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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레드 라인(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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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2쪽 | A5
ISBN-10 : 8937483718
ISBN-13 : 9788937483714
신 레드 라인(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제임스 존스 | 역자 이나경 | 출판사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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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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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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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참상을 생생하게 그려낸 전쟁 문학의 고전! 20세기 전쟁 문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제임스 존스의 소설 『신 레드 라인』. 태평양 전쟁에서 미국이 전세를 역전한 계기가 된 중요한 전투이자, 제2차 세계대전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였던 과달카날 전투. 이 과달카날 전투에 실제로 참전했던 작가는 자신의 자전적 체험과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삶과 죽음, 인간성과 야수성, 천국과 지옥이 교차하는 전투의 참상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당시의 상황을 영웅담으로 과장하거나 미화하지 않고, 병사들의 시각에서 담담하게 그려내며 개개인이 겪은 아픔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전장에 내몰려 살인 기계가 되어야 했던 청년들의 처절한 외침이 담겨 있다. 이 작품은 1964년과 1998년에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으며, 1998년 만들어진 영화는 베를린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저자소개

저자 : 제임스 존스
저자 제임스 존스(James Jones)는 1921년 일리노이 주 로빈슨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졸업 후 미 육군에 입대하여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였으며, 군 복무 중 톰 울프의 작품을 읽고 소설을 쓰기로 결심했다. 군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을 앞두고 하와이 주둔 미군 부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자연주의적 기법으로 묘사한 『지상에서 영원으로』를 발표하여 일약 전후 대표 작가의 한 사람으로 떠올랐다. 이 작품은 1953년 영화화되었고 두 차례나 텔레비전 시리즈물로 제작되었다. 1957년 중서부의 작은 마을을 무대로 대조적인 성격의 두 형제가 살아가는 방법을 그린 두 번째 소설 『어떤 사람들은 뛰어서 왔다』를 발표했다. 이 작품도 프랭크 시내트라와 셜리 매클레인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1959년 『피스톨』을 발표하여 《뉴욕 타임스》의 호평을 받았다. 1962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의 과달카날 섬을 배경으로 한 대표작 『신 레드 라인』을 발표하였다. 이 작품으로 그는 베스트셀러 작가로서의 명성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정점에 달한 필력으로 비평가들에게도 인정을 받았다. 1977년 『휘파람』을 마지막으로 심장병으로 사망하였다.

역자 : 이나경
역자 이나경은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영문과 대학원에서 르네상스 로맨스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화여대 영문과 BK21 사업단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샤이닝』, 『피버 피치』, 『딱 90일만 더 살아볼까』, 『피플 오브 더 북』,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시리즈’ 등이 있다.

감수 및 해설 : 홍희범
홍익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군사 전문지 《월간 플래툰》의 편집장 겸 대표로 있으며 《국방일보》에서 고정 필진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세계의 군용총기 백과』 3~4권, 『밀리터리 실패 열전』, 『세계의 항공모함』 등이 있다.

목차

신 레드 라인 13
작품 해설 / 홍희범(밀리터리 평론가) 687

책 속으로

직업 군인으로서 겪게 되는 위험 가운데 하나는, 시계처럼 정확하게 20년마다 자신이 속해 있는 인류가 정치 때문이든 인류애라는 이상 때문이든 전쟁을 벌이게 되고, 그러면 싸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수학적인 위험에서 벗어날 거의 유일한 방법은 한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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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군인으로서 겪게 되는 위험 가운데 하나는, 시계처럼 정확하게 20년마다 자신이 속해 있는 인류가 정치 때문이든 인류애라는 이상 때문이든 전쟁을 벌이게 되고, 그러면 싸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수학적인 위험에서 벗어날 거의 유일한 방법은 한 차례 전쟁이 끝난 뒤 재빨리 입대했다가 다음 전쟁 전에 제대하기를 바라는 것뿐이었다.
―45쪽

모든 사람의 마음 한구석에는 딱지 앉은 상처를 자꾸만 긁어 대는 손톱처럼, 조그맣게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그럴 가치가 있을까? 모두에게 네가 비겁자가 아니란 걸 증명하기 위해서 목숨을 내놓을, 죽어 버릴 가치가 과연 있는 걸까?’
―103쪽

