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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106장면(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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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격外
ISBN-10 : 8994524290
ISBN-13 : 9788994524290
레 미제라블 106장면(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가시마 시게루 | 역자 이연식 | 출판사 두성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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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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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외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미선택 제본불량 미선택 부록있음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2.내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출간 20170515, 판형 153x210, 쪽수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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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레 미제라블 106장면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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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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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소설의 디테일을 밝혀주는 새로운 지도! 19세기 프랑스 사회·문학 전문가 가시마 시게루가 엄선한 위그판 삽화 230점을 통해 새롭게 만나는 『레 미제라블 106장면』. 저자가 선별한 106개의 장면과 그 배경 및 비하인드 스토리를 결합시키고, 내용에 맞춰 배치한 삽화 230점을 통해 빅토르 위고의 원전을 원전을 읽기는 부담스럽지만, 그 내용을 제대로 알고 싶을 때 읽기에 좋은 책이다. 《레 미제라블》과 실제 프랑스 역사를 편력하며 거둬온 풍성한 디테일들이 옛 소설을 가볍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해준다.

저자소개

저자 : 가시마 시게루
저자 가시마 시게루(鹿島 茂)는 19세기 프랑스 사회 및 소설을 심도 깊게 연구하여 당시 풍속과 사람들의 삶을 세밀하게 파고든 책을 여러 권 썼다. 고서 수집가로도 유명하며, 현재 메이지대학교 국제일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마차를 사고 싶어!』(1991년 산토리 학예상 수상), 『아이보다 고서가 먼저』(1996년 고단샤 에세이상 수상), 『직업별 파리 풍속』(1999년 요미우리 문학상 평론?전기 부문 수상)을 비롯해 『신문왕 전설―파리와 세계를 정복한 사나이 지라르댕』, 『절경, 파리만국박람회』, 『파리 시간여행』, 『파리의 임금님들』, 『이 사람에서 시작되었다』, 『‘파사주론’ 깊이 맛보기』, 『그 악명 드높아라: 19세기 파리 괴인전』, 『세일러복과 에펠탑』, 『프랑스 세시기』, 『백화점의 탄생: 봉 마르셰 백화점, 욕망을 진열하다』 등 수많은 책을 썼으며, 발자크의 『고리오 영감』, 뒤마의『왕비 마르고』등을 번역했다.

역자 : 이연식
역자 이연식은 그림과 텍스트를 함께 보고 쓰고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한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미술이론과를 졸업했다. 『유혹하는 그림, 우키요에』, 『눈속임 그림』, 『아트 파탈』, 『응답하지 않는 세상을 만나면, 멜랑콜리』, 『괴물이 된 그림』,『이연식의 서양미술사 산책』 등을 썼고, ‘무서운 그림’ 시리즈, ‘명화의 거짓말’ 시리즈, 『맛있는 그림』, 『다케시의 낙서 입문』, 『마리 앙투아네트 운명의 24시간』, 『모티프로 그림을 읽다』 등을 번역했다

목차

들어가며 1 팡틴 2 코제트 3 마리우스 4 플뤼메 거리의 목가와 생 드니 거리의 서사시 5 장 발장 마치며 문고판 후기 옮긴이의 글 삽화가 찾아보기

