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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윈도(모중석스릴러클럽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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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3*210*44mm
ISBN-10 : 8934998954
ISBN-13 : 9788934998952
우먼 인 윈도(모중석스릴러클럽 47) 중고
저자 A. J. 핀 | 역자 부선희 | 출판사 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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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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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219108103395 주문번호 중고서적중 한권이 안왔어요 5점 만점에 5점 chj4*** 2019.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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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5점 만점에 5점 who*** 201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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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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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내가 본 것은 정말로 살인사건이었을까? A. J. 핀의 데뷔작 『우먼 인 윈도』. 오프라인(창문)의 풍경과 온라인의 삶, 애나의 시선으로 바라본 과거가 세 축을 이루며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하는 소설이다. 제한된 배경과 매혹적인 캐릭터, 고도의 긴장감, 적절하게 숨겨진 복선들과 겹겹의 반전까지… 좋은 스릴러의 요건을 고루 갖춘 이 작품은 2020년 에이미 애덤스, 게리 올드먼, 줄리언 무어 주연의 영화로 개봉될 예정이다.

광장공포증 때문에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나올 수 없는 애나. 매일같이 이웃들의 일상을 훔쳐보고 촬영하고 구글링하는 애나의 또다른 일과는 비슷한 처지의 다른 환자들에게 채팅으로 상담을 해주는 것이다. 온라인으로 식품을 주문하고 의약품을 배달받을 수 있는 방법을 매뉴얼로 정리해 보내주기도 하고, 증상에 맞는 항우울제를 추천하기도 한다. 다양한 향정신성 약물과 술, 이웃들을 훔쳐보는 떳떳하지 못한 취미로 이루어진 그녀의 일상은 건너편 집에 러셀 가족이 이사 오면서 엉망진창이 된다.

엄마, 아빠, 아이로 구성된 러셀 가족은 지금은 별거 중이지만 한때 애나의 것이었던 완벽한 가족을 꼭 닮았다. 러셀 부인과 아들 이선에게 어렵사리 마음을 열기도 했다. 그 집에서 러셀 부인이 칼에 찔려 쓰러지기 전까지는. 애나는 살인사건을 목격했다고 주장하지만 경찰은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한다. 모든 게 그녀의 머릿속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그녀가 보고 있던 스릴러 영화와 복용하던 약물이 맞물려 일으킨 환각일 뿐이라고. 애나의 기억은 진실일까? 아니면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약물이 만들어낸 환각일까?

저자소개

저자 : A. J. 핀
미국의 편집인이자 작가. 1979년 미국에서 태어났다. 듀크 대학교에서 문학을 공부했고, 영국과 미국에서 출판 편집자로 일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먼트> 등에 글을 썼다. 데뷔작 《우먼 인 윈도》의 성공으로 단숨에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다. 광장공포증을 겪는 주인공 애나가 이웃집을 엿보다 살인사건을 목격한다는 내용의 《우먼 인 윈도》는 ‘21세기의 <이창(Rear Window)>’으로 불리며 전세계 41개국에 수출되었고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역자 : 부선희
고려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달콤한 킬러 덱스터》 《청바지 돌려 입기 2》 등이 있다.

목차

이 책은 목차가 없습니다.

책 속으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싸우는 우리 중 대부분은 집에 묶여 있다. 밖에 있는 더럽고 복잡한 세상으로부터 숨어 있다. 나는 드넓은 하늘, 끝없는 수평선, 단순한 노출, 야외에 있다는 미칠 것 같은 스트레스로부터 숨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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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싸우는 우리 중 대부분은 집에 묶여 있다. 밖에 있는 더럽고 복잡한 세상으로부터 숨어 있다. 나는 드넓은 하늘, 끝없는 수평선, 단순한 노출, 야외에 있다는 미칠 것 같은 스트레스로부터 숨어 있다.
-46페이지

의사로서, 나는 환자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병원에서도 마찬가지로 얘기한다. 환자로서의 나는 (이편이 맞는 말이리라) 광장공포증이 내 삶을 망가뜨렸다고 말하는 대신, 차라리 내 삶이 되었다고 말할 것이다.
-46페이지