사단장은 209 고지 정상에서 그날의 전투를 관찰하고 있었다. 물론 이번 공세에 그의 출세가 달려 있었다. 얼이 빠진 군인들이 무리를 지어 돌아오기 시작하자, 그는 미소 띤 얼굴로 사기를 진작시키려고 애쓰면서 그들 사이를 돌아다녔다.
“일본 놈들이 우리를 쫓아내게 하진 않을 거지, 제군? 응? 놈들이 세긴 하지만, 우리만큼 세진 못하다, 그렇지 않나?”
장군의 손자가 아니라면 아들 또래는 될 정도로 어린 소년 하나가 앉아 있던 자리에서 멍한 눈으로 고개를 들었다.
“장군님, 장군님이 나가 보세요! 장군님이 나가 보시라구요! 직접 나가 봐요!”
―226쪽

그렇다, 거물. 구경꾼들. 오늘 그곳에는 해군 장성까지 도착했다. 갑자기 불경스럽고 가슴을 죄어 오는 상상이 시작되어 스타인은 잠시 눈만 부릅뜨고 얼어붙어 버렸다. 그가 이틀 전 목격한 207 고지에서와 똑같은 상황이 재연되는 광경이었다. (중략) 다만 이번에는 짐 스타인 자신이 임무를 맡은 이들 가운데 한 명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임무를 맡은 이들은 냉정한 논리와 전술학의 법칙이 부풀려 과장해 놓은 허상들을 직접 겪고 있었다. 그리고 내일이 되면 또 다른 사람이 그 일을 맡을 것이다. 무시무시한 광경이었다. 그들 모두 똑같은 일을 하고 있었고, 그것을 멈출 힘은 아무도 없었고, 모두가 자신이 개인에게 자유를 가져다준다고 진심으로, 자랑스럽게 믿고 있었다. 그것이 점점 확장되어 여남은 개 국가와 수백만의 인간이 전 세계 수천 개의 고지에서 똑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상황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것은 계속되었다. 그것이 바로 현대 국가의 개념, 개념? 사실, 현실이었다.
―303~304쪽

그들은 자신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모두 자신이 살아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정말로 그랬다. 참 우스운 일이었다. 그들은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자유로운 개인이라고 당당히 말한다. 사실은 국가가 다른 기계인간을 통해 어디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할 때까지, 그들은 여기서 머무르며 지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자유로운 개인이라 자신의 자유의지와 선택에 따라 왔다고 생각한다. 거참.
―377~378쪽

웰시는 얼간이 같은 꼬마들에게 세상에, 전쟁에, 국가에, 중대에, 놈들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사실을 끝없이 가르치는 일에 질려 버렸다. 그들은 달러 지폐처럼 써 버리는 존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날마다, 하나씩 모두 죽어 버린다 하더라도 그 자리를 대신할 사람이 있기만 하다면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사실을. 대체 그놈은 지가 뭐라고 생각했던 것인가? 지가 중대에 뭐나 된다고 생각한 것인가?
―5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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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밀리터리 문학의 고전 전쟁은 인간이 스스로 지상에 만들어 낸 지옥이다 나라를 위해, 신념을 위해, 또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전장에 내몰려 살인 기계가 되어야 했던 청년들 삶과 죽음, 선과 악의 경계에서 조롱당해야 했던 그들의 처절한 외침 ...

[출판사서평 더 보기]

밀리터리 문학의 고전

전쟁은 인간이 스스로 지상에 만들어 낸 지옥이다
나라를 위해, 신념을 위해, 또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전장에 내몰려 살인 기계가 되어야 했던 청년들
삶과 죽음, 선과 악의 경계에서 조롱당해야 했던 그들의 처절한 외침


