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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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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쪽 | | 140*197*23mm
ISBN-10 : 1165300001
ISBN-13 : 9791165300005
목소리를 드릴게요 중고
저자 정세랑 | 출판사 아작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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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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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배송이 정말 빠릅니다 5점 만점에 5점 minji91*** 2020.08.10
95 너무 깨끗하고 좋아요 ^^ 5점 만점에 5점 dna2*** 2020.07.28
94 [중고도서]전한길 한국사 합격생 필기노트(2016) 5점 만점에 5점 dlawhdd*** 2020.07.22
93 조항요 젊라 우왕굿 5점 만점에 5점 rlatj*** 2020.07.18
92 수고 많으셨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okchi*** 202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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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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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스타일의 기원! 데뷔 10주년을 맞은 정세랑의 첫 SF 소설집 『목소리를 드릴게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저자가 쓴 거의 모든 SF 단편을 모은 것으로, 지금 이곳,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 사람들, 특히 여성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몰락해가는 인류 문명에 관한 경고를 담은 8편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실제로 대학 때 모든 여성 회원이 탈주한 동아리에 남겨졌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11분의 1》, 거대한 지렁이들이 인류 문명을 갈아엎는 이야기를 짧게 여러 번 써서 합친 《리셋》, 에드워드 윌슨의 《지구의 절반》을 읽고 영향을 받은 《7교시》 등의 작품을 통해 언제든 부담 없이 들러서 쉬어갈 수 있는 마음의 안식을 얻을 수 있다.

저자소개

저자 : 정세랑
198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0년 《판타스틱》에 〈드림, 드림, 드림〉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3년 《이만큼 가까이》로 창비장편소설상을, 2017년 《피프티 피플》로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았다. 소설집 《옥상에서 만나요》, 장편소설 《덧니가 보고 싶어》 《지구에서 한아뿐》 《재인, 재욱, 재훈》 《보건교사 안은영》이 있다.

목차

미싱 핑거와 점핑 걸의 대모험_7
11분의 1_15
리셋_41
모조 지구 혁명기_93
리틀 베이비블루 필_123
목소리를 드릴게요_151
7교시_217
메달리스트의 좀비 시대_229

◈ 작품 해설_255
◈ 작가의 말_263
◈ 수록 지면_269

책 속으로

첫 문장 손가락이 사라지는 아이를 좋아해본 적이 있니? P.12 “힘들어? 속상해?” 나는 조심스럽게 물어보았지. 조심스럽게 대해야 하는 상대를 좋아했으니까. “지겨워.” P.19 펭귄 수컷처럼 돌을 선물하던 남자 때문에 제 나머지 연애들은 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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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 손가락이 사라지는 아이를 좋아해본 적이 있니?

P.12 “힘들어? 속상해?” 나는 조심스럽게 물어보았지. 조심스럽게 대해야 하는 상대를 좋아했으니까. “지겨워.”
P.19 펭귄 수컷처럼 돌을 선물하던 남자 때문에 제 나머지 연애들은 망해버리고 말았습니다.
P.40 우리가 다시 만나 점심을 먹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P.47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그리울 때가 있지만 인터넷은 거의 모든 날 끔찍했다.
P.50 “당신 귀 냄새를 맡고 싶어. 딱 한 번만 더.”
P.61 우리는 다윈을 사랑했고 다윈은 지렁이를 사랑했다.
P.107 “천사가 죽으면 당신도 죽습니다.”
P.129 “어머니, 돌아가신 분들에겐 전화를 걸 수 없어요.”
P.135 대개 사랑이 바래는 것은 소중한 순간들을 잊고 서로를 함부로 대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므로, 이제 잊히지 않는 기억들로 사랑은 유지되었다.
P.136 사랑에 쓰일 수 있는 물건은 다른 잔인한 것에도 쓰일 수 있기 마련이다.
P.215 하필이면 사랑이 일목 대상인 일목인처럼. 물거품이 될 각오가 선 인어처럼.
“목소리를 드릴게요.”
P.243 그 모든 것과 별개로 메달을 원한다. 메달과 메달에 따라오는 연금을 원한다.
P.253 멀리서, 헬리콥터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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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날카로운 비판조차 결 곱게 다듬은,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이들을 위한 놀이터. 정세랑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정세랑은 이제 한국 소설계의 주축으로 성장한 작가 중 한 명입니다. 특히 작가와 동세대라 할 수 있는 젊은 독자층에서 커다란 ...

