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KYOBO 교보문고

sam 7.8 출시
[톡소다] 100% 공짜!
매일 500원 복돋움 캐시
아시아문학페스티벌
  • 교보손글쓰기대회 전시
  • 손글씨스타
  • 세이브더칠드런
  • 손글씨풍경
  • 북모닝 이벤트
난설헌
380쪽 | A5
ISBN-10 : 8963706850
ISBN-13 : 9788963706856
난설헌 중고
저자 최문희 | 출판사 다산책방
정가
13,000원
판매가
3,000원 [77%↓, 10,000원 할인]
배송비
2,500원 (판매자 직접배송)
제주도 추가배송비 : 3,000원
도서산간지역 추가배송비 : 4,800원
배송일정
지금 주문하면 2일 이내 출고 예정
2011년 10월 10일 출간
제품상태
상태 중급 외형 중급 내형 중급
이 상품 최저가
900원 다른가격더보기
  • 900원 hana525... 특급셀러 상태 하급 외형 하급 내형 하급
  • 1,000원 도토리중고서적 특급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1,000원 도토리중고서적 특급셀러 상태 상급 외형 상급 내형 상급
  • 1,000원 토리북스 특급셀러 상태 상급 외형 상급 내형 상급
  • 1,000원 유희왕 특급셀러 상태 상급 외형 상급 내형 상급
  • 1,000원 BOOK소리 우수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1,200원 북팩토리 특급셀러 상태 중급 외형 중급 내형 중급
  • 1,900원 지리산. 특급셀러 상태 상급 외형 상급 내형 상급
  • 2,000원 xeroxco 특급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2,000원 modem20 특급셀러 상태 상급 외형 상급 내형 상급
새 상품
11,700원 [10%↓, 1,300원 할인] 새상품 바로가기
수량추가 수량빼기

중고장터에 등록된 판매상품과 제품의 상태는 개별 판매자들이 등록, 판매하는 것으로 중개시스템만을 제공하는 교보문고는 해당 상품과 내용에 대해 일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상단 제품상태와 하단 상품 상세를 꼭 확인하신 후 구입해주시기 바랍니다.

교보문고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은 직거래로 인한 피해 발생 시 교보문고는 일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중고장터에 등록된 판매 상품과 제품의 상태는 개별 오픈마켓 판매자들이 등록, 판매하는 것으로 중개 시스템만을 제공하는
인터넷 교보문고에서는 해당 상품과 내용에 대해 일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교보문고 결제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은 직거래로 인한 피해 발생시, 교보문고는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중고책 추천 (판매자 다른 상품)

더보기

판매자 상품 소개

※ 해당 상품은 교보문고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활용하여 안내하는 상품으로제품 상태를 반드시 확인하신 후 구입하여주시기 바랍니다.

판매자 배송 정책

  • 토/일,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 기준으로 배송이 진행됩니다.

더보기

구매후기 목록
NO 구매후기 구매만족도 ID 등록일
72 상태가 괜찮아요. 잘 볼게요~ 5점 만점에 5점 ttlrttl*** 2020.09.02
71 배송이 조금 늦어 별하나 뺐지만 나머지는 모두 만족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wis0*** 2020.08.18
70 책이 찢어진곳도 있고 너무 많이 지저분하네요 중고상품이지만 조금은 깨끗한걸로 판매해주시면 좋을것같습니다 5점 만점에 4점 poetich*** 2020.03.13
69 맛있어..맛없어..맛있어..맛없어..맛있어..맛없어..맛있어..맛없어.. 5점 만점에 3점 anstjdp*** 2020.03.10
68 잘받았습니다.잘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elle1*** 2020.03.04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상품구성 목록
상품구성 목록

소설로 다시 태어난 허난설헌의 일대기!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최문희의 소설 『난설헌』. 16세기 조선 중기의 천재 여류시인 허난설헌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77세의 여성 소설가는 난설헌의 삶과 내면을 꼼꼼하게 풀어내며, 각 장면을 한 편의 세밀화처럼 표현했다. 어린 초희는 자유로운 가풍 속에서 성장하며 당대의 시인으로 꼽혔던 이달에게 시를 배운다. 여성이 존중받을 수 없었던 시대였지만 아버지 허엽과 오빠 허봉은 그녀를 귀한 존재로 여겼고, 초희는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하며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그러나 초희 역시 15세의 나이에 혼인을 하게 되고, 엄정한 시대와 현실의 벽 앞에 가로놓이게 된다. 예고된 불행처럼 그녀의 삶은 삐걱대기 시작하는데….

저자소개

저자 : 최문희
저자 최문희는 서울대 지리교육과 졸업. 1988년 「돌무지」로 『월간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 1995년 『율리시즈의 초상』으로 제4회 작가세계문학상, 『서로가 침묵할 때』로 제2회 국민일보문학상에 연이어 당선되었다. 소설집 『크리스털 속의 도요새』(1995), 『백년보다 긴 하루』(2000), 『나비눈물』(2008)이 있다.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아름다운 여인’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쓰고 싶었다. 시대를 건너뛰면서 두리번거리다가 조선의시인 난설헌에게 머물렀다. 그것은 발견이었고, 계기였을 것이다. 정갈하게 다듬어진 외모와 빛의 알갱이처럼 영롱한 영혼의 소유자, 세속에 때 묻지 않은 순수, 원망이나 미움, 화를 자신의 내부로 끌어당겨, 시라는 문자를 통해 여과시켰던 난설헌이야말로 아름다움의 표상이었다. 난설헌의 짧은 생애를 불꽃처럼 태운 문학에의 열정, 종이와 붓이 있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명주실을 뽑아내듯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써내려갔던 그의 시는 영혼의 부르짖음이었다.

