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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의 목소리
| A5
ISBN-10 : 8996573108
ISBN-13 : 9788996573104
체르노빌의 목소리 중고
저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 역자 김은혜 | 출판사 새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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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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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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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은 우리의 미래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일본에서 일어났지만 마치 당사자인양, 언론의 소식에 귀를 기울인다. 원자력 공포 앞에서 국경은 의미가 없다. 1986년 체르노빌을 경험한 사람들의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체르노빌의 목소리』.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100여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단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와 가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적 재난을 당한 벨라루스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니다. 소방대원의 아내, 심리학자, 마을 주민, 아버지, 군인, 엄마, 고멜 국립대학교 교수, 해체작업자, 사냥꾼, 카메라 감독, 마을 간호장, 언어학 교사, 가정실습 교사, 기자, 벨라루스 의원, <체르노빌의 아이들에게> 재단 대표, 농업학 박사, 화학 엔지니어, 환경 보호 감독, 역사학자, 해체작업자의 아내 등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들려 주며 자신들의 체르노빌, 자신들의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소개

저자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저자 스베틀라나 알렉산드로브나 알렉시예비치(Светлана Александровна Алексиевич)는 1948년 우크라이나 스타니슬라브(1962년 이바노-프란콥스크로 개명)에서 벨라루스인 아버지와 우크라이나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민스크에 있는 벨라루스 국립 대학교 언론학과를 졸업하고 여러 지역 신문사와 문학예술잡지 《네만》기자로 일했다. 그 후 제2차 세계대전, 소련-아프간 전쟁, 소련 붕괴, 체르노빌 사고 등 극적인 사건을 겪은 목격자들과의 인터뷰를 기술했다. 10년 넘게 집필한 《체르노빌의 목소리》는 1997년 처음 출간되었고 2006년 미국 비평가협회상을 받았다. 2008년 개정판에는 검열 때문에 초판에서 제외됐었던 인터뷰와 새로운 인터뷰가 더해졌다. 그 외 저서로는 1985년 《전쟁은 여자의 얼굴이 아니다》, 《마지막 증인. 어린이를 위한 솔로》, 1989년 《아연 소년들》, 1993년 《죽음에 매료되다》 등이 있다. 알렉시예비치의 저서는 22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수십 편의 연극과 다큐멘터리를 위한 대본으로도 사용되었다. 현재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으며 《영원한 사냥의 아름다운 사슴》을 집필 중이다.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의 최고 정치 서적 상(1998), 국제 헤르더 상(1999),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평화상(2001) 등을 수상했다.

역자 : 김은혜
역자 김은혜는 한동대학교에서 영어와 언론을,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에서 한영노 국제회의 동시통역을 공부했다. 듣고 읽는 이의 마음을 여는 소통의 통로가 되기 위해 주위 모든 것에 관심이 있으며, 현재 전문 통번역사로 활동 중이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저자의 독백 인터뷰
역사적 배경
사람의 외로운 목소리, 하나

Chapter I 망자의 땅
기억의 이유
산 사람과도 죽은 사람과도 대화할 수 있따
문에 기록된 삶
같이 울고 밥 먹자고 영혼이 하늘에서 부른다
닭도 지렁이를 찾으면 기뻐하고, 솥에서 끓는 것도 영원하지 않다
가사 없는 노래
오래된 두려움과 여자들이 말할 때 남자가 조용히 있던 이유
군인의 합창

Chapter II 조물주
오래 된 예언
달의 풍경
그리스도가 넘어져 소리치는 모습을 볼 때 이가 아팠던 증인
걷는 먼지와 말하는 흙
우리는 체호프와 톨스토이 없이 살 수 없다
성프란치스코는 새들에게 설교했다
무제 : 고함
두 목소리 : 남자와 여자
전혀 낯선 것이 내 속으로 기어들어온다
데카르트 철학과 부끄럽지 않으려 오염된 샌드위치를 먹은 이야기
오래 전에 숨어버렸지만 다시 나갈 방법도 만들지 않았다
막힌 우물 옆에서
역할과 슈제트에 대한 갈망
민족의 합창