[출판사서평 더 보기]

날카로운 비판조차 결 곱게 다듬은,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이들을 위한 놀이터.
정세랑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정세랑은 이제 한국 소설계의 주축으로 성장한 작가 중 한 명입니다. 특히 작가와 동세대라 할 수 있는 젊은 독자층에서 커다란 호응을 얻고 있죠. 가장 큰 이유는 지금 이곳,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 (특히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모습을 잘 그려내기 때문일 겁니다. 물론 이런 특징을 지닌 작가들은 꽤 많습니다. 커다란 흐름을 형성할 정도로 많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지 못하면 일련의 흐름을 탄 ‘원 히트 원더’로 남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정세랑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발견했고, 갈고 닦았고, 각인시켰고, 유지하고 있습니다. 포맷 자체가 기발한 연작 단편집도 있었고, 현실에 독특한 상상력을 ‘외삽’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만들어냈죠. 그리고 그 결과물은 꾸준한 반응을 얻었고요.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기란 꾸준히 쓰기보다 더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작가는 이 어려운 일을 해냈을까? 어떻게 스타일을 갈고 닦았으며, 그 기원은 어디일까? 이 단편집 《목소리를 드릴게요》에 그 해답이 있습니다. 초창기 단편부터 근래에 발표된 작품까지 모두 수록돼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오래된 작품과 가장 최근의 작품 사이에는 8년이 넘는 시간차가 있습니다. 강산이 한 번 바뀌기 직전이죠.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 단편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스타일의 일관성입니다. 웹진에 단편을 투고했을 때와 입지를 갖춘 작가가 된 이후의 스타일에 큰 변화가 없습니다. 세계관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만큼 굳건한 중심 혹은 심지가 있다는 뜻이겠죠.

이 단편집의 첫 번째 작품이자 가장 짧은 단편인 〈미싱 핑거와 점핑 걸의 대모험〉은 그 스타일을 소개하는 전주곡으로 딱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세계가 어딘가 잘못됐고, 그 원인은 알 수 없습니다. 주인공이 거기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죠. 주인공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돕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 온갖 고생을 하지만, 그건 그냥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 바깥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주인공에게 중요한 일이 아니죠. 내가 사랑하지 않는 세계는 나의 세계가 아닌 것입니다.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받아들이고 싶은 세계와 그럴 수 없는 혹은 그러고 싶지 않은 ‘외부’ 사이의 간격은 이 단편집 전체에서 반복적으로 제시됩니다(한데 모아서 보면 이런 특징을 읽을 수가 있어서 좋습니다. 단편집의 매력이죠). 특히 여성성과 자연은 ‘이쪽’을 대표하는 키워드입니다. 각 단편을 이끌어 가는 주인공은 성별이 제시되지 않았거나 여성인데, 성별이 제시되지 않은 주인공의 경우에도 다른 단편에 등장하는 여성 인물과 서술 스타일이 거의 닮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다들 여자인가? 하지만 그건 함정일지도 모릅니다. 실제 성별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은지도 모릅니다. 관건은 그 인물들이 모두 ‘정세랑 패스’를 통과한 인물들이라는 점입니다. 확장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수렴하려는 사람, 대의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 이기려는 열망 대신에 패배하지 않기 위해 승부에 임하는 사람, 공격수보다는 수비수에 가까운 사람들이죠. 에코페미니즘이 내건 기치에 가깝습니다.

남성으로 성별이 특정된 인물의 경우에는 성별을 알 수 없는 경우와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악역을 제외하면 이 단편집의 남성들은 대체로 무해하며, 실제로 액션을 펼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이 단편집에서는 딱 한 편의 예외가 있습니다). 뭔가를 할 때는 거의 조력자로서 움직이죠. 그들의 주 역할은 주인공에게 액션의 원동력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여성 뮤즈들이 남성 화자(그리고 그 화자와 동일시되는 작가)와 엮이는 방식이 역전된 겁니다. 이렇게 역전된 관계가 정치적인 장치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전략적인 장치로 보기에는 너무 눈에 잘 띕니다. 이 단편집의 여러 주인공이 서로 닮아 있는 것처럼, 남성 뮤즈들이 서로 닮아 있는 것도 작가의 세계관이 자연스럽게 발현된 결과물로 보입니다. 주로 ‘남자다운 특성’에 해당한다고 여겨지는 공격적인 특성을 지니지 않은 남성들에 대한 호감 말이죠.

반대로 주인공이 맞서는 존재들은 모두 선제공격을 서슴지 않는 인물이며, 때로는 그런 공격성을 숭앙하는 현대 문명 자체입니다. 독자들은 “이런 세계라면 그냥 사라져버려도 상관 없다”는 독백을 서로 다른 인물들로부터 여러 차례 들을 수 있습니다. 세상을 더 암울하게 만드는 문명이라면 당연히 스스로 몰락하고 망하는 게 올바른 수순이 아니겠냐는 주장을 쉽게 기각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단편집에서 포스트 아포칼립스풍으로 쓰인 작품들은 묘한 안도감 같은 것을 안겨줍니다. ‘이쪽 세계’에 사는 이들은 선제공격을 할 수 없다 보니 불의에 맞서 스스로의 세계를 방어하는 싸움들만 해내고 있는데(즉 그들은 성격상 테러리스트가 될 수는 없습니다), 뭔가가 쾅 하고 세상을 부숴주면 드디어 새로 만들 수가 있으니까요. 특히 〈리셋〉처럼 세계를 더욱 폭넓게 조망하는 단편에서는 이 낙관성이 더 확실하게 적시됩니다. 이 은근한 저항의 메시지가 작품마다 거의 한결같이 흐르면서 작가의 세계관을 분명히 드러냅니다.

