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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물리학 ///9946
264쪽 | | 122*189*17mm
ISBN-10 : 8901223708
ISBN-13 : 9788901223704
관계의 물리학 ///9946 중고
저자 림태주 |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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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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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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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무언가의 틈새에, 누군가와의 사이에 존재한다” 시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관계라는 우주의 법칙 『이 미친 그리움』과 『그토록 붉은 사랑』을 통해 깊은 공감과 잔잔한 울림을 불러일으킨, 작가 림태주가 세 번째 산문집으로 돌아왔다. 신작 『관계의 물리학』은 그만의 시적인 감수성과 아름다운 은유로 나와 당신, 우주의 사이에 대해 사유한 그의 첫 관계학개론이다. 저자는 서로의 마음에 난 길이 관계라 말한다. 그 길은 서로 간의 오해로 막혀버릴 수 있기에 건너기 어렵다. 스스로에 대한 오해 역시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우리는 닿기 위한 시도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길 위에서, 내 생각과 당신의 이해 속에 비친 서로를 들여다 보며 진정한 자아를 확인할 수 있을 테니. 나다운 삶을 꿈꾸기 전 관계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이유다. 통찰과 위트가 담긴 문체 그리고 사람에 대한 깊은 애정이 어린 메시지는 세상과의 관계에 지친 나와 당신의 가슴에 작은 깨달음으로 와 닿는다. 나답게 살기를 원하지만 잘 맺고 끊고 적당한 거리를 주는, 사이의 균형에 서툰 모든 이들에게 건네고 싶은 책.

저자소개

저자 : 림태주
저자 림태주는 살아보니 삶의 전부가 관계였다. 포유동물은 포유동물의 체온을 쬐는 수밖에 없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감정, 나와 나 자신의 간극에 집중했다. 관계의 비밀스러운 원리와 은유법을 알고 싶어 별과 사막과 날씨와 천체물리학을 참고했다. 『관계의 물리학』은 세 번째 산문집이자 나
의 첫 번째 관계학개론이다.
나는 책바치로 시인으로 산다. 내게 남은 희망이 있다면 그리움을 절판하고 가는 것이다. 환생해서는 기다리는 사람들 곁에 가고 싶다. 지금은 꽃나무를 심고 고양이를 보살피고 친구를 불러 상추쌈을 나누는 일의 기쁨을 살겠다.
지은 책으로는 아무도 그리워하지 않으려고 쓴 『이 미친 그리움』과 동백꽃처럼 외로워서 쓴 『그토록 붉은 사랑』이 있다. 사람으로 산다는 건 부끄러운 짓을 견디는 일이다.

목차

닿으며 006 1부 관계의 날씨 관계의 본질 018 관계의 물리학 022 놓음과 닿음 025 오늘의 관계 날씨 029 적당한 거리는 얼마쯤일까 033 관계의 우주 037 우리 다시 태어나기를 039 소홀과 무례 사이 043 사이라는 말 045 거리를 준다는 것 048 발효하는 관계 051 당신의 입장 055 관계의 문장 연습 059 이기적 퇴사 062 우산만 말고 마음도 065 만유인력의 관계 법칙 068 2부 말의 색채 잘 먹겠습니다! 074 말의 색채 078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081 우리가 사는 사막 084 관계의 황금률 088 원하는 선물을 받을 수 있는 기도 092 사람을 잃기 좋은 때 096 떠나는 자와 남은 자 100 비꽃 103 친절을 강요하는 사회 106 새 장수가 전하는 말 110 오래 생각하면 안 되는 말 113 타인의 체온 115 아까워서 아낀 그 말 117 그냥 당신이 좋아서 121 날카로운 첫 충고의 추억 125 딸에게 전하는 엄마의 말 129 3부 행복의 질량 행복의 질량 138 이별의 경제학 142 다른 사람은 왜 다른가 145 장미 향기를 깊숙하게 들이켜고 149 사생활의 기쁨 154 내가 사랑하는 원소 157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 160 의견이 다를 때에도 163 나의 거절은 당신 잘못이 아니다 167 나이 말고 다른 궁금한 건 없나요? 169 늦음과 느림 171 신경 끄는 약 175 초콜릿을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행복 179 누구와도 경쟁하지 않는다 182 오늘을 산다는 것 185 아무것도 아니어도 187 단순한 행복 193 사람 욕심 195 당신 하나의 의미 198 자기 자신과 사귀는 법 201 4부 마음의 오지 여행의 은유 208 마음의 오지 210 삶의 최전선 214 보통으로 살기의 어려움 217 쓸쓸함과 외로움의 차이 220 극지 여행 222 왜 지나간 것이 지금을 흔드는가 226 장소로 기억되는 사람 226 노인과 바다와 소녀 228 버티고 있는 사람 232 자존에 대하여 235 혼자인 나를 사랑해야 할 시간 236 나의 데미안 238 마음은 무엇일까? 242 애당초 서른에 잔치는 없었다 247 날개의 내면 251 춤 좀 춰봐 253 머문다는 것 256 물고기는 흐린 물속에서도 눈을 뜬다 258 놓으며 262