목차

녹의홍상 - 009
가슴에 깃든 솟대 - 039
마지막인 것을 - 053
가을의 비늘 - 070
슬픈 고리 - 082
처음이기에 - 089
옥인동, 그 얕은 숨소리 - 098
그을린 가슴 - 137
애처로움 - 150
태워도, 태워도 - 163
삐걱대는 밤 - 177
소헌 아가 - 194
금실이 - 202
붉은 빗방울 - 222
어긋난 것들 - 236
하지(夏至)의 너울 - 253
닫힌 문 - 297
치미는 오열 - 310
몽환 - 331
부용꽃 스물일곱 송이 - 353

혼불문학상 심사평 - 367
작가의 말 - 375
허난설헌 가계도 - 380

책 속으로

차양 끝에 매달린 풍경소리가 오늘따라 무겁다. 두 손을 깍지 낀 초희가 어긋나서 맞물린 열 손가락을 새삼 들여다본다. 열 손가락의 맞물림 같은 것이 결혼인가, 너무 조여잡은 손가락들이 어느새 저려든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반드시 행복한 것인지, 확신...

[책 속으로 더 보기]

차양 끝에 매달린 풍경소리가 오늘따라 무겁다. 두 손을 깍지 낀 초희가 어긋나서 맞물린 열 손가락을 새삼 들여다본다. 열 손가락의 맞물림 같은 것이 결혼인가, 너무 조여잡은 손가락들이 어느새 저려든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반드시 행복한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서로의 체온을 묻히고, 서로의 지문을 가슴에 감으면서 서로의 숨결 소리를 듣는 것, 그것이 결혼이라는 만남일까. 초희는 고개를 흔들었다. 시댁 사람들과 어우러져 잘 해낼지, 그것에 대한 불안도 가슴 밑바닥에 안개처럼 고여온다. 바람이 일어 처마끝에 달린 붕어가 몸부림친다. 구름 저편에 산이, 산 너머 저편에 마을이, 그 마을을 지나 강이나 들…… 바람이 처마끝 풍경을 때리고 지나간다. _ 마지막인 것을 (p.53)

머물지 않고 흐르는 모든 것들은 아름다웠다. 고여 있지 않아 늘 새롭고 싱싱하다. 그미도 때때로 흐르고 싶다는 간절한 욕망을 느꼈다. 청정한 상태로 머물다가 언젠가는 그 존재 자체가 사라진다는 것, 공기 중에 떠도는 한 톨의 먼지가 되어 하늘로 스며든다는 것은 얼마나 신비하고 아름다운 현상인가. _ 옥인동, 그 얕은 숨소리 (p.99)

갑자기 낮은 돌담으로 둘러쳐진 두 칸짜리 이 별당이 감옥처럼 느껴진다. 앞뒤가 막막하다. 절벽이다. 시집온 지 네 해가 기울고 있는데도 신행 첫날에 느꼈던 그 밑도 끝도 없는 막막함은 때 없이 밀려온다. 그미는 좌불안석이다. 고운 정보다는 미운 정에 길들여지는 것이 시집살이의 지혜라 했던 배다른 언니의 말이 그미의 정강이를 일으켜 세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그미가 나대는 건 시어머니의 심기를 더 거스를지도 모른다. 빗살무늬 구름이 바람살에 쓸려간다.
_ 태워도, 태워도 (p.168)

그미는 꽁꽁 묶였던 오랏줄에서 풀려난 듯 큰 숨을 쉬었다. 생각은 늘 오랏줄이 되어 그미를 결박한다. 옥인동 시댁에서의 삶이 그러했다. 아무것도 바랄 것 없는 나날들이었다. 세상에 두려운 것, 가지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소망하는 것, 어느 한 가지도 그미의 마음을 정착시키지 못했다. 무채색의 세상은 덧없고 아프기만 했다. 예쁜 비단옷이나 보석도 그미의 마음을 채워주지 못했다. 마음을 가득 채워주는 것이 어찌 광에 가득한 나락이며 괴 가득 담겨져 있는 은전이며 보옥이랴. 덧없고 부질없는 허욕은 그나마 죽으면 그만 아닌가. 어린 시절부터 그미에게 귀중하고 아까운 것은 사람의 곱고 따스한 마음이었다. 정성, 그 마음이 인정받지 못하고 상처받으면 아프고 고통스러웠다. _ 어긋난 것들 (p.246)

순간 그미도 떠나고 싶다는 간절함이 목젖까지 차오른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고 싶다는 간절한 갈망이 어찌 남정네들에게만 있는 특별한 감정이든가. 이 울울한 담 안에 갇혀 살아온 세월의 이끼가 온몸에 슬었다. _ 몽환 (p.337)

푸른 바닷물이 구슬 바다에 스며들고 (碧海浸瑤海)/ 푸른 난새는 채색 난새에게 기대었구나 (靑彎倚彩彎)
부용꽃 스물일곱 송이 붉게 떨어지니 (芙蓉三九楹)/ 달빛 서리 위에서 차갑기만 해라 (紅隋月霜寒)
최순치는 소스라쳐 몸을 일으킨다. 생시 같은 꿈이다. 연못 위에 나붓이 앉아 있는 난설헌 아씨를 보았다. 부용꽃 한아름을 가슴에 안은 채 누군가에게 한 송이 한 송이 가려내어 던지고 있었다. 가지 잘린 꽃망울들이 수록색 연못을 가득 덮었고, 손에 든 연꽃 잎새를 따내고 있는 섬섬옥수. 한 송이 두 송이, 어느새 스물일곱 송이…… 눈으로 그것들을 헤아리다가 벌떡 몸을 솟구쳤다. _ 부용꽃 스물일곱 송이 (p.353)

[책 속으로 더 보기 닫기]

출판사 서평

스물일곱 짧은 생, 슬픔의 멍울을 시의 꽃망울로 터뜨렸던 여인…… 시리도록 아름다운 한 여인의 눈물이 지금 다시 흐른다 “나에게는 세 가지 한(恨)이 있다. 여자로 태어난 것, 조선에서 태어난 것, 그리고 남편의 아내가 된 것…….” 스물일...

