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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 여자친구 -김연수- [소장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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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쪽 | A5
ISBN-10 : 8954608825
ISBN-13 : 9788954608824
세계의 끝 여자친구 -김연수- [소장용] 중고
저자 김연수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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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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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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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사랑하는 한, 우리는 노력해야만 한다! 이상문학상 수상작가 김연수의 네 번째 소설집『세계의 끝 여자친구』. 여섯 권의 장편소설과 세 권의 소설집을 통해 '삶'을 갈망해온 작가 김연수. 이번 소설집에는 2005년 봄부터 2009년 여름까지 쓴 아홉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밀도 높고 아름다운 문장, 우아하면서도 재치 있는 유머, 그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진지한 문제의식이 여전히 돋보인다. 그동안 '나'의 이야기를 찾아 자신의 안으로 향했던 작가의 시선은 이제 서서히 '우리'를 향해, '세계'를 향해, 그리고 궁극의 '이야기'를 향해 나아간다. 그 각각의 이야기들은 다시 서로에게 기대어 더욱 커지고 깊어졌다. 작가는 우리와 함께 기억하고 경험한 삶의 이야기들을 불꽃처럼 되살려냈다.

저자소개

저자 : 김연수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93년 『작가세계』 여름호에 시를 발표하고, 1994년 장편소설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로 제3회 작가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빠이, 이상』으로 2001년 동서문학상을, 소설집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로 2003년 동인문학상을, 소설집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로 2005년 대산문학상을, 2007년 단편소설 「달로 간 코미디언」으로 2007년 황순원문학상을, 2009년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했다. 그 외에 장편소설 『7번 국도』 『사랑이라니, 선영아』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밤은 노래한다』, 소설집 『스무 살』, 산문집 『청춘의 문장들』 『여행할 권리』 등이 있다.

목차

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
기억할 만한 지나침
세계의 끝 여자친구
당신들 모두 서른 살이 됐을 때
모두에게 복된 새해―레이먼드 카버에게
내겐 휴가가 필요해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웃는 듯 우는 듯, 알렉스, 알렉스
달로 간 코미디언

해설|신형철 "모든슬픔은,그것을 이야기로 만들거나 그것들에 관해 이갸리를 할 수 있다면, 견뎌질 수 있다."
작가의 말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누군가를 사랑하는 한, 우리는 노력해야만 한다.” 우리는 대부분 다른 사람들을 오해한다. 네 마음을 내가 알아, 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네가 하는 말의 뜻도 나는 모른다, 라고 말해야만 한다. 내가 희망을 느끼는 건 인간의 이런 한계...

[출판사서평 더 보기]

“누군가를 사랑하는 한, 우리는 노력해야만 한다.”

우리는 대부분 다른 사람들을 오해한다. 네 마음을 내가 알아, 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네가 하는 말의 뜻도 나는 모른다, 라고 말해야만 한다. 내가 희망을 느끼는 건 인간의 이런 한계를 발견할 때다. 우린 노력하지 않는 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세상에 사랑이라는 게 존재한다. 따라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한, 우리는 노력해야만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노력하는 이 행위 자체가 우리의 인생을 살아볼 만한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만든다. 그러므로 쉽게 위로하지 않는 대신에 쉽게 절망하지 않는 것, 그게 핵심이다. _작가의 말, 『세계의 끝 여자친구』

“삶은 한 사람이 살았던 것 그 자체가 아니라, 현재 그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며, 그 삶을 얘기하기 위해 어떻게 기억하느냐 하는 것이다.” _가브리엘 마르케스