책 속으로

“반복은 지겨움과 편안함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지겨움 쪽으로 나아간 반복은 결별을 만난다. 편안함 쪽으로 나아간 반복은 일상이 된다. 어느 쪽으로 나아갈지 선택하는 게 인생이다. 욕망은 새롭고 화려하고 특별한 것에 끌리는 습성이 있고, 관계는 평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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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은 지겨움과 편안함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지겨움 쪽으로 나아간 반복은 결별을 만난다. 편안함 쪽으로 나아간 반복은 일상이 된다. 어느 쪽으로 나아갈지 선택하는 게 인생이다. 욕망은 새롭고 화려하고 특별한 것에 끌리는 습성이 있고, 관계는 평범하고 오래되고 한결같은 것에 마음을 두는 습성이 있다. 편안함은 머물거나 떠나거나 상관없이 고단한 일상의 반복을 평화롭게 여기는 자의 몫이다. 그것은 마치 앙금 같아서, 들끓는 욕망의 온도가 차분히 가라앉은 자리에서 생겨난다.” ___p.19

“나는 세상에 생겨난 모든 사이를 관계의 우주라고 부른다. 우주는 ‘서로’가 있음으로 성립한다. 서로라는 말은 당신과 내가 고유하고 독립적인 하나의 행성이라는 의미다. 동등과 존중의 거리를 품고 있는 존재들이 서로 사이를 가질 때 그것을 우주라고 한다. 사이와 서로는 ‘우리’라는 말처럼, 인류가 발명해낸 아름답고 황홀한 천체물리학 개념어다.” ___p.22

“오늘 지구와 달 사이에 일어난 인력과 공전, 지난 월요일과 일요일 사이에 태어난 강아지와 고양이들, 당신과 나 사이에 생겨난 수많은 사건과 감정들. 우리 모두는 무언가의 틈새에, 누군가와의 사이에 존재한다. 신비롭게도 그 사이는 너무도 적당해서 우리가 축복받은 생명임을 금방 느낄 수 있게 한다. 해와 지상의 거리가 적당해서 감나무에 감꽃이 피고 토마토가 붉어지고 빨래가 햇볕 냄새를 빨아들이며 눈부시게 마른다.” ___p.46

“묘비명을 무어라고 써야 할지 난감했다. ‘세상에 와서 좋았다’고 쓰기에는 내가 너무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미안하고 고마웠다’고 쓰기에는 내가 너무 잘못 살다 가는 느낌이 들었다. 망설이다가 나는 ‘잘 먹고 갑니다’라고 썼다. 세상이 내게 차려준 밥은 따뜻했고, 그 안에 사랑이 담겨 있었고, 다 헤아릴 수 없는 정성과 수고가 깃들어 있었다. 한 그릇의 밥을 위해 나는 살았고, 밥은 언제나 나의 정직을 요구했다. 그런대로 나는 나의 밥값을 치렀다.” ___p.119

“나는 세상에 생겨난 모든 행복의 질량은 생산지가 어디거나 생산자가 누구거나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부피나 모양이 달라 보일지 모르지만 무게는 어느 것이든 똑같다. 왜냐하면 어느 곳에서든 행복은 머리 위 공중에 뜨기 때문이다. 크든 작든 똑같이 무중력 상태마냥 둥둥 뜬다. 그래서 우리가 행복을 낚아채는 순간, 몸이 공중에 붕 뜨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___p.140

“버티는 사람은 목적이 분명하다. 목적이 분명하지 않다면 그토록 버틸 이유가 없을 테니까. 그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버틸 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기에 버틴다. 힘겹게 버티고 있는 사람에게 즐기면서 살지 왜 바보같이 참고 있느냐고 말하는 것은 그 삶에 대한 모욕이다.” ___p.233

“조금은 행복해질 권리가 내게도 있다고 믿었다. 열심히 산 만큼의 수입을 갖고 싶었다. 보통의 일상을 꿈꿨다. 이 정도면 욕심부리지 않는 거라고, 이 정도면 들어줄 거라고 간구했다. 그런데 나아갈수록 물러나는 것 같았다. 문 워크처럼 앞으로 발을 내딛는데 몸은 자꾸만 뒤로 가는 느낌. 다들 이렇게 사는 건가?” ___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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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내 생각과 당신의 이해 사이 잘 맺고 끊고 적당한 거리를 주는 이른바 지구적 삶을 산다는 것 관계와 관계 사이에서 대책 없이 흔들리는 순간이 있다. 균형이란 적당한 힘과 거리를 줄 때에야 비로소 잡을 수 있겠으나, 고고하게 버티고 서 있기 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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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과 당신의 이해 사이
잘 맺고 끊고 적당한 거리를 주는
이른바 지구적 삶을 산다는 것


