있는 책, 추천하고 싶은 책, 빌려주고 싶은 책들을 달리도서관에 보낸다.(‘달리도서관’ 편 중에서, 122쪽)

SF&판타지도서관은 사당동 골목 안의 지하실에 있었다. 예산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택한 입지지만, 어딘가 이 사회가 SF와 판타지 장르를 대하는 방식과 닮아 있다. 사회적으로SF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어른들은 이른바 ‘오타쿠’로 여겨진다. 생계에 보탬이 안 되는 취미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이른바 나잇값 못하는 사람으로 취급받는 것이다. 마치 다 자란 어른이 당당하게 보기에는 너무 허황된 책이 아닌가 하는 편견을 피해서 SF&판타지도서관은 지하로 내려간 것처럼 보인다.(‘SF&판타지도서관’ 편 중에서, 160쪽)

② 도서관을 둘러싼 최신 이슈들을 모두 모았다!
이 책에는 오늘날 우리 도서관을 둘러싼 최신의 이슈들, 그리고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해답을 찾기 쉽지 않은 이슈들이 담겨 있어, 도서관 그 자체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예컨대 공공도서관 공간의 일부를 독서실로 할애하는 문제, 끊임없이 늘어나는 장서를 어디에 어떻게 보관할 것인가 하는 문제, 도서관 입지로 도심이 좋은가, 외곽 공원이 좋은가 하는 문제, 도서관의 교양 프로그램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의 문제, 종이 책의 미래를 도서관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의 문제 등 도서관에 관한 다양한 이슈를 소개하고 분석함으로써 도서관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동네 도서관들이 발전하는 방향에 대해 도서관 이용자인 시민들이 어떻게 조언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제안한다.

우리나라 도서관들은 도시 외곽의 공원이나 산 언저리에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도서관은 대부분 녹지에 있다. 접근하기 쉬운 도심보다 자연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에서 도서관 문화가 자라나기 시작한 것이, 이미 도시 구조가 웬만큼 짜인 다음이기 때문이다. 도시 중심부에는 이미 상업 업무 시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어서 빈 땅을 찾기도 힘들고, 찾더라도 도서관처럼 이윤을 창출하지 않는 공공건물이 높은 지가를 감당하기가 버겁다. 그래서 택한 것이 외곽의 녹지나 공원의 귀퉁이다.(79쪽)

③ 독서실을 넘어, 동네 도서관 제대로 사용법!
이 책은 도서관의 역할이 매우 다양해졌음에도 여전히 독서실 등으로만 제한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다양한 도서관 사용법을 안내하는 책으로도 훌륭하다. 각 도서관의 특색 있는 교양 프로그램부터 디지털 자료 이용법, 도서관의 ‘친구’가 되는 법까지 도서관을 100%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가득하다. 또한 서울시의 각 지하철 역에서 가장 가까운 도서관까지의 거리, 도서관 상호대차서비스의 지역별 현황, 각 대학도서관들의 지역 개방 정도 등을 꼼꼼하게 분석하여 이용자에게 필요한 도서관 정보들도 가득 담았다.

지하철 역에서 도서관까지는 평균 825미터 정도인데, 2호선 대림 역에서 근처 구로도서관까지의 거리가 평균에 가깝다. 서울의 중심에 가까울수록 역사에서 도서관까지의 거리가 가까운 편이고, 외곽으로 갈수록 멀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도 1기 지하철보다는 2기 지하철이, 비교적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마포구립서강도서관과 동작도서관이다. 서강도서관은 6호선 광흥창 역에서 불과 88미터, 동작도서관은 7호선 장승백이 역에서 197미터 떨어져 있다.(228쪽)

경기도 부천은, 특별시나 광역시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상호대차서비스의 가장 좋은 사례를 보여준다. 두 개의 운송 루트가 전 지역의 도서관을 하나의 서고로 묶고 있고 시립도서관뿐 아니라 작은도서관까지 네트워크 안에 들어 있다.(230쪽)

④ 인문학적 건축가들의 독특한 시각과 수많은 자료들의 집합!
저자들이 둘 다 건축가인 덕분에 이 책에는 우리나라 도서관들의 건축에 대한 비평도 녹아 있다. 옛 경기고 건물을 그대로 변용한 정독도서관이나, 한국 1세대 건축가들의 고민이 스며 있는 서강대 로욜라도서관에서 저자들은 우리 근대 건축의 특징과 매력을 소개한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의 전문 분야에만 머물지 않고, 대학 시절부터 다져온 인문적 소양과 문화적 감성을 토대로 독특한 관점으로 도서관을 산책한다. 책벌레 건축가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이 책을 위해 참고한 자료도 무수하다. 책의 미래를 예견하는 로버트 단턴의『책의 미래』, 세계적인 독서가 알베르토 망구엘의 상상력이 빛나는 『밤의 도서관』 같은 단행본은 물론, 각 도서관에 발행하는 잡지와 문서들, 도서관의 고문서자료실에 보관된 옛 자료와 40~50년 전의 신문까지 수많은 자료를 참고하여 주요 내용을 책에 담았다. 이를 통해 책의 역할이나 도서관의 의미에 대해 독자의 사색을 이끌어내어 건축가가 아닌, ‘도서관 산책자’의 정체성을 스스로 정의해낸다.