지금과 똑같은 일이 지금과 똑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적이 있다는 사실을 뇌 한구석 어딘가가 기억해낸다. 낮은 파동의 목소리들이 기억난다. 머릿속에서 이상한 단어들이 맑고 선명하게 튀어오른다. ‘넘어졌어요, 동네 사람들, 아무도, 미쳤어’와 같은 단어들.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도 없다.
-84페이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폭스 박사님.” 리틀 형사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아무에게도요.”
나는 그를 바라본다. “무슨 말이죠?”
그는 허벅지 부근의 바지를 끌어올리며 내 옆으로 와서 쪼그리고 앉는다. “제 생각에는” 그가 말한다. “박사님께서 마신 메를로 와인과 복용하신 약, 그리고 보고 계셨던 영화 때문에 조금 흥분하셔서 일어나지 않은 무언가를 목격하신 것 같군요.”
나는 그를 노려본다.
그는 눈을 껌뻑인다.
“내가 다 지어냈다는 거예요?” 파리한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형사는 거대한 머리를 흔들어댄다. “아뇨, 부인. 자극제가 너무 많았고, 전부 머리에 작용했다는 겁니다.”
입이 떡 벌어진다.
“부작용은 없는 약물입니까?” 형사가 나를 압박한다.
“있어요.” 나는 대답한다. “하지만…….”
“환각이죠, 아마?”
“모르겠어요.” 나는 알고 있다. 그의 말이 사실이다.
-261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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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전세계를 홀린 초대형 스릴러, 드디어 한국 상륙! “그날 내가 본 것은 정말로 살인사건이었을까?” 광장공포증 때문에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나올 수 없는 애나. 다양한 향정신성 약물과 술, 이웃들을 훔쳐보는 ‘떳떳하지 못한’ 취미로 이루어진 그녀...

[출판사서평 더 보기]

전세계를 홀린 초대형 스릴러, 드디어 한국 상륙!
“그날 내가 본 것은 정말로 살인사건이었을까?”

광장공포증 때문에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나올 수 없는 애나. 다양한 향정신성 약물과 술, 이웃들을 훔쳐보는 ‘떳떳하지 못한’ 취미로 이루어진 그녀의 일상은 건너편 집에 러셀 가족이 이사오면서 엉망진창이 된다. 바로 그 집에서, 애나가 지켜보는 가운데, 살인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애나는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지만 그 말을 믿어주는 사람은 없다. 경찰은 그 집에서 아무도 죽지 않았다고 말한다. 애나의 기억은 진실일까? 아니면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약물이 만들어낸 환각일까? 2018년, 출간과 동시에 <뉴욕타임스> 1위로 뛰어올라 지금도 40주째 베스트셀러 목록을 굳건히 지키는 소설 《우먼 인 윈도》가 출간되었다. 제한된 배경과 매혹적인 캐릭터, 고도의 긴장감, 적절하게 숨겨진 복선들과 겹겹의 반전까지… 좋은 스릴러의 요건을 고루 갖춘 《우먼 인 윈도》는 전세계 41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고, 미국은 물론 유럽과 북유럽,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연일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길리언 플린, 스티븐 킹, 루이즈 페니 등 선배 작가들이 먼저 알아보고 추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에이미 애덤스, 게리 올드먼, 줄리언 무어가 주연한 영화 <우먼 인 윈도>가 2020년 5월 개봉 예정이다.

<뉴욕타임스> 1위, 40주 베스트셀러!

기억해내야 해, 생각해내야 해!
나는 이 살인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니까.

“당신들은 내가 상상한 거라 말하죠.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나는 미치지 않았어. 내가 본 게 무엇인지는 내가 알아.”

이웃을 엿보는 애나의 모습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한때 정신의학을 공부하고 아동심리상담사로 활약했지만, 지금 그녀는 극심한 광장공포증을 앓아 집 밖에 나갈 수 없는 신세다. 매일같이 이웃들의 일상을 훔쳐보고 촬영하고 구글링하는 애나의 또다른 일과는 비슷한 처지의 다른 환자들에게 채팅으로 상담을 해주는 것이다. 온라인으로 식품을 주문하고 의약품을 배달받을 수 있는 방법을 매뉴얼로 정리해 보내주기도 하고, 증상에 맞는 항우울제를 추천하기도 한다. 어느 날, 건너편 집에 러셀 가족이 이사오자 애나의 관심은 극대화된다. 엄마, 아빠, 아이로 구성된 러셀 가족은 지금은 별거 중이지만 한때 애나의 것이었던 완벽한 가족을 꼭 닮았다. 러셀 부인과 아들 이선에게 어렵사리 마음을 열기도 했다. 그 집에서 러셀 부인이 칼에 찔려 쓰러지기 전까지는. 애나는 살인사건을 목격했다고 주장하지만 경찰은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한다. 모든 게 그녀의 머릿속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그녀가 보고 있던 스릴러 영화와 복용하던 약물이 맞물려 일으킨 환각일 뿐이라고.

미국 뉴욕타임스, 아마존, 영국 선데이타임스 1위
21세기의 히치콕, 베스트셀러의 역사를 새로 쓰다!