관계와 관계 사이에서 대책 없이 흔들리는 순간이 있다. 균형이란 적당한 힘과 거리를 줄 때에야 비로소 잡을 수 있겠으나, 고고하게 버티고 서 있기 쉬운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가만히 놓인 듯 보이는 작은 공에도, 서로 거세게 밀치는 다른 방향의 힘이 작용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저자 역시 서툴기 그지없는 이다. 다만 글을 짓는 사람이기에, 이리저리 난 길 위 우리가 붙들고 걸었으면 싶은 은유 몇 낱을 던지고자 하였다. 당신의 마음 어딘가에 가 닿는 지점이 있기를 바라면서.

“아무래도 나는 태양과 지구 사이에 작동하는 강렬한 힘을 말할 때보다 모래와 모래 사이 미세한 공극을 말할 때의 사이가 좋다. 스웨터가 따뜻한 이유는 털실의 보푸라기들이 틈 사이사이에 온기를 붙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스스로를 누구라고 생각하든 우리가 자신이라 여기는 모든 특징들은 어느 날 갑자기 변하거나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릴 수 있다. 본래의 나라고 말할 수 있는 대상은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그 답의 실마리를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견하게 된다. 나 자신보다 오히려 누군가를 의식하고, 남과 다르려 혹은 다르지 않으려 애쓰지만 결국 세상에 스며드는 삶, 내 안팎의 끊임없는 변덕 속에 도대체 피아는 누구이고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가를 더듬어 찾아가는 여정 같은 삶에서 말이다.

“당신과 나의 만남이 우연처럼 쉽고 사소해 보이지만, 사실은 지난하고 지극한 운동의 결과다. 당신이 내게 오는 동안의 저항을 나는 알지 못하고, 내가 당신에게 가는 동안의 저항을 당신이 알지 못할 뿐이다. 그러므로 내가 살아온 날들이 당신을 만나기 위해 부단히 애쓴 필연과 두려움을 이겨낸 행운의 결과였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 본문 중에서

1부 ‘관계의 날씨’에서는 세상에 생겨난 모든 사이들을 우주에 비유한다. 우리는 나의 우주와 누군가의 우주가 만나 확장한 서로의 우주 안에 있다. 서로 간의 평행을 이루기 위한 적당한 틈, 적당한 거리는 얼마쯤일까. 2부 ‘관계의 언어’에서는 사람을 얻고 또 잃는 말과 태도의 얄궂음을 전한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또 실패했던 시인의 고백은 간간이 웃음을 자아낸다. 3부 ‘행복의 질량’에서는 세상과의 관계에서 취해야 할 마음가짐, 밀도 있는 삶을 위한 선택과 집중에 대해 사유한다. 4부 ‘마음의 오지’는 나 자신과의 관계, 스스로에 대한 오해와 마주하며 외로움의 본질에 대해 탐구한다.

아무래도 세상은 그리 만만하지 않아서, 만남과 헤어짐은 수없이 이어진다. 다행스럽다 할지, 인연이 끝난다 해서 우주가 함께 떠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이 순간도 우리는 누군가를 향한 속도와 마음의 기울기 위에서 수평을 잡고 시간과 거리의 힘으로 견뎌내는, 이른바 지구적 삶으로의 적응을 계속하고 있다. 새로운 어딘가를 여행해도,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도 우리는 결국 일상에서 아늑하고 평화로워진다. 설렘과 떨림 후 다다른 내면의 고요, 그 기억을 잊지 않고 일상을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오늘이 그러하듯 어제는 그제와 같았고 내일은 또 오늘과 같을 테지만, 평범함의 힘을 믿고 버티는 삶을 귀히 여기는 이들에게, 저자는 다독이듯 이 한마디로 슬쩍 위안을 건넨다. “관계란, 반복되는 일상의 의미를 놓치지 않는 사람들의 것이다”라고. 책장을 덮는 순간, 서로 닿기 쉬우면서도 또 상처받지 않는 적당한 거리 그리고 온전한 나의 속도는 얼마쯤인지 가늠하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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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관계의 물리학 (림태주) | wl**js9718 | 2020.06.06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사실 관계의 '물리학'이라는 제목만 보고 심리학 도서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관계'를 다양...

    관계의 물리학.jpg

     
    사실 관계의 '물리학'이라는 제목만 보고 심리학 도서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관계'를 다양한 방면에서 바라보고 이야기한다.

    관계, 사람에 관한 책들을 읽다 보면 과연 죽을 때까지 관계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언제나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그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면서 정작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관계에 대한 생각을 많이 듣다 보면 언젠가는 나도 나만의 언어로 관계를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걸어본다.


