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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대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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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쪽 | A5
ISBN-10 : 1185104038
ISBN-13 : 9791185104034
아시아 대평원 [양장] 중고
저자 서준 | 출판사 M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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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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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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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대평원』은 2012년 절찬리에 방영된 EBS 다큐프라임 《아시아대평원》을 엮은 책이다. 지구 상에서 가장 넓은 평야, 유라시아 스텝의 일부이면서도 영하 40도와 영상 40도를 오르락내리락하는 사막과 지구의 천정 히말라야에 둘러싸인 아시아대평원. 그 혹독한 자연 환경 속에서 수천 년을 살아온 유목민과 가축 그리고 야생동물의 공존과 갈등을 방송에서 미처 전하지 못한 뒷 이야기들을 전한다.

저자소개

저자 : 서준
저자 서준은 경희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대학원 생화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 EBS에 입사하여, 현재 교육다큐부 프로듀서로 있다. PD 생활의 대부분을 국내외 오지에서 자연을 촬영하며 보내 동료들에게 ‘오지 PD’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주요 연출 작품으로 자연다큐멘터리 《공존의 그늘》, 다큐프라임 《태고의 땅, 몽골》, 《신과 다윈의 시대》, 《히말라야》, 《사라져가는 야생동물을 찾아서》, 《아시아대평원》 등이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수상하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3차례나 받았으며, ‘올해의 PD상’(한국방송작가협회), ‘엠네스티 언론상’, ‘Children earth vision award’(일본 환경영화제) 등을 수상한 바 있다.

목차

들어가며 ● 7

1부 초원에서

길 ● 20
다싱안링 ● 30
바람의 땅 ● 35
조드 ● 42
가축 이야기 ● 47
개 ● 52
말 ● 57
말조심 하세요 ● 64
늑대를 찾아서 ● 70
늑대, 두 번째 이야기 ● 76
가장 못생긴 동물 ● 83
가장 못생긴 새 ● 90
사냥, 첫 번째 이야기 ● 94
텐샨의 늑대사냥 ● 100
벌레 ● 107
몽골의 바다, 흡스굴 ● 113
부이르의 어부들 ● 123
“게르” 방문 매뉴얼 ● 129
도살 ● 136
음식으로 하는 초원 이야기, 첫 번째 ● 141
음식으로 하는 초원 이야기, 두 번째 ● 145
음식으로 하는 초원 이야기, 세 번째 ● 150
고비 ● 156
손톱의 때 ● 164
초원의 아이들 ● 167
초원에 부는 바람 ● 173

2부 고산에서

그곳에 정말로 다녀왔을까? ● 179
알타이의 검독수리 사냥꾼 ● 186
내 친구 ‘아다이’ ● 194
말고기 순대 ‘가쯔’ ● 204
‘텐샨’의 추억 ● 207
신화가 된 동물 ● 215
히말라야 그리고 돌포 ● 221
히말라야 사람들 ● 228
폭순도 호수, 그리고 상돌포 ● 240
셰이곰빠 ● 251
5월의 눈보라 ● 255
줄레이 라다크 ● 258
눈표범을 찾아서 ● 272
파미르 ● 282
사과나무 집에서의 꿈같은 밤 ● 291
두 곳의 “꽃의계곡” ● 294
파미르의 호수들 ● 301
마르코폴로양 ● 306

나오며 ● 313

책 속으로

가도 가도 같은 풍경이 한없이 계속되는 초원. 그래서 초원의 여행은 사실 지루하다. 이정표나 표지판이 거의 없는 초원길에서는 지도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우리가 있는 곳이 어딘지, 앞으로 얼마를 더 가야 하는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운전기사에게 물어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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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도 가도 같은 풍경이 한없이 계속되는 초원. 그래서 초원의 여행은 사실 지루하다. 이정표나 표지판이 거의 없는 초원길에서는 지도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우리가 있는 곳이 어딘지, 앞으로 얼마를 더 가야 하는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운전기사에게 물어봐도 항상 곧 도착할 거라는 답만 돌아오므로 ‘알아서 데려다 주겠지’하고 우리의 운명을 맡길 수밖에 없다.
- 본문 《길》 중에서

빛 공해도 전혀 없고 몸도 피곤하니 바로 잠이 들어야 할 텐데 나는 쉽게 잠이 들지 못했다. 바람소리 때문이었다. 그날 밤 처음으로 초원의 바람소리를 들었다. 사실 바람소리야 우리나라와 몽골이 무슨 차이가 있을까 싶지만, 한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었다. 초원의 바람소리는 다른 소리가 섞이지 않은 순수한 바람만의 소리였다.
- 본문 《바람의 땅》 중에서