▶ 다음 세대는 우리 시대 전쟁에 대한 생생한 증언으로 이 소설을 선택할 것이다.-《라이프》

20세기 전쟁 문학의 고전 『신 레드 라인』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실제 과달카날 전투에 참전했던 작가 제임스 존스가 자전적 체험과 정확한 고증에 입각해 과달카날 전투의 참상을 생생히 묘사해 냈다. 과달카날 전투는 태평양 전쟁에서 일본에 연패하던 미국이 전세를 역전한 계기가 된 중요한 전투이며, 제2차 세계대전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이다.
이 책은 1962년 출간 직후 “헤밍웨이 이후 가장 강렬한 전쟁에 관한 산문”이라는 찬사와 함께 전쟁 문학의 대표작으로 떠올랐고 대중적으로도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1964년 한 차례 영화로 제작되었으며, 1998년 테런스 맬릭 감독에 의해 리메이크되었다. 영화는 조지 클루니, 우디 해럴슨, 숀 펜 등 할리우드의 거물급 스타들이 대거 참여해 더욱 화제를 모았고, 1999년 아카데미 7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베를린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탔다.
오늘날까지 이 책은 전쟁문학의 대표작으로 빠지지 않고 언급되고 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무려 800만의 청년이 전선에 끌려갔을 만큼, 미국 국민이 겪은 고통도 컸음에도 승리자의 면모만이 부각되어 왔다. 이 책은 기존의 전쟁 영웅담과는 달리 전쟁 당사자인 병사 개개인이 겪은 아픔을 정면으로 응시했다는 점에서 그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재하지 않는 전쟁의 참상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11월. 과달카날 섬에 비행장을 건설하려는 일본군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이 대대적으로 육군을 투입하면서 이 소설은 시작한다. 스타인 대위가 이끄는 C 중대도 짐짝처럼 수송선에 실려 섬에 도착한다. 일본군이 공습을 퍼붓지만 수송선들은 “시간이 없다”며 계속 군인들을 내려놓는다. 공습을 피해 무사히 해변에 올라와 한숨을 돌리는 것도 잠시, 자신들보다 조금 늦게 하선한 병사들이 폭탄에 맞아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C 중대는 충격을 받는다. 그러나 수송 작전은 차질없이 계속되고, 해변에 산처럼 쌓여 가는 전쟁 물자를 보며, C 중대원들은 자신들이 전쟁에 투입된 물량 중 하나일 뿐이라는 현실을 깨닫기 시작한다.
전장에서도 이와 같은 상황은 반복된다. 고지 하나를 점령하기 위해 무리한 정면 공격이 감행되면서 수많은 병사가 허망하게 죽어 나간다. 한 중대가 고지를 오르다 전멸하면, 그다음 날 또 다른 부대가 투입될 뿐이다. 스타인이 인명 손실을 줄이기 위해 측면 공격을 제안하지만 톨 중령은 “훌륭한 장교는 때로는 죽음을 명령할 수도 있어야 한다”며 단칼에 무시한다. 사실 톨은 마침 전투를 시찰하러 온 군단장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데 정신이 팔려 있었다. 다음 날 톨은 성공적으로 작전을 마치고 합류한 스타인의 부대에만 물을 배급해 주지 않는 식으로 보복하고, 불분명한 이유로 스타인을 직위해제해 버린다.
이 책의 저자 제임스 존스는 1940년 보병 25사단 소속으로 진주만 공습 당일에 오아후 섬에서 일본군의 폭격을 직접 체험했고, 과달카날 전투에도 참가하여 부상을 입은 참전용사다. 제대 후 그는 참전 경험을 살려 제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고발하는 소설을 써 왔다. 당시 미군의 절대다수는 진주만 공습으로 미국의 참전이 결정된 뒤에 군에 자원하거나 징집된 병력이며, 그런 까닭에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창작물의 저자 대부분은 전쟁이 아니었으면 군에 갈 일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제임스 존스는 전쟁 이전인 1939년부터 군에 자원입대한 직업군인으로서 미 육군의 생리를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 병사의 눈으로 본 태평양 전쟁의 실상