    그리고 이건 개인적으로 많이 공감 가던 구절.

     

    못 버리는 물건들은 대개 추억과 관련된 어떤 사연이 있고, 결국 못 버리는 것은 물건이 아니라 그 물건에 담긴 사연이라는 얘기였다. 이건 첫사랑이 선물해준 목도리고, 이건 아버지가 졸업 기념으로 사준 필름카메라고, 이건 대학입시 수험생 시절에 끼고 살았던 CD플레이어고. 그래서 사람이 소유한 물건은 딱 두 종류로 나뉜다. 실생활에 필요해서 구입한 물건과 사용 시효가 이미 지났으나 사연이 담겨 있는 물건. 친구가 내린 결론은 이랬다. 물건을 정리하려면 결국 추억을 정리해야 한다고. 사연이 있는 물건부터 내다버릴 수 있어야 비로소 필요한 물건만 남게 된다고.

     

    방정리를 아무리 해도 매번 버리지 못하고 남아 있는 물건들이 있다.

    초등학생 때 직접 만든 기린 모형, 친구들과 주고받은 시시콜콜한 내용의 쪽지, 공부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교과서.

    결국 버리지 못하는 것은 만들고 나서 들었던 칭찬, 무슨 얘기를 하던 재밌던 그 시절, 열심히 공부했던 그때의 내 모습이다.

    내가 이 물건들을 버리는 날이 온다면 그건 물건이 아니라 추억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질 때일 것이다.

    그리고 아직은 그날이 올 것 같지 않다.

     

  • 제목이 마음에 와닿아서 선택했습니다. 그 분류를 확인하지도 않고. 에세이 분야였다면 아마 구입하지 않고 오프라인 서점을 방문할 때 뒤적뒤적 읽고 왔을 껍니다.   관계에도 관심이 있고, 물리학의 관점에 풀었을까 생각되어 인문학 관점의 접근인 줄 알고 읽었습니다.   시인인 작가의 글은 언어의 연금술사였습니다.    그랬습니다. 멋진 언어로 구사하는 정갈한 일상의 자신의 경험으로 정리하는 글감이 사유의 세계로 들지 않고 그냥 편안하게 줄줄~~~ 만나게 되는 글이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일상의 언어로 진리를 표현하였는데 크게 공감하거나 다가오지 않는 이유는 뭘까.    스스로에게 반문했습니다.   존재 자체가 관계임을 알기에 수없이 맺어지는 그 관계를 어떻게 하고 만들어가고 있는지 잠시 잠깐 더듬어보는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책은 내가 좋아하는 재질로 출판되었고, 가벼워서 좋았습니다.   어느 날 훌쩍 떠날 때 가볍게 챙겨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상에서 벗어나 아무 생각없이 한 글 한 문장을 읽으면 새록새록 감동으로 다가올 듯 합니다.   가끔은 이성에서 벗어나 감성이 풍부해질 때 만나면 좋을 책이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이 책이 결코 하찮은 것은 아닙니다. 깨알같은 일상의 감상이 그대로 드러나 가벼운 듯 가볍지 않은 글입니다.   무엇보다 편안하게 술~술 읽히는 책이니깐 혹 책을 끝까지 읽기 어려운 독서스타일이라면 혹 편안하게 집어들고 내 삶을 사유하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나도 일상을 벗어날 때 챙겨가려고 보관중입니다.   보통 책을 읽고 나면 인연 따라 만나는 이들에게 책을 선물하여 책꽂이를 비우는 편이거든요.   지금도 난 이 글을 쓰는 순간이 온라인으로 나와 당신을 이어주는 관계의 물리학을 하고 있으니까요.   ...
    제목이 마음에 와닿아서 선택했습니다.

    그 분류를 확인하지도 않고.

    에세이 분야였다면 아마 구입하지 않고

    오프라인 서점을 방문할 때

    뒤적뒤적 읽고 왔을 껍니다.

     

    관계에도 관심이 있고,

    물리학의 관점에 풀었을까 생각되어

    인문학 관점의 접근인 줄 알고 읽었습니다.

     

    시인인 작가의 글은

    언어의 연금술사였습니다.

     

     그랬습니다.

    멋진 언어로 구사하는

    정갈한 일상의 자신의 경험으로

    정리하는 글감이

    사유의 세계로 들지 않고

    그냥 편안하게 줄줄~~~

    만나게 되는 글이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일상의 언어로 진리를 표현하였는데

    크게 공감하거나 다가오지 않는 이유는 뭘까.

     

     스스로에게 반문했습니다.

     

    존재 자체가 관계임을 알기에

    수없이 맺어지는 그 관계를

    어떻게 하고 만들어가고 있는지

    잠시 잠깐 더듬어보는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책은 내가 좋아하는 재질로 출판되었고,

    가벼워서 좋았습니다.

