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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마리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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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격外
ISBN-10 : 1130610373
ISBN-13 : 9791130610375
브릿마리 여기 있다 중고
저자 프레드릭 배크만 | 역자 이은선 | 출판사 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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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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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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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브릿마리, 여기 있다! 《오베라는 남자》의 저자 프레드릭 배크만의 신작 장편소설 『브릿마리 여기 있다』. 타고난 결벽증에 까다롭기 그지없고, 늘 과하게 솔직해 이웃에게도, 남편에게도 수동 공격적이며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오해를 사는 브릿마리. 그런 탓에 늘 누군가의 그늘로만 살아오던 브릿마리가 삶의 위기를 겪고 난 뒤 태어나서 처음으로 온전히 나만의 삶을 찾아 떠나는 가슴 뭉클한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엉망진창인 싱크대 서랍을 용서할 수 없는 죄로 여기며, 정신병자가 아닌 이상 새벽 6시에는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매사에 정확하고 깔끔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63세의 브릿마리. 남편의 불륜을 알게 된 후, 짐을 싸들고 집을 나온 그녀는 일단 아무 데라도 취직해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특유의 방식으로 재취업 알선센터 여직원을 ‘족쳐서’ 보르그라는 지역의 레크리에이션 센터 관리인으로 취직하는 데 성공한다. 보르그는 거기까지 가는 길이 있다는 것이 유일한 장점으로 꼽히는 지역이고, 레크리에이션 센터는 철거를 앞둔 건물이다.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어디에선가 날아온 축구공에 머리를 맞아서 기절을 하는 것으로 보르그와 첫 대면을 한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레크리에이션 센터는 바닥이 진흙투성이인 데다 룸메이트로 쥐가 살고 있다. 동네 아이들은 헛발질로 축구공을 차대며, 동네에 하나뿐인 피자 가게(겸 우체국 겸 자동차 정비소 겸 기타 등등)의 주인은 차를 고쳐주겠다고 호언장담하더니 문을 엉뚱한 색으로 칠해놓는다. 이렇게 매일 기함할 일들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브릿마리는 변함없이 제 할 일을 다한다. 조금 달라진 게 있다면, 친구란 게 생기고 축구팀 코치라는 꽤나 미심쩍은 역할을 맡게 된 것 정도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로 인해 브릿마리도, 보르그도 완전히 달라지게 되는데…….

저자소개

저자 : 프레드릭 배크만
저자 프레드릭 배크만 Fredrik Backman은 30대 중반의 유명 블로거이자 칼럼니스트이다. 데뷔작이자 첫 장편소설인 『오베라는 남자』는 그의 블로그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수많은 독자들이 ‘오베’라는 캐릭터에 반해 이야기를 더 써볼 것을 권했고, 그렇게 『오베라는 남자』가 탄생했다. 프레드릭 배크만은 2012년 이 소설로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 출간 즉시 굉장한 인기를 모았고, 인구 9백만의 스웨덴에서 84만 부 이상, 전 세계 280만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미국 아마존 소설 분야 1위, 뉴욕타임스 종합 1위를 기록했다. 40개 언어권에 판권이 수출되며 독일, 영국, 캐나다,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에서 베스트셀러로 등극했으며 2016년에 영화화되어 스웨덴 영화제에서 다양한 부문의 상을 수상했다. 이후 출간한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와 『브릿마리 여기 있다』 역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전 세계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역자 : 이은선
역자 이은선은 연세대학교에서 중어중문학을, 국제학대학원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했다. 편집자, 저작권 담당자를 거쳐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미스터 메르세데스』 『사라의 열쇠』 『셜록 홈즈:모리어티의 죽음』 『딸에게 보내는 편지』 『11/22/63』 『통역사』 『그대로 두기』 『누들 메이커』 『몬스터』 『리딩 프라미스』 『노 임팩트 맨』 등이 있다.

목차

브릿마리 여기 있다 11 / 감사의 말 474 / 옮긴이의 말 477

책 속으로

그녀는 정각 6시에 식은 저녁을 먹는다. 밤새도록 앉아서 켄트를 기다리는 데 인이 박여서 그의 몫을 냉장고에 넣으려고 한다. 하지만 여기 있는 냉장고에는 작은 술병들이 가득 들어 있다. 그녀는 그녀의 것이 아닌 침대에 앉으며 넷째 손가락을 문지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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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정각 6시에 식은 저녁을 먹는다. 밤새도록 앉아서 켄트를 기다리는 데 인이 박여서 그의 몫을 냉장고에 넣으려고 한다. 하지만 여기 있는 냉장고에는 작은 술병들이 가득 들어 있다. 그녀는 그녀의 것이 아닌 침대에 앉으며 넷째 손가락을 문지른다. 불안할 때 나타나는 습관이다.
며칠 전에는 과탄산소다로 매트리스를 유난히 꼼꼼하게 청소한 다음 침대에 앉아 결혼반지를 돌렸다. 그런데 지금은 반지를 꼈던 자리에 남은 하얀 자국을 문지르고 있다.
이 건물에는 주소가 있지만 여기는 그녀가 사는 곳도 아니고 집도 아니다. 바닥에 발코니 화분을 담은 직사각형 모양의 플라스틱 상자가 두 개 놓여 있지만 호텔 객실에는 발코니가 없다. 브릿마리에게는 밤새도록 앉아서 기다릴 사람이 없다.
그래도 그녀는 앉아 있다. _본문 22~23쪽

화분에는 흙만 담겨 있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 밑에서 꽃들이 봄을 기다리고 있다. 겨울에는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것에도 가능성이 있다고 믿으며 물을 주어야 한다. 브릿마리는 자신의 마음속에도 그런 믿음이 있는지 아니면 그저 그러길 바라는 마음뿐인지 더 이상 알 수가 없다. 어쩌면 둘 다 없는지도 모른다. _본문 69~70쪽