Chapter III 슬픔의 탄식
죽음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을 줄 몰랐다
흙이 되는 것은 너무 쉽다
위대한 나라의 상징과 비밀
무서운 일은 조용하고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러시아인은 언제나 무언가 믿으려 한다
위대한 시대의 작은 생명은 보호 받지 못한다
한 때 우리가 사랑했던 물리
콜리마, 아우슈비츠, 홀로코스트를 넘어서
자유와 평범한 죽음을 꿈꾸다
못생겨도 사랑할 아이
흔해 빠진 삶을 이해하려면 뭔가 덧붙여야 한다
벙어리 군인
저주받은 영혼의 질문 : 무엇을 해야 하고 누구의 탓인가
소비에트를 지킨 자
어린 올렌카를 만난 두 천사
한 사람의 거대한 권력
희생양과 제사장
어린이 합창

사람의 외로운 목소리, 둘
맺음말 대신

책 속으로

오늘날 거의 30개국에서 443기의 원자력 발전소가 가동 중이다. 미국 104기, 프랑스 58기, 일본 55기, 러시아 31기, 그리고 한국에 21기가 있다. 종말을 앞당기는데 충분한 개수다. 그 중 20퍼센트가 지진 위험 지역에 있다. (…) 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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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거의 30개국에서 443기의 원자력 발전소가 가동 중이다. 미국 104기, 프랑스 58기, 일본 55기, 러시아 31기, 그리고 한국에 21기가 있다. 종말을 앞당기는데 충분한 개수다. 그 중 20퍼센트가 지진 위험 지역에 있다. (…)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체르노빌을 겪어 본 인류는 핵 없는 세상을 향해 갈 것만 같았다. 원자력의 시대를 벗어날 것만 같았다. 다른 길을 찾을 줄 알았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체르노빌의 공포 속에서 살아간다. 흙과 집은 주인을 잃은 채로 남아 있고, 들판은 다시 숲으로 변하고 있으며, 사람의 집에 동물이 살고 있다. 수백 개의 죽은 전깃줄과 수백 킬로미터의 도로가 의미 없이 연결되어 있다.
나는 과거에 대한 책을 썼지만, 그것은 미래를 닮았다. - 한국어판 서문 12~13p

군사적 핵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있던 것이지만, 평화적 핵은 집집마다 있는 전구 같은 거라고 생각했다. 그때만 해도 군사적 핵과 평화적 핵이 쌍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었다. 공범자라는 사실을……. 우리는 더 똑똑해졌고, 전 세계가 더 똑똑해졌지만 체르노빌이 발생한 후에야 그렇게 됐다. 오늘날 벨라루스인들은 살아 있는 ‘블랙박스’처럼 미래를 위해 정보를 기록하고 있다. 모두를 위해……. - 저자의 독백인터뷰 21p

계속 죽고, 갑자기 죽는다. 길가다가 쓰러지고, 잠들고는 깨어나지 않는다. 간호사에게 꽃을 가져가다 심장이 멎는다. 버스 정류장에 서 있다가……. 그렇게 죽어가는데 우리가 무엇을 견뎌냈는지, 무엇을 보았는지, 아무도 제대로 물어보지 않는다. 죽음에 대한, 무서운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싫어한다.
하지만 나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했다. 내가 한 사랑에 대해……. - 사람의 외로운 목소리, 하나 52p

로봇이 죽어갔다. 과학자 루카초프가 화성탐험을 위해 만든 그 로봇들이……. 사람을 닮은 일본 로봇도 높은 방사선 수치 때문에 그 속이 다 타버린 것 같았다. 고무옷을 입고 고무장갑을 낀 군인들이 뛰어다녔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정말 작았다.
나는 모든 것을 머리에 새겼다. 아들에게 이야기해 주려 했다. 집에서 아들이 물었다.
“아빠, 거기 어땠어요?”
“전쟁이야.”
다른 말을 찾지 못했다. - 군인의 합창 131p

