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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에프 에스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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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쪽 | | 130*211*30mm
ISBN-10 : 8950982544
ISBN-13 : 9788950982546
에스에프 에스프리 중고
저자 셰릴 빈트 | 역자 전행선 | 출판사 아르테(ar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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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1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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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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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경계를 허무는 장르, 사유 체계를 흔드는 상상

SF 마니아들의 지적 갈증을 해소해 줄 SF 비평 가이드 앞으로 발생할지도, 발생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경험·현실·상상적 세계를 낯설게 그려 내는 장르
여덟 가지 핵심 개념으로 보는 SF 입문 가이드

저자소개

저자 : 셰릴 빈트
UC 리버사이드 영문학.미디어문화학과 교수이자 UC 리버사이드 사변문학 및 과학문화 프로그램(SFCS) 학장이다. SF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인 《과학소설연구Science Fiction Studies》의 현 편집장이자 《SF영화와 텔레비전Science Fiction Film and Television》의 창립 편집장을 지냈다. 지은 책으로는 『다가올 육체들Bodies of Tomorrow』, 『동물: 타자Animal Alterity』, 『와이어The Wire』, 『포스트휴머니즘Posthumanism』, 『라우틀리지 간략 역사 시리즈: 과학소설The Routledge Concise History of Science Fiction』(공저)이 있다. 『라우틀리지 컴패니언 시리즈: 과학소설The Routledge Companion to Science Fiction』, 『과학소설 분야 50명의 핵심 인물들Fifty Key Figures in Science Fiction』, 『사이버펑크를 넘어서Beyond Cyberpunk』, 『과학소설과 문화연구: 독자 Science Fiction and Cultural Theory: A Reader』, 『좀비 의료Walking Med』를 엮었다. 현재는 신자유주의적 질서가 생체공학 분야에 침투하면서 우리의 삶에 대한 관점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SF와 포스트휴머니즘 이론을 통해 분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역자 : 전행선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2007년 초반까지 영상 번역가로 활동하며 케이블 TV 디스커버리 채널과 디즈니 채널, 그 외 요리 채널 및 여행전문 채널 등에서 240여 편의 영상물을 번역했다. 지금은 바른번역 회원으로 활동하는 출판 전문 번역가이다. 옮긴 책으로는 『허풍선이의 죽음』, 『마지막 별』, 『아도니스의 죽음』, 『미라클라이프』, 『예쁜 여자들』, 『전쟁마술사』등이 있다.

역자 : 정소연 (해제)
서울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현재 법률사무소 보다 변호사이자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대표이다. 2005년 ‘과학기술 창작문예’ 공모에서 스토리를 맡은 만화 「우주류」로 가작을 수상하며 활동을 시작한 이래 소설 창작과 번역을 병행해 왔다. SF 단편집 『잃어버린 개념을 찾아서』, 『백만 광년의 고독』, 『아빠의 우주여행』 등에 작품을 실었고, 『미지에서 묻고 경계에서 답하다』(공저), 『옆집의 영희 씨』, 『이사』 등을 썼다. 옮긴 책으로는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허공에서 춤추다』, 『어둠의 속도』, 『화성 아이, 지구 입양기』, 『저 반짝이는 별들로부터』, 『초키』, 『플랫랜더』 등이 있다.

목차

1. 과학소설이란 무엇인가?
2. 기술적으로 포화한 사회의 문학
3. 인지적 소외
4. 메가텍스트
5. 사변소설
6. 실천공동체
7. 신념의 문학
8. 변화의 문학
9. 과학소설성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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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창의적인 힘(저자, 감독, 예술가)과 마케팅 필수 요건(제작자, 네트워크 브랜딩, 편집자) 및 청중(팬층 및 그 이상까지도)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의해 적극적으로(그리고 종종 경쟁적인 방식으로) 제작된, 항상 진행 중인 장르로서 SF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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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창의적인 힘(저자, 감독, 예술가)과 마케팅 필수 요건(제작자, 네트워크 브랜딩, 편집자) 및 청중(팬층 및 그 이상까지도)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의해 적극적으로(그리고 종종 경쟁적인 방식으로) 제작된, 항상 진행 중인 장르로서 SF를 탐구할 것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관점에서 이 복잡한 장르를 살펴보겠지만, ‘과학소설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포괄적인 답변에 도달하려 애쓰기보다는, SF의 다양한 비전을 동시에 볼 수 있게 해 줄 프리즘적인 시각으로 답을 찾아 나가려 노력할 것이다. 이때 각각의 비전은 이 장르의 부분적이고 단편적인 설명이 되고, 전체로서의 비전은 단순하거나 단일한 이미지가 아닌 오히려 복수의 이미지로서 때로는 생산적인 긴장 가운데 모순된 가능성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1. 과학소설이란 무엇인가? (p. 17)