[출판사서평 더 보기]

스물일곱 짧은 생,
슬픔의 멍울을 시의 꽃망울로 터뜨렸던 여인……
시리도록 아름다운 한 여인의 눈물이 지금 다시 흐른다


“나에게는 세 가지 한(恨)이 있다. 여자로 태어난 것, 조선에서 태어난 것, 그리고 남편의 아내가 된 것…….” 스물일곱, 짧고 불행했던 삶을 살다간 여인. 고통과 슬픔을 시로 달래며 섬세한 필치로 노래한 시인. 호는 난설헌(蘭雪軒). 자는 경번(景樊). 이름은 초희(楚姬).

『난설헌』은 16세기 천재 여류시인 허난설헌의 삶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바윗돌에 손가락으로 글씨를 새기는 마음으로 글을 쓴 최명희의 작가정신을 그야말로 오롯이 담아낸 소설”로 평가받았다. 여성이 존중받을 수 없었던 시대, 창작을 통해 자신을 일으키고 인내했던 여인의 삶은, 올해 77세 여성 소설가인 최문희 작가의 삶 속으로도 깊이 투영됐다. 작품을 쓰는 내내 난설헌의 영혼으로 살았고, 난설헌의 마음으로 사물과 사람을 되새겼다. 그렇게 난설헌의 내면과 삶을 꼼꼼하게 바느질하듯이 이야기의 육체를 만들어냈다. 그 섬세한 바느질 끝에서 어린 초희의 총명함이, 한 사내를 향한 여인의 숨죽인 마음이, 현실과 불화하는 난설헌의 눈물이 생생히 되살아났다.

뿐만 아니라, 16세기 조선의 풍속사 또한 수를 놓듯 풍성하게 소설 속에 담았다. 혼수 함 들어오는 풍경, 양가 대소가(大小家) 사람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치러지는 혼례식 장면들은 그야말로 눈앞에 펼쳐지듯 생생하게 그려진다. 난설헌의 삶을 둘러싼 주변인물에 대한 묘사 또한 어느 하나 소홀함 없이 촘촘하게 엮어내고 있다. 이 소설이 한층 더 입체감 있고 탄탄하게 직조될 수 있었던 건 바로 그 때문이다. 작가가 살아온 세월의 힘이 작품 곳곳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한 장면 한 장면이 한 편의 세밀화처럼 그려졌고, 순간순간의 감정들이 층층이 실어 나르고 있다.

77세 여성 소설가, 최문희 작가가 혼신과 집념으로 써내려간 역작
- 꼼꼼하게 바느질하듯 되살려낸 난설헌의 질곡 같은 삶


이 소설 속에서 허난설헌은 단지 빼어난 재능을 가진 시인으로 박제된 채 머물지 않는다. 그녀의 뛰어난 시편들 뒤로 드리워졌던 삶의 질곡이 이 작품 안에는 오롯이 박혀 있다. 그녀의 빛나는 시들은 그 한없이 고단한 삶의 고통을 디뎌가는 과정 속에서 멍울져 나온 것임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결혼 이전의 초희와 결혼 이후의 난설헌. 그 선명한 대비는 이 작품에서 단연 이채로운 대목이다. 결혼 이전 딸도 아들처럼, 아니 아들보다 더 귀한 존재로 존중해주었던 극히 예외적인 집안에서 성장해 마음껏 자신의 천재성을 발휘하던 초희의 삶은, 결혼이라는 제도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엄정한 시대와 현실 질서에 갇혀 급전직하한다. 뛰어난 문리(文理)와 천재적인 시재(詩才)는 불온시되고 금기시되고 만다. 아니, 오히려 시대를 넘어서는 재능은 난설헌의 삶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드는 장막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삶이 고단할수록, 고통러워질수록 그녀의 시는 더욱 깊어지고 처연해진다. 급기야는 모든 사람의 마음을 저릿하게 만드는 작품이 되어 한 편 한 편 피어난다. 『난설헌』은 바로 그 지점에서 의미를 짊어지고 있는 소설이다. 허난설헌의 일대기를 중핵으로 남근중심적 사회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한편 위대한 문학의 발생과정을 심도 있게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소설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난설헌의 삶을 둘러싼 또 다른 여인들의 삶이고 모습들이다. 난설헌의 어머니, 시어머니, 시숙모, 유모, 몸종, 기생 그리고 난설헌의 남편과 난설헌을 연모하는 사내까지, 전혀 다른 무늬를 가진 삶들을 세심하게 어우르는 시선과 심리 묘사는, 이 작품이 단지 역사적인 인물의 삶을 복원한 역사소설로만 머물지 않도록 만든다. “과거 속에서도 현재적 의미가 충만한” 작품, 바로 그 지점에서도 이 소설 『난설헌』은 혼불문학상 첫 번째 수상작으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입증해보이고 있다.

