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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일기
| 규격外
ISBN-10 : 8937433702
ISBN-13 : 9788937433702
베를린 일기 중고
저자 최민석 | 출판사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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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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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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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로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혜성처럼 등장한 최민석 작가는 한 예술 기관의 지원으로 2014년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베를린 자유대학에 머물렀다. 그 90일 동안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썼고, 매일매일 자신의 SNS에 올렸다. 당시 그의 글을 읽은 독자들 사이에 ‘최민석 일기체’가 유행할 만큼 큰 화제를 모았고, 그때 그 일기를 모은 것이 바로 이 책 『베를린 일기』다.

저자소개

저자 : 최민석
저자 최민석은 2010년 단편소설 「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로 ‘창비 신인소설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2012년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으며, 쓴 책으로는 장편소설 『능력자』, 『풍의 역사』, 『쿨한 여자』, 소설집 『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 『미시시피 모기떼의 역습』, 산문집 『청춘, 방황, 좌절, 그리고 눈물의 대서사시』 등이 있다.
6·70년대 지방 캠퍼스 록밴드 ‘시와 바람’의 보컬로도 활동 중이다.

목차

프롤로그 7

베를린 일기 8

책 속으로

만약 OECD 가입 기준에 인터넷 사용 편의성이라는 항목이 있다면 독일은 당장 퇴출이 된다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벌써 그런 항목이 있다면, 어쩔 수 없고). 혹시 메르켈 총리의 우스꽝스런 사진이 급속도로 퍼지는 걸 막기 위해 와이파이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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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OECD 가입 기준에 인터넷 사용 편의성이라는 항목이 있다면 독일은 당장 퇴출이 된다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벌써 그런 항목이 있다면, 어쩔 수 없고). 혹시 메르켈 총리의 우스꽝스런 사진이 급속도로 퍼지는 걸 막기 위해 와이파이 보급률을 낮추는 게 아닐까, 라는 의심이 들 만큼, 정부 차원의 조직적이고 적극적인 무관심과 소극적인 개척정신의 결과물인 듯 보였지만, 실은 인터넷이 안 되니 생각이 깊어졌을 뿐이다.―16쪽

나는 항상 당장 죽어도 후회가 없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기에, 지인들의 편의를 위해 유서를 미리 써 두었다. 그건 졸저 『청춘, 방황, 좌절, 그리고 눈물의 대서사시』에 장엄하게 적혀 있다. 매년 유서를 개정하기로 했으나, 올해 판은 아직 고치지 못했으므로 개정판을 작성할 때까지는 일단 굉장히 열심히 살기로 했다. 혹시나 개정판을 작성하지 못했는데도 내가 사고를 당한다면, SNS에 나를 추모하는 아름다운 글로 도배하는 그런 비자본주의적인 행동은 삼가고, 그저 『풍의 역사』를 사 주길 바란다.―75쪽

밤은 일찍 오고, 그 밤은 길다. 이곳에서의 나의 일상 대부분은 어둠이 차지한다. 그렇다 서 이 일상을 거절할 순 없다.
때로 일상은 살고 싶은 대상이 아니라, 살아 내야 하는 대상이다. 하지만 때로 그 일상이 다시 살고 싶은 대상이 되기도 하기에, 살아 내야 하는 오늘을 무시하지 않으려 한다. 소중한 날로 이어지는 다리는 필시 평범한 날이라는 돌로 이뤄져 있을 것이다. 보잘것없는 돌 하나를 쌓은 밤이다.
필요한 날이었다.
열네 번째 날이다.―76쪽

“사람들은 모두 변해. 그렇다고 남을 탓할 수도, 나를 탓할 수도 없어. 단지 우리는 그때마다 자신의 best version으로 변하면 되는 거야.”
worst version이 되고 난 다음 날, 숙취와 수치 속에 이 말이 떠올랐다.―108쪽

