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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보다 성스러운(FoP(포비든 플래닛) 1)(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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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쪽 | 양장
ISBN-10 : 1159922470
ISBN-13 : 9791159922473
천국보다 성스러운(FoP(포비든 플래닛) 1)(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김보영 | 출판사 알마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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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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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거의 새책급이네요. 5점 만점에 5점 dmswo0*** 2019.11.14
25 좋습니다 책상태도 좋아요 5점 만점에 5점 77ka*** 2019.11.12
24 감솨합니다^^ 고맙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cmw1*** 2019.11.09
23 `1234567890 5점 만점에 5점 p3*** 2019.11.08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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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일상화된 모순과 역사를 지배해온 신성한 보편에 불경한 질문을 던지다! 현실과 이상이 결합하는 낯선 행성, 견고한 일상의 궤도에 틈입하는 새로운 소설 시리즈 「FoP(포비든 플래닛)」. 가장 SF다운 SF를 쓰는 작가로 알려지며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 시나리오 자문을 맡기도 했던 김보영 작가의 『천국보다 성스러운』. 신앙과 젠더, 종교와 페미니즘이라는 만나기 어려워 보이는 영역들을 신의 강림이라는 기이한 사건 속에서 풀어낸 작품으로, 책으로 묶이기 전, 적막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작가로 알려진 변영근과의 협업으로 미술관 ‘전시공간’에서 먼저 공개되며 호평 받았다.

광화문 한복판에 신이 강림했다. 사건은 놀라웠지만 신의 형상은 익숙했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에서 아담과 손가락 장난을 치고 있는 그 남자의 얼굴로, 신은 남자 · 백인 · 이성애자 · 비장애인의 형상으로 내려왔다. 신이 강림한 날, 퇴근 후 서울의 좁은 아파트 부엌에서 허겁지겁 밥을 차리는 영희에게 아버지가 말했다. 그는 방에 드러누워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되는 신의 얼굴을 보며, 신의 형상이 저러하니 나를 경애해달라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말했다. “역시, 신은 남자로구나….”

저자소개

저자 : 김보영
가장 SF다운 SF를 쓰는 작가이자, 한국 SF 팬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게임 개발자 겸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다가 2004년 제1회 과학기술창작문예 공모전에서 《촉각의 경험》으로 중편 부문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과학문학상 심사위원을 역임했고, 영화 〈설국열차〉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으며, 폴라리스 워크숍에서 SF 소설 쓰기 지도를 하거나, 다양한 SF 단편집을 기획하는 등 SF 생태계 전반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소설과 소설집으로 《멀리 가는 이야기》 《진화신화》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저 이승의 선지자》 등이 있다.

그림 : 변영근
적막의 아름다움을 그리는 작가로, 일러스트레이션과 만화의 경계에서 수채물감으로 작업하고 있다. 순간을 느리게 보며 사건들을 둘러싸고 있는 배경과 놓치기 쉬운 것들을 표현하고자 한다. 최근 그래픽 노블 《낮게 흐르는: Flowing Slowly》을 펴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애프터 다크》, 일본 뮤지션 스커트 싱글앨범 커버 그림과 대한항공 CF 일러스트레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하고 있다.

목차

천국보다 성스러운

발문_ 신의 이름으로 부정당하는 모든 이를 위하여(김용관)

작가의 말_ 절대자가 차별주의자라면 우리는 그 절대성과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