몽골에서는 이렇게 오랫동안 기르던 개가 죽으면 몸에 우유를 뿌려주고 꼬리를 잘라서 개의 머리 밑에 놓아둔 모습으로 땅에 묻어준다고 한다. 개는 사람으로 환생하기 직전 단계의 존재여서 그렇게 꼬리를 자르고 묻어줘야 다음 생에 사람으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 본문 《개》 중에서

독수리의 못생긴 외모에도 이유가 있다. 특히 독수리의 대머리는 청소부 일을 하는데 적합한 모습인데, 만일 머리에 깃털이 많다면 사체를 파먹다가 거기에 찌꺼기가 묻거나 병균에 오염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오지에 갈 때면 독수리처럼 거의 삭발을 하는 것과 비슷한 이유랄까. 머리를 감지 않을 테니 말이다. 자연에 의미 없는 존재는 없다. 궂은일을 하는 존재의 소중함을 잊기 쉬운 것은 야생이나 사람 사는 세상이나 비슷한 것 같다.
- 본문 《가장 못생긴 새》 중에서

오지에서 무엇이 가장 힘들었느냐고 물으면 나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모기’라고 답한다. 극심한 추위나 더위, 고산병, 엄청나게 가파른 파미르와 히말라야의 고개들, 입에 안 맞는 음식 등 그 어떤 어려움보다 모기에 물리는 고통이 훨씬 견디기 어려웠다.
- 본문 《벌레》 중에서

방송에 나간 후, 시청자의 여러 반응이 있었다. 대부분 가마우지를 무자비하게 죽이는 어부를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어부들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니 그렇게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이르 호의 어부들처럼 직접적이지는 않더라도 우리 모두는 어느 정도 내가 살기 위해 다른 존재, 특히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며 살고 있지 않은가.
- 본문 《부이르의 어부들》 중에서

몽골의 이곳저곳에서 수없이 많은 집을 방문했지만 숙박을 거절당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런 전통은 사람이 드물고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온 유목민에게는 지극히 당연하다고 한다. 만일 어떤 사람이 겨울에 여행을 하다가 어렵게 집을 찾아 묵기를 청했는데 거절당한다면, 그 사람은 밖에서 얼어 죽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일은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유목민들은 암묵적인 사회적 약속을 한다.
- 본문 《게르 방문 매뉴얼》 중에서

몽골의 경우 해가 진 후나 비가 오는 날에는 절대로 가축을 도살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팔지도 않는다. 또한 도살을 할 때 가축의 비명 소리가 나서는 안 되며 땅에 피를 흘려도 안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축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죽여야 한다. 도살할 때는 양을 땅에 눕히는데, 평생 땅만 보고 다녔으니 죽을 때라도 한번 하늘을 보라는 의미라고 한다. 다음에 예리한 칼로 가슴을 약간 째고 그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척추를 지나는 신경다발을 손가락으로 끊는다. 그리고 가축이 발버둥치지 못하도록 잡아준다. 몇 분이 지나지 않아서 양이나 염소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조용히 숨을 거둔다.
- 본문 《도살》 중에서

사람들은 보통 화려하고 예쁜 데서 아름다움을 느끼지만, 극한의 황량함이 주는 아름다움도 그에 못지 않았다. 겨울의 바얀울기는 매우 춥고 황량하고 건조하다. 대부분 나무 한 그루 찾아보기 힘든 거친 바위산으로 마치 인공위성에서 보내온 화성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세상에 뭐 이런 곳이 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지만 그 황량함 속에는 비현실적으로 묘한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었다.
- 본문 《그곳에 정말로 다녀왔을까?》 중에서

마치 운명을 받아들이기라도 하는 것처럼. 검독수리 새끼를 포대기에 싸는 작업을 마친 리자벡은 흰 천을 빈 둥지에 묶었다. 어미에게 ‘하얀 마음’, 즉 좋은 마음으로 새끼를 잘 기르겠다는 약속의 표시란다. 이 모든 과정을 어미 검독수리는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새끼와 마찬가지로 리자벡을 위협하거나 공격하지 않고 담담히 받아들였다.
- 본문 《내 친구 아다이》 중에서

중앙아시아에서 초원 생태계의 지배자가 늑대라면 고산지대는 눈표범의 영토라고 할 수 있다. 즉, 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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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늑대만큼 용감한 사람만이 늑대를 볼 수 있고, 늑대보다 용감한 사람만이 늑대를 죽일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방송계에서 ‘오지의 PD’라는 별명을 들을 만큼, 방송국 생활 내내 생사를 넘나드는 악전고투를 통해서 세계의 오지만을 카메라...

