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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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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쪽 | A5
ISBN-10 : 8946417765
ISBN-13 : 9788946417762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장영희 | 출판사 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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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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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 장영희가 남긴 문학의 향기 장영희 지음 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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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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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희, 그녀는 떠났지만 우리는 그녀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은 故 장영희가 생전에 신문에 연재했던 칼럼과 영미문학 에세이 중 미출간 원고만 모아 엮은 것이다. 한국 영문학계의 태두 故 장왕록 박사의 딸, 교수, 영문학자, 칼럼니스트, 수필가, 문학 전도사 등 다양한 수식어만큼이나 활발했던 생전 활동을 증명하듯, 곳곳에 흩어져 있는 그의 글들은 한결같이 ‘삶’과 ‘문학’을 이야기한다. 신문을 통해 세상에 한 번 알려졌다고 해서 결코 끝이 아닌 이야기들, 글쓴이를 닮아 생명력 강한 글들, 오래 두고 곱씹을수록 삶의 향기와 문학의 향기가 짙게 배어나는 글들이 담겨 있다.

저자소개

저자 : 장영희
1952년 9월 14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학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컬럼비아대학에서 1년간 번역학을 공부했으며, 서강대 영미어문 전공교수이자 번역가, 수필가, 칼럼니스트, 중고교 영어교과서 집필자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문학의 숲을 거닐다》와 영미시 에세이 《생일》, 《축복》의 인기로 ‘문학 전도사’라는 별칭을 얻었다. 김현승의 시 <가을의 향기>를 영역하여 ‘한국문학번역상’을, 삶에 대한 진지함과 긍정적인 태도를 담은 첫 수필집 《내 생애 단 한번》으로 ‘올해의 문장상’을 수상했다. 부친 故 장왕록 박사의 10주기를 맞아 추모집 《그러나 사랑은 남는 것》을 엮어 내기도 했다. 역서로는 《종이시계》, 《슬픈 카페의 노래》, 《이름 없는 너에게》, 《내가 너를 사랑한 도시》 등 다수가 있다. 특히 《스칼렛》, 《살아있는 갈대》는 부친과 공역해 화제가 되었고,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This Paradise of Yours》도 공동 영역해 우리 문학을 세계에 알렸다. 세 번의 암 투병 중에도 항상 밝고 당당한 모습으로 독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글들을 전하던 그는 에세이집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남기고 2009년 5월 9일 57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림 : 장지원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캐나다 온타리오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성신여자대학교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캐나다, 독일 등 8개국에서 350여 회의 개인전 및 단체전을 가졌으며, 안양과학대학 교수,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 한국 여류화가회 회장을 지냈다. 아시아 현대미술제 신인상, 한국미술작가상을 수상했고, 현재 국내외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목차

제 1부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졌네
장영희가 사랑한 사람과 풍경


당신은 나의 천사 _바너비 스토리ㆍ앤 타일러
이상한 사랑 _슬픈 카페의 노래ㆍ카슨 매컬러스
혼자만의 밥상 _등대로ㆍ버지니아 울프
참된 마음의 신사 _위대한 유산ㆍ찰스 J. H. 디킨스
나의 안토니아 _나의 안토니아ㆍ윌라 S. 캐더

위대한 순간은 온다
사랑과 미움 고리를 이루며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
숨겨놓은 눈물을 찾으세요
하늘로 날고 싶은 제자에게
배고픈 채로, 어리석은 채로
마음의 냄새를 아십니까
그래도 선생님이 되렴
손뼉 치는 사람으로 뽑혔어요
자선의 참의미
수난의 하루
내가 저 사람이라면
“내 뒷사람 겁니다!”
영어 때문에 재능 묻히면 안 돼요
요즘 젊은 것들, 참 괜찮다!
‘다르게’ 생각하라
듣기 좋은 말
‘둥근 새’ 동화가 일러준 포기의 지혜
마음 항아리
U턴 인생
대포로 발포? 대표로 발표!
미국에 온 경호엄마
신문에 없는 말들
꽃처럼 마음이 예쁜 민수야

제 2부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장영희가 사랑한 영미문학


내가 너를 사랑한 도시 _윌리엄 케네디
사우보思友譜 _앨프레드 L. 테니슨
위대한 개츠비 _F. 스콧 피츠제럴드
주홍글자 _너대니얼 호손
6월이 오면 _로버트 S. 브리지스
폭풍의 언덕 _에밀리 J. 브론테

만약 내가…… _에밀리 E. 디킨슨
화살과 노래 _헨리 W. 롱펠로
눈가루 _로버트 L. 프로스트
꿈 _랭스턴 휴즈
아침식사 때 _에드거 A. 게스트
바람 속에 답이 있다 _밥 딜런
행복 _칼 샌드버그
사랑에 관한 시 _로버트 블라이
40 러브 _로저 맥거프
자작나무 _로버트 L. 프로스트
엄마와 하느님 _셸 실버스타인
부서져라, 부서져라, 부서져라 _앨프레드 L. 테니슨
10월 _토머스 B. 올드리치
낙엽은 떨어지고 _윌리엄 B. 예이츠
크리스마스 종소리 _헨리 W. 롱펠로
새해 생각 _램 P. 바르마
서풍에 부치는 노래 _퍼시 B. 셸리
눈덩이 _셸 실버스타인
2월의 황혼 _사라 티즈데일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졌네 _메리 R. 하트만
봄 노래 _로버트 브라우닝
4월에 _앤젤리나 W. 그림크
네 잎 클로버 _엘라 히긴슨
5월은 _모드 M. 그랜트