책 속으로

무정한 사람들 같으니라고. 그는 신세 한탄을 한다. 요새 세상이 어떻게 되어먹었기에 아내까지 잃은 불쌍한 늙은이 하나 돌볼 사람이 없단 말인가. 그는 채널을 돌리며 구차함을 잊고자 한다. 그는 선한 사람이고 사는 게 별 볼 일 없다는 것도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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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한 사람들 같으니라고. 그는 신세 한탄을 한다. 요새 세상이 어떻게 되어먹었기에 아내까지 잃은 불쌍한 늙은이 하나 돌볼 사람이 없단 말인가.
그는 채널을 돌리며 구차함을 잊고자 한다. 그는 선한 사람이고 사는 게 별 볼 일 없다는 것도 이해한다. 그러다가도 고작 삼시 세끼 먹기가 왜 이리 서러운가 싶어 울화통이 터지곤 한다.
그는 알지 못한다. 아주 간단히 그 구차함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것을. 가족에게서 괄시 대신 사랑을, 멸시 대신 존경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가족의 화목과 삶의 풍요가 그의 것이 되리라는 것을. 잃어버린 모든 품위와 권위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을. 그가 지금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에 들어가기만 한다면.
쌀을 씻어 밥통에 넣고, 냄비에 국을 앉히기만 한다면. 더러워진 옷을 세탁기에 넣어 돌리기만 한다면. 빗자루를 들어 집을 쓸고 걸레질을 한다면.
하지만 그는 영영 깨닫지 못할 것이다. 그의 비천함은 오직 그가 하루를 온전히 홀로 생존하지 못하는 데에서 온다는 것을. 그의 구차함은 오로지 남이 지은 밥을 대가 없이 제 입에 쑤셔 넣는 데에서 온다는 것을.
_11~12쪽

“너 말고 여자 로봇이 시중을 들어주면 좋겠어. 너처럼 두툼하고 깡통처럼 생긴 로봇 말고 말야. 좀 꾸리꾸리하잖아. 냄새도 나는 것 같고. 여자가 옆에서 말벗도 되어 주고 밥도 좀 해주고 사실 그… 육체적인 것도 해주면 좋겠지만 기능이 없다면 어쩔 수 없지. 아무튼 여자 로봇을 불러줘. 너희 중에서 가장 예쁘고 섹시한 친구로. 그거 말곤 난 별로 바라는 거 없어.”
남자는 얼굴을 살짝 붉히며 말한 뒤 자신의 너그러움과 소박함에 대한 가벼운 찬사라도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Al을 보았다.
Al은 정지해 있었다. 숨을 쉬지도 눈도 깜박이지 않는 철로 된 생물(이라고 봐야겠지…)이 동작을 멈추고 입을 다무니 적막의 무게가 달랐다. 남자는 뼛속까지 도로 얼어붙는 기분에 사로잡혔다. 잘못했으니 그만 도로 냉동실로 돌아가고 싶다고 고백하고 싶어질 즈음 Al이 입을 열었다.
“여자가 무엇입니까?”
남자는 겨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인간인데 나랑 좀 다른 인간이야. 가슴이 있고…”
“그러면 로봇 중에는 여자가 없습니다.”
“알아. 그게 아니라 내 말은 여자처럼 생긴 로봇 말이야. 마르고 가슴이 있고 엉덩이가 좀 나왔고 얼굴이 좀 예쁜…”
“제 외모에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남자는 이처럼 간단한 문제에 왜 이렇게 구구절절 설명이 필요한지 혼란스러워하며 Al을 앉혀놓고 대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설명을 들은 Al은 더 깊은 신학적 혼란에 빠졌을 뿐이었다.
“죄송합니다만 신이시여.”
Al은 신중하게 물었다.
“지금 말씀하시는 여자라는 것은, 말하자면 모델명인지요?”
_35~37쪽

최고회의장은 얼음 같은 침묵에 빠졌다. 로봇인류중 최고의 지성만을 모아놓은 자리였건만 신의 이 기이한 주문을 이해할 수 있는 이는 없었다. 그들 중 가장 신앙에 회의적인 원자학부의 Cal이 말문을 뗐다.
“저는 신이 아무리 모순적인 지시를 한다 해도 따라야 한다는 데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신의 주문이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좀 황당할 뿐이지요.”
대신관 Al이 변명했다.
“좀 황당한 수준이 아닙니다. CPU도 저장용량도 메인보드도 아니고 가슴과 엉덩이 부품의 크기로 로봇을 분류하고 역할을 나누라는 이 엽기적인 지시는 뭐란 말입니까? 우리를 전선 모양이나 엔진 색깔로 분류하라는 지시가 그보다 덜 황당하겠습니다.”
“신께서 이런 지시를 하신 의도가 뭘까요?”
신전의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그래서 대신관에게 호의적인 편인 건축학부의 K가 조심스레 질문했다.
“신의 뜻은 오묘하니 감히 우리 피조물이 가늠하기…”
_38~39쪽