그나저나, 지난번 대홍기획 사보에 쓴 글의 주제는 ‘혼자 밥 먹기’였는데, 나는 “아니. 왜, 이런 주제를 나한테 청탁한 건가!” 하며 격분했는데, 곰곰이 따져 보니 그날도, 그 전날도, 그 전전날도 혼자서 밥을 먹었단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아니. 이렇게 맞춤 양복처럼 딱 맞는 주제가 있나!’ 하며 감탄했다. 하여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논문을 쓸까 하다가 어차피 원고료는 A4 한 장 값만 줄 것이기에, 그 마음을 꾹꾹 눌러 한 장만 썼다. 그나저나 나는 그 원고에 불란서의 사상가 보드리야르의 말을 인용했는데, 그는 이렇게 말했다.
“기근보다 더 슬프고, 거지보다 더 불쌍하게 보이는 것은 많은 사람 앞에서 혼자 밥 먹는 사람이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광경이다.”
혼자 밥을 먹은 국가만 해도 38개국에 달하는 나로서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만약 내가 보드리야르가 대학원 다니던 시절, 그의 학과장이었다면, 석사학위도 주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학부도 낙제시켰을 것이다. 단,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은 이런 말을 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인간은 고독 속에서 혼자 서는 인간이다.”
만약 내가 스웨덴 한림원장이었다면 그에게 노벨 문학상을 줬을 것이다.
불이 꺼진 텅 빈 연구실에서 혼자 있는 이 밤, 입센만이 내 심정을 이해할 것이다.―144쪽

일기를 쓰는 건 자신의 마음이 가고 있는 지도를 스스로 그려 가는 일이다.
지난 한 달간 나는 生에서 人間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 아직 생의 종착역까지는 많이 남았다. 내 열차가 너무 많은 승객들로 대화조차 불가능한 것은 곤란하지만, 아무 승객도 없이 그저 운행 일정을 지키기 위해 달리는 열차가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종착역은 같지 않더라도,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는 한 명의 승객이 있었으면 좋겠다.
젠장, 이곳도 가을이다.―162쪽

백림에 와서 무얼 했나 뒤돌아 보니, 일기만 쓴 것 같다. 대충 살자고 해 놓고, 일기를 너무 열심히 쓴 것이다. 일기를 쓴다고 해서 누가 ‘아이고. 최 작가님 고생하십니다’ 하며 계좌 이체를 해 주는 것도 아니고, 국가에서 ‘최 작가. 적성에도 안 맞는 군 복무 하느라 힘들었네. 다음 생에 한국에서 또 태어나면 면제로 해 주지’ 하는 것도 아닌데, 너무 열심히 쓴 것 같다.―262쪽

‘노 앵글리쉬’ 아줌마의 설명으로 간신히 찾아낸 식당(역시 ‘아니,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자연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있었던 식당)에 당도하니, 역시 모두가 ‘노 앵글리쉬’였다. 모두가 ‘노 앵글리쉬’이다 보니, 드레스덴이 미 공군과 영국 공군의 폭격을 차례로 받아 영어를 싫어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덕분에 나는 독일어 실력이 느는 느낌을 받았다.
일단 물보다 싸다는 지역 맥주로 목을 축이고 정신을 차려 보니, 옆방에선 역시 ‘아니 이게 가능하단 말이야’라고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회갑연 같은 걸 벌이고 있었다. 밴드는 맥주를 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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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최민석 작가의 포복절도 좌충우돌 베를린 여행기! “일기를 쓰는 건 자신의 마음이 가고 있는 지도를 스스로 그려 가는 일이다.” 고독한 작가 최민석이 고독한 도시 베를린에 90일간 머물면서 매일 한 편씩 써 내려간 마음의 지도 뼈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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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석 작가의 포복절도 좌충우돌 베를린 여행기!

“일기를 쓰는 건 자신의 마음이 가고 있는 지도를 스스로 그려 가는 일이다.”

