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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야민과 브레히트(엑스쿨투라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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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2쪽 | 규격外
ISBN-10 : 8954636926
ISBN-13 : 9788954636926
벤야민과 브레히트(엑스쿨투라 7) 중고
저자 에르트무트 비치슬라 | 역자 윤미애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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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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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외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미선택 제본불량 미선택 부록있음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2.내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출간 20150715, 판형 142x225, 쪽수 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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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벤야민과 브레히트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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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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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대 가장 위대한 독일 작가와 가장 중요한 비평가의 만남! 『벤야민과 브레히트』는 1929년부터 1938년까지 벤야민과 브레히트가 깊이 교류한 흔적을 추적한 연대기이자, 역사적 사실들의 인간적·정치적 의미를 재조명한 연구서다. 동독에서 성장한 독문학자이자 베를린의 벤야민 문서고 및 브레히트 문서고 책임자인 에르트무트 비치슬라는 베를린, 파리, 모스크바 등에 묻혀 있던 방대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그동안 벤야민 연구사에서 외면되어 왔던 브레히트의 존재적·정치적 의미를 새롭게 파헤친다.

저자가 시간의 결을 거슬러 벤야민과 브레히트가 맺은 우정의 윤곽을 솔질해나가는 과정에서, 개인적·역사적 경험과 예술적·정치적 사유가 교차하는 하나의 거대한 관계망이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두 사람이 공동으로 기획했으나 결국 세상에 나오지 못했던 비평지 《크리제 운트 크리티크》 창간 과정의 전말을 밝혀, 당시 좌파 지식인들과 예술가들이 나치 세력의 확장에 맞서 벌였던 미학적·정치적 구상, 전망, 협력, 논쟁, 그리고 끝내 좌절된 연대에 대해 시사점을 제공한다.

저자소개

저자 : 에르트무트 비치슬라
저자 에르트무트 비치슬라는 독일의 문예학자. 1958년 동독에서 태어났으며, 1994년 베를린 훔볼트 대학에서 독일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훔볼트 대학 명예교수이자 베를린 예술원의 베르톨트 브레히트 문서고 및 발터 벤야민 문서고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병자의 천사: 벤야민의 카프카론으로 본 『일방통행로』」 『아렌트와 벤야민』 『브레히트와 만난 사람들』 『벤야민과 만난 사람들』 등 다수의 논문과 저서를 발표했다. 『벤야민과 브레히트』는 벤야민과 브레히트 전집을 출간해왔던 주어캄프 출판사에서 출간된 그의 대표적 연구서다.

역자 : 윤미애
옮긴이 윤미애는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와 동대학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독일 괴팅겐 대학에서 벤야민과 브레히트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발터 벤야민의 후기비평: 브레히트와 카프카의 교차로에서」 「정치와 신학 사이에서 본 벤야민의 매체이론」 등 다수의 논문을 집필했고, 『일방통행로/사유이미지』(공역) 『1900년경 베를린의 유년시절/베를린 연대기』 『발터 벤야민』 『짐멜의 모더니티 읽기』(공역) 등을 옮겼다.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목차

제1장|의미 있는 성좌
1. 1929년 5월
2. 친구들과의 갈등
3. 벤야민 저술의 편집과 연구

제2장|교제의 역사
1. 첫 만남, 문학재판, 트로츠키 논쟁 (1924-1929년)
2. 대화록, 잡지 기획, ‘마르크스주의자 클럽’ (1929-1933년)
3. 망명, 범죄소설, 체스 (1933-1940년)

제3장|비평지 『크리제 운트 크리티크』
1. 잡지 프로젝트
2. 필진
3. 주제들: 위기, 비평, 방법론, 지식인의 역할
4. 기대와 좌절

제4장|벤야민의 브레히트론
1. 동의
2. “종합실험실”
(1) 「브레히트 주해」와 〈베르트 브레히트〉
(2) 「서사극이란 무엇인가? I」
(3) 「연극과 라디오방송」
(4) 「브레히트의 『서푼짜리 소설』」
(5) 「프롤레타리아계급을 언급해서는 안 되는 나라」
(6) 『브레히트 시 주해』
(7) 「서사극이란 무엇인가? II」

