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KYOBO 교보문고

매일 선착순 2,000원
광주상무점신년이벤트
  • 낭만서점 독서클럽 5기 회원 모집
  • 교보아트스페이스
계속해보겠습니다
* 중고장터 판매상품은 판매자가 직접 등록/판매하는 상품으로 판매자가 해당상품과 내용에 모든 책임을 집니다. 우측의 제품상태와 하단의 상품상세를 꼭 확인하신 후 구입해주시기 바랍니다.
228쪽 | 규격外
ISBN-10 : 8936434152
ISBN-13 : 9788936434151
계속해보겠습니다 중고
저자 황정은 | 출판사 창비
정가
13,500원
판매가
12,150원 [10%↓, 1,350원 할인]
배송비
2,500원 (판매자 직접배송)
50,000원 이상 결제 시 무료배송
지금 주문하시면 4일 이내 출고 가능합니다.
토/일,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 기준으로 배송이 진행됩니다.
2014년 11월 14일 출간
제품상태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이 상품 최저가
7,000원 다른가격더보기
  • 7,000원 rudwud 새싹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7,980원 소중한오늘 특급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8,000원 1guitar 특급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8,000원 프링스글 새싹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8,000원 한강중고서적 특급셀러 상태 중급 외형 중급 내형 중급
  • 8,000원 서문서점 특급셀러 상태 상급 외형 상급 내형 상급
  • 8,800원 rudwud 새싹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9,000원 고래서점 특급셀러 상태 중급 외형 중급 내형 중급
  • 9,000원 그림터 새싹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 10,680원 송설북 특급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새 상품
12,150원 [10%↓, 1,350원 할인] 새상품 바로가기
수량추가 수량빼기
안내 :

중고장터에 등록된 판매 상품과 제품의 상태는 개별 오픈마켓 판매자들이 등록, 판매하는 것으로 중개 시스템만을 제공하는
인터넷 교보문고에서는 해당 상품과 내용에 대해 일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교보문고 결제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은 직거래로 인한 피해 발생시, 교보문고는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중고책 추천 (판매자 다른 상품)

더보기

판매자 상품 소개

※ 해당 상품은 교보문고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활용하여 안내하는 상품으로제품 상태를 반드시 확인하신 후 구입하여주시기 바랍니다.

판매자 배송 정책

  • 토/일,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 기준으로 배송이 진행됩니다.

더보기

구매후기 목록
NO 구매후기 구매만족도 ID 등록일
739 책 잘 받았어요. 상태도 좋아요 5점 만점에 5점 hoogl*** 2020.02.23
738 빠른 배송 좋은 품질! 잘 보겠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king1*** 2020.02.07
737 좋소! 아주 좋소! 5점 만점에 5점 cheong*** 2020.02.04
736 책이 깨끗하여 대단히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mooyo*** 2020.01.30
735 좋은 품질, 빠른 배송! 잘 보겠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king1*** 2020.01.14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상품구성 목록
상품구성 목록

모든 존재는 각자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몫만큼 애써 살아가고 있다. 황정은의 장편소설 『계속해보겠습니다』. 2012년 가을호부터 2013년 여름호까지 '소라나나나기'라는 제목으로 계간 《창작과비평》에 연재했던 작품으로 연재 종료 후 일 년여 동안 개고하여 책으로 펴냈다. 같은 시간, 한 공간에 존재하는 소나, 나나, 나기 세 사람의 이야기를 각각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이 소설은 서정의 곁을 이어가면서도 잔잔하게 흘러가 폭발적으로 파급되는 황정은식 서적의 마력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인생의 본질이 허망한 것이라고 세뇌하듯 이야기하는 어머니 애자의 곁에서 소라와 나나는 관계와 사랑, 모성에 대한 깊은 회의를 품고 자란다. 세상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채 멸종하기를 꿈꾸는 소라와 사랑을 경계하는 나나. 두 사람은 나나의 임신에 당황한다. 사랑의 폐허에서 자란 그녀들에게 임신을 하는 것이나 부모가 된다는 것은 그저 두려운 일일 뿐이다. 세상이 언제 망하든 개의치 않을 것 같던 나나와 소라는 평생 벗어나지 못한 황막한 폐허에서 꽃을 피워 올릴 수 있을까?

저자소개

저자 : 황정은
저자 황정은 黃貞殷은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0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장편소설 『百의 그림자』 『야만적인 앨리스씨』 『계속해보겠습니다』, 소설집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파씨의 입문』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신동엽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목차

소라小蘿
나나娜娜
나기?其
나나娜娜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감미로운 미풍과 모두를 숨죽이게 하는 태풍이 공존하는 곳. 황정은이 한국문학에서 획득한 새로운 영토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진단을 더욱 확신하게 해줄 새 장편 『계속해보겠습니다』를 통해 놀랍도록 부드럽고 확고하게 독자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간다. 황정은 ...

[출판사서평 더 보기]

감미로운 미풍과 모두를 숨죽이게 하는 태풍이 공존하는 곳. 황정은이 한국문학에서 획득한 새로운 영토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진단을 더욱 확신하게 해줄 새 장편 『계속해보겠습니다』를 통해 놀랍도록 부드럽고 확고하게 독자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간다. 황정은 특유의 단정하고도 리드미컬한 문장의 점층은 시처럼 울리고, 상처 입은 주인공들이 감당해가는 사랑은 서툴지만 애틋하다. 그의 소설 중 가장 아름답다고 평할 한권의 책이 독자의 서가에 자리하게 될 것이다.