고독한 작가 최민석이 고독한 도시 베를린에 90일간 머물면서
매일 한 편씩 써 내려간 마음의 지도

뼈저리게 외로움을 느끼며 뼈에 새긴 진실은 오직 하나,
사람에게 필요한 건 사람뿐!

● 모든 인간은 외롭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함께여야 한다!


2010년 「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로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혜성처럼 등장한 최민석 작가는, 2012년 『능력자』로 [오늘의 작가상] 트로피에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는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때는 바야흐로 2014년 가을, 그는 한 예술 기관의 지원으로 2014년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베를린 자유대학에 머물렀다. 그 90일 동안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썼고, 매일매일 자신의 SNS에 올렸다. 당시 그의 글을 읽은 독자들 사이에 ‘최민석 일기체’가 유행할 만큼 큰 화제를 모았고, 그때 그 일기를 모은 것이 바로 이 책 『베를린 일기』다.
매일 아침 일기를 썼다는 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는 이렇게 말했다. “내 마음의 삶을 기록하는 시간을 보내고 나면, 하루의 나머지 시간을 미련하게 보낼 권리가 생긴다.” 굳이 일기를 쓰지 않더라도 충분히 미련하게 살고 있는 최민석 작가에게, 이 말은 무척이나 반갑게 느껴졌다. 일기만 쓰면 삶의 나머지를 더 미련하게 탕진할 수 있으니까.
고독(孤獨)의 대명사 최민석 작가가 머물게 된 곳은 하필이면 그 이름도 고독한 독일(獨逸)의 베를린. 그리하여, 막상 출국을 하니 춥고 외롭고 딱히 할 일도 없던 작가는, 한 독자가 선물로 준 다이어리에 매일매일 일기를 써 나가기 시작했다. 평론가 김현을 흉내 내 볼 요량으로 60~70년대 문인들의 문체를 차용한 그의 일기는 흡사 당시 동백림을 떠돌던 고독한 예술가를 연상시킨다.
그동안 ‘구라 문학’의 진수를 보여 주며 ‘구라파’ 작가로 손꼽혀 온 그의 진짜 ‘구라파(歐羅巴)’ 여행기는 온통 ‘구라’로 점철된 듯 보인다. 일기란 모름지기, 실제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적는 것인데, 도무지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그가 게르만 정보 참사, 게르만 두발 참사 등으로 명명한) 온갖 기상천외한 사건들이 벌어진다. 역시 구라파 작가는 일기도 구라로 쓰는군, 하고 쓴 웃음을 지을라치면, 작가는 여봐란 듯이 사진으로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사실임을 증명하며 독자들을 배신(?)한다.
인터넷도 잘 되지 않고, 가는 곳마다 ATM기가 작동하지 않으며, 드라이기는 고장이 나고, 기차는 매번 연착하는가 하면, 온수가 나오지 않아 찬물로 샤워를 하고, 술에 취해 택시를 타고 아우토반을 달리며, 물건을 살 때마다 호갱님이 되고 마는, 우리들의 좋은 친구(好舊), 호구 최민석 작가는 마침내 베를린에서 아시안 호구를 넘어 국제 호구로 등극하게 된다. 웃음 폭탄, 항문발모형(울다가 웃다가 어딘가에 털이 나는) 소설 등의 수식을 달고 다닐 만큼 재미있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최민석 작가의 타고난 이야기꾼으로서의 매력은 『베를린 일기』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이 책에서 베를린의 아름다운 풍광, 풍부한 역사적 지식, 여행에 도움이 되는 유용한 정보와 숨은 맛집 소개에 대한 기대는 고이 접으시라. 그저 살아 숨 쉬는 듯 생생한 인물들, 포복절도 좌충우돌 에피소드, 웃음과 눈물, 그리고 감동 넘치는 이야기, 이야기, 이야기뿐이다.
하지만 최민석의 진정한 매력은 단순히 ‘재미’에 있지 않다. “진정성과 패기”(문학평론가 김미현), “삶의 진실에 더 바짝 다가서려는 열정”(소설가 정미경),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진정성을 향한 열망”(문학평론가 정영훈), “절실함과 진심”(문학평론가 강유정). 하나같이 입을 모아 ‘진심’, ‘진실’, ‘진정성’을 말하는 이 찬사들은 최민석 작가에게 쏟아진 것들이다. 우리는 최민석의 허풍에서, 입담에서, 구라에서, 진실과 진심을 느낀다. 그것이 바로 그가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다.