     

    어느 날 훌쩍 떠날 때

    가볍게 챙겨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상에서 벗어나

    아무 생각없이 한 글 한 문장을 읽으면

    새록새록 감동으로 다가올 듯 합니다.

     

    가끔은 이성에서 벗어나

    감성이 풍부해질 때 만나면 좋을 책이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이 책이 결코 하찮은 것은 아닙니다.

    깨알같은 일상의 감상이 그대로 드러나

    가벼운 듯 가볍지 않은 글입니다.

     

    무엇보다 편안하게 술~

    읽히는 책이니깐

    혹 책을 끝까지 읽기 어려운 독서스타일이라면

    혹 편안하게 집어들고 내 삶을 사유하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나도 일상을 벗어날 때

    챙겨가려고 보관중입니다.

     

    보통 책을 읽고 나면

    인연 따라 만나는 이들에게 책을 선물하여

    책꽂이를 비우는 편이거든요.

     

    지금도 난 이 글을 쓰는 순간이

    온라인으로 나와 당신을 이어주는

    관계의 물리학을 하고 있으니까요.

      <o:p></o:p>

  • 관계에 물리다. | cy**811 | 2019.02.18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관계에 물리다. ( 림태주의 「관계의 물리학」을 읽고, 웅진지식하우스, 2018 ) 오늘의 관계 날씨에 너무 연연해하지...

    관계에 물리다.

    ( 림태주의 「관계의 물리학」을 읽고, 웅진지식하우스, 2018 )


    KakaoTalk_20190218_104044618.jpg


    오늘의 관계 날씨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 것.

    말은 고유의 빛깔대로 흡수되지 않는다.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물든다.

    부피나 모양이 달라 보일지 몰라도 행보의 무게는 모두 같다.

    낯선 곳에서 혼자가 되어본 사람은 안다. 투명해진다. (본문 중에서)


    관계가 힘든 이들에게 위로나 충고나 덕담 정도 해주는 에세이로 생각했다. 가벼운 에세이가 주를 이루는 요즈음 이 책도 그중 하나겠거니 생각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관계가 서툰 내게 혹시나 도움이 될까, 속는 셈 치고 읽어 보기로 한다. 자주 속아넘어갔지만 또다시 한 가닥 기대를 품어본다.


    ‘물리적 폭력’이 아니라 ‘관계의 물리학’이라니. 학문으로 관계를 풀어보고자 함인가? 거창한 제목과 달리 표지나 글이 말랑말랑하다. 저자가 시인이라 문장도 또한 서정적이다. 경험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정 거리를 두지 않으면 피로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너’라는 행성과 ‘나’라는 행성이 서로 밀고 당기는 우주의 물리 법칙에 따라 닮기도 하고 스며들기도 하는 것을 「관계의 물리학」이라 정의한다. 상처받지 않고 상처 주지 않는 거리라는 게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으나 그 얼마간의 거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서로’라는 관계는 무용하다. 거리가 없다면 아무런 사이가 아니라는 것이다.


    가까울 때 소홀하거나 무례하게 된다면 관계는 파국을 맞게 될 것이라 충고도 아끼지 않는다. 오래된 사이일 수록 스스럼없는 게 사실이다. 익숙하면 편하게 대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럴 때 흔하게 하는 실수가 예의없음일 테다. 한번쯤 이런 실수 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관계에서 겪은 쓰라린 경험으로 위축되고 안으로 숨는 게 습관이 된지 오래다. 친근함의 표현이 예의 없음으로 돌아올 때 한바탕 불어닥친 피로감에 맥을 못 추고 오래 앓는다. 내가 만든 굴에서 한 걸음 내딛기가 고달파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림태주 시인의 산문집 「관계의 물리학」속 은유의 문장들이 고개가 끄덕여지게 만들 만큼 예리하다. 좋은 문장에 마음이 일순 안정되기도 한다. 허나 그것도 잠시, 이내 내면을 들킨 것처럼 얼굴이 화끈거려 한숨을 푹푹 내쉬게 된다.


    이 나이 먹도록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만 맴돌고 있는 내가 한없이 수치스럽다. 내 딱딱해진 상처에 몰입하다 슬그머니 화가 몰아친다. 시인은 성인(聖人)이려나. 사람이 맞기는 한가. 틈이 보이지 않는다. 화를 내 본 적은 있을까. 똥은 누고 사는지. 마치 연예인을 보는 듯 신성하다.


    매일 화창하면 사막과 같다고 한다. 아름다운 저 산문집을 읽으며 나도 조만간 신중해질 것 같았다. 조신하고 사려 깊은 중년으로 탈바꿈될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금세 나를 보며 털썩 주저앉는다. 까슬 거린다. 모래가 입속을 돌아다니는 듯 건조하다.