지금 황정은을 읽지 않는다면
처연하게 아름다운 세계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계속해보겠습니다』는 2012년 가을호부터 2013년 여름호까지 ‘소라나나나기’라는 제목으로 계간 『창작과비평』에 연재되었던 작품이다. 연재 종료 후 일년여 동안 심혈을 기울여 개고한 끝에 주인공 소라와 나나, 나기의 감정선이 더욱더 깊고 선명해져 행간에서조차 세 인물의 호흡이 느껴질 정도로 작품의 농도가 짙어졌다. 황정은은 앞선 두권의 소설집에서 기발한 상상력과 그것을 구현해내는 뛰어난 언어 조탁력을 보여주었고 그의 첫 장편이자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인 『백의 그림자』에서 기저에 품은 서정성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계속해보겠습니다』는 그 서정의 결을 이어가면서도 잔잔하게 흘러가 폭발적으로 파급되는 황정은식 서정의 마력은 더욱 강력해졌다.
소라, 나나, 나기 세사람의 목소리가 각 장을 이루며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계속해보겠습니다』는 같은 시간, 한공간에 존재하는 세사람의 서로 다른 감정의 진술을 각각의 온도로 느낄 수 있다. 서로 갈등하는 소라와 나나의 속마음을 보는 것이나, 공유한 과거를 서로 다르게 기억하는 소설적 장치는 독자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등장인물의 작은 행동 하나, 대사 한줄에까지 감정을 밀도있게 싣고 마지막까지 그 긴장을 놓지 않고 이야기를 완성하는 작가의 집중력에는 감탄할 수밖에 없다. 다시금 황정은 소설의 자기갱신을 볼 수 있는 지점이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최근 “황정은 소설이 이제는 좀 무섭다”(젊은작가상 심사평)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이 경이에 가까운 감탄은 비단 그만 느끼는 것은 아닐 터다. 그의 이름을 첫손에 꼽으며 다음 작품을 기다린다는 이야기는 문단에서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과연 그의 소설은 어디까지이며, 그 간명하고도 아름다운 문장의 점층은 우리를 어디로 이끌 것인가.

기척도 없이 스며든 사랑
사랑을 미워해도 사랑은 사랑으로 다가오기를 멈추지 않는다


애자는 본인의 이름 그대로 사랑으로 가득하고 사랑으로 넘쳐서 사랑뿐인 사람이었습니다. 사랑뿐이던 애자는 그 사랑을 잃자 껍질만 남은 묘한 것이 되어버렸습니다.(88면)

애자는 없는 게 좋다. 애자는 가엾지. 사랑스러울 정도로 가엾지만, 그래도 없는 게 좋아. 없는 세상이 좋아.
나는 어디까지나 소라.
소라로 일생을 끝낼 작정이다.
멸종이야.
소라,라는 이름의 부족으로.(45면)

사랑에 관해서라면 그 정도의 감정이 적당하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윽고 괜찮아지는 정도. 헤어지더라도 배신을 당하더라도 어느 한쪽이 불시에 사라지더라도 이윽고 괜찮아,라고 할 수 있는 정도. 그 정도가 좋습니다.(104면)

사랑하는 남편이 작업현장에서 사고로 죽자 “살아가는 데 필요한 온갖 활동을 시시때때로 정지하며 스스로를 망가뜨리고 소라를 망가뜨리고 나나를 망가뜨리”(99면)며, 인생의 본질이 허망한 것이라고 세뇌하듯 이야기하는 어머니 ‘애자’의 곁에서 소라와 나나는 관계와 사랑, 모성에 대한 깊은 회의를 품고 자라난다. 세상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채 멸종하기를 꿈꾸는 소라와 가공할 파괴력을 가진, 전심전력을 다하는 사랑을 경계하는 나나. 그 차갑지만 질서정연하던 세계에 모든 것을 흐트러뜨릴 사건이 발생한다.

언제라도 세계는 끝나버릴 것 같고 그 순간이 모두에게 처참할 것 같아 위태롭고 불안합니다. 소중하다고 여기는 마음이 늘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것을 늘려버린 바람에, 나나는 예전보다 약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226면)

이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은 바로 나나가 배 속 아이에게 품게 된 감정이다. 나나의 임신에 누구보다 당황한 건 소라다. 애자의 세계, 곧 사랑의 폐허에서 자란 그녀들에게 임신을 하는 것이나 부모가 된다는 것은 그저 두려운 일일 뿐이다. 그러나 사랑은 어디에선가 기척도 없이 스며들고, 아무리 애써 밀어내도 어느새 가슴 한켠에 자기 자리를 스스로 마련해버린다. 세상이 언제 망하든 개의치 않을 것 같던 나나는 과연 세상이 아기가 살 만한 곳인가를 걱정하고, 음식을 신중하게 골라 먹는다. 소라는 요새 거슬리는 사람이 생겼다며 투덜거린다. 과연 소라와 나나는 평생 벗어나지 못한 황막한 폐허에서 꽃을 피워올릴 수 있을까?

“인간이란 덧없고 하찮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사랑스럽다고 생각합니다.”