제 3부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
사랑하고 기억하고 우리는 희망을 노래한다


장영희 1주기에 부치는 시 우리에게 봄이 된 영희에게 _이해인(수녀, 시인)
장영희 1주기에 부치는 편지 아름다운 이여, 천국에서 마음껏 자유 누리소서 _박완서(소설가)
사진으로 추억하는 장영희
장영희가 걸어온 길
기억의 노래 희망의 노래

책 속으로

엄마… 미안해. 이렇게 엄마를 먼저 떠나게 돼서. 내가 먼저 가서 아버지 찾아서 기다리고 있을게. 엄마 딸로 태어나서 지지리 속도 썩였는데 그래도 난 엄마 딸이라서 참 좋았어. 엄마, 엄마는 이 아름다운 세상 더 보고 오래오래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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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미안해.
이렇게 엄마를 먼저 떠나게 돼서.
내가 먼저 가서 아버지 찾아서
기다리고 있을게.
엄마 딸로 태어나서 지지리 속도 썩였는데
그래도 난
엄마 딸이라서 참 좋았어.
엄마,
엄마는 이 아름다운 세상 더 보고
오래오래 더 기다리면서

… 나중에 다시 만나.
* 어머니께 쓴 마지막 편지

If I can……
Emily Elizabeth Dickinson

If I can stop one heart
from breaking,
I shall not live in vain;
If I can ease one life
the aching,
or cool one pain,
or help one fainting robin
onto his nest,
I shall not live in vain.

만약 내가……
에밀리 E. 디킨슨

만약 내가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
멈추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만약 내가 누군가의 아픔을
쓰다듬어 줄 수 있다면,
혹은 고통 하나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
혹은 기진맥진 지친 한 마리 울새를
둥지로 되돌아가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간혹 아침에 눈을 뜨면 불현듯 의문 하나가 불쑥 고개를 쳐듭니다. 어제와 똑같은 오늘, 아등바등 무언가를 좇고 있지만 결국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딱히 돈인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명예도 아닙니다. 그냥 버릇처럼 무엇이든 손에 닿는 것은 움켜쥐면서 앞만 보고 뛰다 보면, 옆에서 아파하는 사람도, 둥지에서 떨어지는 기진맥진한 울새도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렇게 뛰면서 마음이 흡족하고 행복한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결국 내가 헛되이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하는 두려움은 늘 마음에 복병처럼 존재합니다.
불가佛家에서는 이 세상에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은 들판에 콩알을 넓게 깔아놓고 하늘에서 바늘 하나가 떨어져 그중 콩 한 알에 꽂히는 확률이라고 합니다. 그토록 귀한 생명 받아 태어나서, 나는 이렇게 헛되이 살다 갈 것인가.
누군가가 나로 인해 고통 하나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 장영희가 왔다 간 흔적으로 이 세상이 손톱만큼이라도 더 좋아진다면, I shall not live in vain……. 태풍이 지나고 다시 태양이 내비치는 오후의 화두입니다.

- 188~191쪽, 제2부 <만약 내가 If I Can>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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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희망’의 다른 이름 ‘장영희’의 1주기 유고집 출간 ! 장영희를 기억하는 것은 희망을 믿는 것이고, 그 믿음은 다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힘이다. 2010년 5월, 그가 떠난 지 1년 그리고 다시, 봄 장영희. 2009년 5...

[출판사서평 더 보기]

‘희망’의 다른 이름 ‘장영희’의 1주기 유고집 출간 !

장영희를 기억하는 것은 희망을 믿는 것이고,
그 믿음은 다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힘이다.

2010년 5월, 그가 떠난 지 1년 그리고 다시, 봄


장영희.
2009년 5월 9일 우리 곁을 떠난 그녀의 이름 앞에는 참 많은 수식어가 붙는다. 한국 영문학계의 태두 故 장왕록 박사의 딸, 교수, 영문학자, 칼럼니스트, 수필가, 문학 전도사……. 그런데 그에 못지않게 자주 그를 따라다녔던 수식어는 ‘암 환자 장영희’, ‘장애를 극복한 오뚝이 장영희’였다. 생전에 그는 그 수식어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의 삶을 두고 ‘천형天刑 같은 삶’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도리어 자신의 삶은 누가 뭐래도 ‘천혜天惠의 삶’이라 응했다.

‘문학의 숲을 거닐’며, ‘내 생애 단 한번’,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이야기하던 장영희. ‘영문학자’로서 ‘문학 전도사’로서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이 많았던 장영희. 그녀가 부재한 지금, 우리는 어떤 수식어와 함께 그 이름을 다시 불러야 할까.

답은 장영희가 남긴 글들이 말해주고 있다. 다양한 수식어만큼이나 활발했던 생전 활동을 증명하듯, 곳곳에 흩어져 있는 그의 글들은 한결같이 ‘삶’과 ‘문학’을 이야기한다. 그의 글 속에는 장애를 가졌지만 누구보다 진실하고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았던 사람, 평범한 일상을 살아있는 글맛으로 승화시킨 ‘에세이스트 장영희’가 있다. 또 그의 글 속에는 평생 문학과 함께하면서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문학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았던 사람,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영미문학을 감동과 여운이 남는 이야기로 풀어낸 ‘영문학자 장영희’가 있다.

