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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국가(이와나미 시리즈)
260쪽 | 규격外
ISBN-10 : 1127433539
ISBN-13 : 9791127433536
말과 국가(이와나미 시리즈) 중고
저자 다나카 가쓰히코 | 역자 김수희 | 출판사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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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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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새거가 왔어요!! 잘 쓰겠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dlawlwl*** 2021.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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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상품구성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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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모어가 경우에 따라 품위 없는 방언으로 취급되거나 혹은 권위 있는 국가어로 간주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가어 성립 과정에서 창출된 말에 대한 차별 양상을 명확히 하며 사회와 정치가 언어의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저자소개

저자 : 다나카 가쓰히코
1934년 효고현에서 태어났다. 히토쓰바시대학 대학원 사회학연구과를 수료했으며, 현재 히토쓰바시대학 명예교수를 지내고 있다.
저서로는 『언어학이란 무엇인가』, 『이름과 인간』, 『에스페란토』, 『언어로부터 본 민족과 국가』, 『촘스키』, 『몽고-민족과 자유』, 『크레올어와 일본어』, 『「스탈린 언어학」 정독』, 『말과 차별』, 『국가어를 넘어서』, 『말의 이콜러지』, 『말이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역자 : 김수희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일어일문학과 문학사, 동 대학교 대학원 일어일문학과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일본 도쿄대학 대학원 일본어일본문화 석사, 동 대학 대학원 일본어일본문화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번역서에 『조용한 생활』, 『음악의 기초』, 『논문 잘 쓰는 법』, 『강상중과 함께 읽는 나쓰메 소세키』, 『외국어 잘 하는 법』, 『고민의 정체』, 『책이 너무 많아』 등이 있다. 저서로는 『일본 문학 속의 여성』, 『겐지모노가타리 문화론』, 『일본문화사전』 등 다수. 현재 한양여자대학교 실무일본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목차

제1장 “하나의 말”이란 무엇인가
제2장 모어의 발견
제3장 속어가 문법을 소유하다
제4장 프랑스 혁명과 언어
제5장 모어에서 국가어로
제6장 국어애와 외래어
제7장 순수 언어와 잡종 언어
제8장 국가를 초월한 이디시어
제9장 피진어 ㆍ크리올어의 도전

후기
역자 후기

책 속으로

우리들은 모두 어떤 말을 소리 내서 말한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이 사실에서부터 출발해보자. 사람들은 모두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말이 ??어에 속하는지 알지 못한 채, 혹은 사회적으로 상당히 멸시받고 있는 말이라는 것을 인식할 겨를도 없이 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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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모두 어떤 말을 소리 내서 말한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이 사실에서부터 출발해보자. 사람들은 모두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말이 ??어에 속하는지 알지 못한 채, 혹은 사회적으로 상당히 멸시받고 있는 말이라는 것을 인식할 겨를도 없이 익혀버린다. 그 누구도 태어나기 전 자신의 어머니를 고를 수 없듯이, 이 세상에 태어난 아이들에게 말을 선택할 권리는 주어지지 않는다
〈본문 35P〉

프랑수아 1세가 1539년에 발포한 ‘빌레 코트레 칙령’이 바로 그것이다. (중략) 이 칙령은 우선 “어머니의 말”에 공적인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그 권위를 확립한 후 라틴어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고자 했다. 라틴어에 대해 무지몽매한 민중이 그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는 일은 이로써 사라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 “어머니의 말”이 가리키고 있었던 것은 “프랑스의 어머니의 말” 즉 오일의 어머니들의 말뿐이었다. 때문에 오크를 비롯한 기타 지역의 어머니의 말은 법률에 의해 금지당하는 결과를 낳았다. 요컨대 이 칙령은 라틴어를 배제했을 뿐만 아니라 프랑스어라는 속어가 공적인 언어가 되기 위해서 그와 경합하던 다른 속어들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주었던 것이다.
〈본문 106P〉

언어학이 아무리 “언어 그 자체”에 밀착된 관점에서의 분류를 주장해 국가의 개입을 무시했다고 하더라도, 현실에서는 그런 무시가 무의미하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언어학이라 해도 특정 언어에 대해 언급하는 데 있어서, 그 언어 앞에 놓인 민족이나 국가명을 사용하지 않고는, 즉 정치 개념의 도움을 빌리지 않으면 해당하는 말을 가리키는 것조차 불가능하지 않았던가. 독일어, 프랑스어라고 그 이름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정치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문 18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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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말과 국가의 관계 속에서 언어 형성 과정을 고찰하다! 소중한 모어가 경우에 따라 품위 없는 방언으로 취급되거나 혹은 권위 있는 국가어로 간주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가의 사회와 정치가 언어 형성 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최종적으로 어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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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국가의 관계 속에서
언어 형성 과정을 고찰하다!

