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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의 달콤한 복수
201쪽 | A5
ISBN-10 : 8960900095
ISBN-13 : 9788960900097
피카소의 달콤한 복수 중고
저자 에프라임 키숀 | 역자 반성완 | 출판사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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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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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예술을 다르게 보는 눈

<피카소의 달콤한 복수>는 현대예술에 대한 거침없는 풍자를 담은 책이다. 전방위적 작가인 에프라임 키숀이 1986년에 펴낸「피카소는 야바위꾼이 아니다」의 후속편으로, 현대미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더욱 높이면서 더 깊이 파고들고 있다. 국내에서는 10여 년 전에 번역 출간되었다가 한동안 절판되었던 책으로, 같은 번역자가 새롭게 리메이크하였다.

이 책은 현대미술의 조직원들인 예술가들이 대중을 우중화하고 있다고 성토한다. 저자는 자신의 주장이 타당함을, 현대미술의 흐름을 이끈 피카소의 유언을 인용해 강조하였다. '동시대 사람들이 지닌 허영과 어리석음, 욕망으로부터 모든 것을 끄집어 낸 한낱 어릿광대'라고 자신을 말한 피카소의 유언을 통해 현대예술의 실상을 폭로하고 있다.

그럼에도 저자는 피카소의 남다른 면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피카소는 어릿광대가 아니었지만 무수히 많은 피카소의 후예들은 어처구니없는 유머리스트이자 어릿광대라고 말한다. 또한 현대의 예술가들은 돈과 권력의 자장, 즉 예술 마피아와 국회의원, 장관, 시장들 사이의 음모에 휘둘리고 있다고 비판한다.

저자소개

목차

1. 침묵 혹은 열광
현대예술에 저항하는 용감한 유머리스트
일ㅊ의 경계와 한계를 넘어선 뻔뻔스러움
기념비적인 광기의 경쟁

2. 위대한 어릿광대, 피카소
피카소와 남긴 놀라운 유언
피카소의 달콤한 복수
너는 예술을 알지 못하는 속물인가

3. 예술은 죽었다
아무도 도덕적인 희생양이 되려고 하지 않는다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미술 - 에스페란토
변기가 고상한 조각품으로 변신하다

4. 예술 마피아의 횡포
진정한 예술의 봄을 알리는 첫번째 징후
베를린 문화 혁명의 최전선에 서서
캐딜락과 콘크리트로 만든 메가톤급 괴물

5. 난센스의 거장, 요셉 보이스
연습 삼아 해본 나의 예술비평
모더니즘의 집단적인 히스테리
어처구니없는 보이스의 욕조 사건

6. 관객과 예술의 상대성
구상화 화가 가이거 씨가 안정을 찾게 된 사연
관객에 대한 사랑 없이 진정한 예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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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현대예술을 달리 보게 하는 눈, 『피카소의 달콤한 복수』 국내에는 풍자 소설 『개를 위한 스테이크』로 널리 알려진 에프라임 키숀은 연극계는 물론 영화계에서까지 활동한 전방위적인 작가다. 미술사를 전공하고 예술작품을 손수 만들었을 정도로 미술에 조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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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예술을 달리 보게 하는 눈, 『피카소의 달콤한 복수』
국내에는 풍자 소설 『개를 위한 스테이크』로 널리 알려진 에프라임 키숀은 연극계는 물론 영화계에서까지 활동한 전방위적인 작가다. 미술사를 전공하고 예술작품을 손수 만들었을 정도로 미술에 조예가 깊은 그는 예술비평서를 저술했는데, 『피카소의 달콤한 복수Picassos Susse Rache』(1995)가 그중 한 권이다. 이 책은 저자가 서두에서 밝히고 있듯이, 1986년에 출간한 『피카소는 야바위꾼이 아니다Picasso war kein Scharlatan』의 후속편으로, 거짓되고 의뭉스러운 현대미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더욱 높이면서 한층 더 깊이 파고들고 있다.
에프라임 키숀이 현대예술의 난해함을 거침없이 풍자한 게 무려 20여 년 전의 일이다. 그사이 새로운 세기가 되었지만 여전히 현대미술은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뭔가 심오한 것으로 생각하거나 현대예술의 정체가 과연 무엇인지 의문스러워하는 독자들이 아직도 많다. 그러한 독자들을 위해 아놀드 하우저, 게오르그 루카치, 발터 벤야민, 테오도르 W. 아도르노의 문예미학을 국내에 번역 소개하였으며, 서구 미학에 정통한 반성완 교수가 『피카소의 달콤한 복수』를 번역하였다. 1996년에 출간되었던 동명 도서의 번역자였던 반성완 교수는 이번에 새롭게 리메이크한 마음산책 본에서 기존 번역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에프라임 키숀의 풍자적이면서 비평적인 문장이 잘 읽힐 수 있게 손질하였다.