이상적으로 볼 때, 우리는 침략이 가져온 이러한 변화들이 SF가 가져다줄 수 있는 문화적인 이익과 유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상상의 미래나 다른 세상을 창조해 내는 기술을 통해서, SF는 우리에게 인간 행동과 사회구조 사이의 관계뿐 아니라 우리가 살고 싶은 사회와 함께 살고 싶은 사람들을 선택했던 방법, 앞으로 계속해서 그것들을 선택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해 생각해 보기를 강요한다. SF 장르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문화와 가치의 좁은 틀 너머를 바라볼 수 있는 잠재력을 발현하고 최선을 다해서 더 포괄적이고 이질적으로 인류를 이해하도록 장려함으로써 사건 서술에서 인간 관점의 탈중심화를 돕는다.
2. 기술적으로 포화한 사회의 문학 (p. 42)

수빈은 SF를 “인지적 소외의 문학”[p. 4]으로 정의한다. 이것은 연극에서의 관객 소외에 관한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의 서사 기법에서 발전시킨 개념인데, 관객 소외란 관객들이 극의 설정이 단순히 현실 그 자체가 아니라, 현실의 구성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수빈은 실험적인 방식보다 뭔가 더 광범위한 것을 의미하고자 할 때 ‘과학’이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인지를 과학의 또 다른 말로 제안한다. 그는 텍스트의 세계와 우리가 사는 세계의 차이는 단순한 공상이 아니라, 합리적인 외삽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이라고 주장한다. 수빈에게 진정한 SF란 사회적으로 변화 가능한 완전한 세상살이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것으로, 그는 이야기가 “작가의 현실 속에서, 그리고/또는 그가 몸담은 문화의 과학적 패러다임에 따라 가능할 수도 있는 하나의 ‘실제 가능성’”에 부합하도록 요구하는 하드 SF의 제한적인 태도에 회의를 보인다.
3. 인지적 소외 (pp. 66-67)

SF를 개념화하는 각각의 방법은 우리가 SF로 인식하는 텍스트에서 반복되는 몇 가지 특성, 즉 이것이 특정 모티프 또는 도상의 조합인지, 언어 사용의 고유한 방식인지, 또는 주제적 선입관 및 비판적 방향의 반복되는 조합인지 등에 중점을 둔다. 물론 장르의 예측 가능성은 SF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대중적인 장르는 어떤 것이든 상업적으로 성공한 특징을 반복해 형성되며, 실제로 최근 장르와 다른 소설들 사이에 줄어든 서열은, 문학은 혁신적이고 놀랍지만 장르는 공식적이고 예측 가능한 것이라는 믿음에 기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소설은 작가, 독자, 편집자 및 팬 들 사이에 비정상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반복 문제에서 다른 인기 장르와는 조금 다른 위치에 놓인다.
4. 메가텍스트 (p. 100)

‘사변소설’이라는 범주는 기술적 변화만큼, 혹은 기술적 변화보다 더 사회·문화적 변화를 강조한다. 사변소설은 상상력이 풍부한 스토리텔링의 미학에 관심이 있으며, 그 주제는 과학기술 신화의 문화적 힘에 관한 것이다. 사변소설은 논리적 외삽은 물론이고 비합리적이고 정서적인 경험의 차원에 대한 조사를 장려하는, SF를 구상하는 방식이다. 함께 등장한 포스트모더니즘 문화와 마찬가지로, 사변소설은 우리가 평범한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 나누는 담화를 비판하고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따라서 그것은 단지 허구의 세계와 우리 자신의 세계 간 차이에 관해 그리는 소설이 아니다. 그 속에서는 ‘현실’ 그 자체의 존재론도 불안정하다.
5. 사변소설 (pp. 159-160)