소중한 모어가 경우에 따라 품위 없는 방언으로 취급되거나 혹은 권위 있는 국가어로 간주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가의 사회와 정치가 언어 형성 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최종적으로 어떠한 국가어가 채택되는지, 그 복잡한 양상을 날카롭고 알기 쉽게 설명한다.

모어, 국어, 속어, 방언 개념의 성립 과정!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모어, 국어, 속어, 방언은 어떻게 탄생한 개념일까. 국가어, 모국어란 과연 무엇인가. 그 기원과 성립의 역사를 살펴보며,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의 본질에 대해 한층 더 깊은 관점에서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말을 둘러싼 문화와 사회와 역사!

고정된 언어관을 벗어나 말을 둘러싼 세계 곳곳의 다양한 현상을 접하며, 국가어 성립 과정에서 벌어지는 말에 대한 차별 양상을 살펴본다. 말이 문화, 사회, 역사와 어떻게 엮이며 형성되어가는지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가며 명쾌하게 짚어낸다. 언어와 국가의 밀접한 관계 속에서 말의 진정한 의미가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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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말을 배우...

    말을 배우고 말을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말의 근원, 혹은 모국어에 대한 궁금증은 없었다 오히려 외국어에 대한 탐닉이 더 강하고 할까. 그렇다고 외국어를 공부하는 건 아니다. 누구나 공부하는 영어도 나는 모르는 척 살아가고 있으니까. 다만 제2외국어 선택을 했던 시절로 돌아가다면 그 언어를 좀 더 열심히 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을 뿐이다. 그럼에도 말이 중요하다는 건 잘 안다. 언어라는 게 한 나라를 상징하면서 역사, 문화, 민족성까지 많은 것을 의미하고 있으니까. 우리 역사를 돌아봐도 그렇지 않은가.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조선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말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생각할 수 있다.

     

    일본의 언어학자 다나카 가스히코의 『말과 국가』는 제목 그대로 말과 국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치적인 입장과 사회학, 언어학의 입장에서 말은 그 역할이 다르다. 정치적으로 국가어는 하나여야 하고 그 말을 모두가 써야 할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보면 속어(방언)의 가치는 남다르다. 작게는 작은 마을의 역사가 사라지는 것이며 크게는 한 민족의 존재가 사라지는 일이니까. 그러나 언어 그 자체로만 본다면 말은 누군가의 권력이나 지배 수단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언어학은 올바르다거나 잘못되었다거나, 미리 정해진 잣대를 대고 말에 임하지 않는다. 마치 생물학이 장수풍뎅이는 올바르지만 지렁이는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라틴어는 올바르지만 스페인어는 형태가 망가져 잘못되었다거나, 서양어에는 문법이 올바르게 갖춰져있지만 아시아의 미개한 언어는 문법이 엉망이라는 식으로 말하지 않는다. (77쪽)

     

    말은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새로운 역사적 상황에 적응해 가려는 성질을 갖고 있다. 이에 반해 문법은, 진정한 의미에서는 결코 말이라고 할 수 없는 말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문법은 태생적으로 말의 외부에 서서 말을 지배하는 도구인 것이다. 말은 현실이지만, 문법은 관념이자 규범이다. (86쪽)

     

    사실 이 책은 무척 흥미롭다. 과거 그리스인들은 자신이 알아듣지 못하는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을 “말더듬이”라고 불렀다는 사실을 시작으로 언어의 고유성, 모국어, 속어, 문법, 등 다채로운 주제로 말을 연구하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말이 어떻게 사라지고 어떻게 부활하는지 그 과정을 알려준다. 지배적인 위치에 있는 이들이 소수어 사용을 금지하기 위해 우선은 소수어로 소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니.  