도서관의 구조를 폐가식으로 하는가, 아니면 개가식으로 하는가는 도서관 건축 양식에 곧바로 큰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서양 중세 수도원의 도서관 건축들은 폐가식 도서관의 구조를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책이 귀했던 중세 수도원의 도서관에서는 책을 책장이나 도서대에 사슬로 묶어두었다고 한다. 그래서 책을 올려놓을 책장이나 다른 가구들은 사슬의 길이가 닿는 범위 안에 놓여야 했다. 또 촛불은 화재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책 근처에는 빛이 들어올 창도 있어야 했다.(‘로욜라도서관’ 편 중에서, 189~190쪽)

운동장이 처음부터 지금처럼 울창한 정원으로 만들어졌던 것은 아니다. 정독도서관보 제1호의 표지에는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개관 당시의 조감도가 그려져 있는데 이 그림을 보면 도서관 앞의 정원에는 대부분 낮은 관목들이 늘어서 있다. 도서관과 함께 정원도 나이를 먹으면서 지금은 어디든 나무 그림자가 따라다니는 울창한 곳이 되었다.(‘정독도서관’ 편 중에서, 214~2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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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도서관은 싱그러운 책 읽는 곳 [따뜻한 삶읽기, 인문책 55] 강예린·이치훈, 《도서관 산책자》(반비,20...

     도서관은 싱그러운 책 읽는 곳
     [따뜻한 삶읽기, 인문책 55] 강예린·이치훈, 《도서관 산책자》(반비,2012)

     


    - 책이름 : 도서관 산책자
    - 글 : 강예린·이치훈
    - 펴낸곳 : 반비 (2012.10.25.)
    - 책값 : 16000원

     


      도서관은 싱그러운 책을 읽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싱그러운 책이 아니라면 굳이 도서관까지 찾아가서 읽을 까닭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싱그러운 책이 아닐 때에는 대여점에서 빌린다든지 여느 책방에서 사다 읽어도 될 테지요. 그러나, 싱그러운 책이 아니라 한다면, 굳이 내 아름다운 겨를을 내어 읽어야 할까 궁금해요.


      싱그러운 책이기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습니다. 싱그러운 책이기에 새책방에서 주머니를 털어 장만해서 읽습니다. 싱그러운 책이기에 새책방 책꽂이에서 사라진 책을 오랜 품과 겨를을 들여 헌책방을 찾아다니면서 즐겁게 사들여서 읽습니다.


      조금 더 생각한다면, 싱그러운 이야기라고 느낄 때에 출판사에서 책을 만들어야지 싶습니다. 한 번 더 생각한다면, 싱그러운 이야기를 다룬 책이라고 여길 때에 책방에서 책을 갖추어 꽂아야지 싶습니다. 많이 팔릴 만하거나 널리 읽힐 만하기에 책을 만들 수 있을 테지만, 많이 팔린다거나 널리 읽힌대서 ‘싱그러운’ 이야기가 되지는 않아요. 신문 1쪽에 나오거나 방송 맨 처음에 나오는 이야기이기에 ‘싱그러운’ 삶이나 사랑이나 꿈을 들려주지는 않아요.


      찬찬히 생각할 노릇이라고 느껴요. 신문 1쪽에 큼지막하게 나오는 이야기 가운데 몇 가지나 하루 뒤나 한 달 뒤나 한 해 뒤에도 기쁘게 떠올리거나 되새길 이야기가 되나요. 방송에서 흐르는 이야기 가운데 몇 가지나 하루 뒤나 한 달 뒤나 한 해 뒤에서 즐거이 돌아보거나 아로새길 이야기가 되나요.


    .. 형무소 옆 도서관에는 책이 수감되어 있는가? 지식이 지혜로 교정될 때까지 책은 세상에서 격리되는가? ‘경성감옥’ 옆에 서 있는 도서관을 보노라니, 자연스레 도서관 역시 감옥처럼 근대적인 ‘훈육’의 공간이라는 것이 떠오른다 … 훌륭한 도서관을 짓고자 하는 건축가라면 그 안에서 사람이 교류하는 구체적인 모습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도서관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  (27, 48쪽)