그는 출국 한 달 전 자전거를 타다가 크게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인간의 목숨은 유리잔처럼 한순간에 산산조각이 나 버릴 수 있다는 것을 극히 일부로나마 맛보았다. 그렇기에 살아 있는 동안 자신이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한 바를 기록하고, 나누고, 무엇보다 자신의 생에 남겨진 길을 기쁨을 찾아 떠나는 지도로 만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매 순간 느끼고 있다. 이 일기는 그런 차원의 기록이다.”라고 고백한다. “이곳에 오기 전, 나는 ‘쓴다는 행위’에 대해 강력한 회의를 품었다. 일종의 무기력한 구호라고 느낀 것이었다. 그것은 주장도, 깨달음의 나눔도, 발견의 확산도 아니었다. 그것은 내게 생존 수단이었고, 노동이었고, 평가의 대상이었고, 비난과 조롱의 빌미였다.”라고 말할 만큼 회의적이었던 그는 “이곳에 온 뒤 내키는 대로, 아무렇게나, 마구, 되는대로, 그럭저럭, 이랬다저랬다, 조삼모사, 조변석개의 자세로 쓰다 보니, 글쓰기가 내게 일종의 걷기나 식사, 혹은 수면처럼, 매일 치러야 일상이 가능해지는 대상으로 변했다.” 그는 일기를 쓰면서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실수하면 인정하고, 잘못을 저지르면 사과하고, 좋은 것이 있으면 감사하고, 남은 시간을 소중히 쓰기로 했다.” 그리고 “고독은 현재 진행형일 때는 처참하지만, 과거 완료형일 때는 낭만적이다. 이 자발적인 일기가 그 낭만의 증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한다.
인간을 극단으로 몰고 가는 흐린 날씨, 희망이 보이지 않는 맛없는 음식, 절망적인 독일식 유머 속에서도 그는 결국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사람뿐’이라는 진실을 깨닫는다.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려 한다. 왜 그렇게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따뜻하게 대해 줬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그저 살다 보면 이런 날도 있는 거라고, 내가 멍청하게 지낸 모든 날들에 대한 보상이라고…… 그렇게, 여기기로 했다. 이들의 환대에 대한 어떠한 이성적 이유도 찾을 수 없다. 내가 많이 변한 것 같다. 어쩌면 나는 내 문학의 상징인 빈정댐과 투덜댐을 잃어버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것은 잃어버려도 좋다. 그렇게 생각했다.”
베를린에서의 90일을 마치고 “무수한 불행들이 열렬하게 기다리고 있는 서울”에 돌아왔지만, 그는 더 이상 외롭지 않다. “작가가 완전히 혼자가 아닌 것은 언제나 고독이 함께하기 때문”이라는 깨달음을 얻은 까닭이다.
그리하여 그가 그랬던 것처럼, 단 한 명이라도 이 책을 읽고 “결국 인생에서 필요한 건 상대에게 웃음을 짓는 것, 상대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 그리고 스스로를 존중하며 소중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과 그 실천”임을 알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면서 『베를린 일기』를 세상에 내보내는, 첫 번째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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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베를린일기 | al**7414 | 2018.03.1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우연히 연말 추천도서에서 보았던것 같다. 그리고 그냥 마음에 들어서 주문을 했고 책을 펼친후부터 너무 재밌어서 결국 아껴보고싶...
    우연히 연말 추천도서에서 보았던것 같다.
    그리고 그냥 마음에 들어서 주문을 했고
    책을 펼친후부터 너무 재밌어서 결국 아껴보고싶던 책이었다.