‘내 가슴에 귀를 기울였다. 그랬더니 이 이야기들이 서서히 흘러나오기 시작했다’라고 시작하는 작가의 말을 쓰고 싶었지만 그러기에 소설가란 직업은 너무나 전근대적이다. (……)
_작가의 말,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언제라도 ‘나’는 ‘나’라는 게 무엇인지 궁금하다. (……) 1인칭. ‘나’. 내 눈으로 바라본 세계. 이제 안녕이다. ‘나’로만 구성된 소설집을 한 권 쓰고 싶었다. (……) 이 책의 제목을 빌리자면, ‘나’는 유령작가가 됐다. 더 많은 이야기. 이제 내게는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다. 살아 있는 다른 사람의 체취가 그리워서 잠도 안 온다.
_작가의 말,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모두에게는 각자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 작가로서 진심으로 바라는 일은 이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이 정말 많은 얘기를 들려주기를. 그리고 그 이야기를 읽은 사람들이 다시 내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해주기를. _작가의 말,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소설을 쓰기 시작한 지 만 십오 년, 김연수는 여섯 권의 장편소설과 이번에 출간된 네번째 작품집 『세계의 끝 여자친구』까지, 소설로만 열 권째 작품집을 선보였다.(그러고도 그는 지금 두 편의 장편을 연재중이다―『바다 쪽으로 세 걸음』(창작과비평)/『원더보이』(풋,))
그러고 보니, 이보다 더 ‘삶-이야기’를 갈망하는 작가가 또 있었나 싶다. 그사이, ‘나’의 이야기를 찾아 끊임없이 제 안으로 향했던 작가의 눈과 귀와 가슴은 서서히, 조금씩 조금씩 ‘우리’를 향해, ‘세계’를 향해, 그리고 궁극의 ‘이야기-삶’을 향해, 더 크게 열렸으며, 그 각각의 이야기들은 다시 서로에게 기대어 다시 커지고 깊어졌다.
그 이야기들은, 말하자면, 이렇게 시작된다.
어느 날 갑자기(언제나/누구에게나 그렇듯), “무슨 일인가 일어”나고, “그리고 그 순간” 삶은 “예전으로는 되돌아갈 수 없다.” “그러니까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시간에 늦는다고 말하며 그 교차로를 지나가던 그 순간”으로부터 세계/삶은 그렇게 문득, “미세한 균열을 일으키며 부서지기 시작”하고, 바로 그 지점에서 삶은 이야기가 된다.

우리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것임에 틀림없는, 이 어둡고 비밀스럽고 거무스름한 물질이 우리 우주의 90퍼센트를 차지한다. (……) 이 우주의 90퍼센트가 우리가 감지할 수 없는 것들로 이뤄져 있다면, 결국 케이케이의 어린 몸도, 그 몸을 사랑했던 내 세포들도 달리 갈 곳은 없을 것이다. 나의 가장 아름다운 얼굴도 마찬가지다. 당신은 그걸 보지 못할 뿐이다. (……) 이제 내가 그 이름을 발음하면, 목소리는 허공으로 풀려나간다. 그 목소리를 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한 번도 그 이름을 불러보지 못했다는 것만은 내게 두고두고 슬픔이 된다. _「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

그는 그렇게 이해했다. 몇 모금 마시는 사이에 자신의 인생은 변해버렸고, 이제 다시는 예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그는 깨닫게 됐다. 아마도 이런 날이 찾아오리라는 것을 그는 오래 전부터 짐작하고 있었을 것이다. 오래 전부터.
_「웃는 듯 우는 듯, 알렉스 알렉스」

“맞아, 좋았어. 우리 참 좋았어. 그렇긴 하지만 우린 이제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는 거야.” 그 말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고, 또 슬프게 만들었다. 우선 ‘맞아’라는 말 때문에, 그 다음에는 ‘그렇긴 하지만’이라는 접속사 때문에. 맞아. 그렇긴 하지만. 맞아. 그렇긴 하지만. _「세계의 끝 여자친구」

하지만 그 시간들을 다 어디로 갔을까? 하염없이 떨어지는 벚꽃잎들을 바라보며 하루 1440개의 아름다운 일 분들에 대해서 종현이 말하던 그 봄날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_「당신들 모두 서른 살이 됐을 때」

우리가 살면서 겪는 우연한 일들은 언제나 징후를 드러내는 오랜 기간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필연적이라고도 볼 수 있었다. 설사 그게 사실이 아니라고 해도 내가 실연의 고통에 잠겨서 죽지 않고 살아나기 위해서는 그렇다고 인정해야만 했다. 예기치 않게 쏟아진 함박눈만큼이나 갑작스럽게 시작된 우리의 사랑은 또 그만큼이나 느닷없이 끝나버렸다.
_「달로 간 코미디언」

이번 작품집에 실린 소설들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2005년 봄부터 2009년 여름까지 씌어진 아홉 편의 ‘이야기’ 속에는 어느 날 문득, 미세하게 균열을 일으키며 무너지는 ‘세계/나’와 거기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그리고 다시 한쪽 끝에서 무너진 그 세계가 다른 한쪽 끝과 연결되면서 만들어지는 또다른 ‘이야기’가 있고, 작가는 2005년의 봄부터 2009년의 여름까지, 그가 “기억하고 있는 것”을, 그가 이야기하려는 삶/세계를, 작가의 기억으로 다시 되살려낸다. 그것은 무엇보다 ‘우리’가 함께 기억하고 경험해낸 불꽃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쉽게 위로하지 않으면서 쉽게 절망하지 않는 일이 정말 가능할까? 그게 가능하다고 믿는 건 우리 안에서 타오르는 불꽃 때문이다.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피어오른, 하지만 바깥의 불꽃이 없었다면 애당초 타오르지 않았을, 그런 따뜻한 불꽃. (……)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별다른 계기 없이, 어떤 영향관계 안에서 자발적으로 발생한 작품들이다. 나의 바깥에서 불꽃이 타오를 때, 내 안에서도 불꽃이 타올랐다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이 소설들을 쓰던 지난 2007년에서 2009년까지의 시간들이 내게는 불꽃이 타오르던 한 시기였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내게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당신들에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아마도 전염된 각자의 불꽃들이 외롭게 타오르던 한 시기. 쉽게 위로하지 않는 대신에 쉽게 절망하지 않는다. _작가의 말, 『세계의 끝 여자친구』