모든 열정은 어린애 같다. 진부하고 순수하다. 후천적으로 터득하는 게 아니라 본능적인 것이기에 우리를 압도한다. 우리를 뒤집어놓는다. 우리를 휩쓸고 간다. 다른 모든 감정은 이 땅의 소산이지만 열정은 우주에 거한다.
열정이 의미 있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그게 우리에게 무엇을 주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요구하느냐, 그것이 관건이다. 인간으로서의 품위. 곤혹스러워하는 사람들의 표정과 잘난 척 고개를 젓는 그들의 반응.
벤이 골을 넣자 브릿마리는 고함을 지른다. 그녀의 발바닥이 스포츠 센터 바닥에서 솟구친다. 1월에 그런 축복을 누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우주에서 그런 축복을 누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것만으로도 축구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_본문 383~384쪽

인간이라면 누구나 눈을 감으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린 결정을 모두 떠올릴 수 있다. 그리고 그게 모두 남을 위한 결정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다. _본문 468~469쪽

아침이 보르그에 찾아오지만 태양은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선택할 시간, 난생처음으로 그녀를 위한 길을 선택할 시간을 주고 싶기라도 한 것처럼 자제하며 지평선 위에서 공손하게 기다린다. 마침내 햇살이 지붕 위로 쏟아지자 파란 문이 달린 하얀 차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어쩌면 그녀는 멈출지 모른다. 어쩌면 다른 문을 한 번 더 두드릴지 모른다.
아니면 그냥 달릴지 모른다.
알다시피 브릿마리에게는 연료가 넉넉하지 않은가. _본문 470~471쪽

사실 따지고 보면 배크만의 작품에서 아무 이유 없이 까칠한 사람은 없었다. 오베가 그렇게 까칠했던 이유는 사별한 아내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고, 엘사가 그렇게 까칠했던 이유는 외로움 때문이었고, 브릿마리가 그렇게 까칠했던 이유는 존재를 인정받고 싶은 욕구 때문이었다. 어쩌면 배크만은 지금껏 나이가 너무 많아서 또는 너무 적어서 그것도 아니면 너무 특이해서 발언권 없이 함구하며 지낼 수밖에 없었던 이 세상의 주변인들에게 마이크를 쥐여주고 싶었던 것일지 모른다. 세상과의 소통에 서툴러서 온갖 오해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대변하고 싶었던 것일지 모른다. _옮긴이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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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뉴욕타임스 1위 『오베라는 남자』의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 신작 장편소설! ★★★★★ 2015년 소설 1위, 2016년 아마존 소설 1위 『오베라는 남자』의 작가 신작 장편소설 ★★★★★ 전 세계 33개국 판권 계약 ★★★★★ 미국 아마존 ...

[출판사서평 더 보기]

뉴욕타임스 1위 『오베라는 남자』의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 신작 장편소설!


★★★★★ 2015년 소설 1위, 2016년 아마존 소설 1위 『오베라는 남자』의 작가 신작 장편소설
★★★★★ 전 세계 33개국 판권 계약
★★★★★ 미국 아마존 별점 4.5점
★★★★★ 2017년 영화화 확정

남편에게 사랑받기를, 이웃에게 인정받기를 바랐던 그녀
이제부터 나 ‘브릿마리’로 살기로 결심하다!


평생 동안 살던 동네를 벗어난 적 없는 그녀,
누군가의 그늘 아래서만 살아온 그녀,
집을 깨끗이 청소하고 정해진 시간에 저녁 식사를 차리는 것만이
존재의 유일한 이유라 생각했던 그녀, 브릿마리.
어느 날 아침 눈을 떠보니 남편의 사랑은 이미 유통기한이 지났고,
어디에도 나는 존재하지 않는 것만 같다.

“내가 여기 있다는 걸 누구라도 알아주었으면 좋겠어.”

브릿마리는 이제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방을 싸 들고 온전히 나만의 삶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나, 브릿마리, 여기 있다.

『오베라는 남자』의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
오베를 능가하는 초강력 캐릭터 브릿마리를 데려오다!


『오베라는 남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었다. 하지만 브릿마리를 만난 뒤 오베는 그 자리를 내줘야 했다. _아마존 독자 Luanne Ollivier

『오베라는 남자』의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 신작 장편소설 『브릿마리 여기 있다』가 다산책방에서 출간되었다. 『브릿마리 여기 있다』의 주인공 브릿마리는 타고난 결벽증에 까다롭기 그지없고, 늘 과하게 솔직한 게 흠인 사람이다. 그래서 이웃에게도, 남편에게도 ‘수동 공격적’이며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오해를 산다. 하지만 누구보다 단단할 것 같은 그 마음의 벽이 가장 대책 없이 허물어지는 사람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그런 탓에 늘 누군가의 그늘로만 살아오던 한 여자가 삶의 위기를 겪고 난 뒤 온전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나서는 가슴 뭉클한 여정을 담고 있다.
프레드릭 배크만이 전작 『오베라는 남자』에서 59세 남자 오베를 통해 이웃과 사회와의 화해를 유머러스하게 그려내고,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에서는 일곱 살 소녀 엘사의 눈을 통해 케케묵은 가족 간의 갈등을 풀고 화해를 이끌어냈다면, 『브릿마리 여기 있다』에서는 63세 여자 브릿마리를 통해 늘 남을 위해 살아온 사람들에게 오는 인생에서의 두 번째 기회, 그 가슴 벅찬 순간을 따뜻하고 순수하게 그려낸다.