책 속으로

세상에는 누구나 제목과 줄거리 정도는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무도 읽지 않는 ‘세계 명작’이라는 것이 있다. 이들 ‘명작’은 어른들의 친절한 마음에서, 대개는 발췌 번역 형태로 ‘소년소녀세계문학전집’ 등에 수록돼 있다. 하지만 ‘명작’을 이렇게 읽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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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누구나 제목과 줄거리 정도는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무도 읽지 않는 ‘세계 명작’이라는 것이 있다. 이들 ‘명작’은 어른들의 친절한 마음에서, 대개는 발췌 번역 형태로 ‘소년소녀세계문학전집’ 등에 수록돼 있다. 하지만 ‘명작’을 이렇게 읽은 소년 소녀가 성인이 된 다음 완역판으로 그 작품을 다시 읽는 일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처럼 읽히지 않는 ‘명작’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세르반테스의 『돈 키호테』,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와 같은 대단히 상징성이 높은 작품으로, 일단 줄거리를 알면 새삼스레 다시 읽어볼 필요가 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들이다. 또 하나는 이른바 보편적인 통속성이라고 할 만한 요소를 갖춘 작품으로, 영화나 드라마로 몇 번씩이나 만들어졌기 때문에 읽지 않았는데도 어쩐지 읽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들이다.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은 행인지 불행인지 두 가지에 모두 해당된다. 따라서 거의 읽히지 않는다.
_들어가며, 6쪽

『레 미제라블』의 1부 1장 ‘올바른 사람’에는, 교회사(敎誨師, 교도소에서 인도를 목적으로 죄수들에게 설교하는 사람)의 대리인으로서 집행에 입회한 미리엘 주교가 큰 충격을 받는 장면이 있다. (중략) 이러한 미리엘 주교의 충격은 다름 아닌 빅토르 위고 자신의 것이다. 위고 부인의 증언에 따르면, 위고는 1820년 베리 공작을 암살한 루벨이 단두대로 향하는 모습을 목격하곤 “암살범에 대한 증오가 사형수를 향한 연민으로 바뀌는 느낌이었다”라고 했다. 이때의 충격은 9년 뒤인 1829년, 익명으로 사형 제도를 규탄한 책 『사형수 최후의 날』을 출판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일본에서는 도요시마 요시오의 번역으로 일찌감치 알려진 이 소설은, 사형 판결을 받고 단두대에 보내지기까지 한 사형수가 겪은 고뇌를 그 자신이 쓴 수기라는 형식으로 극명하게 그려낸 것이다. 거기에는 비세트르 감옥, 툴롱 도형장으로 호송되는 죄수들의 무리, 뒤에 남겨진 가족들의 비참함, 죄수들이 쓰는 은어 등 훗날 『레 미제라블』에서 다루는 주제가 대부분 드러나 있다.
_장면 2, 24~26쪽

어느 일요일 밤, 파브롤의 빵집 주인 모베르 이자보는 바깥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를 듣는다. 돌아보니 깨진 유리창으로 누군가가 손을 집어넣어 빵을 훔쳐 달아나려 한다. 이자보는 뛰어나가 도둑을 붙잡는다. 그가 바로 장 발장이었다. 빵 한 조각을 훔친 탓에 도형장으로 보내진 남자의 에피소드는 굶주림에 의한 범죄라는 주제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위고가 꾸며낸 것이 아니다. 위고는 이미 『사형수 최후의 날』(1829), 『클로드 괴』(1834)에서 실제로 이런 범죄 때문에 신세를 망친 남자가 있었음을 강조했는데, 당시 빵의 가격과 육체노동자의 평균 임금을 비교하면 이런 범죄는 충분히 발생했으리라고 상상할 수 있다.
18세기 말 육체노동자의 평균 시간급이 2수였던 것에 비해 빵은 1킬로그램(바게트 네 개) 에 5수였다. 육체노동자가 두 시간 반을 일해야 빵 1킬로그램을 살 수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빵 1킬로그램이라고 하면 꽤 많은 것 같지만 19세기의 노동자들은 고기는 거의 먹을 수 없었고 빵을 하루에 1킬로그램 먹었다고 하니까, 장 발장의 하루 벌이 24수로는 식구들이 굶어 죽는 것을 간신히 면하는 수준이었을 것이다.
_장면 7, 46~48쪽