현대예술, 그렇게 심오하지 않다, 때론 웃기다
에프라임 키숀은 현대미술의 조직원들, 즉 예술가들이 대중을 우중화愚衆化하고 있다고 성토한다. : 그들이 망가진 재봉틀과 매트리스, 몇 가지의 부엌 집기들을 가지고 5분 만에 뚝딱 만들어낸 작품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 수준으로 끼적거린 그림은 보이는 것 이상의 것이 될 수 없다. 관객이 마치 경배를 하듯 조심스럽게 발을 떼며 몹시 감동한 표정으로 그 예술작품들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혹시 알 수 없지……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하는 걸 보면…… 그러니까 저 뒤에는 뭔가가 감추어져 있는 것이 분명해……’(31쪽)라고 하지만, 실상 그 뒤에 숨겨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런 부류의 예술가들은 예술품을 통해, 정신적으로 뒤떨어진 사람들에게 드러내놓고 깊은 경멸감을 표출하고 있는 고단수의 익살꾼에 불과하다. “지적 야바위꾼들에게는 온갖 가능성이 열려”(40쪽) 있으니까.
저자는 자신의 논박이 타당함을, 현대미술의 흐름을 이끈 피카소의 유언을 인용하여 강조하고 있다. “(…) 세련된 사람들, 부자들, 무위도식자, 인기를 좇는 사람들은 예술 속에서 기발함과 독창성, 과장과 충격을 추구했다. 나는 내게 떠오른 수많은 익살과 기지로 비평가들을 만족시켰다. 그들이 나의 익살과 기지에 경탄을 보내면 보낼수록, 그들은 점점 더 나의 익살과 기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 나는 단지 나의 시대를 이해하고, 동시대의 사람들이 지닌 허영과 어리석음, 욕망으로부터 모든 것을 끄집어 낸 한낱 어릿광대일 뿐이다.”(40쪽) 이처럼 우두머리의 입을 통해 충격이면서도 믿기 어려운 현대예술의 실상을 거리낌 없이 폭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피카소의 남다른 면을 절대로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사람들이 원해서 입체파 특유의 그림을 그린 것이지 피카소는 결코 어릿광대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진정으로 현명한 사람이라 자신의 가족들은 단지 한 개의 코만을 가진 사람들로 그렸고, 또 전적으로 리얼리즘에 입각해서 그렸다고 지적한다. 전작 『피카소는 야바위꾼이 아니다』에서 저자가 ‘피카소’를 두고 ‘야바위꾼이 아니다’라고 했던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러나 앤디 워홀, 마르셀 뒤샹,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등의 무수히 많은 피카소의 후예들은 앞뒤도 분간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유머리스트라는 것. 대표적으로, “요셉 보이스 속에는 적어도 유머에 대해 그가 지닌 실제적 감각이라는 면에서 보면 피카소의 후계자다운 면모가 있다고 본다. (…) 그의 유일한 결점이라면, 처음에 비평가들에게 바보스런 충성심을 유발시켰던 그가 나중에는 그러한 충성심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는 사실이다.”(135쪽)라며 꼬집는다. 그런데 같은 맥락에서 ‘비평가들’ 자리에 ‘관객들’을 대입해 봐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저자는 이런 관객들에게 주문한다. 현대의 예술가들도 풍자작가인 자신과 똑같은 유머리스트이니까, 그들의 작품이 지닌 비교할 수 없이 높은 오락적 가치를 인식하여 마음껏 즐겨라. 실컷 웃음을 터뜨려라. 이것이 바로 『피카소의 달콤한 복수』가 거침없이 내뱉는 유쾌한 한마디다.