아직은 모르지만, 언젠가 물어볼 것이다. “왜 나는 사람들이랑 달라요?” “왜 나는 남자의 사랑을 받을 수 없어요?” “왜 나는 아이를 낳을 수 없어요?” “왜 모두한테, 나비, 새한테도 일어나는 일이 나에게는 안 일어나요?” 나는……. 나는 증명해야만 했다. 딸이……. 나는 증명 서류를 받고 싶었다. 딸이 자라서 이 사실을 알도록. 바로 나와 내 남편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사랑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또 울음을 참는다) 4년을 싸웠다. 의사들과, 공무원들과 싸웠다. 높은 사람들과 면담도 했다. 힘들게 노력했다. 4년 만에 딸이 앓는 무서운 병이 전리 방사선, 저준위 방사선과 관련이 있음을 확증하는 진단서를 받아냈다. 나는 4년 동안 거절당했고, 그들은 내 딸이 소아 장애를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아 장애라니? 내 딸이 앓는 장애는 체르노빌 장애다. - 오래된 예언 136p

원래는 조용하고 말 없을 것 같은 남자아이가 새빨개진 얼굴로 말을 더듬으며 물었다.
“왜 거기 남은 동물들을 도와주면 안 됐어요?”
그러게, 왜? 나도 생각 못 해본 거였다. 그래서 대답도 못 했다. 우리가 하는 예술은 사람의 고통과 사랑에 대한 것이지, 모든 생물을 취급하지는 않는다. 사람만! 다른 세계, 동물, 식물에까지 몸을 낮추지 않는다. 그런데 사람은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지 않은가. 다 죽일 수 있다. 요즘 세상에는 그런 게 더는 판타지가 아니다. 사고 후 처음 몇 달 동안 사람 이주에 대한 이야기가 한창일 때, 동물도 같이 이주시킬 프로젝트가 논의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어떻게? 어떻게 모두를? 땅 위를 걸어 다니는 동물들은 어떻게 시도라도 하겠지만, 땅속에 사는 벌레, 지렁이는? 저 위에, 하늘에 있는 것들은? 참새, 비둘기를 어떻게 대피시키지? 어떻게 하지? 그들에게 정보를 전달할 방법이 없지 않은가. - 성프란치스코는 새들에게 설교했다 17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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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체르노빌은 우리의 미래다!” 2006년 미국 비평가 협회상 수상 체르노빌을 경험한 사람들의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체르노빌이 무엇인지, 얼마나 끔직한지는 방사선 수치로, 코끼리 코가 달린 아이의 사진...

[출판사서평 더 보기]

“체르노빌은 우리의 미래다!”
2006년 미국 비평가 협회상 수상
체르노빌을 경험한 사람들의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체르노빌이 무엇인지, 얼마나 끔직한지는 방사선 수치로, 코끼리 코가 달린 아이의 사진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체르노빌을 경험한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체르노빌의 목소리 : 미래의 연대기》는 단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와 가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적 재난을 당한 벨라루스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닌 실화다. 지은이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이 책을 위해 무려 10여년에 걸쳐 100여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초판에서 몇몇 인터뷰를 검열로 인해 실을 수 없었을 정도로 이 책은 체르노빌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무엇보다 저자가 서문에서 이야기하듯이 이 책은 미래를 보여준다. 체르노빌 사고는 과거에 일어났지만 지금 후쿠시마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의 미래이다. 그래서 미래의 연대기이다.
이 책은 이미 영어, 일본어, 독일어 등 전세계 10여개 국어로 번역되었으며 2006년 미국 비평가 협회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독백 형식의 연극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번 한국어판은 검열로 초판에서 제외됐던 인터뷰와 새로운 인터뷰가 추가된 2008년 개정판의 번역본이며, 특별히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저자의 새로운 서문이 추가되었다.