[출판사서평 더 보기]

"늑대만큼 용감한 사람만이 늑대를 볼 수 있고,
늑대보다 용감한 사람만이 늑대를 죽일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방송계에서 ‘오지의 PD’라는 별명을 들을 만큼, 방송국 생활 내내 생사를 넘나드는 악전고투를 통해서 세계의 오지만을 카메라에 담아온 사람, 국내외에서 이미 자연다큐멘터리 프로듀서로 그 가치를 인정받은, EBS 프로듀서 서 준이 처음으로 털어 놓는 특별한 아시아 이야기.

2012년 절찬리에 방영된 EBS 다큐프라임 《아시아대평원》이 1년 만에 책으로 나온다. 책을 쓰기 위해 저자는 오지 촬영 내내 모래폭풍에 갇히거나 눈 덮인 히말라야의 혹한 속에서도 곱은 손으로도 메모를 잊지 않았고, 메모 한 줄 한 줄에 기억을 덧붙여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시리도록 아름다운 자연과 사람의 이야기를 전한다.

"검독수리 사냥을 위해 카자흐족은 새끼 독수리를 둥지에서 꺼내 오는데,
새끼를 꺼낸 다음 흰 천을 빈 둥지에 묶어준다.
'하얀마음' 즉 좋은 마음으로 새끼를 잘 기르겠다는 약속의 표시다."

- 본문 중에서

지구 상에서 가장 넓은 평야, 유라시아 스텝의 일부이면서도 영하 40도와 영상 40도를 오르락내리락하는 사막과 지구의 천정 히말라야에 둘러싸인 아시아대평원. 그 혹독한 자연 환경 속에서 수천 년을 살아온 유목민과 가축 그리고 야생동물의 공존과 갈등을 방송에서 미처 전하지 못한 뒷 이야기들과 함께 독자들에게 전한다.

"그날 밤 처음으로 초원의 바람소리를 들었다.
초원의 바람소리는 다른 소리가 전혀 섞이지 않은 바람,
그 자체만의 소리였다."

- 본문 중에서

고비의 늑대와 히말라야의 눈표범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목숨을 건 저자의 생생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독자들은 늑대의 서늘하고 푸른 눈빛을 직접 만나고, 눈표범의 굵고 긴 꼬리가 살랑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뿐인가. 초판을 구매하는 2000명의 독자들에게는 DVD가 부록으로 제공되어, 《아시아대평원》의 아름답고도 숨 막히는 장면을 영상으로도 바로 감상할 수 있다.

“내게 자연다큐멘터리의 가장 큰 매력은 불확실성이다.
어떤 대상이나 장면을 찍게 될 지를 모른다는 점이 나를 가슴 설레게 한다.
... 자연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

- 본문 중에서

“히말라야에서는 동물들도 명상을 한다”는 저자의 농담은 저자의 글을 읽다 보면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다. 이 책은 흔한 여행기도 단순한 후일담도 아니다. 목숨을 걸고 자연을 만난 한 사내의 ‘자유’에 관한 이야기며, 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잊어버린 우리 모두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오지의 자연과 사람을 만나고 다니다
그 자연처럼 아름다운 사람이 된
한 사내의 ‘자유’에 관한 이야기

저자 후기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내게 자연다큐멘터리의 가장 큰 매력은 불확실성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어떤 대상이나 장면을 찍게 될지를 모른다는 점이 나를 가슴 설레게 한다. 미리 만들어 놓은 대본대로 촬영을 할 수 없고, 찍고 싶은 동물을 미리 섭외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보니 항상 무언가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하게 된다. 그리고 그 기대감이 내가 자연다큐멘터리를 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다.

몇 년 전 생존이 불확실한 야생동물의 존재를 확인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을 우리나라에서 제작한 적이 있다. 민통선 안에서부터 백두대간의 골짜기들을 다니면서 우리나라의 산에는 어떤 동물이 살고 있는지를 확인했는데, 그때 주로 사용한 장비가 ‘무인센서카메라’였다. 무인센서카메라는 근처로 동물이 지나가면 그것을 감지해 자동으로 촬영하는 장비로, 설치하는 과정은 밀렵꾼이 덫을 놓는 것과 비슷하다. 먼저 발자국이나 똥과 같은 흔적을 통해 동물이 지나다니는 길목을 파악하는 과정은 밀렵꾼과 똑같다. 다만 덫이나 올무 대신 카메라를 설치하는 게 다를 뿐이다. 그래서인지 영어로는 camera trap이라고 한다. 카메라를 올무에 비유하긴 했지만 밀렵꾼들이 사용하는 덫이나 올무는 가장 잔인한 살상도구라고 생각한다. 올무나 덫에 걸린 동물들은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치다 극한의 고통 속에서 서서히 죽어가기 때문이다.