기억하는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장영희가 생전에 신문에 연재했던 칼럼과 영미문학 에세이 중 미출간 원고만 모아 엮은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에세이스트 장영희’와 ‘영문학자 장영희’를 동시에 만날 수 있다. 신문을 통해 세상에 한 번 알려졌다고 해서 결코 끝이 아닌 이야기들, 글쓴이를 닮아 생명력 강한 글들, 오래 두고 곱씹을수록 삶의 향기와 문학의 향기가 짙게 배어나는 글들이 이 책 속에 있다. 그리고 그 향기는 우리에게 다시 ‘희망’이라는 여운을 남긴다. 그것이 바로 장영희의 1주기를 맞아 우리가 그를 다시 기억하는 이유이자, 이 책의 존재 의미다. 이 책은 장영희의 글로 위로받고 살아가는 힘을 얻었던 이들과 그를 그리워하고 추억하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희망선물이 될 것이다.

살아있는 글맛, 살고 싶게 만드는 글맛
우리는 그를 ‘에세이스트 장영희’라 부른다

제 1부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졌네 _장영희가 사랑한 사람과 풍경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조선일보> ‘문학의 숲 고전의 바다’에 연재된 에세이 일부 및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에 연재된 칼럼 총 29편.

장영희는 말했다. “생활 반경과 경험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글의 소재는 대부분 나 자신이며, 그래서 나의 글은 발가벗고 대중 앞에 선 나”라고. 그래서일까. 그의 글 속에는 일상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로 등장한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장영희는 평범한 일상을 가슴 벅찬 문학으로 승화시키는 힘이 있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무심히 지나치는 일상을 돌아보게 되고 그 속에서 작은 깨달음을 얻게 되며, 우리가 잠시 잊고 있던 삶의 가치들을 되새기게 된다.

무더운 날씨 때문에 불쾌지수가 급상승하던 날, 길에서 만난 청년들의 선행을 통해 ‘행복의 조건’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이야기(‘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 심한 뇌성마비의 아이를 입양해 오히려 그 아이를 통해 사랑을 배운다는 어느 부인의 눈물을 보며 진정한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이야기(‘숨겨놓은 눈물을 찾으세요’)…….

거기에 “문학을 공부하지만 창의력이 부족하여 나 자신 이외에는 아는 것이 많지 않다”는 그의 겸손이 더해져 장영희라는 사람과 장영희의 글에 더욱 깊은 믿음을 준다. 2000년 우리말 첫 수필집 《내 생애 단 한번》 출간 이후 10년이 넘도록 그의 글이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이유도,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의 글을 찾는 우리의 마음도 그 믿음에 다름 아닐 것이다. 생전에 그는 에밀리 디킨슨의 시 <만약 내가 If I Can>를 자주 인용하곤 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다시 한 번 말한다.

“누군가가 나로 인해 고통 하나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
장영희가 왔다 간 흔적으로 이 세상이 손톱만큼이라도 더 좋아진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

그의 바람은 바람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 책에 담긴 그의 삶과 생각과 마음이 녹아 있는 글들은 여전히 우리에게 삶의 가치와 희망을 되돌아보게 하기 때문이다.

“문학이 좋아 평생 문학을 꿈꿨습니다”
우리는 그를 ‘영문학자 장영희’라 부른다

제 2부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_장영희가 사랑한 영미문학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조선일보> ‘영미문학 속 명구를 찾아서’,
‘영미시 산책’에 연재된 문학에세이 총 30편.

영미문학 칼럼은 장영희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척추암으로 병원에 입원했던 2004년 9월 당시, 그는 신문과 잡지에 연재하던 네 편의 칼럼 중 세 편을 포기했지만 오직 하나, ‘영미시’ 칼럼만은 남겨두었다. 영미시는 그에게 흰 벽으로 둘러싸인 좁은 병실에서 바깥세상으로 나가는 단 하나의 통로이자, 세상과 단절된 상황에서 존재의 의미를 확인하는 방편이었다. 생명의 힘을 북돋아주듯 그에게 삶의 용기를 주었다.

2008년 봄, 장영희는 ‘영미문학 속 명구를 찾아서’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연재를 시작했다. 그러나 그해 7월, “더 이상 글을 못 써서 미안하다”는 짧은 이메일과 함께 마지막 원고 ‘내가 너를 사랑한 도시’를 신문사에 넘기고 병원에 입원했다.

저마다 가슴속에 품고 있는 이상향, 은하수가 어디인지 알고 있지만 사회라는 거대한 톱니바퀴에 깔려서 버림받고 서서히 파괴되어가는 사람들을 통해 작가가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역설적으로 죽음을 통해 다시 억새풀처럼 끈질기게 태어나는 삶이다. _154쪽, <내가 너를 사랑한 도시> 중에서

이후 우리는 더 이상 그를 통해 영미문학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다. 그러나 ‘다시 억새풀처럼 끈질기게 태어나는 삶’을 이야기하며 마지막까지 손에서 놓지 않았던 글들을 통해 그가 영미문학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했었는지는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그가 골라낸 영미시와 영미문학 속 명구는 대부분 ‘삶’과 ‘사랑’을 주제로 한다. 로버트 브리지스의 <6월이 오면>이라는 시를 통해 “인생은 아름다워라!”라고 노래하고 싶다 하고, 앨프레드 테니슨의 <사우보思友譜 In Memoriam>를 인용하며 ‘상처받을 줄 뻔히 알면서도 사랑하는 삶을 택하고 싶다’ 한다. 로버트 브라우닝의 <봄 노래>를 이야기하며, ‘살아남은 것들의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렇게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어느새 ‘꽃비 내리는 이 아침, 아픈 추억도 어두운 그림자도 다 뒤로 하고 싶어’진다. 비록 그는 지금 우리 곁에 없지만 장영희가 남긴 영미문학의 향기는 우리를 ‘억새풀 같은 삶’, ‘희망이 있는 삶’ 속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장영희의 힘이며, 그가 떠난 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가 여전히 그를 기억하는 이유다.