실천공동체를 통해 SF를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더는 어떤 단일한 것을 SF라고 부를 수 없으며, 따라서 다양한 수준의 헌신을 아우르면서 여러 매체에 등장하는 다양한 SF를 이론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여 준다.
6. 실천공동체 (p. 193)

『그림자 인간』은 LGBT[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등 성소수자] 주제를 탐구하는 작품(SF 장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가운데 선정하는 람다문학상을 받았다. 이 소설은 다중세계 콩코드 사회를 구성하는 다섯 개의 성별을 섬세하게 묘사하는데, 이 때 생식기(난소/고환), 제2의 성징(가슴, 얼굴 털, 근골) 및 염색체의 가능한 조합을 통해 성별마다 고유한 특수성을 부여하고 그에 해당하는 대명사를 제공하면서, 각각이 별개의 성별이며 모든 성별이 세계에서 균형적으로 발견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글자 그대로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다섯 개의 성별은 펨[fem](ðe, ðer, ðerself), 험[herm](?e, ?er, ?imself), 맨[man: 남성](he, him, himself), 멤[mem](þe, þim, þimself) 그리고 우먼[woman: 여성](she, her, herself)이다. 이 다섯 가지 성별 정체성은 “동일”하거나 “반대”되는 성별의 특정 조합을 선호하는지에 따라 정의되는 아홉 가지의 알려진 성적 선호(비[bi], 데미[demi], 디[di], 게이[gay: 동성애자], 헤미[hemi], 옴니[omni], 스트레이트[straight: 이성애자], 트리[tri], 유니-디파인드[uni-defined])를 만들어 내는데, 동일성과 반대성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된 인용부호 (“ ”)는 단지 근사치를 나타낼 뿐임을 밝혀 둔다. 심지어 이 세계에서조차 어떤 성 정체성은 소외되고, 옴니가 되는 것은 최악의 경우 문란하거나 적어도 우유부단한 정체성을 함의한다. 이러한 많은 순열 속에 남성과 여성,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같은 친숙한 단어들이 포함된 것은 이러한 정체성이 자연의 필수적인 사실이 아니라 문화와 협약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7. 신념의 문학 (p. 218)

SF를 변화의 문학으로 개념화하는 것은 일련의 정형화된 협약이라기보다는 현실에 관한 사고방식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현대 문화 속의 변화에 대한 장르의 반응과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장소에 대한 기대감을 우리가 볼 수 있도록 허락한다. 그 많은 징후들 속에서, SF는 평범한 현실과 다른 무언가, 즉 변화할 수 있는 어떤 것에 관심이 있다.
8. 변화의 문학 (p. 271)

과학소설이 그런 가혹한 현실로부터 일시적인 탈출 이상의 것이 될 수 있을까? 우리가 이 책 전체에서 탐구했듯이, SF는 여러 면에서 그 자신을 표현한다. SF는 페미니즘과 탈식민주의 작가들이 손에 쥐고 있던 강력한 도구였지만, 한편으로 기술 관료적인 규칙이라는 엘리트주의적 환상 또한 촉발시켰다. 그러나 케셀의 이야기가 제안하듯이, SF의 가장 공식적이고 진부한 환상조차도 현재의 불만을 표현하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 대한 저항의 씨앗을 품고 있다. 비록 그 저항이 그렇지 않으면 아직 살아 있을지도 모를 세상의 비전을 지키는 작은 공헌에 불과할지라도 말이다.
9. 과학소설성 (p. 293)

과학소설은 특유의 비유와 모티프의 장르다. 또한 기술, 주관성, 역사 및 사회적 힘에 관해 생각하는 방식이고,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 온 가치와 구조를 소외된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주는 세계관이다. 그뿐 아니라 늘 그 자체의 역사 그리고 가까운 형태와 대화를 나누는 심미적 전통이고, 우리가 상상적인 비전과 실세계 사이에서 펼쳐지는 변증법적 교류를 탐구하고 성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정치적 신화 만들기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다. 과학소설은 이러한 면들 가운데 어느 하나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으며, SF의 어떤 작품도 그것 하나만으로 모든 서술의 기준을 완전히 충족시키지는 못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 각각을 생산적인 긴장 상태로 유지함으로써, 우리는 그들의 교류를 통해 SF에 대한 완전한 이해에 가까이 다가가기는 해도 결코 도달하지는 못하는 무언가를 파악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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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언제까지 '기발함“, ”새로움“으로 SF를 설명할 것인가? 우리에게도 SF를 말하기 위한 언어가 필요하다! ‘SF 불모지’라는 수식어가 단번에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지금 한국은 SF 붐이다. 『개미』에 이어 『신』, 『나무』,『고양이』 등으로...

