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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쪽 | | 129*182*25mm
ISBN-10 : 1190078007
ISBN-13 : 9791190078009
글의 품격 중고
저자 이기주 | 출판사 황소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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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2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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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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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이 흩어지지 않고 머리와 가슴에 스며드는 깊이 있는 문장을 말하다! 《언어의 온도》, 《말의 품격》, 《한때 소중했던 것들》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기주의 신작 인문 에세이 『글의 품격』. 고전과 현대를 오가는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마음, 처음, 도장, 관찰, 절문, 오문, 여백 등 21개의 키워드를 통해 글과 인생과 품격에 대한 생각들을 풀어냈다.

글은 종종 무력하다. 문장이 닿을 수 없는 세계가 엄연히 존재한다. 그러므로 글쓰기가 지닌 한계와 무게를 알고 글을 적어야 한다. 저자는 오늘날 분노를 머금고 우리 손끝에서 태어나 인터넷 공간을 정처 없이 표류하는 문장들이 악취를 풍기는 이유는, 세상사에 너무 즉각적으로 반응하면서 글을 휘갈기다 보니 문장에 묻어 있는 더러움과 사나움을 미처 털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며 글쓰기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전한다.

돌이켜보면 저자는 자신을 둘러싼 주변의 풍경과 사람과 사연이 오감을 거쳐 가슴으로 흘러 들어오던 순간,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렸고, 그때마다 현미경 들여다보듯 ‘나’를 탐구했다고 고백한다. 내면에 싹튼 뜨끈한 생각과 감정이 식어버리기 전에 지면과 화면에 바지런히 적었는데, 이처럼 글을 쓰는 일은 마음의 상태를 살피고 기록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하며 삶이 곧 하나의 문장임을 일깨워준다.

저자소개

저자 : 이기주
말을 아껴 글을 쓴다. 쓸모를 다해 버려졌거나 사라져 가는 것을 기록하기 좋아한다. 엿듣고 엿본 것을 기록하기 좋아한다. 책과 사람을 평가하기보다 음미한다. 타인의 세계를 존중할수록 내 세계도 깊어진다고 믿기에. 가끔은 어머니 화장대에 담담히 꽃을 올려놓는다.
지은 책으로는『언어의 온도』와 『말의 품격』그리고『한때 소중했던 것들』등이 있다.

목차

서문 삶에서 글이 태어나고 글은 삶을 어루만진다

1강 좌우봉원(左右逢源) 일상의 모든 것이 배움의 원천이다
마음 생각과 감정이 싹트는 곳
처음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순간
도장 깨달음이 솟아나는 장소가 있는가
관찰 글감을 찾고 본질을 캐내는 과정
기억 누구나 과거를 되씹으며 살아간다
존중 소중한 사람에게 말을 건네듯
욕심 손잡이가 없는 칼

2강 본립도생(本立道生) 기본이 서면 나아갈 길이 생긴다
습관 내면의 리듬
개성 문장을 날아오르게 하는 날개
문체 비수를 꺼내야 하나 검을 휘둘러야 하나
제목 독자가 가장 먼저 읽는 글
주제 때론 글을 떠받치는 기둥이 필요하다
결말 매듭을 지어 마무리하다
여백 가장 본질적인 재료

3강 두문정수(杜門靜守) 밖으로 쏠리지 않고 나를 지킨다
산고 글쓰기의 감옥에서 느끼는 고통
능동 스스로 문장의 물결을 일으키다
절문 간절히 질문을 던지다
오문 세상의 더러움에 오염된 문장
성찰 내면을 들여다보고 지키는 일
퇴고 삶과 글이 그리는 궤적은 곡선이다
지향 마음이 향하는 방향

책 속으로

평소 나는‘좌우봉원(左右逢源)’이라는 말을 가슴에 품고 문장을 매만진다. 이는 주변에서 맞닥뜨리는 사물과 현상을 헤아리면 근원과 만나게 된다는 뜻인데, 일상의 모든 것이 배움의 원천이라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다.「마음, 생각과 감정이 싹트는 곳」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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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나는‘좌우봉원(左右逢源)’이라는 말을 가슴에 품고 문장을 매만진다. 이는 주변에서 맞닥뜨리는 사물과 현상을 헤아리면 근원과 만나게 된다는 뜻인데, 일상의 모든 것이 배움의 원천이라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다.「마음, 생각과 감정이 싹트는 곳」중에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도장道場’이란 단어는 본래‘도장수道場樹’의 줄임말이다. 도장수는 키가 30미터 정도 되는 거대한 활엽수인데 과거에는 보리수로 불렸다. 이 나무 밑에서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었다. 이후 불교가 널리 퍼지면서 도장은 개인이 심신을 단련하는 장소를 가리키는 말이 됐다. 내가 수련하는 도장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문장을 수집하는 곳, 그리고 문장을 정제하는 곳이다. 카페가 문장을 모으는 도장이라면, 서점은 마음을 다독이고 다스리는 도장이다.「도장, 깨달음이 솟아나는 장소가 있는가」중에서