떠난 사람의 믿음 속에서, 남은 사람의 기억 속에서
영영 끝이 아니라 거듭 피어나는 봄꽃처럼
우리는 그를 ‘희망’이라 부른다

제 3부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 _사랑하고 기억하고 우리는 희망을 노래한다

장영희를 사랑하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만든 페이지다. 가족, 지인, 팬 등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글을 쓰고, 자료를 모으고, 노래를 만들었다. 지면을 통해 다시 한 번 추억하고 기억하는 과정에서 여전히 우리 삶의 희망의 지표로 남아 있는 장영희를 만난다.

1주기에 부치는 글
나이를 뛰어넘어 평소 장영희와 마음 깊이 우정을 나누던 이해인 수녀가 그에게 보내는 시를 썼다. 김점선 화백과 더불어 ‘삼총사’로 어울렸고, 암이라는 고통을 함께 나누기도 했기에 이해인 수녀의 글 속에는 고인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정이 진하게 배어있다.
평소 장영희의 글을 좋아하고 그 가치를 높이 인정했던 소설가 박완서가 1주기를 맞아 쓴 편지에는 남아 있는 우리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어 깊은 울림을 준다.

장영희 1주기에 부치는 편지 _박완서 (소설가)
당신이 남긴 글들, 신문 연재를 통해 이미 한번 본 글이었는데도 그때는 못 느낀 걸 새롭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건강하고 당당하고 아름다운 당신을 만들어낸 건 당신이 평생 사랑하고 종사한 영미문학 속 좋은 시와 문장이었다는 걸. 이미 읽은 것 같은 시구나 문장도 있어 내가 이미 통과했다고 믿는 젊은 날의 치기처럼 낯간지럽기조차 했는데 실은 그게 나의 삶의 원초적 환희였다는 걸 이제 와서 확연히 알 것 같군요.

장영희 1주기에 부치는 시 _이해인 (수녀, 시인)
그대는 우리에게 따뜻하고도 겸손한 희망의 봄이 되었습니다. 그대와 영이별한 슬픈 5월이 눈물로만 얼룩지지 않기 위하여 우리도 영희를 닮은 봄이 되려 합니다. 많이 보고 싶을 땐 푸른 하늘을 올려다볼게요. 우리에게 선물로 남기고 간 책들을 다시 찾아 읽을게요. 그대를 향한 그리움 모아 일상의 밭에 묻힌 진실의 보석을 찾아 열심히 갈고 닦는 기쁨의 사람들이 될게요.

사진으로 추억하는 장영희
사진을 통해 장영희 교수의 어린 시절, 학창 시절, 유학 시절,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족, 장영희의 꿈까지, 그의 삶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장영희의 글과 가족을 통해 들은 에피소드를 곁들여 그를 더욱 깊이 추억할 수 있다.

장영희가 걸어온 길
연보는 일반적인 시간 순 나열이 아닌, 장영희의 삶에서 터닝 포인트가 된 시점, 주요 업적으로 구분하여 구성했다. 그의 기출간 도서에서 발췌한 글들을 곁들여 한 편의 이야기처럼 읽을 수 있다.

책속으로 추가

인생은 길 없는 숲이고, 길을 찾아 숲 속을 헤매는 것이 우리네 인생살이입니다. 나무를 헤치며 가다보면 때로는 얼굴에 거미줄이 걸리기도 하고 나뭇가지에 눈이 찔리기도 합니다. 그러면 길을 잘못 들었다는 생각에 떠났다 돌아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시 중간에 시인은 말합니다.

운명이 내 말을 일부러 오해하여
내 소원의 반만 들어주어 날 아주 데려가
돌아오지 못하게 하지 않기를.

잠시 떠나고 싶지만 영원히 떠나고 싶지는 않은 곳이 바로 이 세상입니다. 어차피 운명은 믿을 만한 게 못 되고 인생은 두 번 살 수 없는 것. 오늘이 나머지 내 인생의 첫날이라는 감격과 열정으로 사는 수밖에요.
- 227쪽, 제2부 <자작나무> 중에서

“저는 비행 청소년이었거든요. 세상이 싫었고 사람들이 싫었어요. 그래서 무조건 반항했죠. 그렇지만 속으로는 너무 외로웠어요. 중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무척 잘해주셨는데도 저는 계속 말썽만 피웠어요. 근데 한번은 방과 후 패싸움을 하고 머리가 터져왔는데, 그 선생님이 붕대를 감아주며 말씀하셨어요. ‘우리 상호 피를 많이 흘리네. 어떡하지?’ 그냥 상호가 아니라 ‘우리’ 상호……라고 하셨어요. 그 말, ‘우리’라는 말이 제 가슴을 때렸어요. 그리고 정신 차렸죠.”
상호의 삶을 바꿔놓은 말 ‘우리’. 정확하게 말하면 소유격 ‘나의my’라는 말은 새삼 생각하면 참 요술 같은 말이다. ‘나와 그 사람’의 평면적 관계가 ‘나의 그 사람’이 되면 갑자기 아주 친근한 관계, 내가 작아지고 그 사람이 커지는 소중한 관계가 된다.
- 30~33쪽, 제1부 <나의 안토니아> 중에서