[출판사서평 더 보기]

언제까지 '기발함“, ”새로움“으로 SF를 설명할 것인가?
우리에게도 SF를 말하기 위한 언어가 필요하다!

‘SF 불모지’라는 수식어가 단번에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지금 한국은 SF 붐이다. 『개미』에 이어 『신』, 『나무』,『고양이』 등으로 출간되는 즉시 베스트셀러에 그 이름을 올리는 작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번역 소설 및 한국 소설들이 안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고, 휴고상, 네뷸러상등 SF와 판타지 팬덤에서만 알려진 것이라 생각했던 해외 SF 문학상들이 한국에서도 권위를 가지며 성공적인 마케팅 요소로 편입됐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말한다. SF는 어렵다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비단 독자들만 그런 것은 아니다. 이제 막 일기 시작한 SF의 인기에 더해 신간 리뷰들이 쏟아지지만 이 장르를 설명할 언어가 마땅치 않다. 늘 “새로움”, “놀라움”이라는 수사가 반복된다.
『에스에프 에스프리』는 이제 막 SF 장르를 접하는 독자들에게 SF를 어떻게, 어떤 프레임을 가지고서 읽으면 좋을지 친절하게 안내하는 장르 가이드다.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SF를 읽는 즐거움을 어떻게 전달하면 좋을지 적절한 언어를 제공해 준다. 한국에 번역된 SF 장르를 설명하는 대부분 책들이 ‘연대기 순으로 SF를 설명해 왔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SF의 새로운 의미를 긷는 데에 한계가 있다. 『에스에프 에스프리』의 해제를 쓴 정소연 작가는 이 책이 “시간적 설명보다는 개념적 설명 방식”을 취하며, 이러한 방식을 통해 “SF라는 장르가 특히 작가와 독자 간의 협상 내지는 상호작용을 통해 발전해 왔고, 작가와 독자, 때로는 출판사와 시장, 이론가들이 함께한 이 실천공동체들이 바로 오늘날 SF라는 장르를 만들어 온 과정을 여러 작품과 에피소드로 흥미진진하게 소개”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말한다. 과학기술이 포화한 시대, 인지적 소외, 메가텍스트, 사변성, 실천공동체, 가치에 대한 신념, 변화, 가능성의 문학이라는 여덟 가지 개념으로 각 장을 살펴보면서 대표적인 작품에 대한 꼼꼼한 비평을 실었다.