어쩌다 예술가들은 어릿광대가 되었나
저자는 무려 100여 년 전부터 현대예술이 돈과 권력의 자장에 놓이게 되었다고 갈파한다. “예술은 죽었다. 조형예술은 완전히 숨이 끊어져 버렸다.”(93쪽)고 하나 그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라는 것. “예술을 만드는 사람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술가 자신들이 아니라, 좌절한 지식인들로 구성된 작은 국제 마피아 조직이 되었다. 화가들은 전시회나 신문 지면을 할당받거나, 아니면 누가 그림을 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 속에서 이 사람들 밑에 들어가 그들이 시키는 대로 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유명하게 된 화가들은 엉터리 궁정 광대가 되거나 아니면 기성 미술 화단의 엉터리 어릿광대”(94쪽)가 되었다. 바꿔 말하자면, 현대의 예술가들은 엘리트 관료층과 모더니즘 사이의 은밀하면서도 막강한 동맹에다, 재원財源을 가지고 매스미디어에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르는 예술 마피아(미술상인, 화랑 경영자들의 이해집단)와 국회의원, 장관, 시장들 사이의 음모에 휘둘리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예술의 최대 죄악
에프라임 키숀은 더욱 예리하게 지적한다. 얼토당토않은 짓거리를 씹거나 무시하지 못하고 떠받들면서 박수를 보내는 관객들의 관용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현대예술의 어릿광대와 마피아가 “바로 관객을 무시하거나 심지어 경멸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됨으로써 아름다움은 예술로부터 추방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예술에 대한 사랑 역시 사라져 버릴 운명에 처해 있다.”(168쪽)는 것. 여기에다 그는 살바도르 달리의 우려를 덧붙인다. “오늘날 피카소의 아류들은 제대로 화필을 잡는 법도 알지 못할 뿐더러, 사람의 얼굴을 대충이라도 재현하는 능력조차 없다. 이렇게 나가다간 한 세대가 캄캄한 예술적 야만 상태로 떨어질 우려가 있다.”(87쪽)

『피카소의 달콤한 복수』의 의의에 대해 저자 스스로 이렇게 밝히고 있다. “나는 현대예술의 추한 면과 그 세균을 이미 몸속에 지니고 있는 미래의 세대들에게 이에 대한 저항의 움직임이 그대로 한때 있었다는 것을, 적어도 기억 속에만이라도 남겨 주고 싶다. 나는 그들에게 무모하기 짝이 없는 소규모의 저항 그룹이 한때 존재했었고, 또 그들을 대표해서 그 시대의 뻔뻔스럽고 교활한 자들에 맞서 목소리를 높인 풍자적 기질의 소유자였던 아마추어 이론가가 있었음을 기억하게 해주고 싶은 것이다.”(12쪽)

추천사
현대예술에 대한 대중의 유쾌한 복수. 이 책을 처음 접하고 고소해서 배꼽을 잡고 웃었던 기억이 난다. 난해한 작품을 바라보면서 뭔가 속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 이것이 어디 미술에 무지한 대중만의 일일까? 비디오 아트의 아버지 백남준은 일찍이 “현대예술은 사기다”라고 말한 바 있고, 프랑스의 사상가 장 보드리야르 역시 현대예술은 “무가치”하다고 잘라 말한 바 있다. 시각의 빈곤과 관념의 과잉. 거의 볼 것 없는 캔버스에 덧붙여지는 어마어마한 철학적 해석. 여기에 대한 대중의 분노는 정당하다. 전문가의 권위에 눌려 차마 하지 못했던 말들을 적나라하게 늘어놓는 데에서 나는 외려 어떤 건강함을 느낀다. 현대예술은 동화 속의 임금님이다. 모두가 그가 입은 새 옷의 아름다움을 찬양할 때, 한 소년은 용감하게 “임금님은 벌거벗었다”고 외쳤다. 이 책은 그 소년처럼 천진난만한 눈을 가졌다.
―진중권(미학자, 『미학 오디세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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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10여 년 전 디자인하우스에서 나와 미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 알려진 책이다. 2007년 재발행된 ...
      10여 년 전 디자인하우스에서 나와 미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 알려진 책이다. 2007년 재발행된 이 판본은 여러 군데를 수정 번역한 개정판이라 하는데, 10년 넘게 전에 읽은 책이라 이전판과 구체적으로 번역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편집 상태는 확실히 깔끔해졌다.