“이렇게 쓰레기 천지인데 내가 여기서 일하는 이유가 뭔지 아세요, 브릿마리 씨?”
“뭔데요?”
“우리 어머니가 평생 사회복지 쪽에서 일을 하셨거든요. 그 쓰레기들 한복판에서, 그게 가장 두툼하게 쌓인 곳에서 눈부신 이야기가 탄생된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모든 게 보람을 갖게 된다고요.” 그녀는 미소와 함께 그다음 문장을 전한다.
“브릿마리 씨가 저의 눈부신 이야기예요.” _본문 405쪽

“읽는 내내 깔깔거리다 마지막에 가서는 울어버렸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배크만 표 공감 소설!


프레드릭 배크만의 데뷔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했다. 그는 『오베라는 남자』 출간 전에 이름을 알린 작가도 아니었고 스웨덴이라는 작은 나라의 칼럼니스트에 불과했다. 블로그에 연재하던 이야기를 소설로 출판해보라는 방문자들의 권유에 『오베라는 남자』가 책으로 탄생했고, “가장 매력적인 데뷔”라는 보도가 외신을 통해 퍼지며 일약 전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스웨덴의 칼럼니스트가 쓴 첫 소설은 전 세계 40개국에 판권이 팔리고 28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2015년 소설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2016년에는 미국에서 역시 돌풍을 일으키며 뉴욕타임스 45주간 베스트셀러에 랭크되었고, 종합 1위에 올랐다. 독자들은 “읽는 내내 깔깔거리며 웃다가 소설의 마지막에 가서는 울어버렸다”며 배크만의 작품에 공감했다.

가장 매력적인 데뷔이다. 당신은 웃고, 눈물짓고, 공감할 것이다. 그리고 당장이라도 모든 것이 귀여운 곳, 스칸디나비아에 가고 싶어질 것이다. _『people』
따뜻하고, 재미있다. 거기에 견딜 수 없이 감동적이다. _『Daily Mail』
읽는 내내 깔깔거리며 웃다가, 소설의 마지막에 가서는 울어버렸다. _아마존 독자 Jules

배크만의 작품이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따뜻한 감성과 유머, 그리고 ‘오베’라는 캐릭터가 가진 힘이 독자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오베라는 남자』에 59세 남자 ‘오베’가 있었다면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에는 일곱 살 소녀 ‘엘사’가 있다. 그리고 『브릿마리 여기 있다』에서는 겉보기엔 누구보다도 까칠하지만, 속마음은 누구보다도 상냥한 63세 여자 ‘브릿마리’가 등장한다. 매번 매력적이면서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사연을 갖고 있는 캐릭터를 보여주기에 프레드릭 배크만의 다음 소설엔 어떤 인물이 등장할지 기대감이 더욱 커져가고 있다.

엉망진창인 곳엔 언제나
나, 브릿마리가 있다!


포크. 나이프. 스푼.
그 순서로.
브릿마리는 남을 평가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절대 아니다.
하지만 교양인이라면 커트러리 서랍을 커트러리 서랍에 맞지 않는 이상한 순서로 정리하는 건 상상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동물이 아니지 않은가. _본문 11페이지
『브릿마리 여기 있다』의 브릿마리는 엉망진창인 싱크대 서랍을 용서할 수 없는 죄로 여기며, 정신병자가 아닌 이상 새벽 6시에는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매사에 정확하고 깔끔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인물이다. 그런 그녀가 어느 날 남편의 불륜을 알아차렸으니 그런 남자와 어떻게 한 지붕 아래에서 한 이불을 덮고 잘 수 있겠는가. 그리하여 그녀가 짐을 싸들고 집을 나서면서부터 이 작품은 시작된다.
일단 홧김에 집을 박차고 나오기는 했지만 워낙 무대책으로 나선 길이라 난감하기 짝이 없다. 그녀는 일단 아무 데라도 취직해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특유의 방식으로 재취업 알선센터 여직원을 ‘족쳐서’ 보르그라는 지역의 레크리에이션 센터 관리인으로 취직하는 데 성공한다. 보르그는 거기까지 가는 길이 있다는 것이 유일한 장점으로 꼽히는 지역이고, 레크리에이션 센터는 철거를 앞둔 건물이다.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어디에선가 날아온 축구공에 머리를 맞아서 기절을 하는 것으로 보르그와 첫 대면을 한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레크리에이션 센터는 바닥이 진흙투성이인 데다 룸메이트로 쥐가 살고 있다. 동네 아이들은 헛발질로 축구공을 차대며, 동네에 하나뿐인 피자 가게(겸 우체국 겸 자동차 정비소 겸 기타 등등)의 주인은 차를 고쳐주겠다고 호언장담하더니 문을 엉뚱한 색으로 칠해놓는다. 이렇게 매일 기함할 일들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브릿마리는 변함없이 제 할 일을 다한다. 관리실을 반짝반짝하게 청소하고, 함께 사는 쥐의 식사를 준비하고, 얼룩투성이 축구팀 운동복을 깨끗이 세탁한다. 조금 달라진 게 있다면, ‘친구’란 게 생기고 축구팀 ‘코치’라는 꽤나 미심쩍은 역할을 맡게 된 것 정도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로 인해 브릿마리도, 보르그도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어느 날, 축구공처럼 굴러온 인생의 두 번째 기회
삶을 차올릴 용기가 필요한 우리 모두를 위한 이야기!


브릿마리는 평생을 누군가를 위해서 살아온 여자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지만, 늘 누군가에게 가려져 있다보니 아무도 그녀가 거기 있는 줄 모르게 되었다. 그런 그녀에게 ‘역할’이란 게 생기면서 그녀가 소신껏 지켜온 원칙이 하나둘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마음의 벽이 무너진 곳에 스며든 희망과 사랑은 폐허가 된 보르그 전체를 다시 숨 쉬게 한다.

