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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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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쪽 | A5
ISBN-10 : 897199231X
ISBN-13 : 9788971992319
디아스포라 기행 중고
저자 서경식 | 출판사 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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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월 1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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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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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 흩어져있는 코리언 디아스포라 600만명 가운데 한 명인 재일교포 2세 서경식이 20년간 런던, 잘츠부르크, 카셀, 브뤼셀, 런던, 파리, 한국의 광주 등을 여행하며 접한 디아스포라적 삶의 유래와 그 의미를 탐색한 책.

저자 서경식은 1970년대 재일 한국인 유학생 간첩사건에 연루되어 19년, 17년의 옥고를 치렀던 서승, 서준식 형제의 동생이다. 형들을 옥바라지하면서 디아스포라의 뼈아픈 고통을 느낀 그가 지구촌 디아스포라 예술인들을 바라보면서 느낀 심정과 자기 내면의 고백을 담아내었다.

광주 망월동 묘지에서 떠올린 동백림 사건의 윤이상, 일본에서 북한으로 간 화가 조양규, 어려서 캐나다로 이민간 후 소의 혀를 입에 물고 먹, 오일, 케첩을 물감삼아 먼길을 기어가는 퍼포먼스를 하는 데이비드 강의 이야기, 그리고 아우슈비츠에서 생존한 유대인 작가지만 유대인의 정체성을 다중심적 문화에서 찾아야한다고 주장하다 투신자살한 프리모 레비, '유대인등록증을 들고 있는 자화상'으로 유명한 화가 펠릭스 누스바움 등 유대인 디아스포라들의 삶이 수록되어 있다.

디아스포라(Diaspora) : '이산(離散)'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오늘날 지배, 지역 분쟁, 전지구화 등 외적인 이유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소속 공동체로부터 강제로 내쫓긴 사람들이나 후손들을 의미하는 단어로 의미가 확대되었다.

저자소개

목차

한국어판을 펴내며
프롤로그_ 수레바퀴 자국에 고인 물 속의 붕어

1. 죽음을 생각하는 날 | 런던 2001년 12월
마르크스의 무덤 / 자폭하는 세계 / 프리모 레비 / 자폭의 일상화 / 11층의 창 / 우리 망명자들
일본인의 마음 / 사자의 국민화 / 불사의 공동체 / 파르지팔 / 성배의 민족

2. 폭력의 기억 | 광주 1990년 3월, 2000년 5월
망월동 / 어떤 누나 / 풀 덮인 무덤 / 광주여 영원히! / 비엔날레 / 나는 누구인가 / 시린 네샤트
붉은 하이힐 / 넓은 바다로 / 침묵 / 맨홀 / 재일의 인권전 / 활자구

3. 거대한 일그러짐 | 카셀 2002년 8월
아웃 오브 블루 / 삶은 느낌 / 이중의 디아스포라 / 아름다운 열대 풍경

4. 추방당한 자들

1. 난민의 자화상 | 브뤼셀, 오스나브뤼크 2002년 5월
브렌동크 요새 / 오스나브뤼크 / 난민의 삶 / 죽음의 벽 / 망명자의 자화상

2. 어제의 세계 | 잘츠부르크 2002년 여름, 2004년 여름
다나에의 사랑 / 어제의 세계 / 종이와 스탬프 / 죽음의 도시

3. 세 사람의 유대인
강제와 불가능성 / 문화로부터 추방당하다 / 오직 언어를 모국어로 삼아 / 티에의 묘지

에필로그_ 코리언 디아스포라 아트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책 속 한 문장

  • 이인우 님 2007.01.31

    수레바퀴 자국에 고인 물 속의 붕어 <장자> "말라가는 수레바퀴 자국에 고인 물 속의 붕어는 침으로 서로의 몸을 적신다" "흐르는 물과 넓은 호수에서 서로 잊어버리는 게 낫다"