제5장|브레히트의 벤야민론
1. “전문가의 판단”
2. “읽을 가치가 있는 글”
3. 네 편의 비문

저자의 말|주

부록 1 『크리제 운트 크리티크』 프로젝트 관련 자료
부록 2 우정의 연대기
부록 3 브레히트의 시 「노자가 망명길에 『도덕경』을 쓰게 된 경위에 대한 전설」

참고문헌|옮긴이 해제|찾아보기

책 속으로

브레히트와의 만남은 벤야민에게 영원히 반복하는 의미심장한 “성좌”라는 단어를 생각나게 했다. 성좌와 마찬가지로 브레히트와의 만남도 우연이 아닌 특수한,여기서는 호의적인,상황들의 조우로 이루어졌다. 또한 이 만남에는 유일무이함과 법칙이 결합되어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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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히트와의 만남은 벤야민에게 영원히 반복하는 의미심장한 “성좌”라는 단어를 생각나게 했다. 성좌와 마찬가지로 브레히트와의 만남도 우연이 아닌 특수한,여기서는 호의적인,상황들의 조우로 이루어졌다. 또한 이 만남에는 유일무이함과 법칙이 결합되어 있어, 여기에서 비롯된 특별한 경험과 태도가 개인의 의도를 넘어서 있다는 예감을 수반한다. 이 점에서 벤야민과 브레히트의 만남은 단지 두 사람의 전기적 사실 이상을 의미한다. (55-56쪽)

유대교도면서 신비주의 연구가인 숄렘의 브레히트 공격은 다름아닌 벤야민의,형이상학적,유대신학적 경향의 약화와 유물론적 경향의 강세로 나타난,정신적,정치적 발전을 겨냥한 것으로, 숄렘은 이러한 발전이 벤야민에게 해롭다고 생각해 그를 저지하고자 했다. 숄렘은 벤야민이 한쪽은 브레히트를 향하고, 다른 한쪽은 숄렘 자신을 향해 있는 “야누스의 얼굴”을 지녔다고 했다. 그러나 숄렘이 브레히트를 거부한 것은 벤야민의 사유를 자신이 지배하고 싶어한 까닭이다. (64-65쪽)

아도르노는 벤야민이 사망하고 나서야 비로소 거북해하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중략) 벤야민에게 브레히트가 지닌 의미에 대한 아도르노의 명백한 발언은 침묵이었다. 벤야민에게 바친 그의 긴 논문에서 브레히트의 이름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그 부재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그의 벤야민 해석이 철학적으로 지향된 해석이라는 사실만으로는 해명되지 않는다. 아도르노는 벤야민 저서 출간에 공로가 크고 “그 저서들을 해석할 적임자”였지만, 숄렘과 마찬가지로 벤야민과 브레히트의 관계를 사실에 입각해서 독립적인 태도로 해석하는 데에는 이르지 못했던 것이다. (72-73쪽)

벤야민과 브레히트의 우정을 한나 아렌트만큼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평가한 사람도 없다. 벤야민과는 돈독한 관계를 맺어왔지만 브레히트는 이따금씩만 만났던 그녀는 벤야민에게 브레히트와 나눈 우정이 “행운”이었고, 브레히트야말로 “벤야민 생애의 마지막 시기에, 특히 파리 망명 시절 가장 중요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중략) 한나 아렌트는 아도르노와 프랑크푸르트 연구소 동료들이 벤야민의 정신적,물질적 유품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자신의 견해와 이에 대한 격분을 숨기지 않았다. 아렌트는 벤야민과 브레히트의 관계를 중요시함으로써 아도르노에게 의식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79쪽)

벤야민의 정치적,방법론적 목표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브레히트가 대표하고 있다고 벤야민이 본 것과 맥이 닿아 있다. 이는 바로 얼마 뒤 숄렘에게 쓴 편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벤야민은 “이데올로기 차원에서 자신의 잠정적인 증인으로” 브레히트의 창작을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썼다. 브레히트의 작품은 벤야민 자신이 “비평가로서 아무런 (공식적인) 이의 없이 지지하는” 최초의 저술―“정확히는 시 또는 문학작품”―이라는 구절도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자신이 성장했던 것은 일정 부분 브레히트 작품과 대결한 덕분이었고, “그의 작품이야말로 이 나라에서 나 같은 사람들의 작업이 어떠한 정신적 상황에서 수행되는지 가장 날카롭게 통찰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116쪽)