“우리가 여기 나와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우리가 여기 있는 동안 골이 터졌으니까요! 우리가 여기서 행운을 가져다준 거예요!” 아이는 가당치도 않은 논리를 큰 소리로 외친다. 브릿마리는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는 듯이 아이를 빤히 쳐다본다. 하지만 다시 비가 내리는데도 두 사람은 주차장에 서 있고, 브릿마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어딘가에 있어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게 수십 년 만에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축구는 희한한 운동이다. 좋아해달라고 부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_본문 135쪽

배크만의 신작 장편소설 『브릿마리 여기 있다』는 엉뚱하고도 재기발랄한 유머로 배꼽을 잡게 만들다가 툭 던지듯 이어지는 사려 깊은 문장으로 오래도록 가슴에 파문이 일게 한다. 자신을 위해 난생처음 용기를 내고 진심 어린 응원을 받게 된 한 여자의 뜨거운 이야기는 그늘진 삶에서 존재가 희미해진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삶으로 향하는 길을 유쾌하게 안내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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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리뷰

  •     오베라는 남자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또 다른 멋진 작품 브릿마리 여기 있...


     

    20170824_132903.jpg

     

    오베라는 남자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

    또 다른 멋진 작품 브릿마리 여기 있다.

    난 아직 오베라는 남자는 읽지 못했지만,

    이 책을 읽고 프레드릭 배크만

    열렬한 팬이 되었다.

    앞으로 그의 모든 작품을 읽을 계획이다.

    이 계획은 올해 남은 넉달을 

    더욱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다!


    내가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우선 의도치 않았지만,

    브릿마리의 헤어스타일이 나와 매우 비슷하다는 점~ ㅋㅋ


    헤어스타일이 아주 신식이네요. - p18


    행동과 표정을 보아하니 겁이 많고 깐깐해 보이는 데

    그것도 어쩜 나와 동일!? ㅋㅋㅋ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퍼플 컬러가 표지색이라는 점~ ㅎㅎ


    사실 이 책을 선물 받은지가 몇 달 전 이야기인데,

    이제야 읽었다.

    내가 왜 여태 읽지 않았나 후회 하면서.

    얼마전에 종영한 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를 볼 때처럼

    매 순간 환희를 느낀 시간이었다.


    .

    .

    .


    평생 동안 살던 동네를 벗어난 적이 없고,

    남편 켄트의 그늘 아래서만 살아온 브릿마리.

    자신의 삶에 별다른 불만 없이,

    팩신으로 늘 집을 깨끗이 청소하고

    남편과 그의 아이들을 챙기며

    정해진 시간에 저녁 식사를 차리는 것이

    존재의 유일한 이유라 생각했다.

    그런데 남편의 사랑이 떠나갔다.

    다른 여자에게로.


    몇 년이 십 수년이 되었고 십 수 년이 평생이 되었다.

    세월은 그런 습성이 있다.

    브릿마리에게 처음부터 아무 기대도 없었던 게 아니다.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떠보니 기대의 유통기한이 지났을 뿐이다.

    - p75


    브릿마리는 이제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방을 싸 들고 집을 나간다.

    자신으로 살기 위해서.

    누가 그녀를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브릿마리가 헤어스타일에 유난히 신경 썼다는 걸 알아봐주는 사람. - p76


    세상에 나온 그녀는 까칠하기 그지없다.

    정말 한마디로 짜증나서 딱 피하고 싶은 사람이다.

    이 책 초반에 그녀의 무례함과 경솔함은

    특이한 사람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화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어떻게 이토록 사람이 꽉 막힐 수가 있는 것인지 너무너무 답답했다.

    왜 이런 여자가 주인공일까 싶었고,

    작가가 정말 글을 잘 쓴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이렇게 독자로 하여금 분노를 끓어오르게 할 수 있는지 말이다.


    최신식이로군. 브릿마리는 속으로 중얼거린다. - p94


    그녀는 스스로 굉장히 교양 있으며

    말을 아낀다고 생각하지만

    내 뱉는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슴을 탁 막히게 하고 입에서 한숨을 쉬게 한다.

    이런 그녀는 가까스로 직장을 얻고 보르그라는 시골로 가게 된다.

    모든 게 못마땅하지만 달리 어쩔 도리도 없다.

    팩신이 없으니 과탄산소다를 들이 부으며 청소를 하고,

    같이 지내게 된 쥐에게 스니커즈를 챙겨주게 된다.

    브릿마리와 보르그 사람들과는 매우 다르다.

    어쩌면 정 반대다.


    하지마 그 곳에서 그녀를 알아봐 주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보르그 사람들과 얽히고 설키며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재미를 알아가며

    자신 또한 찾아간다.


    혼자 지내지 마세요. 이렇게 헤어스타일이 근사한데 혼자 지내면 아깝잖아요. - p182

    너무나도 불우했던 유년 시절을 보내며

    스스로에게 갇혀버린 브릿마리는

    세상과의 소통이 서툴러서 놓쳤던 것들을 모두 보상 받듯,

    사랑받기 충분한 존재로 거듭난다. 


    사랑하는 사람을 용서하지 않으면 뭐가 남을까?

    - p413


    무력감은 궁극의 죽음이다.

    궁극은 절망의 무력감이다.

    - p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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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인정 받는 건강한 관계를 원한다.

    사람은 누구나 어울려 살고 사랑 받아 마땅한 존재다.

    세상에서 제일 소중하고 사랑하는 가족이라는 든든한 울타리와

    그 외의 여러 즐거운 관계가 존재하지 못한다면

    살아있다고 할 수 없다.

    브릿마리는 좀 늦긴 했지만 결국 모든 걸 찾아냈다.

    브릿마리가 보르그로 가서 축구공에 맞아 쓰러지는 장면부터

    너무너무 재미있어서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그러다 이야기가 끝나가는 것이 아쉬워서

    책장을 넘기기가 싫었다.