과학, 인지적 소외, 메가텍스트, 사변성, 팬덤, 신념, 변화, 가능성
SF를 읽을 때 생각하면 좋을 여덟 가지 개념들

『에스에프 에스프리』 1장은 초기 SF 작품이라 할 만한 쥘 베른, H. G. 웰스,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 세계를 비교하고, ‘SF’라는 이름이 전설적인 편집자 휴고 건즈백의 손에서 어떻게 탄생하고 널리 유통되어 정착되었는지 소개한다.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과학소설(SF) 장르는, 그 내부에서 변화하는 과학기술 환경과 함께 무엇을 ‘SF’로 볼 것인지에 관한 논쟁이 늘 끊이지 않았다. 1장에서는 이러한 역사를 간략하게 소개하며 여러 실천공동체들의 상호작용이라는 “총체적이지만 완벽하지는 않은” “그물망”의 형태를 희미하게 보여 준다.
2장 「기술적으로 포화한 사회의 문학」에서는 과학이 SF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핀다. 에디슨이 특허 수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벌인 마케팅 쇼에서 다윈의 진화론이 가져온 충격까지, 과학과 일상의 관계 변화를 보여 주는 당대의 대표적인 예들을 소개하며, 과학기술 사회의 급격한 변화가 인간 인식에 가져온 충격과 기대가 어떻게 문학에 반영됐는지를 살핀다. 이러한 토양에서 발전한 과학소설이라는 장르는 “상상의 미래나 다른 세상을 창조해 내는 기술을 통해” “인간 행동과 사회구조 사이의 관계뿐 아니라 우리가 살고 싶은 사회와 … 그것들을 선택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고 설명한다.
3장 「인지적 소외」에서는 SF 비평에서 유명한 다코 수빈의 ‘인지적 소외’ 개념을 다룬다. 수빈에 따르면 “SF란 경험적 세계와의 급진적인 불연속성을 전제로 한 문학”인데 그 불연속성은 현실과의 관계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과학소설은 “현실의 반영일 뿐만 아니라 현실에 관한 것”이다. SF를 창작하는 사람들은 즐거운 체험과 지적인 자극, 그리고 섬뜩한 느낌 사이를 줄타기하며 소외 현상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데, 3장에서는 이러한 장르적 특징을 비평 이론으로 포착하여 체계적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이렇게 ‘인지적 소외’라는 개념으로써 세계를 새롭게 보도록 도와주는 수단이라는 의미를 SF에 부여한다.
4장 「메가텍스트」는 왜 그토록 많은 독자들이 SF에 진입하기 어려워하는지를 우회적으로 보여 준다. SF를 이해하기 전에 도달해야 하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SF라는 장르를 떠올리는 순간 일련의 상징들을 함께 생각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과 그가 초기의 작품들에서 발표한 로봇 3원칙(①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 그리고 위험에 처한 인간을 모른 척해서도 안 된다. ② 제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③ 제1원칙과 제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로봇 자신을 지켜야 한다.), SF 소설과 영화에서 반복되는 외계인 침공이라는 서사 등이 이후 모든 SF의 로봇의 정의와 외계 생명의 특성을 제한한다. 이러한 메가텍스트의 존재는 초심자에게 진입장벽이 되기도 하지만, 메가텍스트를 아는 것이 각 작품들이 갖는 “의미에 대한 우리의 감각을 풍부”하게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는 점을 드러낸다.
5장 「사변소설」에서는 이제는 더 이상 건즈백이나 캠벨 같은 권위적인 편집장의 기준에 맞춰진 소설이 아닌 다양하고 독창적인 작품들이 출판될 수 있었던 점을 변화의 중요한 계기로 설명한다. 1960년대 영국 《뉴 월즈》편집장이었던 마이클 무어콕이 관심을 기울인 “실험적이고 미학적으로도 복잡하며 사회적으로도 관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SF”가 사변 소설(Specultative Fiction)이라는 개념을 획득하게 되는데, 이들 소설이 ‘과학’과 관계 맺는 방식은 “미래의 발전을 추측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재 그것의 목적을 윤리적으로 논평하기 위해 과학의 언어로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 장에서는 사변적인 소설로서 SF가 SF 장르의 경계를 흐리면서 “사회문화적 변화”와 “상상력이 풍부한 스토리텔링의 미학”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설명한다.
6장 「실천공동체」에서는 SF 팬덤을 다룬다. SF 팬덤 안에는 다양한 실천공동체가 존재한다. SF 장르는 팬덤과 떼려야 뗄 수 없는데, 휴고상, 월드콘, 팬진 문화 등 SF 산업의 주요 행사 중 일부는 팬덤에서 비롯했을 정도다. PC와 인터넷의 보급은 폭발적으로 팬덤을 형성하는데, 사이버공간이라는 개념과 사이버펑크라는 장르, 그리고 기술이 지배한 사회에 대한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은 이러한 SF와 새로운 기술문화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6장에서는 이렇게 각 시대별 팬덤의 양상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 준다.
7장 「신념의 문학」은 우리가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기는 현실을 다시 생각해 보게끔 하는 SF 장르의 특성을 통해 사회적·문화적인 문제들을 다루는 사고 실험으로서 SF의 특성에 주목한다. 이러한 “장르적 세계관의 미학”은 페미니즘, 퀴어, 인종, 민족에 대한 우리의 고정된 사유를 확장시키는 다양한 작품들과 함께 SF의 확실한 특성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조애나 러스, 어슐러 르 귄,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등 여성 작가들의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신념을 드러내는 작품들이 양적 질적으로 성장했음에 집중한다.
8장 「변화의 문학」은 ‘변화’를 키워드로 SF를 소개한다. 앞에서 열거한 일련의 장르적 확장을 겪으면서, 과학소설은 이전의 정의 대부분을 변화시켜야만 했다. “과학소설은 과학과 기술력이 일상에서 구현하는 변화에 반응하는 장르”이자 “인간 존재 조건의 변화에 대한 사고 실험”, “변화하는 철학적 개념에 관한 명상을 가능하게 하는 장소”, “새로운 표현 매체와 미적 이상을 포용하면서 항상 변화”하는 장르이기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또한 이 장르가 시작될 때부터 관객과 주제를 위해 리메이크되는 일이 매우 흔했다는 점 때문에 “결코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장르이다.
9장 「과학소설성」에서 저자는 과학소설이란 무엇인지 다시 묻는다. 이제는 SF가 미래를 예측하는 장르가 아니라 “동시대의 현실을 묘사하고 그 현실에 반응할 수 있는 어휘를 제공”하는 장르라는 이해에는 도달해 있는 듯하다. 하지만 여전히 SF의 상상들이 현실도피적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답한다. 과학소설이 “우리가 현재 현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미래의 결정에 비판적으로 개입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면, 도피하려는 욕구는 망상 이상”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며, SF가 가능성의 문학이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16세기에서 현대에 이르는 연대기, 토론 질문, 참고 문헌까지!
초심자와 마니아를 아우르는 친절하고 지적인 SF 가이드