하지만 어떤 작품이 무엇을 지향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재미있게 잘 썼느냐는 겁니다. 정세랑 작가는 이 점에서 대단히 고른 성취를 보여줍니다. 정세랑 작가의 세계에서는 특징적으로 주요 인물들이 감정선을 따라 움직입니다. 뭔가를 그리워하거나 좋아하는 마음을 그려내는 작가의 솜씨가 뛰어나기 때문에 독자는 곧장 끌려들어갑니다. 이렇게 애틋하고 애절한 마음을 따라 스토리가 굴러가니까 특별히 스토리를 굴릴 장치를 욱여넣을 필요도 없습니다. SF나 판타지풍의 설정들도 그 ‘마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요. 정세랑의 작품들이 장르문학적인 특성을 띠느냐 아니냐와 관계없이 고른 평가를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독특하고 기발한 장치에 몰두하지 않고,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선하고 보편적인 정서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 말이죠. 단편 〈11분의 1〉이 그 좋은 예입니다. 초반부에 주인공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 순간을 설명하는 부분은 완전히 ‘리얼’한 러브스토리입니다. 대학교 캠퍼스에서 시작된 사랑……. 맞아 맞아 하면서 읽다 보면 어느새 인간 재생 프로젝트와 외행성 개척이라는 소재와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낯설게 느껴지지 않죠. 왜냐하면 그 SF적인 난관들을 돌파하게 된 동기가, 그 마음이, 대학 동아리에서 시작된 보통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독자가 삶 속에서 이미 경험했거나 마주친 마음 말이죠.

이렇게 공감대를 (아마도 본능적으로) 잘 활용하는 작가는 또 하나의 능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비교하자면 신춘문예가 아니라 환상문학웹진 ‘거울’ 출신이어서 가질 수 있는 장점이라고 할까요. 장르문학의 장치를 가져다 쓰면서 비현실적인 장치들을 어색하게 다루는 작가들도 많습니다. 작가의 상상 속에서 태어난 세계는 ‘현실’과는 달리 필연적으로 설명하고 묘사해주어야만 하는데, 이를 부담으로 느끼는 작가에게서는 자연스러운 결과물이 나오지 못하는 거죠. 하지만 이 단편집을 비롯한 정세랑 작가의 작품에서는 그런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꿈과 ‘상상’의 세계가 이 작가의 본진이니까요. 작은 행성의 서버를 조작하는 식물형 지성체인 ‘나팔꽃 언니’ 같은 캐릭터는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본의 아니게 세상에 해를 끼치게 된 억울한 초능력자들을 코믹하게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여유가 느껴질 정도입니다. 마치 공들여 꾸민 정원을 둘러보는 것 같지요. 이런 재미있는 장치를 이렇게 예쁘게 심어놓았구나, 이곳의 주인은 하나하나의 장치와 그것들을 심어놓은 공간 전체를 다 아끼고 있구나, 여기가 이 사람이 아끼는 세계구나.

뭔가 거창한 것 없이도 그저 선하고 즐거운 공간. 날카로운 비판조차 결 곱게 다듬은,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이들을 위한 놀이터. 정세랑의 첫 SF 단편집 《목소리를 드릴게요》는 이처럼 만나기 힘든 안식처를 제공합니다. 그러니 마음이 무거울 때, 그냥 심심할 때, 짝사랑을 하고 있을 때 등등, 언제고 부담 없이 들러서 쉬어 가시기를 권합니다.

물론 이 작은 세계의 동지가 되기로 마음먹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겠지만요!

- 김규림, 평론가

[작가의 말]
아무래도 스스로를 생각할 때 판타지 작가인 것 같지만, 종종 SF를 썼고 참새와 박새가 수가 모자랄 때 서로서로 무리 지어 지내는 것처럼 SF 작가들과 오랜 우정을 나누어왔으므로 이 책을 꼭 내고 싶었다. 요즈음은 전 세계적으로 장르 사이의 경계가 점점 흐려져가는 듯해 용기가 나기도 했다. 장르문학을 쓸 때도 쓰지 않을 때도 나는 한 사람의 안쪽에서 벌어지는 일에 큰 관심이 없다. 그보다는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사람들 사이, 사람들과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일에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관심이 바깥을 향하는 작가들이 판타지나 SF를 쓰게 된다고 생각한다.