사실 내가 건우에게 정말로 하고 싶었던 대답은 “이 세상 사람 모두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마음속에서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미워하고 있을 것이다.” 였다.
인종이나 국적, 나이나 직업에 따라 우리 사는 모습은 각양각색이지만 우리 삶의 모든 일은 결국 사랑과 미움의 관계로 귀착된다. “너는 지금 누구를 사랑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라고 답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열정적으로 미칠 만큼 누군가를 사모하는 사랑일 수도 있고, 아니면 구태여 의식하지 않더라도 늘 마음속에 간직한 은근한 사랑일 수도 있다. 크든 작든 그 누구의 마음에도, 아무리 그악스러운 살인범의 마음속에도 분명히 사랑은 있을 것이다.
- 41쪽, 제1부 <사랑과 미움 고리를 이루며> 중에서

범서야, 삶은 마치 조각 퍼즐 같아. 지금 네가 들고 있는 실망과 슬픔의 조각이 네 삶의 그림 어디에 속하는지는 많은 세월이 지난 다음에야 알 수 있단다. 지금은 조금 아파도, 남보다 조금 뒤떨어지는 것 같아도, 지금 네가 느끼는 배고픔, 어리석음이야말로 결국 네 삶을 더욱 풍부하게, 더욱 의미 있게 만들 힘이 된다는 것, 네게 꼭 말해주고 싶단다. 젊은 너는 네 삶의 배부름을 위하여, 해박함을 위하여 행군할 수 있는 시간과 아름다운 용기가 있기에.
- 61~62쪽, 제1부 <배고픈 채로, 어리석은 채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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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양홍서 님 2013.05.02

    음식을 나누는 것은 친교의 기본 조건이다. ‘친구’라는 뜻을 가진 영어 단어 companion에서 com은 ‘함께’, pan은 ‘빵’을 의미한다. 그래서 ‘함께 빵을 먹는 사람

  • 김수정 님 2010.09.25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천사가 될 수 있어요.

  • 최성자 님 2010.08.04

    꽃비 내리는 아침, 아픈 추억도 어두운 그림자도 다 뒤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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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이 촉촉해진다. | ss**um | 2015.12.10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이틀간의 휴가가 주어져 종일 집에서 뒹굴 거리다 해질녘에 책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간단한 볼일도 있고 근처 공원에서 책을 읽...
    이틀간의 휴가가 주어져 종일 집에서 뒹굴 거리다 해질녘에 책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간단한 볼일도 있고 근처 공원에서 책을 읽기 위해서였다. 계속 집에만 있어서 광합성을 좀 하고 싶기도 했고 휴일의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싶었다. 공원에서 책을 보는 것이야말로 그 두 가지의 목적을 충족시키는 거라 생각하고 그곳에 제격인 에세이를 들고 갔다. 고 장영희 교수님의 1주기에 맞춰서 출간된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란 책을 공원에서 읽으니, 책의 내용이 온 몸으로 전달되는 것은 물론 글로나마 이렇게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감격으로 다가왔다.

     

      순식간에 읽어버릴 수도 있었지만 이틀간의 휴가를 모두 활용하기 위해 장영희 교수님의 책은 모두 공원에서 읽었다. 집중해서 읽느라 햇볕을 너무 많이 쬐여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도 모를 정도였다. 첫날은 '사람과 풍경'에 관한 에세이를 읽었고, 둘째 날은 '영미 문학'에 관한 부분을 읽었다. 자연 풍경과 스며드는 글은 나와 하나가 되었고 그런 곳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현재의 모습이 참 싱그러웠다. 이런 시간을 혼자서 만끽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글은 내 마음을 흔들었고 담요 한 장을 무릎에 덮고 있는 내 모습도 자연 속에 동화되길 바랐다.

     

      공원에서 책을 읽은 첫 날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문장은 아주 짧았다. "난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해. I Think I can." 미국의 유명한 동화 <꼬마 기차>에 나오는 말이라는데, 'Yes, I can.' 보다 색다르게 다가왔다. 이 말을 구분해서 가르치는 것이 미국적 사고방식의 근간인지 모른다는 저자의 말처럼 "난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해."에 더 마음이 기울었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한탄하기보다, 사소한 것이라도 표면으로 드러내 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거는 것이 현재 나에게 필요한 것 같다. 첫 날 나선 산책에서 얻은 것은 그 단순하고도 뼈 있는 진리였다.