장 발장은 툴롱의 도형장에서 네 차례 탈주를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고, 그때마다 형이 가중돼 결국 19년 동안 도형장에 갇혀 있었다. 유리창을 깨고 빵을 훔쳤다는 이유로 그 지경에 이른 것이다. 감옥에서 그는 더욱 힘이 세졌고, 한층 날렵해졌다. 언젠가는 툴롱의 시청 발코니를 수리하던 중 무너지려는 기둥을 어깨로 지탱하며 인부들이 올 때까지 버틴 일도 있었다. 복역 중 읽고 쓰기와 셈법 등을 배웠지만 그것으로 그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었다. 형기를 마치고 세상으로 나온 장 발장은 사회와 인간에 대해 깊은 증오를 품고 있었다. 19년 동안 그는 단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 (중략) 1791년 형법 개정으로 죄수들의 처우는 크게 개선됐지만, 장 발장이 투옥됐던 1796년 당시에는 여전히 보복주의 형별 원칙에 따라 죄수에게 가혹한 중노동이 부과됐다. 때문에 죄수들 중에는 도형수가 되느니 차라리 사형당하길 바라는 사람도 있었다. 설령 탈옥에 성공하더라도 육지로 도망치면 반드시 붙잡혔고, 바다로 뛰어들면 틀림없이 익사할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도형장 앞에 펼쳐진 드넓은 바다는 냉혹한 사회와 비참함의 상징이었다.
_장면 8, 50~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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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19세기 프랑스 사회·문학 전문가 가시마 시게루가 엄선한 위그판 삽화 230점을 통해 새롭게 만나는 『레 미제라블』” ■ 오래된 명작 소설, 제대로 다시 읽기 세상엔 제목만 들으면 다 아는 것 같고, 다 읽은 것 같은 명작들이 많다. 프...

[출판사서평 더 보기]

“19세기 프랑스 사회·문학 전문가 가시마 시게루가 엄선한
위그판 삽화 230점을 통해 새롭게 만나는 『레 미제라블』”

■ 오래된 명작 소설, 제대로 다시 읽기
세상엔 제목만 들으면 다 아는 것 같고, 다 읽은 것 같은 명작들이 많다. 프랑스 문화, 특히 19세기 프랑스 문화와 소설을 이른바 ‘덕후’처럼 파고들며 오랜 세월 연구해온 일본의 학자 가시마 시게루는 이런 작품들 중 대표 격으로 『레 미제라블』이 있다며 운을 뗀다.
빅토르 위고가 1862년 발표한 장편 소설 『레 미제라블』은 장 발장, 코제트, 자베르 등 불멸의 캐릭터를 탄생시켰으며, 온갖 형태로 읽히고 세상 속으로 퍼져나갔다. 덕분에 이젠 『레 미제라블』을 책보다 만화, 영화 혹은 뮤지컬로 먼저 접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소설이 뮤지컬로 제작된 지도 벌써 30여 년이 훌쩍 넘었는데 여전히 전 세계에서 롱런하고 있는 데다, 너무 유명한 탓에 안 봐도 본 것 같고, 안 읽었지만 읽은 것처럼 착각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만약 위고가 본인의 작품이 이토록 오래 살아남은 모습을 본다면 흐뭇해하면서 물을지도 모르겠다. “내 책이 이렇게 널리 오래도록 읽힐 줄이야! 그래, 어느 대목이 좋았소?” 하지만 요즘 이 물음에 바로 답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다고 당장 『레 미제라블』을 정식으로 읽어볼 엄두도 나지 않을 터. 『레 미제라블 106장면』은 이처럼 위고의 원전을 읽기는 부담스럽지만, 그 속살을 제대로 알고 싶을 때 잡기에 좋은 책이다. 19세기 프랑스 사회상을 상세하게 꿰고 있는 지은이 가시마 시게루가 선별한 106개의 장면과 그 배경및 비하인드 스토리를 결합시키고, 내용에 맞춰 배치해놓은 삽화 230점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책에 실린 위그판 삽화들 역시 애초에 『레 미제라블』을 읽고 싶지만, 여러 여건-경제적 상황, 문맹 등-때문에 읽기 어려운 19세기 독자들의 뜨거운 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가시마 시게루가 장기간 『레 미제라블』과 실제 프랑스 역사를 편력하며 거둬온 풍성한 디테일들은 펼치기조차 무거운 옛 명작 소설을 가볍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해준다. 나아가 오래된 것이 새롭게 보이는 신선한 경험도 할 수 있다.

