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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네가비밀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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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ISBN-10 : 8960787086
ISBN-13 : 9788960787087
마침내 네가비밀이되었다 [양장] 중고
저자 김윤배 | 출판사 휴먼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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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1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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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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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 한국시

휴먼앤북스 낭만시선을 출범하며 휴먼앤북스 출판사는 운명에 맞서 사랑을 개척하고, 아름다움의 진실을 시의 언어로 표현하는 낭만시선 시리즈를 출간한다. 1920년대 나타난 한국의 퇴폐적인 낭만 시들은 데카당스의 다른 이름이었으며, 이후 시에 있어서의 낭만주의는 진부한 것으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정신의 폐허 위에 시를 통해 진정성의 성채를 세우려는 시도는 시의 근원이었기에, 원래 의미의 낭만주의는 21세기적 현실에서도 오히려 절실하다. 이에 인간 내면의 진실과 언어의 아름다운 질서를 추구하는 시집 시리즈를 출범한다. 문학의 바다에 시의 돛을 달고 바람을 가르는 낭만시선의 출항(出港)이다.
휴먼앤북스 낭만시선 편집위원_ 홍신선, 김윤배, 김명인, 이숭원

‘몸과 바람과 시간의 편력’으로 노래하는 절절한 사랑의 비가

김윤배 시집 『마침내 네가 비밀이 되었다』에서 독자가 받는 느낌은, 시인이 새삼 일깨우는 사랑이나 헌신(獻身)에 관한 신산한 감상이 아닐 것이다. 그가 매창(梅窓)에 빙의하여 토로하는 속내 그대로 “고도, 그 모멸의 행간을 읽지 못하면” 삶은 “살이 찢겨지는 수치(「고도, 그 모멸의 행간을 읽지 못하면」)”인 까닭에, 그의 전언들은 실로 부대끼며 살아온 세계를 다시 한 번 다잡아보는 절박한 고백일 수 있다. 그는 “세상은 알고 너만 모르는 희망은 어느 계절이냐고는 묻지 않는다”(「너는, 질문으로 가득 찬 계절이다」). 그 질문만큼은 쉽사리 대답할 수 없는 것은 삶의 비의가 시 보다 넓고 깊은 탓이다. 장시에 가깝게 활짝 젖혀놓은 시인의 속내, 「바람은 내가 누구의 과거인지 안다」를 구획하고 있는 소제목을 떠올린다면 그는 내면의 산책자임이 분명하지만, 시의 소요가 인간의 분별로도 간추려진다는 점에서 그의 어휘 중에서 중심을 이루는 것은 몸과 바람과 시간이다. 그러므로 이 시집에서 필자가 읽어낸 것 또한 꽃을 갈무리하는 ‘사서’의 시간과 바람의 상상력에 관한 시인의 호기심이다. 그는 쓴다, 몸과 바람과 시간의 편력을! 그것들을 고스란히 경과하는 것이 꽃이라면, 그의 시편 여기저기에 낭만적 상상력이 편만해 있는 것은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 그가 동백꽃을 갈무리하는 시인으로서 이 편애를 앞세울 때, 꽃 곧 시는 입술과 가슴과 둔부를 지닌 육체로 현화(現化)한다. 그리하여 비화(飛花)에 이르도록 한 생의 서사로 흩날리는 것이 꽃이라면, 그 요약된 줄거리는 “영원에 이르지 못하는 서러운 기록”(「동백꽃 사서」)일 것이다. 분방한 상상력 속으로 변화무쌍한 이야기를 끝없이 미끄러뜨리려는 열정에 가득 차 있는 한, 시의 ‘사서’로서 시인의 나날은 “경계 속의 모호한 꽃과 /모호한 무지개 /모호한 안개 /모호한 영토/ 모호한 기호를”(「몽혼의 날개」) 채록하고 분석하느라 오래도록 분망할 게 분명하다.