“사회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행동이나 태도의 재현만 중요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반사회적 행동이나 태도를 (가급적이면 본보기가 될 만한 형태로) 재현함으로써 교육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브레히트는 갈등의 증폭이 불러일으키는 “교육 효과”를 기대했다. 갈등은 사회의 주변부에 속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진다. 벤야민은 “반사회적인 자, 부랑자를 잠재적 혁명가로 그리는 것, 이것이 브레히트가 지속적으로 추구한 일이다”라고 썼다. (125쪽)

장 젤츠는 벤야민의 사유에 대해 묘사하며 작가 의식과 시문학의 결합에 대한 동경을 언급한다. “사유의 깊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그토록 절실히 느끼게 해준 사람은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다. 그러한 사유에서 역사와 학문에서 비롯된 사실들은 판단력의 엄밀한 논리에 따라 다루어지는 동시에 시문학에 상응하는 차원으로 이행되는데, 이때 시문학은 그저 문학적 사유의 한 가지 형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표현이 되어, 인간과 세계의 가장 은밀한 연관관계를 드러낸다.” (247쪽)

인류는 권리를 박탈당한 비참한 상태에 머물지 않는다는 확신, 이는 행복 개념에 대한 벤야민과 브레히트의 성찰에서 결정적인 것이다. 벤야민은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에 다음과 같이 썼다. “다르게 표현하면, 행복의 관념에는, 양도할 수 없는 권리처럼 구원의 관념도 함께 맴돈다.” 1940년대에 브레히트가 쓴 오페라 기획안 「행복 신의 여행」은 행복, 파국, 구제 등 벤야민의 모티프에 상응한다. “그을린 날개를 단 사자使者”는, 비록 다른 원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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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세부 소개】 어느 위대한 우정의 역사와 평전 작업의 가치 벤야민과 브레히트가 십여 년간 맺었던 긴밀한 교류는 일회적인 만남도 우연적인 조우도 사적인 우정에 그치는 것도 아닌, 서로의 사유에 파급을 일으킨 ‘예술정치적 사건’이었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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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소개】

어느 위대한 우정의 역사와 평전 작업의 가치


벤야민과 브레히트가 십여 년간 맺었던 긴밀한 교류는 일회적인 만남도 우연적인 조우도 사적인 우정에 그치는 것도 아닌, 서로의 사유에 파급을 일으킨 ‘예술정치적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영향 관계는 그 중요성에 비해 오랫동안 독자들과 연구자들에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게르숌 숄렘, 테오도어 아도르노, 에른스트 블로흐, 지크프리트 크라카우어 등 두 사람의 우정을 내심 못마땅하게 여겼던 벤야민의 지인들이 벤야민 수용에까지 다분히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벤야민의 동료 학자들은 브레히트의 그늘이 벤야민의 사유를 덮어버린다고, 브레히트의 유물론이 벤야민의 비평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줄곧 염려했다. 그러나 벤야민은 이러한 주변의 오해와 간섭에도 불구하고 브레히트와의 관계가 생산적이라는 확신을 끝까지 지켜나가는 한편, 그가 자신에게 더없이 중요한 작가임을 증명하고자 노력했다. “브레히트는…… 제 삶에서 항상 반복되는 의미심장한 성좌를 상기시킵니다.”
벤야민의 지인들과 전집 편집자들 중 두 사람의 교류를 우호적으로 본 사람은 한나 아렌트 정도에 불과하다. 이러한 까닭에 벤야민에게 새겨진 브레히트의 사유, 브레히트에게 새겨진 벤야민의 사유는 윤곽이 잡히지 않는 희미한 과거의 이미지들로만 남아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바로 이 망각의 더께가 내려앉은 기억들을 붙잡아, 베를린, 파리, 모스크바에 흩어져 있는 무수한 자료들을 하나씩 건져올려 또렷하게 되새긴다. 이는 브레히트의 중요성을 일축한 벤야민 전집 편집 방향에 반기를 든 1968년 지식인들의 문제의식을 실행에 옮긴 구체화 작업이자,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의미심장한 역사적 사실들의 의미를 회복시키는 프로젝트다. 두 사람이 남긴 흔적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개인적,역사적 경험과 예술적,정치적 사유가 교차하는 거대한 관계망이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어두운 시대, 막다른 골목에서 발견한 표지-서사극, 반부르주아, 인간