    처음 받은 느낌은
    '아 정말 일기 그대로 복붙이구나'
    였고,
    두번째 받은 느낌은
    '하루에 일기를 굉장히 길게 쓰네' 였다.
    그리고 책을 다읽고 전체적으로 느낀것은
    '최민석 작가는 굉장히 유쾌하고 재미있지만 고독한 사람이구나'
    다들 주저하는 '겨울 유럽여행'에 '공짜'로 편승하여 다녀왔으니
    좋을만도 하지만 역시.. 겨울에는 어디가도 별로라는 느낌을 받았다.

    일단 이 책은 작가의 매일매일이 너무나 유쾌하고 재밌어서
    이렇게 글을 재밌게 쓰면 참 좋겠다 싶지만
    가끔씩 너무나 고독적인 면에서 (비가 줄창 온다던지, 외로움이 가득한 일기내용이라던지)
    인간은 친구보단 반려자가 필요한 존재라는것을 새삼 깨달았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너무 많은데
    지속적으로 나오는 버섯인간이라던지, 조선인 양경종이라던지, 축구라던지,
    너무 웃겨서 남편에게 그 부분들을 읽힐 정도였다.

    보통 책을 읽으면서 밋줄을 많이 긋는데 이책은..
    아쉽게도 밑줄을 그을 시간없이 웃으며 넘어갔는데
    내가 그어놓은 밋줄을 찾다보니 이런 내용이 있었다.

    ----------------------------------------------------------------------------------------------------------------
    때로 일상은 살고 싶은 대상이 아니라, 살아내야하는 대상이다.
    하지만 때로 그 일상이 다시 살고싶은 대상이 되기도 하기에,
    살아내야 하는 오늘을 무시하지 않으려한다.
    소중한 날로 이어지는 다리는 필시 평범한 날이라는 돌로 이뤄져 있을 것이다.
    보잘 것 없는 돌 하나를 쌓은 밤이다.
    ----------------------------------------------------------------------------------------------------------------

    이부분에서. 아 이부분이 작가였지! 하며 무릎을 탁쳤다.
    이책을 읽고나서 나는 매일 일기를 쓰게 되었다.
     

    IMG_8247.jpg

  • 모든 인간은 외롭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함께여야 한다! 2010년 「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로 창비신인소설...
    모든 인간은 외롭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함께여야 한다!