“놀랍게도, 위고의 원문이 삽화와 혼연일체가 돼 전에는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강한 환기력(喚起力)으로 19세기 전반의 시대적 분위기를 되살려내는 것이었다. 활자에서는 완전히 빠져 있던 시대의 구체적 감촉이 삽화에서 생생하게 전해졌다. 덕분에 『레 미제라블』 전권을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다. 이는 전혀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전에는 건너뛰었던 ‘탈선’ 부분이 지루하기는커녕 신선한 놀라움으로 가득 찼을 뿐만 아니라 ‘레 미제라블’, 즉 ‘비참한 사람들’이라는 제목 그 자체의 의미를,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는 새까만 목구목판(木口木版, wood engraving) 덕택에 처음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위고는 단지 빈곤으로 인해 학대받는 약자뿐만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를 통틀어 빈곤이 낳는 모든 악을 그려낼 작정이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_가시마 시게루

■새로운 디테일로 새롭게 뜯어보는 재미
가시마 시게루는 루이 슈발리에(1911~2001)의 책『노동 계급과 위험한 계급』(1973)을 보며 삽화와 함께 위고의 원전을 읽는 자신의 방식에 확신을 얻었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슈발리에가『노동 계급과 위험한 계급』에서 구사하는 독특한 방법론에 주목했다. 슈발리에의 방법론은 그가 전면적으로 원용한 19세기의 공중위생학자 파랑 뒤 샤틀레나 프레지에의 방법론과 매우 흡사하다는 것이다. 요컨대 파랑 뒤 샤틀레 등이 사회가 토해내는 오물 속에서 시대의 위기와 사회 재활성화의 근원을 보았듯이 슈발리에도 그때까지 문학적 잉여물로 치부돼 전혀 돌아보지 않았던 소설의 세부와 ‘탈선’ 속에서 역사의 다이너미즘을 읽어낼 열쇠를 찾아냈던 것이다.
누벨 크리티크 아류의 무미건조한 주제비평에 염증을 느꼈던 가시마 시게루에게 슈발리에의 이런 방법론은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는 결국 ‘시대를 뛰어넘어 살아남는 것은 보편적인 가치가 많은 소설이겠지만, 소설이란 원래 온갖 잡다한 것으로 가득 차 있는데 이를 전부 문학적 잉여물이라며 버려도 되는 것일까? 차라리 슈발리에처럼 잡다한 것을 철저히 파고들다 보면 의외로 지금까지 몰랐던 재미있는 것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가시마의 이런 생각은 자연스레 위그판 『레 미제라블』을 읽었을 때의 신선한 놀라움과 연결됐고, 마침내 360점에 달하는 위그판 『레 미제라블』의 삽화 중 사회사적 정보를 비교적 많이 담고 있는 200여 점을 고르고, 이를 독해의 틀로 삼아 당시의 사회, 역사적 요인을 살펴보며 『레 미제라블 106장면』을 쓰게 된다. 삽화는 이야기의 순서에 충실하게 배열했고, 원전을 읽은 적이 없는 독자도 쉬이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요약한 줄거리도 곁들였다. 따라서 『레 미제라블 106장면』은 삽화와 줄거리가 흡사 샌드위치 같은 구성을 취하고 있다. 해설 부분은 때로는 이야기에서 벗어나 사회·역사적 고찰로 ‘탈선’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레 미제라블』의 영향력 밖으로는 나가지 않는다.