저자소개

저자 : 김윤배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수학, 인하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86년 『세계의 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겨울 숲에서』 『떠돌이의 노래』 『강 깊은 당신 편지』 『굴욕은 아름답다』 『따뜻한 말 속에 욕망이 숨어 있다』 『슬프도록 비천하고 슬프도록 당당한』 『부론에서 길을 잃 다』 『혹독한 기다림 위에 있다』 『바람의 등을 보았다』 장시집 『사당 바우덕이』 『시베리아의 침묵』 산문집 『시인들이 풍경』 『최울가는 울보가 아니다』 평문집 『김수영 시학』 동화집 『비를 부르는 소년』 『두노야 힘내』 등을 상자했다.

목차

제1부 도문을 말하다
도문을 말하다
반으로 하나인
징후
슬픈 등뼈
감옥
흰 어둠
바그네리안
폐족의 시간
너는, 질문으로 가득 찬 계절이다
남당, 아득한 맨발
비의의 페르소나
바람은 내가 누구의 과거인지 안다
블루노트
카사블랑카의 밀항
율려
소도시의 우울
밀령

제2부 줄포의 새벽
줄포의 새벽
먼 하늘 본다
미선나무 흰 꽃의 시간
오, 오
마침내, 네가 비밀이 되었다
보라색 꽃등
다만, 모련이어서
스물 네 살의 산정
영혼이 닿았던 순간은
몸의 작은 틈으로
끝내, 저버리지 못 할
바람의 방향은 바람도 모른다
내 몸 빌어쓰다 떠난
그곳
어죽이네의 일상
복수초 노란 꽃이 은유에 걸려 있는 밤

제3부 파문 후의 꽃고비꽃
파문 후의 꽃고비꽃
그늘의 서식
자미 꽃그늘 돌아서는
꽃물 든 무릎
적소
고도, 그 모멸의 행간
모항
악마의 속삭임
찬, 찬
좌초의 선험
날, 날
황강
암각의 새
메타세쿼이아숲으로 간 사람
구절의 심장
서로에게 난민이었다
허구의 젊은 날들

제4부 베르베르의 붉은 저녁
베르베르의 붉은 저녁
헹켈 트윈 컬렉션
연흔
동백꽃 사서
붉은 맨드라미
여기 지금, 따스한 모두
우아한 서가
서러운 개화
석조기둥의 기억
블론디를 보낸 후
봉인 없는 시대
배꽃이 참람이다
환청
시인의 잠
몰락하는 오늘
꽃 진 자리에 내리는 눈
몽혼의 날개
양방향 열쇠의 밤

제5부 눈빛의 흔적이 몸을 이룬다
눈빛의 흔적이 몸을 이룬다
바람의 집 한 채
선택
너는 슬픈 시엔
님 웨일즈의 부드러운 역광
강남역 10번 출구
불운
이별 형식
명정동 194번지
나는, 돈강 어디쯤 흐르고 있을까
축배 없는 승리
E나라로 가는 길
쓸모없는 것들을 위한 송가
엔딩 자막
내 안에 몇 개의 어둠과 몇 개의 아침이 있다
산수유, 붉은 열매를 버리다
긴 복도
시선
<작품 해설> 역류의 사랑, 절대의 사랑 - 이숭원(문학평론가)

책 속으로

도문을 말하다 강물은 강물로 흘러 고원을 다 담으면 안 되는 거다 강물이 설렘이라면 아, 강물이 소멸이라면, 망각이라면 안 되는 거다 기다림이라면, 슬픔이라면 안 되는 거다 강물이 안타까움이라면 될까 안타까움으로 역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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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문을 말하다

강물은 강물로 흘러 고원을 다 담으면 안 되는 거다

강물이 설렘이라면

아, 강물이 소멸이라면, 망각이라면

안 되는 거다 기다림이라면, 슬픔이라면 안 되는 거다

강물이 안타까움이라면 될까

안타까움으로 역류의 하루다

하루는 일 년이고 백 년이다

안타까움을 놓고 시간을 말하면 안 되는 거다

안타까움을 놓고 죽음을 말하면 안 되는 거다

도문, 저 급류를 놓고 피 흐르는 역사를 말하면 안 되는 거다

어둠이여!