     

      이처럼 저자의 수필을 읽다보면 간결한 문장 하나에 힘을 얻기도 하고, 유치한 개그에 깔깔거리며 웃기도 하며, 일상 속에 묻혀있는 자잘함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또 다른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모든 것을 글의 소재로 삼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지나쳐 버리기 쉬운 참된 의미까지 발견해 주는 저자의 글은 그래서 더 힘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문학을 사랑하는 마음이 밑바탕이 되어 짧은 글귀로 독자들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타인의 이야기, 자신의 경험담으로 글을 진솔하게 만들어갔다. 어떠한 요소가 들어 있던지 간에 인간의 삶이 저변에 깔려 있어 생동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혼자 고립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 낯모르는 타인의 이야기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공감대, 글로 남겨진 향연 가운데서 그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저자의 에세이와 <영미시 산책> 시리즈를 이미 만나서 구성은 낯익었을지 모르나, 고인이 된 저자의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것에 더 의의가 깊었다. 마치 오래전에 알고 지낸 친구를 다시 만난 듯 반가움이 앞섰고, 편안한 분위기에 몸도 마음도 긴장을 풀 수 있었다. 그런 연유로 공원에서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이고, 타인이 날 봤다면 이상한 사람 취급했을지라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책 내용에 따라 희로애락을 느꼈다. 한 줄의 시에 마음을 놔버리고 아파하기도 하고, 저자가 제자들에게 한 말을 나의 좌우명을 삼아도 되겠다 싶기도 했다. 그런 시간들이 합쳐져 한 권의 책을 읽어냈지만 그 속에 내포된 의미는 한 권의 책으로 결부시킬 수 없는 더 귀중한 것들이었다.

     

      저자의 <영미시 산책>에 삽화를 그려주었던 화백 김점선님이 살아 계셨더라면, 분명 이 책의 삽화도 그 분이 그려주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글과 잘 어우러진 삽화를 보고 있자니 자연스레 저자와 같은 해에 돌아가신 김전선 화백이 떠올랐고 '잠시 떠나고 싶지만 영원히 떠나고 싶지는 않은 곳이 바로 이 세상입니다. (중략) 오늘이 나머지 내 인생의 첫날이라는 감격과 열정으로 사는 수밖에요.' 라던 저자의 말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글 속에서 만나는 삶에 대한 애착과 불안감, 감사를 마주하면서 저자를 기억하는 수많은 친구들과 독자들이 있어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또한 한정판의 혜택으로 저자의 육성과 창작 추모곡이 있는 CD를 들으면서 잠시나마 저자를 추모할 수 있는 시간이 갖기도 했다. 저자가 읊어준 에밀리 E. 디킨슨의 <만약 내가······>란 시는 내 곁에서 직접 낭송해주고 있는 것 같아 더 애달프게 다가왔다.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도 더 이상 다른 글을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서글프게 다가오기도 했다. 그러나 사진으로 보는 저자의 일생을 보면서 저렇게 치열하게, 문학을 사랑하는 마음은 뜨겁게 간직한 모습을 통해 다시금 용기를 얻었다. 나의 현재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앞으로 같이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에 연연해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얼마든지 저자가 흩뿌려 놓은 글로 다시 만날 수 있고, 그녀가 남긴 참 된 의미를 깨달아 간다면 그보다 더 좋은 만남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봄날의 끝자락에서 나에게 자연 속에서 독서를 할 수 있게 만들어준 저자에게 다시 한 번 고마운 마음이 들었고, 나의 힘든 마음을 위로하여 준 것 같아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꾹 참았다. 어디에 있든지 늘 우리와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하루를 힘차게 살아가는 모습을 분명 고인은 더 좋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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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이 가도 글이 남아 있으면 그 사람은 가도 간 게 아니다.그녀의 글이 지금 말하기 때문에 그녀도 현재적이다....
     
    사람이 가도 글이 남아 있으면 그 사람은 가도 간 게 아니다.
    그녀의 글이 지금 말하기 때문에 그녀도 현재적이다.
    글이 갖는 위대함이다.

    그녀의 글은 항상 새롭다.
    그녀의 눈이 싱그러워서이다.
    또한 그녀의 글은 항상 예쁘다.
    그녀의 마음이 고와서이다.
    본인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며 고개를 옆으로 돌릴지도 모른다.

    앞 머리에 글이 남아있으면 가도 간게 아니라 해놓고 그녀를 지상에서 볼 수 없으므로
    그녀는 갔다고 표현해야 하는 아이러니에 부딪힌다.
    죽음은 잠시 잠깐, 이렇게 긴 숨을 쉬게 한다.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 는 장영희 사후 1주기에 맞추어 발간된 책이다.
    섬세하고 예쁜 글에 장지원의 마치 스며들 듯한 그림이 한 편의 시를 읽는 느낌을 준다.
    이 책은 장영희가 사랑한 사람과 풍경, 영미문학, 그리고 그녀에게 부치는 편지로 꾸며져 있다.

    1부는 장영희 다운 제목으로 시작한다.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졌네'

    작은 것이 하찮다고 누가 말했던가.
    삶은 하찮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러므로 초라해서 감춰져 있는 곳에 눈길을 주어야 한다.
    그런 자를 우리는 시인이라 부를 수 있다.

    장영희의 글은 특징이 있다.
    하나 같이 섬세하며 여린 감성이 숨겨져 있다.
    그런데도 자기 성찰적이다.
    작은 일도 허투루 지나치는 법이 없다.
    그녀의 글은 소녀적 감성이 짙은데도 먼저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의 책임감이 강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녀의 글을 사랑하는지도 모른다.