회원리뷰

  •  서경식 선생의 책을 읽다보면 <디아스포라(Diaspora)>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그런데 <디아스...
     서경식 선생의 책을 읽다보면 <디아스포라(Diaspora)>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그런데 <디아스포라(Diaspora)>라는 단어는 우리에게는 낮선 단어이기 때문에 서경식 선생의 책을 읽다보면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디아스포라(Diaspora)>의 뜻을 명확히 알게 되었다. 이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이산(散)을 뜻하는 그리스어'이자 '팔레스타인 땅을 떠나 세계 각지에 거주하는 이산 유대인과 그 공동체를 가르키는 말'이지만 현재에는 광범위하게 '이산의 백성'을 가르키는 소문자(diaspora)로 쓰인다고 한다. 이를 이해해야 서경식 선생 저술에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디아스포라(diaspora)>의 아이덴티티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서경식 선생은 프롤르그에서 '이 책은 한 사람의 디아스포라가 런던, 잘츠부르크, 카셀, 광주 등을 여행하면서 각각의 장소에서 접한 사회적 양상과 예술작품을 테마로 현대의 디아스포라적 삶의 유래와 의의를 탐색하려고 한 시도'(p.15)라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 다양한 예술 작품에서 '디아스포라적 삶의 유래와 의의'를 찾게 되는데 특히 대표적 디아스포라인 유대인의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다만 이런 점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대한 글쓴이의 비판을 약하게 만드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 중에서는 김지하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눈에 띈다. 즉 1970년대 한국 민주화투쟁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 민족/민중문학론(대표적으로 김지하와 백낙청)이 파시즘과 정서 및 이론을 공유하여 국수주의/파시즘적 사상으로 변질되었다는 것이다.(p.72~73) 또한 한국의 민중신학이 '선민사상'을 공유해 일종의 자기중심주의, 나르시시즘에 전도되어 있다는 우려도 서경식 선생은 하고 있다. 이런 점은 분명 일리가 있어 보인다. 특히 한민족을 '성배의 민족'이라 주장하는 김지하 시인의 글은 정말 어이가 없을 뿐이다. 이런 주장은 결국 선택받은 민족이라고 주장하는 이스라엘과 과거 나치하 독일과 다른 것이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데니스 강이라는 코리언 디아스포라의 퍼포먼스에 대한 이야기(p.228)가 있는데 이를 볼수록 "모든 예술은 쓰레기다."라는 생각이 더욱 더 견고해진다. 사실 이런 퍼포먼스가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는 알겠지만 굳이 이렇게 표현하는 것은 그저 관심을 얻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라는 생각만이 들고 오히려 혐오감이 들 뿐이다.

     

     어쨌든 이 책을 통해 <디아스포라(diaspora)>의 뜻을 알고 서경식 선생이 왜 이렇게 이 단어에 목을 매는지 알게되었지만 사진과 그림이 글과 어울리는 위치에 있지 않은 점이나 중간에 2군데나 파본이 있는 점은 이 책의 편집과 인쇄에 있어서 아쉬운 점이다. 그러나 서경식 선생을 알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디아스포라(diaspora)>의 아이덴티티를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책이니 만큼 일독하기를 권한다.

  • 서경식씨의 책을 읽을 때마다 마음한편이 저리는 것은 슬프고도 아픈 우리 민족을 아픈 역사를 고스란이 반영한 역사 그 자체를 그...

    서경식씨의 책을 읽을 때마다 마음한편이 저리는 것은 슬프고도 아픈 우리 민족을 아픈 역사를 고스란이 반영한 역사 그 자체를 그가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리라.

     

    제작년에 사 놓았다가 예비군 훈련가있는 동안에 읽은 이 책 역시 다르지 않다. '디아스포라'라는 익숙지 않은 단어에 대한 정의가 나오는 첫장에 전체 내용이 압축되어 있고, 자신의 가족사 역시 '디아스포라' 그 자체이다.

     

    서경식씨가 그림에 대한 감상이 남다르다는 것은 이전의 그의 저서'나의 서양미술 순례'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음악을 포함한 전 예술 분야에 걸쳐서 섬세한 감성을 가진줄은 몰랐었다. 일본에서 민족적, 국적 소수자인 '재일조선인'으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삶의 감정들을 예술과 글쓰기로 분출하고 승화시켜 가는 걸까... '디아스포라'적인 그의 예술에의 감성에 안타까움이 드는 건 내가 한국어를 쓰는 한반도에 사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가지는 한계이리라.