빛이여!



슬픈 등뼈

가이드는 사파리를 안내하며 읊조리듯 말한다

아프리카 남부 오지로 들어가면 불륜을 저지른 남녀를 말에 매 달아 달리게 하는 형벌이 있습니다 추장이 지휘하고 부족 모두가 이 극형 장면을 보게 됩니다 모든 정염이 잿빛으로 변한다는 걸 알았다하더라도 달빛을 꺾었을 남녀입니다 정오가 되면 남녀를 묶어 말에 매답니다 궁사는 말 엉덩이에 화살을 쏩니다 말이 놀라 뛰기 시작합니다 말은 밤이 되어서야 마을로 돌아옵니다 돌아온 말의 로프에는 남녀의 등뼈가 매달려 있습니다 밀림은 검게 빛나고 별들 광활한 어둠 속으로 숨습니다 달빛은 등뼈를 희미하게 비춥니다 등뼈에는 안타까운 비명, 푸르게 빛납니다 무거운 적막 흐릅니다

훼절되는 관절 어느 지점에서 서로의 눈빛을 잃고, 목소리를 잃었는지



베르베르의 붉은 저녁

붉은 땅 베르베르로 가겠네

손바닥을 붉게 물들이고 등도 붉게 문신하고
볼 붉은 아이를 낳고 아이의 붉은 잇몸을 보겠네

붉은 흙으로 붉은 집을 지어 사하라를 건너 온
귀한 사람을 위해 넓다란 응접실을 만들고
화덕에 커다란 빵을 굽고 마끌루바를 내겠네

붉은 땅 베르베르로 가겠네

가서, 붉은 벽돌에 설형문자로 사막을 노래하겠네

버킷리스트의 목록이 하나 남을 때까지
베르베르의 붉은 흙집에서
사막으로 지는 해를 보겠네

사하라에 묻힌 낙타의 턱뼈가 붉게 물들 때까지
붉은 모래바람은 사구에서 사구로 옮겨 갈 것이지만
하나 남은 버킷리스트를 열지 않겠네

베르베르의 붉은 저녁

멀리 사하라 넘어 한 생애, 붉게 물들이는 그날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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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일상적 세속적 관습을 거부하는 역류의 사랑, 절대의 사랑을 탐색하다 사랑의 속살은 복잡 미묘해서 제대로 헤아리기가 어렵다. 사랑의 표피를 들추면 황홀함, 기쁨, 외로움, 그리움, 슬픔 등의 감정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것이 사랑의 전부가 아...

[출판사서평 더 보기]

일상적 세속적 관습을 거부하는 역류의 사랑, 절대의 사랑을 탐색하다

사랑의 속살은 복잡 미묘해서 제대로 헤아리기가 어렵다. 사랑의 표피를 들추면 황홀함, 기쁨, 외로움, 그리움, 슬픔 등의 감정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것이 사랑의 전부가 아니다. 다시 내피를 들추면 안타까움, 괴로움, 분노, 저주, 파탄, 자멸 등의 착잡한 정동情動이 출몰한다. 사랑의 대상이 무엇이냐에 따라 감정의 층위는 다양한 편차를 보인다. 이성간의 사랑의 경우, 과거의 애틋한 사랑은 보랏빛 환영으로 떠오르지만, 그것을 추억하는 사람의 내면은 쓸쓸하기 그지없다. 그런 종류의 사랑은 황홀하면서도 외롭고, 그리우면서도 애달픈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김윤배 시인은 그렇게 복잡 미묘한 사랑의 바다를 향해 탐사의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

다음 시는 사랑의 처절함을 극단적 형태로 제시한다. 우리는 이 장면을 통해 인간 사랑의 절대적 모순을 체험하게 된다.

