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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기생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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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쪽 | A5
ISBN-10 : 8954600417
ISBN-13 : 9788954600415
신 기생뎐 중고
저자 이현수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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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9월 2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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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더이상 출간되지 않는 도서라 중고로 구입했는데 책상태도 너무좋고 배송도 빨라서 좋네요 ㅎㅎ 5점 만점에 5점 jjh2*** 2014.08.13
9 잘 받았습니다. 도서와 배송상태 만족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sanmokl*** 2013.08.22
8 완전 새 책이예요 !! 잘 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ppeer*** 2013.06.15
7 배송은 한 삼사일걸렸나? 책상태도 괜찮아요 5점 만점에 5점 uyt5*** 2012.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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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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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란>, <길갓집 여자>의 작가 이현수의 연작장편소설. 군산의 기방 ‘부용각’을 무대 삼아 기생과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7편의 연작에 담았다. 2003년 여름 「동서문학」에 발표한 '신기생뎐 - 부엌어멈 편'으로부터 시작된 늙은 기생들의 이야기를 일곱 개의 장으로 구성했다. 지난 역사의 일부였으나 어느덧 소멸의 길을 밟고 있는 기방과 기생들의 존재를 애틋한 시선으로 조명했다.

저자소개

목차

부엌어멈
오마담
춤기생
기둥서방
집사의 사랑
서랍이 많은 사람
부용각

- 해설 : 소설의 운명을 견디는 소리와 춤 / 고명철
- 작가의 말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10년 전쯤 <게이샤의 추억>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일본의 기생 '게이샤'에 대한 영화인데, 미국 ...

    10년 전쯤 <게이샤의 추억>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일본의 기생 '게이샤'에 대한 영화인데, 미국 영화감독에 대사는 영어, 주인공은 중국배우 공리와 장쯔이였던 정체성 혼란의 영화. (알고보니 동명의 원작소설이 있었고, 작가는 미국 소설가.%EB%86%80%EB%9E%8C%20%EB%B6%84%ED%99%8D%EB%8F%99%EA%B8%80%EC%9D%B4그래도 일본만이 가지는 독특한 문화, 기생이라는 자극적 소재, 화려한 볼거리에 더해 사랑과 연민 등 인류의 보편적 감성도 놓치지 않았기에 영화는 전세계적으로 개봉했고 흥행했고, 게이샤의 문화는 전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일본인이 썼고, 일본인이 만든 영화였다면 이렇게 흥행했겠나. 역시 세계화는 보편적인 감성과 화려한 비주얼이 관건인듯. 어쨌거나 나또한 일본은 '기생'에도 독특한 문화와 정신이 있구나... 놀랍고,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  

     


     

    IMG_1077.JPG



     


    그런 게이샤의 문화가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소설을 읽는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한낯 기생일진대, 남자들의 욕정을 받아주는, 어쩌면 가정을 파탄시킬 수 있는 존재가 이런 고고한 문화와 정신을 가지고 있다니... 그것도 하나의 '문화'라니, 옳은 일인가? 소설로까지 남길만한 가치는 있나? 아니 가만, 왜 <게이샤의 추억>을 보면서는 그렇게도 신기하고 공감이 갔던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는 왜그렇게도 껄끄러워야 했을까. 이건 내 마음속 사대주의일까? 아님 일본은 원래 성적인 문화가 발달되어 있지만 우리나라는 양반의 문화이니 이런 문화가 있는 건 불편해! 라는 역(逆)사대주의일까? 


    부엌어멈 타박네, 소리기생 오마담, 춤기생 미스 민, 집사 박 기사, 그리고 오마담의 기둥서방 김 사장의 시선으로 본 우리나라에 얼마남지 않은 전통기방 '부용각'의 이야기. 못생긴 용모지만 음식맛은 일품인 타박네는 부용각의 실질 주인. 욕쟁이 할머니 저리가라 입이 걸다. 그 입이 참 구수해서 좋았다. 