밑줄을 긋게 만드는 밀도 높고 아름다운 문장, 우아하고도 재치있는 농담과 유머, 그리고 그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진지한 문제의식은 여전하고, 우리는 그 안에서 위로받는다. 그가 기억하는 삶의 이야기들 속에서. 이제 막 나온 새 작품집을 앞에 놓고, 앞으로 새로 씌어지고 고쳐질 그의 첫 문장들/이야기들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수많은 첫 문장들. 그 첫 문장들은 평생에 걸쳐서 고쳐지게 될 것이다. 그들이 어디를 가느냐에 따라서. 그 역시 자신의 이야기가 “아마도 이런 날이 찾아오리라는 것을 그는 오래 전부터 짐작하고 있었을 것이다. 오래 전부터. 그러니까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시간에 늦는다고 말하며 그 교차로를 지나가던 그 순간부터”라는 문장으로 시작되지 않으리라는 걸 이제는 알게 됐다. 그로부터 인생은, 쉬지 않고 바뀌게 된다. 우리가 완벽한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이야기는 계속 고쳐질 것이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제 그가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서 첫 문장은 달라질 것이다. 그는 어둠 속 첫 문장들 속으로 걸어갔다. _「웃는 듯 우는 듯, 알렉스 알렉스」

“그의 소설을 읽으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이야기란 무엇인가’에 대해 최소한 세 번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먼저 ‘세계’라는 이야기에 대해, 그리고 ‘나’라는 이야기에 대해, 결국에는 ‘우리’라는 이야기에 대해.”_신형철(문학평론가)

[수록작품 발표지면]
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 | 『세계의문학』 2008년 봄
기억할 만한 지나침 | 『문학과사회』 2005년 여름
세계의 끝 여자친구 | 『현대문학』 2008년 6월
당신들 모두 서른 살이 됐을 때 | 『문학수첩』 2009년 여름
모두에게 복된 새해―레이먼드 카버에게 | 『현대문학』 2007년 1월
내겐 휴가가 필요해 | 『창작과비평』 2006년 가을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 『문학사상』 2005년 6월
웃는 듯 우는 듯, 알렉스, 알렉스 | 『실천문학』 2005년 봄
달로 간 코미디언 | 『작가세계』 2007년 여름(2007년 황순원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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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주선희 님 2011.04.25

    그러므로 쉽게 위로하지 않는 대신에 쉽게 절망하지 않는 것, 그게 핵심이다._p.316

  • 김숙희 님 2010.09.30

    미래를 바라봐온 십대, 현실과 싸웠던 이십대라면 삼십대는 멈춰서 자기를 바라봐야할 나이다.

  • 이상훈 님 2010.07.17

    마흔세 살이란 이런 나이야. 반환점을 돌아서 얼마간 그 동안 그랬듯이 열심히 뛰어가다가 문득 깨닫는거야. 이 길이 언젠가 한번 와본 길이라는 걸. 지금까지 온 만큼 다시 달려가야 이 모든 게 끝나리라는 걸. 그 사람도 그런 게 지겨워서 자살했을 거야.

회원리뷰

  • 문득 두려워 | su**ell | 2016.11.20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부질없는 짓인 줄 뻔히 알면서도 군말 없이 해야 할 때가 종종 있다. 그렇지 않은가? 그럴 때마다 나는 그것이 마치 삶...

    부질없는 짓인 줄 뻔히 알면서도 군말 없이 해야 할 때가 종종 있다. 그렇지 않은가? 그럴 때마다 나는 그것이 마치 삶이라는 긴 통로에 일정한 간격으로 의미도 없이 서 있는 가로등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밋밋한 길에 약간의 운치를 더하기 위한 가로등 말이다. 적어도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런 일들은 대개 일정한 시차를 두고 무한 반복하는 성질이 있다는 점도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한 이유가 되긴 하지만 그것에 앞서 어차피 삶이라는 통로는 '나'라는 단 한 사람을 위한 길인데 굳이 운치를 더할 이유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나' 외에는 봐줄 사람도 없는데...

     

    이상하게도 김연수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매번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된다. 김연수의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부질없는 열망의 반복 때문인지도 모른다. 기억의 저쪽 끝까지 마침내 닿고야 말겠다는 부질없는 욕망. 작가 김연수는 결국 그것을 위해 소설을 쓰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시간을 되돌리면 기억의 심연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헛된 꿈이라는 걸 나는 잘 알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처럼 작가도, 또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기억은 만들어지는 그 순간부터 이미 조금씩 변형되고 서서히 잊혀져가기 때문이다.