▷ 국경이 의미가 없는 원자력 공포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일본에서 일어났지만 우리는 마치 사고 당사자인양, 언론의 소식에 귀를 기울인다. 원자력 공포 앞에 국경은 의미가 없다. 벨라루스는 어땠을가? 인구 1천만 명의 작은 나라 벨라루스는 놀랍게도 원전이 하나도 없다. 단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가 국경에 인접했기 때문에 국토의 23퍼센트가 방사성 물질에 오염되었다. 오염지역 거주민은 210만 명이며, 이 중 어린이가 70만 명이다. 방사선 피폭은 벨라루스 국민의 주요 사망 원인이다. 계속되는 저준위 방사선의 영향으로 암, 지적장애, 신경정신 질환 유전자 돌연변이의 발생률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체르노빌 이후에 태어난 아무 죄없는 아이들이 이런 병을 앓으며 살아가고 있다.
소설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실제 이야기
이 책은 소설이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들려준다. 소방대원의 아내, 심리학자, 마을 주민, 아버지, 군인, 엄마, 고멜 국립대학교 교수, 해체작업자, 사냥꾼, 카메라 감독, 마을 간호장, 언어학 교사, 가정실습 교사, 기자, 벨라루스 의원, <체르노빌의 아이들에게> 재단 대표, 농업학 박사, 화학 엔지니어, 환경 보호 감독, 역사학자, 해체작업자의 아내, 사진작가, 모길료프 문화예술대학 교수, 전 슬라브고로드 당 지역 위원회 일등서기관, 전 벨라루스 과학 아카데미 핵에너지 연구소 소장, 모길료프 여성 위원회 <체르노빌의 아이들> 대표 등 100여명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체르노빌, 자신들의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미래를 남겨줄 것인가?
체르노빌의 고통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그리고 안전을 장담했던 일본에서 원전 사고가 일어났다. 현재 전세계 30개국에서 443기의 원자력 발전소가 가동중이다. 이중 일본에는 55기, 우리나라에는 21기, 중국에는 13기가 있으며, 중국은 추가로 원전을 건설 중이다. 한반도는 원전으로 둘러싸인 셈이다. 독일은 모든 원전을 폐쇄하기로 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신규 원전 건설과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미래를 남겨줄 것인가? 이 책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비오는 날 가슴 졸이며 아이 손에 우산을 꼭 쥐여준 모든 엄마, 아빠에게 권하고 싶다.

[책속으로 추가]
그런데 제가 알고 싶은 건, 누가 잘못했느냐입니다. 우리가 여기서 살아남을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우선 누가 잘못했는지 밝혀야 합니다. 도대체 누구 탓일까요? 과학자? 발전소 직원? 아니면 세상을 그런 식으로 보는 우리 탓? 물질적인 욕구를, 가지려는 욕구를 멈추지 못한 우리 탓? 범인을 잡았습니다. 발전소 소장과 그날 당직을 섰던 기술자들입니다. 과학 잘못입니다. 그런데 왜? 대답해주세요, 우리는 똑같은 사람이 만들어낸 자동차와는 안 싸우면서 왜 발전소와는 이렇게 싸웁니까? 왜 핵 발전소를 다 폐쇄하라고 요구하고, 원자력 전문가들에게 소송을 걸려 합니까? 그리고 그들을 왜 저주합니까?
- 두 목소리 : 남자와 여자 185p