    그녀의 글은 아픈데 아프지 않은 척 하고
    듣기 싫은데 괜찮은 척하는
    가식이 없어 좋다.
    그녀의 꾸밈없는 이야기는 자신을 투명하게 본 자만의 솔직함이라 부담이 없다.
    작은 목소리로도 자신의 이야기를 조근조근 전달하는 그녀의 대화법이 귀하다.
    그런데 이제 그녀는 없는가.........


    2부는 책 제목과 같다.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이다.
    장영희가 사랑한 영미문학에 대한 단상들이 모아져 있다.
    장영희는 문학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 나를 살게 하는 근본적 힘은 문학이다.
    문학은 삶의 용기를, 사랑을, 인간다운 삶을 가르쳐준다.
    나는 기동력이 부족한 사람이라
    문학을 통해 삶의 많은 부분을 채워왔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내 스스로가 문학의 한 부분이 된 듯하다."

    장영희가 좋아한 시 중 나는 이 시가 좋다.

    인생은 아름다워라! 6월이 오면


    로버즈 S. 브리지스

    6월이 오면, 나는 온종일
    사랑하는 이와 향긋한 건초 속에 앉아
    미풍 부는 하늘 높은 곳 흰 구름이 지은
    햇빛 찬란한 궁전들을 바라보리라.
    그녀는 노래하고, 난 그녀 위해 노래 만들고,
    하루 종일 아름다운 시 읽는다네.
    건초더미 우리 집에 남몰래 누워 있으면
    아, 인생은 아름다워라 6월이 오면.

    장영희는 이 시를 이렇게 해석했다.

    "마치 한 폭의 밝고 투명한 수채화같이 6월의 전원 풍경을 깔끔하게 묘사한 시다.
    모든 감각적 이미지를 총동원하여 청명한 하늘에 떠 있는 구름 궁전, 햇빛 쏟아지는 언덕
    그리고 풋풋한 건초더미 속에 호젓하게 앉아 있는 연인들의 모습을 선명하게 그리고 있다.
    ........

    자연은 계절마다 아름답지만, 6월에 유독 더 눈부시다.
    푸른 물이 뿜어나오는 듯한 진초록 잎들, 흐드러지게 핀 꽃들,
    자연이 가장 싱싱한 생명의 힘을 가하는 때다.
    사람의 삶에도 계절이 있다면, 나름대로 모든 계절이 의미 있지만 단연 청춘이
    제일 아름답지 않을까. 그래서 시인들은 청춘의 달 6월을 사랑의 달로 불렀다."

    6월을 이렇게 멋지게 표현한 글을 본 적이 없다.
    봄과 여름의 중간 지점이라는 희미한 시선과 기억만이 있던 내게
    이제 6월은 찬란함으로 각인될 듯 하다.

    3부의 제목은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이다.
    이해인 수녀의 시와 박원서 선생이 쓴 편지, 그리고 지상에서의 그녀의 삶이 담겨진
    사랑스런 사진들로 구성돼 있다.
    이 장에서는 나도 그녀의 지인으로 내 마음을 전할 예정이다.
    우리는 생전 일면식도 없었지만 그녀의 책이 내 손에 있으니 우리는 지인이다.

    "당신이 '내 생애 단 한번'으로 올해의 문장상을 받으며 했던 그 말이
    내게는 얼마나 힘이 됐는지 모른답니다.
    당신은 쥐어짜며 글을 쓴다 했지요.
    당신 같은 사람도 글이 그렇게 힘드나요.
    편안한 문체가 특징이라는 당신같은 사람도요.

    사람은 삶의 자취로도 향기를 남긴다는 말을 생각해 봅니다.
    당신의 글 내음이 주는 향긋함이 허브같다는 걸 아시나요.
    계신 그 곳은 자유로우시죠.
    오늘 이 아침도 당신의 바람대로 축복같은 나날입니다."

    장영희는 오늘 그 곳에서 행복할 듯하다.
    자신의 글에 지인이 된 독자의 글이 함께 했으니
    질감과 양감은 물론 마음까지 얼마나 풍성하고 따뜻하랴.

    글은 너와 나, 과거와 현재, 죽음과 삶을 하나로 만드는 위대한 힘이 있다.
    글쓰는 자가 누릴 수 있는 기쁨도 여기서 기인하리라.


    사진 출처: http://cafe.daum.net/gallerybern
  • 새해 들어 도서관도 가까워지고 일도 쉬게 되었으니 다시 책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책..   장영희 ...
    새해 들어 도서관도 가까워지고
    일도 쉬게 되었으니 다시 책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책..
     
    장영희 교수가 암투병중에도 제자들을 가르치고
    세상의 소금과 빛처럼 존재할때도
    그리 관심을 가지지는 못했는데
    떠나간 빈 자리로 그는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고 싶어, 그리고 지하철 책 홍보 포스터를 보고서
    골라든 올 해의 첫 책..
     
    평범한 한 인간으로
    장애를 가진 사람이 교수로서
    그가 보여준 삶은 소박한 호박꽃 같은 삶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간접적으로나마 장애인들의 어려움과 삶의 철학은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는데
     
    그녀 역시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다만 내가 알고 있는 장애인들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그가 영문학의 세계에 빠져 들수 있었다는것이
    삶의 다른점이라고나 할까..
     
    책을 끝내고 나나자 마자 감상문을 써야하는데
    한참 지나고 나서 글을 쓰니
    그때의 감흥은 사라진듯하다..
     
