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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서 깊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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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2쪽 | 규격外
ISBN-10 : 8967350414
ISBN-13 : 9788967350413
상서 깊이 읽기 중고
저자 위중 | 역자 이은호 | 출판사 글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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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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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포장이 튼튼해서 좋았습니다. 잘 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rjs*** 2020.06.18
148 판매자님이랑 연락도 잘 되고 책 품질도 괜찮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rgn1*** 20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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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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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동양인들의 정치적 투쟁과 상상력! 중국의 주목받는 법학자 위중 교수가 쓴 『상서 깊이 읽기』. 《상서》는 왕실 문서 가운데 선별된 것들을 엮은 책으로, 저자는 현대에 통용되는 청대 십삼경 주소본을 텍스트로 삼아 한 편을 다 읽을 때마다 생각과 감상을 기록했다. 이 책은 그런 독서기를 모은 것으로, 《상서》를 ‘정의 도’와 ‘치의 술’로 읽어낸다.

저자는 상나라, 주나라로 이어지는 중후반부에서 사회 상층부의 권력투쟁과 제도적 실천, 동서양 정치적 사유의 비교, 현대사회와의 관계 등을 밀도 깊게 사유한다. 이 책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어렵게 느껴졌던 동양의 고전을 친숙한 이야기로 치환시키고, 현대 정치제도와 문명의 출발이 그 시대에 과연 무엇을 빚지고 있느냐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들려준다.

저자소개

저자 : 위중
저자 위중은 충칭重慶 출신. 쓰촨四川대 법학원法學院 박사 지도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법철학과 사상사이며, 법과 문화, 법과 사회, 법과 이데올로기 등의 주제에 깊은 관심을 지니고 있다. 동양 최고最高의 문헌인 『상서尙書』, 우리에겐 『서경書經』으로 더 익숙한 고전에 나타난 ‘동양의 정치적 상상력’을 분석한 『상서 깊이 읽기』(원제 風與草)로 대중적 명성을 얻었다. 지은 책으로 『자유의 공자와 부자유의 소크라테스自由的孔子與不自由的蘇格拉底』 『사회주의법치이념개론社會主義法治理念槪論』 『법률 문화지평의 권력法律文化視野中的權力』 『중국 농촌의 사법 풍경鄕土中國的司法圖景』 등 다수가 있다. 2009년 『자유의 공자와 부자유의 소크라테스』로 ‘웬진文津’ 상을 받았다. 중국과 홍콩, 해외의 여러 학술지에 많은 논문과 에세이를 발표하며 왕성히 활동 중이다.

역자 : 이은호
역자 이은호는 성균관대 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상서尙書』 「요전堯典」의 신화성神話性 연구」로 석사학위를, 「조선전기 『서경書經』 해석 연구 ―양촌과 퇴계를 중심으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논문으로 「권근權近의 “사중측후四仲測候” 변론과 철학적 함의」 「『묵자墨子』의 『서書』 인용에 관한 연구」 「『관자사편管子四篇』에서 심心의 이중구조」 등이 있다. 현재 산둥사범대학 역산학원歷山學院 외교外敎로 강의하며 연구하고 있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자서自序

제1부 우서虞書

│제1편│요전堯典│ 동아시아 문명의 창세기
│제2편│순전舜典│ 순의 정치 역정
│제3편│대우모大禹謨│ 선양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제4편│고요모皐陶謨│ 요순 시대의 사상가
│제5편│익직益稷│ 정치에서의 복식과 음악

제2부 하서夏書

│제6편│우공禹貢│ 천하天下체계의 형성
│제7편│감서甘誓│ 선양제도의 종결
│제8편│오자지가五子之歌│ 최초의 태평성대를 바라는 충언
│제9편│윤정胤征│ 총자루와 칼자루