    말이란 사회 내부의 제도이며, 심지어 ‘항상’최하층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 속에 그 기반이 있다. 그런 내재된 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혹은 사용자들로 하여금 바꿔야겠다는 마음이 들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끄럽다는 감각을 주입시킬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하고, 출세와 권위에 대한 갈망으로 꼼짝달싹 못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들여야만 한다. (211쪽)

     

    언어학에 관심 있거나 공부하는 이들에게 더욱 의미 있는 책이다. 국가와 언어의 관계, 모어와 국어에 대한 자세한 설명, 속어, 방언의 개념 성립과 정리까지 일반 독자인 내게도 유익한 책이었다. 유대인의 언어인 이디시어의 부활에 관한 부분을 읽을 때 최근에 만난 소설 『사랑의 역사』에서 이디시어를 만났기에 반가웠다. 소설 속 이디시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할까. 또 하나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에 관한 진실도 놀라웠다. 감동만을 생각할 게 아니었다. 그러므로 한 권의 책을 통해 알아가고 생각하는 게 늘어나는 건 즐거운 일이다.

     

    말은 항상 사회적이기 때문에, 그것은 국가나 민족을 벗어나 형태를 갖출 수 없다. 다시 말해 국가는 방언을 뭉개버리거나 반대로 방언을 국가어로 조성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모든 언어나 방언은 그 언어의 내적 특질을 간직하면서 언어 외적인 자장 안에 놓여 있는 것이다. (182쪽)

     

    한류의 영향으로 세계 곳곳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들에게 한국과 한국어는 어떤 의미일까. 이 책을 읽고 나니 궁금해진다. 단순하게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고 K-POP를 즐기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 말과 국가 | gk**fpet | 2020.07.1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김애란 작가님의 <바깥은 여름>이라는 작품에는, 언어의 동물원에 갇힌 사람들 이야기가 나온다. 보존을...

     

    김애란 작가님의 <바깥은 여름>이라는 작품에는, 언어의 동물원에 갇힌 사람들 이야기가 나온다. 보존을 위한답시고, 그 언어의 마지막 사용자를 한 곳에 모아놓은 이야기다. 내게는 마치, 언어의 죽음을 전시하는 행위처럼 느껴졌다.


    '말을 할 줄 아는 것이 인간' 이라고 한다.


    세상에는 몇 개의 언어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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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막연하게, 나라가 있는 수만큼 언어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


    어떤 경우에 특정한 말이 '하나의 말'이라고 판단하여 계산에 넣을 수 있는지, 다시 말해 말이라는 단위가 과연 어떤 기존으로 나뉠 수 있는지에 존재한다.


    사람이라면 자신이 태어난 국가나 민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태어나기 전 자신의 어머니를 고를 수 없듯이, 이 세상에 태어난 아이들에게 말을 선택할 권리는 주어지지 않는다.




    29-2.jpg



    문법의 오류 따위는 문법이 발명되기 이전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F.마우트너


    문법이 없었다면, 글을 쓰면서 이렇게 골머리를 앓지 않았을텐데.


    하지만, 문법의 기원은 무엇보다 올바른 말을 전하기 위한 도구였다. 모어가 아닌 언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말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한 해에도 얼마나 많은 신조어들이 생겨났다 사라지는 걸 보는가? 바다에서 정처없이 떠도는 배를 고정시킬 수 있는 장치가 닻이다. 문법은 마치 말의 닻 같은 존재라고 느껴졌다.




    29-3.jpg



    보통 국가적으로 사용하는 언어 외에 말을 모어로 하는 민족 그룹이 국내에 존재할 경우, 근대 국가는 그 국가의 언어 지위 뿐만 아니라 비국가어의 지위도 법률에 의해 규정해 놓는다. 프랑스어의 경우, 프랑스어 이외의 언어에 의한 작명을 금지한다. 


    이 때문에, 투명인간이 되어버린 사례도 나오게 되었다. 프랑스 국민이지만 프랑스어를 쓰지 않는 브르타뉴인이 브르타뉴어 이름을 아이에게 붙이자, 출생신고를 거부당한 것이다. 그 아이는 결국 청년이 되었는데, 그 뒤의 일은 알 수 없었다고 하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버지가 처음 거부당했을 때 프랑스어로 이름을 지었다면, 아이는 평범하게 자랄 수 있었을 것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라야 하듯이, 프랑스어를 쓰지 않더라도 프랑스에 사는 사람이라면 프랑스어로 된 이름을 지어주면 안 되었을까?


    언어에도 지위가 있다는 것이 놀라웠지만, 그에 따라 차별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씁쓸했다.