모두 전쟁과 비교한다. 하지만 전쟁은 이해할 수 있다. 아버지가 전쟁 이야기를 해주셨고, 내가 직접 책에서 읽기도 했다. 그런데 여기는? 우리 마을에는 묘지가 세 개 남았다. 첫 번째 묘지는 오래된 묘지로 사람이 묻혀 있고, 두 번째 묘지에는 우리가 버려 총살 당한 개와 고양이, 세 번째 묘지에는 우리 집이 묻혀 있다.
우리 집까지 장사지냈다. - 민족의 합창 249~250p

다른 한 사람은 위에서 구멍을 뚫었는데, 내려갈 때가 되어도 계속 망치질을 하더이다. 우리가 손을 흔들어 내려가자고 신호를 보내도 아예 무릎을 꿇고 계속 내리쳤소.
그 자리에 구멍을 뚫어 쓰레기를 내려보낼 배수관을 설치해야 했기 때문이오. 구멍이 뚫리기까지 일어나지 않았소. 1천 루블의 보상금을 받았소. 당시 돈으로 오토바이 두 대 값이었소. 지금 그는 1급 장애인이오. 그런 거였소. 두려움에 대한 보상은 즉각 주어졌소. 하지만 그리고 죽어가는 거였소. 지금 죽어가고 있소. 끔찍한 고통으로 괴로워하고 있소. 지난 휴일에 그를 보러 다녀왔소.
“내 소원이 뭔지 물어봐 줘.”
“뭔데?”
“평범한 죽음…….” - 자유와 평범한 죽음을 꿈꾸다 319~320p

나는 집에만 있어요. 나는 장애인이에요. 우체부 아저씨가 우리 집에 오면 할아버지와 내 연금을 가져 와요. 우리 반 애들이 내가 백혈병 걸렸다는 걸 알아냈을 때, 내 옆에 안 앉으려 했어요. 나한테 닿을까 봐 무서워했어요. 내 손을 한 번 봤어요. 내 책가방과 공책도 봤어요. 아무것도 안 바뀌었어요. 그런데 왜 나를 무서워했는지 모르겠어요.
의사 선생님께서 그러는데요, 우리 아빠가 체르노빌에서 일해서 내가 아픈 거래요. 나는 아빠가 갔다 온 다음에 태어났는데도요.
그래도 난 아빠가 아주 좋아요. - 어린이 합창 38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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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체르노빌 현재형 | ch**sa11 | 2017.06.0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체르노빌의 목소리 * 천공의 벌   5월 미세먼지가 극심하던 때, 어쩌자고 만보걷기를 매일 했는지 ...

    체르노빌의 목소리 * 천공의 벌

     

    5월 미세먼지가 극심하던 때, 어쩌자고 만보걷기를 매일 했는지 부작용이 이만저만 아니다. 아프다. 특히 두통. 머릿 속이 미세먼지 곤죽이 되어가는 흉칙한 이미지가 자꾸 떠오르면서 도통 책에 집중이 안 된다. 가볍게 소설을 읽자 하는 마음으로 집어든 책들. <체르노빌의 목소리>야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대표작인지라 대략 어떤 내용인지 알았지만, 함께 집어 든 <천공의 벌> 역시 마찬가지로 원전 재앙을 경고하는 소설인줄 꿈에도 몰랐다. "천공의 별"로 제목을 잘못 기억한 이후로 계속 "별"을 소재로 한 SF소설로 착각했으니 말이다.

    *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집어든 책의 조합이 참 묘하다. <체르노빌의 목소리>, <천공의 벌>. 가뜩이나 요즘 미세먼지과 유독물질의 대한 강의를 들으러 다니거나 책을 읽으며 보이지 않는 위험에 잔뜩 주늑들었고, 동시에 분노하고 있는 판인데……. 우연의 일치인지 이 책들이 동시에 "핵, 핵, 핵"하며 내 안에서 울려대니 귀가 얼얼할 지경이다.

    *20170526_171617(1)_resized.jpg

     

    먼저 <체르노빌의 목소리>.