    그녀와 어디든 함께하는 오마담은 소리로도, 빼어난 외모로도 이름을 날리던 기생이다. 그러나 여러 남자에게 마음 주고, 상처받고 돈 잃고 그리고 또 다른 남자에게 마음 주는 바보같은 여자다.<게이샤의 추억>이 기녀문화 속 한 기생의 사랑이야기라면, 오마담은 이남자 저남자를 거쳐 몸과 마음을 버리기만한다. 그리고 그게 기생이라고, 남자들에게 이용당하고 버림받아도 머물다 가면 그걸로 족하다고, 그렇게 남자들을 품겠노라고 말한다. 전국 최고로 손꼽히는 창(唱) 실력으로 국악인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있는데도 기생의 자리를 지킨 오마담.


    뜬금없이 들리겠다만, 철새들이 한 철 머물다 가는 철새도래지라고 있지 않냐? 사계절 머이가 풍부하고 추운 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아서 철새들의 쉼터나 잠자리가 되어주는 을숙도나 주남저수지 같은 곳 말이다. 나는, 내 무릎이 남정네들에게 철새도래지 같은 그런 도래지가 되었으면 싶었구나."...P.68~69

    언젠가 오마담이 그랬다. 내게 행복했었느냐고 묻지는 마. 의미가 있었느냐고만 물어봐라. ...P.173

    미스 민은 아마도 이 시대 마지막 기생이 될지도 모를 춤기생이다. 가난한 집안에서 네 자매 중 막내딸로 태어나 본명이 '끝순이'인 것만 봐도 상황짐작 끝. 어렵게 국악학교에 진학했지만, 국악으로 먹고 살 길이 막막하여 부용각에 들어왔다. (우리나라의 국악 사정이 그 정도인가 놀랐다.) 기생으로 입적하는 화초머리 올리는 날. 상대 남자가 나이 지긋한 돈많은 유부남이라는 것만 빼고는 전통혼례식과 거의 같다. 


    화초머리 올리는 장면은 상당히 충격이었다. 혼례식과 같다니... 돈만 있으면 남자들은 몇번이고 기방에서 혼례를 치를 수가 있다니... 그것이 문화라니... 이 부분 때문에 <게이샤의 추억>과 다르게 마음이 껄끄러웠던 것 같다. 물론 오마담의 답답함도 한몫했다. 




    껄끄러운 마음에도 읽는내내 감탄을 하며 읽었다. 통째로 외워버리고 싶을만큼 아름다운 순우리말과 구수하고 토속적인 남도 사투리. 들어본 적 있는가. 는적는적, 투깔스러운, 중쑬쑬한, 빼조고리하고....처음엔 이게 정말 국어사전에 있는 말인가, 작가가 지어낸 말인가 헛갈려서 네이버 국어사전을 끼고 보기도 했다. 순우리말. 국어사전에 떡하니 등재되어 있는 아름다운 우리말들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단어로 가득찬 한글 소설이 또 있을까.



    무거운 리듬에 맞춰 는적는적 좌우로 고갯짓 어깻짓이다. ...P.71

    고통스레 몸을 뒤척일 때마다 자루 속에서 콩들이 다글다글 구르는 소리와 종순 언니의 훌쩍이는 소리, 신음소리로 나머지 세 딸들도 잠을 자지 못해 눈이 떼꾼하게 들어가 있었는데...P.79

    때깔도 좋지 못하고 모양새도 투깔스러운 게 하나같이 잘거나 개중 잘된 것이 중쑬쑬한 크기였다...P.84

    물덤벙술덤벙인 둘째 언니 흘미죽죽하게 장사를 헸던 둘째 언니...86

    빼조고리하고 짜잔한 기, 염생이처럼 생깄네. 암띠도 암띠도, 사내 자슥이 저래 암띠서 어따 쓸 끼고...P.90

    구지 우리가 알지못했던 기생문화, 민초들의 삶을 엿본다는 의미 찾을 것도 없다. 이런 문장들을 읽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이유, 충분하다.
     
     
    <책갈피 하나더>


    "사랑은 말이다. 가루비누랑 똑같은 기다. 거품만 요란했지 오래 쓰도 못 허고, 생각 없이 그 물에 손을 담그고 있으마 살 속의 기름기만 쪽 빼묵고 도망가는 것도 글코, 그 물이 담긴 대야를 홱 비아뿌만 뽀그르르 몇 바우의 거품이 올라오다가 금세 꺼져뿌는 기 똑 닮었다. "...P.119

     

    <사족1> 아무리 껄끄러운 마음이라지만 어쨌든 이 책을 쓴 작가는 너무 존경스럽다. 얼마나 많이 보고 듣고 자료조사를 했는지 상상할 수 없을만큼의 노력이 엿보인다.