“너무 영민함도, 너무 다정함도, 지나친 나약함도
이 세상에 배겨나지 못하는 것을,
어쩌자고 머릿속에 촛불을 켜고 산다더냐…….”


어린 초희는 자유로운 가풍 속에서 성장하며 당대의 시인으로 손꼽혔던 손곡 이달에게 시를 배운다. 여자에게는 글을 가르치지 않는 시대였지만, 아버지 초당 허엽과 오빠인 하곡 허봉은 그녀를 귀한 존재로 존중해주었다. 그녀가 여덟 살 때 지은 한시, 「백옥루 상량문」은 어린 나이에 지었다는 게 믿기 힘들 만큼 뛰어난 상상력과 표현력으로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그러나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했던 초희는 결혼이라는 삶의 제도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엄정한 시대와 현실의 벽 앞에 가로놓인다. 15세 나이, 안동 김씨 가문의 김성립과의 혼인. 그것은 그녀에게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고 굴레였다. 스승 이달과 함께 사랑방을 찾아오곤 했던 서자 신분의 최순치를 향한 애틋했던 마음도 고이 접어 친친 동여매야 했다.

이제 그렇게 사랑방에 불려 나가 시를 겨루는 일 같은 건 없을 것이다. 시집이라는 절대의 공간으로 옮겨 앉으면, 생이 마감되는 그날까지 숨죽여 살아야 한다는 지엄한 법도가 있다. 벌건 번개칼이 창호지를 긋고 지나간다. 다시 빗방울이 들이치기 시작한다. (본문 p.23)

초희는 더운 숨길을 입안으로 밀어넣고 입술을 꼭 다물었다. 지금 자신의 가슴에 간단없이 물이랑을 퍼올리고 있는 사람, 그 이름만 떠올려도 빠개지듯 저려들었다. 화관을 머리에 쓰고 거울을 본다. 저 선연한 모습은 누구인가. 김성립과 정혼한 여인이 분명하거늘, 어쩌자고 마음에 물이랑을 잠재우지 못하는가. 아니라고 뿌리칠수록, 안된다고 억제할수록 입술에 깨물리는 그리움을 어쩌란 말인가. (본문 p.46)

백일홍은 맨살이다. 그래서 꽃 색깔이 저다지 진분홍인가. 있는 그대로 발가벗고 서 있는 나무라는데 생각이 모아진다. 그러자 새삼스럽게 그미의 눈가에 눈물이 핑그르르 어린다. 백일홍보다 나을 것 없는 인간들. 겹겹이 감추고, 숨기고, 억압하고 그것만으로도 부족해서 인간의 순수한 본성까지도 작은 틀 속에 가두려는 제도와 인습이 문득 진저리쳐진다. (본문 p.245)

예고된 불행처럼, 삶은 삐걱대기 시작했다. 시어머니와의 갈등, 남편과의 불화, 정신적으로 믿고 의지했던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잇따른 객사, 어린 딸과 아들을 저 세상에 먼저 떠나보내는 헤아릴 수 없는 상실감까지, 그녀는 그 모든 고통들을 가슴속으로 끌어안는다. 자신의 한 서린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순간은 오로지 서안을 끌어당겨 시를 쓰는 일, 그것밖에 없다. 현실은 막막하고 암담했지만, 시 안에서 그녀가 꿈꾸던 세상은 크고 넓었다. 규범의 족쇄와 규방 속 고통으로부터 훨훨 날아올라 그녀의 시는 신선의 세계로 가 닿아 한 문장 한 문장 아름다운 시어로 살아나왔다.

푸른 바닷물이 구슬 바다에 스며들고 (碧海浸瑤海)
푸른 난새는 채색 난새에게 기대었구나 (靑彎倚彩彎)
부용꽃 스물일곱 송이 붉게 떨어지니 (芙蓉三九楹)
달빛 서리 위에서 차갑기만 해라 (紅隋月霜寒)

여성이 존중받을 수 없었던 시대, 창작을 통해 자신을 일으키고 인내했던 여인. 난설헌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듯 이 아름다운 시를 마지막으로 남기고 스물일곱 짧은 생을 마감했다. 이 소설 안에는 그렇게 스러져간 여인의 가슴 시린 삶과 눈물이 그대로 배어있다. 재색을 겸비한 며느리에 대한 미움을 떨쳐낼 수 없는 시어머니의 날선 감정도, 아내를 볼 때마다 자신의 부족함을 절실히 느낄 수밖에 없었던, 그래서 아내를 아끼면서도 밀쳐내어버리는 양가감정에 시달리는 남편 김성립의 괴로움도, 시를 나누고 마음을 나눈 여인이지만 신분의 차이라는 벽을 넘어설 수 없기에 먼발치서 아파하는 사내 최순치의 안타까운 마음도 스며들어 있다. 그 저마다의 모습들이 시대를 훌쩍 뛰어넘어 지금 여기 우리에게로 다가온다.