    2010년 「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로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혜성처럼 등장한 최민석 작가는, 2012년 『능력자』로 [오늘의 작가상] 트로피에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는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때는 바야흐로 2014년 가을, 그는 한 예술 기관의 지원으로 2014년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베를린 자유대학에 머물렀다. 그 90일 동안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썼고, 매일매일 자신의 SNS에 올렸다. 당시 그의 글을 읽은 독자들 사이에 ‘최민석 일기체’가 유행할 만큼 큰 화제를 모았고, 그때 그 일기를 모은 것이 바로 이 책 『베를린 일기』다.
    매일 아침 일기를 썼다는 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는 이렇게 말했다. “내 마음의 삶을 기록하는 시간을 보내고 나면, 하루의 나머지 시간을 미련하게 보낼 권리가 생긴다.” 굳이 일기를 쓰지 않더라도 충분히 미련하게 살고 있는 최민석 작가에게, 이 말은 무척이나 반갑게 느껴졌다. 일기만 쓰면 삶의 나머지를 더 미련하게 탕진할 수 있으니까.
    고독(孤獨)의 대명사 최민석 작가가 머물게 된 곳은 하필이면 그 이름도 고독한 독일(獨逸)의 베를린. 그리하여, 막상 출국을 하니 춥고 외롭고 딱히 할 일도 없던 작가는, 한 독자가 선물로 준 다이어리에 매일매일 일기를 써 나가기 시작했다. 평론가 김현을 흉내 내 볼 요량으로 60~70년대 문인들의 문체를 차용한 그의 일기는 흡사 당시 동백림을 떠돌던 고독한 예술가를 연상시킨다.
    그동안 ‘구라 문학’의 진수를 보여 주며 ‘구라파’ 작가로 손꼽혀 온 그의 진짜 ‘구라파(歐羅巴)’ 여행기는 온통 ‘구라’로 점철된 듯 보인다. 일기란 모름지기, 실제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적는 것인데, 도무지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그가 게르만 정보 참사, 게르만 두발 참사 등으로 명명한) 온갖 기상천외한 사건들이 벌어진다. 역시 구라파 작가는 일기도 구라로 쓰는군, 하고 쓴 웃음을 지을라치면, 작가는 여봐란 듯이 사진으로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사실임을 증명하며 독자들을 배신(?)한다.
    인터넷도 잘 되지 않고, 가는 곳마다 ATM기가 작동하지 않으며, 드라이기는 고장이 나고, 기차는 매번 연착하는가 하면, 온수가 나오지 않아 찬물로 샤워를 하고, 술에 취해 택시를 타고 아우토반을 달리며, 물건을 살 때마다 호갱님이 되고 마는, 우리들의 좋은 친구(好舊), 호구 최민석 작가는 마침내 베를린에서 아시안 호구를 넘어 국제 호구로 등극하게 된다. 웃음 폭탄, 항문발모형(울다가 웃다가 어딘가에 털이 나는) 소설 등의 수식을 달고 다닐 만큼 재미있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최민석 작가의 타고난 이야기꾼으로서의 매력은 『베를린 일기』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이 책에서 베를린의 아름다운 풍광, 풍부한 역사적 지식, 여행에 도움이 되는 유용한 정보와 숨은 맛집 소개에 대한 기대는 고이 접으시라. 그저 살아 숨 쉬는 듯 생생한 인물들, 포복절도 좌충우돌 에피소드, 웃음과 눈물, 그리고 감동 넘치는 이야기, 이야기, 이야기뿐이다.
    하지만 최민석의 진정한 매력은 단순히 ‘재미’에 있지 않다. “진정성과 패기”(문학평론가 김미현), “삶의 진실에 더 바짝 다가서려는 열정”(소설가 정미경),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진정성을 향한 열망”(문학평론가 정영훈), “절실함과 진심”(문학평론가 강유정). 하나같이 입을 모아 ‘진심’, ‘진실’, ‘진정성’을 말하는 이 찬사들은 최민석 작가에게 쏟아진 것들이다. 우리는 최민석의 허풍에서, 입담에서, 구라에서, 진실과 진심을 느낀다. 그것이 바로 그가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다.
    그는 출국 한 달 전 자전거를 타다가 크게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인간의 목숨은 유리잔처럼 한순간에 산산조각이 나 버릴 수 있다는 것을 극히 일부로나마 맛보았다. 그렇기에 살아 있는 동안 자신이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한 바를 기록하고, 나누고, 무엇보다 자신의 생에 남겨진 길을 기쁨을 찾아 떠나는 지도로 만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매 순간 느끼고 있다. 이 일기는 그런 차원의 기록이다.”라고 고백한다. “이곳에 오기 전, 나는 ‘쓴다는 행위’에 대해 강력한 회의를 품었다. 일종의 무기력한 구호라고 느낀 것이었다. 그것은 주장도, 깨달음의 나눔도, 발견의 확산도 아니었다. 그것은 내게 생존 수단이었고, 노동이었고, 평가의 대상이었고, 비난과 조롱의 빌미였다.”라고 말할 만큼 회의적이었던 그는 “이곳에 온 뒤 내키는 대로, 아무렇게나, 마구, 되는대로, 그럭저럭, 이랬다저랬다, 조삼모사, 조변석개의 자세로 쓰다 보니, 글쓰기가 내게 일종의 걷기나 식사, 혹은 수면처럼, 매일 치러야 일상이 가능해지는 대상으로 변했다.” 그는 일기를 쓰면서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실수하면 인정하고, 잘못을 저지르면 사과하고, 좋은 것이 있으면 감사하고, 남은 시간을 소중히 쓰기로 했다.” 그리고 “고독은 현재 진행형일 때는 처참하지만, 과거 완료형일 때는 낭만적이다. 이 자발적인 일기가 그 낭만의 증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한다.
    인간을 극단으로 몰고 가는 흐린 날씨, 희망이 보이지 않는 맛없는 음식, 절망적인 독일식 유머 속에서도 그는 결국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사람뿐’이라는 진실을 깨닫는다.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려 한다. 왜 그렇게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따뜻하게 대해 줬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그저 살다 보면 이런 날도 있는 거라고, 내가 멍청하게 지낸 모든 날들에 대한 보상이라고…… 그렇게, 여기기로 했다. 이들의 환대에 대한 어떠한 이성적 이유도 찾을 수 없다. 내가 많이 변한 것 같다. 어쩌면 나는 내 문학의 상징인 빈정댐과 투덜댐을 잃어버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것은 잃어버려도 좋다. 그렇게 생각했다.”
    베를린에서의 90일을 마치고 “무수한 불행들이 열렬하게 기다리고 있는 서울”에 돌아왔지만, 그는 더 이상 외롭지 않다. “작가가 완전히 혼자가 아닌 것은 언제나 고독이 함께하기 때문”이라는 깨달음을 얻은 까닭이다.
    그리하여 그가 그랬던 것처럼, 단 한 명이라도 이 책을 읽고 “결국 인생에서 필요한 건 상대에게 웃음을 짓는 것, 상대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 그리고 스스로를 존중하며 소중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과 그 실천”임을 알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면서 『베를린 일기』를 세상에 내보내는, 첫 번째 날이다.
  • 오늘의 하늘처럼 | su**ell | 2017.03.2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어떠한 욕망이나 규칙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면, 적어도 스스로가 그렇게 느낀다면 그에게서 좋은 작품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