벤야민과 브레히트의 의기투합은 예술, 문학, 문화, 정치를 둘러싼 논쟁이 붐을 이루면서 가히 말이 사실을 압도한 수사학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두 사람 중 상대를 먼저 알아본 것은 벤야민이었다. 벤야민은 “정치로 이르는 길”을 발견한 1920년대 중반 이후 수사에 그치지 않는 영향력 있는 글쓰기 문제로 고심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치적 영향력을 소재나 주제에서 찾는 당대의 문학이나 동시대 왕성하게 창작된 정치극은 벤야민이 생각하는 예술의 정치화에 부합하지 않았다. 벤야민은 예술의 정치화란 신념이나 확신의 전파를 위해 예술을 도구화하는 것이 아니라 고도의 예술적 형상화와 정치적 의도를 결합하는 새로운 방식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시점에서 브레히트는 벤야민에게 막다른 골목에서 벗어나는 길을 가리키는 표지로 등장했다.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규정하는 힘을 지닌 사실”을 형상화하는 데 중점을 둔 문학의 발견이었다.
벤야민은 1924년부터 브레히트와 접촉을 시도해, 1929년에 이르러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두 사람은 주변의 우려와 달리 (일례로 에른스트 블로흐는 두 사람의 우정을 두고 “천재적이면서 품위 있는 벤야민과 천재적이면서 제멋대로인 브레히트의 조합이 기묘하다”고 빈정대기도 했는데) 긴밀한 우정의 역사를 만들어나갔다. 이 책의 저자인 비치슬라가 해석한 바, 두 사람의 교제를 지속적으로 밀도 있게 만들어준 바탕은 예술적,정치적 문제의식의 공명, 다시 말해 학문과 예술을 지배하는 고루한 부르주아적 관점에 반발심이었다. 구체적으로는 공산당에 대한 입장 표명, 부르주아적 학문의 자만과 부르주아적 연극의 오만함에 대한 염증, 인간의 사회적이고 현실적인 습관과 행동 양식에 대한 관심 등이, 망명 시절의 거리감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을 끈끈히 이어준 공통분모였다.

예술과 정치의 실험실-비평지 기획의 기대와 좌절

두 사람의 우정이 갖는 정치적 의미는 이들의 특별한 경험과 태도 속에서 혹독한 시대의 인장을 읽어낼 수 있다는 데서 빛을 발한다. 저자는 벤야민과 브레히트가 벌인 여러 가지 공동 프로젝트 중 비평지 『크리제 운트 크리티크(위기와 비평)』 기획 과정을 추적하는 데 주력한다. 이는 이 잡지 프로젝트 자료가 1930년대에 기록된 공식적인 자료들보다 바이마르공화국 시대의 진보적 지식인들과 예술가들의 미학적,정치적 기획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려주리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저자가 벤야민과 브레히트의 유고에서 찾아낸 창간 목적, 사업의 중점과 원칙, 주제 제안 등에 대한 방대한 편집회의 기록들이 시사하는 바는 상당히 다양하고 의미심장하다. (1) 각기 이질적인 분야에서 작업해왔던 예술가, 학자, 작가, 비평가 등이 일제히 나치 세력이 지닌 위험성을 선구적으로 간파해 ‘개입하는 사유’라는 목적 아래 연대 활동에 뛰어들었다는 점, (2) 예술과 학문의 내재적 관점에 머물지 않았고 치열한 사유가 불러올 결과에 대한 관심을 공유했다는 점, (3) 어떠한 영향력을 추구하든 철저함에 대한 요구가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는 점 등은 사회변혁을 추구하는 오늘날의 지식인들과 예술가들에게도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당대의 내로라하는 모든 지식인들을 아우를 예정이었던 잡지 기획은 결국 결실을 맺지 못하고 좌절한다. 지식인들의 강한 자의식, 잡지를 발행할 예정이었던 출판사의 경영 악화, 당시 정치적 상황 등이 겉으로 드러난 방해의 요소들이었다. 무엇보다 지식인의 역할, 공산당에 대한 태도, 예술과 정치의 관계, 현실 개입의 방식 등 여러 쟁점에서 진보적 지식인들 사이의 이견을 조정할 수 없었던 것이 결정적 이유로 작용했다. 저자가 조목조목 분석한 좌절의 과정과 이유 역시 오늘날 다양한 방식으로 파국의 시대에 맞서는 이들에게 하나의 선례로 삼을 만할 것이다.

