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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 사랑의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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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2*211*26mm
ISBN-10 : 1160403392
ISBN-13 : 9791160403398
현대적 사랑의 박물관 중고
저자 헤더 로즈 | 역자 황가한 | 출판사 한겨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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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2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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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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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행위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에게서 영감을 받아 쓴 소설 아키 레빈은 투병 중인 아내의 뜻에 따라 의료 대리인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만, 아내와 딸과 함께했던 삶으로부터 소외되었다는 생각에 우울증에 빠진다. 그는 우연히 MoMA에 들렀다가 마리나의 공연을 본 뒤로, 애니메이션 음악 작업을 미뤄둔 채 매일같이 미술관에 들러 마리나가 벌이는 무언의 퍼포먼스를 감상한다. 그는 공연을 지켜보면서 공연에 이끌려 온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삶의 의외성과, 고통을 변화케 하는 예술의 힘, 그리고 시간의 가변성에 대한 명상 등을 경험한다. 이 경험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그를 완전히 뒤바꿔놓는다. 레빈은 사랑하는 아내와 멀리 떨어진 뒤로 멈추어진 자신의 삶을 마주한 채로, 자신의 삶에서 무엇이 빠져 있는지, 지금 자신이 뭘 해야만 하는지를 서서히 깨닫고 용기를 내기 시작한다.

저자소개

저자 : 헤더 로즈
Heather Rose
헤더 로즈는 1964년 호주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작품 세계는 성인 순수문학, 아동문학, 판타지/SF와 추리소설을 넘나들며, 《현대적 사랑의 박물관》은 그녀의 일곱 번째 장편소설이다. 전작으로는 《하얀 심장(White Heart)》(1999), 《나비 인간(The Butterfly Man)》(2005), 《강의 아내(The River Wife)》(2009)가 있으며, 대니엘 우드와 함께 앤젤리카 뱅크스라는 필명으로 동화 ‘튜즈데이 맥길리커디(Tuesday McGillycuddy) 시리즈’를 쓰고 있기도 하다. 이 시리즈 작품으로는 《우연한 발견(Finding Serendipity)》(2013), 《화요일 없는 일주일(A WeekWithout Tuesday)》(2015), 《블루베리 팬케이크여 영원하라(Blueberry Pancakes Forever)》(2016)가 있다. 2006년에 대빗상(Davitt Award)을 수상했고, 니타 B 키블상(Nita B Kibble Award)과 오렐리스상(The Aurealis Awards) 최종 후보에, 더블린 임팩 문학상[현 국제 더블린 문학상(International Dublin Literary Award)]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또 엘리너 다크 펠로십(Eleanor Dark Fellowship)을 받았고, 2012년~2013년에 태즈메이니아섬 호바트에 위치한 MONA의 1대 주재 작가로 있었다. 현재, 태즈메이니아섬에 있는 바닷가에 살고 있다.

역자 : 황가한
서울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과 언론정보학을 복수전공한 후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근무하였으며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한영번역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보라색 히비스커스》(2019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아메리카나》, 《제로 K》, 《사랑 항목을 참조하라》(2018 세종도서), 《엄마는 페미니스트》, 《숨통》 등이 있다.

목차

1부
2부
3부
4부
5부
6부
7부

감사의 말
작가의 말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나는 엄청난 재능을 타고난 젊은 여자들을 봐왔다. 겨우 스무 살의 소포니스바 앙귀솔라, 같은 나이의 카타리나 판헤메선, 불과 열세 살의 클라라 페이터르스. 전부 1600년 이전에 태어났다. 누군지 모른다면 이들의 그림을 찾아보라. 세 사람에게는 그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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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엄청난 재능을 타고난 젊은 여자들을 봐왔다. 겨우 스무 살의 소포니스바 앙귀솔라, 같은 나이의 카타리나 판헤메선, 불과 열세 살의 클라라 페이터르스. 전부 1600년 이전에 태어났다. 누군지 모른다면 이들의 그림을 찾아보라. 세 사람에게는 그들의 가능성을 이해하고 진가를 극찬한 아버지가 있었다. 또한 재능이 있는데도, 살림을 하고 아내 노릇을 하고 자녀를 키우는 삶을 살 거라는 주위의 기대에 굴복한 어머니가 있었다. 너무 많은 여자들이 물감, 팔레트, 캔버스, 잉크, 학비, 종이, 시간을 제공받지 못했고 스스로 구할 수도 없었다. _92쪽