질문을 뜻하는 영어단어?question?의 앞부분?que?는 시작을 알리는 신호?que?와 형태가 비슷하다. 이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질문이 우리 삶에서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 때문이 아닐까. 간절히 질문을 던질 수 있다면 우린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글쓰기든, 삶의 영역에서든 여전히 꽤 많은 것이 가능하다. 「절문, 간절히 질문을 던지다」 중에서

우린 다들 가슴에 욕심이라는 칼을 한 자루씩 품고 살아간다. 때론 커다란 칼을 휘두르듯 욕심껏 일을 밀어붙여야 하는 순간도 찾아온다. 야심이 무기가 될 때가 있고 욕망 덕분에 황홀한 꿈을 꿀 때도 있다. 다만 욕심은 도신(刀身, 칼의 몸체)만 있고 손잡이가 없는 칼과 같다. 욕심을 움켜쥐고 상대방을 찌르려면 내 손바닥에 상처가 생기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욕심, 손잡이가 없는 칼」중에서

나는‘초저녁의 작가’다. 내게 아침과 오후는 생각을 축적하는 시간이고 어두워질 무렵은 문장을 분출하는 시간이다.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책상으로 다이빙하듯 뛰어드는 작가가 있는가 하면 모두 잠든 시간에 원고지에 파묻히는 이른바 올빼미족도 있지만, 난 서녘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면 그제야 원고 작업에 돌입한다. 「습관, 내면의 리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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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입소문이 만든 밀리언셀러『언어의 온도』작가 신작! 글과 인생과 품격에 대한 생각들을 적은 인문 에세이 이 책은《언어의 온도》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기주 작가의 신작 인문 에세이다. 마음, 처음, 도장, 관찰, 절문, 오문, 여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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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이 만든 밀리언셀러『언어의 온도』작가 신작!
글과 인생과 품격에 대한 생각들을 적은 인문 에세이

이 책은《언어의 온도》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기주 작가의 신작 인문 에세이다. 마음, 처음, 도장, 관찰, 절문, 오문, 여백 등 21개의 키워드를 통해 글과 인생과 품격에 대한 생각들을 풀어낸다. 고전과 현대를 오가는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이기주 작가 특유의 감성이 더해 볼거리와 생각할 거리를 동시에 전한다. 특히《언어의 온도》,《말의 품격》,《한때 소중했던 것들》로 200만 부를 판매한 이기주 작가의 글쓰기 철학과 일상에 건져 올린 문장들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요즘 인터넷은 세상의 온갖 더러움에 오염된 문장, 오문(汚文)으로 악취가 진동한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문명비평가 제러미 리프킨은《공감의 시대》에서 현존 인류를 공감하는 인간(Homo Empathicus)이라고 규정했다. 그가 만약 우리나라 주요 포털 사이트에 실시간으로 달리는 댓글을 한두 시간만 정독해봤다면 아마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싶다.
“현존 인류는 공감하는 인간인 동시에 키보드라는 무기로 공격도 하는 인간이다!”
《주역周易》에 이르기를 서부진언(書不盡言)이라 했다.“글로는 말하고 싶은 것을 다 적을 수 없다”는 것이다. 글은 종종 무력하다. 문장이 닿을 수 없는 세계가 엄연히 존재한다. 그러므로 글쓰기가 지닌 한계와 무게를 알고 글을 적어야 한다. 오늘날 분노를 머금고 우리 손끝에서 태어나 인터넷 공간을 정처 없이 표류하는 문장들이 악취를 풍기는 이유는, 우리가 아무 망설임 없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글을 토해내기 때문인지 모른다. 세상사에 너무 즉각적으로 반응하면서 글을 휘갈기다 보니 문장에 묻어 있는 더러움과 사나움을 미처 털어내지 못하는 것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말에 언품(言品)이 있듯 글에는 문격(文格)이 있다고 주장한다.
“사전을 찾아보면'격(格)'은'주위 환경이나 형편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분수나 품위'다. 세상 모든 것에는 나름의 격이 있다. 격은 혼자서 인위적으로 쌓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삶의 흐름과 관계 속에서 자연스레 다듬어지는 것이다. 문장도 매한가지다. 품격 있는 문장은 제 깊이와 크기를 함부로 뽐내지 않는다. 그저 흐르는 세월에 실려 글을 읽는 사람의 삶 속으로 퍼져 나가거나 돌고 돌아 글을 쓴 사람의 삶으로 다시 배어들면서 스스로 깊어지고 또 넓어진다.”
깊이 있는 문장은 그윽한 문향(文香)을 풍긴다. 그 향기는 쉬이 흩어지지 않는다. 책을 덮는 순간 눈앞의 활자는 사라지지만, 은은한 문장의 향기는 독자의 머리와 가슴으로 스며들어 그곳에서 나름의 생을 이어간다. 지친 어깨를 토닥이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꽃으로 피어난다.