      어느 모로 본다면, 도서관에서는 ‘싱그럽’지 않은 책도 건사할 만합니다. 싱그럽지 않은 책도 알뜰히 갖추면서 ‘책으로 삶을 읽’도록 돕는 구실을 할 수 있어요. 날마다 나오는 신문을 하나하나 모아서 ‘신문으로 사회를 읽’도록 이끄는 몫을 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다른 눈길로 본다면, 도서관에서 구태여 싱그럽지 않은 책을 건사해야 할까 알쏭달쏭해요. 싱그러운 책만 즐겁게 찾아서 읽는 데에도 온삶을 다 바쳐도 다 못 읽는다 할 만큼 많은데, 꼭 ‘안 싱그러운’ 책을 도서관이 갖추어야 할까요. 지나치게 많은 ‘안 싱그러운’ 책이 가득 꽂히는 바람에, 사람들은 막상 ‘싱그러운’ 책을 못 찾거나 못 보거나 못 느끼지 않나요. 싱그러운 책은 싱그럽지 못한 책 사이에 낑기거나 눌리면서 햇볕을 못 보다가는 ‘대출실적 0’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폐휴지로 버려지지는 않나요.


      굳이 모든 책을 건사해야 한다면, 모든 책을 건사하는 도서관은 딱 한 군데만 있으면 되리라 생각합니다. 딱 한 군데 도서관을 빼고는 ‘싱그러운’ 책만 건사해야지 싶습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려는 사람이 “이 책 갖추어 주셔요” 하고 바란다 할지라도, 도서관을 지키는 일꾼이 “갖추기를 바라는 책”을 하나하나 훑으면서 ‘싱그러운’ 책만 추려서 갖추어야 할 노릇이라고 느껴요.


      이러고 나서, 도서관 지키는 일꾼이 할 일이 생깁니다. 무엇이냐 하면, 도서관에서 꾸준히 사들여 갖춘 ‘싱그러운’ 책을 누구보다 도서관 일꾼이 먼저 즐겁게 읽은 뒤에 ‘싱그러운 책을 읽은 느낌’을 글로 써서 ‘도서관신문’이나 ‘도서관잡지’를 만들어야지요.


      ‘새로 들어온 책 목록’만 띄운다면, 도서관으로서 제구실을 못 한다고 느껴요. 출판사에서 쓴 ‘보도자료’만 붙인다면, 도서관 일꾼으로서 제몫을 못 한다고 느껴요.


      도서관 일꾼이란, 도서관에 들여오는 책을 맨 먼저 읽고 ‘줄거리에 깃든 넋’을 받아들인 다음, 이 아름다운 넋을 ‘도서관에 찾아오는 이웃’한테 차근차근 들려주면서, 사람들 스스로 ‘아름다운 넋’을 읽고 되새기면서 새롭게 태어나도록 돕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 도서관 3층으로 올라가면 어른들의 열람실이 나온다. 도서관을 지을 때 공부하는 방을 만들자는 의견도 일부 있었으나, 건축주는 ‘책 읽는 도서관’이어야 한다는 의지가 확고했다고 한다. 전과와 문제집처럼 남이 추려 놓은 지식을 보는 것이 아니라, 추려지지 않은 지식과 이야기를 스스로 탐구하는 것이 갖는 힘과 의미를 알리고 싶었겠지 싶어 … 집에서 가져온 책으로 공부하는 열람실, 독서실은 우리 도서관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공간이다. 일제 시절부터 내려온, 근대적인 훈육식 교육 경험을 도서관이 물려받은 결과라고 한다 ..  (32∼34, 45쪽)


      도서관은 싱그러운 책을 읽으면서 내 삶을 싱그럽게 가꾸는 기운을 얻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싱그러운 책을 읽는 까닭은 나 스스로 싱그러운 넋으로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싱그러운 눈길로 내 모습을 들여다봅니다. 싱그러운 눈길로 이웃이랑 동무를 사랑합니다. 싱그러운 눈길로 나무와 풀과 꽃을 아낍니다. 싱그러운 눈길로 파랗게 빛나는 하늘을 껴안고, 기름진 들판과 푸른 숲을 어루만집니다.


      싱그러운 책을 읽는 나는 싱그러운 사람으로 거듭납니다. 책을 읽기에 거듭나지는 않아요. 책을 읽는 동안 내 마음속에서 ‘싱그러운 씨앗’ 하나가 움을 터요. 천천히 뿌리를 내리고 찬찬히 줄기를 올리지요. 싱그러운 책을 읽고 싱그러운 말을 나누며 싱그러운 일을 하면서, 시나브로 내 마음속 싱그러운 씨앗이 씩씩하게 자랍니다.


      책에는 길이 없으나, 책을 읽으며 스스로 길을 찾는 기운을 얻습니다. 책에는 길이 없으니, 책을 읽으며 길을 찾다가는 헤매기만 할 뿐이에요. 책을 읽으며 길을 헤매면, 이 책도 읽고 저 책도 읽으며 온갖 책지식을 잔뜩 쌓을 수 있어요. 그렇지만, 책지식으로 무엇을 할까요. 책지식으로는 사랑을 하지 못해요. 책지식으로는 꿈을 꾸지 못해요. 책지식으로는 풀씨를 받지 못해요. 책지식으로는 나뭇가지에 새로 돋는 잎사귀를 느끼지 못해요.