     

    해방후 수많은 나라로 흩어진 코리안 디아스포라중에 유독 재일동포만이 조선인이라고 스스로를 지칭하는지, 그리고 왜 남한과 북한 국적을 달리 갖는지에 대한 설명은 지금까지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우리 민족의 슬픈 역사다...

  • | ju**ng324 | 2007.05.20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도시와 우회도로 사이에 섬이 있다. 도시에서 밀려난 오래 묵은 바람과 소리와 냄새, 빛깔, 그리고 ...
     

     도시와 우회도로 사이에 섬이 있다. 도시에서 밀려난 오래 묵은 바람과 소리와 냄새, 빛깔, 그리고 초록생명체들이 옹숭그리고 살아가는 작은 초지. 그 섬에는 달빛이 축복처럼 내려온다. 여름이면 그 달빛아래 논물이 찰랑대고 개구리 울음으로 온 섬이 깨어있다.  논 옆에는 참나무와 소나무들이 엉성하게 어우러진 작은 숲이 있다. 그 숲에서 뿜어내는 아까시 향기는 축축한 밤공기를 타고 도시로 건너와 아파트 창문을 열게 한다. 가끔은 산비둘기들이 구구거리며 딱딱하고 메마른 도시의 소음들 사이로 끼어들어 마음을 울리기도 한다. 비 내린 가을 날 빗물에 젖어 선연하게 빛깔이 살아난 참나무 잎새들의 내음이 과립처럼 코끝에서 터질 때 맑은 기운이 뇌수로 흘러드는 듯 상쾌하다.

     그 초지 가운데 작은 공터가 있는데 우회도로 건너편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그 곳엔 아까시 나무 서너그루가 듬성듬성 서 있고 애기똥풀과 봄맞이꽃이 산다. 봄비가 내리면 그 곳엔 작은 웅덩이가 여럿 생긴다. 그리고 며칠 지나면 웅덩이마다 어린 올챙이들이 꼬물거린다. 그러다 뜨거운 뙤약볕에 물이 마르기 시작하면 그들은 물기 남아있는 바닥을 향해 머리를 디밀고, 동료들의 배밑으로 기어들며 생과 사투를 버린다. 도시에서 추방당한 그들은 손바닥만한 웅덩이에 고여 헐떡거린다. 가끔 그 올챙이들을 떠올리면 가슴이 저려온다. 어떤 녀석은 살아남아 개구리가 되고, 어떤 녀석은 뒷다리 사이에 긴 꼬리를 한숨처럼 달고 하얗게 박제되어 바람으로 스며든다.  살아서 개구리가 된 놈들이 제 고생 까맣게 잊고 다시 돌아와 봄이면 알을 낳는지 여전히 그 곳엔 봄비 내리면 웅덩이가 생기고 여전히 올챙이들이 힘겨운 고통의 시간을 살아낸다. 까칠한 메뚜기가 갈색 다리를 비비고 까치 한 마리의 비상에 거미줄들이 출렁대는 그 곳은 사람들에게 소외당한 생명들이 바글거리며 위태롭게 목숨줄을 이어가는 좁은 섬이다. 그 곳을 바라보면 막연한 그리움과 슬픈 공허감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사람들에게 추방당한 것이 그들뿐이랴 . 아직도 멈추지 않는 분쟁으로 세계 곳곳에는 수많은 디아스포라들이 존재한다. 이산(離散)을 뜻하는 그리스어 디아스포라(diaspora). 원래는 팔레스타인 땅을 떠나 흩어져 사는 이산 유대인과 그 공동체를 가리켰던 말이지만 오늘날에는 자기가 속했던 공동체를 떠나도록 강요된 사람 모두를 가리킨다. 요즘 우리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나 혼혈인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잊혀져가고 있는 재일동포들을 디아스포라들이라 할 수 있으며 그 가운데 서경식이 있다. 재일동포 2세인 서경식(55. 도쿄경제대학 교수) 그는 디아스포라로서 재일동포 문제에 천착해온 사람이다. 올초 발간된 『‘디아스포라 기행』이나 최근 나온 『‘난민과 국민 사이』모두 그의 일생의 주제인 ‘디아스포라’에 닿아 있다.