     

    김연수의 열망은 때론 양자역학의 이론과도 닮아 있다. 모든 물질은 결국 완전히 접촉할 수 없다는 원리 말이다. 세상의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원자는 중심의 원자핵과 그 주변을 도는 전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원자핵과 전자 사이에는 일정한 공간, 즉 허공이 존재하므로 원자와 원자의 결합은 결국 허공과 허공의 만남인 셈이라는 다소 역설적이면서도 난해한 원리. 그러므로 물질과 물질의 접촉은 결국 영원히 좁혀지지 않는 허공과 허공의 간극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시공간도 이와 같은 게 아닐까? 우리의 기억마저도 말이다. 기억 저편의 시간으로 최대한 가까워질 수는 있지만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빈 공간은 언제나 남게 마련이니까.

     

    김연수의 소설집 <세계의 끝 여자친구>는 소설에서 작가가 이루고자 했던 꿈의 단면을 읽을 수 있다. 그것은 현재 시점에서 추구하는 기억의 재현일 수도 있고, 과거 속에서 펼쳐지는 기억의 재구성일 수도 있다. 어떤 식으로 말한다 해도 과거의 기억을 향해 내달리는 작가의 열망을 숨길 수는 없을 듯하지만 말이다. 작가가 기억에 집착하는 이유는 단순히 그것을 기억하기 위한 목적만은 아닐 것이다. 현실이라는 시공간이 주는 많은 제약들, 이를테면 도덕과 이성에 의해 쪼그라들었던 욕망의 불꽃들이 과거라는 상상의 틀 안에서는 얼마든지 부풀려지고 끝 간 데 없이 분출되기 때문에 현실에서 감추어졌던 우리 내면의 많은 욕망들을 낱낱이 들추어 보기 위해서는 과거라는 틀이 반드시 필요했을 테니까.

     

    "두 눈을 감고 가만히 들어본다. 신호등의 불빛이 바뀔 때마다 자동차들이 일제히 도로를 질주하는 소리가 흘러든다. 조금 열어둔 창문 틈으로. 그 소리가 파도 소리를 닮아, 내 귀가 자꾸만 여위어간다. 두 눈을 감고 가만히 들어보면, 수천만 번의 겨울을 보내고 다시 또 한 번의 겨울을 맞이하는 해변에 혼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므로. 그게 그 해변의 제일 마지막 겨울이라서 파도 소리를 듣는 일이 그토록 외로운 것이라고. 그렇게 두 눈을 감고 나는 가만히 들어본다." (p.141 '모두에게 복된 새해- 레이먼드 카버에게' 중에서)

     

    책에 수록된 작품은 표제작인 '세계의 끝 여자친구'를 포함하여 총 9편이다. 여성작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과거에 열일곱 살 연하의 한국인 남자친구를 두었던 미국 작가의 이야기를 다룬 '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라는 단편은 이 책에 수록된 첫 작품이다. 출판사에서 작품의 순서를 정하였는지도 모르지만 작가는 왜 이 작품을 책의 처음에 배치했을까? 책을 읽는 내내 나는 그 이유가 궁금했었다.

     

    "해피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지나가고 난 뒤에도 저 불은 우리의 예상보다 좀더 오랫동안 타오를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 안에서. 내부에서. 그 깊은 곳에서. 어쩌면 우리가 늙어서 죽을 때까지도. 이 우주의 90퍼센트는 그렇게 우리가 볼 수 없는, 하지만 우리에게 오랫동안 영향을 미치는, 그런 불들로 채워져 있다는 사실을. 물론 살아 있는 동안, 우리는 그 불들을 보지 못하겠지만." (p.32 '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 중에서)

     

    어쩌면 우리네 삶도 결국 자신이 희망하는 어떤 것에는 이르지 못한다는 점에서 소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실체도 없는 어떤 것을 향해 끝없이 달리다가 어느 순간 세상의 모든 빛이 '퍽' 하고 사라지고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이유도 없이 내동댕이쳐지는 게 우리네 삶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사랑했던 건 '사랑'에 얼마나 가까웠으며, 행복했던 경험은 또 얼마나 '행복'과 닮았던 것일까? 우리는 결국 그 모든 경험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행복의 실체에 단 한발짝도 다가서지 못했던 건 아닐까? 문득 두려워진다.

  • 김연수 작가의 단편집. | ss**um | 2015.12.06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피로감이 몰려왔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임에도 불구하고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침대에 벌러덩 누워 버렸다. 아침에 미처 정리하...