    계속 계속 읽고 싶었다.

    이 아름답고 감동적인 소설을 모두가 읽어보길 소망한다.

  • 브릿마리 여기 있다_00461 | j2**on1 | 2017.03.01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잉그리드는 우리 언니였어. 죽은 언니. 언니한테서 나쁜 냄새가 날까봐 걱정이 됐거든. 그래서 내가 탄산나트륨에 대해서 알아낸...

    "잉그리드는 우리 언니였어. 죽은 언니. 언니한테서 나쁜 냄새가 날까봐 걱정이 됐거든. 그래서 내가 탄산나트륨에 대해서 알아낸 거야. 우리 몸은 탄산나트륨을 만들어서 산성인 위액을 중화하거든. 그런데 죽으면 몸에서 탄산나트륨이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산성 물질들이 피부를 뚫고 바닥으로 나와. 그래서 나쁜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 거야."

     

    뱅크는 브릿마리가 전혀 들어본 적도 없는 추잡하고 다채로운 단어들을 퍼부으며 떠난다. 브릿마리는 생식기를 가리키는 단어와 인체의 다른 부위를 가리키는 단어를 그런 식으로 조합할 수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십자말 퀴즈에서조차 볼 수 없을 정도로 획기적인 언어 창조다.

     

    "토트넘 팬이면 받는 사랑보다 주는 사랑이 더 많게 되어 있어요."

     

    "당신에게...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할 생각은 없었어요. 당신에게...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하는 사람은 절대 되고 싶지 않았는데."

     

     

     

    p11 브릿마리, 63세

    p12 켄트, 남편

    p51 미지의 인물

    p57 베가

    p87 잉그리드, 브릿마리의 언니, 死

    p100 오마르, 베가의 남동생

    p113 알프, 켄트의 형

    p122 스벤, 경찰

    p151 뱅크

    p167 칼, 토드의 아빠

    p171 프레드릭

    p178 새미, 베가의 오빠

    p178 사이코, 새미의 친구, 마그누스

    p180 벤, 파이어릿

    p267 맥스, 프레드릭의 아들

    p272 아니카

    p373 토드, 패트릭 이바르스

    p456 소냐, 토드의 엄마, 간호사

  • 브릿마리 여기 있다 | ia**2 | 2017.02.1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브릿마리 여기 있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다산책방    『오베라는 남자』 와 『할머니가...
    브릿마리 여기 있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다산책방

     

     『오베라는 남자오베라는 남자 와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이, 인생의 고비를 겪고 난 뒤 자기 자신을 재발견해가는 한 여자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이번 소설의 주인공인 브릿마리는 타고난 결벽증에(나는 베이킹소다를 사용하는데, 브릿마리처럼 과탄산소다를 구입해서 빨래를 할 때 마다 사용해볼까? 둘이 서로 많이 다른걸까?) 여러모로 까다롭고, 늘 과하게 솔직한 것이 다소 흠인 사람이라고 할 것이다. 그래서 주변의 이웃에게도, 남편 켄드에게도 '수동 공격적'이며 항상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오해를 받으며 살아왔다.
    하지만 누구보다 단단할 것 같은 그 마음의 벽이 가장 대책 없이 허물어지는 면을 갖고 있기도 하다. 결코 짧지 않은 인생을 그저 남편 케빈에게 사랑받기만을, 이웃들에게 인정받기를 바래왔던 소박하고 평범한 브릿마리가 새로운 도전을 거듭하는 이 소설 속에서 그렇기에 항상 누군가의 그늘로만 살아오던 한 여자가 삶의 위기를 직면하고 난 뒤에 늦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예순이 넘은 나이에 온전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나서는 가슴 뭉클한 여정을 담고 있다.

    나역시 위기에 직면했다. 드디어 폭팔하고 말았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생이 되는 작은 딸과 아주 쎄게, 그리고 리얼하게 부딪혔다. 핸드폰을 압수하고 모든 지원을 중지하겠다고 선언하니, 학원을 다 끊고 상관않고 살겠단다. ㅠㅠㅠ  참으로 힘들다~ 사는 것이 힘들다. 잘 사는 것은 더욱더 힘들다. 더군다나 누구를 위해서 사는 것은 정말정말 힘들다. 모든 면에서 남편 켄트에 의존하고 시작부터 끝까지 얽매여 있는 브릿마리의 삶은 긴 세월을 살고 예순여섯이라는 나이가 된 상황에 이르러 모든 것이 무의미하고 한심스러울 것 같다. 더군다나 그렇게 살아온 브릿마리에게 자식도 없고 마음을 나눌 가족도 없고 가까운 친구도 없으니 말이다. 나 역시 이번 일을 겪으며 몇년 전에 세상을 등진 정희가 자꾸자꾸 새록새록 생각나니 더더욱 힘들다.
    젊은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이 전작 『오베라는 남자에서 59세 남자 오베를 통해 이웃과 사회와의 화해를 유머러스하게 그려내고,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에서는 일곱 살 소녀 엘사의 눈을 통해 케케묵은 가족 간의 갈등을 풀고 화해를 이끌어냈다면, 이번에 새롭게 만나게 된 이 책, 『브릿마리 여기있다』 에서는 63세의 독특하고 솔직한 할머니 브릿마리를 통해서 항상 남을 위해 살아온 사람들에게 오는 인생에서의 두 번째 기회, 그 가슴 벅찬 순간을 따뜻하고 순수하게 그려낸다.