      『피카소의 달콤한 복수』 한국어판이 처음 나와서 재발행되기까지 이 책과 연관된 2가지 사건이 있었다. 2005년에는 작가 에프라임 키숀이 죽었고, 2007년에는 이 책이 재발행될 무렵에 신정아 학력 위조 사건이 일어났다. 그 당시 미술계 내부의 특수한 분위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생각해서(주 1) 『피카소의 달콤한 복수』를 읽은 기억을 떠올렸는데, 때마침 개정판이 나와서 이 책을 다시 읽었다.
    ※주 1: 그렇다면 영어 강사 겸 방송인 이지영, 만화가 이현세, 영화감독 심형래 같은 사례에서는 무엇을 원인으로 지목할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유머 작가 에프라임 키숀이 본 현대 미술계는 폐쇄적인 담론 형성 분위기가 일상화한 탓에 허구와 기만으로 가득 찬 세계이다. 그 자신도 무엇을 하는지 모르고 만든 듯한 무의미한 오브제가 평론가들의 과장된 호평과 높은 가격표가 붙어 거래된다. 그리고 일반 대중은 '내가 수준이 낮아서 이해를 못하는가'라는 회의를 강요받는가 하면, 도대체 무엇인지도 알 수 없는 물건을 사들이며 예술을 이해하는 척하려는 행정가들에게 세금을 도둑맞는다.

      고양이가 물감 묻은 발로 캔버스 위를 문지른 그림이 추상회화의 걸작으로 칭송받으며 심지어 기존 추상화가의 기법적 영향을 논하는 대상까지 된다. 그런가 하면 욕조에 이것저것 덕지덕지 붙인 '작품'(전시되지 않고 창고에 넣어둔)에 맥주를 부으려고 부착물을 떼어냈다가 예술품 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사건도 있다. 이런 것이 현대 미술계의 한 단면이다.

      이 책에는 한 이탈리아 미술 평론가가 피카소의 예술적 유언이라고 소개한 글이 인용되어 있다. 이것이 실제 피카소가 한 발언인가는 다소 논란이 되지만, 피카소 자신이 이를 부정하지 않은 점에서 이 유언은 피카소의 생각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그는 자신의 작품들을 '평론가들이 경탄하면서도 이해는 못한 익살과 기지'라고 평해 그의 작품들을 절찬하던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누구도 생각지 못한 표현으로 미술계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준 피카소지만, 오늘날 미술계는 피카소의 유산 중 손쉽게 얻을 수(또는 위장할 수) 있는 난해함만을 취한 것이 아닐까? 서태지와 아이들이 들고 나온 새로운 음악 이후 그 새로움 중 일부분만을 모방한 양산형 댄스 그룹들이 주류가 되어버린 한국 대중음악계 비슷하게 말이다. 제목은 이런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대중주의적·보수적 미술관을 바탕으로 현대 미술을 유머로 이해해야 한다고 조롱하는 한편, 미술품 상인과 전시 관계자, 평론가가 결탁한 소위 '예술 마피아'가 미술계 전체를 지배한 현상, 새로운 것에 대한 강박적인 집착과 그럴 듯한 수사(제목, 작품 해설)로써 무의미한 것에 억지로 의미를 부여하려 하는 미술계를 비판한다. 그리고 그는 표현 영역이 넓어진 현대 미술을 전면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관객이라는 소비자를 무시하는 예술은 진정한 예술이 아니다"라고 결론 짓는다. 소비의 범위를 구매보다도 넓게 보아야 한다는 이야기일 텐데, 그런 관념을 어떻게 예술 마피아들이 인정하게 만들 것인가는 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이 책의 한계일 것.