    피로감이 몰려왔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임에도 불구하고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침대에 벌러덩 누워 버렸다. 아침에 미처 정리하지 못한 널브러진 옷가지와 침대 여기저기에 굴러다니는 책을 보고 있자니 한숨만 나왔다. 어쩌자고 이렇게 지저분하게 해놓고 방을 나선건지, 퇴근해서 돌아오면 늘 자책이 깃든 후회를 하게 된다. 그렇게 누워서 천장만 바라보고 있을 때, 지인에게 문자가 왔다. 김연수의 <세계의 끝 여자친구>가 오늘 도착한 것을 알고 있는 지인이었는데, 단편집이니 책 제목부터 읽어보라는 문자였다. 내가 현재 어떠한 상태로 있는지도 모르고 문자를 보낸 지인 때문에 설핏 웃음이 나면서도, 내 손은 김연수의 책으로 뻗어갔다. 그리고 책 제목이 실린 단편부터 펼쳐서 읽어 나갔다. 시력이 나빠 안경을 벗으면 책을 코앞까지 끌어당겨야 겨우 겨우 보임에도 불구하고, 피로가 눈으로 뭉쳐 안경을 쓸 수가 없었다. 그렇게 불편한 자세로 책을 읽었는데, 안경을 벗고 있다는 사실도 잊은 채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안경을 벗고 글을 읽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낯섦은 글자의 확대로 인한 이야기의 다가섬이다. 안경을 끼고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채 책을 읽어나갈 때는, 시각이 뻗어나가는 범위 안에 들어온 주변의 자질구레함까지 모두 포함시키며 읽어야 한다. 그 안에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딴 생각도 포함되는데, 책을 바로 코앞으로 끌어당겨 읽을 때면 오로지 글자를 읽어야 한다는 생각에 잡생각이 들어올 틈이 없다. 그래서 불편한 자세임에도 불구하고, 김연수의 책을 꺼냈던 것이고 지인이 먼저 읽어보라는 통에 책 제목의 단편을 먼저 읽어본 것이다. 그렇기에 <세계의 끝 여자친구> 단편은 평상시에 내가 하는 독서의 세계와는 다를 수밖에 없었다. 작가가 펼쳐놓은 세계에 성큼 다가간 느낌이었고(코앞에서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자질구레함을 포함시킬 여력이 없었으므로(안경을 쓰지 않아) 내게 펼쳐진 세계는 단 하나였다. 단편을 읽고 난 뒤 문자를 보낸 지인에게 바로 답장을 했다. 왜 이 단편을 읽어보라 했냐는 질문에 이야기가 이야기를 엮어가는 구성이 돋보였다는 대답이 들려왔다.

     

      나는 지인에게 무슨 답변을 원했던 것일까. 그 단편이 나와 어느 정도 연관이 있어서 읽어보라 했을 거라 지레짐작한 나는 지인의 답변에 조금은 어이가 없었다. 정말 그것을 발견하라고, 단편집이라 해도 순차적으로 읽는 나에게 그런 모험을 하게 만들었단 말인가. 그러나 지인의 답변을 듣고 보니 내가 금방 읽은 단편을 축약 적으로 말해주는 것 같아 반박할 여지도 없었다. 우연히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도서관 게시판에 붙임으로써,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만남과 이야기의 파생은 김연수 특유의 연결고리를 만들고 있었다. 이 단편의 시작에서 저자는 '어쨌든 인생은 서로 물고 물리는 톱니바퀴 장치와 같으니까. 모든 일에는 흔적이 남게 마련이고, 그러므로 우리는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야 최초의 톱니바퀴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고 말했다. 이 소설집 속의 거의 모든 이야기가 이 말에 밑바탕을 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물고 물리는 인생의 톱니바퀴를 거리낌 없이 펼쳐놓고 있었다.

     

      특히나 이 소설집에서 돋보였던 것 중의 하나는 과거로 잠식해 들어가 현재의 '나'와 연결해주는 인생의 단면이었다. '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에서 '나'는 17살 연하의 유학생이었던 연인의 흔적을 찾아 그가 죽은 지 13년이 지난 뒤 한국을 방문한다. <내겐 휴가가 필요해>에서는 소도시 도서관에 십년 째 드나들며 책을 읽어 온 한 노인의 과거는 한 사서를 통해 훑고 지나간다. 해설에서는 노인의 세계가 '붕괴했다'고 말하고 있었는데, 붕괴로 인해 노인이 과거의 행위를 떨쳐버리지 못하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자살을 선택했던 모습이 과거를 떼어버리지 못한 모습으로 비춰졌다. <달로 간 코미디언> 역시 미국의 사막에서 실종되어 버린 아버지의 흔적을 통해 삶을 이해하고자 하는 딸의 행보로 비춰졌다. 이렇듯 현재의 내가 존재한다 해도, 내가 이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흘러온 세계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도 판이하게 다를 수밖에 없는 인생의 단면을, 이토록 매끄럽게 이끌어 내는 저자에 역량에 감탄할 뿐이었다.