“이 책은 정통 문학 연구서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통 역사 연구서도 아니다. 세부 묘사를 즐기면서 소설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문학을 통해 역사를 파악한다는 루이 슈발리에의 방법을 따라, 프랑스 문학 중에서도 가장 세부가 풍성한 소설 『레 미제라블』을 읽고 작성한 보고서라고 생각해주면 다행이겠다.”
_가시마 시게루

“이 책에 실린 어두운 스타일의 삽화처럼 『레 미제라블』에는 어둠이 잘 어울린다. 어두운 바탕 위에서 무수한 별처럼 디테일이 빛나기 때문이다. 디테일이여! 이는 결코 쉽게 얻을 수 없다. 디테일은 수많은 주석과 언급, 갖가지 감상의 파편이다. 디테일을 경험한다는 것은 다시 읽고 보고 느끼고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시마 시게루의 이 책은 독자를 『레 미제라블』의 디테일로 끌어들인다.”
_이연식(옮긴이)

■『레 미제라블』 삽화 버전 히스토리
『레 미제라블』은 1862년 브뤼셀과 파리에서 거의 동시에 출간됐는데, 이 초판 10권짜리 책에는 삽화가 전혀 들어 있지 않았다. 때문에 『레 미제라블』을 눈으로도 감상하고 싶다는 독자들의 요구가 커졌고, 1865년 에첼 & 라크루아 출판사가 귀스타브 브리옹의 목판화 200점을 넣은 한 권짜리 책을 내놓았다.
브리옹은 알자스 지방의 풍속을 그린 화가로 알려져 있고, 『레 미제라블』 외에도 『노트르담 드 파리』의 삽화도 그렸는데, 리얼리즘을 바탕으로 한 과장 없고 소박한 화풍은 『레 미제라블』의 내용과 훌륭하게 맞아떨어져 위고도 브리옹의 삽화에 만족했다고 한다.
독자들은 에첼 & 라크루아판에 열광하여 15만 부 이상 팔렸지만, 당시 민중의 생활 수준에서는 사실 이 판도 여전히 그림의 떡이었다. 더구나 글을 잘 읽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림으로라도 『레 미제라블』을 보고 싶어 했기 때문에 값이 싸고 더 많은 삽화가 들어간 판에 대한 요구가 날로 커졌다. 하지만 삽화가 많이 들어가면 책값은 비싸진다. 이에 출판업자가 궁리 끝에 브리옹의 삽화 180점에 다른 여러 삽화가가 그린 180점을 새롭게 추가하고, 책을 233권으로 나눈 뒤 1권당 10상팀으로 값을 매겨 5년에 걸쳐 매주 간행하기로 한다. 그 결과 독자들은 매주 부담 없는 비용으로 오늘날 TV 드라마 보듯이 삽화가 곁들여진 『레 미제라블』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분책의 분량이 적당히 모이면 제본소에 부탁하거나 손수 장정해 책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다만 이런 분책은 대부분 쉽게 흩어져버려 인쇄한 부수에 비해 완전한 상태로 보존된 책이 적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에첼 & 라크루아판보다 더 희귀한 판본으로 여겨진다.
위그판에 참여해 삽화를 그린 화가는 대부분 크게 알려지지 않은 이들로, 예술적으로 가치 가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오히려 그런 이유로 당시의 시대 분위기가 한층 더 잘 담겨 있다는 평을 듣는다. 특히, 『레 미제라블』 뮤지컬 포스터 등 숱하게 복제된 어린 코제트 이미지(본문 77쪽 참조)의 원작자인 에밀 바야르는 19세기 후반 『프티 주르날』, 『프티 파리지앵』 같은 대중지를 무대로 활약한 인기 삽화가로, 조금은 선정적인 느낌이 드는 완숙한 테크닉이 오늘날 보기에는 의외로 신선하다.
『레 미제라블 106장면』에는 위그판에서 선별한 삽화 200여 점 외에도 에첼 & 라크루아판, 위그판 『위고 전집』 등에서 뽑은 삽화를 추가, 총 230점이 실려 있어서 삽화를 넘겨보는 것만으로도 『레 미제라블』 축약판을 읽은 듯한 느낌을 준다.