    .. 동서양 모두 자연에서 소요하며 책을 읽는 것은 조금 더 높은 경지에 닿고자 하는 마음과 통한다. 자연에서 머리를 맑게 헹구고 책을 읽는 것은 마음을 닦는 일에 가깝다 … 사진책도서관은 최종규 관장님 말씀처럼 ‘육지에서 섬 빼고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인 전남 고흥에 자리잡고 있다. 이 먼 곳까지 작정하고 오는 동안 독자는 사진책을 읽을 마음의 폭을 마련한다. 사진책은 대개 텍스트가 아니라 이미지를 읽는 것이다. 느릿한 읽기를 통해서만 이미지를 찬찬히 감상할 수 있다. 고속도로와 고속철도 시대에도 고흥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이곳에 자리잡았다는 관장님의 말씀은 ‘순간을 영원으로’ 간직하고 있는 사진책과 분위기가 맞춤하다 ..  (83, 160∼161쪽)


      책을 읽듯 사람을 읽습니다. 사람을 읽듯 책을 읽습니다. 책을 읽듯 꽃을 읽습니다. 꽃을 읽듯 책을 읽습니다.


      가을을 느껴 보셔요. 겨울을 느껴 보셔요. 봄과 여름을 느껴 보셔요. 다 다른 철에 다 다른 날씨를 느껴 보셔요.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선물인지 느껴 보셔요. 다 다른 사람들이 다 다른 고을에서 다 다른 꿈으로 살아내며 쓴 책을 천천히 읽어 보셔요. 책을 읽을 때에는 숲으로 가서 나무 밑에 앉아 읽어 보셔요. 열 쪽이나 백 쪽쯤 읽었다면 책을 살짝 덮고는 파랗게 빛나는 하늘을 올려다보셔요. 구름이 어떻게 흐르는가를 바라보고, 들새가 몇 마리쯤 날아가며 노래하는가 들어 보셔요.


      겨울이 코앞이라 풀벌레가 모두 고이 잠들었나 싶다가도, 빈 들판을 걷다 보면 곳곳에서 가느다란 노랫소리가 울려퍼져요. 아마 이른겨울까지 적잖은 풀벌레가 시골마을 들판에서 어여삐 노래를 부르겠구나 싶어요. 들새와 멧새는 한겨울에도 먹이를 찾으며 노래를 부르겠지요. 우리 집 어린 아이들도 마당에서 볼이 빨개지도록 뛰놀며 노래를 부를 테고요.


      책을 읽으며 삶을 읽습니다. 삶을 읽으며 책을 읽습니다. 서로서로 사랑하며 살아갈 삶을 읽으려고 책을 손에 쥡니다. 다 함께 어깨동무하는 아름다운 꿈을 그리면서 책을 손에 듭니다.


    .. 이렇게 서고에서 길을 잃는 것은 책을 읽는 재미 중의 하나가 아닐까? 책을 읽다가 흥미로운 주석이나 인용에 이끌려 다른 책으로 계속 손을 옮기며 책이 열어 주는 여러 갈래의 길로 들어서다 보면 어느새 독자는 수십, 수백 년의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말을 걸어 오는 저자들을 한꺼번에 만나게 된다 … 개인이 구매하기 어려운 책을 도서관이 대신 구비해 주는 것이 옳지만, 도서관으로서는 예산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아무래도 소설이나 에세이처럼 찾는 사람이 많은 책을 더 구입하는 쪽으로 기운다. 그래서 사진책은 어지간한 규모의 도서관이 아니면 만나기 힘들다 ..  (136, 158쪽)


      강예린 이치훈 두 분이 쓰고 엮은 《도서관 산책자》(반비,2012)라는 인문책을 읽습니다. 도서관으로 나들이를 가는 두 분은 건축일을 한다고 합니다. 창녕에서는 도서관을 짓도록 함께 슬기를 모았다고도 해요.


      《도서관 산책자》를 읽으며 생각해 봅니다. 한국에서 ‘도서관 나들이’를 할 만할 수 있을까? 한국에 있는 도서관은 ‘서울에 있는 도서관’이랑 ‘부산에 있는 도서관’이랑 ‘순천에 있는 도서관’이 다를까?


      나는 ‘전국 헌책방 나들이’를 즐깁니다. 서울에 있는 헌책방이랑 부산에 있는 헌책방이랑 순천에 있는 헌책방은 책시렁이 저마다 달라요. 남원에 있는 헌책방이랑 진주에 있는 헌책방이랑 춘천에 있는 헌책방은 책꽂이가 사뭇 달라요.