    살짝 갑갑한 것은 브릿마리 이상으로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미지의 인물'을 끝까지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서, 책을 읽는내내 언급한 이름을 놓쳤나하고 몇번을 다시 들춰보고 다시 뒤적거렸는지 모르겠다. ㅎㅎ

    오베라는 남자』는 나쁘지 않았고, 그래서 들뜬 마음으로 구매를 단행한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는 사실 좀 별로였는데, 이번에 『브릿마리 여기있다』는 하도 광고를 많이 하기에 얼떨결에 구입을 해놓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었다. 책선반에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이 자꾸 쌓여가는 것이 너무 신경이 쓰이기 때문이리라~

    2017.2.16.(목)  두뽀사리~

  • ϻ"보르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브릿마리는 어둠 속 의자에 앉아서 맨 처음 그 지...









    ϻ"보르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브릿마리는 어둠 속 의자에 앉아서 맨 처음 그 지도와 사랑에 빠진 계기가 된 빨간 점을 쳐다보며 중얼거린다. 그 점이 바로 그녀가 지도를 사랑하는 이유다. 헤져서 반만 남았고 빨간색은 빛이 바랬다. 그래도 하단의 좌측과 중앙의 중간쯤에 붙어 있고, 그 옆엔 이렇게 적혀 있다. '현재 위치.'


    가끔은 내 현재 위치가 어딘지만 정확히 알고 있으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더라도 훨씬 수월하게 살아갈 수 있다. 

    -p, 185~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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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ϻ스물 다섯,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스물 다섯이라는 나이는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예쁘고 화려하고 더할 나위 없는 하루하루로 채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 스물 다섯을 마무리하기까지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남은 지금, 완벽할 줄로만 알았던 나의 스물 다섯은 '공시생'이라는 타이틀을 단 채 스탠드 아래에서 문제집을 들여다보며 보냈다. 


    합격생들이 올린 합격수기를 보며 '난 왜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공부하지 못하는걸까' 자책하다가도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내 주변 사람들의 여러 소식들에 책상 앞에 있는 내 모습이 초라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꼈다. 그려왔던 모습과는 정 반대의 내 모습에 줄어드는 자존감을 느낄때마다 자존감을 잃는다는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처절하게 배운 1년이었다.


    밝은 모습만 기록하고 싶었던 블로그에도 징징거리는 글들을 올리게되고, 가족과 친구들의 응원도 곱게 들리지 않는 더러운 성격을 갖게 되었고, 주변 사람들과 스스로 비교하는게 싫어서 점점 연락도 끊었다. 


    정말 기쁜 일이 생기면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던 친구의 취업 소식에 겉으론 축하해주며 속으로는 내 걱정이 더 컸던 날엔 나 자신이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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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다 올해의 마지막 시험을 보던 날, 시험 관련 책이 잔뜩 들어있는 가방엔 시험 끝나고 아무 생각없이 읽을 책 한권이 들어있었다. 허무하게 끝낸 50분이라는 시험 후에 바로 강남 교보문고로 이동해서 점심 대신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었다.


    작년까지만해도 아무렇지 않던 카페에서 책을 읽으며 노닥거리는 이 시간이 어째서 그 순간에는 무언가를 성취해 낸 것처럼 다가오던지, 한산하던 카페가 주말답게 사람들이 몰려와 자리에 계속 앉아있는게 미안하게 느껴질때까지 그 자리에 꼼짝않고 그 여유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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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과 사람의 인연을 믿는다. 


    그동안 서서히 잃은 자존감에 쉽게 밖에 나가지도 못할 정도로 스스로가 작아져있었던 그 때, 오랜만에 작은 성취감을 느끼며 펼친 책의 첫 장에 쓰여진 이 글을 보며 책과 사람의 인연에 대한 믿음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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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동네에서 평생 벗어난 적 없이 남편과 이웃의 인정을 받기 위해 수동적으로만 살아오던 '브릿마리'. 


    여러 고비들이 있었지만 그녀가 새로운 직장을 얻고, 처음 가보는 동네에서 낯선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처음으로 자기 자신을 위한 능동적인 시도들을 하는 모습들. 이렇게 늦은 나이에 어렵게 뗀 발걸음을 눈으로 따라가며 그녀 덕분에 소설 속의 다른 인물들 만큼이나 나도 기분 좋은 영향을 받았다. 작은 성취들이 쌓이고 쌓이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힘이 된다는 것, 당장이라도 아주 작은 성취라도 해내야 할 것만 같았고,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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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바글바글해진 카페를 나와 친구집에 가서 친구를 기다리며 브릿마리의 작은 성취들을 조용히 응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취업소식을 알려왔을때 진심으로 축하해주지 못했다던 친구의 집이었다. 새벽 늦게까지 퇴근하지 못하는 친구를 기다리며 그때의 미안한 마음을 가득 담아 친구의 스물 다섯도, 나의 스물 다섯도 잘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힘들지만 앞으로 우리가 이루어낼 작은 성취들이 쌓이고 쌓여 얼마나 멋진 인생을 살게 될지 기대가 된다. 뭐, 기대처럼 멋진 인생을 살지 못하게 될지라도 작은 성취들로 인해 그 순간 순간에 느끼게 될 행복은 계속될테니까 괜찮다. 다 괜찮다.


    그거 아나? 난 지금도 '책에 대한 흔적을 남기자'라는 작은 성취를 이루어냈다. 행복하다!

       













    화분에는 흙만 담겨 있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 밑에서 꽃들이 봄을 기다리고 있다. 겨울에는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것에도 가능성이 있다고 믿으며 물을 주어야 한다. 브릿마리는 자신의 마음속에도 그런 믿음이 있는지 아니면 그저 그러길 바라는 마음뿐인지 더 이상 알 수가 없다. 어쩌면 둘 다 없는지도 모른다.

    -p, 68~69



    멀리 떠나서 색다른 경험을 할 날만을 꿈꾸는 사람들도 있다는 건 알지만, 브릿마리는 모든 게 늘 똑같은 집에 머물 날을 꿈꾼다. 그녀는 자기 손으로 침대를 정리하고 싶다. 