삶이 곧 하나의 문장이다
말에 언품(言品)이 있듯 글에는 문격(文格)이 있다
타인은 원뿔과 닮았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이를 무시한 채 한쪽에서 삼각형이라 주장하고 다른 한쪽에선 원이라고 박박 우기면 둘의 의견은 영원히 만나지 않는 평행선처럼 교점을 찾지 못한다. 서로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를 향해 폭언과 욕설을 내던지면 일시적으로 분노를 배출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문장을 쏟아낸 마음의 언저리는 곪을 수밖에 없다. 오염 처리 없이 폐수를 방류하는 공장 주변의 땅이 시커멓게 썩어버리듯이 말이다.
말수가 적음을 뜻하는 한자‘눌訥’은 말하는 사람의 안內에서 말言이 머뭇거리는 것을 가리키는데, 이는 신중하게 말하는 자세를 뜻하기도 한다. 글쓰기에서도 때론 머뭇거림이 필요하다. 쓰고 싶은 욕망을 억눌러 문장에 제동을 걸 줄도 알아야 한다.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달필(達筆)의 능력이 아니라 눌필(訥筆)의 품격이 아닐까?
한 권의 책 안으로 들어가는 문은 하나지만 밖으로 나오는 문은 여럿이 아닐까. 책 안에 다양한 샛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글의 품격》을 가로지르는 무수한‘활자의 길’을 각자의 리듬으로 자유롭게 거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길 위에서 무엇을 보고 듣고 느낄지는 오로지 당신의 몫이다.
다만 이 책을 덮은 뒤 당신의 손끝에서 돋아난 문장이 소중한 이들의 가슴에 가닿으면 좋겠다. 당신이 일으킨 문장의 물결이 당신의 진심을 실어 나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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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글의 품격 | dd**juni12 | 2019.08.09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이기주 작가의 ‘글의 품격’입니다. 전작인 ‘언어의 온도’, ‘말의 품격’과 비슷한 포맷의 책이었습니다. 읽다보니 글을 쓰려고...

    이기주 작가의 ‘글의 품격’입니다. 전작인 ‘언어의 온도’, ‘말의 품격’과 비슷한 포맷의 책이었습니다. 읽다보니 글을 쓰려고 하는 분들에게 권해드릴 만한 책이었습니다. 다만 뭐랄까요. 너무 모범생의 글쓰기처럼 유익하고 좋은 내용으로 펼쳐져있어서 뭔가 읽으면서 가슴에 와닿는 부분은 덜하지 않았나 감히(?) 평해봅니다. 그럼에도 앞에 말씀드린 것처럼 일독을 권해봅니다. 특히 책의 목차를 사자성어로 표현한 부분이 맘에 들었습니다. 아래 발췌해놓았습니다.

    - 좌우봉원(左右逢源) : 일상의 모든 것이 배움의 원천이다.

    - 두문정수(杜門靜守) : 밖으로 쏠리지 않고 나를 지킨다.

    - 본립도생(本立道生) : 기본이 서면 나아갈 길이 생긴다.

    ※ 아래 글은 책에 제시된 우화(!)인데요. 읽어보세요, 어머니께 전화드리고 싶어질겁니다.

    어느 왕국에 아름다운 여인이 살았다.

    사내들은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 애썼다.

    노모와 함께 사는 한 남자도 그중 하나였다.

    그는 마을 어귀에서 작은 푸줏간을 했다.

    여인을 향한 연정은 그의 마음속에서

    뜨거운 불덩이가 되어 종일 굴러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여인과 마주친 사내는

    감춰온 마음을 내보였다.

    “내 마음을, 내가 지닌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남자가 내게 사랑을 고백했어요.

    다들 진귀한 보물과 희귀한 동물을 가져왔지만 내 마음은 요동하지 않았습니다.

    “흠, 정말 특별한 것을 보면 내가 흔들리지도 모르겠네요.”

    “특별한 것이라면….”

    “혹시 당신이 가장 아끼는 사람의 심장을 가져올 수 있나요?”

    “제가 가장 아끼는 사람은 제 어머니인걸요….”