    <사족2> 그런만큼 방송작가 임성한이 너무너무너무 원망스럽다. 이런 소설을 가지고 그따위로 드라마를 쓰다니... <게이샤의 추억>은 소설보다 영화로 전세계를 감동시켰건만, 막장을 만들어버려서 네이버 검색하면 말도안되는 그 드라마 욕과 후기만 가득하게 만들다니... 아, 내가 이현수 작가라면 한달은 잠을 설쳤을테고 일년은 정신과 치료를 받았을 것 같다.

  • 그녀들의 삶 | hs**9 | 2011.01.24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기방과 기생, 그리고 그에 속해있는 사람들. 그들은 사람이지만 기생이기에, 기방에 속해있기에 자신의 삶을 포기해야 했다. ...
    기방과 기생, 그리고 그에 속해있는 사람들.
    그들은 사람이지만 기생이기에, 기방에 속해있기에 자신의 삶을 포기해야 했다.
    그리고 기방이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만 존재가 가능했다.
     
    소멸되어 가는 기방에 속해 있는 그들의 삶은 애닮고 슬픈 인생이었다.
    비참한 현실에 쫓겨 선택한, 또는 선택되어진 삶이었다.
    하지만 소설 속 그들은 결코 비참하지만은 않았다.
    그들 나름대로의 삶이 있었고, 인생이 있었다.
    파란만장한 인생에 비해 소설은 보통의 사람들 이야기를 풀어내듯 평이했다.
    그래서 읽는 동안보다는 읽고 나서 느낌이 더 강한 책이었다.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게끔 묘사된 춤 기생과 소리 기생의 모습과 행동들도 소설의 느낌을 더 강렬하게 해주었다.
     
    하지만, 때론 지나친 듯한 묘사와 너무 평이한 문체로 인해 글에 집중되지 못한 어색함도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 신 기생뎐 | sh**0202 | 2010.10.04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21세기 하고도 최첨단을 걸어가는 요즘. 갑자기 기생 운운하는 이야기가 있다. 기생이 무엇이더냐? 텔레비젼 사극에서나 볼수 있...
    21세기 하고도 최첨단을 걸어가는 요즘. 갑자기 기생 운운하는 이야기가 있다. 기생이 무엇이더냐? 텔레비젼 사극에서나 볼수 있고, 역사 책 그것도 야담집에서나 겨우겨우 그들의 면목을 읽을 수 있는  사람들 아니던가? 기생이라고 해봤자 조선의 명기 황진이 정도만 떠오르고, 유식한 말로 해어화로 불린다는 눈동냥만 한 나에게 기생을 다룬 이야기는 참으로 생소하면서도 흥미로울 뿐이다. 그런데, 이것이 그냥 기생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신(新) 자를 앞에 떡하니 붙였으니 이름하여 '신 기생뎐'이다. 이름부터가 옛 것과 요즘 것이 뒤섞여 있는것이 그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니 , 총 일곱개의 꼭지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에 읽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이 책이 일곱개의 꼭지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그냥 우연같지는 않다. 우리의 판소리는 총 12개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조선 후기를 거치면서 양반들의 눈에 난 일곱 마당은 유야무야 없어져 버린채 춘향가,수궁가,적벽가,흥보가,심청가와 같이 양반들에 입맛에 맞는 다섯 마당만 전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의 의도가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기생이라는 존재가 이 시대에는 거의 없어져 가는 존재이고, 그와 함께 없어져가는 많은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기 위해 혹은 잊혀져간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내기 위해 이 책의 구성또한 7마당으로 하지 않았을까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해본다.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이 책은 총 7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 마당마다 화자가 바뀌어 진행된다. 즉, 주인공이 여러명이라는 얘기다. 먼저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인물이자 기생집 '부용각'의 주인이며 정신적 지주인 타박네가 등장한다. 타고난 박색으로 인해 기생의 대열에는 오르지 모했지만, 기생집 부엌에서만 보낸 칠십평생의 경력자 답게 기생집에서 일어나는 일의 대소사는 물론이며 기생들의 군기, 진상 손님들의 처리에 이르기까지 거침이 없다. 그의 이름 타박네가 보여주듯이 그에게서 거침없이 터져나오는 욕은 상상을 초월한다. 하지만, 욕을 하는이도 듣는이도 모두 그것을 고깝게 생각하지 않으니 욕 밑에 잔잔히 깔려있는 애정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타박네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의 음식솜씨다. 기생집 전통음식의 유일한 전승자로써, 일이 잘 풀렸으면 인간문화재로 지정되어야 할 만큼의 탁월한 실력은 부용각을 지금까지 존재하게 만든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요즘 시대에 전통을 고수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단면이다.
    삼합솜씨 하나로,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채 한 남자의 사랑을 받고 그로 인해 소중한 씨앗까지 잉태한 것을 보면 그의 음식솜씨가 얼마나 뛰어났는지 능히 짐작할 부분이다. 그로 인해 어린 젓먹이를 남자에게 빼앗긴 채 평생을 살아야 하는 한 맺힌 인생인 걸 보면 뛰어난 음식솜씨가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젓먹이 아이를 보낸 채 , 젓투정 하는 아이를 그리며 밤 새 흘렸을 눈물을 생각해 보면, 그의 이름 타박네가 욕만 잘해서 그런것이 아닐거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타박타박 타박네야 너 어디메 울고가니?  / 우리엄마 무덤가에 적먹으러 찾아간다