《우먼 인 윈도》는 옛것과 새것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소설이다. 우선, 집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된 주인공이 이웃을 염탐한다는 시작부터가 히치콕의 영화 <이창(Rear Window)>을 연상케 한다. 주인공 애나가 종일 틀어놓는 영화들은 대부분 히치콕 혹은 히치콕을 모방하고 오마주한 옛 필름누아르이다. (‘애나 폭스의 영화들’을 권말부록으로 정리해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애나의 집과 러셀 가족의 집이라는 극도로 제한된 배경, 연극을 보는 듯 수직과 수평으로만 이동하는 시선 역시 히치콕적이다. 그러나 스티븐 킹이 지적한 바와 같이 히치콕과 필름누아르라는 토대 위에 쌓아올린 이 이야기는 온전히 작가 A. J. 핀만의 것이다.

자신의 눈으로 보았지만 믿을 수 없는 이웃집의 살인, 본 적은 없지만 마음을 열 수 있는 온라인상의 사람들, 애나가 집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된 계기인 ‘그 사건’…. 이렇게 오프라인(창문)의 풍경과 온라인의 삶, 애나의 시선으로 바라본 과거가 소설의 세 축을 이루며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보물찾기를 하듯 작가가 곳곳에 숨겨둔 복선과 한 번의 놀람으로 그치지 않는 겹겹의 반전은 결말을 알고 나서도 몇 번이고 앞으로 돌아가 다시 읽게 한다. 서로 다른 이야기처럼 흘러가던 세 축이 소설 후반부에서 철컥, 하고 맞물리며 마지막을 향해 휘몰아칠 때의 속도감 역시 일품이다. 길리언 플린, 스티븐 킹, 루이즈 페니 등 쟁쟁한 선배 작가들의 찬사가 결코 아깝지 않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
매혹적인 캐릭터, 놀라운 반전, 빼어난 문장으로 무장한 완벽한 소설. 주인공 애나에게 묻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다! _길리언 플린

A. J. 핀은 필름누아르라는 거대한 배경 위에 온전히 자신만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토록 잘 읽히는 책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_스티븐 킹

환상과 망상, 진실을 넘나드는 역작을 만났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휘청거리고 심장이 쿵쾅거렸다. _루이즈 페니

엄청난 반전! 10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다. 21세기의 히치콕이라 부를 만하다. _발 맥더미드

어두움으로 속을 채운 달콤한 사탕처럼,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녔다. 히치콕이 이 소설을 읽었더라면 단숨에 영화 판권을 획득했으리라. _루스 웨어

《나를 찾아줘》 이후 나를 가장 사로잡은 소설! A. J. 핀은 대담하며 능수능란하다. _테스 게리첸

압도적인 스릴감에 나는 그저 나가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_조 힐

한자리에 앉은 채로 휘몰아치듯 읽었다. 히치콕의 스릴러와 누아르 영화를 떠올리며. 그만큼 어두웠고, 그만큼 우아했다. _C. J. 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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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우먼 인 윈도_00861 | j2**on1 | 2020.02.05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어디서 본 듯한, 하지만 거...

    어디서 본 듯한, 하지만 거기다 무엇을 좀 더한.

    <걸 온 더 트레인>이 연상된다. 주인공이 광장공포증에다 약물과 알콜중독까지 갖고 있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세 가지 반전이 있는데, 두 가지는 스릴러 매니아라면 익숙한 장치일 것이다. 마지막 반전은 (이걸 과연 반전이라고 불러야 할 지 모르겠지만) 범인을 제압하는 방식인데 참으로 기발하고 독특하며, 어쩌면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반전을 위해서이긴 하지만, 초반 사건의 진행은 좀 더디고 답답한 면이 있다.

    영화로 제작된다고 하는데, 에이미 아담스, 게리 올드만, 줄리언 무어 등이 출연하는데,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가 어느 배역일지 바로 떠올리 수 있을 정도다. 이 정도면 소확찢 캐스팅이라 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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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나 폭스(광장공포증, 에이미 아담스) - 에드 폭스(남편, 앤서니 마키) - 올리비아(딸) / 데이비드(세입자) / 알리스타 러셀(개리 올드만) - 제인 러셀(줄리안 무어일 것이다!) - 이선(Ethan 에단이겠지?) / 콘래드 리틀(형사) / 줄리언 필딩(심리상담사)

  • 우먼 인 윈도 | kk**dol8 | 2019.12.3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자료실은 에드의 공간이다. 서가는 등이 갈리족 누렇게 먼지가 낀 책들로 빈틈없이 빽빽하다. 내 공간인 서재는 널찍하고...