     『디아스포라기행』은 서경식이 런던, 잘츠부르크, 카셀, 광주를 여행하면서 자신이 만난 그림이나 사진 같은 예술작품을 지나간 역사와 연결 지으며 그 역사적 사실들이 어떤 디아스포라들을 만들어냈는지, 그 디아스포라들의 삶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풀어놓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마르크스의 묘지를 찾아가는 길에서 세월 속에 쓸쓸하게 잊혀져가는 그의 존재를 느끼며 위대한 사상가도 서글픈 망명자였음에 아픔을 느낀다. 또 아우슈비츠에서 생존한 유대인 작가지만 유대인의 정체성을 다중심적 문화에서 찾아야한다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에 반대를 표명하다 투신자살한 프리모 레비의 삶을 기억해내며 공격과 저항이 끊임없이 파괴와 살육을 만들어내는 세계에 절망한다, '유대인등록증을 들고 있는 자화상'으로 유명한 화가 펠릭스 누스바움 등 유대인 디아스포라들의 삶과 함께 망월동 묘지에서 떠올린 동백림 사건의 윤이상, 일본에서 북한으로 간 화가 조양규, 어려서 캐나다로 이민 간 후 소의 혀를 입에 물고 먹, 오일, 케첩을 물감삼아 먼 길을 기어가는 퍼포먼스를 하는 데이비드 강의 이야기까지 추방당한 삶들의 흔적을 찾아다니며 자신의 정체성에 끊임없이 고민한다. 

     1970년대 재일 한국인 유학생 간첩사건에 연루되어 19년, 17년의 옥고를 치렀던 서승, 서준식 형제의 동생으로 형들을 옥바라지하면서 느낀 디아스포라의 뼈아픈 고통들은 그로 하여금 식민지배와 2차 세계대전 그리고 한국전쟁, 군사정권에 의한 정치적 억압으로 인해 한반도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코리안 디아스포라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그중 가장 관심을갖고 있으며  끊임없이 말하고 싶어 하는 대상은 그와 같은 재일 동포다 .

     재일동포들의 국적은 대부분 한국이다. 북한 국적의 사람도 있고 재일동포1세대 중에는 ‘조선’ 국적을 가진 사람도 있다. 분단되기 전 일본으로 건너간 사람들이라 ‘조선’이라는 국적을 가지게 된 것이다. 후에 제대로 된 국적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나 많은 사람들이 국적을 선택하지 않았다. 분단된 한반도는 그들에겐 더 이상 모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경식은 재일동포를 일컬어 ‘재일조선인’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들은 일본 내에서 일본인과 같은 의무를 다하지만 권리는 박탈되어 있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라 모국어로 일본어를 사용하지만 모어와 국적이 한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한민국이 이들에게 권리를 누릴 수 있게 하는 것도 아니다.

    그는 한국에 와서의 경험을 이렇게 얘기했다.


    “사실 제법 고생 좀 했습니다. 국적은 분명 한국인데 주민등록번호가 없다는 이유로 휴대폰 계약조차 힘들었어요. 게다가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일본이 발행한 외국인등록증명서를 요구했습니다. 이 증명서는 재일외국인 통제가 주목적이기 때문에 과거 한국 정부가 일본측에 폐지를 요구했던 겁니다. 그런데도 그런 증명서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한국 국적의 재외국민을 통제의 대상, 관리의 대상으로 본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제 한국어 발음이 좀 어눌해서 그런지 저를 좀 자연스럽게 대해주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류의 불편은 어느 사회나 있는 것이므로 저는 이 역시 우리 조국에서 하는 경험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저는 국가가 없는 사람으로 살았습니다. 국가란 국민에게 의무를 지우기도 하지만 반대로 국민을 보호하기도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도 저 같은 재일조선인은 일본에서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물론 귀화를 하면 되겠지요. 그러나 귀화는 일본의 식민지배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의 자존심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거부한 것입니다. 차별과 멸시가 심하면 심할수록 조국에 대한 그리움이 가슴 속에 밀려왔습니다.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하는…. 제가 말한 조국은 국가 기구가 아니라 사람과 문화를 일컫는 겁니다.”