    공포소설도 아닌데, 책을 읽다가 엄습하는 공포감에 몇 번이나 책을 덮었다가 자세를 고쳐 앉고 다시 펴 들었을 정도였다. 이야기가 논픽션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고통의 목소리가 너무나 절절하여 그리고 지금은 구경꾼인 나나 또 다른 어떤 독자가 더이상 구경꾼이 아닌 희생자 당사자가 될 지 모른다는 실존적 두려움 때문이었다. 최근 한국을 찾은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에게 그 질문을 자주 하더라. 당신은 어떻게 이런 고통의 이야기를 다룰 수 있었냐고. 힘들지 않았냐고. 작가는 담담히 답하더라. 누군가는 이런 일을 하고, 이런 위험이 큰 직업군이 있다고.

    *

    목소리를 채집하는 작업이야 많이들 한다. 다다익선, 많을수록 좋을테고 깊을수록 칭찬받을 터이다. 특히 1986년 4월 26일의 사건처럼 두고두고 인류사에 영향을 미치는 대재앙에 대한 기억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기억하는 이의 처지와 관점과 경험에 따라 조각들만 모이기 때문에 그림을 제대로 그리기 위해서는 목소리가 많을수록 좋겠지. 문제는 이 고통스러운 작업을 어떻게 수행하는가, 얼마나 잘 하는가인데.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놀랍다! 대화에서 자신의 존재감이나 목소리를 지우고 상대를 부각시키는 기술은 쉬워보여도 어려울터인데 관찰자로서 그녀는 투명인간처럼 지워지고 사람들의 목소리만 남았다. 체르노빌 이후 일상화된 죽음과 불신, 사랑과 생명의 정의가 다시 세워지고, 사회적 관계가 재조정되는 현실, 은폐와 헌신. 집단주의의 폐해, 동시에 그 집단주의에서 가능했던 신화와 등장했던 영웅들. 우리는 바이오로봇(bio robot)이라고 부르지만 그 한명한명 영웅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400여 페이지에 담았다.

    *

    고위 공무원, 말단 직원, 영웅 훈장은 탔지만 방사능에 온몸을 태우고 사라진 소방관의 부인, 태어나자마자 죽음을 기다리는 아이들, 역사학자와 문맹인 할머니 할아버지들, 사진작가, 환경운동가. 다양한 사람들의 자신의 이야기를 작가에게 들려주었다. 혹자는 자신들의 고통을 팔아 먹는 잡범취급하며 그녀에게 욕을 퍼부었고, 혹자는 "당신은 나를 관찰하고 있잖아요."하면서 조용히 비난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곧 자신들의 생명이 사그러지더라도 기록은 남는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그녀가 이 집합적 프로젝트를 완수할 수 있도록 도왔다. 목소리를 모아주었고, 그들이 남겼던 쪽지, 일기, 기록들을 넘겼다. 작가는 오랜 세월 이를 삭히고 곰삭혀서 핵발전소의 공포를 전세계 독자에게 전한다. 1986년의 사건이 아니라, 21세기에도 진행형이며 앞으로 필시 진행될 재앙으로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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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한국인이 가장 많이 읽는다는데, 난 이제서야 처음 읽어본다. 1985년에 나온 작품인가본다. 이제야 읽는다. "별"이 아니라 "벌"이었다. 최신 전투 헬기 빅 B의 B를 따온 닉넴 같았다. 일본의 고속 증식 원형로에 빅 B를 추락시키겠다는 위협과 함께 "천공의 벌"이라는 범인은 일본 전역의 원전을 폐기하라는 요구를 한다. 한국판 번역본이 670여페이지인데, 한 자리에서 술술 다 읽을 수 있을만큼 재미있는 이 소설은 읽다보면 안다. 작가가 일본 핵발전소 현황 및 방사능 폐해에 대해 상당히 깊게 공부하고 쓴 작품임을. 군데 군데 작가의 목소리를 직접 심어 놓았다.