그런가 하면 “당신이 상상할 수 없다고 세상에 없는 것으로 만들지는 말아줘.”(187면)라고 나기는 이야기한다. 이 대사는 아무도 축복해주지 않는 자신의 사랑을 지켜내고자 하는 의지이자, 소라와 나나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세계를 단단히 이어가고자 하는 결심과도 같은 것이다. 그들이 자라온 환경, 그들이 가진 세계관, 관계에 대한 믿음이나 불신까지도. 황정은은 이 처연하게 아름다운 세사람의 사랑을 통해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었을 것이다. 전에 본 적 없다고, 일반적이지 않다고, 이질적이라고 해서 그것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모든 존재는 각자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몫만큼 애써 살아가고 있고, 그 모든 사소한 움직임 하나도 그들에겐 전부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목숨이란 하찮게 중단되게 마련이고 죽고 나면 사람의 일생이란 그뿐,이라고 그녀는 말하고 나나는 대체로 동의합니다. 인간이란 덧없고 하찮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사랑스럽다고 나나는 생각합니다.
그 하찮음으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으니까.
즐거워하며 슬퍼하거나 하며, 버텨가고 있으니까.

한편 생각합니다.
무의미하다는 것은 나쁜 걸까.
소라와 나나와 나기 오라버니와 순자 아주머니와 아기와 애자까지 모두, 세계의 입장에서는 무의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의미에 가까울 정도로 덧없는 존재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소중하지 않은 걸까, 생각해보면 도무지 그렇지는 않은 것입니다.(227면)

무의미하다는 것이 소중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나나는 이야기한다. 무의미하고 덧없고 하찮더라도 모두 가까스로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삶이 하나하나 소중하니까. 나나의 입을 통해 흘러나온 이 소설의 제목과 같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문장이자 마지막 문장인 “계속해보겠습니다”는 나지막하지만 단호한 의지를 담아 꾹꾹 눌러 천천히 곱씹듯 말하는 것일 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살아가보겠노라고, 사랑해보겠노라고.

모두 잠들었습니다. 어둠속에서 그들의 기척을 듣습니다. 오래지 않아 날이 밝을 것입니다.

계속해보겠습니다.(228면)

*『계속해보겠습니다』가 더욱 특별한 것은 출간 후 6개월간 오디오북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최초로 초판부터 종이책과 오디오북을 결합해 동시에 출간한 ‘더책 특별판’이다. 디지털을 품은 종이책 ‘더책’은 책에 부착된 NFC 태그에 스마트폰을 대면 책의 내용을 오디오북으로 듣거나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서비스이다. 종이책의 본질을 지켜나가면서 디지털시대에 맞추어 새롭게 제시하는 ‘더책’은 침체된 독서문화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이며, 양질의 문학서를 접할 기회가 적었던 시각장애인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주고, 언어교육이 필요한 현장과 다문화가정 등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다. 전문 성우들이 등장인물의 감정선까지 예민하게 포착해 낭독한 『계속해보겠습니다』는 또다른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출판사서평 더 보기 닫기]

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상상하기 어려운 집이 있다. 상상할 수 없으므로 없다고 생각하기 쉬운 집이다. 벽을 사이에 둔 둘이자 하나의 ...
     

    상상하기 어려운 집이 있다. 상상할 수 없으므로 없다고 생각하기 쉬운 집이다. 벽을 사이에 둔 둘이자 하나의 공간이다. 활짝 펼쳐진 나비 날개처럼 혹은 어두운 데칼코마니처럼 좌우로 나뉘었으나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좌우가 뒤바뀌는 각각의 반지하. 완전한 지하가 아닌데도 현관 근처나 밝을 뿐 한낮에도 불을 켜두어야 사물을 제대로 분간할 수 있는 어두운 집. 거기서 셋은 만난다. 소라와 나나와 나기. 나기는 그곳에서 그의 엄마 순자 씨가 시장에서 과일을 팔아 번 돈으로 둘이서 살아가고 있었다. 거기에 소라와 나나 자매가 그들의 엄마 애자와 함께 이사 온다. 애자가 사랑하는 남편을 잃고 모든 것을 잃은 듯 세상에 대한 의지를 잃은 직후다.


    그 시절엔 초등학생이라도 도시락을 싸서 다녔는데 나기네 어머니는 나기의 도시락까지 세개를 준비해서 신발장에 얹어두었다. 나기네 신발장 위에 한개, 우리 쪽 신발장 위에 두 개. 나나와 나는 아침마다 그것을 챙겨서 등교했다. 점심시간엔 각자의 도시락을 가지고 운동장 구석에 놓인 벤치에서 만나 나란히 앉아 먹었다. 반찬으로 머리 달린 부세구이가 통째로 담겼다거나 고춧가루에 버무린 오이지만을 수북하게 담았다거나 이따금 달걀말이지만 대개는 달걀 프라이 혹은 다른 반찬 없이 달걀 프라이 한가지를 밥에 얹고 양념간장을 뿌린 것, 하는 방식으로 투박하기 이를 데 없는 도시락이었다. 나나와 나는 소중하게 그것을 먹었다. 성장기였으므로 그 밥을 먹고 뼈가 자랐을 것이다. 뼈에도 나이테라는 것이 있다면 나기네 밥을 먹고 자란 시절의 테가 분명 있을 것이다. (40쪽)


    소라는 조그마한 건설 회사에 다닌다. 사무실에 달랑 사장의 처남인 이사와 둘이 근무한다. 사장과 부장은 거래처와 현장으로 뛰어다닌다. 거기서 무료하게 일하며 진즉에 엄마가 되지 않기로 작정한 상황이다. 엄마가 되는 것은 애자가 되는 것이다. 아기를 낳는다는 것은 엄마가 된다는 것이고 엄마가 된다는 것은 애자가 되는 것이다. 엄마 애자는 지금 요양원에 있다. 애초에 아기를 만들지 않는 게 좋다고 여기며 살아간다. 소라는 어디까지나 소라. 소라로 일생을 끝낼 작정이다. 소라라는 이름의 부족으로 멸종을 선택했다. 그런데 동생 나나가 임신을 했다.