    “당신이 가장 소중한 것을 버릴 수 있다면 나는 다른 남자들의

    구애를 물리치고 당신의 청혼을 수락할게요.“

    사랑에 눈이 먼 사내는 그날 밤 짐승으로 돌변했다.

    어머니가 잠든 사이 심장을 파냈다. 동이 트자마자

    어머니의 심장을 들고 여인을 만나러 뛰어가던 그는

    그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그때였다. 아직 온기가 식지 않은 심장에서 울음기 섞인

    어머니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들아, 어디 다쳤느냐? 천천히 가거라, 천천히….”

  • 글의품격 | mo**yeji23 | 2019.08.07 | 5점 만점에 2점 | 추천:0
    [글의 품격] 을 택배로 받아서, 택배 봉투 속에서 책만을 쏙 꺼냈는데 무언가 검은색 긴 통 하나가 바닥에 툭 떨어졌...

    [글의 품격] 을 택배로 받아서, 택배 봉투 속에서 책만을 쏙 꺼냈는데 무언가 검은색 긴 통 하나가 바닥에 툭 떨어졌다. 글의 품격이라 적혀진 통속에 흑색 연필 세 자루. 얼마 전에 봤던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탄생' 영화 속에서 메리 셸리가 연필로 사각거리면서 소설을 썼던 내용이 생각나서 연필을 보는 것만으로 '사각사각'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볼펜이나 샤프가 줄 수 없는 연필만이 주는 감정이 있다. 어린 시절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고, 그때의 감성을 불러일으켜 그리운 감정이 떠오르게 되는 연필만이 줄 수 있는 나만의 그런 감정.

    격이 있다.

    동물에게는 성격이 있고, 사람에게는 인격이 있고, 장소에는 격식이 있다. 글에는 문격이 있는데, 작가는 격이란 사전에서 '주위 환경이나 형편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분수나 품위'로 말하고 있다고 하면서, 격이란 삶의 흐름과 관계 속에서 자연스레 다듬어지는 것이라 말한다.

    격은 가치이다. 성격은 본디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가치이고, 인격은 그 사람의 가치이고, 격식은 그 장소가 가지는 가치이며, 품격은 그것이 가지고 있는 숭고한 가치이다.

    그렇다면 글의 가치란 읽는 독자인 내 마음속에 들어와 앉아서 내 감정을 울리고 긴 여운을 남기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모든 것에는 그마다 가지고 있는 가치가 있는데,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 제각각 다르므로 가치의 중함을 매기는 것도 다 다르다

    글이란 본디 흰 바탕에 검은색으로 글자를 써 내려간 것이라 생각했던 내가 글의 품격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책을 읽으면서부터였다. 어린 시절 책과는 거리가 멀었던 나에게 어느 날 읽었던 류시화 시인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책을 빨려갈 듯이 순식간에 읽어 내려갔던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그 후로도 그때의 감동을 다시 되새기고, 그때의 감동 비슷한 것을 느껴보고 싶은 소망에 계속해서 새로운 책을 읽어내려갔다.

    그렇게 소소하게 책의 재미에 빠져들어가던 나에게 제대로 글의 품격을 만나게 해준 책이 있었으니 김훈 작가님의 '칼의 노래' 다. 김훈 작가님의 무거운 감정의 글이 이순신 장군님의 애민정신을 너무나도 잘 담아내서 소설에 빠지고 책에 빠졌었다. 글의 품격이란 이런 것이다를 제대로 보여준 작가를 만났던 기억이 있어서 [글의 품격] 이란 제목을 봤을 때, 글의 가치를 나에게 알려줄 책으로 기대가 되어 바로 신청하고 받아보게 되었다. 이 책으로부터 감동받기를 소망하면서 말이다.

    책을 볼 때에 가장 처음 보게 되는 것은 제목과 표지이다. 보통 책에 원색의 강렬한 색은 잘 사용하지 않는 듯한데, 이번 책은 무늬 없는 빨간 원색만으로 표지 바탕이 채워져있다. 그러고 보면 '언어의 온도'와 '말의 품격'도 같은 디자인으로 구성된 것 같다. 앞의 책들과 시리즈로 이어져 나간 듯한 느낌을 받으며 좀 더 표지를 살폈다. 원색의 빨간색 바탕에 금색 네모 테를 두르고 그 가운데 세로로 [글의 품격]이라 적혀있는 이 책은 표지의 색이 강렬해서 그런지 굉장한 내용을 담고 있을 것 같은 기대를 부여했다.

    표지를 넘기면서 나오는 책날개 부분에도 작가의 설명보다는 짧은 글귀가 적혀있는 것이 인상 깊다. 날개의 가운데 부분에 가운데 정렬로 써진 글귀가 작가가 책의 표지 디자인에 굉장히 섬세하게 신경을 쓴듯한 느낌이다.