      책을 읽고 나니 한국 미술계에서 벌어진 비슷한 사례(주 2)도 결국 이런 허구적인 인식 속에 미술가들 스스로가 사고방식을 맞춘 결과는 아닐까 생각케 된다. 한편으로 이런 점에서는 차라리 영화나 만화 같은 대중예술이 더 깨끗하지 않은가? 하는 회의도 든다. 성과가 바로 관객 수나 수익으로 나타나기에, 아무리 생산자와 판매자, 비평가가 담합해도 보는 사람이 없으면 그것으로 끝이니까.
    ※주 2: 신정아 사건 외에도 김옥랑 학력 사칭, 한젬마 대필 의혹 같은 사건을 본보기로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고 난 뒤 떠오른 연습문제 하나. 이 책의 논리를 적용해서 감상(또는 조소)하고 싶은 인물은 최근 TV 예능 프로그램에도 얼굴을 비치는, 이 서평 작자가 이해한 책 내용에 비출 때는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려워 보이는 낸시 랭이다. 이 책에 호의적인 서평을 쓴 진중권은 『호모 코레아니쿠스』에서 낸시 랭에게 호의적인 비평을 한 적 있으니 과연 그 두 가지가 모순인지 아닌지 묻는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지도 궁금해진다.


    (2009년 11월 14일 처음 작성한 내용을 2014년 3월 26일 수정하였다.)
  •   '에프라임 키숀'의 작품을 처음 읽은 것은 <행운아 54>를 통해서 였다.그가 거침없는 위트와 풍자를...
     
    '에프라임 키숀'의 작품을 처음 읽은 것은 <행운아 54>를 통해서 였다.
    그가 거침없는 위트와 풍자를 날리는 작가라는 것을 그때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의 작품 중에 흥미로운 책이 있었는데, 그 책은 <피카소의 달콤한 복수>이다.


    책의 분류가 '예술, 대중문화'에 속하니, 키숀이 작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소설이나 에세이로 생각했다면 아마도 잘못된 선택이 될 것이다.
    키숀이 어떻게 이런 작품을 쓸 수 있었을까 하는 의아한 생각을 가지고 작가 소개를 들춰 본다면 이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헝가리 출신인데, 금속조각을 공부한 예술가이기도 한 것이다.
    그리고, 이미 1986년에 <피카소는 야바위꾼이 아니다>라는 책을 통해서 현대예술에 대한 비판을 가한 바가 있으며, 그 후속작이 <피카소의 달콤한 복수>이고, 이 책은 1995년에 출간된 것이다.
    전작인 <피카소는 야바위꾼이다>를 읽고 많은 독자들이 너무도 통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고, 독자들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차마 말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수긍이 간다는 내용의 글들을 많이 보내왔었던 것이다. 때론 예술 평론가의 반박의 글도 날라 왔고....
    그 글들에 대한 내용과 자신의 생각이 또 한 번 현대예술에 대한 거침없는 풍자와 독설로 이어지는 것이다.


    나도 미술관을 가기를 좋아한다. 우리나라의 미술관도 가보았지만, 세계적인 미술관들도 여러 곳을 가보았는데, 그때 현대 예술을 접하면서 느꼈던 그 생각들을 많이 대변해주고 있다.
    지나치게 난해한 작품들. 무성의한 것처럼 느껴지는 작품들, 일부러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듯한 작품들을 마주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사례로 들 것처럼 달랑 변기 하나 갖다 놓든가, 고철들을 모아 놓은 쓰레기 더미를 만들어 놓거나, 캔버스에 아무 것도 그려 넣지 않은 채 걸려 있거나, 헝겊 몇 조각을 늘어 놓거나, 유치원생도 그 보다는 잘 그렸을 것같은 몇 개의 낙서같은 줄들을 마구 그어 놓은 작품들 등등....
    이런 작품들을 보면서 "왜 이러지 나만 예술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거나, "저런 작품은 나도 그리겠다. 내가 유명 예술가가 아니어서 그렇지..."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예술을 모르는 속물이기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정상이고, 비정상적인 작품들을 만들어 내는 작가가 이상한 것일까?

       
     
      
        


    키숀은 이런 작품들에 대하여 따끔한 일침을 놓는다. "현대 미술의 조직원들, 즉 예술가들이 대중을 우중화愚衆化하고 있다" 고.
    또한, 이런 작품들이 현대예술이라는 미명하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뒤에는 이런 것들을 동조하는 예술 평론가들과 거대한 예술 시장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저런 작품이 가치가 있을까 하는 작품들이 버젓이 상상할 수 없는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는 것은 미술의 상업화와 거대한 미술 시장이 있기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물론, 평론가들도 그런 작품에 대해서 거창한 말솜씨로 부추기는 것이는 것이다.
    이런 점들은 예술품에 대한 허풍이기도 하고, 사기이기도 한 것이다.
    비디오 아트의 대가인 백남준이 한 말 중에 "현대 예술은 사기다."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해준다.