     

      종종 주변 사람들에게 국내 현대문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유인즉슨 현실도피성 독서를 하는 나에게 현대문학은 피하고 싶은 세계를 맞닥트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우리 언어로 쓰인 작품들은 현실에 대한 비유가 너무나 적나라해서 나의 감정이 쉽게 휩쓸리고 말아 의도적으로 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럴 때에 내게 나타난 작가가 김연수다. 국내문학에 시선을 돌리게 만들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국내 문학에 대한 편견을 조금씩 깨트려주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첫 작품으로 산문을 읽은 탓에 소설을 여태껏 만나보지 못했었는데, <세계의 끝 여자친구>를 통해 김연수의 소설에 입문한 셈이다. 그래서인지 김연수의 소설에 내포된 메시지를 단박에 찾아내는 것도, 그것을 정리하는 것도 내게는 힘에 부치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가 그려낸 세계는 내가 피하고만 싶었던 우울함이 가득한 현실이 아니라, 삶이 이렇게 흘러간다고 말하고 싶은 듯 평이하지만 남다른 삶의 단면을 보여주었기에 내 마음의 문이 열렸는지도 모를 일이다.

     

      거기다 김연수가 그려내는 삶의 무대는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었다. 세계를 향해 뻗어나간다는 뜻이 아니라, 외국의 무대(?)를 서슴지 않게 이용하는 그를 보면서 인생의 연결고리가 한 곳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는 시각의 넓힘을 경험했다. 소설 속의 '나'의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기에 세밀한 무대를 경험하지 못했더라도, 국내에서의 삶만 바라보다 다른 나라로 무대를 옮겨 이어지는 삶의 단상이 달리 보일 수밖에 없었다. 똑같은 인생의 단면일지라도, 다른 나라의 다른 사람들도 이런 고충을 나눌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다는 소설과는 조금 동떨어진 생각까지 들었다. 소설 같은 이야기, 소설이지만 있을 법한 이야기, 이렇게 수많은 연결고리로 얽혀 있을 거라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들은 김연수의 소설로 인해 존재의 이유를 드러냈다.

     

      같은 장르더라도 수많은 갈래에 의해 나뉘는 문학을 탐독하다 보면, 저자가 몸담고 있는 장르에 의해 표현이 달라짐을 느낄 수 있다. 시인은 시인의 언어로, 수필가는 단아한 문장으로 일상을 돋보이게 만들며, 소설가는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것들을 전한다. 김연수의 소설을 읽다보면 이야기를 통한 전달의 묘함에 놀라곤 한다. 기억을 더듬어가듯 펼쳐놓는 이야기들을 읽고 있노라면, 꼬임 없이 차분하게 써 내려가는 것이 마냥 신기할 뿐이다. 어릴 적 추억 하나를 끄집어내어 말로 하기는 쉽지만, 막상 글로 옮겨보려 하면 얼마나 힘든지를 경험한 적이 있기에, 글 속의 질서를 지켜내는 저자의 교통정리를 통해 요리조리 잘 빠져나온 기분이다. 그의 산문을 읽고 단박에 빠져버렸지만, 그의 소설은 처음이라 뭐라 단정 지을 수 없는 여운이 내 안을 맴돌고 있다. 쉽게 스쳐지나버릴 수도 없는 작가지만, 쉽게 다가가기도 조심스러운 그의 작품들은 다시 한 번 구석구석 살펴보게끔 만드는 매력이 있다. 책장에 즐비한 그의 소설을 꺼내 읽으면 되지만, 어떠한 세계가 펼쳐질지 기대되면서도 무언가를 각오해야 한다는 생각에 가볍게 손이 뻗치는 작가가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러한 작가를 만날 때마다 드는 생각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어 감사하고, 그들의 글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스럽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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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맨틱한 제목과 표지에 끌려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던 책. 번역체가 아닌 말의 아름다움을 읽는 재미가 있는 한국 소설을 좋아하...

    로맨틱한 제목과 표지에 끌려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던 책. 번역체가 아닌 말의 아름다움을 읽는 재미가 있는 한국 소설을 좋아하는데

    이건 한국 소설이기까지 하니 더욱 더 기대가 되었다. 