    나나는 회사 동료의 애를 임신했다. 그와 결혼할 생각을 왜 하지 않았을까. 그렇지만 그의 가족이 살아가는 모습과 그의 가족에 대한 생각을 안 뒤로 마음을 접었다. 요강에 똥오줌을 누는 아버지, 그것을 치우는 어머니, 부부라면 그럴 수 있다고 여기는 그. 나나는 텔레비전을 보면서 텔레비전을 향해 말하는 그들의 대화도 이해할 수 없거니와 요양원에 있는 애자를 그의 가족에게 비밀로 해 달라는 것도 납득할 수 없다. 나나는 사랑에 관해서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윽고 괜찮아지는 정도가 적당하다고 여긴다. 헤어지더라도 배신을 다하더라도 어느 한쪽이 불시에 사라지더라도 이윽고 괜찮아, 라고 할 수 있는 정도. 아기에게도 사랑의 정도는 그 정도라고 결심을 한다. 그렇지만 어떻게든 ‘계속해보겠습니다’ 말한다. 마음이 자꾸 나기 오라버니에게 간다.


    나기는 여전히 순자 씨와 둘이 살아간다. 꿈을 품고 일본에 갔지만 상처를 안고 돌아왔다. 지금은 삯이라는 조그만 바를 운영하고 있다. 순자 씨 소망은 할머니가 되는 것이다. 가족을 잃고 쓸쓸하게 자란 순자 씨는 손주가 많은 시끌벅적한 집을 소망하지만 그 소망을 이뤄줄 수 없다. 열네 살에 그를 만났다. 몸도 작고 아이들 사이에서 말도 행동도 별다르게 튀는 일이 없는 소년. 자주 멍든 채로 등교하는 동급생. 엄마도 아버지도 선생이라 선생의 자식으로 살던 소년. 아버지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방식 이상으로 자식을 사납게 교육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소문을 증명하듯 잊을 만하면 턱, 눈언저리, 귓바퀴 같은 곳에 멍이 든 채로 학교에 나타났다. 어느 날 왼쪽 귀 뒤에 맨드라미 모양으로 번져나간 보라색 멍을 보고 예쁘다고 느꼈다. 그게 시작이었다. 지금까지 그를 잃고 그를 기다린다. 어쩌면 결국 그의 죽음을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다.

  • 천천히 흐르는 시간 | su**ell | 2017.08.1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황정은의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우리가 사용하는 시간을 아무래도 천천히 흘려보내야 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예전보다...

    황정은의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우리가 사용하는 시간을 아무래도 천천히 흘려보내야 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예전보다 숨도 더 천천히 쉬고, 뭐 하나라도 더 찬찬히 보고, 더 오래 생각하고, 시간을 잊고 이따금 남들 다 잠든 시간까지 오래도록 깨어 있어야 할 것만 같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마구 흘려보내다 보면 흐르는 시간쯤이야 '아무래도 좋을 어떤 것'으로 변해버릴 듯합니다. 언젠가는 말입니다.

     

    황정은의 소설에 대해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까닭은 소설의 문체가 다분히 시적이라거나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은 아닙니다. 작가의 시선이 독특하기 때문입니다. 작가만의 독특한 관점이 존재한다는 것이죠. 누구나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것일지라도 작가의 시선이 닿기만 하면 우리가 알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집니다. 작가가 보는 순간 피사체의 본성이 달라진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누구나 볼 수는 있지만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 아무나 생각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작가는 단순한 시선만으로 끄집어내는 듯하기에 하는 말입니다. 그런 차이는 아마도 현상에 대한 깊이 있는 관찰과 오랜 숙고에서 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계속해보겠습니다>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작가가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작가가 발견한 여러 모습의 사랑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네 삶의 전부라고도 말할 수 있는 사랑을 우리는 어떻게 시작하고, 열매 맺고, 어떤 식으로 작별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은 소라, 나나, 나기, 애자, 순자 등으로 단출합니다. 소라와 나나는 자매입니다. 애자는 그들의 엄마이고요. 나기와 순자는 모자지간입니다.

     

    소라와 나나의 엄마인 애자는 사랑이 전부인 여자였습니다. 이름처럼 말이지요. 그러나 소라와 나나가 각각 열 살, 아홉 살일 때 전부라고 믿었던 남편이 사고로 죽고 말았습니다. 공장의 톱니바퀴에 끼어 형체도 없이 사라진 것입니다. 사랑을 잃은 애자는 서방 잡아 먹은 년이라는 시댁의 냉대 속에 보상금 한 푼 없이 내쳐집니다. 마땅히 갈 곳이 없었던 애자는 소라와 나나를 데리고 나기와 순자가 사는 집으로 이사합니다. 단순히 월세가 싸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거실을 공유하는 이상한 구조의 셋방에서 두 집의 동거가 시작됩니다. 그러나 사랑을 잃은 애자는 삶의 끈마저 놓아버린 채 고통만 키워갑니다. '사랑뿐이던 애자는 사랑을 잃자 껍질만 남은 묘한 것'으로 변해갔던 것입니다.