레빈은 함께 계단을 내려갈 때 아버지가 손을 잡아줬던 것을 희미하게 기억했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이 만들어낸 기억일지도 몰랐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생각은 더욱 굳어졌다. 나쁜 일은 언제 일어날지 모른다는 생각. 인간으로서 산다는 것은 거의 참기 힘든 노력의 산물이었다. 그가 리디아를 사랑했다는 게 중요할까? 그가 좋은 남편이자 아빠가 되려고 노력했다는 게 중요할까? 그는 괜찮은 영화음악 몇 편을 만들었다. 몇몇 사람을 자신의 음악으로 행복하게 해줬다. 그것을 제외하고 그가 인생을 어떻게 살았는지가 정말 중요할까? 어떤 전구를 사야 할지 아는 것만 해도 충분히 힘들었다. 혹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이해하는 것. 야구 경기를 읽는 것. 새 전화기를 고르는 것. 목록은 끝이 없었다. 이렇게 작은 일도 이해가 안 되는데 결혼처럼 큰일에 무슨 희망이 있단 말인가? 그는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명백하게 충분치 못했다. 그는 어마어마한 슬픔을 느꼈다. 아주 중요한 뭔가를 놓친 듯한 느낌이었다. _217쪽

다니차 아브라모비치는 회고전 안을 돌아다니며 자신이 전혀 알지 못하는 딸의 삶을 찍은 사진들을 봤다. (…) 그녀는 자진해서 그 독일인에게 뺨을 맞고, 그와 함께 옷을 벗고, 그를 뒤따라 유럽을 터벅터벅 걸어 다니며 온 세상에 자신의 나체를 보여줬다. 하지만 그런 생활이 그녀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진 않았다. 사랑은 황무지였다. 원래 그런 법이라는 것을 다니차는 알았다. “강한 여자가 되고 싶어요?” 그녀는 자신을 보지 못하는, 돌아다니는 관람객들에게 물었다. “그러면 당신을 동등하게 대하는 남자는 절대 찾지 못할 거예요. 당신은 연기를 해야 해요. 웃어주고, 요리하고, 그들이 당신한테 좆을 들이댈 때마다 정말 크다고 생각하는 척해야 하죠. 사실 남자들은 텅 빈 존재예요. 여자들이 그들을 채워줘야 하죠. 내가 정말로 존경했던 남자는 손에 꼽을 정도예요. 충분히 오랫동안 지켜보면 남자란 늘 실망스럽거든요.” _288쪽~289쪽

어쩌면 무시하기야말로 저평가된 예술일지도 몰랐다. 심지어 중요한 생존 기술일 수도 있었다. 병원에 갈 수 있도록 총 맞은 상처를 무시한다. 뉴스를 피할 수 있도록 울리는 전화벨을 무시한다. 상처받지 않도록 기억을 무시한다. _316쪽

예술가는 오랫동안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을 내야 한다.
예술가는 매일 작업실에 가는 것을 피해야 한다.
예술가는 은행원처럼 스케줄을 관리해선 안 된다.
예술가는 자기가 반드시 가져야 하는 최소한의 소유물을 정해야 한다.
예술가는 점점 더 적은 것을 점점 더 많이 가져야 한다.
예술가는 정신을 고양해주는 친구를 둬야 한다.
예술가는 용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_3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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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한 행위예술가의 침묵 속 응시는 결국 사람을, 나아가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예술이라는 웅장한 목소리로 돌아온다.” _조해진(소설가) “이 소설은 감히 당신을 ‘모든 형태의 사랑을 해내고자’ 노력하는 사람으로 만들 것이다.” _김현(시인...