    29-4.jpg



    언어가 유기체처럼 살아있다는 말은 변화하는 흐름 속에 있을 때 알 수 있다. 그 변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변했을지, 어떤 계기에 의해 한번에 일어났을까. 이런 현상에 생물주의적 순혈주의를 가지고 들어올 때 생기는 것이 인종주의다.


    순수 대 잡종이라는 말은 과학시간에 멘델의 잡종 실험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부여해서 편견투성이의 가치관을 만들어낸다.


    이디시어나 피진어, 크리올어를 통해 그런 편견과 직접 싸워낸 언어들을 통해 차별과 싸워나가는 언어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


    *


    언어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 어머니에게서 세어나와 나에게 스며드는 것. 듣고 배운 것이 그것 뿐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고등동물인 이상, 인간에게는 언어가 필요하다. 그것이 꼭 말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그림이나 조각, 유물 등으로 우리는 언어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언어에 차이를 두고, 차별을 만드는 것도 인간이다. 새로운 말을 만난다는 것은 세로운 세상을 만난다는 것과 같은데 내가 알아듣지 못하고 나보다 열등하다고 규정지어서 차별에 가둬버린다는 것은 인간은 참 잔인한 존재임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했다.


    국가와 언어는 떨어져서 생각할 수 없다. 그 사람이 쓰는 언어에서 그 사람을 알 수 있듯이, 언어를 통해 국가도 알 수 있다. 진정으로 소통하고 문화와 사회에 쓰이는 말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을 만났다.

     


     

     

  • [서평]'말과 국가' | cy**an | 2020.07.08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

    "말과 국가의 관계 속에서

    언어 형성 과정을 고찰하다!"

    이 책의 Keyword : 라틴어, 속어, 모어, 모국어, 국가어, 마지막 수업, 자곤, 이디시어, 피진어, 크레올어

     

    1.jpg

    Before

    이 책을 받고 보니 "말은 영혼의 집"이라는 글귀가 불현듯 떠올려진다.

    어떤 사람을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이 사용하고 있는 말을 조사해 보면 된다. 그 사람의 관심사와 기대 수준 그리고 가치관 등이 그가 사용하는 말 속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사람이 다중 속의 개인이라면 그 파급력이 미미할 수 있겠지만, 지명도가 높은 이라면 그가 구사하는 말이 갖고 있는 힘은 대단할 것이다. 오죽하면 속담에 "입은 재앙을 부르는 문이고, 혀는 몸을 베는 칼"이라는 말이 있었겠는가? 그만큼 말은 신중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뜻일 것이다. 더군다나 힘과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경계로 삼아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를 평가하는 척도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 중에 하나가 '언론자유'일 것이다. 활발한 토론과 의견 교환을 통해 도달한 결론이 최선은 아닐지라도 그 과정에서 공유하게 되는 경험은 그 사회를 발전시키는 자양분이 되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인터넷 문화는 그 익명성으로 인한 은밀함으로 인해 그 폐해가 사뭇 심각하다. 온라인 공간에서 주고받는 말들은 서로에게 화살이 되어 꽂히고, 칼이 되어 상처를 남기는 일이 드물지 않게 벌어지고 있다.

    개인들끼리도 이렇듯 심각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데, 하물며 국가를 운영하는 권력자들의 말이 갖는 힘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짐이 국가"라고 말한 프랑스의 어느 오만한 황제가 그 증거다.

    Reading

    다양한 언어가 인정되게 된 계기는 대제국의 성립과 선교사들의 활동이었다.

    국가에 의해 몇 가지 언어들은 명백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방언으로 치부되는 경우들이 있다. 언어가 민족보다는 국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어학이 과학이 되기 위해서는 언어의 분류를 언어 자체의 원리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언어학자 소쉬르는 사람들이 언어에 사용하는 차별의 필터를 제거하려 했다. 언어를 그 자체로 보고자 한 것이다.

    로마 제국의 라틴어는 유일한 문어로 존재하였지만, 여러 나라의 토속어들과 뒤섞이게 된다. 라틴어는 전통적이고 공식적인 '아버지의 말'로, 토속어들은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어머니의 말(모어)'이 되었다.

    성인이 된 이후에 모국어를 모어로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외국에서 태어나 성장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모국어가 바로 모어가 되기가 쉽지 않다. 어릴 때 익혔던 방언이 표준어보다 더 애틋한 감정을 준다는 사실에 주목하면 이해가 될 것이다.