〈미싱 핑거와 점핑 걸의 대모험〉은 언젠가 학습만화용으로 쓰고 싶어 만들어놓은 캐릭터들이 주인공인데, 학습만화의 정반대에 있는 초단편이 되었다. 역시 계획은 계획일 뿐인 것 같다. 짧은 이야기지만 이 이야기를 사랑해주는 분들이 많아 기뻤다. 미싱 핑거와 점핑 걸이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하기를 언제나 바라고 있다.

〈11분의 1〉은 실제로 대학 때 모든 여성 회원이 탈주한 동아리에 남겨졌던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 물론 소설과 달리 다음 학기에 바로 정상화되었지만, 한 집단의 유일한 여성이 된다는 것은 뭐라 말할 수 없는 경험이었다. 꼭 개인적인 경험과 연관 짓지 않더라도 균형이 무너진 상태에서 어떻게든 균형을 찾으려는 인물에 애정이 있다. 마음속에 있는 말들을 소리 질러버리고 난동도 부려보는 유경에 대해 쓰는 것은 즐거웠다. 어리고 젊은 나이에 아팠거나 지금 아픈, 혹은 먼저 세상을 뜬 친구들에게 보내는 마음이기도 했다.

〈리셋〉은 계속 쓰고 싶었던 소설이었다. 거대한 지렁이들이 인류 문명을 갈아엎는 이야기를 짧게 여러 번 써서 합쳤다. 나는 23세기 사람들이 21세기 사람들을 역겨워할까 봐 두렵다. 지금의 우리가 19세기와 20세기의 폭력을 역겨워하듯이 말이다. 문명이 잘못된 경로를 택하는 상황을 조바심 내며 경계하는 것은 SF 작가들의 직업병일지 모르지만, 이 비정상적이고 기분 나쁜 풍요는 최악으로 끝날 것만 같다. 미래의 사람들이 이 시대를 경멸하지 않아도 될 방향으로 궤도를 수정할 수 있으면 좋겠다. 윤리는 어쩌면 비위에 닿아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자주 곱씹는다. 자료 조사를 하다가 에이미 스튜어트의 《지렁이, 소리 없이 땅을 일구는 일꾼》에서 좋은 정보들을 많이 얻었다. 표지가 적나라하게 지렁이지만 내용은 무척 흥미로웠다.

〈모조 지구 혁명기〉는 열네 살 때부터 반복해서 꾼 꿈에서 재료를 얻었다. 장르 작가들의 뇌는 악몽 제조기에 가까워서 종종 그렇게들 소설을 쓴다. 반칙이려나? 그래서 그런지 이 이야기를 아주 좋아하는 분들이 있었고 아주 싫어하는 분들도 있었다. 꿈결이 비슷한 사람들만 이야기를 통해 연결되니 어쩔 수 없는 일인 듯하다. 쓸 때는 무엇을 쓰는지 몰랐고, 이번에 고치며 다시 읽어보니 학대자를 살해하는 이야기라는 걸 깨달았다.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일단 쓸 때가 많으니, 나는 그냥 이야기가 지나가는 파이프일지도 모르겠다. 다음에 타투를 하면 파이프 모양을 하려고 한다. 인물들의 성별을 모호하게 수정했는데, 어떤 성별로 이 이야기를 읽으셨는지 궁금하다. 한국어는 그런 작업이 가능한 언어라 즐겁다. 읽는 사람의 마음대로 읽히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리틀 베이비 블루 필〉은 할머니의 간병 보조를 맡고 있을 때 썼다. 그 시기에 대한 기억은 이상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않은데, 반복되는 나날이어서 기억에 깃발이 꽂히지 않았던 게 아닐까 싶다. 요새는 아침에 일하지만 가족들과 함께 살 때는 새벽에 교정을 보거나 소설을 썼고, 덕분에 할머니가 현관문이나 창문을 열고 나가시려는 걸 제때 만류할 수 있었다. 실종이나 추락이 매일 두려웠다. 단 3시간만이라도 필요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으면 했다. 그렇게 출발한 소설은 주인공이 없는, 통사 서술 비슷한 무엇이 되었는데 가끔 이런 식으로 지독히 건조한 소설들이 쓰고 싶다.

〈목소리를 드릴게요〉를 구상한 것은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특별판 편집을 맡았던 시기였다. 2010년대 한국에 수용소가 있다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다가, 친한 친구들의 이름이 잔뜩 들어간 소설이 되었다. 친구들은 이 이야기가 단행본으로 묶이는 게 미뤄져서 불만이 많았다. 가장 친한 친구들이어서 일찍 쓰인 것인데 묶이는 순서는 그대로가 아니었던 것이다. 변명하자면 데뷔작도 아직 단행본으로 묶지 못했다. 복잡한 자석 놀이처럼 단편과 단편이 잘 붙지 않을 때가 있다. 이 이야기를 표제작으로 삼은 것은 요새 가장 자주 하는 고민이 한 사람 안의 유해함, 공동체와 시민 사회 안의 유해함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유해함을 신중하게, 더불어 기꺼이 제거하기로 마음먹는 주인공의 목소리를 받아 적고 싶었다. 그리고 몇 년 전에 반복해서 “정세랑 소설은 〈목소리를 드릴게요〉 말고는 다 갖다 버려야 한다”는 요지의 글을 올렸다 지웠다 하시는 분이 계셨는데……. 아니, 제가 정말 다작하는 편인데 정말로 다요? 이제 와선 웃지만, 창작자들에게 조금만 너그럽게 대해주시길 부탁드린다.