    자료실은 에드의 공간이다. 서가는 등이 갈리족 누렇게 먼지가 낀 책들로 빈틈없이 빽빽하다. 내 공간인 서재는 널찍하고 여유롭다. 체스 전쟁의 주 무대인 매킨토시 컴퓨터가 이케아 테이블 위에 놓여 있고,2층 욕실이 있다. 이 공간 역시 화장실이 딸린 욕실에 붙이기에는 과분한 단어인 '천상의 황홀결'답게 디자인되었고, 그 이름에 걸맞게 출혈이 컸다.다른 한켠에는,언젠가 디지털에서 필름으로 넘어간다면 암실로 꾸밀 작정인 벽장이 있다. 하지만 이미 흥미를 잃어버린 듯 하다. (-27-)


    나는 속눈썹 사이로 그녀를 바라본다.에드가 매우 흡족해하며 농익은 여인이라고 불렀을 법한 여자였다. 풍만한 엉덩이와 입술, 차오른 가슴과 부드러운 살결, 행복해 보이는 얼굴과 완전연속된 푸른 불꽃을 연상시키는 눈동자. 그녀는 인디고 진에 목이 둥글게 파인 검은 스웨터를 입고 있다.가슴 위로 은색 펜던트가 달려 있다.나이는 30대 후반 정도일 것이다.아직 소녀 태를 벗지 못했을 때 아이를 낳았으리라. 이선에게 반했던 것처럼, 나는 이 여자에게 첫눈에 반했다. (-87-)


    제인이 다시 프레임 안으로 들어온다. 하지만 걷는 게 아주 느리고 이상하다. 비틀거린다. 블라우스가 적갈색으로 물들어 있다.내가 지켜보는 동안, 적갈색은 배까지 번진다. 그녀의 손이 허우적거리며 가슴을 더듬는다.가느다랗고 반짝이는 무언가가 거기에 꽂혀 있다.마치 칼자루처럼.(-213-)


    그가 손을 내밀어 내 손을 잡는다.손곤에 닿는 감촉이 거칠다.그는 나를 부드럽게 이끈다.팔 근육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온다. 
    "오늘 정말 미안했어요."나는 사과한다.
    그는 고개를 끄덕인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예요."
    그는 다시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계단 쪽으로 움직인다.내 뒷모습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느껴진다. (-303-)


    몇시간 동안, 나는 에드와 올리비아의 곁에서 깜빡 잠이 들었다.깨어보니 , 오전 11:11.눈보라가 물결을 이루며 우리를 향해 불어닥치고 있었다. 바람은 머리 위에서 채찍 소리를 냈다.근처에서 낮게 으르렁대는 천둥 소리가 났다.나는 얼굴에서 눈을 쓸어내고 다리를 움직였다.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똑같았다.주변이 잔물결처럼 동요하고 있었다.마치 자석이 서로 끌어당기는 것처럼 양쪽 무릎이 서로 부대꼈다. 나는 땅으로 털썩 주저 앉았다."안 돼." 목소리가 잘라져 나왔다.나는 땅을 향해 휘저으며 몸을 지탱하려 애썼다.(-400-)


    여기서 정지.나는 몸을 비틀며 눈을 뜬다.천장이 프로젝션 스크린처럼 눈앞에 펼쳐져 있다.
    화면을 가득 채운 것은 제인의 모습이다.내가 제인으로 알고 있는 여자.그녀가 부엌 창가에 서 있다.땋은 머리가 어깨 사이에서 달랑거린다.
    이 장면은 슬로모션으로 재생된다.
    제인이 나를 향해 돌아서고, 나는 그녀의 환한 얼굴에 줌인한다. 반짝이는 펜던트 때문에 카메라가 노출을 조정한다.이제 뒤로 빠져서, 화면을 넓게 가져간다. 한손에는 물잔이 들려 있고,다른 한손에는 브랜디 한잔이 들려 있다. (-512-)


    누군가는 진실을 알고 있고,누군가는 거짓을 말할 때가 있다.진실과 거짓을 말하는 사람의 차이는 이익과 불이익, 자본의 힘 더 나아가 자시의 욕망에서 비롯된다. 문제는 진실이 묻혀지고, 거짓이 수면위로 드러난 경우이다.진실을 알고 있는 이의 말을 대중이 믿지 않고, 무시하게 됨으로서,우리가 생각하는 사건들은 수면 위에 잠시 머물러 있다가 다시 심연의 밑바닥으로 가라앉게 된다. 과거 우리 앞에 나타난 화성연쇄살인사건 또한 범인을 잡을 수 있었던 기회가 분명 있었건만, 진실을 알고 있는 결정적인 제보가 묻힘으로서, 그 사건은 공소시효를 넘긴채 2019년에서야 비로소 우리 앞에 진실이 수면위로 나타나고 말았다. 작가 A.J의 <우먼 인 윈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주인공 애나 폭스는 광장 공포증을 가지고 있으며, 밖을 나오지 못하는 심리상담가였다.자신과 비슷한 정신병력적인 증상을 가진 환자들을 채팅으로 상담을 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병의 원인을 찾아가고 있었다.병을 알아가고, 병에 대해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지니 할머니와 채팅을 하게 되는데, 애니는 8살 딸 올리비아와 함께 살아가면서,집에는 무성영화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무성영화의 대부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들을 DVD로 소장하고 있었다.