      대전에 있는 헌책방에서는 대전사람들 삶을 헤아리는 책을 만납니다. 전주에 있는 헌책방에서는 전주사람들 삶을 톺아보는 책을 만납니다. 인천에 있는 헌책방에서는 인천사람들 삶을 그리는 책을 만나요.


      도서관은 어떠할까 궁금해요. 인천에 있는 도서관에서는 ‘인천사람 인천 이야기’를 다루는 책이나 자료가 얼마나 있을까요. 의정부에 있는 도서관에는 ‘의정부사람 의정부 이야기’를 다루는 책이나 자료가 얼마나 있을까요. 제주에 있는 도서관에는 ‘제주도 사람 제주도 이야기’를 다루는 책이나 자료가 얼마나 있을까요.


      인문책 《도서관 산책자》에서는 한국에서 도서관은 도서관 아닌 ‘독서실’ 노릇을 한다는데, 이 말은 썩 알맞지 않아요. 왜냐하면 ‘독서실’은 “책을 읽는 방”이거든요. 또 한국사람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려고 해서 말썽이라고 말하지만, 이 말 또한 알맞지 않아요. 왜냐하면 ‘공부’는 “시험점수 더 잘 따려고 문제집이랑 참고서를 외우는 짓”하고 동떨어지거든요.


      무슨 말인가 하면, 한국사람은 ‘도서관’도 ‘독서실’도 ‘공부’도 제대로 몰라요. 도서관이 어떤 책을 건사하며 사람들하고 나누어야 아름다운 책터가 되는가를 깨닫지 않아요. 독서실이라 할 때에는 어떤 곳에 어떻게 마련할 때에 ‘책읽기’ 즐기도록 돕는가를 살피지 않아요. 공부가 무엇이며 공부를 하는 삶은 어떠한 사랑으로 피어나는가를 생각하지 않아요.


      한 마디로 간추리면, 한국에 있는 도서관은 도서관이라기보다는 ‘시험지옥 공장’이랄 수 있습니다. 칸막이로 좁게 나누어 조용히 문제집 풀기를 하느라 고개를 처박아야 하는 데는 도서관도 독서실도 아니에요. 이런 곳은 그야말로 불지옥이에요. 가시방석 입시지옥일 뿐이에요.


      강예린 이치훈 두 분은 ‘입시지옥’으로 나뒹구는 데가 아닌, 참말 ‘책읽기’가 싱그러이 숨쉬는 곳을 찾아 “도서관 나들이”를 합니다. 이러면서 “도서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생각해 보면, 한국에서 여태껏 “도서관 나들이”를 하면서 “도서관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 해요. 어쩌면 아예 없는지 몰라요.


      작은 책씨앗 구실을 하는 《도서관 산책자》일 테지요. 한국이라는 나라에서는 이제 겨우 “도서관 나들이”를 할 만큼 되었다고 할 테지요. 앞으로는 “도서관 한살이”라든지 “도서관 사랑짓기”라든지 “도서관 숲살림”을 다루는 이야기책도 태어날 수 있기를 빌어요. 책으로 읽는 삶을 헤아리고, 책을 발판 삼아 저마다 눈부시게 열어젖히는 고운 생각날개가 이야기숲처럼 흐드러지기를 빌어요. (4345.11.18.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6 - 인문책은 삶책)

  • 도서관 산책자 | ia**2 | 2015.02.09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도서관 산책자 두 책벌레 건축가가 함께 걷고 기록한 책의 집 이야기​ 강예린, 이치훈 지음 반비 ​...

    도서관 산책자

    두 책벌레 건축가가 함께 걷고 기록한 책의 집 이야기​

    강예린, 이치훈 지음

    반비

    이 책은 '건축가'의 시선에서 바라본 '도서관'에 대한 글이다. ​일종의 도서관 탐방기라고 해야할 것이다.

    건축에 그다지 관심도 없고 아는 것도 없는 나여서 그런지, 다른 도서관에 대한 책 보다는 약간 지루하고 어려웠지만 사서나 도서관 관계자가 아닌 건축가의 눈으로 바라본 관찰기이기에 비교적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들의 이야기는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흥미롭기도 했다.