    그저 그녀를 다시 만났다는 기록을 남기고 싶어
    몇자 적는다
     
  •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   그는 떠났지만,  그의 글이 아직도 우리에게&nbs...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   그는 떠났지만,  그의 글이 아직도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

     

     

       "아, 물론이지요. 이제껏 살아오면서 수많은 천사를 만났습니다. 당신은 나의 천사이고, 나 역시 당신의  천사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천사가 될 수 있어요."  작가 테일러를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그가 말했다는  '우리는 모두 천사가 될 수 있다'는  말에 감동받았다는  선생님은 정말  '천사가 우리를 지켜주고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존재라면, 딱히 하늘에서 내려오는 날개 달린 천사가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씀하신다. 바로 당신이 그런 천사인 것을.

     

       우리는 그의 글을 통해 사랑을 배우고, 뉘우치고,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았는가.  이제 그는 진짜 천사가 되어   그 곳에서  사랑하는 아버지와 함께 고통없이, 아픔없이 행복하시리라.   몸이 아프고  힘든 상황이 되자 선생님은 생각하신다.  '삶 자체가 축복이고 사랑이 최고이고 하루하루의 일상이 소중하다는  '이론'이 갑자기 '실제'가 되어 이제껏 제대로 살지 못했다는 회한이 가슴을 쳤다'고. 지금 우리는 이론이 아닌 실제를 살고 있음에도  왜 서로 사랑하며 매일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고 사는 것일까.

     

       무슨 긴 말이 필요할까.  아직도 여전히  우리 곁에서 잔잔하게  우리에게 바르게 살라고, 사랑하면서 살라고,  때를 놓치지 말고 낮은 곳을 두루 살피라는 말씀들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 것.  그것이 바로  장영희 선생님의 글인 것을.  살아남아서  그토록 살고자 했던, 그 분의  갈망에 부끄럽지 않도록 우리 모두 더  열심히  살아가야 하리라.  

     

        '누군가가 나로 인해 고통 하나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 장영희가 왔다 간  흔적으로 이 세상이 손톱만큼이라도 더 좋아진다면, I shall not live in vain...... . ' 

     

     

     

    엄마... 미안해.

    이렇게 엄마를 먼저 떠나게 돼서.

    내가 먼저 가서 아버지를 찾아서

    기다리고 있을게.

    엄마 딸로 태어나서 지지리 속도 썩였는데

    그래도 난

    엄마 딸이라서 참 좋았어.

    엄마, 엄마는 이 아름다운 세상 더 보고

    오래오래 더 기다리면서

     

    ...나중에 다시 만나.

     

    - 어머니께 쓴 마지막 편지 -

     


     


  •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 js**n74 | 2010.08.08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읽으면 읽을 수록 맛깔스럽다고 느껴지는 장영희 교수의 글은 일고 또 읽어도 음식이 맛나는 것...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읽으면 읽을 수록 맛깔스럽다고 느껴지는 장영희 교수의 글은 일고 또 읽어도

    음식이 맛나는 것처럼,

    글에서도 맛나게 느껴진다.

    생전에 신문에 연재했던 칼럼과 글을 모아 엮은 이 책은

    항상  희망이 존재해서 희망을 꿈꾸게 한다.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가 소개되고, 늘상 일어나는 일 모두,  소중하고, 아름답게 보는

    장영희 님의 글은 삶의 가치를 일깨우게 해준다.

    책 안에 225쪽에 있는 <자작나무> 로버트L.프로스트의 번역시가 기억에 남아

    옮겨 적어 본다.

    인생은 꼭 길 없는 숲 같아서

    거미줄에 얼굴이 스쳐

    간지럽고 따갑고,

    한 눈은 가지에 부딪혀

    눈물이 나기도 한다.

    그러면 잠시 지상을 떠났다가

    돌아와 다시 새 출발을 하고 싶다.

    세상은 사랑하기 딱 좋은 곳

    여기보다  좋은 곳이 또어디 있을까.

     

    인생은 항상 길을 찾아 떠나는 나그네 같은 생각도 들고,

    정이 들면 , 한 곳에 머물고 싶은 하루하루의 시간, 삶이 있는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행복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상사에게 야단맞도, 부인은

    늘 잔소리고, 사는 게 재미없었습니다.

    그는 행복의 나라로 가기로 했습니다. 걷고 또 걸어 이제 사흘만 가면 행복의 나라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장난꾸러기 요정이 그의 구두코를 반대 방향으로 돌려 놓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구두코가 향한 대로 사흘를 걸어간 그는 드디어 행복의 나라에 도착했습니다.

    그 나라에는 아침에 나갈 직장이 있고, 결을 지켜주는 아내가 있었습니다.

    그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행복의 조건은 세가지- 사랑하는 삶, 내일의 희망, 내가 할 수 있는 일 이라고 합니다.

    당신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구도코를 반대 방향으로 놓아 보십시오. (page 215)

     

    이 글을 보면서, 행복이란 무엇일까? 생각을 해보니, 자신을 믿는 것이다.

    사랑하는 삶이 있어야, 그 삶을 위해서 노력을 하고, 이야기 하고, 편하게 느껴질 때의 시간

    그런 삶이 행복한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삶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하는 장영희 선생님의 글은

    추운 겨울이 싫어서 따뜻한 봄을 기다리는 설레는  순간과도 같고,

    진실한 마음이 친구에게 전해지면, 나도 모르게 저절로 행복해져  무언과도 바꿀 수 없는

    커다란 선물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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