    물이깊어 못간단다. 물이깊으면 헤엄치지 / 산이높아서 못간단다  산이높으면 기어가지

    명태줄랴? 명태싫다  가지줄랴? 가지싫다 / 우리엄마 젖을 다오 우리엄마 젖을 다오

    우리엄마 무덤가에 기어기어 와서 보니    / 빛갈좋고 탐스러운 개똥참외 열렸길래

    두손으로 따서들고 정신없이 먹고보니    / 우리엄마 살아 생전 내게주던 젖맛일세

    명태줄랴? 명태싫다  가지줄랴? 가지싫다 / 우리엄마 젖을 다오 우리엄마 젖을 다오   [ 함경도 전래민요 / 타박네 ]

     
    타박네가 부용각의 실질적 주인이자 부엌을 지키는 정신적 지주였다면, 부용각의 얼굴마담이자 기방의 중심에는 소리명창 오마담이 있다. 오마담 또한 어린 시절 기방에 입문해 소리로 잔뼈가 굵은 육십줄의 원로 기생이다. 그녀의 소리는 전국 팔도 어디에 가도 빠지지 않을 명창이었으며, 얼굴 또한 누구에게도 절대 빠지지 않는 절색중에 절색. 한마디로 탑클래스의 기생이었다. 단순히 술과 웃음,몸을 파는 것이 기생이 아니요, 기와 예를 겸비한 것이 기생의 본분이라면 그야말로 거기에 가장 적합한 기생의 표본을 보여주는 것이 오마담이다.  어린시절 기방의 입문동기이자 가장 친했던 친구의 자살로 인해 받은 충격은 평생 그를 사랑만을 좆는 부나방과 같은 삶을 살게 만든다. 수많은 남자를 사랑한 여인, 수많은 남자로 부터 배신당하고 버림받은 여인. 하지만, 정작 본인은 진심으로 남자를 사랑한적 없기에 단 한번도 남자에게 배신당한 적이 없다고 생각하는 여인.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속에 그에게 남은 것은 술독오른 육신과 나오지 않는 소리뿐이다. 소리명창으로 살아온 그 녀에게 잃어버린 소리는 목숨과도 같은 존재와도 같다.  그런 여인에게도 마음속에 소중히 간직한 사랑이 있었으니 부용각의 집사 박기사이다. 멀쩡한 직장생활을 하던그가 군산 뒷골목의 부용각에 찾아든 것은 운명과도 같았다. 지난 밤의 숙취를 이기기 위해 해장국집을 찾아 헤매던 그의 발길을 잡은 것은 능소화의 농염함도 아니고, 부용각의 비릿한 부엌내도 아니었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지만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의 끈이었다. 바로 오마담의 존재다. 오마담을 본 순간 박기사는 지금까지 자신의 삶은 모두 잊은채 부용각에 주저않게 된다. 바로 20년간의 외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오마담의 빼어난 외모도 아니요, 절창의 소리도 아니요, 사향냄새에 사로 잡혔다는 그는, 쉽게 식지 않는 뚝배기와 같은 은은한 사랑을 보여준다. 20년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아침마다 챙겨다 준 ,꿀물 대접이 새겨놓은 마룻바닥의 둥근 테는 오마담에 대한 박기사의 사랑만큼이나 깊고 은은하다. 대접이 만들어 놓은 마룻바닥의 둥근 무늬는 어떠한 인위적인 행위로도 지워질 수 없는 애틋한 사랑의 상처일 것이다.   그런 은은한 박기사의 사랑에 오마담은 뭇 남자들과의 질펀한 애정행각으로 화답을 하곤 한다. 박기사는 그저 묵묵히 바라볼 뿐이다. 하지만, 오마담의 진심은 어떠했을까?
     