    그냥 짧은 저 문구만 새기련다. 너무 연연해 하지 말자. 삶이 글같이 단순하면 얼마나 좋을까. 삶이 영화처럼 낭만적이면 얼마나 좋을까 말이다. 착각이다.


    ( 2019. 2. 17 )


  • 오늘도 지하철 독서를 한다.

    1.
    나는 국문학과지만 은유를 좋아하지 않는다. 은유는 폭력적일 수 있다. 많은 대학에서 '여기에 빠지면 에이즈 빼고 다 걸려'라는 전설이 있다. 어느 곳은 연못이고, 또 어느 곳은 분수다. 어찌되었든, 그 물은 더럽고, 들어가면 분명 피부병은 걸릴 것이다. 하지만 그 더러운 물 속에서도 안 걸리는 가장 더러운 병이 '에이즈'이다. 농담처럼 하는 그 말이 에이즈를 세계에서 가장 더러운 병으로 만든다. 거리의 여자를 창녀로 보는 은유는 여성들을 거리로 나서지 못하게 만든다. 이렇게 은유는 폭력적이다.

    그래서 되도록 은유를 즐기려 하지 않았다. 시를 읽지도 않았으며, 시인들도 썩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받은 작품은 '림태주' 시인의 <관계의 물리학>이라는 책이었다. 읽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오랜 시간, 천천히 공들여 읽었다. 처음으로 문장에서 리듬을 느꼈고, 아침 햇살을 받으며 읽는 책의 즐거움을 알았다. 읽는 동안에는 세상을 새벽빛처럼 만들어주는 그런 책이었다.

    이윽고 당신과 내가 지는 꽃을 서러워하며 벚나무 그늘을 걷게 만들었다. 어제의 물결이 오늘의 물결을 밀어 당신과 나의 관계가 변함없이 이어지게 만들었다. 우리 사이를 이토록 그윽하게 만들었다.

    관계가 그윽해지려면 시간이 지나야 한다. 짧게 타올랐던 감정들은 다 사라지고, 시간이 지나 사라진 감정들은 다 걸러지고, 그렇게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관계는 그윽해진다. 반복적인 것에서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편안함을 느낄 때 가슴이 차오른다. 아무 말 않고도 시간이 잘 흘러갈 수 있는 관계를 만들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믿음을 쌓는다, 라는 비가시적인 것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관계는 차차 변하겠지만, 이어져있다는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2.

    소홀과 무례 사이 어디쯤에 놓이는 관계가 있다. 호의가 지속되면 어느 순간부터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 당연하게 여기는 그 순간이 관계의 첫 균열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중략) 소홀과 무례는 항상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이라서, 나 자신이 알아차리게 된 때에는 이미 늦다.

    난 정말로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말 없이 떠나버린 관계들이 있다. 우리 사이가 이것밖에 안 됐었나, 하고 서운해 하며 카톡창을 돌려 보다가 나의 대답이 24시간을 넘은 적도 꽤 있다는 사실에 미안해졌다. 텅 빈 카톡방에서 나의 답장을 기다리고 있었을 쓸쓸한 글자들이 나를 부끄럽게 만든다. 나는 왜 우리의 관계가 일정 궤도에 들었다고 생각을 했나, 그래서 알아서 잘 갈 거라고, 그렇게 자만하고 있었나. 이 책을 읽었을 때 문득 그 사람에게 다시 연락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지만 그것 역시 이기적인 생각이라 결국 마음을 접었다.

    3.

    우리의 관계에 놀라울 때가 있다. 처음엔 어색했던 사이가 이렇게 편안해질 수 있다니. 그 과정을 떠올리고 싶은데 잘 생각나지 않는다. 그저 많은 사건과 감정들이 오고갔다는 것만 기억 난다. 우리가 서로의 취향을 존중할 수 있는 이유는 과거에 그만큼 싸우고, 또 화해하고, 그렇게 적당한 사이를 알아갔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농담, 넘어가면 선 넘기. 이런 식으로 우리는 둘 만의 '사이'에 대해 알아가고 관계를 눈부시게 정비해갔다.

    오늘 지구와 달 사이에 일어난 인력과 공전, 지난 월요일과 일요일 사이에 태어난 강아지와 고양이들, 당신과 나 사이에 수많은 사건과 감정들. 우리 모두는 무언가의 틈새에, 누군가와의 사이에 존재한다.

    4.

    나도 한때 바쁨과 전쟁을 치렀다. 져서 그의 노예로 살았다. 여행을 빼앗겼고 우정을 ˺앗겼고 시를 빼앗겼다. 열심히 헛되게 살았다. 내게 없는 것을 얻으려고, 남들에게 인정받으려고 아등바등 살았다.