과학소설이 얻기 시작한 대중적인 인기와 함께 장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얼마나 변화해 왔을까? SF 작가이자 새로운 SF 작품과 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여러 공모전의 심사위원을 지낸 정소연 작가는 이 책의 해제에서 “SF라는 장르가 ‘과학소설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과학소설인가’라는 중요하되 다소 소모적인 두 가지 질문에 오랫동안 거듭 답해야 했”던 고충을 썼다. 동시에 “과학소설은 문학 장르이자 예술로서 계보가 있고”, “문학연구의 주제로서의 과학소설에는 확고한 비평과 이론”이 있음을 『에스에프 에스프리』가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 반가움을 표현한다. 최근 한국에서도 문학이론가들의 SF 장르 비평 작업이 시작되고 있으며, 이 흐름은 영미권과 같이 출판 시장과 독자라는 서로 다른 실천공동체들의 상호작용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리라 예상된다.
또한 최근 몇 년간 과학 분야 출판 시장의 성장, 과학자와 대중이 만날 기회가 양적으로 성장하고 질적으로 다양화되었다. 이는 과학기술의 변화가 인간의 삶에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실을 대중들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분명한 변화다. SF와 판타지 분야에서 세계적인 팬을 보유하고 있는 어슐러 르 귄에 따르면 “물리학이나 천문학에서 역사학이나 심리학에 이르기까지, 과학은 우리에게 열린 우주를 제공”했고, SF는 “그곳을 거처로 삼을 수 있는, 지하실에서 다락방까지 계단을 오르내리며 놀이를 즐길 수 있는, 현대적인 문학예술의 형태”이다. 즉, SF는 “세상을 경험하는 방법(이슈트반 치체리로나이)”이며, 과학기술과 함께 변화하는 현실에서의 SF는 우리 사회와 문화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에스에프 에스프리』는 항상 변화하는 SF 장르를 탐구하는 데에 도움이 될 광범위한 개념과 도구를 제공하며 영미 소설을 중심으로 한 SF 작품의 연대표와 각 장에서 다루는 개념들을 소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토론 질문과 더 읽어 보면 좋을 참고 문헌 등을 싣고 있어, SF 입문자부터 더 깊이 살펴보고 싶은 이들에게 친절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한국어판 서문]
최근 한국 SF 단편 소설 13편이 영어로 번역되어 『레디메이드 보살Readymade Bodhisattva』이라는 제목의 단편집으로 미국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작년 저는 이 책의 편집자인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의 박선영 교수와 더불어 번역 및 출간 작업에 참여한 캐나다 출신 작가 고드 셀라, 한국SF협회 박상준 대표, 정소연 작가 등 한국의 SF 관계자들을 미국에 초청해 대담을 나눌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 초청 대담에서 출간된 단편집의 내용에 대해서 뿐 아니라 한국 내 과학소설의 전반적인 동향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토론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대담에서 저에게 특히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정소연 작가의 발언이었습니다. 그녀는 한국에 소개된 영미권 SF 작품들 대부분이 여성 번역자들에 의해 번역되었고, 이것이 현재 한국 사회가 미국의 SF 고전을 이해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한국의 여성 SF 번역가들은 특정한 주제들, 가령 사회상의 변화라거나 가족상의 미래, 기존 성 역할의 유동성, 미래의 변화한 정치 제도들에 대해 깊이 관심을 기울였고, 이것이 영미권 SF가 한국에 소개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죠. 영미권에서는 SF의 역사를 설명할 때 주로 1920~30년대의 대중 잡지에 실린 SF 작품들과 더불어 그 직후 존 W. 캠밸에 의해 소개된 아이작 아시모프, 아서 클라크, 로버트 하인라인 등 소위 말해 1950~60년대 “황금시대” 작가들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정소연 작가의 발언은 한국의 작가들이 영미권의 작가들과는 완전히 다른 궤적을 통해 SF라는 장르와 SF의 고전들을 접하게 되었음을 보여 주는 것이었습니다.