어쨌든 무인센서카메라를 설치한 후 ‘어떤 동물이 걸렸을까? 혹시 우리나라에서 이미 멸종된 표범이나 여우라도 찍히지 않았을까?’하면서 무인카메라를 확인할 때의 설렘은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기대와는 달라 거의 대부분의 무인센서카메라에는 별다른 장면이 찍히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후배들에게 자연다큐멘터리는 ‘기대로 시작해 실망으로 끝나는 과정의 반복’이라고 이야기해주곤 한다.

그러나 자연다큐멘터리를 제작하다 보면 아주 가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장면을 카메라에 담을 때도 있다. 파미르에서 촬영한 마르코폴로양의 자연사自然死 장면이 그 중 하나였다. 그때도 처음은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앞서 말한 대로 파미르의 해발 4,800m 정도 되는 키르기스 유목민의 집에 묵으며 마르코폴로양 무리를 촬영하고 있었는데, 두 명의 고산병환자가 발생했다. 고산병에 걸리고 말고는 정말로 복불복이다. 나이도 많고 저질체력인 나나 카메라감독은 멀쩡한데 우리보다 훨씬 젊고 체력도 좋은 후배들이 고산병에 걸린 것이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고산병은 나이나 체력과는 상관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전에 고산병에 안 걸렸으니 이번에도 고산병이 걸리지 않는다고 할 수도 없단다. 그야말로 그때그때 달라서 정말 복불복인 것이다. 고산병에는 별다른 약도 없고 저지대로 내려와야 한다. 어렵게 촬영장소를 정했는데 새로운 장소로 자리를 옮기기 억울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때 저지대로 내려오다 새끼와 함께 있는 암컷 마르코폴로양 한 마리를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마르코폴로양의 암컷과 새끼는 수십 마리가 무리를 이뤄 생활하므로 특이한 경우였다. 녀석은 우리를 보더니 천천히 자리를 피하는데 얼마가지 못하고 멈추는 모습이 얼핏 보기에도 무슨 문제가 있어 보였다. 나이도 무척 많아 보이고, 병에라도 걸렸는지 몸 상태가 무척 좋지 않아 보였다. 우리는 녀석이 놀라지 않도록 멀찌감치 떨어져서 관찰해 보기로 했다. 몇 시간을 제자리에 서 있던 녀석은 갑자기 무릎이 꺾이더니 주저앉아 버렸다. 보통 야생동물은 이렇게 한번 무릎이 꺾이면 다시 일어나기 힘들다.

녀석에게는 최후의 순간이 다가온 듯 했다. 다시 일어나 보려고 한참을 발버둥치던 늙은 마르코폴로양은 어느 순간 천천히 고개를 떨구더니 조용히 숨을 거뒀다. 저녁 노을이 주변 산봉우리를 붉게 물들이던 저녁 무렵이었다. 녀석의 몸에 별다른 외상이 없는 것으로 봐서 자연사自然死를 한 것 같았는데, 이렇게 자연 상태에서 야생동물이 자연사하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내 기억으로는 국내외를 통틀어 처음이 아니었나 싶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해서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생명이 다한 동물은 자신의 육체를 또 다른 생명에게 내주는 게 자연의 법칙이다. 다음날 새벽, 붉은여우 한 마리가 와서는 마르코폴로양의 사체를 조금 뜯어먹고 사라졌다.

그리고 그날 정오 무렵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 적막한 고산평원 멀리서 작은 동물이 마르코폴로양의 사체를 향해 다가왔다. 어제 어미와 헤어졌던 새끼가 분명했다. 어미의 냄새를 따라 온 새끼는 무척이나 조심스러워서 까마귀의 울음에도 화들짝 놀랐다. 하지만 어미 근처로 다가오던 녀석은 웬일인지 한동안 머뭇거리다가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잠시 후 한 유목민이 개를 데리고 나타났다. 새끼가 어미에게 다가오지 못하고 떠나야 했던 것은 유목민의 출현 때문이었다. 유목민은 마르코폴로양의 사체를 잠시 둘러보더니 자신의 가축을 향해 자리를 떴다. 주인을 따라온 개가 사체를 먹었다. 이야기를 억지로 만들려고 해도 힘들 정도로 드라마틱하고 자연의 섭리를 잘 보여준 상황이었다.

히말라야의 룸박 계곡에서는 이런 일도 있었다. 촬영을 모두 마치고 당나귀에 짐을 실어 내려보내고 카메라맨과 둘이서 천천히 산을 내려오고 있었다. 모퉁이를 돌았는데 계곡 너머에서 여우가 짝짓기를 하고 있는 장면을 우연히 보게 됐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짝짓기야 원래 은밀하게 이루어진다. 특히 여우는 주로 밤에 짝짓기를 하기 때문에 그 장면을 보기 어려운데 뜻밖이었다. 여우도 우리의 갑작스런 출현에 당황했는지 서둘러 짝짓기를 마치더니 자리를 피했다. 하지만 촬영을 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물론 허가받지 않고 비밀스런 장면을 촬영했지만 여우는 우리에게 ‘무슨 짓을 하느냐’며 항의하지 않았다. 초상권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점, 자연다큐멘터리의 또 다른 장점이 아닐까?