       

        



    " 예술을 만드는 사람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술가 자신들이 아니라, 좌절한 지식인들로 구성된 작은 마피아 조직이 되었다. 이렇게 해서 유명하게 된 화가들은 엉터리 궁정 광대가 되거나 아니면 기성 미술 화단의 엉터리 어릿광대가 된다. " (p89)





    좀더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자 하는 예술가들의 쓰레기더미와 같은 작품들은 일반 대중들의 예술에 대한 생각과의 괴리감을 차츰 더 가져다 주기도 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관심있게 볼 대목은 세계적인 미술가 피카소가 남긴 놀라운 유언이다.

    " 예술이 더 이상 진정한 예술가들의 자양분이 될 수 없었던 뒤부터, 예술가들은 자기 재능을 자신의 환상이 만들어 내는 온갖 변화의 기분을 위해 사용했다. 지적 야바위꾼들에게는 온갖 가능성이 열려 있었으니까.
    대중들은 예술 속에서 더 이상 위안도, 즐거움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세련된 사람들, 부자들, 무위도식자, 인기를 쫒는 사람들은 예술 속에서 기발함과 독창성, 과장과 충격을 누렸다. 나는 내게 떠오르는 수많은 익살과 기지로 비평가들을 만족시켰다.   (...) 그러나, 홀로 있을  때면, 나는 나 스스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예술가로 생각하지 않는다. 위대한 화가는 조토와 티치안, 렘브란트와 고야같은 화가들이다. 나는 단지 나의 시대를 이해하고, 동시대의 사람들이 지닌 허영과 어리석음, 욕망으로부터 모든 것을 끄집어 낸 한낱 어릿광대일  뿐이다. " (p40)

    우린 피카소의 예술혼을 다 이해는 하지 못하지만, 그만의 독특한 화법에 의한 작품들을 좋아한다. 그리고, 위대한 화가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마저도 이런 생각을 가졌다는 것은 현대예술에 대해 문제점을 생각해 보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난해하면 난해할수록 더 가치있게 보는 현대 예술작품.
    그 예술 작품에 대해서 작가의 설명은 장황하고, 철학적이지만, 사실은 허무맹랑한 말장난이기만 한.
    평론가들의  작품평는 그럴듯하고, 아니 극찬을 한다.
    거대한 미술시장은 이런 작품을 선호하고,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이런 속임수의 고리가 오늘날의 현대 예술을 탄생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에프라임 키숀'은 풍자 소설가라는 이름답게 이런 이야기를 그만의 거침없는 풍자와 독설로  독자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준다. 

    "나는 그들에게 무모하기 짝이 없는 소규모의 저항 그룹이 한때 존재했었고, 또 그들을 대표해서 그 시대의 뻔뻔스럽고 교활한 자들에 맞서 목소리를 높인 풍자적 기질의 소유자였던 아마추어 이론가가 있었음을 기억하게 해주고 싶은 것이다.”(p12)


  • 현대 예술의 장난과 사기에 기죽지 마라, 꿇리지 마라, 암 것도 아니다, 그런 메시지. 은근히 주눅들어 있던 어깨를 펴주는 건...

    현대 예술의 장난과 사기에 기죽지 마라, 꿇리지 마라, 암 것도 아니다, 그런 메시지. 은근히 주눅들어 있던 어깨를 펴주는 건 좋은데, 그 이상을 기대해서인지 약~간은 실망. 제목이 주는 근사함에는 못 미친다.

    현대 예술은 배짱을 재는 경기장 같다는 인상을 받는다. 남들이 '에게게? 이게 뭐야?'하고 속으로 생각할 때 대담하게 치고 나가서 "이걸 이해 못하냐? 이거 최신 고차원 예술이다"라고 사기를 치는 사람, 진지하고 당당하게 치는 사람이 더 잘 팔리는 예술가가 된다는 것.

    읽고 나니 조영남 아저씨가 썼다는 <현대인도 못알아먹는 현대미술>이 읽고 싶다. 비슷한 내용이긴 할텐데, 어떻게 썼을라나?  낸리 랭도 언뜻 떠오르고 (현대예술, 퍼포먼스 중심의 아티스트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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