제3부 상서商書

│제10편│탕서湯誓│ 혁명의 이유
│제11편│중훼지고仲훼之誥│ 여론 규제와 위기 관리
│제12편│탕고湯誥│ 덕성정치와 폭력정치
│제13편│이훈伊訓│ 사상가와 정치지도자
│제14편│태갑太甲│ 군주를 길들일 수 있을까?
│제15편│함유일덕咸有一德│ 신념의 역량
│제16편│반경盤庚│ 군주는 정치의 원동력
│제17편│열명說命│ 현명한 재상이 성군을 만든다
│제18편│고종융일高宗?日│ 국가와 제사
│제19편│서백감려西伯戡黎│ 옮겨가는 천명
│제20편│미자微子│ 정치 흥망의 노선도

제4부 주서周書

│제21편│태서泰誓│ 정치법률화의 성공 사례
│제22편│목서牧誓│ 천인합일과 도법자연
│제23편│무성武成│ 국가 안정의 장정 _226
│제24편│홍범洪範│ 점복은 일종의 정치술
│제25편│여오旅獒│ 누가 덕으로 복종하게 하는 것을 선양하는가?
│제26편│금등金등│ 오해받은 주공
│제27편│대고大誥│ 정치 동원의 예술
│제28편│미자지명微子之命│ 귀족 정신과 귀족 기상
│제29편│강고康誥│ 덕과 벌의 혼재
│제30편│주고酒誥│ 정치의 이성과 격정
│제31편│재재梓材│ 정권의 윤리 기반
│제32편│소고召誥│ 덕의 세 가지 면모
│제33편│낙고洛誥│ 대부정치代父政治
│제34편│다사多士│ 전쟁을 결의하고 어찌 물러날 수 있겠는가
│제35편│무일無逸│ 모범적인 군주의 초상
│제36편│군석君奭│ 성군현신의 유혹
│제37편│채중지명蔡仲之命│ 은혜정치
│제38편│다방多方│ 정치의 연꽃이 피어나는 진흙탕
│제39편│입정立政│ 천하의 소유권과 경영권
│제40편│주관周官│ 서주의 정치 체계
│제41편│군진君陳│ 바람과 풀의 은유
│제42편│고명顧命│ 정치는 희극과 같다
│제43편│강왕지고康王之誥│ 뜨거운 태양이 막 떠오를 때
│제44편│필명畢命│ 정치의 핵심 기술
│제45편│군아君牙│ 교화의 정치와 법전의 정치
│제46편│경명경命│ 신복이 감당할 수 없는 무게
│제47편│여형呂刑│ 주 목왕의 법치 이념
│제48편│문후지명文侯之命│ 서주 말기의 5대 모순
│제49편│비서費誓│ 방백 체제의 장단점
│제50편│진서秦誓│ 위정재인爲政在人의 위기

후기
옮긴이 주註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동아시아 문명을 이해하는 열쇠이자 우회할 수 없는 나루터 『상서尙書』 ■ 법학자인 저자가 『상서』를 텍스트로 삼아 펼친 본격적인 ‘고전 인문학’ ■ 신화 이미지와 칭송 이데올로기를 벗겨 그 안의 정치적 투쟁을 세밀히 독해함 ■ 조선시대 퇴...

[출판사서평 더 보기]

동아시아 문명을 이해하는 열쇠이자
우회할 수 없는 나루터 『상서尙書』

■ 법학자인 저자가 『상서』를 텍스트로 삼아 펼친 본격적인 ‘고전 인문학’
■ 신화 이미지와 칭송 이데올로기를 벗겨 그 안의 정치적 투쟁을 세밀히 독해함
■ 조선시대 퇴계, 다산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친 『상서』의 고전적 지위 재발굴