책속으로 추가
위고가 ‘소위 중류 계급과 하층 계급 사이에서 후자의 결점을 약간 지니면서 전자의 악덕을 몽땅 갖추었다’라고 정의한 불한당 테나르디에는 이야기 전개에서 감초 같은 역할을 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한다. 그는 ‘레 미제라블’의 원래 의미, 즉 ‘험한 일을 하는 천한 이들’의 상징이며, 루이 슈발리에가 『노동 계급과 위험한 계급』에서 지적한 것처럼 부르주아였던 위고가 하층민에 대해 느꼈던 무의식적인 공포가 만들어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장 발장이 민중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위고가 의식적으로 표현한 인물이라면, 테나르디에는 동시대 사람들이 하층 계급에 대해 느꼈던 두려움을 위고가 무의식적으로 표현한 것이 분명하다. 말하자면 테나르디에는 장 발장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다니는 그림자, 민중이라는 존재의 이면인 것이다.
_장면 13, 72~74쪽

한겨울 해도 뜨지 않은 새벽에 코제트가 구멍 뚫린 누더기를 입고 빨갛게 언 작은 손에 큰 빗자루를 쥐고 눈에 눈물을 머금은 채 가게 앞을 쓰는 모습은 애처로웠다. 마을 사람들은 그녀가 가장 일찍 일어난다며 ‘종달새’라는 별명을 붙였다. 그러나 이 ‘종달새’는 결코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위고의 사후 100년을 기념해 1985년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위고》전에는 그와 관련된 수많은 아이콘이 전시됐는데, 그중 특히 많았던 것이 『노트르담 드 파리』의 콰지모도와 코제트였다. 이것으로도 분명히 알 수 있듯, 학대받은 코제트의 이미지는 『레 미제라블』이라는 작품의 틀을 넘어 심지어 위고라는 작가조차 지워버리고 마침내는 심술궂은 계모와 의붓 자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신데렐라의 동화와 겹쳐 하나의 신화, 학대받는 아이라는 신화로 자리매김했다. 에밀 바야르의 유명한 작품(77쪽)도 바로 이런 이미지에 따라 그려진 것이 틀림없다. 이 뒤로 전 세계의 어린이문학과 멜로드라마는 이 주제를 수없이 변주했다.
_장면 14, 74~78쪽

자베르는 형무소 안에서 트럼프로 점을 치던 여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도 도형수였다. 그는 자신의 출신 계급을 말할 수 없이 증오했기 때문에 사회에서 소외된 또 하나의 계급, 즉 경찰이 됐다. 툴롱 도형장의 간수를 시작으로, 지금은 몽트뢰유쉬르메르의 경위였다. 그의 감정을 구성 하는 것은 권위에 대한 존경과 반역에 대한 증오뿐이며, 성격은 진지하고 엄격했다. (중략) 자베르는 인간적 감정이 전혀 없는 준엄하고 냉혹한 성격 때문에 종종 형법 그 자체를 의인화한 존재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자베르는 『레 미제라블』의 등장인물 중에서 유형적으로 보이면서도 실은 유형화를 면한 유일한 인물이 아닌가 싶다. 즉 어찌 할 수 없는 ‘레 미제라블’로서의 출신 배경을 뒤로하고 권력의 앞잡이가 돼 권위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과 반역에 대한 강한 증오를 함께 지닌 이 캐릭터는, 만약 여기에 동성애적 성향을 더하면 파시스트가 될지 아니면 장 주네가 될지 아무튼 미셸 푸코라면 어떻게 말할지 들어보고 싶은 유형의 인간이다.
_장면 16, 84~86쪽