모든 게 계획대로, 혹은 예상한대로만 이뤄진다면 세상은 얼마나 재미없을까? 하지만 자연에서는 어떤 일이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자연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 그러기에 생각지도 못한 여우의 짝짓기나 마르코폴로양의 죽음의 순간을 촬영할 수 있었다.

정해진 대본이 없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자연다큐멘터리가 다른 장르에 비해 힘든 이유이다. 하지만 그게 바로 내가 자연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프리뷰어 한줄 서평

로드 다큐를 시리즈로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진과 함께 책 내용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넓은 초원에 와 있는 기분입니다.
-프리뷰어 onair93님

오지를 체험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삶에 대한 혜안이 글귀에 많이 서려있어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없었습니다.
-프리뷰어 nar65님

직접 겪고 느낀 체험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어서 그 속에 들어가있는 듯 착각도 들게 하는 신선한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프리뷰어 imhyojin님

히말라야의 목걸이라는 눈표범을 추적하는 스릴감은 끝까지 추리소설을 방불케 하는 긴박감을 줍니다.
-프리뷰어 ary68017님

마치 여름휴가로 오지를 다녀온 것 같은 세밀한 묘사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프리뷰어 이현미님

청소년들에게도 새로운 세계, 자연과 문화, 더 넓게는 삶과 존재에 대한 이야기까지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져줄 것 같습니다.
-프리뷰어 이연경님

책 내용이 너무 좋았습니다. 작가의 수준이 높았고, 작가의 다큐도 꼭 챙겨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리뷰어 dongjea님

중앙아시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었는데 저자를 통해 만나 본 이야기들이 생소하면서도 흥미로웠습니다.
-프리뷰어 halbmond님

오지 이야기가 뭐 그리 재미있을까 싶었는데,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와 대자연의 섭리 등이 무척 흥미진진하게 그려져있더군요.
-프리뷰어 yolleep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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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오지奧地는 사람을 설레게 합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그곳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고 또 거기에서 어떤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
    오지奧地는 사람을 설레게 합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그곳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고 또 거기에서 어떤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미지의 세계에 흥미를 느끼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니까요. 하지만 이제 엄밀한 의미에서 오지는 지구 어디에도 없습니다. 아마존의 깊숙한 밀림에서 아프리카의 구석구석까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곳은 더 이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지의 사전적인 정의는 '해안이나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의 땅'이다. 
     
    'ebs 다큐프라임'은 한없이 아름답지만 냉혹한 자연, 그 상반된 특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아시아 대평원의 숨겨진 모습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소개했다. 이 거대한 초원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야생동물과 유목민의 삶을 통해 아시아 대평원에 불어오는 변화와 함께 자연과 인간의 공존 방법을 성찰할 수 있었다.
     
    오지 다큐멘터리 전문 pd인 저자 서준이 지난해 방영된 ebs 다큐프라임 <아시아대평원>을 찍으며 혹독한 환경에서 만난 유목민과 야생동물 이야기를 이번엔 책으로 생생하게 담았다. 오지 체험 리포트인 이 책의 초판을 구매하는 2000명의 독자에게는 dvd를 부록으로 준다.
     
    저자는 지난 2006년부터 중앙아시아에서 자연다큐멘터리를 촬영하여 <태고의 땅 몽골>(2007년, 5부작), <히말라야>(2009년, 3부작), <아시아대평원>(2012년, 6부작) 등 여러 편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왔습니다. 엄밀히 말해서 히말라야는 중앙아시아에 넣기 힘들지만 편의상 같이 담았다.
     
    자연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선 사람의 손이 덜 탄 오지지역으로 다닐 수밖에 없었다. 이들 지역은 현지인에게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보니 관련 자료를 찾거나, 도움을 받을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심지어 인터넷이나 책에서 어렵게 찾은 자료조차 현지에 가보면 실제와 동떨어진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무모하지만 직접 몸으로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현지인과 함께 동가숙서가식東家宿西家食하며 평범한 여행에선 결코 경험하기 힘든 많은 일을 겪었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일들의 기록이다.
     