〈7교시〉는 〈리셋〉과는 다른 세계에 있는 초단편이다. 에드워드 윌슨의 《지구의 절반》을 읽고 영향을 받았다. 나는 정말로 여섯 번째 대멸종이 두렵다. 조류 관찰을 좋아해서 전 세계의 관련 단체 소식을 받고 있는데, 모두 개체 수 급감에 아득하게 절망하고 있다. 요새 ‘극단적인 환경주의자’라는 소리를 자주 듣지만 새들이 다 사라져가는 세계에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치우친 게 아닌지 항변하고 싶다. 욕망은 점점 단순하게 수렴해서, 흔들리는 나뭇가지 사이를 누비는 작은 새들을 보고 싶은 마음뿐이다. 우리는 이제 우리와 닮은 존재가 아닌 닮지 않은 존재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사랑의 특성은 번지는 것에 있으므로 머지않은 날에 정말 가능할지도 모른다.

〈메달리스트의 좀비 시대〉는 어려운 희망에 대해 쓰고 싶어서 썼던 이야기가 아닌가 싶은데, 내가 이 이야기를 쓸 때의 기억보다 어떤 분이 웹진 거울에 “그런데 헬기가 구해주지 않고 또 통조림만 주고 가버려” 하고 농담을 남기신 게 강렬했다. 그 농담만 생각하면 매번 웃음이 터진다. 별개로 나는 살아남은 정윤이 먹고 싶어 하던 채소로, 싱그러운 향기로 가득한 작은 화단을 가지게 되었을 거라고 상상한다.

2020년은 SF 단편집을 내기에 완벽한 해가 아닌가 싶고, 세계는 더디게 더 많은 존재들을 존엄과 존중의 테두리 안에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거라고 믿는다. 너무 늦지만 않으면 좋겠다.

2020년 1월
정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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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리뷰

  • 문학초점, 그리고 촌평 파트에 선정된 적지 않은 작품 목록 중에서 정세랑 작가의 <목소리를 드릴게요>를 단...

    문학초점, 그리고 촌평 파트에 선정된 적지 않은 작품 목록 중에서 정세랑 작가의 <목소리를 드릴게요>를 단박에 골라내었다. 이 작품에 유독 마음을 쓰게 되었던 것은 정세랑 작가의 이전 작품 <지구에서 한아뿐>을 아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목소리를 내어주겠다는 어마무시한 선언이 내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사회에서 자신의 신념에 따라 분명하게 '목소리'를 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데, 어째서 그 권리를 포기하겠다고 나서는 것일까. 성대의 떨림을 통해 누군가를 세상으로부터 보호하고, 많은 경우에 스스로의 몫을 확보하기 위해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자발적으로 박탈당하겠다는 것이 의아했고, 우려스러웠다. 그게 내가 다른 작품을 제치고 <목소리를 드릴게요>를 가장 먼저 읽게 된 이유다.

    정세랑 월드의 매력 속으로,

    작가 정세랑의 글은 매 문장마다 자기주장이 확고하다. 작가가 누군지 명시되지 않더라도, 그의 글을 알아볼 수 있을 것만 같다. 바깥 세계의 현실적이고 복잡다단한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책을 도출하는 일은 뒤로 밀려난다. SF 소설 형식을 빌려 마치 초등학교 시절 과학 상상 그리기 대회에서 그리던 그림처럼 색다른 세계를 조성하고, 누군가를, 혹은 더 나아가 이 지구를 사랑하는 일을 더 부지런히 해낸다. 문장에서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을 감지해 냈다면, 그건 정세랑 작가의 글이 분명하다. 이전 작 <지구에서 한아뿐>도 넘치는 다정함으로 독자들의 피드를 휩쓸었다. 아, 그는 독자에게 지구가 직면한 위기를 일깨우는 일에도 여념이 없다. 작품을 읽다 보면 나의 사소한 행동이 초래한 결과에 뜨악해지고, 지구에 엎지른 물을 주섬주섬 주워 담고 싶어진다. 때로는 과격한 방식으로 지구의 종말을 예고하는데(예를 들어 <리셋>에서 거대 지렁이가 지구를 갈아엎는 방식으로), 그것이 임박한 위기라는 점은 자명하므로 또 한 번 섬뜩함을 느낀다. 그의 종말 시나리오가 실현 가능한 종류의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정세랑 작가의 글은 그날 하루라도 텀블러와 에코백을 챙기게 만드는 유효한 충격요법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정세랑 식 낙관적 시선이나 전망, 인간에 대한 기대 같은 것이 쉽사리 동의되지 않는 까닭이지요. 잘 될 거라는 믿음도 중요하지만 그와 다른 국면도 좀 더 그려져야 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계간지 창작과 비평, 316면)."