    첫 회색 페이지를 넘기고 본 책으로 들어가기 이전에 일러두기 부분을 먼저 읽어본다

    "한 권의 책은 수십만 개의 활자로 이루어진 숲인지도 모릅니다. <글의 품격>이라는 숲을 단숨에 내달리기 보다, 이른 아침에 고즈넉한 공원을 산책하듯이 찬찬히 거닐었으면 합니다"

    이 하나의 글귀로 순식간에 글자를 읽어내려가는 눈동자의 움직임이 느려졌다. 글자 글자마다 천천히 음미하며 감상해주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을 담아서 시집을 읽듯 느리게 읽어나갈 작정으로 다음 페이지를 넘기니, 빨간 네모 테두리가 그려져있고 빨간색의 글씨가 어울려 있어 마치 중국 고대의 숨겨진 문서를 전수받아서 펼쳐보는 듯한 그런 무겁고도 조심스러운 마음이 샘솟았다.

    천천히 읽어 내려간 책의 내용은 단순한 작가의 에세이였다. 인문 에세이라고 하더라. 작가가 평소에 하던 머릿속의 생각들을 끄집어내서 작성한 것처럼 보였다.

    '품격'이라는 제목이 붙어서 글에 감정이 담기고 시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를 바랐는데, 문장이 간단하고 건조하게 딱딱 끊어져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따뜻한 온기는 없으나 그렇다고 차갑지도 않고 미지근하게 잘 작성된 글들이다. 작가가 되기 이전에 기자의 삶을 살았다고 말하는 작가는 행간에는 기자 출신의 글은 건조하다는 이야기가 떠돈다고 한다. 그 내용을 보고 나서 편견이 생긴 건지, 처음부터 그렇게 느꼈던 건지는 잘 모를 일이다.

    작가는 자신의 글은 마음의 밑바닥에서부터 나왔다고 말하며, 글이란 마음의 상태를 살피고 기록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마음과 정면으로 마주할 때 글쓰기의 문이 열리고 내면으로 들어가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말하면서 말이다.

    곧 앞둔 독서모임 선정책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죽음' 책의 주인공도 작가이다. 대중들을 위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만을 써오기에 비평가들에게 호평은 받지 못한다는 내용이 실리면서, 비평가들과 대중 독자들은 양립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어째서 비평가들과 대중들의 평은 다른 것이며,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글의 품격'은 굳이 따지자면 대중서가 될 것이다. 작가도 처음부터 책을 대중서에 맞게 쓴 것 같다. 원고가 완성되면 어머니에게 보여드려서 어머니부터 이해하기 쉽게 수정한다고 한다.

    "글의 품격은 문장의 '깊이'뿐 아니라 문장의 '개방성'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작가 혼자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쓰인 책은 고결한 책이 아닌 고독한 책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독자를 배려하고 존중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안고 쉽고 명확한 문장으로 다듬어서 책을 낸다고 한다

    이점이 대중들이 읽기 편한 책으로 다가와서 대중서라고 느꼈던 이유라 하겠다.

    예전에 '언어의 온도'도 그렇고, 이번 '글의 품격'도 그렇고, 이기주 작가는 제목을 기가 막히게 잘 지어내는 것 같다. 제목만 보고서 '이 책은 읽어야 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으니깐 말이다. 도대체 제목에서 무엇을 기대하는 걸까?

    사회가 급변하고 복잡해지면서 사람들은 갈수록 개인주의가 되어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갈수록 소통에도 목말라하고 있다. 인간관계로부터 느껴지는 사람의 정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따뜻한 말 한마디를 던지는 듯한 '언어의 온도'는 대중의 심리를 잘 저격했다.

    '책 읽는 인구는 줄어만 가는데

    독서모임은 늘어나고 있다'

    지금 사람들이 사람의 온기와 소통에 목말라있다는 것을 나타내 주는 말 같다.

    고통은 인간관계로부터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을 반대로 하면 기쁨은 인간관계로부터 시작된다는 말로 바꿀 수 있다. 우리가 바라는 온정과 사랑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

    마음을 채우기 위해 소통할 수 있는 누군가를 찾고 '우리'라는 테두리를 찾는 우리는 따뜻한 언어와 말과 글이 주는 품격을 원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기주 작가도 사람의 온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인다

    지나가는 사람을 관찰하며 지인들의 말을 수집하고

    때때로 서점에서 자신의 책을 읽는 독자에게 직접 말을 걸고 그로 인해 마음에 빛을 얻는다고 했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교보문고 북살롱의 독서모임에서는 소설 장르들을 주로 읽어나갈 예정인데, 소설 장르를 선택한 이유가 이 책에도 나와있어서 주의 깊게 읽어보았다.