    사랑과 이별에 대한 짧은 이야기들이다. 설레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고 이별이 다가오는 아니 대부분 이별 후에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소설속 이야기들은 주제가 뭐지? 하고 싶은 얘기가 뭐지? 하는 의문을 남긴다. 책에는 '그러니까 ~한것을 나중에야 알게됬다' 라거나

    '그러니까 ~ 했었다'라는 식의 문체가 자주 나오는데 자꾸 앞으로 돌아가서 다시 글을 읽게 만들어서 짜증이 났다. 내가 글을 많이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더 어렵게

    느껴졌으리라. 기대에는 못 미치는 소설이었다. 읽는데 아주 오래 걸렸다.

     

    기억에 남는 편은 <그러니까 당신들 모두 서른 살이 됬을 때>라는 편이다. 서울에서 택시 운전사를 하는 전 남친의 택시를 탄 여자의 얘긴데, 뻔하게 둘이 다시

    이어진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내심 그런걸 바랬었는데 오히려 이런 결말이 더 나은 것 같다. 인상에 남았는데 너무 읽은지 오래되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어쨌든 주인공처럼 몇 만분의 일의 우연으로 탔던 택시를 또 탈 확률은 거의 없고 그 사람과 서로 끌려서 연인이 될 확률은 매우 지극히 낮으므로

    나는 우연은 기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인연을 만들어야 한다.

  • 세계의 끝 여자 친구 | cl**5 | 2014.01.17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원체 소설을 잘 안 읽어서 그런지, 김연수는 이름만 들어봤지. 처음 읽은 김연수 단편 ...
    원체 소설을 잘 안 읽어서 그런지, 김연수는 이름만 들어봤지. 처음 읽은 김연수 단편 소설집이다.
    기억에 남는 탑3는
    - 기억할 만한 지나침
    - 내겐 휴가가 필요해
    - 웃는 듯 우는 듯, 알렉스, 알렉스
     
    좀 외롭고, 슬프고, 가끔 웃긴데, 그것도 웃프다.
    개인적으로 주변에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데, 그래도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인 것 같다.
  • 어이없게도 삶은 | YO**IK | 2012.09.18 | 5점 만점에 5점 | 추천:3
            ...
     
     
     
     
    김연수분명 아주 낯익은 이름인데, 그의 작품에 대해 명료한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겨우 <황순원문학상> 수상작「달로 코미디언」과 <이상문학상> 수상작「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만이 의식의 해변에서 찰랑거리고 있다. 참에 알아보아야겠다 싶어, 먼저 눈에 들어온『세계의 여자친구』를 주문했다. 다른 책과는 달리, 섣불리 책을 펼치기 두려웠다. 무슨 방어기제가 작용하고 있는 것일까? 달을 묵힌 ,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책을 펼쳤다. 하염없이 느리게 느리게 책장이 넘어갔다. 겨우 여덟 편의 단편을 읽는데 한달 이상이 지나갔다. 동안 앞에 읽은 내용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아직까지 기억력이 그렇게나 무디어지지 않은 같은데,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
    지금 나를 형성하고 있는 세포들은 사랑이 뭔지 모른다. 케이케이를 사랑하던 세포들은 이제 안에 없다.” 번째 수록된「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의 대목이다. 밀려왔다 스러지기 전에 다른 물결이 잇대는 파도처럼, 서로 다른 에피소드들이 중첩되면서 이어진다.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으면 앞의 에피소드는 어느새 스러지고 없다. 주인공의 어린 연인 KK 도대체 죽었을까? “그건 어쩌면 불들의 영향 때문이라고 주인공의 결론이 너무 모호하다. “암흑물질은 관측이 불가능하므로 존재를 증명할 없다. 우리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것임에 틀림없는, 어둡고 비밀스럽고 거무스름한 물질이 우리 우주의 90퍼센트를 차지한다.” 친절과는 거리가 멀게도, 과학서적의 대목으로 갈음해버린다.
     
    해피에게는 아이 없이 살아가는 삶이 가장 고통이었다. 그럼에도 계속 살아가겠다고 마음먹게 되는 , 희망을 찾은 아니라 희망을 버렸다는 뜻이었다.” 주인공 전담통역의 개인적 서사를 덧대, 상실의 고통이 누구에게나 있음을 주장하는 것일까? 본명은 혜미인데 주인공인 미국작가는 그냥 해피 기억한다. ‘해피 삶의 고통이 묘한 부조화를 형성한다. “계속 살아가겠다고 마음먹게 되는 , 희망을 찾은 아니라 희망을 버렸다는 이라는 역설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갑자기 뛰어든 하이퍼바이터미노우시스에이’ - 북극곰을 잡아먹으면 된다는, 에스키모 사냥꾼들의 전통적인 금기가 주제인 같은데……. 어렵다!
     
     
     
                                       by Jaime Orlando Abril Bernal
     
     
     
    *
    표제작「세계의 여자친구」는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세상에서 여자의 마음처럼 불가사의한 것이 있을까? 여자친구를 이해하게 되면, 세상의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된다는 뜻일까? 아님, 여자친구를 제외하고는 이상 탐험할 것이 없다는 말인가? 아니면, 세계의 끝에 도달하는 것이 불가능하듯 여자친구와 끝까지 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뜻일까?
     