    이보오, 박기사. 오늘은, 오늘만은 그리 바쁘게 돌아서지 마오. 지난 이십 년 동안 꿀물 대접을 들고 내게로 오는 당신의 발소리를 들었소.한 발 한 발 이 꽃살무늬 방문으로 조심스레 다가오는 당신의 발소리를 나는 귀를 열고 듣고만 있어소. 한 발을 뗄 적마다 이리저리 흩어질 당신의 어지러운 마음과 한 발을 디딜 적에 오롯이 맺힐 아픈 마음도 환히 알고 있어소. 그럼에도 나는 자는 척 누워 있었소. 당신이 그림처럼 몸을 움직이며 소리도 없이 방문 앞에 꿀물 대접을 놓고 돌아설 때에 내 여러 마음들이 가만히 모이는 것, 모인 마음이 조금씩 움직이려 하는 기미를 나는 모르는 척 애써 눌러두었소.아침 햇살이 꽃살문을 적시며 방으로 밀고 들어오기 시작할 무렵이면 어김없이 들리던 당신의 기척을 부러 듣지 않으려고 이불을 덮어쓴 적도 많았소. 내가 당신을 모르 체한 것. 끝내 당신이 내게로 오지 못한 것.당신은 그것 때문에 평생을 아팠겠지만 그 또한 사랑의 한 형태요. 내 사랑의 마지막 자존심이라 생각해주오.[본문234쪽 ]
    꽃들이 모이는 곳에 어찌 박기사와 같은 진솔한 벌과 나비만 있겠는가? 꽃들의 단물만을 노리고 모여드는 온갖 잡 것들이 다 있으니 그 중의 대표적인 인물의 기둥서방  김사장이다. 평생을 제비족에서 기둥서방으로 여인네들 등만 쳐먹고 살아온 하류인생. 그에게 여인은 인생이요, 인생의 최대 목표는 여인들을 등쳐서 한 몫 단단히 챙기는 일이다. 그런 위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마지막 으로 접근한 사람이 바로 오마담 이요. 오마담 또한 그런 기둥서방을 묵묵히 받아들인다. 물론 그 결과는 또 한 번의 배신과 떠남이다. 김사장이라는 인물은 타박네의 지청구대상 최우선이자, 이 책의 밉상이면서 웃음을 주는 양념적인 역할을 한다.무례한 그의 행동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현실에서도 굴하지 않는 강한 정신력과 뻔뻔함이 절대적이라는 커다란 교훈을 우리에게 남긴다.
     