     
     
     
    오지는 사람의 손 때가 덜 묻은 마치 처녀림 같은 원초적인 모습이 바로 그 매력이다. 중앙아시아는 도시는 물론 바다와도 멀리 떨어진 진정한 오지로서 거대한 초원과 사막 그리고 험하고 높은 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같이 구소련에서 독립한 나라들, 중국의 신장성, 그리고 몽골이 중앙아시아를 이루고 있다. 이들 지역은 1990년대 초 구소련이 붕괴되기 전엔 철의 장막에 가로막혔었고, 붕괴 후에도 계속된 내전과 불편한 교통 때문에 이곳으로 찾아가기가 가장 힘든 곳이었다.
     
     
    초원草原에서
     
    유라시아 초원은 동쪽 다싱안링 산맥에서 서쪽 헝가리 평원에 일는 지역을 일컫는다. 그 폭은 약 8천km에 달하는 지상최대의 초원으로 동부(몽골 초원, 알타이), 중부(톈샨, 카자흐스탄), 서부(카스피 해, 흑해부근, 도나우 강 중,하류) 등으로 크게 분류한다.
     
     
     
     
    이곳은 오래전부터 유목민의 땅이었다. 계절에 따라 물과 풀을 찾아 가축과 함께 이동한다. 유목을 가장 오래된 목축의 형태로 보는 학자들도 있다. 아무튼 현재는 아시아 스텝 지역에서 몽골 초원과 알타이에서만 유목이 행해지고 나머지 지역에선 전통적인 유목민이 거의 살지 않는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유라시아 초원의 서쪽인 유럽지역을 제외한 동부와 중부지역을 편의상 '아시아대평원'으로 명명했지만, 이는 사실상 학술적인 정의는 아니다.
     
    유라시아 초원의 중부에 해당하는 카자흐스탄에서도 전통적 유목은 거의 사라졌기 때문에 촬영은 주로 몽골 초원과 알타이 산맥 부근이었다. 물론 몽골이나 알타이가 그리 낯선 곳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장소는 외지인이 거의 찾지 않거나 덜 알려진 오지들이다.
     
    오지를 갈 때는 적어도 두 대의 차량이 함께 가야 한다. 만일 한 대의 자동차로 길을 가다 수리가 불가능한 고장이 나면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철 외진 곳에서 고장이 나 차량의 시트부터 타이어까지 모두 땔감으로 태우면서 이틀을 버티다 운좋게 구조되었다는 어느 운전기사의 일화가 남의 일만 같지 않다. 겨울철엔 성냥이 필수품이다.
     
    여름의 초원은 온통 녹색세상이다. 눈으로 보기엔 아름답지만 한낮의 그늘 한 점 없는 초원은 온도가 섭씨 40도를 훌쩍 넘기다가 해가 지면 기온이 뚝 떨어져 한기가 느껴진다. 마치 대관령의 황태덕장처럼 밤낮으로 얼었다 녹기를 반복한다. 게다가 모기가 엄청 많아 당할 수밖에 없다.
     
    초원의 자연은 모든 생명에게 가혹하다. 겨울엔 영하 40도까지 내려가고 여름엔 영상 40도가지 올라간다. 2011년 봄, 다큐팀은 몽골 동부의 도르노드 초원을 지나 부이르 호수로 가는 길이었다. 이곳저곳에 몽골가젤의 시체가 즐비했다. 혹독한 겨울을 넘기지 못하고 혹한과 굶주림에 목숨을 잃은 것이다.
     
    몽골가젤은 겨울에도 쌓인 눈을 헤치고 풀을 뜯어 먹으며 봄을 기다리는 강인한 동물이다. 하지만 눈이 너무 많이 오고 갑자기 추워져 쌓인 눈이 얼어버리면 먹이를 찾는게 불가능해진다. 겨우내 주검으로 눈에 덮여 있다가 봄이 되어 눈이 녹자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몽골 유목민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자연재해를 조드라고 한다. 이처럼 겨울에 많은 강설과 함께 강추위가 덮쳐 가축들이 대량으로 죽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하얀 조드'는 눈이 엄청나게 많이오고 기온이 크게 낮아지는 때를 말하며, '검은 조드'는 눈이 전혀 오지 않고 극한의 추위가 오는 때를 말한다.   
     
     
    고산高山에서
     
    중앙아시아의 자연은 끝없이 넓은 초원과 사막, 그리고 그 곳을 둘러싸고 있는 높고 험한 산악지대로 요약할 수 있다. 이 고산지대는 알타이, 톈샨, 쿤륜, 힌두쿠시 등을 포함하는데, 이들 산맥은 중국 신장성과 타지키스탄의 국경지대에서 한데 모여 세계의 지붕인 파미르 고원을 이룬다. 좀 더 남쪽에 있는 히말라야도 넓게 보면 이 고산지대에 포함된다.
     