    항상 일보다 친구였던 내가 어느 순간부터 친구보다 일이 되었다. 취직을 하고 난 뒤는 더더욱 그랬다. 취직 준비를 하고 있을 땐 '친구는 다음 번에 만나도 되지만 이 서류는 꼭 내야 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친구와는 여전히 못 만나고 있다. 계속해서 미뤄지고 미뤄져 이젠 약속을 잡기도 애매해졌다. 끝내지 못해 6시간, 10시간 텀을 답장하는 지리한 카톡은 내가 우리의 관계를 망쳐버렸다고 질책했다. 형식밖에 남지 않은 대화에 우리는 권태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나는 결국 이모티콘 하나를 보내 대화를 끝내고 말았다. 작가 역시 비슷한 인생을 살았던 것 같다. 헛된 것에 시간을 쏟느라, 소중한 것들을 놓친 흔한 후회를 그도 느낀 모양이다. 어쩐지 위로가 되면서도, 오늘은 친구에게 다시 연락을 해야 겠다고 생각 했다. 나에게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취직을 하는 것인데, 그것들이 전혀 남아있지 않으면 내 인생은 껍데기만 남는 게 아닐까. 오늘은 꼭, 그 아이의 말을 들어줄 것이다. 카톡 치는 것이 느려도 나가지 않고 그 잠깐을 기다려 주어야겠다.

    5.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소리 내어 기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말하지 않고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은 이기적이다. 노력도 하지 않고 관계를 취하려는 속셈이다. 괘씸하다. 그리고 나는 이런 사람이었다. 말하지 않아도 우리가 쌓아온 시간이 있는데, 라는 마음에 입을 닫아 버렸다. 결국 관계들은 길을 잃고 말았다. 작가는 '표현되지 않은 마음은 무효다'라고 말한다. '이 말을 하면 쪼잔해 보이겠지?'라는 마음에 말을 않는 관계들도 많다. 하지만 그 말을 하지 않으면 서로의 감정은 주위를 빙빙 돌 뿐 결코 그 사이를 좁힐 수 없다. 고민하고 고민한 나의 말에 튕겨져 나갈 사람이라면 그렇게 보내도 괜찮다. 어차피 내 사람 아니었던 거다. 그냥 보내주자. 'OO아, 그런 말은 불편해. 그렇게 말하지 마.'라고 말했을 때,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용기 있는 이 말에 귀를 기울여 줄 것이다. 표현하는 입을 닫아버리게 만드는 사람은 버리자.

    6.
    우리는 잘 만든 관계에서 행복함을 느낀다. 오늘이 싫은 이유가 너무도 많지만 그래도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관계들 때문이 아닐까. 나를 소중히 여겨주는 관계, 혹은 앞으로 소중히 여기고 싶은 사람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아니, 그냥 일 년에 한 번이라도 새벽이 아름답다고 느끼면 살아갈 수 있다. 이른 햇살, 옆 자리에 앉은 그 사람의 건조한 살갗과 나의 온기가 닿을 때, 그 사이를 우리는 '사랑'이라고 부른다. 살과 살 사이에서 비벼지는 햇살들이 조용한 지하철 안을 메운다. 그렇게 오랜 시간 햇볕을 머금고 사이를 지켜가고 싶다. 햇볕을 가득 담은 그 관계가 나를 만든다.

  • 01. 성실이 요구되는 관계 오래된 관계에는 힘이 있다. 크고 작은 역경을 함께 극복하여 현존하기 때문에, 앞으로 다가올 시...

    01. 성실이 요구되는 관계

    오래된 관계에는 힘이 있다. 크고 작은 역경을 함께 극복하여 현존하기 때문에, 앞으로 다가올 시련에도 대처할 수 있는 내공이 생긴다. 

    10살 때 처음 만나 14살 때 본격적으로 친해져 지금까지 9년 째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친구가 있다. 친구는 14살 때도 약속시간을 지키지 않았지만 22살이 되어서도 한결같다. 어제는 약속 시간에 늦을까 삶은 계란을 마시듯 먹고 있는데, 나가려는 순간 늦을 것 같다는 연락이 왔다. 너무 화가 났지만 어쩌겠는가. 아마 평생 죽을 때까지 제시간에 나오지 않을 거다. 자주 만날 때는 나도 그래서 일부러 천천히 준비하고 만나기로 한 시간에 출발하면 딱 맞곤 했는데, 오랜 만에 만나니 그 내력을 깜빡 잊었다.


    우리의 관계에는 수도 없이 이와 비슷한 일이 많았을 것이다. 서운해 하고, 삐지고, 화도 나고 하지만 그것은 그리 큰 문제는 아니었다. 같이 있으면 대화의 온도가 서로 맞고, 그렇기에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다. 그것이 주는 행복은 그 어떠한 것에도 비교되지 않을 것이다.