    즉 이 소설은 알프레드 히치콕의 <이창> 을 재현하고 있으면서, 히치콕의 다른 영화들은 연상하게 되는 복선적인 장치와 도구들을 사물과 사람 ,장소에 배치하고 있다. 그 안에 보여지는 수많은 것들은 자신들의 모습에 대해서 느끼게 되고, 생각하게 된다.이웃에 사는 제인 러셀을 창문 너머로 보는 것을 즐기는 애나는 그 과정에서 예고되지 않는 살인사건을 눈앞에 보고 말았다.하지만 사람들은 애나 폭스의 말을 믿지 않고, 신뢰하지 않았다.아무리 그 때의 상황을 이야기해도 사람들은 폭스를 미치광이 여인으로 생각하고, 눈앞에서 진실은 가려진 채, 폭스의 말은 묻혀지고 말았다. 진실을 알고 있는 자와 그 진실을 묻어 버리고 싶은 자 사이의 시소 게임은 실제 진실을 파고 드는 애나에게 실망스러운 결과물들이 앞에 놓여지게 된 것이었다.살아있는 자와 죽음을 앞두고 있는 자들 사이에서, 히치콕의 영화 속의 복선들이 소설 곳곳에 스며들고 있었다.


    진실은 제2차 방정식의 정규곡선처럼, 주파수의 파동처럼 수면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오고 있으며, 그것은 반복되어지고 있었다.그 과정에서 애나폭스의 딸과 남편은 예고되지 않는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말았다.진실을 캐면 캘수록 애나 폭스 앞에 불운이 연속적으로 나타나게 되면서, 사람은 점차 자신의 진실을 목도하는 것이 두려워지기 시작하였다. 자신이 그동안 이웃을 염탐하고 이웃을 관찰하는 입장이었다면, 그것이 바뀌고 말았다. 애나 폭스 스스로 관찰당하는 입장이 된 것이었다.,차이라면,애나 폭스 스스로 자신이 관찰되고 있다는 걸 안다는 거였다.


    소설은 진실을 찾기 위한 여정을 지속하고 있다.누군가를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위태로워질 수 있는 그 순간, 남들이 자신에 대해서 이상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진실을 얻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그 때 필요한 것은 사람들의 용기였다.애나 폭스가 가지고 있는 광장공포증에서 벗어나는 것,그것은 애나가 가지고 있는 큰 두려움이었고, 공포였으며,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목숨을 걸 수 있는 큰 용기가 필요하였다. 이 소설은 바로 그런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었다.그 안에서 폭스는 살아남을 것인가, 아니면, 죽음의 종착역에 도달할 것인가,거기에 대한 해답은 알프레드 히치콕 만이 알 것이다. 이 소설은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 우먼 인 윈도 | cr**bel | 2019.10.29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유난히 분주했던 10월, 개인적인 스케쥴과 신경 쓰일 일이 너무 많았는데 이 책이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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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난히 분주했던 10월, 개인적인 스케쥴과 신경 쓰일 일이 너무 많았는데 이 책이 한 몫을 더했다. 619 페이지에 달하는 벽돌책인데다 범인을 추론하며 읽어야 할 스릴러 소설이기에 몰입하며 읽어야 하는 장르라 커피 한 잔 옆에 놓고 오롯이 독서에 몰입해야 했다. 물리적 시간이 부족해 여러 날의 새벽을 맞이하게 만든 책이다.

     

     

    뉴욕타임스 43주 베스트셀러란 명성을 등에 업은 이 책은 지극히 미국적인 에피소드로 미국적인 감성을 담아 그 끝에 반전으로 방점을 찍었다. 작가는 이 수많은 페이지들의 거의 마지막에 범인에 대한 반전을 풀기 시작했고, 수백 페이지 내내 주인공의 시선 속에 갇혀 있었던 독자들은 이 반전이 주는 충격에서 쉽사리 헤어나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 책의 작가 A.J.핀은 이 책 [우먼 인 윈도]가 데뷔작이었고 이 책으로 말미암아 대단한 성공을 거둔다. 주인공 애나는 광장공포증을 겪으며 자신의 집에 갖혀 살아가고 있다. 정신병원같은 그녀의 집, 현관 문 밖으로 한발자국도 나가질 못하는 그녀의 삶은 타인이 보기에도 안쓰러운 상상 그 이상이었다.  책에서는 독자로 하여금 애나의 입장이 되어 철저하게 그녀의 시각 속에서 움직이게 한다. 애나의 시선을 따라가며 그녀가 되어 그녀의 내면 속 어두움과 마주하니 그녀가 이해되고 그녀의 편이 되어갔다. 그녀는 외로운 일상의 대부분을 창문을 통해 이웃을 바라보며 그들의 정보를 수집한다, 그러다 어느날, 이웃집에 새로 이사온 가족에게 일어난 일을 목격하게 되고 그녀는 더욱 큰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10월 24일부터 11월 15일까지 매일의 기록이 일기처럼 써져 있고, 11월 15일 다음은 6주 후의 이야기로 전개가 된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혼란스러움은 가중되었고, 진실게임을 하듯 범인이 누구인지, 애나의 정신병의 발작인지를 가려내는 작업으로 독자나 애나는 분주했고 힘들었다.