『서경書經』으로 익숙한 『상서尙書』는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고전이다. 『시경』 『예기』 『춘추』 『주역』과 더불어 오경五經에 속하는데, 이 중에서도 『상서』가 시기적으로는 가장 오래된 고전이라고 할 수 있다. 공자가 편집한 제1판 이후 『상서』는 동아시아 역사의 장구한 물줄기를 따라 줄곧 전해 내려왔다. 공자는 『상서』를 교재로 삼아 그의 삼천 제자를 길러냈다. 한대 이후 『상서』는 권위 있는 교과서가 되어 존숭되었으며 수천 년 동안 동아시아 정신세계와 문화에서 핵심 경전의 지위를 누렸다.
『상서』는 왕실 문서 가운데 선별된 것들이다. 시간상으로 전설 속의 요에서 시작해 춘추시대의 진 목공秦穆公에 이르며, 주로 그 시기의 대표적인 군신君臣의 말과 논의를 반영하고, 이따금 그들의 행적도 기록하고 있다. 군신 사이의 언행이라는 것이 주제도 넓고 내용도 풍부하나 몇 개의 공통된 주제로 집약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정치政治이며, 더 세분화하면 ‘정政의 도道’와 ‘치治의 술術’이다.
중국의 주목받는 법학자 위중 교수가 쓴 『상서 깊이 읽기: 동양의 정치적 상상력』(원제 바람과 풀風與草)은 『상서』를 ‘정政의 도道’와 ‘치治의 술術’로 읽어낸 책이다. 이 책의 부제 “동양의 정치적 상상력”에서도 알 수 있듯, 『상서』에는 동아시아 초기 문명에서 정치제도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담겨 있다. 이 책엔 훈고訓?·교감校勘·전주箋注가 없을 뿐만 아니라, 복승伏勝의 『금문상서今文尙書』와 매색梅?의 『고문상서古文尙書』를 구분하지 않았으며, 원문의 정확한 번역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도 없기 때문이다. 정확한 번역이 때로는 진정한 근본적 의리義理의 핵심을 정확히 찌르지 못할 때도 있다는 점을 하이데거는 여러 번 강조한 바 있다. 저자는 이 책이 “전문 연구서”가 아니며 “상서를 통한 인문학적 실천”임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상서』에 관한 소소한 이해를 적은 것은 절대 성인의 말씀을 대신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 더욱이 옛 성인의 끊어진 학문을 계승하는 것도 감히 바라지 않는다. 단지 이런 방식을 통해 『상서』에 묘사된 광활한 세계로 들어가서, 그 속에서 동아시아 문명의 유년기와 태생지를 돌아보며 초창기의 그림자 속에서 어떤 문명질서를 상상해보기를 바랄 뿐이다.”(자서自序) 저자는 현대에 통용되는 청대淸代 십삼경 주소본十三經注疏本을 텍스트로 삼아 한 편을 다 읽을 때마다 생각과 감상을 기록했다. 『상서』는 모두 50편이며, 그 가운데 4편은 상·중·하로 나뉘어 있어 모두 합하면 58편이 된다. 세월이 지나 『상서』를 완독하게 되었고 ‘독서기’도 50편이 쌓였다. 이 책은 그런 독서기의 모음인 셈이다.
위중 교수의 독서기는 사료의 빈틈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상서』의 기록은 때로는 싱거울 정도로 간단하고 때로는 배면에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 국내의 한 고구려사 연구자에게 “남아 있는 사료가 거의 없어서 연구하기가 참 힘들 것 같다”고 말을 건넸더니 “글자 하나, 유물 한 조각이 얼마나 많은 것을 말해주는지 모른다. 그것이 고대사 연구의 재미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는 것처럼, 저자의 『상서』 읽기도 그러한 재미를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아래에서는 『상서』라는 고대의 텍스트가 감추고 있는 역사적 진실이 무엇이며 그것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제례작약’ 창시자는 주공이 아니라 순임금