    오마담이 소리기생의 대표주자였다면, 미스 민은 이시대 마지막의 춤기생이요 부용각의 대를 이을 유일한 기생이다. 불우한 가정생활 속에서도 언니들의 뒷바라지로 인해 중요무형문화재 전승자로써의 길을 걷던 나끝순에서 부용각 최고의 춤기생 미스 민으로 거듭나는 과정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불우한 우리 누이들의 전형성을 보여준다.  미스 민이 화초머리를 올리는 과정은 작가의 역사적 문화적 고증에 얼마나 세심한 관심을 가졌는지 보여주는 백미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그 외에도 타박네의 기방음식 전승자로 등장하는 김천댁과 그의 시다(주방보조) 뚱땡이와 같은 인물도 이 책에서 빼 놓을수 없는 감초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제목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이 책은 한 편의 판소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거침없이 쏟아지는 욕설과 육담이 때론 지나치다 싶을 만큼의 거부감을 주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해악과 따뜻함이 있어 이 책의 추락을 단단히 지탱해주고 있는 느낌이다. 사라져가는 기생들의 이야기. 기생들의 문화마저 우리의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오롯이 계승해야 하는 것일지는 모르겠지만, 기생이  지금의 매춘부와 같다는 편견이 지배적인 요즘 , 그들의 존재 이유와   삶의 방식에 대해서는 다시한 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거침없는 말투와 빠른 이야기 전개가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또한 우리말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이 적절히 버무려진 작품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작품의 말미로 갈수록 터질것 같은 눈물을 참기힘들게 하는 작가의 재주 또한 매우 뛰어났다고 평가하고 싶다.
  • 이 작품은 정말 기가 막히게 재미있는 작품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할 정도였다. 일단 스토리 자체가 기막히다...

    이 작품은 정말 기가 막히게 재미있는 작품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할 정도였다. 일단 스토리 자체가 기막히다. 구성은 상대적으로 단순하지만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고도 지루할 틈이 없고 어디 한 군데 빈 구석이 없다. 큰 줄거리 안에서 작은 이야기 조각들이 차례차례 맞아떨어진다. 또한 말맛이 기막히다.

     

    이 작품의 무대는 붉은 능소화가 소담스럽게 담장에 떨어지는 기생집, 부용각이다. 부용각의 중심축은 부엌어멈이면서 기생집의 주인인 타박네이고 사랑밖에 모르며 곱게 늙은 소리기생인 오마담이다. 그 뒤를 잇는 춤기생도 있고 오마담의 기둥서방도 있고 순수하면서도 집요한 사랑을 마음에 품고 있는 집사 정도가 중요 등장인물이다. 그들의 인생과 사랑, 그들이 나름대로 살아온 그들만의 세상이 정말 멋들어진 한판 춤처럼 너울너울 춤춘다.

     

    기생이고 기생집이지만 부용각은 부용각 나름대로의 세상을 살아온 것이다. 때로는 아름답게,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둑음까지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세상이었던 것이다. 기방의 법도는 이제 멀어진지 오래지만 타박네는 기방 음식에서부터 화초 올리는 것까지 세세한 신경을 쓴다. 물론 우리 옛말과 정겨운 욕설 등은 잔칫상의 맛난 보너스다. 차마 사랑하는 이 앞에서 화초를 올릴 수 없어 자살을 하는 오마담의 친구, 채련의 둑음에는 정말 야속할 정도로 안타깝고 자신을 사랑하는 집사 앞에서 다른 남자와 늘펀하게 몸을 섞는 장면에도 술상에 오른 술과 안주에 함께 취하듯 독자들도 함께 취한다.

     

    타박네의 인생은 이런 마음가짐이 아니었을까.


    <나이가 들면, 몸에 붙은 살이 헐렁해지고 윤기 있던 피부에 주름살이 덮이는 대신 세상을 보는 눈이 깊어질 줄 알았다. 내주는 게 있는 만큼 받는 것, 얻는 것도 있을 줄 알았다. 그래서 타박네는 늙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한 살 한 살 먹어가는 나이를 오히려 인생의 훈장처럼 여긴 적이 많았다. 그러나 그것은 오산이었다. 늙는다는 것은 철저히 손해보는 장사였다. 일흔아홉의 타박네를 기다리고 있는 건 버려도 될 굳은 습관과 쓸데없는 잔소리, 조금씩 풀리는 손목의 힘처럼 근육이완으로 생기는 요실금의 기미들뿐. 늙음의 끝은 완전한 소멸이었다. 적요한 소멸의 늪에 빠지기 전까지는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거슬러 올라가야 하지 않겠는가.>


    오마담의 사랑은 또한 이러한 것이 아니었을까. 만인을 품는 사랑이었네...