     

    "애자는 그날 이후로 그다지 죽으려는 기색은 없습니다. 이미 죽었으므로 더는 죽으려 하지 않고 다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온갖 활동을 시시때때로 정지하며 스스로를 망가뜨리고 소라를 망가뜨리고 나나를 망가뜨리고. 나나는 그런 것을 더는 두고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꿈 같은 데 나타나서 애자를 데려오라고 해봤자 안되는 거야, 할머니." (p.99)

     

    나기의 엄마 순자는 시장에서 과일을 팔아 생활합니다. 나기의 아버지는 겨울철에 사과궤짝을 들다가 뇌출혈로 죽었습니다. 나이보다 늙어보이는 순자는 마음만은 넉넉한 사람입니다. 아이들을 돌보지 않는 애자를 대신해 나기의 도시락과 함께 소라와 나나의 도시락도 챙겨줍니다. 그렇게 성장한 소라와 나나는 이제 애자가 남편이 된 금주씨와 연애를 하던 나이가 되었습니다. 소라는 애자와 같은 전심전력의 사랑을 경계합니다. 반면에 나나는 사랑을 처음부터 경계하지는 않습니다.

     

    "사랑에 관해서라면 그 정도의 감정이 적당하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윽고 괜찮아지는 정도. 헤어지더라도 배신을 당하더라도 어느 한쪽이 불시에 사라지더라도 이윽고 괜찮아, 라고 할 수 있는 정도. 그 정도가 좋습니다." (p.104)

     

    삶을 이어가기보다는 고통만 키워가는 애자를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던지 나나는 애자를 요양원에 보내자고 제안합니다. 애자는 그렇게 요양원으로 보내집니다. 어느 날 소라는 단지 추측으로만 알던 나나의 임신을 확인하기 위해 어렵게 말을 꺼냅니다. 직장 동료 모세의 아기를 임신한 나나는 순순히 고백합니다. 소라는 싫다는 기색도 없이 나나를 돌봅니다. 나나가 모세의 부모님을 뵈러 갑니다. 화장실에서 요강을 발견하고 놀랍니다. 모세의 아버지가 사용하는 요강인데 전적으로 어머니에게 맡겨진다는 모세의 말을 듣고 나나는 놀랍니다.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이 떠맡겨지고 그런 일들이 당연한 의무처럼 받들어지는 현실에 나나는 질색합니다. 나나는 결국 모세와 헤어집니다.

     

    애자가 시댁으로부터 내쳐진 후 소라와 나나 역시 친가와 연을 끊고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백모로부터 연락이 옵니다. 할머니의 생신을 맞아 친척들끼리 밥을 먹기로 했다며 소라와 나나도 참여하라는 연락이었습니다. 백부네 가족과 할머니, 그리고 소라와 나나가 시외에서 오리고기를 먹고 돌아온 후 소라와 나나는 서로 다툽니다. 결혼도 하지 않고 임신한 나나가 보기 싫었을 텐데 그런 내색 하나 없이 잘해주는 소라를 두고 나나가 '징그럽다'고 한 게 싸움의 발단이었습니다. 서로 데면데면 지내면서 소라는 생각합니다.

     

    "나는 내 고통에 관해서만 맹렬하게 생각하고 있었을 뿐, 저기 분명한 고통에 관한 것은 생각해보려고 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그거야말로 나나가 가장 혐오하는 애자와 가장 가까운 마음이라는 것을. 그 옛날, 나기 오라버니가 나나의 뺨을 때려 가르쳐준 것을 완전하게, 잊고 있었다는 것을." (p.142)

     

    '삯'이라는 이름의 조그만 맥줏집을 하는 나기는 학창시절 동성의 같은 반 친구를 좋아했습니다. 부모 둘 다 교육자인 집안에서 태어난 '너'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너'의 아버지에게 수시로 맞아 멍이 들었고 '너'를 사랑하는 나기는 그런 '너'를 늘 쫓아다녔습니다. '너'가 어울렸던 불량한 아이들에게 맞으면서도 나기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돈을 벌기 위해 일본으로 떠났던 나기는 '너'에게 끊임없이 엽서를 보냅니다. 그러나 답장은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엽서의 주소로 '너'가 찾아옵니다. 나기의 집에서 잠시 머무는 동안에 누군가에게 흠씬 맞고 들어온 '너'를 나기가 돌봅니다. 나기는 '너'에게 입맞춤을 합니다. 그리고 나기는 '너'로부터 맞아 이가 부러집니다. 그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애자의 요양원에 갔을 때 나기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점차로 그리고 조용히 그녀는 자신의 고통을 완성하고 완전해졌다. 껍데기처럼 그녀는 그것을 뒤집어썼다. 그녀에 관해 언제고 다시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까.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그녀에게도 그녀의 딸들에게도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어느날 문득 나타난 것처럼 조만간 벽 건너편에서 문득 사라질 것이고 그 넓고 기묘한 공간에 언제나처럼 나는 혼자 남겨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p.188)

     

    소설은 화자를 달리하여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소라 -> 나나 -> 나기 -> 나나로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나나와 애자의 마지막 대화는 애절합니다.