『상서』 제5편 「익직」 본문에서 순임금은 제도 확립에 대한 적극적인 희망을 표출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첫째, 순은 서로 다른 복식服飾을 제작해 명분名分을 구체적으로 실현함으로써 상하존비上下尊卑 관계를 사람들의 복식으로 가늠할 수 있기를 바랐다. 복식 제작에 있어 적용되는 서로 다른 도안과 채색, 양식 등은 모두 특정한 정치적 함의를 지녀, 실질적으로 모든 사람이 하나의 부호와 표식을 부착함으로써 생존 방식의 부호성符號性을 강화하게 된다. 둘째, 순은 여러 음악을 분변하기를 희망했는데, 그 서로 다른 선율 속에도 각각의 정치적 함의가 들어 있기 때문이었다. 음악의 분별을 통해 인심의 향배와 정치의 성패를 세밀히 살피고, 음악 이면에 있는 대중의 희망·요구·바람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랐다. 따라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은 바로 일종의 정치적 역량이자 집정執政의 능력이었으며, 음악에 대한 민감함은 바로 정치적 민감함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비록 순의 이러한 견해가 신비롭게 보이긴 하지만 그 속에는 중요한 독창적 의의가 숨어 있다. 바로 음악과 정치의 연계를 통해 음악의 정치적 기능을 강조한 것이다. 순의 이 두 가지 이론은 후대의 ‘제례작악制禮作樂’을 개창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제도로서의 ‘제례작악’을 세운 인물은 서주西周 초기의 주공周公으로 알려져 있지만, 「익직」을 통해 보면 순이 복식으로 등급을 나누고 음률로 치란治亂을 분별했으므로 실제로는 이미 당시에 예악 문명의 모델을 묘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동아시아 초기 예악 문명의 과정은 우순 시대에 그 맹아가 싹터 주공에 이르러 완성되었다가 공자 시대에 이르면 쇠퇴한다. 순은 예악 문명의 잉태자이자 동아시아 초기 문명에서 가장 중요한 공헌을 한 인물이라 평할 수 있다.

순임금에게 쓴소리 하며 교육시키는 우임금

우리는 요·순·우·탕堯舜禹湯으로 이어지는 성인의 연대기에 익숙하다. 역사인지 신화인지 모를 그 시대에 요는 순에게 순은 우에게 제위를 평화롭게 물려줬다는 것이 우리의 기존 인상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 신화-역사의 이미지를 순식간에 첨예한 정치현실로 뒤바꿔놓는다. 「익직」편에서 순과 우의 대화가 그것을 말해준다. 순은 천자라는 지존至尊의 지위를 누렸지만, 우가 도리어 천자인 순에게 조심하고 근신할 것을 요구하며, 어떻게 해야 천하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상천의 지지를 획득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반복해서 경계시키고 있다. 우의 이러한 권고에 대해 순은 동의의 뜻을 표한다. 그들 대화의 어투를 보면, 두 사람은 어떤 지위나 연령의 존비가 없는 평등한 관계인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평등 관계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우가 치수사업에서 공적이 탁월하고, 정치적 업적이 뛰어나 실질적으로 이미 천자인 순과 동등한 권위를 누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천자의 정치적 지배력은 어떻게 상상됐는가