    애나와 같은 병을 가진 이들에겐 외로움이 늘 존재하는 것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날 도움을 주고 찾아와 말을 건네준 여자였던 제인 러셀은 이웃집에 새로 이사온 안주인이었고, 애나는 그녀가 그녀의 집에서 누군가에게 공격을 당해 죽어가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그때부터 애나의 고통은 시작되었고, 어느 누구도 애나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제인 러셀의 유약한 아들 이선은 가장 보호받아야할 존재였다. 애나는 그녀의 딸 올리비아가 생각난듯 이선을 도와주려고 애썼다. 마음이 아픈 사람을 상담하고 치료해주는 그녀의 직업 역시 한 몫 했다. 이선은 애나를 잘 따랐다. 그렇게 좋은 우정을 나누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독자는 아무 의심없이 그들의 여정을 따라간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결론을 말하고 싶지만 이 책은 절대로 스포를 당하면 안되는 책이기에 결론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자제할 것이다. 에이미 애덤스와 게리 올드먼 주연의 영화로 내년에 개봉하는 이 영화는 꼭 볼 것이다. 이 소설은 영상으로 만들기에 너무나 적합하고 어울리기에 더욱 기대가 된다.

    사실 범인이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뒷맛이 씁쓸했다. 후련하지 않았다. 작가가 이렇게 결말을 만들어 내기까지 어떤 생각들을 모았을까? 애나처럼 자신 역시 훔쳐보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독자도 그런 사람이라고 단정한다. 맞다. 나 역시 소설을 읽으며 애나를 훔쳐보고 애나의 이웃을 훔쳐보는 듯 했다.

     

     

  • ϻ 소설에서 화자는 매우 중요하다.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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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에서 화자는 매우 중요하다. 독자들은 소설의 중심이 되는 사건을 화자를 통해 바라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알지 못하는, 무지에 가까운 독자에게 화자는 믿어야 하는 존재, 믿을 수밖에 없는 존재로 자리한다. 하지만 때로 짓궂은 작가들은 이 화자와 독자와의 관계를 이용하여 소설의 묘미로 만들어 내는 창작 기법을 사용한다. 만약 화자가 독자가 절대적으로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면? 화자를 어디까지 믿어야 하고, 믿지 말아야 할지 결정하는 선택의 길에 놓인 독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뉴욕타임스> 43주 베스트셀러인 《우먼 인 윈도》는 독자 스스로 자신에게 이러한 물음들을 끊임없이 던지도록 만든다. 이 데뷔작으로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한 A.J.핀은 화자와 독자와의 관계를 교묘히 이용하여 소설의 재미를 끌어내고자 한다. 어딘가 정신적으로 불안정해 보이는 화자를 내세우며 A.J.핀은 독자들에게 사건의 진실을 들여다보도록 한다. 주인공 애나의 시선으로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을 세세하게 지켜보며 그 속에서 숨겨진 트릭을 찾는 임무가 주어지는 셈이다.


    이게 지금의 내 모습일까? 나는 수족관의 담수어 같은 표정으로 일상적인 점심시간의 풍경을 얼빠진 듯 바라보는 여자일까? 새로 생긴 식료품점이라는 기적에 놀라는, 다른 세계로부터 온 방문객일까? 얼어붙은 머릿속 깊은 곳이 지끈거린다. 화가 난다. 완패한 기분이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다. 이게 바로 나다. 이게 바로 지금의 나다. 《우먼 인 윈도》 p. 243



    애나의 이웃집에 새 가족이 이사 오게 된다. 외상 후 스트레스로 집 밖을 나가지 못하는 애나는 카메라를 통해 이웃집을 살펴본다. 남자와 여자, 그리고 남자아이 하나. 단란해 보이는 세 가족의 모습에 애나는 눈을 쉽게 떼지 못하고 그들에게 매료된다. 특히 아내인 제인 러셀에게.