    한편으로, 이번 좌담에 초대된 이근화 시인은 정세랑 월드에 관해 위와 같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워낙에 탄탄한 팬층을 자랑하는 작가이지만 시인의 우려를 이해할 수 있다. 작가 정세랑은 인간의 횡포를 경계하면서도, 사람에게 존재하는 생명에 대한 사랑이 끝끝내 세상을 소생시킬 수 있으리란 믿음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문제에 관해 깊은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좀 더 머리를 쥐어 싸매면서 어떤 대책을 마련해 내고 싶은 욕구가 해결되지 못한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허나 '월간 채널예스' 2월호에서 작가는 가볍게 술술 읽히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다짐을 전달했다. 이미 생각의 포화가 수습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삶 속에서 자신마저 고민을 보태고 싶지 않다는 명확한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그리고 나는 개인적으로 그녀의 사랑스러운 필력에 크게 힘입고 있으므로, 앞으로도 이와 같은 행보에 동의를 표한다. 어쩌면 불가피한 종말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인간과 지구의 모든 생명체에 대한 애정을 정세랑 작가가 아주 오래도록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어느 행성에서라도.

     

     

  • 소개된 작품들 중에서는 당시의 인상적인 느낌을...






    소개된 작품들 중에서는 당시의 인상적인 느낌을 일깨워주듯 반가운 이미 읽은 작품도 있지만, 새로 알게 되어 흥미로운 작품들이 대부분이라 일단 마구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다. 하루 종일 책만 읽고 살아도 되면 좋겠다 싶게 시간이 아쉽다. 그 중에서도 제일 반가운 작가는 정세랑! <목소리를 드릴게요>에 주목한 문학초점의 내용이다.


     

    하필이면 사랑이 일목 대상인 일목인처럼. 물거품이 될 각오가 선 인어처럼.


    “목소리를 드릴게요.”


     

    벌써 10년! 마음이 쏙 드는 장르를 마음에 쏙 들게 써서 들려주는 이 작가가 one hit wonder로 사라질까봐 신간이 나올 때의 기쁨과 환희와 휴지기의 염려와 불안을 번갈아 맛보며 살아온 시간이 이만큼 흘렀다. 언제나 신간 소식을 살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창작과비평> 봄호에서 다뤄주지 않았다면 한참 뒤에나 알게 되었을 것이다.


     

    솔직히 인정하자면 나는 장편 소설을 더 좋아하는 취향이다. 프리다이빙을 하듯 한 장소를 정해 깊이 잠수하는 그 느낌을 원하고 좋아한다. 그래서 정세랑 작가의 작품들이 아니었다면 어쩌면 이 단편집을 고르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초창기부터 근래 발표된 작품들까지,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기란 꾸준히 쓰기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믿는 나로서는, 짧지만은 않은 8년 동안 작가의 세계관도 스타일도 한결같은 점이 참 대단해 보인다.


     

    이류니 삼류니 하는 평가를 받든 말든 SF 창작물을 글을 알게 된 이후 쭉 좋아하는 독자로서, SF 소설들의 흔한 분위기를 짚어 보면 다음과 같다. 자신이 제안한 미래와 세계를 멋지게 보이게 하려고 현재와 현실을 여지없이 비난하고 부정한다. 그런 후에는 끝 간 데 없이 묵직한 세기 말 분위기나 어서 빨리 세계인류공동체로 인지하지 못하면 모두 다 끝난다며 무식한 인간들을 계도하려는 미션에 사로잡혀 내내 고함을 지르는 분위기, 혹은 손 쓸 수 없이 이미 망가져버린 폐허 속에서 살아남은 인류의 신성한 임무를 강요하는…… 읽고 나면 과식이나 배탈로 복통이 날 듯 한 내용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라 재밌어하며 또 찾아 읽을 나의 취향에 솔직하게 좌절한 적도 꽤 있었다.


     

    그러다 ‘분위기가 이 장르 아닌 것 같은데......’ 이런 첫인상을 주는 따스한 표지의 정세랑 작가의 SF를 처음 읽으면서, 마치 독소 배출과 정화 프로그램에 참가한 것 같았다. 늘 반갑고 매번 참 좋은 이 작가의 글에 대한 느낌을 뭐라고 하면 좋을까. 착하고 아름다운 진짜 재밌는 꿈을 신나게 꾼 것만 같은 SF 세계?