이 사실이 특별히 흥미로운 이유는 이것이 바로 문학 장르의 본질에 대해 잘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저는 문학의 장르란 단지 같은 역사의 반복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언급한 영미권의 대중 잡지들과 단편소설의 전통이 우리가 오늘날 아는 SF의 주요 테마들, 가령 우주 전쟁이니 초은하 제국, 천재 발명가, AI 로봇 등을 형성하는 데 있어 큰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과학소설을 단순히 이것들만으로 정의할 수는 없습니다. 영미권 전통만 떼어 놓고 보더라도 유토피아 소설의 전통과, H. G 웰스류의 ‘과학 로맨스’ 같은 사회 비평 소설,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과 같은 환상적 “사고 실험”들이 모두 1920년대 대중 잡지 전통 이전에 등장하였으며, 각각의 부류들은 서로 다른 문학적 양식들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학소설이 과거에 무엇이었는가를 넘어서, 더 중요한 문제로 미래에 과학소설이 무엇이 될 것이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장르를 둘러싼 구성원들 간에 다양한 시각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이 짧은 SF 가이드 『에스에프 에스프리』를 통해 여러분께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주제가 될 것입니다.
이를 전달하기 위해 이 책의 각 장들은 과학소설이라는 장르가 정의되어 온 다양한 방식들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으며, 이러한 다양한 정의가 장르에 대한 각 구성원들의 서로 다른 생각과 결부되어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십 년간 과학소설 학계가 성취한 가장 큰 성과를 꼽자면 주제 의식과 서사의 세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십 년 간 과학소설 학계에서는 과학기술과 미래 그리고 인간에 대해 새로운 방식과 시각을 통한 재정의가 이루어져 왔으며, 이 과정에 있어 한국의 예술계는 큰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일례로 앞서 언급해 드린 SF 단편집 『레디메이드 보살』에 참여한 소설가들,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 〈설국열차〉 〈옥자〉와 같은 작품들을 생각해 보면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가 언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들이 잘 보여 주듯, 이 책은 과학소설이라는 장르에 대해 단지 활자 매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술 매체들을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책 속에서 자세히 다뤄지고 있지만, 저는 과학소설이 근본적으로 과학기술과 인간사회 사이의 관계를 다루는 장르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과학소설은 결국 과학기술이 시민의 일상과 눈에 띄게 관계 맺기 시작한 19세기의 한 장르로서 그 맥을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장르를 바라본다면, 왜 과학소설이 봉준호 같은 영화감독이나, 이창래, 콜슨 화이트헤드 같은 소설가들에 의해서 선택될 만큼 오늘날 큰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도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블랙미러〉와 같은 영미권 드라마나 테드 창 혹은 켄 리우와 같은 작가들의 소설에서도 볼 수 있듯이, 과학소설은 다양한 SNS 매체를 비롯한 커뮤니케이션 기술들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에도 매우 적절한 장르입니다. 또한 〈설국열차〉가 잘 보여 주듯, 과학소설은 킨 스탠리 로빈슨과 같은 저명한 작가가 평생을 바쳐 다루고자 했던 끊임없는 기후변화 문제들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도 가장 적절한 문학 장르입니다. 프랑스의 쥘 베른 같은 초기 SF 작가들은 새로운 과학 지식을 대중에게 교육할 목적으로 소설을 활용하고자 했지만, 20세기에 이르러 과학소설은 과학기술에 대한 교육적 효과보다는 오히려 경제적 불평등이나 감시 사회의 위험성 같은 사회적 주제들을 교육하는 데 더 효용성이 있다는 것이 알려졌고, 오히려 이러한 사회적 주제에 대한 교육적 효과 때문에 오늘날 아동 청소년 문학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과학소설의 역사가 다른 대중 문학 장르와 크게 구별되는 이유 중 하나는 이 장르가 처음부터 장르를 둘러싼 공동체를 형성하는 일에 기여해 왔다는 것입니다. 초기의 SF 팬덤은 SF라는 장르의 미래가 어떻게 되어야 할지에 대해 치열한 토론을 벌였고, 이로 인해 SF 팬덤 공동체가 형성되었으며, 이 공동체는 오늘날 초-매체적 글로벌 SF 팬 공동체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가령 오늘날 전 세계의 관객들은 이러한 SF 장르를 통하여 마블 유니버스와 같은 SF 테마의 프랜차이즈 영화를 보고, 한국 밖의 관객들은 심지어 한국어를 하나도 모르더라도 자막을 통해 K-드라마와 같은 각 나라의 문화를 배우고 있습니다.