소설의 배경인 1942년의 과달카날은 정글전과 고지 점령전이 뒤섞인 매우 고된 시기였다. 섬을 선점한 일본군이 유리한 위치에서 쏟아내는 포탄 세례를 오로지 육탄전만으로 돌파해 내는 작전이 계속되면서 군인들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폐해질 수밖에 없었다. 명색이 조직력과 화력을 자랑하는 현대전이었지만 군인들이 감내해야 하는 고통은 그대로였다. 작가는 이러한 태평양 전선의 상황을 영웅담으로 과장하거나 미화하지 않고 병사들의 시각에서 담담히 그려 내었다.
전쟁에 임하는 병사들의 속마음은 제각각이다. 먼저 중대장 스타인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소령으로 활약한 아버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한 명의 병사라도 살릴 생각에 톨의 무리한 명령을 거역하면서도 그는 당장 날아오는 총알에 죽을 가능성보다 관료주의적 징계와 공공연한 추문에 더 신경을 쓴다.
행정병 파이프는 언제 죽게 될지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리다 후임병 비드와 동성애에 빠지고, 전투에 나가서도 남의 시선을 의식해 간간이 총을 쏘는 시늉만 할 뿐 내내 엎드려 있기 바쁘다. 퇴역 장교인데도 전쟁이 터지는 바람에 이병으로 징집된 벨은 집에 두고 온 아내 걱정에 전전긍긍하며, 취사반 스톰 하사는 남편을 잃은 누나 가족의 생계가 걱정된다. 마치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화기 소대에 배치되었지만 세련된 뉴욕 출신 친구들과 떨어져 근무해야 하는 게 불만이다. 태도 불량을 이유로 후방에 전출되었던 위트는 동료들과 함께하고 싶다며 근무지를 이탈해 전선까지 찾아 들어온다. 이 와중에도 찰리 데일과 돈 돌은 부사관들이 하나 둘 전사하여 생기는 빈자리를 바라보며 이 기회에 공을 세워 출세할 계획을 세운다.
평소 미친놈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웰시 상사는 이들을 냉소적인 눈으로 내려다보며 “이 모든 게 재산 때문”이라고 비아냥거린다.

■ 인간은 어떻게 살인 병기로 변해 가는가

전투를 겪으면서 병사들은 점점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살인 기계가 되어 간다. 전장에서 오랜 시간 과도한 긴장과 흥분에 시달린 끝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아드레날린 분비가 순식간에 최고조에 이르면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상태로 필요한 행동을 닥치는 대로 해내게끔 적응한 것이다.
마침내 적을 궤멸하고 일본군의 아지트를 ‘청소’하는 작전을 펼치면서 C 중대의 광기는 절정에 달한다. 그들은 항복 의사를 표시하거나 무장해제 상태의 일본군을 죽이면서도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특히 전날 일본군의 기관총 세례에 겁을 먹고 꼼짝 못했던 빅 퀸은 앙갚음이라도 하듯이 닥치는 대로 총칼을 휘두른다. 빅 언은 미군 포로의 성기를 자른 보복이라며 일본군 포로 두 명을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한다. 온화한 성격의 취사반 하사 스톰조차 나흘 동안 죽을 만큼 겁에 질려 있다가 일본군을 향해 총을 쏘게 되자, 한 명 한 명 죽일 때마다 즐기게 된다.
심지어는 파이프도 전투의 말미에 엉겁결에 일본군을 죽이고는 자신도 이제는 어엿한 군인이 되었다고 자신감을 얻는다. “안전한 상태로 사람을 죽이는 일에는 기분 좋은 뭔가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도 잠시, 전투의 흥분이 가라앉자, 병사들은 자신들이 죽기 전에는 벗어날 수 없는 감옥에 갇혀 있을 뿐임을 깨닫는다. 각각 머리에 총을 맞고 손에 수류탄 파편이 박혔는데도 최소한의 치료만 받고 돌려보내진 파이프와 스톰을 보면서 그런 생각은 더욱 굳어진다. 어린 부하들을 한꺼번에 잃고 충격으로 실성해 버린 매크론과 중증 말라리아 환자들, 그리고 온갖 편법을 동원하여 섬에서 후송되어 나간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는 다시금 훈련에 들어간다. 그들은 전투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전사들로서 뉴조지아 섬에 재배치된다.

■ 줄거리

1942년 11월. 스타인 대위가 이끄는 C 중대가 과달카날 섬에 도착한다. 일본군이 점령하고 있는 209 고지를 탈환하기 위해 정면 돌파하라는 명령이 내려진다. G 중대가 막대한 인명 손실만 입고 물러간 다음 날 전장에 투입된 C 중대 역시 똑같은 곤경에 처한다. 순식간에 소위 둘을 잃고 두 분대가 일본군의 사정거리 한복판에 갇히게 되자 스타인은 정글 쪽으로 우회하는 작전을 제안하지만 묵살당한다. 결국 스타인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작전이 변경된다. 이후 작전이 성공하여 고지 점령에 성공하게 되지만, 스타인은 직위해제된다.
전투 중 다친 파이프와 스톰은 부상을 빌미로 후송되려 노력하지만 다시 부대로 보내진다. 찰리 데일과 돌은 전투 중에 공을 세워 부사관으로 승진한다. 무단으로 근무지를 이탈한 위트는 C 중대와 합류해 공을 세우지만, 톨의 처사에 반발해 이전 부대로 돌아간다. 벨은 전투에서 위험한 고비를 넘기던 중 아내가 자신을 배신했음을 깨닫는다.
스타인의 뒤를 이어 중대장이 된 밴드는 빨리 승진할 욕심에 무리하게 행군을 계속하다가 베테랑 일본군 중대에 열두 명의 부하를 한꺼번에 잃는 실수를 저지른다.
과달카날 섬에서 일본군이 소탕되고 톨 중령과 연대장 등은 속속 승진해서 떠나간다. C 중대는 새로운 중대장 보시를 맞아 뉴조지아 섬으로 가기 위한 훈련을 시작한다.