가이드는 사파리를 안내하며 읊조리듯 말한다

아프리카 남부 오지로 들어가면 불륜을 저지른 남녀를 말에 매달아 달리게 하는 형벌이 있습니다 추장이 지휘하고 부족 모두가 이 극형 장면을 보게 됩니다 모든 정염이 잿빛으로 변한다는 걸 알았다하더라도 달빛을 꺾었을 남녀입니다 정오가 되면 남녀를 묶어 말에 매답니다 궁사는 말 엉덩이에 화살을 쏩니다 말이 놀라 뛰기 시작합니다
말은 밤이 되어서야 마을로 돌아옵니다
돌아온 말의 로프에는 남녀의 등뼈가 매달려 있습니다
밀림은 검게 빛나고 별들 광활한 어둠 속으로 숨습니다
달빛은 등뼈를 희미하게 비춥니다
등뼈에는 안타까운 비명, 푸르게 빛납니다
무거운 적막 흐릅니다

훼절되는 관절의 어느 지점에서 서로의 눈빛을 잃고, 목소리를 잃었는지
?슬픈 등뼈? 전문

사회의 금기를 어기고 불륜의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도 판단력이 있기에 자신들의 사랑이 타인의 지탄을 받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사랑의 마력에 매혹된 사람은 불타는 열정으로 인해 사회적 형벌에 대한 공포도 사소하게 여긴다. 유사 이래 불륜남녀를 처벌하는 방식이 다양한 형태로 전해 오는 것은 태초로부터 불륜의 사랑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어떠한 외부의 압력에도 멈출 수 없는 사랑의 열정은 사회의 윤리적 통제를 무화시킨다. 불륜에 가하는 형벌이 아무리 끔찍해도 사랑에 빠진 사람은 사회의 금기를 넘어서게 되어 있다. 이것이 인류 역사에 길이 전하는 사랑의 모순율이다.(...)

인간은 늘 혼자인데 혼자인 주체가 다른 주체를 만나 사랑을 나눈다는 것은 일종의 기적이다. 그래서 사랑의 열병에 후회가 없고 사랑의 운명에 추락이 없다. 사랑의 환생을 믿는 사람에게 죽음을 알리는 묘비명은 무의미하고 죽은 자의 이름을 부르는 호곡이나 묵념도 의미가 없다. 환생을 믿기에 운명의 사랑에 돌진하고 돌 속에 묻혀 천년의 세월을 버틸 수 있다. 사랑의 꿈은 풍화되는 법이 없고 암석의 단층에 갇히지 않는다. 암각의 새가 눈동자를 움직여 날개를 펼치는 날은 새로운 운명의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이곳과는 다른 곳에서 사랑이 시작되는 것이니 과거의 사연을 따질 필요가 없고 그들의 미래를 걱정할 필요도 없다. 새로운 사랑의 언약이 시작되었으니 모든 것을 운명에 맡길 뿐이다.
새로운 사랑의 꽃을 피우는 사람에게 고뇌가 없을 리 없다. 그러나 그것은 온전히 그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꽃이 필 때 아픔을 견디고 스스로 피어났으니 질 때도 누구를 원망할 필요가 없다. 꽃이 질 때의 슬픔과 아픔도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꽃이 질 때 무슨 소리를 남겼느냐고 물을 필요도 없고 꽃 진 자리를 건너다보며 아픈 독백을 읊조릴 필요도 없다. 꽃이 지는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여 눈 먼 사람처럼 침묵을 지키는 것이 온당한 일이다. 가장 예민한 관절이 통째 훼절되는 순간에도 사랑하는 상대의 눈빛을 보며 그 눈빛의 애잔함과 떨림을 놓치지 않으려는 것이 사랑의 속성이다. 인간 내면의 모순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사랑이다.
김윤배의 이번 시집은 인간의 일상적 세속적 관습을 거슬러 올라 사랑의 뿌리를 흔드는 역류의 사랑, 환생의 시간을 오르내리며 어떠한 극한의 곡절에도 꺾이지 않는 절대의 사랑을 집중적으로 탐색했다. 김윤배 시인의 시작 경력에 없던 새로운 서정이고 우리 시의 경로에도 흔히 보이지 않던 이채로운 시도다. 세월의 흐름을 역류하여 새로운 서정을 창조한 시인의 저력에 박수를 보내며 이 항해가 또 다른 전환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 이숭원(평론가),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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