    아시아의 고산지대는 건조한 중앙아시아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곳에 있는 엄청난 양의 빙하와 만년설에서 녹은 물은 '아무다리아''시르다리아' 같은 江을 이루어 중앙아시아를 적시고, 최종적으로 '아랄'海로 흘러 들어간다. 그래서 이 고산지대를 중앙아시아의 수원지水源地라 부른다.
     
    이 지역은 지구상에서 서구인들이 가장 늦게 탐험한 곳으로 현재는 중국 '신장성',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크스탄, 아프카니스탄 등의 나라들이 있다. 이들 나라들은 냉전기에 구소련과 중국에 속해 있었으며 구소련 해체 후 독립되었다. 하지만 독립 후 오랜 내전과 민족 분규를 겪어왔다. 더구나 외부에서 찾아가기 힘든 지리적 특성이 더해져 현재가지 오지로 남아 있었다.
     
    검독수리는 높은 바위 절벽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운다. 다큐팀은 이를 찍기 위해 알타이 산 정상 부근에 텐트를 치고 있어야 했다. 알타이는 매우 건조한 지역이라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다. 그런데, 그해 여름엔 유난히도 자주 비가 내려 촬영에 애를 먹었다. 산 아래엔 비가 오지만, 촬영팀이 있는 산 위엔 대신 눈이 내리고 때론 우박이 한바탕씩 쏟아지곤 했다.
     
    매를 훈련시켜 사냥에 이용하는 전통은 세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지금도 유럽, 중동, 일본에선 매사냥이 활발하다. 우리나라의 매사냥도 삼국시대부터 시작돼 그 역사가 매우 깊다. 우리의 사냥 실력이 매우 뛰어나 고려 땐 몽골이 세운 원나라에 매를 공급해주던 '응방鷹坊'이라는 관청까지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는 근근이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다.
     
     
    눈표범의 가장 큰 특징은 굵고 긴 꼬리다. 꼬리는 가파른 바위절벽에서 몸의 균형을 잡아주고, 쉴 때엔 몸을 둘러 담요처럼 체온 손실을 막아준다.
     
    초원 생태계의 지배자가 늑대라면 고산지대에는 눈표범이 왕이다. 이 동물은 고도 3천m 이상의 높은 산에만 살고 워낙 은밀해서 직접 본 사람이 거의 없는 동물이다. 애니메이션 <쿵푸 팬더>에서 설산의 감옥에 갇혀 있다 탈옥하는 악당 '타이렁'이 바로 눈표범이다. 이 동물에 관한 이야기는 반은 현실 나머지 반은 신화이다.
     
    인도북부에 위치한 라다크는 쿤륜산맥과 히말라야 산맥 사이에 깊숙이 들어있는 고산지역인데 환경운동가 헬레나 노르베르 호지<오래된 미래>에서 공동체와 전통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살고있는 이상향으로 묘사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곳이다. 라다크의 '룸박'계곡은 눈표범이 자주 출몰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으로 가려면 라다크의 주도州都인 레에서 자동차로 엄청 높은 산을 몇 개 넘어 징첸까지 가서 다시 당나귀에 짐을 싣고 한나절 올라가야 한다.
     
    눈과 얼음만 보이는 룸박 계곡에서 뜻밖에 힌두어로 '바랄'이라고 부르는 '푸른양'을 만났다. 털빛에 푸른 기운이 돌아 얻게 된 이름이란다. 특히 호박색의 눈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야생 양의 일종이라지만 모습은 염소에 가까웠다. 그런데, 푸른양은 눈표범이 가장 좋아하는 먹이라고 한다. 이는 눈표범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된다.
     
    촬영팀의 잠복지 부근에 푸른양 무리가 자주 관찰됐다. 해가 질 무렵, 푸른양 무리가 갑자기 동요하더니 하나 둘 자리를 피하면서 평화롭던 계곡에 갑자기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후 마침내 고대하던 눈표범이 긴 고리를 늘어드리고 잠복지 근처로 서서히 다가왔다. 녀석들은 배설을 하고 흙으로 덮어 영역표시를 하고선 잠복해 있는 능선의 건너편 능선으로 올라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인간에겐 무관심이다.
     
     
    아이로니하게도 자연다큐멘터리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불확실성이다. 미리 만들어 놓은 각본대로 촬영할 수 없고, 찍고 싶은 동물을 사전에 섭외할 수도 없다. 그러다보니 항상 뭔가 기대하는 마음을 갖고 촬영에 임하고 된다. 세상사가 모두 계획대로 또는 예상한대로 이뤄진다면 오히려 재미가 없을 것이다.
     