■ 『신 레드 라인』에 쏟아진 찬사들

앞으로의 세대는 우리 시대 전쟁에 대한 생생한 증언으로 이 소설을 선택할 것이다.
― 《라이프》

너무나 강렬하고 냉혹한 전개. 이 소설은 전쟁 그 자체처럼 생생하게 다가온다.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잔인하고, 직설적이며, 강렬하다. 인물도 사실적이고, 언어도 사실적이며, 순식간에 닥쳐오는 죽음 역시 사실적이다.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노골적이고, 폭력적이며, 강력하고, 끔찍하다. 제임스 존스는 전투가 일으키는 동물적인 감정을 전례가 없을 정도로 치밀하게 들여다본다.
― 《이브닝 스탠더드》

귀하고 눈부신 업적. 그 어떤 소설보다 강렬하고 야심 차고, 웅대하며 적나라하다.
― 《뉴스위크》

의심의 여지가 없는 걸작. 제2차 세계대전에 관한 소설 가운데 최고다.
― 《시카고 데일리 뉴스》

전쟁소설 사상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작품 가운데 하나.
― 《네이션》

울부짖는 광기 그 자체를 실감하게 해 준다!
― 《뉴욕 포스트》

제임스 존스의 최고 걸작!
― 《뉴욕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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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신 레드 라인 | pj**55 | 2011.09.09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신 레드 라인 먼저 책을 읽기 전에 이미 ‘씬레드라인’이라는 영화로 많이들 접해 ...
    신 레드 라인
    먼저 책을 읽기 전에 이미 ‘씬레드라인’이라는 영화로 많이들 접해 보았을 것이다.
    영화 자체로의 평가로는 누군가에게는 대단히 지루한 하품만 나오는 전쟁 영화 같지 않은 다큐멘터리와도 같다고 생각할 것이고 누군가는 정말 뼈에 사무치도록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릴 수도 있을 것이다. 전쟁의 참상과 이면을 개인의 시각으로 비춰 보다 현실감 있게 그려내면서 자못 지루하게 늘어지는 영상은 여운마저 느끼게 하는 것이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괴물의 참혹함과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절망감, 무력감이 진득하게 배어나오는 장면들..
    자 이제 책으로 넘어가 보겠다.
    책을 보기만 해도 상당히 두꺼운 분량에 자못 쉽사리 다가가운 두께를 자랑한다. 그만큼 우리에게 진하게 여운을 남길 가능성도 크겠지요. 내용이 길고 많다고 해서 무조건 지루하거나 느린 전개로 답답하지도 않다. 그저 책은 한 구절 한 구절에서 우리를 서서히 참혹했던 그들만의 시야로 우리를 서서히 초대해 나간다.
    이는 우리가 흔히들 보아왔던 그리고 기대해왔던 일반적인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 소설과는 아주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는 어떻게 보면 이 책만이 가지는 장점이기도 하겠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분명히 이 책을 접하고 읽어 나가는데 확실한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재미없지만 재미있는 소설. 이 역설적인 표현만큼 전쟁 또한 역설적인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흥미위주로 빠르게 전개되는 책만을 찾는다면 그리고 그런 책과 소설만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는 가치관을 지닌 이라면 그것은 이러한 새로운 시각의 지평을 열어주는 저작자의 본심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 저의를 무시하는 좁은 안목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겪었던 전쟁 그 자체를 뼛속까지 우려내기 위해서 책에서와 같이 더디고 차분한 전개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한다. 단지 재미와 흥미를 위해서 이 책을 읽으려고 했다면 나는 결코 이 책을 읽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재미를 기대하고 보았다가 지루해서 실망을 할지도 모르는 사람들은 조금만 관점을 바꿔서 보면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져 다가와 있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한 개인의 일생에 있어서 전쟁을 경험한다는 것이 얼마나 크게 정신적인 충격으로 다가 오는지를 간접적으로 그리고 철저하게 몸에 스며들 것이다. 죽음보다 더한 두려움이 나약한 주인공들을 지배하는 지옥 속에서 우리는 철저하게 그들의 파괴된 내면을 직면한다. 그들은 영웅도 훌륭한 군인도 아니었다. 다만 한 사람이었다. 전쟁 속에서 주인공들이 어떻게 피폐해져 가는지 그저 담담하고 적나라하게 드러내 준다.