구주九州의 개념과 구획은 우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우는 정치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구주를 순회했고, 모든 구주의 범위 안에 자신의 흔적을 남겼다. 구주의 확립과 확정은 천하를 충만하고 접촉 가능한 정치 공간으로 만든다. 천자는 천하의 주재자가 되어 구주라는 현실정치 공간 안에서 정책을 구현하고 발휘하게 된다. 만약 천하를 구주로 확정하지 않는다면, 천하는 하나의 불확정적인 개념이 되고 만다. 그러나 구주의 구획과 확정은 근본적으로 그런 상태를 바꾸어놓았다. 추상적인 천하 개념을 직접적이고 선명하며, 산과 물이 존재하는 구주로 변화시킨 것이다.
이러한 목표는 「우공」의 첫 문장에 암시되어 있다. “우부토禹敷土, 수산간목隨山?木, 전고산대천奠高山大川.” 이 짧은 12글자는 이미 「우공」의 의도를 시사하고 있는데, 그 의미는 “우는 구주의 범위 내에서 수토를 정비하고, 산림을 따라 나무를 베어 길을 내고, 각지의 높은 산과 큰 강을 존비尊卑의 등급을 매겨 서로 다른 예의禮儀에 따라 제사를 올린다”이다. 우의 이러한 수고는 본질적으로는 강토 개척에 해당된다. 이는 스페인·포르투갈·영국 등의 전성기 시대 탐험가들의 ‘신대륙 발견’과 유사한 정치적 효과를 냈다.
그러나 구주의 구획만으로는 여전히 부족한 점이 있었는데, 구주의 구획은 일종의 정적靜的인 안배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주를 ‘동적動的’으로 만들고, 그러한 구획에 지속적인 정치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구주 안의 사람들을 모두 동원해야만 했다. 그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우는 공부제도를 완성해 천자가 구주를 지배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게 된다. 이러한 공부는 각 주에서 천자에게 물산을 바치는 것임과 동시에 천자에 대한 정치적 충성과 정치적 복종을 표시하는 것이었다.
「우공」의 뒷부분은 ‘오복’이라는 정식 제도를 확립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오복은 구주 체계 바깥에 별도로 설치된 지리적 구획이지만, 실제 의미는 바로 정치적 구획이라고 할 수 있다. 오복제도를 살펴보면, 서로 다른 지리 구역은 또한 서로 다른 정치적 지위를 갖는다. 우선 천자의 영지는 국도國都를 중심으로 반경 500리까지이며, 이 범위 안의 구역은 바로 천자의 영지로서 가장 존귀한 정치구역이 된다. 그다음은 전복甸服인데, 천자의 영지를 빙 두른 또 하나의 고리 모양의 구역으로 너비가 500리다. 전복 바깥에 차례대로 후복侯服·수복綏服·요복要服·황복荒服이 있다. 그것들은 모두 전복과 같이 천자의 영지를 중심으로 한 고리 모양의 구역으로 한 고리에 한 고리를 덧붙여 나가며, 그 너비는 모두 500리씩이다. 다시 말해서 오복은 천자의 영지를 중심으로 5개의 동심원을 형성한다. 오복 안의 주어진 ‘복’은 서로 다른 의무를 나누어 담당한 것이다. 서로 다른 의무는 또한 지리적인 원근遠近을 의미하기도 하고, 정치적인 원근을 의미하기도 한다. 중앙과 가까운 구역일수록 중앙의 통제력이 더욱 강해진다는 뜻이다. 반대로 바깥으로 갈수록 중앙의 통제력은 점점 약해진다. 가장 먼 황복의 바깥에 이르면 중앙의 지배력이 거의 미치지 않게 된다. 이런 통제력의 쇠락은 바로 천자 권력의 경계를 의미한다. 오복의 구역은 당시 동아시아인들이 상상할 수 있는 최대한의 공간이었을 것이다. 그 공간은 바로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먼 곳을, 정치적으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문화적으로 문화에서 야만을, 정감적으로 친함에서 소원함을 나타내는 정치 모델이다.
구주의 구획과 그 공부제도의 확립, 그리고 오복의 구분과 그 등급 모델의 확정은 상대적으로 성숙된 정치 형태와 문명질서가 이미 표출되었음을 나타내는 표식이기도 하다. 이러한 공적들이 「우공」 편에 들어 있기 때문에 모두 우의 머리로부터 나온 것으로 생각되지만, 우 한 사람이 완성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 제도가 요堯의 옛 제도이며, 우는 단지 그런 제도를 회복시키거나 다시 세운 것에 불과하다고 여기는 것도 억측일 것이다. 이 두 제도는 동아시아 초창기의 정치에 대한 관념을 표현한 것으로, 초기 동아시아인의 이상적인 정치질서와 문명질서에 대한 상상과 기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계와 유호씨의 투쟁