    어떠한 욕망이나 규칙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면, 적어도 스스로가 그렇게 느낀다면 그에게서 좋은 작품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그가 창조성을 바탕으로 하는 예술가라면 자유는 예술을 하기 위한 필수불가결의 조건이 될 수 있다. 말하자면 예술의 원천은 그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는자유로움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그것이 꼭 일상 생활에서의 자유분방함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일상 생활에서조차 예술가입네, 제멋대로 행동한다면 그것은 미친X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예술가는 작품활동과 일상생활을 철저히 분리할 필요가 있다. 작품에서조차 근엄한 척, 성인군자인 양 스스로에게 족쇄를 채운다면 예술가로서의 그의 생명은 끝난 것인지도 모른다.

     

    "48일 전 나는 교통사고를 겪으며 인간의 목숨은 유리잔처럼 한순간에 산산조각이 나 버릴 수 있다는 것을 극히 일부로나마 맛보았다. 그러기에 살아 있는 동안 자신이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한 바를 기록하고, 나누고, 무엇보다 자신의 생에 남겨진 길을 기쁨을 찾아 떠나는 지도로 만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매 순간 느끼고 있다. 이 일기는 그런 차원의 기록이다." (p.75)

     

    소설가 최민석의 <베를린 일기>는 읽는 이에게 편안한 웃음을 선사한다. 강요된 깨달음이나 과장된 웃음이 아닌, 날것에서 오는 푸근하고도 편안한 느낌은 글을 잘 쓰려는 작가적 욕망이나 누군가에게 멋있게 보이고 싶은 사회적 욕구가 어느 정도 배제된 채 쓰인 글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규칙이나 욕망에서 벗어난 순간, 우리는 억제되었던 동심을 회복할 수도 있고, 일상의 권태를 삶의 위트로 치환하는 방법도 깨우치게 된다. 일기를 쓴다는 건 결국 내 삶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려는 목적이 아니라 밋밋한 일상에서 서너 개의 기쁨을 발견하기 위함이다. 기쁨은 창조되는 게 아니라 발견하는 것임을 알기에 일기를 씀으로써 우리는 맨송맨송한 삶을 몇몇 기쁨으로 채워갈 수 있는 것이다.