추천의 글

『난설헌』은 클래식한 소설작법을 세밀하고 성실히 쫓아간 작품이다. 애련하고 훈훈하다. 정통소설미학이 해체되다시피 돼가고 있는 요즘, 시대의 굴곡을 따라 산 한 여자의 인생을 이만큼 꼼꼼한 바느질 솜씨로써 이야기의 육체를 완성하긴 쉽지 않다. 고(故) 최명희 작가가 그랬듯이, 작가의 말을 믿어도 좋은 소설이다. _ 박범신(소설가)

지붕 밑에 갇힌 삶을 살며 생명을 기름 삼아 시를 짓고 다른 세계로 망명하듯 요절한 허난설헌의 생애를 조선 여인의 생생한 생활상 안에 담아 섬세하게 직조해냈다. 한 문장, 한 문장, 도도한 열정이 번뜩이는 애틋한 페이지를 넘기며 내 유전자 속에 난설헌의 슬픔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_전경린(소설가)

허난설헌은 두 번 태어났다. 사백여 년 전에 한 번, 작가 최문희에 의해 또 한 번. 죽었으되 죽지 않는다는 말의 뜻을 이제야 실감하겠다. 허난설헌에 관한 책을 수없이 접했지만 이제야 그녀의 얼굴이 또렷하게 그려진다. _ 하성란(소설가)

[출판사서평 더 보기 닫기]

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왜? 조선은 여자들의 지적인 갈망에 족쇄를 채웠을까? 왜? 남존여비의 금기와 제재를 고수하였을까? &nbs...
     

    왜? 조선은 여자들의 지적인 갈망에 족쇄를 채웠을까?

    왜? 남존여비의 금기와 제재를 고수하였을까?

     

    조선이 낳은 최고의 천재작가 허초희! 청나라에서는 그녀의 글을 소장하는 것이 자랑거리였다고 하던데. 그녀의 명성은 나라 밖에서 찬란하게 빛났다. 그녀의 천재성을 조선이라는 나라는 외면했다. 유교의 엄격한 신분질서, 남존여비, 조상숭배 사상은 형식에 치우친 나머지 개개인의 능력이 발휘될 수 없었다. 특히 여자들은 인격마저도 인정받지 못한 존재였다.

     

    강릉(임영)을 외가로 두고 있었던 허초희의 흔적이 지금도 허난설헌 생가에 남아 있다. 한적한 산책 코스로만 생각했었는데 다음 기회에는 소설 속 장면을 생각하며 찬찬히 거닐어 보아야겠다. 백일홍(배롱나무)도 만져보고, 그녀가 둘째 아이 제헌이를 출산했던 방도 눈여겨보고, 짝사랑하며 흠모했던 서자 출신 최순치와의 짤디짧은 만남이 있었던 소나무 숲도 걸어보고 싶다.

     

    소설을 읽으며 분노를 금치 못했다. 왜? 안동김씨부인은 혹독한 시어머니 노릇을 멈추지 않았을까? 남편인 김성립은 어쩌자고 기방을 싸돌아다니며 사고만 치고 다닐까. 한겨울 냉돌 별채에 가둬놓다시피 하고 감시의 울타리를 치고 폭력을 휘두른 김성립 모자를 생각하면 숨이 막혀 올 지경이다. 

     

    두 아이를 잃고 살아갈 의지를 놓아버린 허초희의 삶은 조선 시대 여성의 삶이다. 어쩌다 지금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 받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편견이며 폭력이다. 바뀌어야 한다. 제도 뿐만 아니라 가치관도 변화되어야 한다.

  • 난설헌 | ko**96 | 2018.01.0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허난설헌의 이름(본명)이 초희인 것을 소설을 통해서 처음 알았습니다. 작가 최문희는 시인으로서의 난설헌과 여자로서의...

     허난설헌의 이름(본명)이 초희인 것을 소설을 통해서 처음 알았습니다. 작가 최문희는 시인으로서의 난설헌과 여자로서의 난설헌, 두가지 행로 가운데 `여자 난설헌`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그의 시는 많은 학자들에 의해서 널리 알려졌기에 그의 천재성에 더 이상 부연할 의미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 하네요.

     그녀는 1563년 태어나, 아버지 초당 허엽(대사성)의 자유로운 가풍속에서 성장하며 둘째 오빠 허봉의 글 벗으로 당대의 시인으로 꼽혔던 손곡 이달에게 동생 허균과 함께 시를 배웠으며, 여덟살때 지은 어린 난설헌의 인생관과 자연관이 담겨 있는 `백옥루 상량문`으로 천재적인 시재를 발휘하였다. 그러나, 둘째 오빠 허봉의 벗인 최순치를 마음속 깊은 곳에 품은 체, 15살 때 안동김씨 가문의 김성립과 결혼하면서 삶이 어긋나기 시작하는데, 시어머니 송씨와의 갈등, 역시 열등감에서 비롯된 남편과의 불화, 어린 딸 소헌과 아들 제헌을 차례대로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내는 고통까지, 그녀는 그 모든 불행을 가슴 속에 끌어안고 살다가 스물일곱 나이에 짧은 생을 마감하였다.

     난설헌의 시는, 그녀의 짧은 생애를 불꽃처럼 태운 문학에의 열정, 종이와 붓이 있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명주실을 뽑아내듯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써내려간 영혼의 울부짖음이었다.

     

     `나에게는 세가지 한이 있다. 여자로 태어난 것, 조선에서 태어난 것, 그리고 남편의 아내가 된 것…`

     

     

  • 그녀의 일생 | hs**9 | 2017.02.10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난설헌」은 조선 중기의 천재적 여류시인 허난설헌의 일대기를 소설화한 작품으로, 그녀의 빛나는 시편들이 한없이 고단했던 삶의...

    '「난설헌」은 조선 중기의 천재적 여류시인 허난설헌의 일대기를 소설화한 작품으로, 그녀의 빛나는 시편들이 한없이 고단했던 삶의 고통을 디뎌가는 과정 속에서 도래한 것임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제1회 혼불문학상으로 수상된 심사평의 글이다. 이 글은 소설, 「난설헌」에 대하여 한마디로 집약한 글이다 할 수 있다.