     

    "의미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덧없어. 아무래도 좋을 일과 아무래도 좋을 것. 목숨은 하찮게 중단되게 마련이고 죽고 나면 사람의 일생이란 그뿐, 이라고 그녀는 말하고 나나는 대체로 동의합니다. 인간이란 덧없고 하찮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사랑스럽다고 나나는 생각합니다. 그 하찮음으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으니까. 즐거워하거나 슬퍼하거나 하며, 버텨가고 있으니까." (p.227)

     

    우리는 아무튼 '계속하겠습니다'라고 약속하지도, '계속해야만합니다'의 의무도 아닌, 말하자면 주체와 객체 사이의 어중간한 지점에서 살아가는 '덧없고 하찮은' 존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는 모든 것들이 불완전하고 어떤 면에서는 의미도 없는 헛된 것일지라도 우리는 아무튼 계속해봅니다. 더 확인해볼 것도 없이 우리는 모두 필멸의 시간을 향해 나아가지만 그 허망한 결과를 끝내 확인할 수밖에 없는 게 우리네 인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본래 한 개의 현관과 한 개의 화장실이 딸린 공간이던 지하실을 벽으로 나눈 집, 그러니까…… 벽 이쪽과 저쪽에 사는 사람들은...

    본래 한 개의 현관과 한 개의 화장실이 딸린 공간이던 지하실을 벽으로 나눈 집, 그러니까…… 벽 이쪽과 저쪽에 사는 사람들은 각자의 집을 한 개씩 가진 것이 아니고 반씩 나눠 쓰는 집이었던 거지. 벽 끝에 현관, 벽의 다른 쪽 끝에 화장실이 있는 구조로 현관과 화장실은 오른쪽에 속하기도 했고 왼쪽에 속하기도 했다.’

    주인공이 어린 시절에 살던 집.

    이 소설에서는 이런 집을 매우 이상하고 정말 찾기 힘든 집으로 그렸지만, 사실 나는 어렸을 때 이런 집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 지하는 아니었지만 한 집을 벽으로 나눈 집. 화장실과 현관과 마루를 다른 가족과 나눠 쓰는 집.

    그곳에서 살던 어린 시절에는 그 집이 이 책에 쓰인 것처럼 이상한 집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나는 그저 어떤 집으로 이사를 갔고, 다른 가족과 같이 써야 한다기에 그렇구나.’라고 아무 거리낌 없이 받아들였다. 그런데 지금 와서 엄마가 어땠을지 생각해보니, 불편함이 이만저만 아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는 자연스러운 우리 집이었지만, 그 집을 고를 수밖에 없었던 엄마에게는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문득 소설을 읽으며 나의 어린 시절이 생각나 가슴이 뭉클하기도, 아프기도 했다.

     

    인간은 덧없고 하찮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사랑스럽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주인공의 이 말에 그다지 공감할 수 없었다. 덧없고 하찮은데 그것이 왜 사랑스러운지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덧없고 하찮지만 계속해보겠습니다라고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인간의 삶도 과연 계속해볼만한 것인지 그다지 와 닿지 않았다.

    오히려 그래, 우리 인간은 서로 잘났다 못났다 하지만, 모두 다 덧없고 하찮아. 다 고만고만해. 그 모습이 그다지 사랑스럽지는 않지만, 비슷한 사람들끼리 그렇게 아등바등 사는 것도 썩 나쁘지는 않아.’라고 했으면 더 와 닿았을지 모르겠다. 힘든 삶을 억지로 좋게 포장하려는 것 같아서 조금씩 비어져 나오는 어색함이 마음 한편에 찝찝하게 남았다. ‘계속해보겠습니다가 아니라 계속해 보아야 합니다로 느껴졌달까.

     

    그러나 나는 앞으로 황정은 작가의 소설을 찾아서 즐겨 읽을 것 같다.

    이 책은 나의 내면의 생각을 많이 건드리는 책이었다. 특히 이 책에서 가장 위태로운 인물인 애자는 나와 너무나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었다. 읽을수록 내 생각에 내가 도취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 마음이 힘들기도 했다. 그래서 중간중간 잠시 숨을 돌리고 마음을 가다듬으며 쉴 시간이 필요했다. 반면, 나와 정말 비슷한 생각들을 읽으며 위안이 되기도, 안심이 되기도 했다.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었어, 나는 나를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이 책에 깊이 빠져들었다.

     

    나는 누군가 마음이 힘들다면 이 책을 읽지 말라고 할 것 같다.

    그러나 누군가 마음이 힘들다면 이 책을 읽어 보라고 할 것 같다.

  •   『百의 그림자』,『야만적인 앨리스씨』에 이은 황정은의 세 번째 장편소설 『계속해보겠습니다』. 계간 《창작과 비평...

     

    의 그림자,야만적인 앨리스씨』에 이은 황정은의 세 번째 장편소설 계속해보겠습니다. 계간 창작과 비평2012년 가을 호부터 2013년 여름 호까지 연재한 <소라나나나기>를 일 년여 동안 개고하여 더욱 날카롭고 깊은 문장으로 엮어 출간한 책입니다. 각 장은 소라, 나나, 나기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스스로 말하는 형식으로 이어져있습니다.