    -p, 73



    그녀가 의식하는 건 사실 켄트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였다.


    그가 언제부터 그녀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를 신경 쓰지 않았는지, 그건 잘 모르겠다.


    한때는 신경 썼다는 건 안다. 그가 그녀라는 존재가 있다는 걸 아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던 시절의 이야기다. 사랑이 언제 꽃을 피우는지는 잘 알 수가 없다. 어느 날 눈을 떠보면 꽃이 만개해 있으니까. 시들 때도 마찬가지다. 어느 날 보면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되어 있다. 그런 점에서 사랑은 발코니 식물과 상당히 비슷하다. 가끔은 과탄산소다로도 아무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


    브릿마리는 그들의 결혼 생활이 언제부터 손쓸 도리가 없게 되었는지, 언제부터 그녀가 아무리 많은 받침 접시를 동원해도 닳고 흠집이 생기는 걸 막을 수 없었는지 알지 못한다. 한때는 자는 동안 그가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고, 그녀는 그의 꿈을 꾸었다. 브릿마리에게 꿈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그의 꿈이 더 컸고, 꿈이 가장 큰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게 이 세상의 법칙이었을 뿐이다. 그녀는 일찌감치 그 사실을 터득했다. 

    (…)

    켄트는 사회성이 떨어진다며 브릿마리에게 자기가 두 사람의 몫의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몇 년 더 집을 지키라고 했다. 몇 년이 십 수 년이 되었고 십 수 년이 평생이 되었다. 세월은 그런 습성이 있다. 브릿마리에게 처음부터 아무 기대도 없었던 게 아니다.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떠보니 기대의 유통기한이 지났을 뿐이다.

    -p, 74~75



    "당신 아버지는 토트넘 팬이라고 했죠? 괜찮으면 그게 무슨 뜻인지 설명해줄래요?"

    뱅크는 유리잔에 따른 맥주를 마신다. 의자에 털썩 주저앉는다. 개가 뱅크의 무릎에 고개를 묻는다.

    "토트넘 팬이면 받는 사랑보다 주는 사랑이 더 많게 되어 있어요." 뱅크가 말한다.


    브릿마리는 멀쩡한 쪽 손으로 붕대를 감은 쪽 손을 감싼다.

    축구 사랑엔 불필요하게 얽혀 있는 사항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아 보인다.


    "그럼 그 팀은 나쁜 팀이라는 뜻이네요."

    뱅크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토트넘은 나쁜 팀 중에서도 제일 나쁜 팀이에요. 왜냐하면 거의 잘하는 팀에 가깝거든요. 토트넘은 늘 환상적인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해요. 그런 식으로 희망을 심어줘요. 그래서 계속 사랑할 수밖에 없는데, 점점 더 기발한 방법으로 팬들을 실망시키죠."

    브릿마리는 말이 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뱅크는 일어나서 애기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딸은 그가 좋아했던 팀과 늘 똑같았죠."

    -p, 276~277



    1년이 몇 년이 되고 몇 년이 평생이 되었다.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떠보니 남은 세월보다 지난 세월이 더 많은데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나는 취직할 수도 있었어. 내가 집에 있겠다고 선택한 거야. 나는 희생양이 아니야." 브릿마리는 짚고 넘어갔다.

    취업의 문턱에 얼마나 가까웠었는지는 애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면접을 봤다. 몇 군데나 봤다. 켄트에게 얘기하면 월급이 얼마냐고 묻고, 얼마냐고 얘기하면 웃으며 "내가 그만큼 줄 테니까 그냥 집에 있는 게 낫지 않겠어?"라고 할 게 뻔했으니 그에게는 비밀로 했다. 그는 농담 삼아 한 말이겠지만 그녀는 농담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절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너도 이해해줬으면 좋겠는데 켄트는 스트레스가 많거든." 그녀가 설명한다.

    사실 그렇다. 온 가족을 먹여 살리는 건 시간이 많이 들고 존경받아 마땅한 일이다.

    "어떤 사람에 대해서 파악하려면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해." 브릿마리는 쥐에게 이렇게 얘기하는데 끝으로 갈수록 목소리가 점점 더 작아진다.

    -p, 292~293



    "그리고 특히 세계 지리에 대해서라면 상식이 어마어마해!" 그녀는 짚고 넘어간다.

    세계 지리는 한 소파에 나란히 앉아서 십자말 퀴즈를 풀 때 아주 유용한 기술이다. 쉽게 습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모든 인간에게 사랑이 불꽃놀이일 필요는 없다. 다섯 글자짜리 수도를 찾는 문제거나 구두 굽을 갈아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일 수도 있다.

    -p, 294



    "태어난 그날부터 리버풀을 응원할 필요는 없어요, 코치님. 어른이 된 다음에 그래도 돼요."

    그날은 축구 대회가 열리는 날이자 작별의 날이자 브릿마리가 차에 기름을 직접 넣은 날이다. 이제 그녀는 누가 그러자고 하면 산을 오르고 바다를 건널 수도 있을 것이다.

    -p, 362



    어느 나이쯤 되면 인간의 자문은 하나로 귀결된다.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눈을 한참 동안 질끈 감고 있으면 행복했던 추억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상당히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다. 다섯 살 때 맡았던 엄마의 살냄새, 갑자기 쏟아진 폭우를 피하느라 깔깔대며 현관으로 달려갔던 날. 그녀의 뺨에 닿았던 아버지의 서늘한 코끝. 절대 빨지 못하게 했던 봉제 인형의 까슬까슬한 발에서 느낄 수 있던 포근함. 바닷가에서 마지막으로 보낸 휴가 때 바위를 살금살금 덮치던 파도 소리. 극장에서 들은 박수갈채. 그 뒤로 함께 길을 걸을 때 산들바람에 아무렇게나 날리던 언니의 머리칼.