    한 동네에서 오랫동안 살다보면, 알고 찾아가는 도서관이 서너군데 밖에 없게 마련인데, 이 책을 통해 다양한 도서관들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이 책에는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을 비롯하여 광진정보도서관, 부산광역시립시민도서관, 숲속작은도서관, 관악산숲속도서관, 농부네텃밭도서관, 부천예술정보도서관 다감, 달리도서관, 국립디지털도서관, 관악산시도서관, SF&판타지도서관, 사진책도서관, 서강대학교 로욜라도서관, 정독도서관까지 모두 전국 각지의 열 네 곳의 도서관을 열 가지의 장르로 구분하여 소개하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도서관은 제일 처음에 등장하는 도서관인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이였다. 특별한 의미없이 지어진 다른 도서관들과는 달리 이진아기념도서관은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요절한 딸 진아를 기려서 만든 도서관이다. 그런 슬픈 사연 때문에 기억에 남기도 하지만, 이 도서관이 인상 깊었던 또 한 가지 이유는 여느 도서관들과는 달리 '독서실'이 없다는 점이였다. '책읽는 도서관'임을 원하던 건축주의 의견에 따라서 이 도서관에는 공부할 수 있는 독서실이 없고, 오직 책 만을 읽을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열람실이 잘 되어 있어서, 다음에 나도 이 도서관에 직접 책을 읽어보러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 외에도 직접 가보고 ​싶은 다른 도서관은 서울에 있는 '정독도서관'이다. 정독도서관은 전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서관으로 장서도 굉장히 많다. 또한 옛 경기고등학교 건물을 도서관으로 만들었다는 점 때문에, 학교 건물이 어떻게 도서관으로 변신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직 우리나라의 도서관 문화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서관 내부 인테리어가 너무 획일화 되어 있어서 더 도서관이 지루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같다. 대학교를 졸업한 뒤에 사서가 되어 우리나라의 도서관 문화를 개혁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그런 사서가 되었으면 좋겠다.

    2015.2.8.(일)​ 이지우(고1)

  • 나는 도서관을 무척 좋아한다. 초등학교 때는 이동도서관의 혜택을 톡톡히 보았고,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는 집 근처에 도서관이 있...
    나는 도서관을 무척 좋아한다. 초등학교 때는 이동도서관의 혜택을 톡톡히 보았고,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는 집 근처에 도서관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많은 책과 만날 수 있었다. 두 도서관 모두 장서량이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어린 시절 잊지못할 책들을 만들어준 멋진 곳이다. 처음으로 책을 마음껏 빌릴 수 있었던 도서관을 방문하던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하고 있다. 대학교에 들어와서는 수많은 책들로 가득찬 대학 도서관에서 시간날 때마다 책 여행을 하곤 했다. 수많은 활동들로 가득했던 대학 생활이지만,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을 때는 어김없이 도서관으로 직행했다. 그렇게 꿈같은 시간들을 보내고 직장을 다니게 되니 도서관과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었다. 내가 살고 있는 곳 주변에는 도서관이 없고, 책을 빌리려면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이동해야하는 탓에 벌어진 결과이다. 그래서 이제는 책을 빌리기보다 그냥 사서 읽는 경우가 더 많다. 아무래도 내 돈을 써서 책을 접하게 되다보니 주로 읽는 책의 분야가 한정될 수 밖에 없는 것은 조금 아쉽다.
     
    국내 도서관 곳곳을 돌아다니며 도서관을 소개하는 건축가 두 사람이 이 책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칼럼 형식으로 연재하는 글이었다는데, 그 글들을 모아서 책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나도 건축을 전공한 입장에서 건축이란 꼭 필요하면서도 조금은 번거로운 학문이다. 결국은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만드는 건데 거기에 건축가의 철학까지 들어가야 한다니 많은 생각을 가지고 그것을 다시 공간으로 풀어내는 능력이 없으면 직업으로 계속하기에는 고달프다. 이 책에는 평범한 도서관보다 독특한 도서관들이 많이 나온다. 내가 알고 있던 도서관도 있고, 처음 만나는 곳도 있었는데 어떤 도서관을 소개할지는 순전히 저자의 선택에 따른 것이다. 이 도서관말고 다른 도서관들이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작은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다양한 도서관을 한 권의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은 꽤 재미있다.
     
    아무래도 건축가가 쓴 책이다보니 도서관 건축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각 공간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연결되어 있으며 건축적으로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 장황한 설명이 이어지는 부분이 있다. 저자의 스타일마다 조금은 다른데 별로 관심이 없는 독자라면 그냥 넘겨버릴 수도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보다는 사람들을 어떻게 책과 더 친숙하게 연결할 수 있도록 도서관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소개하는 부분이 더 재미있었다. 도시 계획에 의해 세워진 일반적인 도서관 외에 다양한 형태의 도서관들이 우리나라에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신기하다.
     