    어느 날, 이사 온 기념 선물이라며 양초를 들고 이선이라는 남자아이가 찾아온다. 이윽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애나가 궁금해했던 제인 러셀이라는 여성도 그녀의 집을 방문하게 된다. 와인을 마시고, 체스를 두며 시간을 보내며 애나는 제인 러셀을 더욱 마음에 들어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며칠 후, 러셀 가족의 집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 카메라로 확인한 애나는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가슴에 칼이 꽂힌 채 도움을 요청하는 제인의 모습을 보게 된 애나는 급히 119에 연락을 한다. 제인을 도와야 된다는 생각으로 트라우마를 무시한 채 집 밖으로 뛰쳐나간 애나는 곧 정신을 잃게 되고, 깨어난 그녀에게 경찰은 살인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전한다. 과연 애나가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야기를 지어내고 있는 건 당신들이야." 나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그들을 가리키며 마법 지팡이를 휘두른다. "상상은 당신들이 하고 있다고. 저 창문을 통해서 피범벅이 된 제인을 봤어." 《우먼 인 윈도》 p. 263



    《우먼 인 윈도》는 제인 러셀의 죽음을 중심으로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게 된다. A.J.핀은 두 부분의 이야기를 전혀 다른 속도감으로 전개하며 독자들을 소설 속으로 이끈다. 소설의 전반부에서는 주인공인 애나가 현재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그녀의 생활을 낱낱이 묘사한다. 집 밖으로 나올 수 없는 그녀가 하루 종일 집 안에서 하는 일상적인 루틴들을 세세한 묘사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독자들이 이 인물을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이후 제인 러셀의 죽음이라는 소설의 가장 큰 사건을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오로지 애나의 시점으로만 사건을 바라보아야 하는 독자들은 진실과 거짓, 현실과 망상이라는 그 두 갈림길 사이에서 고민하며 소설을 읽어내야 한다. 흥미로운 것은 그 어떤 것도 예단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사건의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순간까지 독자들은 긴장감을 놓지 못한다.



    "실재하지 않는 것을 보고 있는 게 아니에요. 이 모든 게, 저 사람 부인, 저 아이의 엄마가 칼에 찔리는 걸 본 순간 시작됐다고. 그게 바로 당신들이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야. 그게 바로 당신들이 묻고 있어야 할 질문이라고. 나한테 내가 보지 않았다고 말하지는 마. 내가 본 게 무엇인지는 내가 아니까. " 《우먼 인 윈도》 p. 439



    사건의 진실은 화자의 입을 통해 알 수 있다. 작가가 화자와 독자와의 관계를 짓궂은 트릭으로 사용한다고 하여도 그 끝에는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 모든 것의 끝에 애나는 독자들에게 어떤 진실을 들려주게 될까?

  • 하늘이 낮은 날이면, 나는 나 자신을 위에서 내려다보곤 한다. 비행기나 구름 위에서 저 아래 섬을 내...

    하늘이 낮은 날이면, 나는 나 자신을 위에서 내려다보곤 한다.
    비행기나 구름 위에서 저 아래 섬을 내려다보듯이.
    _ 57쪽


    미스터리는 좋지만 스릴러는 좋아하지 않는다. 이 두 가지가 적절하게 섞였을 때, 현대적인 느낌보다 고전적일 때 선택해 읽는다. 미스터리와 스릴러가 현대적일 때 만들어지는 특유의 뉘앙스가 나에겐 낯섦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물론 이 느낌을 좋아하는 독자도 많을 것이다. 《우먼 인 윈도》를 읽은 건, 솔직하게 베스트셀러라는 타이틀 때문이 컸다.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것 같았고, 이 장르의 소설을 즐기지 않는 나에게 쉽게 다가오리라 믿었다. 《우먼 인 윈도》는 낯설기보다 쉽게 읽히는 소설이었다. 심리적 해석이나 은유보다 탁탁 치고 나가는 문장은 평면적으로 상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창문 너머로 무언가를 엿보는 여자, 애나. 바로 소설의 주인공이다. 왠지 하얀 그녀의 관찰을 읽는 것이 어딘가 찝찝하지만, 불쾌함까지 닿지 않는 이유는 그녀가 집을 나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정신의학 공부를 했고, 아동심리당담사로 일을 했던 그녀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창문 너머의 세계를 관찰하는 것. 그리고 온라인에서 상담을 하는 것. 그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여덟 살 된 사랑스러운 딸도 남편도 만나지 않고, 그저 집안에만 있을 뿐이다. 그녀가 엿보는 것 외에 다른 것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광장공포증으로 나가는 것이 불가능했기에. 그녀는 엿볼 수밖에 없었다.