     조국은 국가 기구가 아니라 사람과 문화를 일컫는다는 그의 말이 가슴을 저리게 했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 섬처럼 떠있는 그들 재일 한국인. 그들은 일본이 지나간 수레바퀴 자국 그 좁고 물이 말라가는 웅덩이 안에서 붕어처럼 헐떡이며 살아가는 존재이며 그 자신은 숨을 쉬기 위해 일본 바깥을 여행한다는 고백에 눈물이 났다. 『난민과 국민사이』는 그 자신의 존재를 난민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었던 재일 조선인들의 아픔이 생생하게 들어있었다. 완전한 일본인이 되기 위해 일본 권력에 철저하게 아부하며 살아가다 내면으로부터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자기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절망감으로 결국 자살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는 역사로 인해 조국으로부터 소외된 조선인 디아스포라들의 삶을 처절하게 보여준다    2킬로 그램이 훨씬 넘는 소의 혀를 입에 물고 50미터가 넘는 종이 위를 기어가는 퍼포먼스로 고행을 그려낸 데이비드 강과 . 한센병으로 손가락을 잃어 지문을 찍으려 해도 찍을 수 없었던 김하일은  외국인으로 간주되어 복지정책에서 소외되고 혀끝으로 일본 점자를 익힌 뒤 혀끝이 뜨거워질때까지 조선의 민족사를 읽었다는 이야기는 『디아스포라 기행』의 말미를 장식하며 가슴에 무거운 돌을 올려놓았다.

    책을 읽고 난 뒤 이렇게 무거움으로 가슴이 답답했던 기억이 있을까?

    ‘이제 그만해요’

    데이비드강의 퍼포먼스를 보다 울어버린 여성의 젖은 소리가 내가슴에서도 터져나왔다. 그래도 그 삶을 견뎌낸 것은 생에 대한 사랑이었을 것이다. 11층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유혹을 견디고 바람처럼 세계로 떠다닌 그.  많은 예술가들과 그림들속에서 어두움과 절망과 희망을 읽어내고 정신적 갈증을 채워온 그에게 이젠 조국이 그리고 방관해온 우리들이 어머니처럼 따뜻한 품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 더 이상 파괴와 폭력으로, 명분없는 전쟁으로 더 이상 새로운 디아스포라가 태어나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라며 책을 덮었다. 다만 한 가지 디아스포라의 시선으로 모든 예술을 읽어내는 그의 방식에는 그다지 찬성하고 싶지 않다.

     섬으로부터 청량한 바람이 불어온다.  우리에게 섬은 더 이상 낭만이 아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가치들이고 우리들이 소외시킨 삶의 디아스포라들이다. 나는 오늘도 그 디아스포라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길을 걷는다. 

  • 디아스포라 기행 / 0704 | ny**03 | 2007.05.01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한 권의 책   지난 글쓰기를 강평하며 보니 내가 나 자신으로만 보이기를 원하는, 요청하는 글쓴이들이 많았습니다....

    한 권의 책

     

    지난 글쓰기를 강평하며 보니 내가 나 자신으로만 보이기를 원하는, 요청하는 글쓴이들이 많았습니다. 20살 남짓한 해를 먹으며 주위 상황에 연관되지 않는 독자적인 나를 갖추고 지켜야 한다는 열망을 간직해 온 사람들이 여기 모여 있는 듯 합니다. 저 또한 언제나 그래 왔습니다. 그래서 불안했고, 두려웠습니다. 수능을 마치고 두달 간 말 없이 움직임 없이 거의 무로 돌아가는 것처럼 지냈었고, 그만큼 새로이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자 많은 것이 부족했습니다. 허락되었던 것은 너무 적었고 그 속에서 점점 작아지던 내가 가장 작은 몸으로 백양로를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4월 초 경에 슬기샘에서 책구경을 하다가 디아스포라 기행이라는 제목과 추방당한 자의 시선이라는 부제를 보고 바로 샀는데, 이 책의 거의 모든 면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정체성에 관한 에세이라는 점에서 우리 수업과 깊은 공통점이 있는 책이기에 저의 한 권의 책으로 소개합니다.

    글쓴이 서경식은 재일 조선인 입니다. 이 글은 한 사람의, 디아스포라라는 끊임없는 자각에서 생성된 일관적인 시각에서 쓰여졌습니다. 외국의 땅을 밟으며, 예술품을 관람하며, 또 모어를 사용하며 행위에서 사색까지 이방인이자 소수자였음을 말합니다. 또한 자신과 본질적으로 같은 길을 걸었던 사람의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감수성으로, 디아스포라들의 삶과 자신의 삶을 동시에 살아갔습니다. 세상에 기행문은 많겠지만, 여행의 감회와 하루하루 마주치는 대상들에 대한 감상의 뿌리를 캐 내어, 내가 누구임을 깨닫고 또 깨닫는 자의 기행문은 드물지 않을까 합니다. 즉 디아스포라 기행입니다.