    소설이란 작가가 자신이 경험했고 기억했던 사건과 감정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가면서 작성되는 장르다. 그 이야기를 읽는 독자는 타인의 기억이 기록된 내용을 보고 내 기억을 되새기며 공감과 위로를 받는다. 책을 통해 힐링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타인의 삶을 간접으로 느끼며 내 삶과는 다른 방식을 접하면서 감정이입도 한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감정을 느끼고 감정이 풍부해짐을 느낄 수도 있다. 소설이란 등장인물들이 겪는 여러 감정이 글로 적혀있는데, 여러 상황과 내 감정을 비교해보면서 나를 찾는 여행도 할 수 있고, 내 감정을 언어화하는 것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책에 평소에 무척이나 좋아하던 작가들 이야기가 나와서 엄청 반가웠는데, 삶은 그저 버티는 것이라고 표현하며 글에 무게를 싣는 김훈 작가와 비어있는 듯 쉽게 다가와서 날카롭게 찔러대는 한강 작가와 등장인물들의 개성과 심리를 끝도 없이 파고들어가 인간 본질을 파헤칠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정유정 작가의 이야기를 크게 공감하면서 읽었다. 그 사람의 삶이 글을 만들어 낸다고 하던데, 이런 작가의 글은 어떻게 세상에 나오는지 한낱 일반인인 나로서는 짐작도 하기 힘들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실제로 내가 경험했던 여러 사건과 그 당시에 느꼈던 감정들을 일기로 작성해서 보관해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이기주 작가의 하루 활동들이 적혀있어서 작가의 하루를 지켜본 것 같은 느낌이 좋았다. 이기주 작가가 어떻게 글감을 모으고 글을 쓰는 활동을 하는지 작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도 있었다. 작가는 글의 소재와 문장을 모으는 사람이라고 했던가. 지인들로부터 좋은 말이 나오면 수집하고 이곳저곳에서 글감을 모으고 '내가 책에 담은 내용 중 상당수는 책상 앞에서 번쩍하고 솟아난 게 아니라 관찰이라는 그물을 당기는 과정에서 함께 건져 올린 것들이다'라고 말한다. 분명 시인이었다면 시는 시인의 마음에서 태어나 눈물로 완성된다고 했겠다 싶다. 또한, 글을 쓰는 다른 작가들이 첫 문장 하나를 만들어 내기까지의 고뇌도 같이 나오면서 역시나 문장을 창조해내는 작가의 결과물이 얼마나 대단한지도 느낄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중간에 오타를 한번 발견했었는데, 뒷부분에 오타는 작가로부터 존중받지 못하는 느낌이 든다는 내용을 보고서 오타를 잡아내지 못했던 게 아쉬웠기도 했고, 부부의 웃음소리의 존중 내용이 나올 때에는 내 웃음소리는 왜 존중받지 못하고 놀림감이 되고 마는가에 대한 생각에 속상해지는 부분도 있었다.

    -글의 품격과 단어의 품격

    '글의 품격' 책의 글 속에는 단어나 글자가 나오거든 한자로 쓰고 한자풀이를 구체적으로 하면서 단어의 뜻을 설명해주는 부분이 많다. 단어의 뜻을 파고들어가 글자 자체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지식이 쌓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았던 부분이다.

    단어마다 가지고 있는 본래 뜻과 작가가 체감하는 단어의 뜻을 비교해보면서 단어들이 주는 감정에 대해서 풀어나가봤으면 좋은 내용이 나왔을 거란 생각도 해본다. 육안으로 응시한 것을 심안으로 해석해야 되는 경우같이 말이다.

    작가의 일상 에세이도 나오고, 단어의 뜻도 살펴보기도 하고, 글에 관한 다른 이야기도 살펴보면서, 글에 대한 이해와 좋은 글귀들을 읽어서 좋았던 책이다.

     

     

  • 글의 품격 | fr**soya | 2019.08.01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
    멤버안유림(fran****)
    북살롱멤버
     

    '한때 소중했던 것들'을 지인의 선물로 받았었다. 아마 딱 이맘때쯤이니 1년 전일것 같다.

    작가와 지인이 학교선후배 사이라 직접 내이름을 적어 사인을 담아 선물해줘서 더 기억에 난다.

    그리고 세번째로 읽는 그의 책은, 솔직히 말하자면 언어의 온도, 한소것보다는 마음의 파동이 잔잔하다.

    아마도 기대치가 높아져서, 그리고 워낙에 표지가 매력적인 칼라라서 그랬을까.

    다만 기억에 남는 문장은 여전히 그윽한 향기를 품고 있다.