    조선 시대의 여성 차별을 두지 않던 가풍으로 인해 어려서부터 시에 대해 천재적 자질을 보였던 허초희(허난설헌)가 15살의 나이에 시집을 가게되면서 고통의 삶이 시작된다. 시어머니의 갖은 압박과 남편의 무능으로 인해 억압되고, 자식들을 먼저 떠나보낸 애련한 삶을 살아간 난설헌. 그리고 그 고통을 예술로 승화한 그녀의 시.

    현대에 태어났다면 그녀는 마음껏 꿈을 펼치며 살았으리라.

    소설은 애통한 그녀의 일생을 담담히 풀어갔다.

    다만, 여성 차별이라는 시대적 한계를 난설헌의 고통으로 설정한 것은 구태의연하게 느껴졌다. 아무리 시대적 상황이라지만, 너무나 익숙한 설정이기에 난설헌의 고통에 쉽게 동화되기가 힘들었다. 성별의 차이에 대한 이해 부족도 크겠지만, 동화되지 못했던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 조선이 감당 못한 여성과 남성, 허난설헌! 허균! &nb...

    조선이 감당 못한 여성과 남성, 허난설헌! 허균!

     

    초당 허엽

    강릉은 묵향(墨香), 솔향(松香)의 고장으로 불린다. 예부터 글을 쓰는 선비들이 많아 먹물 냄새가 진하게 배어있는 곳, 소나무 향이 가득한 곳이다. 조선시대에 선비들은 경포대에 올라 경포호를 바라보며 글을 쓰기 원했다고 한다. 기회가 생기면 얼마 동안 강릉에 와서 시를 쓰고 벗을 사귀다가 고향으로 돌아갔다. 여유가 있는 선비는 좋은 집에서 지냈지만 그렇지 않은 선비들은 풀과 짚으로 임시 거처를 만들고 잠시 동안 지내다가 돌아갔다. 풀로 지은 집이 많았기 때문에 경포호수 주변을 초당이라고 불렀다. 강릉시 경포호수 주변은 도로명주소를 쓰기 전까지 줄곧 초당동으로 불렸다.

    강릉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초당두부가 있다. 초당 마을에서 주로 판매하는 초당두부는 허엽이 처음 만들었다. 허엽이 허균과 허난설헌의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초당두부 만든 인물로 더 알려졌을 것이다. 강릉은 천일염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두부를 만들기 어려웠다. 허엽은 소금 대신 동해 바닷물을 사용해서 두부를 만들었다. 동인의 우두머리인 허엽이 아낙네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초당두부를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허엽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허엽의 호가 바로 초당(草堂)이다. 고상한 뜻을 지닌 호를 만들 수도 있었는데 하필 풀로 지은 임시 집을 호로 삼은 까닭이 뭘까? 허엽은 화담 서경덕 밑에서 학문을 배웠고 동인의 영수였다. 이황과 다툴 정도로 학문이 깊었으며 대사성, 부제학을 지냈다.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릴 정도의 학문과 권력을 가진 조선시대 양반이 두부를 만들었다니 이상하다. 조선시대 양반은 두부 만드는 방법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허엽은 당대 예법에 얽매이지 않았다. 아들뿐만 아니라 딸에게도 글을 가르쳤으며 자식들과 허물없이 시를 주고받았다. 난설헌 허초희가 안동 김씨 집안에 시집갈 때 시어머니가 책 읽고 시 쓸 생각은 하지도 마라.”고 했다는 사실로 보아 허엽이 딸을 대한 태도는 당대 양반가에 파격으로 소문이 나있었다. 허초희의 글 솜씨가 너무나 뛰어났기 때문에 시에 반해 허초희를 인정한 선비가 있었지만 조선시대에 여성에 대한 평가는 아들 낳는 어머니로 충분했다. 그러나 허엽은 아무리 재주가 뛰어나다 해도 여자가 어찌 시를 쓴단 말인가!’라는 말에 신경 쓰지 않았다.

    아버지 허엽의 자유로운 마음은 딸인 허초희를 시인으로 자라게 했다. 그러나 여성에게 어둠의 시대였던 조선은 허난설헌을 감당하지 못했다. 남성인 허균이 가진 파격적인 생각도 조선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우리가 재미있게 읽는 홍길동 이야기는 조선시대엔 이루어지지 않을 꿈이었다. 허균과 허난설헌은 시대가 감당하지 못했다.

     

    난설헌 허초희

    허균과 허난설헌이 태어난 곳은 지금 허균허난설헌 기념관이 되었다. 소나무가 쭉쭉 뻗은 뜨락 사이에 정갈한 기와집이 있다. 나는 가끔 경포대와 허난설헌 생가에 간다. 경포대에서 호수를 내려다보며 호수 주변에 세워진 초당을 상상한다. 허난설헌 생가를 둘러싼 소나무 길을 걸으며 두 분이 어떤 마음으로 소나무 길을 걸었을까 생각한다. 사람과 가게, 자동차와 네온사인이 넘쳐나는 경포해수욕장과 달리 이곳은 옛 선비들의 숨결이 아직도 들리는 것 같다.

    그러나 이젠 다시 그곳에 가면 슬프고 힘들 것 같다. 허난설헌이 시집가서 고생하다가 28살에 죽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난설헌을 읽기 전에는 어떤 고생인지 몰랐다. 마음에서 솟구친 시상이 머리에서 넘쳐나는데도 쓰지 못하는 아픔, 자기보다 학문과 인품에서 부족한 남편의 질투와 냉대, 딸에게 시를 가르친 허엽 일가를 멸시하는 시어머니의 말과 몸짓이 얼마나 큰 아픔을 주었는지 느꼈다. 여성이었기 때문에 시를 쓰면 안 되고, 딸이기 때문에 추억이 어린 집에 가지도 못했다. 그런데도 허난설헌은 시어머니처럼 날카롭게 분노하지 않았다. 무능한 남편을 비난하지 않았다. 그 정갈함과 고고함이 시댁 식구들에게는 더욱 미운 털이 되었다.