    하물며 22년을 부대껴온 엄마는 어떨까. 함께 한 시간이 그 누구보다 많았기 때문에 엄마와의 갈등은 종종 무시될 수 없기도 했다. 가장 가까이 있기 때문에 서로 가장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존재.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세월로 인해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고 앞으로도 수많은 시련들을 함께 헤쳐 나가리라는 믿음이 가장 강한 존재가 바로 엄마일 것이다. 잘해야지.

    그 다음으로 강한 유대감을 가진 존재가 연인이지 않을까. 애착만큼은 엄마보다도 강하게 가지는 것 같다. 지금껏 가장 가까이 하는 이들은 최소한 5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 했다. 그러나 세상의 많은 연인은 그 기간이 되기 전에 각자의 길을 가고 만다. 함께 한 시간이 얼마 되지 않지만 그 마음이 너무 커서, 쉽게 상처받고 또 쉽게 상처를 준다. 마음이 너무 앞서 있어서 조그마한 갈등이 생겨도 조바심이 난다. 이 사람 나랑 안 맞는 것 같아.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걸까? 그만둬야 할까? 천천히 스며들 듯 오랜 시간동안 견고해진 다른 관계와는 달리, 연인과의 관계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토대를 쌓지 못해 균열이 생기면 건물 전체가 위태로워지고, 포기를 쉽게 생각하게 된다. 


    일적으로 만나는 관계에서도 성실을 요구하는데, 견고해진 관계는 더더욱 성실을 요구한다. 나는 그 둘을 반대로 해왔을 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에서 충분히 성실하지는 않았다. 현재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했던 모든 노력들을 잊고 지냈던 것 같다. 고마움과 감사함을 충분히 느끼지 못했다.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괜찮다고 자위하기엔 미안한 사람들이 많이 떠오른다.


    사람을 잃기 좋은 때, 마음 하나면 충분했던 일인데 한없이 옹색해져 관계를 그르치는 때, 마른 후회의 씨앗을 생각 없이 심고 있는 때.

     

    내가 그런 때에 서 있는 것은 아니기를.

     

    02. 엄마와의 관계

    버티고 있는 사람. 엄마.

    ‘낳아주시고 길러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으레 해야하는 말이라 생각하고 해왔는데, 이제는 그 말에 담긴 고난과 세월의 책임감이 무겁게 다가온다. 나로 인해 포기했을 수많은 소소한 행복과 엄마의 꿈이 보인다. 


    나를 키우느라, 동생도 키우느라, 엄마는 유럽을 못 가본 게 한으로 남았다. 엄마로서의 인생을 살아내는 데 주력하다 보니 성별을 떠나 ‘개인’의 삶으로 살지 못했다. 엄마는 ‘엄마’로서의 인생을 버텨내고 있다. 나의 편안함 뒤에는 엄마의 모든 희생과 수고로움이 있었다. 9살 때부터 오빠들, 부모님을 위해 밥을 하고 살림을 했던 삶이 싫어 엄마는 그 부담을 내게 지우지 않았다. 엄마가 매일매일 의무처럼 행해야 하는 고단한 노동의 반복에 나는 나의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편안함을 빚지고 있었다. 

    그래서 엄마는 늘 힘들고 불행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생각을 바꾸기에는 현실이 녹록치 않았을 것이다. 팍팍한 삶의 여건은 언제나 동일한데 생각을 바꿔보라는 나의 말이 얼마나 철이 없었는지, 그것이 엄마에게 또다른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지금부터라도 엄마의 행복이 유예되지 않도록, 매일매일 엄마에게 ‘소확행’을 선물해야 한다. 그것이 내가 지닌 빚을 갚는 길일 테니까.

     

    03. 나와의 관계

    죽는 순간까지 보살피고 돈독하게 해야 할 나와의 관계. 그 어떤 소리보다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더 잘 들으려 귀 기울여야 하는 나의 마음의 소리. 세상이 요구하는 것에 대해 그 어떠한 의심도 여과도 없이 받아들여왔다는 생각은 시간이 지날수록 든다.


    <효리네 민박> 시즌1에서 이효리와 대화하다  눈물을 터트린 학생. “뭘 훌륭한 사람이 돼, 그냥 아무나 돼.” 하는 이효리의 말에 참 많이 치유받았다. 훌륭한 사람이 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세상은 이야기하지만, 세상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더 많다.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인생인데, 성공이라는 잣대 하나만으로 ‘평범한’ 사람으로 분류되는 것은 너무나도 웃긴 일이다. 지금의 나는 되고 싶어서 된 나인가? 그렇지 않다. 어쩌다 보니, 살다 보니 지금의 나가 된 것이고 언제든지 변할 수도 있다. 지금의 나는 이미 된 ‘무언가’일 수도 있다. 말장난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효리의 말 한마디에 그 모든 것이 담겨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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