    "깊이있는 문장은 그윽한 문향을 풍긴다. ... 지친 어깨를 토닥이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꽃으로 피어난다. "


    그리고 나는 이책에서 가장 잘한(?) 요약이 챕터에 모두 담겨있다고 본다.


    좌우봉원 : 일상의 모든 것이 배움의 원천이다.

    "삶은 내 곁을 맴도는 대상들과 오해와 인연을 맺거나 풀어가는 일이다."

    실로 매일이 그렇다. 매일 출근하고 퇴근하는 뻔하디뻔한 일상, 하루도 모두 똑같지 않은 배움터다. 오늘은 조금 지겨워서, 내일은 조금더 지겨울뿐.의 ̰이일지라도 그사이 남과 혹은 나와의 오해나 인연은 계속된다.


    본립도생 : 기본이 서면 나아갈 길이 생긴다.

     "당연한 것을 잘 해내는 일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

    이문장을 믿는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생각들의 차이, '당연한걸 잘해야돼' 하는 의지들의 차이, '당연한걸 잘하면 좋겠어'하는 소망의 차이. 이 당연함 안에 있는 수많은 차이들 속에서 기본이 계속 변해가니깐.


    두문정수 : 밖으로 쏠리지 않고 나를 지킨다.

    "스스로 일으킨 물결에 올라타야 삶의 해답에 다가갈 수 있다."

    작년 여름 패들링 보드를 제주바다에서 한 적이 있다. 수영을 1도 못했는데 바다의 파도는 나의 그런 상황을 봐주지 않기 때문에 머리끝까지 입수하기를 세번쯤 한거 같다. 그리고 제대로 서지 않으면 힘들어서 못하겠어서 중심을 마침내 잡았을때, 그 물결은 참으로 잔잔했다. 내가 만든 물결. 그물결과 함께 출렁여야만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 그게 나는 여전히 삶의 해답이라고 생각한다.

  • 글쓰기에 대해 묻다 | qu**tz2 | 2019.07.06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자기만의 문장을 구사할 수 있다는 건 큰 자산이라고, 주변 사람들이 말했다. 요즘 세상에 어디 글 못 쓰는 사람이 있냐며 나는...

    자기만의 문장을 구사할 수 있다는 건 큰 자산이라고, 주변 사람들이 말했다. 요즘 세상에 어디 글 못 쓰는 사람이 있냐며 나는 반문했다. 실제로 많은 이들의 글을 접하면서 나는 느껴왔다. 못쓴 글은 어디에도 없다. 각자의 쓰는 방식에 있어 차이가 존재할 따름이다. 대신 나에겐 ‘못난 글’이 존재한다. 나이가 듦에 따라 서서히 꼰대로 변신하고 있어 그런 것일 수도 있는데, 내 눈엔 지나치게 효율성을 중시한 글이 불편하게 느껴진다. 단어는 모조리 줄여 두세 글자로 구사하는 글을 읽다 보면 이것이 우리말인지 외국어인지 분간이 어렵다. 음절 몇 개를 더 구사하는 것조차도 버거울 정도로 시간에 쫓기는 시대임을 간과한 것이려나. 화려한 수식어를 지나치게 들인 나머지 본심이 읽히지 않는 글 또한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다.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수식어를 걷어내고 나면 마치 정크푸드로 얼룩진 몸을 말끔히 씻겨낸 후 앙상하게 뼈만 남은 신체를 접한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저마다의 기준은 다를 테지만, 이왕 쓰는 글 누군가가 읽었을 때 마음이 포근했으면 좋겠다. 상대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글, 많은 이들이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글, 그런 글이야말로 품격 있는 글이라 칭할 만하다.