『상서』에는 ‘~서誓’라는 편명이 많은데, 「감서甘誓」는 그런 서誓가 붙는 첫째 편이다. 전문은 111자로 매우 짧다. 편명에 보이는 ‘감甘’은 지명으로, 유호씨有扈氏가 관할하는 지역의 국도國都 남쪽 교외 지역이다. ‘서’는 왕이 장수들을 훈계하는 문체 가운데 하나다. 「감서」의 주인공은 하夏나라의 천자 계啓다. 계는 제후인 유호씨가 자신의 제위 계승에 불복하자 출병하여 정벌했는데, 전쟁터가 유호씨 국도의 앞마당이었다. 따라서 이 편은 계가 유호씨를 정벌하면서 발표한 전쟁에 임하기 전의 격문檄文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계는 왜 제후인 유호씨를 정벌해야만 했을까? 『사기史記』 「하본기夏本紀」에 그 배경이 실려 있다. 우가 천자가 되어 동쪽 순수를 하다가 회계會稽에서 붕어하자 정권은 신하인 백익에게 넘어간다. 백익은 고요의 아들이자 순이 임명한 산택山澤 담당 관리로서, 순·우 시대의 중요한 관료였다. 게다가 부친인 고요의 명망이 더해져 백익이 최고의 직위를 물려받는 데도 이상할 것은 없었다. 그러나 3년 후 백익은 우의 아들 계에게 정권을 양보한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계는 매우 현명했기 때문에 제후들의 지지를 얻어 제위를 계승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유호씨가 불복했다. 사실 유호씨는 외부인이 아닌 계의 동성同姓 형兄이었다. 그가 동생의 계위를 반대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예전의 요가 순에게 제위를 전하고 순이 우에게 제위를 전한 것은 모두 천자의 지위를 어질고 덕 있는 사람에게 선양?槿한 것인데, 계가 제위를 잇게 되면 우는 천자의 지위를 자신의 아들에게 주는 것이 된다는 것이다.
다시 계에 대해서 살펴보자. 『사기』 「하본기」와 『상서』 「우서」가 제공하는 실마리에 따르면, 일찍이 순 시기에 고요와 백익 부자의 정치적 명망은 대단했다. 그 당시 백익은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었던 반면, 계는 아직 등장하지도 않는다. 고요만 하더라도 당시 최고의 사상가로서, 실질적인 영향력에 있어 군주의 자리를 누리고 있던 우에 못지않았다. 따라서 당시의 정치 전통에 비춰보면, 우 사후에 백익이 군주의 자리를 물려받는 것은 당연히 최선의 정치적 선택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우 사후에 백익이 정권을 쥐게 된다. 그러나 겨우 3년 만에 정권은 백익의 손을 떠나 계의 손아귀로 들어간다. 이치상 추측해본다면 이것은 상당히 잔혹한 정치투쟁의 결과물이다. 즉 계는 백익의 정권을 전복시킨 승리자가 된 반면, 백익은 그 정치투쟁의 실패자가 된 것이다. 물론 천하 대다수의 제후가 모두 계에게 귀순하여 ‘사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을 잘했다.’ 그러나 의연하게도 어떤 한 제후는 확실하게 이의를 제기했으니, 그가 바로 유호씨였다. 그는 계의 정치적 음모를 용납할 수 없어 분연히 떨쳐 일어났던 것이다.

달력, 곧 시간이라는 권력의 상징

현대사회의 달력은 이미 공공성을 지닌 기본적인 것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 되었다. 그러나 동아시아 초기 문명에서 시간의 신비는 일반 사람들이 알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적어도 누군가는 시간을 장악하고, 누군가는 달력을 장악하고, 누군가는 공공생활의 리듬을 장악했다. 그로 인해 동아시아 문명의 초기에는 시간에 대한 관리가 중시되었다. 『상서』의 첫 편인 「요전」에서 문명의 제1선지자인 요가 우선적으로 행한 일이 바로 사시를 주관하는 관료를 임명하고 달력을 편제하여 시간을 ‘관리’한 것이다. 그 후 야심차며 지혜롭고 용감한 우가 천하에 군림한 초창기에도 달력과 시간제도를 수정하여 인류의 공공생활에서 자신의 낙인을 찍었다. 이외에도 달력은 생산·제사·자연재해와 같은 인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예를 들면 천자인 중강이 윤후에게 희씨와 화씨를 정벌하도록 명령하게 된 도화선이 바로 희화씨가 일식을 예고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주로 『상서 깊이 읽기』의 전반부 주요 대목을 살펴보았다. 우나라와 하나라가 주로 배경이다. 동아시아 고대인들의 정치적 상상력과 정치적 투쟁은 서서히 각종 제도로 갖춰지면서 더욱 복잡해진다. 저자는 상商나라 주周나라로 이어지는 중후반부에서 이러한 사회 상층부의 권력투쟁과 제도적 실천, 동서양 정치적 사유의 비교, 현대사회와의 관계 등을 밀도 깊게 사유한다. 『상서 깊이 읽기』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너무나 멀고도 어렵게 느껴졌던 동양 최고最古의 고전을 너무나 친숙한 이야기로 치환시키고, 현대 정치제도와 문명의 출발이 그 시대에 과연 무엇을 빚지고 있느냐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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