    어쨌든 인생은 서로 물고 물리는 톱니바퀴 장치와 같으니까. 모든 일에는 흔적이 남게 마련이고, 그러므로 우리는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야 최초의 톱니바퀴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재독(再讀) 했는데도,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최초의 톱니바퀴를 찾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이야기는 이어지고 있는데, 접합부에서 너무 이질적인 질감과 색상으로 옮겨간다. 여러 개의 장면을 화면에 담은 샤갈의 초현실주의 그림보다 혼란스럽다. 도대체 주인공 여자친구는 누구일까? 현미경을 들이대고 세밀히 읽기를 해야 하나, 그럴 기력이 나지 않는다. 권말부록편「작가의 말」에서, 일본의 1 밴드 ‘World’s End Girlfriend’에서 차용해왔다고 고백한다. ~, 완전 반전! 그리고는, 멘붕!
     
     
    *
    어이없게도 삶은 번만 이뤄질 뿐이며, 지나간 순간은 다시 되풀이되지 않는다고, 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들은 말하고 있었다.”「내겐 휴가가 필요해」는 비교적 스토리가 또렷하여 예외적이란 느낌이 들었다. 대공수사과 전직 형사로 십여 년을 도서관에 틀어박혀 모든 책을 읽었으나, 그가 믿고 있었던 세계가 그를 배척한 이유조차 없었으니…….
     
    무슨 일인가 일어난다. 그리고 순간, 예전으로는 되돌아 없다. 그게 바로 내가 아는 리얼리티다.”「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에서는 걸음 나아간다. “삶이 얼마나 모순에 가득 것인지, 하지만 얼마나 논리적인지…….모순에 가득 있으면 논리적일 없다는 것쯤은 논리학을 몰라도 있다. 무슨 궤변인가? 어이가 없다. 순간, 낮지만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쉽게 위안받을 생각하지 말고 삶을 끝까지 쫓아가란 말이야!” ~!
     
    제아무리 인생을 깊이 들여다본다고 해도 모두에게 이해받을 있는 인생을 사는 사람은 없다. 인생은 누구에게나 불가항력적인 우연의 연속이다.”「웃는 우는 , 알렉스, 알렉스」에서도 비슷한 유형이 반복된다. “아마도 가장 최초에 글이 일에 관해 가장 진실된 기록일 있겠지만, 진실이 합리적이라고는 없어.” 진실이겠지만, 합리적이지는 않다? 그렇다면 마지막에 글이 합리적이 되나? 설령 합리적이라 해도, 중간 과정에서 진실이 증발되어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 아니, 틀림없이 증발되어 버릴 것이다. “합리적으로 자신의 삶을 설명하려는 생각이 결국에는 새로운 현실을 만든다.” 그렇다면, 현실과 새로운 현실간의 괴리는 무엇으로 메울 있는 것일까?
     
     
     
                                                     by Irina Todorova
     
     
     
     
    *
    마음을 내가 알아, 라고 말해서는 된다. 그보다는 네가 하는 말의 뜻도 나는 모른다, 라고 말해야만 한다.” 인간의 이런 한계를 발견할 , 희망을 느낀다고 「작가의 말」에 적어놓았다. , 독특한 취향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소통(疏通)’ 아니라 불통(不通)’ 세계를 지배하는 키워드이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랑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쉽게 위로하지 않는 대신에 쉽게 절망하지 않는 ”, 이것이 그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라고.
     
    평소 건성으로 들여다보는「해설」을 이번에는 아주 찬찬히 읽어보았다. 작가의『굳빠이, 이상』이 한국산 진품 포스트모더니즘 소설 효시라고 소개한다. 그렇다면 읽어볼 수도 없는데……. “포스트모더니즘의 가장 급진적인 형태--실제로 존재하는 아무것도 없고 오로지 다양한 서술만이 있다-- 정신분열증의 정의와 거의 들어맞는다.”* 어느 사회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김연수 소설을 구성하는 개의 명제> - “세계는 붕괴하려는 경향이 있다.” “삶은 이야기가 되려는 경향이 있다.” “이야기들은 서로 연결되려는 경향이 있다.”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하여 한국 포스트모더니즘 학교의 수석 졸업생 되었다고 한다. 오랜만에 평론가의 그럴듯한 해설을 들은 같다. 고마워요, 신형철!
     
     
     
    관련도서;
    * 피터 L. 버거;『어쩌다 사회학자가 되어』, 127
    [정치/사회] 어쩌다 사회학자가 되어
    피터 L. 버거 | 책세상
    2012.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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