[출판사서평 더 보기]

“한 행위예술가의 침묵 속 응시는 결국 사람을, 나아가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예술이라는 웅장한 목소리로 돌아온다.” _조해진(소설가)

“이 소설은 감히 당신을 ‘모든 형태의 사랑을 해내고자’
노력하는 사람으로 만들 것이다.” _김현(시인)

2017 스텔라상 수상
2017 NSW 프리미어스상 수상
2018년 12월 아마존 선정 최고의 책

세계적인 행위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에게서 영감을 받아 쓴
예술, 사랑, 슬픔, 인생에 대한 따듯한 명상 같은 소설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이다.” _마리나 아브라모비치

세계적인 행위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에게서 영감을 받아 쓴 ‘예술’, ‘사랑’, ‘슬픔’, ‘인생’에 대한 따듯한 명상 같은 소설 《현대적 사랑의 박물관》이 출간되었다. 《현대적 사랑의 박물관》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오스트레일리아 작가 헤더 로즈의 장편소설로, 작가는 이미 수백 년 전부터 글의 소재로 사랑받아온 ‘예술’과 ‘사랑’이란 보편적인 주제를 흥미로운 인물들과 예술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통해 시적이면서도 사려 깊고 감동적으로 담아냈다. 소설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2010년 MoMA에서 했던 유명한 행위예술 공연 〈예술가와 마주하다〉를 중심으로, 영화음악 작곡가 아키 레빈이 예술을 통해 삶의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아키 레빈을 중심으로 한 여러 인물의 인생 이야기와 아브라모비치를 중심으로 한 예술 이야기는 소설 내내 교차하며 ‘예술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건넨다. 《현대적 사랑의 박물관》은 2017년 한 해 동안 스텔라상, NSW 프리미어스상, 마거릿 스콧상을 수상했고, 오스트레일리아 문학 연구회 금메달 최종 후보와 퀸즐랜드 대학교 소설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2018년 12월에는 아마존 선정 최고의 책에 꼽히기도 했다.

작가 헤더 로즈는 실제로 2010년 뉴욕 MoMA에서 〈예술가와 마주하다〉 공연을 관람했다. 네 번이나 의자에 앉았고, 3주 동안 매일 공연을 지켜봤다. 소설에서 제인이 그랬듯이 관람객들을 인터뷰하고 정보를 모으며, 아브라모비치에게서 영감을 받은 허구의 인물을 창조하려던 계획을 틀어 진짜 아브라모비치를 등장시키자고 마음먹는다. 결국,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션 켈리 화랑에 편지를 보내 ‘완전한 창작의 자유를 허락한다’는 아브라모비치의 답변을 받는다. 그렇게 해서 아키 레빈이 사랑을 되찾아가는 이야기이자, 뉴욕 예술계에 관한 재미있고 독창적인 이야기이며, 무엇보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놀라운 삶에 대한 짧은 전기이기도 한 《현대적 사랑의 박물관》이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작가가 소설에서 이야기하는 게 단순히 ‘예술’만은 아니다. 광고 회사를 운영하고 세 아이를 키우면서 자투리 시간에만 집필을 할 수 있었던 작가는 자신의 삶 안에 있던 예술을 포착해내어, 여성 예술가로서 살아가는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나는 엄청난 재능을 타고난 젊은 여자들을 봐왔다. 겨우 스무 살의 소포니스바 앙귀솔라, 같은 나이의 카타리나 판헤메선, 불과 열세 살의 클라라 페이터르스. 전부 1600년 이전에 태어났다. 누군지 모른다면 이들의 그림을 찾아보라. 세 사람에게는 그들의 가능성을 이해하고 진가를 극찬한 아버지가 있었다. 또한 재능이 있는데도, 살림을 하고 아내 노릇을 하고 자녀를 키우는 삶을 살 거라는 주위의 기대에 굴복한 어머니가 있었다. 너무 많은 여자들이 물감, 팔레트, 캔버스, 잉크, 학비, 종이, 시간을 제공받지 못했고 스스로 구할 수도 없었다. _본문 중에서

‘옮긴이의 말’에서 소개된 작가의 인터뷰는 《현대적 사랑의 박물관》을 페미니즘적 시각에서도 읽을 수 있게끔 돕는다.