코제트가 겨울에 입을 치마가 없다고 하기에, 팡틴은 자신의 금발을 이발소에 팔아 받은 10프랑으로 모직 스커트를 사서 보낸다. 그러자 코제트가 아프니까 40프랑을 보내라는 편지가 또 온다. 그날 마침 마을에 온 부랑발치공이 팡틴의 아름다운 이를 보고 앞니를 개당 20프랑에 사겠다고 제안한다. 다음 날 아침, 이웃에 살던 마르그리트가 팡틴의 방으로 들어가자 그녀가 창백한 얼굴로 미소를 짓는데, 입 속에는 검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 테나르디에는 또 편지를 보낸다. 지금 당장 100프랑을 보내지 않으면 코제트를 내쫓아버리겠다는 것이었다. 이 불행한 여자는 창녀가 되었다.
_장면 17, 88쪽

빈곤 때문에 창녀로 전락한 팡틴의 운명은 19세기에 미혼모가 된 하층 계급 여성이 겪는 극히 일반적인 경로로 보인다. 19세기 전반에 걸쳐 사생아의 비율이 상당히 높았는데, 도시에서는 20퍼센트 안팎, 아라스처럼 병영과 레이스 공장이 함께 있는 지역에서는 32퍼센트에 이르렀다. 이런 불행한 운명을 짊어지게 된 이는 대부분 주인의 아이를 임신하고 쫓겨난 하녀 또는 학생이나 병사에게 유혹받고 버려진 그리제트로, 조만간 아이를 버릴 것인지 자신을 버릴 것인지 양자택일을 강요받았다. (중략) 자기 몸의 일부를 팔아 돈으로 바꾸는 팡틴의 에피소드는, 쥘 자냉(Jules Janin)의 단편에서 빌려온 것이다. 19세기 전반에는 치과 관련 치료가 정식 의료 행위로 인정되지 않았고, 시골 마을을 순회하는 부랑발치공이 이를 담당했다. 의치 재료로는 도자기나 하마의 송곳니 등을 사용했는데, 가장 많이 쓴 것은 역시 사람의 치아였다고 한다.
_장면 17, 90쪽

밤의 숲속에서 나는 술렁이는 소리가 코제트를 둘러쌌다. 나무들 사이로 당장이라도 유령이 보일 것만 같았다. 코제트는 울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고 계속 달려서 겨우 우물에 도착한다. (중략) 코제트는 물통을 양손으로 잡고 열 발짝쯤 걷는다. 물통은 무겁고 차가운 물이 넘쳐흘러 맨발을 적셨다. 마을에 닿으려면 한 시간이 넘게 걸릴 것 같았다. 코제트는 “아, 하느님!”이라고 외친다. 그때 갑자기 물통이 가벼워졌다. 커다란 검은 그림자가 물통을 들어준 것이다. 코제트는 어쩐 일인지 조금도 무섭지 않았다.
이 장면은 이 소설 전체에서 가장 감동적이어서, 지금까지도 많은 예술가가 이 장면에서 착상해 작품을 만들어왔다. 그중에서도 특히 상징적인 것은 윌레트(Adolphe Willette)의 <빅토르 위고와 젊은 공화국>이라는 제목의 풍자화로, 장 발장(늙은 위고)이 물통을 나르던 코제트(젊은 공화국 프랑스)에게 손을 빌려주자 코제트가 힘차게 걸어가는 그림이다. 이 그림에서 우리는 장 발장과 위고, 코제트와 ‘레 미제라블’(요컨대 빈곤으로 학대받는 약자)을 동일시 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
『레 미제라블』이 비평가나 전문가의 비판이나 무시에도 이렇게 전 세계에서 오래 사랑받아온 이유는 역시 사회의 약자에 대한 위고의 사랑과 공감이 진정을 담고 있고 일말의 천박함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감동적인 이야기라도 진실하지 않으면 시대를 넘어 살아남을 수 없다.
_장면 31, 152~154쪽