     

    작은 하늘색 알약은 모든 것을 바꿔놓았고 동시에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


     

    나의 이런 졸문으로 인해 정세랑의 SF는 유치하고 얄팍하다고 혹여나 생각하는 분들은 없기를 바란다. 정세랑처럼 여성과 자연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서술해내는 작가는 드물다. 그러면서도 거대담론이나 주류윤리를 퍼붓지 않고 더없이 사랑스럽게 감정을, 지지 않으려는 노력을, 정당방어를 하듯 살아가는, 그래서 자신이 사랑하는 이와 사랑하는 세계가 제일 중요한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인물들을 매번 더없이 사랑스럽고 애틋하게 등장시킨다.


     

    생각해보면, 지렁이들이 내려오기 전에 끝나지 않은 게 신기하다.


    우리는 행성의 모든 자원을 고갈시키고 무책임한 쓰레기만 끝없이 만들고 있었다.


    100억에 가까워진 인구가 과잉생산 과잉소비에 몸을 맡겼으니, 멸망은 어차피 멀지 않았었다.


    모든 결정은 거대 자본에 방만히 맡긴 채 1년에 한 번씩 스마트폰을 바꾸고, 


    15분 동안 식사를 하기 위해 4백 년이 지나도 썩지 않을 플라스틱 용기들을 쓰고, 


    매년 5천 마리의 오랑우탄을 죽여 가며 팜유로 가짜 초콜릿과 라면을 만들었다.


    재활용은 자기기만이었다.


    쓰레기를 나눠서 쌓았을 뿐, 실제 재활용률은 형편없었다.


    그런 문명에 미래가 있었다면 그게 더 이상했을 것이다.


     


    언니가 죽는다 해도 언니가 죽어서 딱 좋은 정도로 숙성된다고 해도 먹지 않을 정도로 언니를 좋아해요.


    그런 낭비를 할 만큼 좋아한 사람 없었어요, 지금까지


     

    공격성과 폭력성이 없는 남성 캐릭터들 - gentle - 역시 마음이 편하고 자연스럽게 활짝 열리고 호감이 듬뿍 솟는다. 세상과 사람들을 망치는 몸튼튼 머리텅텅 저질스런 캐릭터들이 난 정말 지긋지긋하다. 남자다! 진짜 사나이다! 류의 남자다운 특성은 정세랑 세계에선 악역을 제외하면 없다.


     

    누구와도 좀처럼 말다툼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 좋아했어요.


    농담으로라도 비열한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는 사람이라서요.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배려하고 신경 써주는 사람이라 좋았어요.


    오빠는 자주 아팠는데, 그래서인지 제가 조금이라도 아픈 날이면 귀신처럼 알아채곤 했었어요.


    오빠가 얼마나 아팠는지 알았더라면 좋아한다고 더 일찍 말했을 텐데.


     

    세계를 조망하는 폭이 넓고, 저항의 메시지도 음악처럼 은근하고 한결같이 이야기 전반에 흐르고, 인간과 세상에 대해 작가가 포기하지 않는 낙관이 반갑다. 그리고 억지로 덧발라진 어색한 전개도 없어서 정말 재미있다. 분명 현실과 일상에 밀착된 다큐처럼 생생한 이야기들이 어느새 신선한 SF로 옮겨가 있다. 정세랑 작가의 상상은 그 아이디어가 완전히 새롭게 느껴지는 독자에게도 공감할 수 있는 요소들이 가득 해서 낯설지 않다.


     

    첫사랑이 조금 더 많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대개 사랑이 바래는 것은 소중한 순간들을 잊고 서로를 함부로 대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므로, 


    이제 잊히지 않는 기억들로 사랑은 유지되었다.


     

    능력과는 별개로 정신적 문제가 있지 않으면 광신자로 묘사되기도 했던 초능력자가 뜻밖에 제일 코믹한 인물로 등장하기도 하고, 행성을 운영하는 대단히 지성적인 식물체인 나팔꽃 언니 - 호칭이 정말 정겹다 - 는 미소로 맞이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예쁜 캐릭터이다. 정세랑 작가는 나팔꽃 언니를 절친처럼 사랑하고 아끼는 것이 분명하다.


     

    담백한 문장들에 마음이 넘쳐흐른다. 상상이라도 절절하게 그리워한 누군가를 볼 수 있다면, 알고 보니 다 거짓이고 불가능한 일이었더라도 기꺼이 속아서 달려가는 그 행복한 순간이 있다면, <11분의 1>을 읽고 나니 예전에 <피프티 피플>을 읽고 난 뒤처럼 눈물이 또르륵 흐른다. <목소리를 드릴게요>는 하루 빨리 영화나 드라마로 재탄생되었으면 좋겠다. 아동도서도 아니고 만화도 아닌데, 기쁘고 반갑게 꼬맹이들이 가장 짧은 단편 <미싱 핑거와 점핑 걸의 대모험>을 재밌게 읽고 신나한다. 행복한 시간이다.


     

    완벽한 풍경이었다.


    하루를 더 살아남는다 해도.


    그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기 위해 다시는 내다보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다.