    단테는 라틴어 대신에 속어를 사용하여 문학 작품을 창작함으로써 속어를 예찬했다. 이전까지 라틴어가 가지고 있었던 권위를 부정하는 행위였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문법이 출현한 것은 국가 탄생이라는 필연적 이유가 있었다. 이슬람 세력을 물리친 스페인은 새로운 국가를 수립하면서 카스티야 문법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그리고 반세기 뒤에 포르투갈 역시 문법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문법은 국가에 의해 주도되면서 말 자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닌 국가의 요구를 반영하게 되었다. 말을 지배하고자 하는 국가의 필요성이 문법을 낳게 한 근거라 하겠다. 또한 문법은 엘리트 위주의 교양을 뜻함으로써 계급성을 드러내게도 되었다. 문법을 기준으로 이를 준수하는 국가어 사용 계층과 속어를 사용하는 계층으로 사람들을 구분할 수 있었다. 프랑스 역시 북부의 오일어가 남부의 오크어를 압도하게 된 것은 국가 권력의 힘에 기인한 것이었다. 또한 라틴어 역시 국가 언어인 오일어에 의해 그 지위를 상실하게 된다. 오늘날의 프랑스어는 국내적으로는 다른 방언들을 핍박하고, 국외적으로는 라틴어를 축출함으로써 완성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프랑스 혁명은 언어사의 측면에서는 '모어'를 최종적으로 '국가어'로 격상시킨 사건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일본 역시 '국어'의 탄생은 근대 일본국가의 탄생과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다. 메이지시대 초기에 프랑스와 독일 등 서양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문화정책상의 개념이었던 것이다. 프랑스의 언어 국가주의를 대변하는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의 무대인 알자스·로렌이 독일어 사용 지역이었다는 건 참으로 아이러니한 사실이라고 하겠다. 소설 속의 아멜 선생님은 독일어를 사용하고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프랑스어를 교육하는 역할을 맡은 인물이었던 것이다. 알퐁스 도데의 소설 『마지막 수업』은 모국어 사랑보다는 언어적 지배의 독선을 폭로하고 있는 셈이며, 오히려 식민지 지배자의 정치적 선동을 담아낸 소설이라고 하겠다.

    "프랑스어는 아주 손질이 잘 된 아름다운 공원길을 산책하는 느낌이라면, 독일어는 멋진 숲속으로 여기저기 걷는 느낌이다."(알베프트 슈바이처)

    이디시어란 10~13세기에 걸쳐 라인강 일대에 이주해 살던 유대인들이 해당 지역에서 익힌 독일어의 한 방언에서 유래한다. 독일어보다 보수적이었기에 오늘날 독일어보다 고대 중세의 독일어의 특징을 간직하고 있다. ☞참고로 독일어에 비해 프랑스어는 훨씬 중앙집권적인 성격이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어에 근간을 두고 있었던 이디시어는 독일인이나 오스트리아인들로부터 방언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단지 게토의 하층사회에서 사용하는 자곤(빈민굴의 은어)으로 취급받았다.

    말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차별감이 발생하고,

    멀어지면 별개의 언어가 될 수 있다.

    유대인 중에는 뛰어난 언어 학자들이 많다. 야콥슨, 촘스키를 비롯해 에스페란토어를 창시한 자멘호프가 있다. 유대인 중에 어학의 천재가 등장할 수 있었던 근저에는 유대인들의 유랑 과정에서 여러 언어를 섭렵해야 했던 사정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말은 일종의 사회제도다"(소쉬르)

    "언어는 민족이며 민족은 언어다"

    많은 유대인들이 히틀러의 순혈주의에 희생당함으로써 그들이 사용하던 무너진 독일어 '이디시어'도 극심한 타격을 받게 되었다.

    두 가지 언어가 서로 접촉할 때 생겨난 제3의 언어를 피진(pidgin의 어원은 business에서 유래했다고 본다.)어라고 부른다. 유럽인과 접촉을 하게 된 토착민들 사이에서 생겨난 말들이 이에 해당한다. 일종의 '무국적의 외국어'인 셈이다. 피진이 모어화된 것을 크레올어라고 한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 독립투쟁 과정에서 이러한 불완전한 언어는 커다란 정치적 영향력을 갖게 된다. 특히 파푸아나 비스마크르 제도에 퍼져 있던 피진어는 TOK PISIN(영어의 TALK에서 유래)으로 불리기도 한다.