    *

     백화점 에어컨이 꺼지자 쇼핑하다가 더워진 아줌마가 원전에 대한 생각을 늘어놓는 부분은 어쩌면 이 책의 하이라이트 아닌 하이라이트일지 모르겠다. 폭탄 터지거나 사람 목숨 왔다갔다 하는 긴장의 장면은 아니지만, <천공의 벌>을 읽는 대다수 독자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으므로. 히가시노 게이고가 타겟으로 삼는 자들이 바로 "침묵하고 모른 척하는, 당장 내 눈앞의 재앙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전에는 모르는 척 하는 침묵하는 대중"인 것을.

    에어컨 꺼져서 더워진 아줌마는 "아무튼 (원전이) 별로 좋지 않은 것이라는 이미지는 있었지만 자신과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해 안심하고 있었다. 가나가와 현에는 원전이 없어서 다행이라고만 생각했을뿐이다. 실은 전국의 비등수형 원자력 발전소의 연료가 요코스카 시 구리하마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돼 연료를 실은 적재 차량이 선도 차와 경비 차의 호위를 받으며 심야에 은밀하게 운반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수송차량이 도시를 통과하는 도중에 한신 대지진급 지진과 맞닥뜨릴 경우, 연료 용기가 파손돼 지진 재해와 방사능 피해가 동시에 일어나는 복합 재해로 발전할 우려가 있다는 소문이 돈다는 사실도 그녀는 아는 바 없었다. (pp. 254-255)"

    *

    이 소설 이후,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핵 발전소들은 터졌고 한국에서는 잦은 지진이 발생했다. 북유럽의 단단한 지반과는 달리 한국의 무른 지반에 방사능 폐기물을 저장할 안전한 공간이 없음을 많은 이들이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야기는 계속된다. <천공의 벌>이 경고한 이후, 일본 고속 증식 원형로 몬주에서 사고가 일어났고, 후쿠시마 핵 발전소들이 터졌어도 우리는 계속 뇌까린다. "위험할 것 같은데, 당장 나랑은 상관 없지 않아?"

    *

    절 대 그 렇 지 않 다. 나뿐 아니라 후대손손 상관이 아주 크게 있는데, 당장 사건이 터지지 않았을 뿐이지.


     
  • 체르노빌의 목소리 | ok**h | 2013.06.28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제게, 읽히는 속도를 기준으로 책은 두 종류가 있습니다.   술술 넘어가는 책, 잘 안 넘어가는 책, &nb...
    제게, 읽히는 속도를 기준으로 책은 두 종류가 있습니다.
     
    술술 넘어가는 책,
    잘 안 넘어가는 책,
     
    그리고 읽고 난 후의 느낌으로 책은 네 종류가 있습니다. 그래도 요즘에는 좋은 책을 소개해 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아주 많고, 저 스스로도 책 읽는 시간이 워낙 부족한 탓에 적극적으로, 네 번째 부류의 책은 피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충만한 느낌이 들면서 빨리 서평을 쓰고 싶은 책,
    적당히 좋거나 아무 생각이 없어, 딱히 서평은 쓰고 싶지 않은 책
    읽는 동안 계속 '뭐지?' 하면서 알 수 없는 느낌이 드는 책,
    너무 별로여서 그냥 덮어버리고 싶은 책,
     
    이 책은 첫 번째 기준으로는 '잘 안 넘어가는 책' 그리고 두 번째 기준으로는 '읽는 동안 계속 '뭐지?' 하면서 알 수 없는 느낌이 드는 책'에 속합니다. 잘 안 넘어가는 이유는 어려워서가 아니라 불편해서, 알 수 없는 느낌이 드는 것 역시 불편해서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1997년에 출간 되었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다시 쓰인 한국어판 서문에서 몇 구절을 한 번 뽑아보는 것으로 대신 하겠습니다.
     