벤야민의 브레히트-“비평가로서 아무런 이의 없이 지지하는 최초의 문학작품”을 저술한 “생산자로서의 작가”

이 책에서 또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내용은 ‘벤야민이 분석한 브레히트의 작품’과 ‘브레히트가 읽은 벤야민의 저술’이다. 벤야민은 브레히트의 문학이 던지는 도전을 진지한 반성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러한 반성적 사유의 결과가 브레히트에 대한 글 열한 편으로, 벤야민은 생전에 이 글들을 잡지에 게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결과적으로 발표 기회를 거의 얻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하인리히 만, 클라우스 만, 베른하르트 디볼트, 리온 포이히트방거 등 망명문학을 주도하던 이들과 빚었던 갈등의 속내가 밝혀진다.
벤야민의 서사극 분석은 전통적 연극미학을 고수한 전문 비평가들의 몰이해와 정반대되는 지점에 있다. 브레히트의 서사극이 목표지향적인 표현 형식으로 인해 고유의 생동감이 억눌려 있다고 비판으로 술렁이던 시기였다. 이들과 달리 벤야민은 “무대와 관객, 텍스트와 공연, 감독과 배우의 기능적 상관관계”를 일시에 뒤흔들고자 한 브레히트 서사극의 의도를 정확히 간파했고, 관객과의 관계에서 관철되는 정치적 의지, 비非비극적 주인공, 감정이입의 거부, 입장의 통제를 통한 학습 등을 브레히트 연극의 장점으로 내세웠다.
서사극 연구에 몰두하는 것 못지않게 벤야민은 브레히트의 시작품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대표적인 결과물이 『브레히트 시 주해』다. 저자 비치슬라는 벤야민의 이 비평을 두고 형식, 소재, 모티프, 전통의 역사를 교차 분석함으로써 브레히트 해석의 새로운 수준을 연 저술이라고 평가한다. “공산주의에 편협함이라는 낙인이 찍혀 있다고 보는 사람들이 브레히트 시집을 정독하게 되면 놀라움을 금할 수 없을 것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주해서는, “순수하게 서정적인 부분에서 정치적인 내용을 찾아내는 것”을 지향했던 벤야민의 비평가적 관점이 드러나는 소중한 결실이기도 하다.
한편 벤야민은 브레히트의 창작 활동에 대해 ‘종합실험실’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벤야민의 표현대로, 예술의 정치화가 일어나는 장소는 고도의 예술적,기술적 수준을 전제로 예술적 요소들의 기능 전환을 추구하는 종합실험실일 터이다. ‘총체적’ 시스템을 향한 과중한 시각 때문에 진짜 해야 할 일을 그르치지 않는, 현실의 재료가 수시로 외부에서 유입되도록 열려 있는, 예술의 정치적 실천을 모색하는 공간인 실험실 말이다.

브레히트의 벤야민-“벤야민의 논문은 세상에 나와야 한다!”