“역시, 신은 남자로구나.”
영희는 아버지를 물끄러미 마주보았다.
어쩌면 사람이 이토록 초라한가. 초월자로서의 능력도 지혜도 교양도 후광도 초능력도 거대함도 위엄도 없는 사람이, 신과 고작 단 하나의 닮은 점밖에 찾지 못한 하찮은 피조물이, 고작 그것 하나를 두고 신이 자신과 동류라는 확신에 젖어 말한다.
제 옆에 있는 가족더러 너는 그렇기에 나보다 못한 존재가 아니겠느냐고, 너는 나보다 열등하지 않느냐고, 받아들이고 나를 경애해달라고 애처롭게 눈을 빛내며.
“역시, 신은 남자로구나.”

하지만 TV를 보던 어떤 사람들은 다른 말을 했다.
“역시, 신은 백인이었어.”
그들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친구, 동료, 애인, 아내를 벅찬 얼굴로 바라보았다. 자신의 신성함과 우월성을 확신하며 동시에 상대의 열등함을 확인하는 얼굴로.
말은 계속 이어졌다.

“코카서스 인종이야.”
“남방계인데.”
“역시 노인이로군.”
“장애인이 아니야.”
“이성애자일 줄은 알고 있었지만.”
“얼굴에 여드름도 없지.”
“대머리도 아니고.”
“역시 키가 커.”
“근육질이야.”
“관상학적으로 태양인이네.”
“귓불이 넓어.”
“복점 있는 것 봤어?”
“유태인 전통 복장을 입고 있잖아! 역시 신은 유태인이었어!”
_56~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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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한국 SF 팬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김보영 적막의 아름다움을 이미지로 포착하는 변영근 알마 FoP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환상의 콜라보레이션! “하늘에서 신이 내려왔습니다 신은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모든 것이 변했습...

[출판사서평 더 보기]

한국 SF 팬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김보영
적막의 아름다움을 이미지로 포착하는 변영근
알마 FoP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환상의 콜라보레이션!

“하늘에서 신이 내려왔습니다
신은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신이 차별주의자라는 생각,
그로부터 시작된 다섯 가지 ‘불경한’ 상상과 압도적 그래픽의 콜라보레이션

광화문 한복판에 신이 강림했다. 사건은 놀라웠지만 신의 형상은 익숙했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에서 아담과 손가락 장난을 치고 있는 그 남자의 얼굴로, 신은 남자 · 백인 · 이성애자 · 비장애인의 형상으로 내려왔다. 신이 강림한 날, 퇴근 후 서울의 좁은 아파트 부엌에서 허겁지겁 밥을 차리는 영희에게 아버지가 말했다. 그는 방에 드러누워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되는 신의 얼굴을 보며, 신의 형상이 저러하니 나를 경애해달라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말했다. “역시, 신은 남자로구나….”

《천국보다 성스러운》은 치밀한 세계관과 담대하고 전복적인 사고실험, 인간 본성에 대한 존재론적 사유로 한국 SF 팬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김보영 작가가 신앙과 젠더, 종교와 페미니즘이라는 만나기 어려워 보이는 영역들을 신의 강림이라는 기이한 사건 속에서 풀어낸 작품이다. 서울 아파트의 비좁은 부엌 한구석에서 시작된 주인공 영희의 다섯 가지 상상은 광화문의 하늘과 그 아래 혼잡한 광장, 인류가 절멸한 먼 미래를 오가며 한국 사회의 일상화된 모순과 역사를 지배해온 ‘신성한 보편’에 ‘불경한’ 질문을 던진다. 절대자가 차별주의자라면, 우리는 그 절대성과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