“이 사회는 남성 작가보다 여성 작가가 글을 쓰는 것이 얼마나 더 힘든지를 과소평가한다. 엄마이자 아내인 여성이 홀로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 힘든 일이다. 책을 쓸 때 남성 작가와 여성 작가는 똑같이 열심히 일하지만 여성이 남성보다 다른 일에 빼앗기는 시간이 많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와 마주하기

《현대적 사랑의 박물관》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MoMA에서 보여줬던 방식 그대로 독자와 소통한다. 〈예술가와 마주하다〉가 조건 없는 만남이자 응시이고 경청이었듯이, 소설을 읽는 누구라도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와 마주할 수 있다. 아키 레빈이 그랬듯이, 브리티카가 그랬듯이 용기를 내어 마리나의 맞은편에 앉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곧 마리나가 건네는 말소리가 들려올 테니까.

“당신은 아주 중요한 것을 잊었어요.” _본문 중에서

예술은 멈추지 않아요, 마리나는 그렇게 말했었다. 예술은 5시가 되면 “이제 됐어. 하루 일과가 끝났으니 가서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저녁 메뉴에 대해서나 생각해”라고 말하지 않아요. 예술은 항상 거기 있어요. 채소를 썰 때도, 친구랑 얘기할 때도, 신문을 읽을 때도, 음악을 들을 때도, 파티를 할 때도. 항상 거기에서 제안을 하고, 내가 가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연주를 하길 바라죠. 내가 굉장한 걸 상상하고, 관객과 교감하고, 기(氣)를 사용하고, 기를 찾길 바라요. 예술은 내가 준비됐을 때 준비되어 있지 않고, 내가 원할 때 오지 않고, 내가 지쳤을 때 떠나지 않아요. 언제나 느긋하죠. 자주 늦거나 느리고 내가 생각한 게 아닐 때도 많아요. _본문 중에서

그때까지 고개를 숙이고 있던 우리는 그제야 마리나와 함께 예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마리나가 보는 것을 바라볼 수 있다. 각각 빨간 옷과 파란 옷을 입은 두 사람이 작별하기 위해 90일 동안 만리장성의 양 끝에서 걸어와 만난 후 포옹하고 각자의 길을 떠났던 〈연인들〉의 진짜 마지막을 지켜볼 수 있다.

그가 거기, 그녀 앞에 있었다, 그의 얼굴, 사랑하는 그의 얼굴, 그가 미소 짓고 있었고, 그녀는 그를 안고 싶었다, 그가 안아주길 바랐다. 하지만 그러는 대신 그녀는 손을 내밀었고 그들은 손끝을 잠시 맞잡았다. 피부와 피부가 마지막으로 그렇게 닿았다. 그러고 나서 그는 그녀를 너무도 짧게, 너무도 형식적으로 포옹했다. (…) 그녀는 그의 눈에서, 웃음에서, 스태프와 농담하는 모습에서, 이것이 그에게는 퍼포먼스였음을 보았다. 그는 이미 오래전에 떠났던 것이다. 그녀는 진심이었는데. _본문 중에서

시간이 화폐인 뉴욕 사람들이 마리나와 앉기 위해 몰려드는 장면을, 그게 진짜 어떤 의미인지를 깨달을 수 있다. 우리가 왜 예술을 사랑하는지, 왜 예술을 공부하는지. 왜 예술에 헌신하는지 같은 것을. 그리고 그 마지막의 마지막에서 우리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설명할 수 없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듣게 된다. 조해진 소설가의 말처럼 우리가 ‘그 목소리를 듣는 한 우리는 모두 예술가일 것이며, 우리의 삶은 저마다의 고유한 역사와 사랑이 아카이빙된 박물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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