    소라와 나나의 아빠는 톱니바퀴 기계에 빨려 들어가 죽었습니다. 형체를 알아보지 못해서 직원들이 모두 모여 이름을 불러보고서야 소라와 나나의 아빠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소라와 나나의 엄마 애자는 껍데기가 됩니다. 난리법석을 떨며 살다가도 어느 순간 영문을 모르고 죽기나 하는 것이 인생의 본질이라고 애자는 말합니다. 무엇에도 애쓸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집을 잃은 애자와 소라와 나나는 지하 단칸방으로 이사를 가고, 나기와 나기의 엄마 순자를 만납니다. 소라와 나나는 순자가 싸준 도시락을 먹으며 뼈가 자라고 살이 붙습니다. 나기는 금붕어의 지느러미를 뜯으며 노는 나나의 뺨을 때립니다. 괴물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 아픈 걸 기억하라고 말합니다. 소라와 나나는 순자와 나기의 가족이 되어 자랍니다.

    나나가 임신을 합니다. ‘나나는 애자가 될 셈인가.’ 소라는 화가 납니다. 나나는 화난 소라를 모른 척하고 아기 아빠인 모세 씨의 집을 방문합니다. 나나가 처음 인사를 간 날, 모세 씨의 가족은 모두 모여 TV를 향해 앉아 이야기합니다. 멀쩡한 모세 씨의 아버지는 요강을 쓰고, 모세 씨의 어머니는 그 요강을 치웁니다. 이상하게 생각하는 나나에게 모세 씨는 가족이니까 그 정도는 할 수 있다고 화를 냅니다. 모세 씨의 엄마는 나나에게 전화해 길일을 택해서 아이를 낳아야하기 때문에 배를 찢자고 이야기합니다. 모세 씨의 가족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나나는 혼자 아기를 기르기로 결심합니다.

     

    "아이란 가졌다고 말해도 괜찮을 걸까. 엄마가 가지는 걸까. 가져도 되는 것일까. 아이를 가졌다고 말하는 것은 뭔가 좋지 않은 느낌이 든다. 매우 그런 느낌이 든다."

     

    처음에 소라는 나나는 임신인가.’하고 적어봅니다. 하지만 나나가 임신 그 자체가 아니니까 비문입니다. ‘나나가 아기를 가졌다.’라고도 생각해봅니다. 비문은 아니지만 이 문장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애자가 소라를 가지는 것도, 나나가 애자가 되는 것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세상은 소라라는 이름의 부족으로 끝이 나야합니다. 애자가 말한 대로 영문을 모르고 죽기나 하는 게 인생이니까.

     

    “인간이란 덧없고 하찮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사랑스럽다고 생각합니다.”

     

    그 하찮음으로 인간은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습니다. 즐거워하기도 슬퍼하기도 하며 버텨갑니다. 혼자 아기를 기르기로 결심한 나나에게 이모가 있으니까 아기는 괜찮을 것이라고 소라는 말합니다. 소라가 용기를 내어본 것처럼, 마지막 장에서 나나도 계속해보기로 합니다.

    계속해보겠습니다는 서툴러서 더 애틋한 소라, 나나, 나기의 이야기입니다. 황정은 작가의 노래하는 듯한 문장으로 특별한 불행 앞에 무력한 인간, 무력하지만 앞으로 나아가려는 인간을 처연하게 그려냈습니다.

     

  • 계속해보겠습니다 | co**2890 | 2015.06.04 | 5점 만점에 5점 | 추천:1
    메르스로 시끌벅적한 날, 황정은 작가의 <계속해보겠습니다>를 읽었다. 이 소설이 작년, 2014년 4월 세월호 사건...

    메르스로 시끌벅적한 날, 황정은 작가의 <계속해보겠습니다>를 읽었다. 이 소설이 작년, 2014년 4월 세월호 사건이 벌어진 뒤에 쓰였고, 그 사건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 이 작품은 또 말을 걸고 있었다. <계속해보겠습니다>의 세 주인공 소라와 나나와 나기는 모두 상실의 아픔을 지닌 존재들이다.

    소라와 나나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버지를 잃었다. 아버지만 잃은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은 아버지를 너무 사랑해서 아버지의 죽음 이후 자신의 삶마저도 내팽개쳐버린 어머니의 보호도 받지 못 했다. 이들은 부모 모두로부터 버림받은 거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이들이 그래도 가족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새로 이사 간 집(도저히 우리는 상상하기 힘든 구조의,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그려보기 힘든)에 같이 세 들어 사는 나기의 어머니로부터다. 이들의 도시락을 싸주고, 같이 김치를 담고 여름이면 묵은 김치로 만두를 빚어 같이 나눠주던 나기의 어머니. 그녀 또한 부모로부터 친척으로부터 버림받은 존재였다. 그리고 나기, 나기 또한 아버지를 사고로 잃고 어머니와 단둘이 산다. 그리고 그는 같은 반 남자애를 욕망하는 남자다. 한쪽 다리가 부러진 책상과 의자처럼 보이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나나의 임신과 그들의 과거 이야기를 엇갈아 배치하며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 했던 것들을 돌아보라고, 우리가 하찮다고 무시했던 바로 그것이 소중한 것이라고 말한다.