    그런 완결성이 사람에겐 필요한 것이다.


    운동선수에게 메달이 필요하듯이.


     

    어서 어서 다음 신간을 하사해 주시길…….

  • 목소리를 드릴게요 | jh**ung62 | 2020.04.20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정세랑 작가님의 ' 목소리를 드릴게요 ' 라는 책을 읽어보면서, 새로운 시각의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의 한국 사회...

    정세랑 작가님의 ' 목소리를 드릴게요 ' 라는 책을 읽어보면서, 새로운 시각의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 특히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모습을 잘 그려낸 정세랑 작가님의 이번 새로운 신간 ' 목소리를 드릴게요 ' 책을 읽어보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낸 멋있는 작가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 색을 나타내는 글을 쓰는 일은 무척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 목소리를 드릴게요 ' 라는 책을 읽으면서 어쩜 이런 소설이 탄생하였는지, 읽으면서 재미있고,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인공이 맞서는 존재들은 모두 선제공격을 섬슴지 않는 인물들이 나오는데, 우리 현대 사회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님의 책을 읽으면서 sf 장르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 작품입니다.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 목소리를 드릴게요 | po**e51 | 2020.04.03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정세랑 작가님의 << 목소리를 드릴게요 >>> 라는 책을 구매하였습니다. 정세랑 작가님의 <&...

    정세랑 작가님의 << 목소리를 드릴게요 >>> 라는 책을 구매하였습니다. 정세랑 작가님의 << 목소리를 드릴게요 >> 라는 책 스타일의 책은 평소 접해봤던 책 스타일과는 다른 스타일이어서 읽는 동안 흥미로웠습니다. 어떻게 이런 스타일의 이야기를 쓰셨는지... 읽으면서 신기했고, 감탄했습니다. 주인공들의 삶, 주인공들이 감정을 중심으로 제가 그 사람이 되어 본다는 생각을 하며 읽어 보았습니다.

    사랑하지 않는 세계는 나의 세계가 아닌 것입니다.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받아들이고 싶은 세계와 그럴 수 없는 혹은 그러고 싶지 않은 '외부' 사이의 간격은 이 단편집 전체에서 반복적으로 제시된다는 책의 내용.

    특히 이 책은 여성성과 자연을 주로 표현하고,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어서 읽는 동안 현재 사회의 모습을 많이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요인물들의 감정을 대입하여 읽어 보니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르게 읽어 나갔네요. 추천합니다.

  • 목소리를 드릴게요 | pa**yj01 | 2020.02.2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이 책은 8개의 단편소설을 묶은 책인데   인물들의 다양한 모습이 제시...

     

     

     

    이 책은 8개의 단편소설을 묶은 책인데

     

    인물들의 다양한 모습이 제시되어 재미있다.

     

    사라지는 손가락을 찾으러 가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우주선에 갇혀 기약도 없이 위성으로 떠나기도 하고,

     

    거대한 지렁이가 멸망으로 향하고 있던 지구를 집어 삼켜 지하세계에 살기도 한다.

     

    지구를 본따 만든 조악한 모조 지구라는 위성관광지에 납치되어 일하다가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3시간의 확실한 기억을 보장하는 알약에 속수무책이 되기도 한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타고나기를 누군가를 곤경에 빠지게 만드는 이상한 초능력을 보유한 사람들이 수용소에 함께 지내며,

     

    인구의 1/3이 좀비가 되는 사태가 발생하는데 명절 선물로 주려고 했던 참치캔 세트를 먹어가며 그 혼돈 속에서 살아남다.

     

    작가가 설정한 상황이 황당하고 캐릭터들의 선택도 특이해서 뭐야... 싶은 순간도 매우 많다.

     

    다행히 사람들이 불안과 혼돈에만 빠지지는 않는다.

     

    주인공들은 어떤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고,

     

    인간과 자연에 대한 애정을 보이기도 한다.

     

    "인류가 또 한번 해결책을 찾았다고 안심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개는 무언가 더 남아있을거라는 미적지근한 예감에 시달렸다. 그도 그럴것이 여전히 지구 곳곳에서 사람들은 비극을 잊었다.

     

    살해현장에서는 바로 파티가 열렸고,

     

    대학살은 순식간에 정당화 되었으며,

     

    독재자의 자녀들이 적법하게 정권을 계승받았다.

     

    똑같은 구호를 외치며 똑같은 테러를 저질렀다.

     

    비극을 잊어버리는 시대의 전쟁이란 말할 것도 없이 참혹했다.

     

    인류의 역사가 곤두박질치고 있다고 그나마 가치있던 부분이 끝장났다고 고개를 흔드는 사람과

     

    비참함이라곤 1그램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어깨를 부딪치며 같은 길을 걸었다.

     

    잊지 않은 사람들과 잃어버린 사람들은 서로를 불신했다."

     

     

    작가의 걱정과 근심이 잘 보이는 문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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