    사람들의 독서량이 매년 줄어들고 있다는 안타까운 보도를 볼 때마다 아쉽지만 그래도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 있다는 사실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전자책이 종이책을 대신하고 있는 시점에서 몇 년 안에 종이책과 전자책 시장이 확연하게 나뉘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기계발서나 가볍게 읽기좋은 책들은 전자책으로 출간되고, 독자들의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킬만한 책들은 종이책으로 살아남지 않을까 싶다. 이런 시대 흐름 속에서 도서관의 모습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무척 궁금하다.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다양한 도서관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는 것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다. 
  • 대학을 졸업하고 시작된 방황의 원인 중 하나를 꼽으라면 ‘도서관’을 택하고 싶다. 캠퍼...
    대학을 졸업하고 시작된 방황의 원인 중 하나를 꼽으라면 ‘도서관’을 택하고 싶다. 캠퍼스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웅장한 도서관에는 내가 원하는 대부분의 책이 꽂혀 있었다. 읽고픈 책을 집어 들고는 따사로운 햇살 아래 빈 책상과 의자를 찾아 드러누워 읽기를 수차례. 신선도 이런 신선은 없을 거라며 제법 뿌듯해 했었다. 졸업생으로 신분이 바뀌면서 천국과도 같은 공간에의 출입이 금지됐다. 소정의 금액을 내고 출입증을 만들면 된다 하였다. 최근에는 적지 않은 예치금을 납부하면 도서의 대출도 가능하게 바뀌었단 소리도 들었다. 집에서 1시간은 족히 가도 도착이 쉽지 않은 장소다 보니 마음과 달리 몸은 그 곳으로 향하지 못하고 있다. 대신 내가 요즘 찾는 곳은 지역 내의 자그마한 도서관이다. 지금으로부터 30년도 더 전, 개구리 울고 주변이 휑했을 시절에 지어진 도서관이다. 지하의 자그마한 휴식공간과 1,2층의 열람실 그리고 3층 공부공간으로 이루어진 도서관은 참으로 아담한 크기를 자랑한다. 대학 도서관처럼 신작이 재빠르게 입고되지도 않을뿐더러 대부분의 책이 연식을 자랑하다 보니 먼지에 때론 낙서도 가득하다. 나보다 앞서 같은 책을 집어들었을 이의 얼굴을 상상하는 게 즐거움일 수도 있겠지만 상당히 괜찮았던 도서관을 이용해오던 입장에서 성에 차지 않는 건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단순히 책을 가득 꽂아뒀다 하여 도서관이라 부를 수는 없다. 도서관이 도서관이기 위해서는 물론 책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용객, 즉 사람이다. 책을 빌리는 행위는 기본 중의 기본일 뿐, 책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간의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나아가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이 전개될 때 비로소 도서관은 생명력을 부여 받는다. 안타깝지만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대다수의 도서관은 학교와의 긴밀한 연계를 자랑하며, 학생(내부인)에게만 공개된 공간으로 남길 원한다. 고등학교 졸업생 대부분이 대학 진학을 하는 현실이 적극 반영된 결과일 테지만, 1년에 책 한 권 읽기도 버거워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습성(?)이 혹 도서관의 폐쇄성으로부터 비롯된 것은 아닐까를 묻게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도서관 이야기를 하는 저자 둘이 모두 건축가라는 사실이 조금은 의아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도서가 있기 때문에 도서관을 찾고, 내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도서관을 찾는 이들 못지않게 건물이 풍기는 매력에 이끌려 도서관을 찾는 이들도 존재할 수 있음을 감안한다면 이는 충분히 이해 가능한 바다. 오래 전 유럽의 대학 도서관들이 그러하듯 책의 관리 측면에만 목적을 두고 도서관을 이용한다면 도서관에 건축이 들어설 자리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오늘날은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책의 배치와 이용자들의 동선 등에 대한 고려가 세심하게 이루어진 건축물이 도서관으로 활용된다면 이용자들의 자부심 또한 자연스레 증가할 것이다.
    책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사람이 몰리는 공간은 결코 저렴치 아니 한 땅값을 자랑한다. 그러다 보니 도서관은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생겨날 수밖에 없었는데, 그 자체가 어쩌면 도서관 입장에서는 생존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됐을 것도 같다. 규모가 상당히 커 보이는 도서관이나 그렇지 아니 한 도서관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또 한 가지 우리나라만의 특색이 있었으니 바로 도서관에 대한 사람들의 그릇된 인식이 그것이었다. 입시 위주의 삶을 사는 입장이다 보니 사람들은 앉아서 개인적인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을 필요로 했다. 많은 도서관이 책을 서고에서 빼내 읽는 공간이 아닌 일명 ‘독서실’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개개인이 공부에 몰두하는 독서실과 책을 매개로 소통이 행해지는 도서관의 분위기는 사뭇 다를 수밖에 없고 또 달라야만 한다. 수요가 있는 만큼 독서실을 철저히 배제하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건축의 힘을 빌린다면 두 공간을 분리하고 보다 독서 친화적인 공간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분야별 도서관도 각광을 받고 있는 듯하다. 모든 분야를 집대성한 도서관에 비한다면 몸집이 작을 수밖에 없겠지만 내가 원하는 도서가 있고 나와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퍼져나간다면 나름의 생명력을 발산할 수 있을 것이다. 역설적으로 책을 읽어서는 안 된다는 국립디지털도서관도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종이 책장을 넘기는 것을 키보드 두드리고 마우스 훨 굴리는 것이 과연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e-book 이 생각보다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조금은 이르다는 생각도 해본다.
    직접 발품 팔아 돌아다니는 것만큼은 아니겠으나 각지의 도서관을 단숨에 훑어볼 수 있어 좋았다. 세상은 넓고 도서관은 많은데 책 읽는 사람은 없으면 안 될 것이다. 자그마한 규모일지라도 집 근처에 도서관이 있단 사실에 감사를 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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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yuan library (사진 출처 : designboom)