    최근 언론매체 덕분에 일본의 비극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다. 모든 것이 우리 눈 앞에서 일어나고 있다. 마치 우리가 사고 당사자인 것 같기도 하다. 핵 공포는 나라간 경계를 허물었다. 과거 정치에서 사용되던 '우리-남'이나 '멀다-가깝다' 같은 어휘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체르노빌 사고로 가장 큰 피해를 당한 벨라루스에는 100년 전 규모 7.0의 지진이 일어난 장소에서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 건설이 진행 중이다. 아직 남아 있는 수많은 개천이 그 지진을 증명하고 있다. 벨라루스 국민은 원전 건설이 두렵지만, 누구도 그들의 의견을 묻지 않았다. 원전 시공은 러시아가 맡았다. 계약 체결식에서 푸틴은 일본보다 더 안전한 원전을 지을거라고 말했다.
     
    몇 해 전 일본 훗카이도에 있는 토마리 원전을 방문한 적이 있다. ... 내 이야기를 들으며 연민을 담은 미소를 지었다. "우리가 일하는 원전에서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원전 건물 위로 비행기가 떨어져도 끄떡없고, 가장 강력한 지진, 규모 8.0의 강진도 견뎌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 일본 역사상 처음으로 규모 9.0의 지진이 발생했다. 현대인들은 자기 능력의 한계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본문은, 아직 읽고 있는 중입니다. 이 책은 좀 더 많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곱씹으면서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서문만 읽고도 굉장히 강렬한 느낌이 드는 책은 흔하지 않지만 다 읽더라도 별 다른 이야기는 쓸 수도, 쓰고 싶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왜냐구요? 19세기말 빈의 철학자인 비트겐슈타인이 그랬다죠, '말할 수 없는 것은 침묵해야 한다' 고.
     
    이 책은 제가 어렴풋이 안다고 생각했거나 '필요악'이라고 생각했던 것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일어날 수 없는, 혹은 못하는 일은 이제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겁니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건 우리의 '인식'인거죠. 그러고 보니, 갑자기 이 말이 생각나네요.
     
    There are known knowns; there are things we know that we know.
    There are known unknowns; that is to say, there are things that we now know we don't know.
    But there are also unknown unknowns – there are things we do not know we don’t know.
     
    - United States Secretary of Defense, Donald Rumsfeld
     
    조지 W. 부시 정부시절, 럼스펠트 美국방장관이 이라크 전쟁에 앞서 테러 위협에 관해 이야기를 하면서 썼던 표현으로 유명합니다. 저 중에 unkown unknowns 는 나심 탈레프의 'Black Swan'이라는 개념과도 관련이 있고요. 당장 듣기에는 쉬우면서도 곱씹을수록 애매모호한 맛이 우러나오네요.(한 마디로 제 머리로는 이해가 안 된다는 뜻입니다.)
  • 코맥 매카시의 소설 <로드>의 배경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으나 핵전쟁 이후의 세상이라고 상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코맥 매카시의 소설 <로드>의 배경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으나 핵전쟁 이후의 세상이라고 상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그려진다. <로드>는 근미래에 대한 예언적 소설이기도 했고, ‘지금 이곳의 처참함을 상징하는 노골적인 메타포이기도 했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체르노빌의 목소리>에는 <로드>가 그렸던 세상이 실제한다. 또한 역사적 사건이었던 체르노빌을 지금도 진행중인 내 시대의 일이고, 나와 같은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로 육화(肉化)하며, 바로 그것이 체르노빌의 본질임을 깨닫게 한다. 체르노빌이 과거에 종료된 사건이 아니기에, 우리는 다시 후쿠시마를 목격하게 되었고, 저자가 나는 과거에 대한 책을 썼지만, 그것은 미래를 닮았다고 말하듯, 곧 다가올 미래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의 미래가 아닐 확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낮을 것이다.
     
    <체르노빌의 목소리>는 평화적 핵사용에 관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 아직 결정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필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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