    그것 말고는? 또 언제 그녀가 행복했을까? 몇몇 순간들이 더 있다. 문 앞에서 짤랑거리던 열쇠 소리. 잠든 동안 그녀의 손바닥을 두드리던 켄트의 심장. 아이들의 웃음소리. 발코니에서 느껴지던 바람. 향긋한 튤립. 진정한 사랑.

    첫 키스.

    몇 개의 순간들. 인간이라면 누구나 시간의 흐름을 놓아버리고 그 속으로 빠져들어 그 순간에 머물 찰나의 기회를 몇 번 누릴 수 있다. 그리고 누군가를 격렬하게 사랑할 기회를, 열정으로 폭발할 기회를 누릴 수 있다.


    어쩌면 허락된 사람들은 어린 시절에 몇 번 그런 기회를 누릴지 모른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자신의 한계 너머에서 몇 번이나 숨을 쉴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순수한 감정으로 거리낌없이 우렁차게 환호성을 지를 수 있을까? 얼마나 여러 번 기억상실이라는 축복을 누릴 수 있을까?


    모든 열정은 어린애 같다. 진부하고 순수하다. 후천적으로 터득하는 게 아니라 본능적인 것이기에 우리를 압도한다. 우리를 뒤집어놓는다. 우리를 휩쓸고 간다. 다른 모든 감정은 이 땅의 소산이지만 열정은 우주에 거한다.


    열정이 의미 있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그게 우리에게 무엇을 주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요구하느냐, 그것이 관건이다. 인간으로서의 품위. 곤혹스러워하는 사람들의 표정과 잘난 척 고개를 젓는 그들의 반응.

    -p, 381~383 



    어쩌면 그녀는 멈출지 모른다. 어쩌면 다른 문을 한 번 더 두드릴지 모른다.

    아니면 그냥 달릴지 모른다.

    알다시피 브릿마리에게는 연료가 넉넉하지 않은가.

    -p, 470

     

     

  • 브릿마리 여기 있다 | qk**usrb9 | 2017.02.04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프레드릭 베크만이 '브릿마리 여기있다'를 내 놓았다. 이전 작품'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을 굉장히 감명 깊게 읽었던...
    프레드릭 베크만이 '브릿마리 여기있다'를 내 놓았다. 이전 작품'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을 굉장히 감명 깊게 읽었던 터라 이번 작품도 큰 기대를 품었다. 전 작품에서 브릿마리라는 등장인물이 등장했었다. 그 등장인물이 주인공이 되어 나타났다.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지 너무 궁금했기에, 
    냉큼 집어 단숨에 읽었다.

     유통기한이 지나버린 남편 '켄트'의 사랑, 더 이상 자신을 보러오지 않는 자식들, 남겨진 것이라곤 발코니에 애지중지 키운 식물들뿐인 브릿마리가 '나'로 살기로 결심하고 낯선 땅 '보르그'로 떠난다.
    브릿마리는 '보르그'에서 새로운 삶을 맞이한다. 매일 'TO DO LIST'를 적으며 강박적인 삶을 살아왔건만 '보르그'에서의 삶은 좌충우돌 예측할 수 없는 나날이었다. 그곳에서 브릿마리는 새로운 친구들도 사귀었고, 나 '자신'을 찾기도 했으며, 옛 사랑과 새로운 사랑사이에서 고민도 했다. 옛 삶의 미련과 새로운 삶의 기대 사이에서 브릿마리는 새로운 삶을 선택한다. 조금 더 내일을 기대할 수 있는 삶을.

    메슬로우의 5단계 욕구설은 인간의 욕구는 수직으로 5단계가 있다는 이론이다. 1단계는 '생리적 욕구'
    2단계는 '안전의 욕구' 3단계는 '애정과 소속의 욕구' 4단계는 '존중의 욕구' 5단계는 '자아실현의 욕구'
    주목할 점은, 욕구가 수직적인 구조로 되어있다는 점이다. 소설 속 브릿마리는 가족에 소속된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지만, 남편과 자식의 무관심에 외로움을 느낀다. 브릿마리는 애정과 소속의 욕구를 달성하기 위하여 집을 떠난다. 브릿마리가 '보르그'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자기가 죽는다면 누구라도 알 수 있도록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었다. 3단계 욕구의 발현이다. 그 다음으로 브릿마리는 교양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항상 교양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브릿마리는 예절을 갖추고 예의있는 단어를 사용하려고 항상 애쓴다. 존중받기 위해서. 4단계 '존중의 욕구'의 발현이다. 마지막으로 새 삶과 옛 삶의 사이에서 미련을 버리고 브릿마리는 새 삶을 선택한다. 또한 축구를 사랑하는 아이들의 코치가 되어 돌보기를 꿈꾼다. '자아실현의 욕구'의 발현이다. 삶이란 단순히 이러한 욕구의 단계를 밞아가는 것이다. 그 과정 속에 희로애락이 있고 또한 그 과정들이 '삶'을 완성해나가는 것이다. 
     
    나 자신을 찾는 여행은 정해진 때가 없다.소설 속 늙은 할머니가 다가오는 삶에 대해서 소녀 같은 감정을 품을 수 있듯이, 늦음도 이름도 없다. 소설 속 브릿마리를 보면 알 수 있다. 꽃은 언젠가는 모두 활짝 핀다. 시기가 각자 다를뿐이다. 그러니 이르다고 자만하지도, 늦었다고 비관하지도 말자. 앞서 말했듯, 꽃은 언젠가는 모두 다 피니까.

    모두가 삶에 대해 희망을 품었으면 하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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