이 책은 ‘적막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작가’로 알려진 변영근의 ‘오프닝 그래픽’으로 시작된다. 태양과 같은 광량을 내뿜으며 현신한 신의 모습을 몽환적 색감의 압도적이고도 서정적인 풍경으로 그려낸 변영근 작가는 소설의 흐름과는 다른, 그래픽으로만 이루어진 짧고 상징적인 또 하나의 서사를 완성했다. 한 권의 소설책 안에 변주된 이야기를 담아낸 만큼, 오프닝 그래픽은 본문 페이지와는 다른 별색 잉크로 인쇄된 색지를 삽입하여 제본했다. 두 작가의 협업은 책으로 묶이기 전 미술관 ‘전시공간全時空間’에서 먼저 공개되며 호평받았고, 《천국보다 성스러운》으로 정식 출간되었다.

절대자가 차별주의자라면,
우리는 그 절대성과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

가장 SF다운 SF를 쓰는 작가로 알려지며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시나리오 자문을 맡기도 했던 김보영 작가가 이번에는 성소수자와 페미니즘을 정면으로 다루는 소설을 펴냈다. 유난히도 노을이 붉은 저녁, 과학이 지배하지 않는 시절이었다면 신관들이며 점쟁이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신의 계시라며 호들갑을 떨 만큼 짙은 핏빛으로 하늘이 물든 그날, 광장의 하늘에 신이 내려오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첫 번째 이야기인 인류 역사에 대한 짧은 우화는 남자와 여자를 가르고 그 차이를 성역화한 기나긴 과정이 신의 이름으로, 신의 의지를 빌려 자행되었음을 간추려 보여준다. 남자는, 백인은, 이성애자는, 비장애인은 필요할 때 자신을 닮은 모습으로 신을 소환하지 않았던가. 두 번째 이야기에서 인간은 미래의 신이 된다. 인류가 절멸한 미래에 인공지능 로봇은 인간을 멸종한 신으로 떠받들고 부활시키려 한다. 그러나 시도는 번번이 실패한다. 신전에 모인 로봇들은 회의를 거듭하지만 신의 비합리성을 납득할 수 없다. 잠시 엔진을 달구며 전자두뇌를 맞댄 그들은 고심 끝에 설마 하는 마음으로 한 가지 다른 방식을 시도한다. 인간에게는 당연한 일일지 모르나, 로봇에게는 믿을 수 없는 방식을.

세 번째 이야기부터 영희의 상상과 현실은 뒤섞이기 시작한다. 유난히도 노을이 붉은 저녁 광화문 하늘에서 신이 내려온다. 어떤 미치광이가 장난으로 만든 홀로그램일까? 어쩌면 첨단 기술로 빚어낸 새로운 홍보물일까? 신의 형상은 답하지 않는다. 그러나 생김새만으로도 신은 아주 명확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신을 본 사람들은 모두들 신과 자신의 공통점을 찾아내려고 혈안이다. 신의 강림이라는 새로운 조건에 처해진 인간의 반응이란 실로 그럴 것이다. 우선 두려워할 것이고, 절대자의 의중이 궁금할 것이며, 말없이 외형을 매개로 메시지를 전하는 신으로부터 자신과의 공통점을 찾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어쩌면 신이 강림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자신과 성별, 성적 취향, 세대, 피부색, 민족이 같은 신을 소환하여 자신의 주장과 존재의 정당성을 얻으려는 사람들은 역사를 통틀어 늘 있지 않았나. 신과 닮지 않은 자들의 역사는 늘 지워졌고, 그 사실은 광화문 광장의 하늘에 신이 내려온다 한들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기이한 사건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삭제되지만 영희는 무언가를 깨닫고 행동하기 시작한다. 영희의 마지막 상상은 먼 미래가 아닌, 우리 세대의 한 순간이다. 그것은 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불가능한 ‘천국’과 같은 세계가 아닌 가능한 다른 세계로서의 우리가 디딘 ‘지상’이다. 신을 소환하지 않는, 천국보다 성스러운 지상을 만드는 일은 스스로가 온 세상에 뿌려진 신의 한 파편임을 지각하는 사람들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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