    애나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불안함이 느껴졌다. 치밀하게 엿보기보다 흐릿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듯했다. 그래서였을까. 그녀가 살인사건을 목격했다고 말해도, 한 여자가 죽는 것을 보았다고 해도 그 말을 그 누구도 믿지 않았다. 때때로 그녀 자신조차 자신이 본 것이 사실인지, 약기운에 취해 본 환각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모두가 네 머릿속에서 일어난 일일뿐이라고 그런 일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가 죽음을 목격한 사람은 집안에 칩거하며 살던 그녀가 자신의 과거라고 생각하는, 다시금 가지고 싶은 포근한 가족 그 자체였고, 그 중심에 있던 러셀 부인의 죽음이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말한다.


    "이야기를 지어내고 있는 건 당신들이야."
    "상상은 당신들이 하고 있다고. 저 창문을 통해서 피범벅이 된 제인을 봤어."


    굉장한 불안함으로 인해 세상에 나가지 못하는 그녀가 타인의 죽음을 목격했다는 것만큼은 또렷하게 말하는 점이 아이러니했다. 그녀에게 러셀 부인, 제인이 죽는 모습은 공황장애라는 극한 공포와 고통을 느끼게 하는 일이었으나 동시에 그녀를 돕기 위해 안간힘을 썼기에. 자신의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 몸으로 고통스러운 상황까지 환각이라고 믿지 않았기에. 그녀가 말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한 여자의 죽음 이후에 두 개의 반전이 있다. 중반부에 바로 나오는 반전이 굉장히 흥미로웠고, 소설 마지막에 나오는 이야기는 오히려 예상이 갔던 바라 그리 충격적이지 않았다.


    이게 지금의 내 모습일까? 나는 수족관의 담수어 같은 표정으로 일상적인 점심시간의 풍경을 얼빠진 듯 바라보는 여자일까? 새로 생긴 식료품점이라는 기적에 놀라는, 다른 세계로부터 온 방문객일까? 얼어붙은 머릿속 깊은 곳이 지끈거린다. 화가 난다. 완패한 기분이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다. 이게 바로 나다. 이게 바로 지금의 나다.
    약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창문이 부서져라 비명을 지르고 있었겠지.
    _243쪽


    애나는 무엇을 본 것일까. 애나는 어떤 사람인 것일까. 그녀가 본 것이 무엇인지만큼이나 그 무엇을 확인하는 과정과 그 과정 중에 밝혀지는 여러 진실 혹은 진실에 가까운 무언가를 아는 과정이 스릴러의 묘미가 아닐까. 스릴러 소설을 많이 읽지 않았으나, 《우먼 인 윈도》의 속도감은 그렇게 빠르지 않다. 애나의 시점에서 보이는 풍경은 광장공포증 때문에 먹는 약으로 인해 어떤 순간에는 세밀하게 어떤 순간에는 느슨하게 지나간다. 그도 그럴 것이 10월 24일에 시작한 기록이 11월 15일까지 닿는 동안, 기록의 분량은 들쑥날쑥했다. 어떤 장면은 상세하게, 어떤 장면은 스쳐 지나가듯이 묘사하곤 빠진다.


    책을 읽는 내내 회색 안개가 짙게 드리워진 곳을 것는 기분이었다. 음울함보다 뿌옇게 안개가 낀듯한 소설 속 세상은 애나의 시선으로 그려져서 흐릿한 것인지. 그 흐릿함. 무언가 실눈을 뜨고 바라보는 풍경을 그린 소설 같았다. 여담이지만, 《우먼 인 윈도》의 표지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특히 띠지까지 표지의 일부로 만든 디자인은 이 책을 만든 디자이너가 꽤 많이 공을 들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띠지 안에 담겨있는 일러스트를 독자가 엿본다는 느낌을 주는 디자인이 아닌가 싶었다.


    나는 그곳에 서 있다. 주변은 고요하다. 시선을 떨궈 우산을 바라본다. 두 눈을 감는다. 바깥세상이 안으로 밀려 들어오는 것만 같아. 모든 것을 빼앗긴 느낌이다. 공허하다. 또다시, 나는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이 사실을 제외하면. 그녀는 나와 싸우고 있지 않았다. 어찌 됐든, 그녀는 나와 싸우고 있지 않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나에게 애원하고 있었다.
    _369쪽


    《우먼 인 윈도》를 읽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왜 나는 히치콕 영화를 단 한편도 보지 않았을까." 만약 그의 작품을 보고, 《우먼 인 윈도》를 보았다면, 달라졌을까. 놀라운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치콕 감독의 영화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굉장한 작품이라는 걸 알지만, 뭐랄까. 아직은 보고 싶지 않은 세계였다. 언젠가 만나게 될 세계로 아직은 두고 싶은 작품이었다. 분명 히치콕 영화가 어떤 것인지 모르고, 그의 영화를 보지 않아, 이 소설에서 읽어낼 수 없는 것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보지 못한 것 대신 내가 본 것도 있으리라 믿기에. 이럴 줄 알았으면, 대학 때 <영화의 이해> 수업을 들을 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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