     

    "만만한 곳이 없는 세상이다. 그나마 베를린은 버틸 만한 곳이다. 물론, 소시지와 쌀쌀한 기온과 해가 안 뜨는 어두움과 그로 인한 우울함과, 맛없는 음식과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발음과 방을 구하기 위해 서류를 보내고, 줄을 서서 면접을 봐야 하고, 복잡한 지하철과 버스 노선과 느린 인터넷만 잘 견뎌 낼 수 있다면 말이다." (p.158)

     

    2014년 가을, 한 예술 기관의 지원으로 2014년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베를린 자유대학에 머물렀던 작가는 독자가 선물로 준 다이어리에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썼고, 매일매일 자신의 SNS에 올렸다고 한다. 독특한 문체로 쓰인 그의 일기는 독자들에게 큰 화제를 모았고, 그때의 일기를 모아 엮은 것이 바로 이 책 <베를린 일기>다. 그의 일기에는 이국땅에서의 고독이나 우울이 물기 묻은 향수나 징징거림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여행자의 낭만이나 지적 허세로 포장되지도 않는다.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는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일들이 끝없이 벌어진다. 그리고 그는 보란 듯이 사진을 첨부한다. 구라가 아니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그의 일기는 일정한 형식을 유지한 채 계속된다. 가령 첫 문장은 "이 글은 1유로짜리 싸구려 커피를 마시며 쓰고 있다." 등으로 시작해 마지막 문장은 "베를린에서 첫 번째 날이었다."로 끝내는 식이다. 일기의 중간중간에 특정 인물을 소환하여 "OOO만이 내 심정을 이해할 것이다."를 반복하여 쓰기도 한다. 작가는 원고 청탁도 받지 않은 글을 내키는 대로, 아무렇게나, 자유롭게 씀으로써 새로운 경험을 했노라고 고백한다.

     

    "그녀의 말을 증명하듯, 나를 배웅하러 나온 그녀의 등 뒤로 펼쳐진 암흑 같은 검은 하늘 가운데 줄곧 비가 내렸다. 나는 그녀가 준 우산을 쓰고 있었다. 돌이켜 보니, 그녀의 말은 하나도 틀린 것이 없었다. 하지만, 제일 안 좋을 때, 제일 우울할 때 오니, 볼 것이 없어, 오히려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내가 많이 변한 것 같다. 어쩌면 나는 내 문학의 상징인 빈정댐과 투덜댐을 잃어버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것은 잃어버려도 좋다. 그렇게 생각했다. 여든아홉 번째 날이었다." (p.484)

     

    그의 일기에는 하루의 일과를 반성하고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도, 자신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심도 없다. 그날그날의 호구짓이 그저 젊은 날의 낭만쯤으로 읽힌다. 그렇다고 그가 마냥 젊다는 건 아니다. 그가 말하길, "고독은 현재 진행형일 때는 처참하지만, 과거 완료형일 때는 낭만적이다. 이 자발적인 일기가 그 낭만의 증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결국 인생에서 필요한 건 상대에게 웃음 짓는 것, 상대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 그리고 스스로를 존중하며 소중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과 그 실천인 것 같다. 어디에 있건, 남은 시간들은 소중히 쓰기로 했다. 서울에서의 생활이 다시 시작되었다. 백림의 여운은 이제 모두 정리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서울에서의 날이 시작되었다. 첫 번째 날이었다." (p.492)

     

    서울의 공기 질이 인도 뉴델리에 이어 세계 주요 도시 중 두 번째로 대기 오염이 심했다고 하는 오늘, 짙은 회색빛의 하늘을 보며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했던 한 여인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 부유하는 먼지처럼 말했다. 그녀의 일기가 "교도소에서의 첫 번째 날이었다."로 마무리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오늘의 하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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