    허난설헌은 정말 외로웠을 것 같다. 조선시대 여성에게 씌워진 굴레에 신경 쓰지 않았던 아버지 허엽은 경상도관찰사를 지내던 중에 병을 얻어 돌아오다가 상주에서 객사했다. 글로 마음을 나누던 오빠 허봉 역시 함경도 종성에 유배를 간 뒤에 금강산에 들어갔다가 38세에 객사했다. 허난설헌을 아는 사람들, 허초희의 글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쓸쓸하게 사라져갔다. 고립무원의 섬 같은 시댁에서 허난설헌은 외로움에 짓눌렸다. 아들과 딸을 하나씩 두었으나 제대로 돌보지도 못하고 시어머니에게 빼앗겼고, 그마저도 병 때문에 둘 다 어려서 죽었다.

    허난설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허균뿐이다. 허균은 27살에 죽은 누이의 시를 모아 시집을 만들었다. 시집은 중국과 일본 학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그래도 허균은 힘들었을 것이다. 허균 역시 이루어지지 않을 이상을 홍길동전에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누나를 잃고 허균이 느낀 마음이 곧 허난설헌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백일홍, 간지럼나무

    허균, 허난설헌 생가 마당에는 나무 백일홍(배롱나무)이 서있다. 허난설헌은 백일홍을 좋아했다. 시어머니는 껍질이 벗겨지고 속살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백일홍을 싫어했다. 형식으로 껍질을 둘러치고 시대의 생각에 매여 살아가는 사람은 껍질이 부서지며 자라는 백일홍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껍질을 깨뜨리고 인간의 존재 깊은 곳에 무엇이 있는지 찾아가며 고민하는 사람을 억누르려고만 했다.

    지금은 나무 백일홍을 간지럼나무라고 부른다. 껍질이 벗겨진 나무 둥치를 쓰다듬으면 잎이 파르르 떨리는 것 같아서 간지럼을 타는 나무라고 이름을 붙였다. 아이들은 간지럼나무라는 말을 좋아한다. 나무 둥치를 살살 문지르며 잎이 움직이는지 바라보는 모습이 정말 예쁘다. 남녀 아이들이 나무에 옹기종이 붙어 나무를 간지럽히는 모습을 허난설헌이 봤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백일홍을 간지럼나무라고 부르는 시대는 허난설헌에게 박수를 보내며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였을 텐데 아쉽다.

    15년 전에 만난 아이가 <순서>라는 제목으로 시를 썼다. 재기발랄한 아이의 마음이 허난설헌을 생각나게 한다.

    순서

    김샛별 (삼척초 4)

     

    어제는 대화 할머니 댁에 갔다가

    바로 외갓집으로 갔다.

    난 외갓집에 먼저 가는 걸 한 번도 못 봤다.

    남자 쪽이라서?

    그건 너무 불공평해 !

    순서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 !

     

    맞다. 순서가 있는 게 아니다. 허난설헌이 살던 시대에도 순서가 없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허난설헌은 경포 호수와 소나무 가득한 이곳에서 배롱나무를 키우며 초당 허엽에게 시를 배웠다. 8살에 <광한전백옥루상량문>을 지어 신동으로 불리었다. 그림에도 뛰어났고 용모와 성품도 아름다웠다. 허난설헌이 지금 태어났다면 사람들에게 사랑 받으며 우리가 보지 못하는 세계를 마음껏 펼쳐냈을 것이다. 오빠들과 시를 나누고 인간의 존재를 자유롭게 토론했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슬프고 마음이 아프다. 편견에 사로잡힌 시대가 아름다움과 고귀함을 짓밟고 어둠과 절망을 남겼다. 허균도 벼슬에 올랐다가 파직당하고, 다시 벼슬에 올랐다가 파직당하기를 되풀이했다. 시대가 감당하지 못한 생각을 가진 두 남매는 조선시대에 날개가 꺾인 남성과 여성의 대표자이다. 허난설헌과 허균은 수백 년의 시간을 앞선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꽃을 피우지 못하고 꺾였다.

     

    ()이 없는 시대

    허난설헌은 세 가지 한이 있다고 했다.

    여자로 태어난 것, 조선에서 태어난 것, 그리고 남편의 아내가 된 것……

    지금은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한스럽다고 말할까? 여성으로 태어났기 때문이라는 대답 대신 다른 이유들이 또 생겼을 것이다. 우리를 아프고 슬프게 하는 편견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편견이 클수록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세상이 줄어든다. 사람들이 꿈을 꾸게 하려면 발목을 붙잡아 끌어내리는 편견이 사라져야 한다.

    난설헌은 제1회 혼불문학상을 받았다. 저자는 난설헌의 아픔을 되풀이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며 글을 썼을 것이다. 책을 읽고 자유롭게 생각을 나누며 마음껏 글을 쓰는 세상이 우리에게도 열려 있다. 아이들이 책을 읽고 깔깔거리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책을 읽고 이야기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는 모습이 얼마나 귀한지! 생각을 글에 담아 표현하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우리가 살아가는 곳이 허난설헌을 길러내는 학교가 되면 좋겠다. 그래서 편견 없는 세상, 모든 사람이 꿈을 꾸는 세상이 이루어지면 좋겠다.