     
    2013년 7월 10일(수) 강예린 선생의 강연을 들었다. 선생은 세계 여러 나라의 의미 깊은 도서관 사진을 보여주었다. 중국 베이징의 한 도서관은 숲 속에 나무로 지었는데 얼마나 아름다운지 당장 그곳으로 여행을 가서 책을 읽고 싶었다. 선생은 바람직한 도서관은 많은 사람들이 통행하는 상업지역에 세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도 도서관이 다른 영역의 문화와 만나 다양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했다. 내 마음은 자꾸 햇빛 찬란한 숲 속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사진으로 기울었다.

    숲 속 도서관에 대한 추억이 있다. 정독도서관이 바로 그곳이다. 정독도서관은 도심의 소란스러움에서 벗어나 숲 속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경기고등학교 운동장이 정원으로 바뀐 유서 깊은 도서관에는 정자와 연못이 있거니와 정원 곳곳에는 빽빽한 등나무 지붕 아래 벤치가 있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그곳에서는 독서를 해도 좋고 사색을 해도 좋고 여자 친구와 산책을 해도 좋다. 한때 애인과 자주 산책을 하던 곳이다. 지금은 ‘작가와의 만남’을 위해 종종 찾아가는 곳이다.

    일꾼으로 참여했던 도서관도 있다. 인터넷시민도서관이 그곳이다. 2000년대 초반에 청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그곳은 일꾼들끼리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 별명을 부르고 서로를 존중하던 곳이었다. 활동도 다양하게 하여 일꾼들끼리 마음을 깊이 주고받은 것은 물론 자연학교를 운영하고, 글을 모르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한글을 가르쳤으며, 달마다 장애인 시설을 방문하여 그이들과 함께 놀았다. 인터넷을 이름의 맨 앞에 내세웠지만 오프라인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하던 아름다운 도서관이다. 그곳에 참여하면서 나는 마을의 중심이 되는 도서관을 만들고 싶은 꿈을 꾸었다.

    세상 사람들의 다양한 꿈만큼이나 도서관도 다양하다. 저자들이 소개한 우리나라 도서관만 하더라도 새롭게 알게 된 곳이 여럿이다. 제주도의 달리도서관과 SF&판타지도서관 등이 그렇다. 당장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든 곳도 있다. 바로 이진아기념도서관이다. 2003년 불의의 사고로 딸 이진아 씨가 숨지자 가족들은 딸을 기리기 위해 도서관 건립기금을 기부하였고, 기부금을 바탕으로 서대문구립도서관이 설립되어 이진아 씨 생일날 개관하였다. 개인의 슬픔이 사회를 위한 나눔으로 승화한 아름다운 뜻이 담겨있는 곳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웃들의 훈훈한 관심과 애정도 잇따랐다. 도서관의 건립 배경을 알게 된 인근 아파트의 한 주부가 공사가 진행된 1년 3개월 동안 하루 걸러 한 번씩 빠짐없이 건축 현장을 같은 앵글로 담아 건축가에게 전달했다. 사진을 찍은 사람이 누구인지 굳이 밝히지는 않았다.

    84장의 사진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풍경이 모두 담겨 있었다. 도서관 부지에 땅이 파이고 1층에 슬래브와 벽이 올라가고 2층, 3층, 4층이 올려지고, 벽돌과 나무가 붙고, 창문이 달리는 모든 순간이 기록되어 있다. 이런 마음의 선물이 또 어디 있을까 싶어서, 건축가는 사진의 각도를 보고 추론하여 인근 아파트에 사는 다정다감한 사진가를 찾아냈다. 그리고 고마움의 표시로 사진을 한 건축 잡지에 보냈고 사진이 실린 잡지가 나오자 다시 아마추어 사진가에게 선물했다. (25쪽)

    이진아기념도서관에는 이진아 씨 흉상 대신 가족들이 남긴 ‘맑고 순진한 천진난만한’이라는 글귀가 있다고 한다. 자식을 잃은 참척의 슬픔이 공공의 도서관으로 승화하고, 이런 까닭으로 훈훈한 이야깃거리가 잇따라 일어나는 도서관은 사람의 발걸음을 부른다. 세상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사연을 간직한 도서관이 있다. 그렇지만 아름다운 사연은 고사하고 운영조차 버거운 도서관이 부지기수다. 번듯한 건물이 있어도, 책이 있어도, 사서가 없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도서관도 많다. 우리가 도서관이 다양한 문화의 한 중심이 될 수 있도록 꾸준하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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