    나나는 아이의 아빠인 모세의 집에 초대받아 간다. 거기에서 화장실에 놓은 요강을 본다. 그 요강은 모세의 아버지가 쓴다고 하는데 씻는 일은 모세의 어머니 몫이다. 자신이 쓴 요강을 다른 사람, 아내가 씻는 문제에 대해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아버지와 아들을 보면서 나나는 모세와 결혼을 하지 않기로 한다. 요강. 그것은 그의 가족들에게는  잘 모르겠다는 점. 불가사의한 구멍, 미스터리 홀이다.  애초에 생기기를 모르게 되어 있도록 생겼는지도 모르는. 작가는 나나의 입을 통해 그저 스쳐 지나가도 될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로 다가오게 한다.

    도저히 모르겠다고 생각하니까 그런 게 그 자리에 있는 거잖아. 아무도 제대로 생각해주지 않으니까 그런 게 거기 있는 거고, 여전히 그렇게 하고 있는 거잖아. 그게 뭔지는 몰라도 그게 뭔지, 제대로 생각해야지, 제대로.


    사랑하는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은 백모의 통곡을 보고, 뱃속에 아이를 가지고 있는 나나는 생각한다. 자식을 잃은 사람. 그 압도적인 고통이 나나에게는 없습니다. 나나는 자신의 고통에 관해서만 맹렬하게 생각하고 있었을 뿐, 저기 분명한 고통에 관한 것은 생각해보려고 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그거야말로 나나가 가장 혐오하는 애자와 가장 가까운 마음이라는 것을. 그 옛날 나기 오라버니가 나나의 뺨을 때려 가르쳐 준 것을 완전하게 잊고 있었다는 것을. 



    남의 고통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는 괴물이 되는 거야. 잊지 마.

     내가​ 이렇게 아플 수 있으면 남도 이렇게 아플 수 있다는 거. 제대로 연결해서 생각해야 해. 그런데 이렇게 연결하는 것은 의외로 당연하게 일어나는 일은 아닌지도 몰라. 오히려 그런 것쯤 없는 셈으로 여기며 지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는 정도인지도 몰라. 그러니까 기억해두지 않으면 안 돼. 안 그러면 잊어먹게 되는 거야.

    이야기는 죽으려 했던 그리고 자신의 아이들을 버리고 자신이 사랑하던 남편의 곁으로만 가려고 했던 그렇지만 지금은 요양소에서 종이로 꽃을 접고 있는 소라와 나나의 어머니 애자씨의 말과 나나의 생각으로 끝납니다.


    아무래도 좋은 일과 아무래도 좋을 것.

    목숨이란 하찮게 중단되게 마련이고 죽고 나면 사람의 일생이란 그뿐,이라고 그녀는 말하고 나나는 대체로 동의합니다. 인간이란 덧없고 하찮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사랑스럽다고 나나는 생각합니다. 그 하찮음으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으니까. 즐거워하거나 슬퍼하거나 하며, 버텨가고 있으니까.


    한편 생각합니다.

    무의미하다는 것은 나쁜 걸까.

    소라와 나나와 나기 오라버니와 순자 아주머니와 아기와 애자까지 모두, 세계의 입장에서는 무의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의미에 가까울 정도로 덧없는 존재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소중하지 않은 걸까, 생각해보면 도무지 그렇지는 않은 것입니다.

    ......

    계속해보겠습니다.


    계속해보겠습니다. 이 말은 무거운 바위를 산 위로 밀어올리는 형벌을 묵묵히 하고 있는 시지포스의 말처럼 들린다. 우리의 삶은 덧없고 하찮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무의미하니 그만두어버릴 수는 없다. 그렇다고 소중하지 않다고 할 수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살아내야 한다.

     

교환/반품안내

※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 관련한 안내가 있는 경우 그 내용을 우선으로 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교환/반품안내
반품/교환방법

[판매자 페이지>취소/반품관리>반품요청] 접수
또는 [1:1상담>반품/교환/환불], 고객센터 (1544-1900)

※ 중고도서의 경우 재고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교환이 불가할 수 있으며, 해당 상품의 경우 상품에 대한 책임은 판매자에게 있으며 교환/반품 접수 전에 반드시 판매자와 사전 협의를 하여주시기 바랍니다.

반품/교환가능 기간

변심반품의 경우 수령 후 7일 이내, 상품의 결함 및 계약내용과 다를 경우 문제점 발견 후 30일 이내

※ 중고도서의 경우 판매자와 사전의 협의하여주신 후 교환/반품 접수가 가능합니다.

반품/교환비용 변심 혹은 구매착오로 인한 반품/교환은 반송료 고객 부담
반품/교환 불가 사유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단지 확인을 위한 포장 훼손은 제외)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등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예) 음반/DVD/비디오,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1)해외주문도서)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1) 해외주문도서 : 이용자의 요청에 의한 개인주문상품이므로 단순 변심 및 착오로 인한 취소/교환/반품 시 해외주문 반품/취소 수수료 고객 부담 (해외주문 반품/취소 수수료는 판매정가의 20%를 적용

2) 중고도서 : 반품/교환접수없이 반송하거나 우편으로 접수되어 상품 확인이 어려운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 대금 환불 및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함

판매자
우주책방
판매등급
특급셀러
판매자구분
사업자
구매만족도
5점 만점에 5점
평균 출고일 안내
3일 이내
품절 통보율 안내
26%

이 책의 e| 오디오

바로가기

최근 본 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