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또 다른 핵심 주제는 과학소설이라는 장르가 우리로 하여금 생각을 위한 도구를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과학소설을 통해 나는 무엇인지, 나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지, 우리의 사회는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지도를 그릴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는 이 장르를 통해 우리의 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가령 더 포용적이며 정의로워야 하는지 아니면 더 위계적이며 분열적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이해하고, 어떻게 하면 그러한 미래의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구상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작가이든, SF 문학의 팬이든, 비평가이든, 혹은 그저 일반 독자이든지 간에 SF 장르에 참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리의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이해하고, 우리의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고민하는 작업에 이미 참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SF를 둘러싼 구성원들은 비록 무엇이 더 ‘나은 미래’인가에 대해서 언제나 일치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변화에 참여하고 그러한 목적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를 원합니다.
2018년 12월 저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한국 사람들을 이해하고 식당과 찜질방을 방문해 한국 사회의 단편적 일상을 경험하며, 한국의 역사를 공부했습니다. 이를 통해 세상 저편에 사는 한국의 작가와 학자들이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는지에 대해 함께 공유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은 것은 덕수궁 뜰에서 바라본 서울의 풍경입니다. 덕수궁 안에서 바라본 서울의 풍경은 조선의 건축양식과 일본 제국주의의 흔적들이 이루는 대비와 더불어, 근대 초기 궁궐 양식이 그를 둘러싼 현대적 서울의 건축들과 병치를 이루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러한 풍경은 마치 SF 작품을 읽을 때의 흥분 같은 그러한 감정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저는 마치 제가 시간의 흐름으로부터 분리되어 수 세기의 역사들이 서로 뒤섞이는 것을 보는 듯한 느낌, 혹은 마치 덕수궁이 뜰이 궁궐을 둘러싼 현대적 도시로 솟아올라 변화하는 듯한 상상, 혹은 마치 알렉스 프로이아스의 영화 〈다크 시티〉(1998)의 한 장면에서처럼 도시의 풍경이 특수 효과를 통해 변형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의 사이언스 픽션적인 눈으로는 마치 이 도시의 풍경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오늘날의 서울이 친숙하면서도 낯선 미래의 서울로, 서구 세계의 습관적 상상력을 통해서 본 미래가 아닌 지구 저편 한국인의 시각을 통해 상상한 미래의 모습으로 변화되어가는 듯했습니다.
저의 책이 한국의 독자들을 위해 번역된다는 것에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제가 한국의 과거와 한국 작가들의 미래에 대한 시각을 배우면서 흥분할 수 있었던 바와 같이, 한국의 독자들 역시도 『에스에프 에스프리』를 통해 영미권 과학소설의 전통과 더불어 이 장르를 둘러싼 다양한 구성원들이 이 장르의 중요성을 어떻게 정의하는지를 즐겁게 배울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제가 이 분야를 계속 연구하는 동기는 끊임없이 역동적으로 변화한다는 느낌입니다. 오늘날의 과학소설이 어제의 것이 아니듯, 내일의 과학소설도 무엇인가 다른 것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세계 전역에서 다양한 배경과 새로운 시각을 가진 신진 작가들이 이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저는 이 대화의 흐름에 한국의 구성원들이 기여하는 바를 배워 나가고 싶습니다.

셰릴 빈트, UC 리버사이드 교수
(번역: 유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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