    <강단 있는 타박네도 말리지 못한 오마담의 행보였다. 키 작은 남자는 아담해서 좋고, 뚱뚱한 남자는 든든해서 좋고, 말라빠진 남자는 예민해서 좋고, 성격 나쁜 남자는 박력 있어 좋고, 얼굴이 찌그러진 남자는 아무도 좋아할 것 같지 않아 좋고, 돈 없는 남자는 청빈해 보여서 좋은 게 오마담이었다.>


    새로 기생의 길로 들어서며 화초를 올리는 춤기생인 민예나의 본명은 “나끝순. 도대체 성의라곤 찾아보려고 해도 찾아볼 수가 없는 이름이다.”로 정의되는데 그녀의 삶은 어릴 적 동네 풍경과도 무관하지 않았다.


    <앞으로 펼쳐질 세상도 이럴 거라. 녹이 슬었거나 곰팡이가 피었거나 내장이 튀어나와 있을 거라고. 따끔따끔한 고추 매운내에 눈은 뜰 수조차 없고, 조심해서 걸어가도 별수 없이 발은 구정물에 빠지고 말 거라고.>

     

    하지만 21세기에 아무리 무형문화재 전수생에 대한 대접이 소홀하고 그 길이 험난하고 힘들다 하더라도 꼭 다른 직업 다 제쳐두고 과연 기생이 되어야 했을까 의문이 생긴다. 읽으면서 앞부분에선 계속 배경이 되는 시대가 언제인지 찾아보곤 했었다. 21세기라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이 질문만 통과하고 나면 나머지는 정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이야기는 술술 풀어지고 씹으면 씹을수록 맛이 난다. 입안 가득 고소함이 퍼지듯이 그 맛의 여운이 오래도록 남아있다.

     

    이 현수, 이 작가가 궁금해진다.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이 작가가... 읽다보니 존경심이 절로 우러난다. 그녀의 말이 가슴으로... 감성으로 내게 스며들었다. 작가의 사랑이 느껴져서, 그 진심이 느껴져서 마음이 아릿해졌다.

     

    <지난 4월, 기생 부용의 산소를 찾았다. 봉분의 잔디가 하도 푸르러 눈이 아팠다. 나는 묏등에 가만히 손을 갖다대었다. 그대가 잃어버린 신발을 찾아주겠노라고, 그대들이 하고 싶은 말을 놓치지 않고 쓰겠노라고, 상상이 아닌 짐작으로. 나, 적지 않은 날들을 살아왔으니 이제 짐작하지 못할 일은 없다고. 이 땅에서 이름 없이 살다 간 많은 기생들에게, 그들의 빈손에, 그들의 맨발 위에 이 소설을 바친다.>

  • 신기생뎐 / 이현수 / 문학동네 / 2005.12   기생의 삶을 현대적으로 되살려 그들의 삶과 애환을 ...

    신기생뎐 / 이현수 / 문학동네 / 2005.12

     

    기생의 삶을 현대적으로 되살려 그들의 삶과 애환을 한판 놀음처럼 그려낸 책.

    부엌어멈 타박네, 기녀 중 최고 기녀 오마담, 기생의 명맥을 이을 마지막 춤기생 미스민,

    최소한의 양심을 자극하는 여인 오마담에게는 한없이 악할 수 없는 기둥서방 최사장,

    마음 속 품은 사랑이 한이 되어 가슴 저리는 집사 박기사,

    일본 당대의 다도 전문가가 된 서랍이 많은 여인 하루코, 그리고 부용각의 마지막 숨결 영준이.

    오마담에게 삶의 이유이자 전부였던 친구 채련이...

    다양한 인물들의 심리가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잘 서술되어 있다.

    또한 오마담의 영혼을 울리는 소리를 눈으로 보듯 잘 그려내고,

    휘어질 듯 감기는 미스민의 춤사위, 이 모든 이야기의 장소가 되는 기방 부용각의 배경 묘사,

    그리고 부용각에 얽힌 영준의 이야기도 소설의 완성도를 높여주며 읽는 재미를 부여한다. 

    그러나 중학교 도서관에 소장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제재와 서술이 읽는 내내 거북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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