     

    After

    이 책을 읽으면서 심한 현기증을 느꼈다. 언어학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해야 할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내용은 상당히 집중해서 읽어야 할 정도로 전문적인 내용으로 채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소쉬르라는 언어학자의 이름을 언제 들어보았는지 모를 정도로 까마득한데, 이 책에서 그의 이름이 자주 등장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언어들의 명칭은 대부분 국가명과 합성어로 되어 있다.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일본어 등등. 이 책의 집필 의도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되고 있다.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언어는 문자 언어인 글이 아닌 음성 언어인 말이었다. 이러한 말이 국가가 등장하면서부터는 자연스러움을 잃고 인공적으로 통제되기 시작한 것이다. 국가의 힘이 커지면 커질수록 소수의 언어는 그 차이를 인정받지 못하고 억압 당하면서 강제적으로 통합되어야 했다.

    프랑스의 다양한 언어들이 그렇고, 게르만 민족의 이동 과정에서 생겨난 다양한 방언들이 모두 그 개별적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을 쓴 저자가 일본인이기에 일본 사례도 제시되고 있다. 아이누어와 류큐어 역시 그 다름을 인정받지 못했다. 류큐어는 완전히 중앙 일본어에 제압 당한 반면에, 아이누어는 소수의 사용자이지만 그 차별성을 유지하고 있는 건 언어의 뿌리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언어의 이름이 국가명과 함께 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국가가 언어의 중요성에 주목했다는 반증이다. 일제가 그토록 조선어를 탄압하고 창씨개명을 강요한 이유도 이에 따른 것이다. 언어는 자유로운 표현을 통해 권위를 거부하고 개성을 존중하는 수단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유대인들이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자랑하게 된 이유도 다양한 언어의 섭렵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아울러 우리의 방언이 촌스러운 것이 아닌 자유로운 감정과 사상의 표현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점차 사라지고 축소되어 가는 현실이 못내 아쉽기도 하다.

    이 글의 내용을 하나의 문장으로 간추려 본다면,

    "언어는 차이일뿐, 차별이나 편견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 말과 국가 | ok**kim | 2020.06.30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이젠 영어공용...

    이젠 영어공용화론에 찬성한다. 어제까지 순한글전용에 반대하고 국한문혼용을 지지하는 입장이었다면, 오늘부터는 한걸음 더 나아가 영어공용화론까지도 진지하게 찬성하는 바이다. 내가 순한글전용에 반대하는 이유는 순한글전용론자들의 언어관에 문제가 있고, 단일민족을 강조하는 편협한 민족주의와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순한글론자는 언어의 순수성을 강조하는 순박한 언어론이 가장 큰 문제다. 저널리스트 출신의 작가 고종석의 말대로, "정말 위험한 것은 불순한 게 아니라 순수한 것이다." 언어의 순수성을 강조하다보니 한자나 한문을 외래문화로 간주하여 배제하는 것이 순한글애용자들이 자주 범하는 오류다. 하지만 나는 한문이 우리 고유의 문화라고 생각한다. 


    나는 언어가 태생적으로나 기질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매우 잡스러운 것으로 보는 입장이다. 언어의 순수성을 강조하는 순박한 언어학자들이 없지 않지만, 이들은 대개 나치즘과 파시즘 같은 극우 정치 이데올로기에 이용당했다. 말과 핏줄에서 '순수성'을 너무 주장하면 언제나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기 마련이다. 일본의 언어학자 다나카 가쓰히코는 언어와 권력의 관계, 특히 모어가 국가어로 승급하는 '국어의 탄생 과정' 혹은 '국어의 발명 과정'에서 볼 수 있는 근대 국가 이데올로기와 사회정치적 파생력을 설명한다. 디아스포라의 이스라엘, 일본의 재일한국인, '프랑스 안의 비프랑스어' 등을 예로 들지만, 저자가 언급한 여러 사례들 가운데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이 알퐁스 도데의 단편소설 「마지막 수업에 관한 진실이었다. 


    저자는 모어와 모국어를 구분하고, 마치 모어를 정치와 민족, 문화와 같은 잡스러운 때가 잔뜩 낀 모국어로부터 안전하게 분리해내는 작업이 필요한 것처럼 모어를 예찬한다. 