     

    쓰는 중

     

  • 내게도 정착할 곳을... | qu**tz2 | 2006.05.22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일찍이 시인 김소월은 《길》이라는 시를 통해 정처 없이 떠도는 떠돌이 삶으로부터의 자신이 느끼는 비애를 솔직히 그려냈었다. 세...
    일찍이 시인 김소월은 《길》이라는 시를 통해 정처 없이 떠도는 떠돌이 삶으로부터의 자신이 느끼는 비애를 솔직히 그려냈었다. 세상에는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길이 갈래갈래 놓여 있고, 심지어 기러기조차도 이정표 하나 없는 하늘에서 자신의 목적지를 찾아 힘차게 날아가지만 정작 소월은 고향인 정주 곽산을 두고도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차 가고 배 가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도달할 수 있는 곳이 그의 고향이지만 일본이 점령해버린 한반도에서 진정한 의미의 고향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디아스포라. 자기가 속해있던 공동체로부터 떨어져 나온 사람들은 정착한 사회에서 조차도 결코 다수자가 될 수 없었다. 서구 사회의 민주주의가 발달하였다 하여도 흑인을 향한 차별만은 고스란히 남아있고, 유대인들이 지난 세계 대전을 반성하는 목소리에 익숙해지면 익숙해질수록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난민으로서의 지위는 더욱 공고(?)해지는… 불과 50여 년 전만 하여도 한국인들은 모두 소월이 노래한 것과 같은 처지였을 것이다. 실은 고려인 혹은 조선인 등 역사가 만들어낸 수많은 디아스포라들이 전 세계에 존재하며, ‘아이 수출국’이라는 비난을 우리에게 안겨주었던 해외 입양 역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해야만 하는 디아스포라를 양성하는데 일조를 했다 평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국적은 한국이라 하였다. 하지만 일본 땅에 거주하는 그에게 모어는 일본어였다. 그것은 일종의 강요된 정체성이었다. 모어와 모국어가 일치하지 않는 현실에 혹자는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어떤 이는 완벽한 일본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권력에 철저히 아부하는 삶을 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본인의 부단한 노력이 아무리 크다 하여도 일본인 아닌 자가 일본인으로 변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변화는 남이 그 변화를 받아들여주지 않는다면 진정한 의미의 변화가 아니었기에, 성공한 일본인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던 많은 조선인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두고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20세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위대한 사상가, 칼 마르크스도 영국에서는 그저 한 명의 초라한 디아스포라에 지나지 않았으며, ‘서양 현대음악 기법을 통한 동아시아적 이미지의 표현’을 한다는 평을 들었던 윤이상도 망명지 베를린에서 객사한 디아스포라였다. 삶을 통해 이룩한 그들의 업적은 컸지만, 옮겨간 땅에서 그들은 언제나 이방인이며 소수자일 뿐이었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한 명의 디아스포라인 저자가 잘츠부르크, 런던, 광주 등을 떠돌며 만난 인생들은 역사가 만들어낸 슬픔이 아닐까? 살아가면서 하는 그들의 고민 1순위는 아마도 ‘나는 누구인가?’였을 것이다. 누구나 던지는 이 고민에도 그들은 평범한 이들과는 다른 치열함을 필요로 했을 것이다. 추방당한 자의 시선은 날카로울 수도 있었다. 어느 땅에서는 내쫓김을 당하고, 본래 자신이 있어야만 하는 곳에서는 여전히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 그런 그에게 진정한 의미의 머물 곳은 없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그를 달래준 것일까 아니면 세상의 냉혹함에 단련이라도 된 것일까. 자신과 같은 상처를 지닌 채 살아온 인생들을 더듬는 그의 글에서 느껴지는 것은 차가움보다는 따스함이었다. 삶을 향한 애정, 그것마저도 없었더라면 아마도 그의 삶은 의미가 없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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