    <o:p></o:p>

    글 방면으로는 다양한 경험을 갖춘 저자다. 언론사에도 있어 왔으며, 최근에는 책을 출판하는 족족 베스트 셀러 반열에 이름을 올리고도 있다. 글에 자신이 없는 이들이라면 저자를 부러워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 타고난 솜씨가 있어야 글을 잘 쓸 수 있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재능이라 하는 것은 지닌 이가 알아보고 적합하게 활용할 때 더욱 커진다. 글을 잘 쓰고자 한다면 스스로를 단련시킬 필요가 있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글일 필요는 없다. 내 경우엔 매일 일기를 쓴다. 저자가 오래전 몸담았던 언론사에서는 기사문을 고스란히 옮겨 적는 필사를 경험하기도 했다. 글 쓰는 근육을 단련시키려는 것 외의 노력 또한 글을 잘 쓰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꾀해보아도 괜찮을 것이다. 책을 읽다가 문득 내가 글을 가장 편안하게 쓸 수 있는 시간이 언제인가를 묻게 됐다. 오로지 글에 의지해 하루를 꾸릴 수 있는 입장이 아닌 나로서는 다른 일을 하고 남는 짬을 활용하는 게 최선이다. 이른 아침에는 아직 글을 쓰려는 시도 자체를 해보지 않았다. 보통은 퇴근 후 저녁을 먹고 나서 일기를 쓰는데, 이미 하루라는 긴 시간의 무게를 온몸으로 감당하고 난 후여서 그런지 글뿐만 아니라 다른 어떠한 것에도 집중력을 발휘하기가 힘들다. 글을 쓰기 위해 직장을 박차고 나가는 등의 변화를 기할 용기는 아직 나에게 없다. 글의 전개가 쉽지 않을 때면 노트북을 아예 접고 동네 산책을 하는 등 환기를 시도한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난 마냥 부러웠다. 충분히 시간을 들여 글을 쓸 수 있다 하여 항상 좋은 글을 만들어낼 수 있는 건 아님에도, 내가 처한 조건을 탓하는 것으로써 내 못남을 가려보고자 애쓰는 것이다. 글을 위해 특정 음악을 듣기도 한다던데, 그런 측면에서 난 빈약했다. 내 자신의 온갖 심상을 뒤바꿔가며 글을 전개해야 할 정도로 긴 호흡을 요구하는 글을 작성해본 적이 없어 필요를 못 느꼈던 것 같기도 하다.

    계속해서 글을 써도 괜찮을까. 품격이 느껴지는 글을 써 보지 못한 나는 혹 내 글을 접하고 글에 대한 마음을 접는 이가 혹여나 발생할까봐 떤다. 그런 마음과는 별개로 무언가를 끄적여가며 나를 다독인다. 글을 통해 적잖이 위로 받아왔다. 누구도 내 편이 아니라는 생각이 강할 때 글을 쓰며 나는 나를 위로했다. 세상에 단 한 명, 그것도 나 하나만이 독자인 글. 계속 이런 글을 써도 무방한가. 펜을 들고 오래도록 허공을 갈랐다. 문장 하나 완성하지 못한 하루가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 글의 품격 | cr**bel | 2019.06.2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글의 품격]은 이기주 작가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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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의 품격]은 이기주 작가의 신간이다. [언어의 온도], [말의 품격], [한때 소중했던 것들]에 이어 네번째 에세이다. 모두 다 읽었다. 이기주 작가의 책 덕분에 소중한 인연도 생겨났다. 난생처음 저자에게 사인을 받는 자리에 가서 알게되었으니 사람의 연은 참 놀랍기만 하다. 친절하게 먼저 그녀가 말을 걸어왔기에 가능했다. 내 성격에 먼저 누군가에게 손 내미는 일이 흔치 않기에 그런 그녀가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참 고맙다.

     

     

     내가 좋아하는 배려란 단어는 짝 배, 생각할 려로 관계를 맺는 상대방을 염려하는 것을 말한다. 그것이 배려의 본질이라고 책은 말하고 있다. 그렇구나...나와 관계를 맺는 사람들을 염려하는 마음이었구나. 그런 안온함이 배려다.

     

    '프랑스의 수필가 도미니크 로로는 [심플하게 산다]라는 책에서 우리는 공간을 채우느라 공간을 잃는다라고 했다. 어디 공간뿐이랴. 우린 종종 문장을 채우느라 문장을 잃는다. 욕심이라는 손잡이 없는 칼을 필사적으로 허공에 내두르면서' (p104)

     

    '고유한 리듬을 타며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건, 세월의 흐름 속에서 자기만의 방식과 박자로 적절히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p113) '글도 그림도 힘을 빼고 여백을 만들어야 지면과 화폭에서 불필요한 요소를 밖으로 밀어내고 본질에 집중할 수 있다' (p180)

     

    '때로는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크로노스를 뚫고 나와 자기만의 카이로스를 확보하고 그 시간 속에서 삶을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p196)

     

    '나는 문장을 쓰고 매만지는 과정에서 말에 언품이 있듯 글에는 문격이 있음을 깨닫는다. 품격있는 문장은 제 깊이와 크기를 함부로 뽐내지 않는다'(서문에서)

     

     

     책을 읽고 기억으로 저장하고 싶은 몇 개의 문장을 남겨본다. 기자출신인 저자의 이력만으로 그의 글을 상상할 수 없다. 여성적인 감수성도 다분히 느껴지고 언어의 본질적 사유로 개념을 정의해가는 글쓰기와 세상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항상 귀기울이는 모습이 그의 특징이다. 거기에 부모에 대한 이웃에 대한 사랑이 많이 묻어나 있다. 요즘 나는 다양한 곳에서 격을 찾고 있다. 격의 멋짐을 누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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