    "모어는 국가라는 비언어적인 정치권력으로부터도, 문화라는 민족의 프레스티지로부터도 자유롭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가, 민족, 언어라는 세 가지 항목이 결부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하고, 언어를 순수하게 개인과의 관계에서 파악하는 시점을 제공해준다."(54쪽)


    하지만 나는 저자의 이런 모어에 대한 해석에 반대한다. 저자는 모어를 순수한 언어의 핵처럼 소중하게 간주하는데, 모어를 지지하기 위해서 얄궂게도 서구 근대 언어학의 아버지 소쉬르의 술어 '이디엄'을 빌려온다. 소쉬르의 랑그와 파롤처럼 유명한 용어 대신에, 책에서 '고유어'로 번역한 소쉬르의 '이디엄'이 모어와 같은 그러한 언어의 순수한 예로 제시된다. 물론 '모어'와 '모국어'는 구분이 가능하다. 하지만 모어는 소중하고, 모국어는 정치와 사회에 오염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순한글전용론자들의 오류와 매한가지다.


    <p align="justify" style="padding: 0px; line-height: 2; color: #3d3f4a; font-family: 돋움; text-align: justify; background-color: #eeeeee;"> </p>

    저자의 말대로, 국어의 탄생은 근대 일본국가의 탄생과 불가분의 관계다. 동양 학교에서 '국어' 교과서에 '국어'로 표기된 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모국어'다. 19세기 일본에선 '국어', '방어', '일본어', '나랏말씀(황국어)' 등의 용어가 서로 경합했지만, 결국 '국어'라는 표현이 천하를 평정했다. 국어의 승리는 '국가'와 '국체'를 염두해 둔 언어 내셔널리즘의 승리이기도 하다. 저자는 '우에다 가즈토시의 국어론'에서 이를 자세히 설명한다.

  • 말과 국가 | ch**gj002 | 2020.06.30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다나카 가쓰히코 작가의 《말과 국가》는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말과 언어에 대해 생각해보고 언어의 역사적인 발자취를 따라가보는 책이다. 우리가 언어를 어떻게 전수받았는지, 하나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 탐색해본다.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지금 당장 쓰고 있는 언어에 대해서나 영어나, 프랑스어, 독일어 같은 외국어가 본질적으로 어떤 뜻을 함의하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다.

말과 국가, 1장 하나의 말이란 무엇인가, 6p

본디 말이란 것은 말하는 사람의 의사를 듣는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해 행해진다. 그런데 책에 따르면 사람의 인식이란 것은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얕잡아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옛날 그리스에서는 그리스어를 잘하지 못하는 다른 모든 민족을 바르바로이라고 불렀는데, 그 뜻은 '말더듬이'였다고 한다. 사용하는 언어가 다른 상대방이 입을 움직여 말을 해도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고 상대방을 얕잡아 본 것이다.

그럼 세상엔 얼마나 많은 수의 언어가 있을까? 한때 프랑스 아카데미에서는 전세계에는 2796개라는 통계를 낸 적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마치 정확한 인구 수를 셀 때와 같이 마지막 전승자가 죽으면서 사라지는 언어와 새롭게 생겨나는 언어의 수를 생각하면 그 수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한다. 또한 바로 여기에 언어학의 묘미가 숨어 있다고 한다. 기존의 언어를 연구하고 새로운 언어를 비교해보며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의 말'이란 무엇일까? 책에서는 하나의 언어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지 잠시 생각해본다. 그리고 언어와 방언을 구별하는 것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하나의 언어와 어떤 언어의 하위단계에 속하는 방언의 구별은 상당히 정치적인 면이 강하다고 한다. 예컨대 한국어와 일본어, 류큐어의 경우, 한국어와 일본어는 두 국가 모두 국가성이 인정되는 '언어'이지만, 류큐어의 경우 일본이라는 국가에 포함되는 지역으로 일본어의 방언에 해당된다.

말과 국가, 1장 하나의 말이란 무엇인가, 16p

그렇다면 언어의 이름은 어떻게 불러지게 되는 것일까. 가령 한국어나 일본어의 경우 한국인이나 일본인이 쓰는 말로 정의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은 민족 계열의 순수성이 높은 국가들로, 하나의 민족이 하나의 언어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어와 일본어라는 언어의 이름을 통해 쉽게 그 언어를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예컨대 일본의 아이누어의 경우, 아이누어의 전승자는 남아 있지만 일본의 하부 계층으로 아이누어의 사회는 거의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아이누어'를 통해서는 어떤 민족이 쓰는 말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아이누어는 남아 있지만 아이누인들의 국가는 없기 때문이다. 아이누어와 비슷한 입장에 있던 언어가 또 한 가지 있는데 바로 유대인들의 헤브라이어이다. 다만 헤브라이어의 경우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인들만의 국가를 새로 건립하였으므로 언어와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이 있었지만 국가가 없던 상황에서 오롯이 언어로 발돋음할 수 있었다.