  • 난설헌 :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 아프다.. 가슴이 아프다..   * 저 : 최문희* 출판사 : 다산책방 ...
    난설헌 :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 아프다.. 가슴이 아프다..
     
    * 저 : 최문희
    * 출판사 : 다산책방
     

    스물 일곱.....
    두 아이를 가슴에 먼저 묻고 그 젊디 젊은 나이에 응어리진 가슴을 부여잡고 죽음을 맞이한 그녀.
    난설헌.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균이 바로 허난설헌의 남동생입니다.
    이름은 초희.
    조선 시대 명문가에서 태어난 아이.
    두번째 부인을 통해서 태어난 허봉, 허난설헌, 허균.
    난설헌은 험난한 조선시대에 여성으로 태어났습니다.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으면서도 부모님과 가족의 지원아래에 그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던 여인이기도 했습니다.
    천재 여류 시인이라 불릴 정도로 뛰어난 그녀.
    15세에 안동 김씨와 혼인을 하게 되면서 그녀의 인생은 불행해집니다.
    자신보다 더 능력이 뛰어난 부인을 얻게된 남편.
    남편은 난설헌을 너무나 차갑게 대합니다.
    그 이면엔 남편인 김성립의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며느리의 젊음, 아름다움, 능력을 모두 시기했던 시어머니.
    시대가 뭐라고, 신분이 뭐라고....
    은애하던 이와 가지고 있는 능력은 모두 무시하고 사랑없는 결혼을 통해, 어이없이 져야 했던 여인이었습니다.
     

    같은 여성인 작가가.. 77세의 여성 소설가의 작품입니다.
    그래서인가요. 그 나이를 지나왔고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던 여자로서...
    어쩜 이렇게 난설헌의 삶이 안타깝고 슬퍼던지요.
    그것도 마구 슬픈것보다 너무 아팠습니다.
    난설헌의 삶을 전체적으로 이야기하면서 그녀의 작품들과 그녀의 삶 이야기를 오롯이 담아내고 있습니다.
    잘 몰랐던 그녀의 가문, 허균 말고도 그녀의 오라비인 허봉 또한 재능이 뛰어났음을...알게되었습니다.
    명문가가 서서히 몰락하고, 능력이 출중해도 결국 시대의 흐름 속에서 내쳐질 수 있음을.. 또 한번 깨달았습니다.
    조선 시대 여성의 삶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그녀가 만약 그녀를 담을 수 있는 능력의 남편을 만났더라면....
    동생 허균에 의해서 남겨진 시외에도 얼마나 많은 역작들이 탄생했을까요..

    밋밋하게 자라난 창가의 난초
    줄기와 잎새가 어찌 그리도 향그러웠건만
    가을 바람 한바탕 흔들고 가니
    가을 찬 서리에 서글프게도 떨어지네
    빼어난 맵시 시들긴 해도
    맑은 향기 끝끝내 가시진 않으리라
    너를 보고 내 마음이 몹시 언짢아
    눈물이 흐르며 소맬 적시네
    - 난설헌

    이 책에는 난설헌 외에도 많은 여인들이 등장합니다.
    어머니, 외할머니, 시집올때 같이 온 단오, 오라비를 사모하는 여인, 그리고 시집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이해해주는 시숙모님 영암댁.
    그래도 난설헌이 그 정도까지 버틸 수 있었던건 정말 이들이 곁에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이 책을 보면서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볼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랬기에 가슴이 더 아팠을겁니다.
    그리고 그녀를 가슴에 조금 더 담아봅니다.
    이젠 허균보다 허난설헌이 조금 더 가까워진것 같아요..
    기회가 되면 그녀의 작품을 더 많이 찾아보고 싶어요.
     

교환/반품안내

※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 관련한 안내가 있는 경우 그 내용을 우선으로 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교환/반품안내
반품/교환방법

[판매자 페이지>취소/반품관리>반품요청] 접수
또는 [1:1상담>반품/교환/환불], 고객센터 (1544-1900)

※ 중고도서의 경우 재고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교환이 불가할 수 있으며, 해당 상품의 경우 상품에 대한 책임은 판매자에게 있으며 교환/반품 접수 전에 반드시 판매자와 사전 협의를 하여주시기 바랍니다.

반품/교환가능 기간

변심반품의 경우 수령 후 7일 이내, 상품의 결함 및 계약내용과 다를 경우 문제점 발견 후 30일 이내

※ 중고도서의 경우 판매자와 사전의 협의하여주신 후 교환/반품 접수가 가능합니다.

반품/교환비용 변심 혹은 구매착오로 인한 반품/교환은 반송료 고객 부담
반품/교환 불가 사유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단지 확인을 위한 포장 훼손은 제외)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등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예) 음반/DVD/비디오,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1)해외주문도서)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1) 해외주문도서 : 이용자의 요청에 의한 개인주문상품이므로 단순 변심 및 착오로 인한 취소/교환/반품 시 해외주문 반품/취소 수수료 고객 부담 (해외주문 반품/취소 수수료는 판매정가의 20%를 적용

2) 중고도서 : 반품/교환접수없이 반송하거나 우편으로 접수되어 상품 확인이 어려운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 대금 환불 및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함

판매자
고구려2
판매등급
우수셀러
판매자구분
일반
구매만족도
5점 만점에 5점
평균 출고일 안내
3일 이내
품절 통보율 안내
53%

이 책의 e| 오디오

바로가기

최근 본 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