벤야민의 브레히트론은 벤야민이 브레히트에 대해 쓴 열한 편의 글을 토대로 연구할 수 있는 반면, 브레히트의 벤야민론은 편지, 대화록, 일기 등 비공식적 기록을 통해서만 엿볼 수 있다. 브레히트는 분명 벤야민의 문체와 이론적 깊이, 탄탄한 문학사 지식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지식인의 위치를 둘러싼 논쟁을 다룬 「오늘날 프랑스 작가들의 사회적 위치에 대하여」, 언어연구 분야와 경향을 비판적으로 개관한 「언어사회학의 문제들」, 역사적 유물론에 대한 이론적 성찰로 시작하는 「수집가이자 역사가 에두아르트 푹스」에 칭찬과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수집가이자 역사가 에두아르트 푹스」를 읽고 나서 보인 반응 중 대상을 다루는 연구자의 태도에 대한 브레히트의 해석은 그가 벤야민의 연구를 상당히 깊이 이해하고 있었음을 입증해준다. “대상에 대한 관심의 절제가 군더더기 없는 논문이라는 결과를 낳은 것 같습니다. 아무런 장식도 없지만, 모든 부분에서 기품이 있습니다…… 당신의 글에서는 언제나 당신이 대상 안에 머물고 있거나 대상이 당신 안에 들어 있습니다.”
브레히트가 벤야민을 소중하게 여겼다는 것은 그가 출판 관계자들에게 전한 부탁에서도 드러난다. 브레히트는 논문을 발표할 기회를 얻기가 어려웠던 벤야민을 위해 덴마크, 스위스, 체코 등지에서 벤야민의 논문을 실어줄 지면이 있는지 알아보았고, 관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출판 요청을 하기도 했다. 물론 그 자신도 독일 내에서 모든 작품이 금서 조치를 당하고, 망명지에 묶여 있던 브레히트의 시도는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그러다 1939년 독소불가침조약 및 이차대전 발발을 계기로 파리에 있던 벤야민과 핀란드에 있던 브레히트의 소식은 끊기게 된다. 브레히트는 이듬해 여름이 되어서야 벤야민의 자살 소식과 함께 마지막 저술인 「역사의 개념의 대하여」 증정본을 받게 되는데, 불분명하고 혼란스럽다는 일각의 반응에 반박하며 그 논문이 “분명하고 간결하다”고 밝혔다. 브레히트는 벤야민의 죽음을 두고 “히틀러가 독일문학에 가한 최초의 실질적인 손실”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지며, 브레히트의 심정이 담긴 벤야민의 무덤에 바치는 시 네 편은 이 책 제5장에 전편 수록되어 있다.

다시, 평전을 쓰고 읽는 일에 대하여-과거 세대의 사람들과 우리 사이의 은밀한 약속을 듣는 일

저자는 이 책에서 벤야민과 브레히트 두 사람의 개인적,역사적 경험과 예술적,정치적 의도가 어떻게 교차하는지, 그들의 텍스트가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를 그려 보인다. 이렇게 해서 형성된 관계망에서 벤야민과 브레히트는 차이보다 유사성을 더 많이 보여준다. 이들의 특별한 관계는 벤야민이 브레히트 쪽으로, 브레히트가 벤야민 쪽으로 다가가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성립하지도, 그렇게 오래 유지되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 책은 벤야민과 브레히트의 관계에 대한 기존의 확고한 의견 혹은 막연한 추측에 가려졌던 역사적 사실들을 캐내어 그로부터 두 사람의 관계에 내포된 인간적,정치적 의미를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주관적 해석이나 이론적 추상화를 피하고 될 수 있는 한 문헌학자의 겸손한 태도를 취한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들이 스스로 발언하도록 한다고 해서 저자의 현재적 관점이 아무런 작용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과거 세대의 사람들과 우리 사이의 은밀한 약속”을 찾아내고자 한 저자 비치슬라의 소망이 맺은 결실인 이 연구서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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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벤야민과 브레히트 | gh**ms2222 | 2019.03.2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20세기 최고의 철학자와 문학가, 벤야민과 브레히트. 그들의 이름과 이론을 언뜻 들어보긴 했을지 몰라도 저서를 읽은 사람은 찾...

    20세기 최고의 철학자와 문학가, 벤야민과 브레히트. 그들의 이름과 이론을 언뜻 들어보긴 했을지 몰라도 저서를 읽은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각 분야에서 저명했으나 일반대중들에게는 유리된 마스터라고 해야 할까.

    저자 에르트무트 비치슬라는 동시대 인물이었던 벤야민과 브레히트를 통해 당대 사회체제와 그에 분투했던 정치적 의미를 찾으려 하고 있다.

    벤야민과 브레히트 이 책의 미덕이라고 함은 둘의 논문과 편지, 일기 등을 살펴봄으로써 학술적 의미뿐만 아니라 독자에게 흥미로운 요소를 재발견케 하는 동기를 부여한다.

    사실 친구 사이였던 둘 사이에는 갈등이나 이견이 존재했다. 특히 벤야민 친구 아도르노와 숄렘은 브레히트를 비판했지만 저자 비치슬라는 외려 벤야민을 브레히트로써 읽어내려 한다. 벤야민과 브레히트 사이 이론적 차이와 충돌은 생산적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론이었을지 모르겠다.

    벤야민과 브레히트 둘의 저서를 직접 읽기 다소 부담스럽다면 이 책을 먼저 접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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