  • 미지의 땅에 부는 이야기... | lo**r | 2013.08.26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몽골에서 초등학교는 보통 '솜(우리나라 군청소재지)'에 하나씩 있는데 가까운 솜도 보통 자동차로 반나절은 가야 하는 거리에 있...
    몽골에서 초등학교는 보통 '솜(우리나라 군청소재지)'에 하나씩 있는데 가까운 솜도 보통 자동차로 반나절은 가야 하는 거리에 있기 때문에 학기 중에 아이들은 솜에 있는 친척 집에서 하숙을 한다. 
     
    그래서 방학 때만 집에 와 있는데, 특히 여름방학이 길다. 바쁜 여름철에 집안일을 도와주라는 뜻이라고 한다.
     
    '틀레이우스'는 '빚을 갚았다'라는 뜻인데 그런 이름을 갖게 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원래 틀레이우스에게는 위로 두 명의 언니와 오빠가 있었는데 불행히도 어릴 때 모두 병으로 죽었다.
     
    부모는 틀레이우스가 태어나자 두 아이의 죽음으로 이제 빚은 다 갚았으니 지금부터 태어나는 아이들만큼은 건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바람으로 그런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이름 덕분인지 틀레이우스 밑으로 태어난 동생들은 모두 건강히 자라고 있었다.
     
    -서준의 "아시아 대평원(바람과 생명의 땅)"中
     
    신은 넓은 땅을 주었지만 척박한 자연환경을 주었고, 많은 문명의 혜택을 주지 않았지만 가진 것들을 소중히 생각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주었다.
     
    '몽골' 하면 말을 달리고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유목 민족의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실상 현실의 유목민의 생활은 여러가지로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었다.
     
    '틀레이우스'의 집만 보더라도 영유아 사망률이 아직 우리나라 60~70년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교육이라는 기본적인 문명의 혜택을 보기 위해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했다.
     
    이런 아이들을 유목 생활을 하고 있는 부모 조차 도시로, 아니면 해외로 내보내 일을 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하나 둘 떠나 보내고 있다. 사람들이 좀 모여사는 외진 곳은 경로당을 연상케 할 만큼 젊은 사람들이 떠나고 없는 곳이 많다고 한다
  •  EBS 다큐프라임은 관심이 가는 프로그램이다. 그렇다고 꼭 챙겨서 보게 되는 것은 아닌데, 가끔 ...
     EBS 다큐프라임은 관심이 가는 프로그램이다. 그렇다고 꼭 챙겨서 보게 되는 것은 아닌데, 가끔 보게 되면 재미있기도 하고, 많은 지식을 얻는 느낌도 든다. 이 책은 오지 다큐멘터리 전문 PD 서준의 중앙아시아 오지산책 이야기를 담고 있다. EBS 다큐프라임 <아시아 대평원> 속의 생생한 매력을 이 책을 통해 만나본다.
     
     
     
     
    지구상에서 이곳만큼 매력적인 곳을 만나기는 힘듭니다. 며칠을 가도 사람 한 명 볼 수 없는 광활한 초원과 사막, 마치 다른 행성에 와있는 것처럼 신비한 바위산과 모래언덕으로 이루어진 중앙아시아의 자연은 극한의 황량함조차도 역설적으로, 비교할 수 없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8쪽 들어가며/저자의 말
     이 책 앞부분의 저자가 한 말을 보며 반신반의했다. 나의 그런 의문은 책 내용 속으로 들어가면서 완전히 걷혀버렸다. 정말 힘들었겠구나! 그런데 정말 아무나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왔겠구나! 감탄하며 이 책을 읽어나갔다.
     
     이 책의 장점은 일반 여행객이 접하지 못하는 오지 속의 이야기를 톡톡히 간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자연 속의 다양한 동물들 이야기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그곳의 음식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눈표범 이야기를 볼 때에는 집중해서 보게 되었고, 벌레때문에 고생한 이야기나 제대로 씻지도 못하는 그곳의 상황을 직접 전해듣는 듯한 부분에서는 괜히 온몸이 근질근질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곳에 직접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책을 보았는데, 벌레와 씻지 못해 지저분한 모습을 보니 바로 그 마음을 접게 된다. 정말 포기가 빨라지는 순간이다. 그곳 여행은 엄청난 고행이다. 아무래도 나는 그곳에 가지 않을 듯하다. 이렇게 책으로 생생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으니 그것으로 족하다. 생생하고 멋진 사진과 DVD는 옵션! 책을 읽으며 나도 그곳에 함께 가있는 듯, 흥미로운 오지 여행에 푹 빠져들어본다.
     
     

     
     이 책의 프리뷰어로 참가하여 출간되는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다. 출간 되기 전의 책에서 문장 전체의 흐름과 오타를 보았다면, 출간 이후의 책에서는 한껏 완성도가 높은 결과물을 보게 되었다. 컬러로 된 화려한 사진과 글이 함께 어우러지니 더욱 생생하고 강하게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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