말과 국가, 2장 모어의 발견, 49p

모어란 무엇인가? 책에 따르면 태어나면서부터 어머니를 통해 배우게 되는 생애 첫 언어를 모어(母語)라고 한다. '모어'라는 말은 현대 유럽의 여러 언어들 가운데 아주 자연스럽게 사용되는 흔한 표현이지만, 특히 독일어에서 일상적으로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그것을 근거로 독일의 레오 바이스게르버는 '모어'라는 단어가 게르만어에서 태어났다고 1938년 주장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독일의 유명한 전체주의자 히틀러는 그 해, 독일어를 모어로 하는 오스트리아를 병합하고 마찬가지로 독일어를 모어로 하는 주데텐란트 지방을 체코슬로바키아로부터 빼앗았다고 하니,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언어 연구는 그렇듯 한 국가의 공격적인 영토 분쟁 행위를 정당화하는 도구로도 쓰였다.

말과 국가, 3장 속어가 문법을 소유하다, 71p

단테는 속어(다른 언어에 종속적인 언어)를 예찬하며 문학에 그것을 이용할 권리, 이른바 속어를 위한 인권 선언을 실시했다. "문술(문자 기술)"이라는 굳건한 성채의 한 귀퉁이를 허물었다. 그런데 그보다 200년 뒤인 1492년에는 '안토니오 데 네브리하'라는 인물이 속어에 문법을 할당한다는 발상을 들고 나왔다고 한다.

현재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위치한 이베리아 반도는 8세기 중엽 북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건너 상륙한 이슬람교도들이 세운 후우마이야 왕조의 세력 하에 놓여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11세기에 들어 북쪽으로 쫓겨나 있었던 기독교 세력이 본격적으로 실지회복에 나섰고, 분립해 있던 여러 왕국들의 통합도 진행되었다. 12세기가 되자 아라곤과 카스티야가 세워지며 주변 세력을 통합하였고, 마침내 아라곤의 왕자 페르난도 2세와 카스티야의 여왕 이사벨라가 결혼하면서 양쪽 왕국이 합병되며 이베리아 반도에 일대 강국이 출현하게 되었다고 한다.

1492년 1월, 이슬람의 마지막 아성이었던 그라나다가 스페인의 수중으로 넘어왔고, 콜럼버스는 그 해 10월에 미대륙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사이 8월에는 이사벨라 여왕에게 한 권의 책이 헌정되었는데, 그것이 『카스티야어 문법』이라는 책이었다고 한다. 카스티야어는 당시 이베리아 반도에서 가장 유력한 속어였고, 그 책은 카스티야어의 문법을 다루고 있었으며, 현재 아메리카 대륙 등지의 스페인어 문법의 모태가 되었다고 한다.

네브리하는 왜 그런 책을 스페인의 여왕에게 헌정했을까? 비밀은 책의 서문에 담겨 있다고 한다. 네브리하는 국가의 흥망성쇠에 있어서 언어가 얼마나 긴밀한 관계에 있는지를 언급하며 "언어는 언제나 제국의 반려companera del imperio"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반려라는 단어를 여성명사인 companera로 쓰고 제국을 남성명사 imperio를 써서 마침 페르난도 2세와 결혼한 이사벨라 여왕에게 결혼 상태에 있는 남녀 관계와 같다고 비유했다고 한다. 참으로 똑똑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그는 책에서 여왕의 이베리아 반도 평정을 칭송하며, 마치 당시 카스티야 사람들이 라틴어를 배우듯 카스티야의 피정복민들이 카스티야어를 배우게 될 것이며, 따라서 그들에 대한 카스티야어의 문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예상대로 훗날 스페인에게 '발견된' 미대륙의 여러 나라들과 이베리아 반도의 여러 지역들이 결국 카스티야어 문법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 《말과 국가》는 언어와 관련하여 우선 학자적인 시각으로 말의 정의와 언어의 분류에 대해 설명하고, 언어와 관련된 중요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총 9장으로 되어 있는데, 독자들에게 언어학에 대해 소개하며 말과 언어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잘 이해시켜 주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더 많은 분들이 언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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