장 발장은 코제트의 손을 끌고, 무프타르 지구의 복잡한 거리를 정처 없이 걸었다. 도중에 미행당하고 있음을 눈치채고 뇌브 생트 주느비에브 거리와 포스트 거리의 사거리에서 어느 문 앞에 몸을 숨기고 있는데, 남자 네 명이 나타난다. 그중 한 사람의 얼굴이 달빛에 드러난다. 자베르였다. (중략) 종종 위고를 ‘영화의 출현을 예견한 시나리오 작가’ 같다고들 평하는데, 이 장면은 확실히 환시자(幻視者) 위고의 탁월한 카메라 눈을 보여준다. 하지만 『레 미제라블』은 영화 같은 기법을 써서인지 원작 그대로 충실하게 영화로 옮기면 오히려 판에 박힌 듯 진부해져 지금까지 몇 차례나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아직까지 원작을 뛰어넘을 만한 걸작은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밤거리에서의 도주와 추적, 하수도에서의 탈출과 같은 장면은, 『레 미제라블』에서 착상한 것으로 알려진 캐럴 리드 감독의 〈제3의 사나이〉 같은 영화가 더 뛰어난 해석을 보여준다.
_장면 38, 182~184쪽

위고가 남긴 노트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마리우스의 사상을 180도 바꿔, 나폴레옹을 참된 위인으로 숭배하게 한다. 마리우스의 변모를 3단계로 한다. 1. 왕당파, 2. 보나파르트주의자, 3. 공화주의자.’ 이는 위고 자신의 사상적 편력과 겹친다. 마리우스와 마찬가지로 위고도 아버지에 대한 재평가에서 나폴레옹에 대한 재평가로 나아갔고, 그다음에는 공화주의자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마리우스는 나폴레옹 숭배와 공화주의를 기묘하게 혼동했는데, 이 또한 위고 자신의 체험에서 나온 것이다.
_장면 51, 242쪽

위고는 마리우스의 가계부를 묘할 정도로 자세히 썼는데, 그도 그럴 것이 위고 자신이 그렇게 가계부를 썼기 때문이다. 위고의 부인 아델은 『아내가 말하는 빅토르 위고』라는 책에서 “빅토르 위고는 700프랑으로 한 해를 살았습니다. 그가 어떤 식으로 살림을 꾸려나갔는지 알고 싶으면 『레 미제라블』에 나오는 마리우스의 가계부를 보시기 바랍니다”라고 썼다. 그 시절의 내핍 생활이 어지간히 뼈에 사무쳤는지 위고는 대문호가 된 뒤에도 가계부에서 1수(500원)까지 따졌다고 한다.
_장면 55, 258쪽

19세기 전반의 프랑스 사회란 한마디로 말해, 제도적으로는 근대의 모습에 가깝지만 전근대적 잔재가 많은 과도기적 사회로 유아 사망률의 저하, 도시로의 인구 집중, 도시 환경의 악화, 산업혁명에 따른 가혹한 노동 조건과 실업의 증대 등 다양한 모순을 안고 있었다.
『레 미제라블』은 장 발장으로 표현되는 이상주의적 인류애에 대한 이야기이자 빈곤과 무지가 만들어낸 사회의 비참한 모습을 고발한 사회 소설이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전자만 강조되고 후자의 측면은 등한시하는 경향이 컸다. 이 공백을 메운 것이 머리말에서도 언급한 루이 슈발리에의 『노동 계급과 위험한 계급』이다. 루이 슈발리에는 그동안 2차적 사료로 취급되던 문학 작품을 독특하고 날카롭게 읽어내어 어떤 사료보다 뛰어나고 귀중한 역사적 정보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이 책도 기본적으로 슈발리에의 관점을 바탕으로 삼았다.
_마치며, 486~4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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