    결코 그 당시를 겪어보지 못한 우리 세대가 책속에서 풍겨오는 잔혹한 이면을 그 얼마나 쉽게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을까? 이미 우리의 사고방식과 범인의 시야를 벗어 나있는 소설이다. 이미 한 세대가 이미 체 지나가기도 전에 자신의 관점에서 결코 납득하기 어려운 불완전한 기억으로 남았기 때문일 것이다. 2차 세계 대전이라는 그리고 그 속에서도 가장 비인간적인 치열함을 그려온 태평양에서의 한 무인도에서의 전쟁. 전쟁의 참상과 아픔을 보여주길 넘어서서 ‘전쟁’ 그 자체의 본질에 무게를 둔 장엄한 서사시와도 같다. 소설속의 주인공들 그들은 바라본다. 그들이 죽이려고 하는 그들의 적 또한 자신들과 같은 '사람' 이었다. 그들은 자기 자신을 점차 죽여가고 있는 것이다. 상처투성이의 몸 뚱아리는 시간이 지나면 치유가 되지만 시간으로도 결코 극복되지 못할 상처를 스스로 내면서 도피하려고 하는 것이다. 전쟁을 비유하는 이런 글귀가 있다. "전쟁이라는 연필은 죽음만을 쓴다."
  • 전쟁의 실체는 무엇인가? 전쟁을 실제로 겪어보지 못한 나에겐 전쟁의 경험은 책이나 영화를 통해서 얻을수 밖에 없는 간접 경...
    전쟁의 실체는 무엇인가?
    전쟁을 실제로 겪어보지 못한 나에겐 전쟁의 경험은 책이나 영화를 통해서 얻을수 밖에 없는 간접 경험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책이나 영화를 보면 전쟁을 실감하기린 쉽지 않다. 왜냐면 언제나 영화나 문학 작품속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영웅적 모습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쟁 영화의 경우 대부분 정부의 지원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이러한 불합리한 모습은 더욱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때도 그랬고, 블랙호크다운때도 그랬다. 우리의 경우는 조금 더 심한 편으로 형제애가 부각된 태극기 휘날리며, 조국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버린 학도병 이야기인 포화속으로와 같은 영화속 등장인물은 정말 영웅들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신 레드라인속의 등장인물들은 이런 사명감 높은 영웅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은 우리 일상속에서 보아오던 일반적은 사람들이였고 그들은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전투를 통해서 점차 기계적으로 변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에게 영웅이라는 칭호를 붙여주긴엔 맞지 않는 것 같다. 책 제목 처럼 인간의 인성을 나누는 가느다란 붉은 선을 넘는 순간 사람은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주는 것 같다.
     
    신레드라인은 처음 접한건 영화였다. 당시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대히트를 친후였기 때문에 이와 유사한 전쟁영화로 판단하고 아무 거리낌 없이 영화관에 들어갔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참 시시한 영화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난후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고 그해 아카데미 시상식을 통해 신레드라인이라는 작품의 위대성을 듣게 되자 보는 시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존 트라볼타. 닉놀테, 존 쿠샥, 조지 크루니와 같은 기라성 같은 스타들이 카메오로 출연할 만큼 유명한 작품이였던 것이다. 그런 명성이 어떻게 나왔는지도 몰랐지만 대단하다고는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명성이 왜 나왔는지는 이번에 출간된 도서를 통해서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동안 읽었던 전쟁 문학 중 단연 최고는 하얀 전쟁이였다. 그리고 최근 본 작품중에는 퍼시픽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 역시도 이 신레드라인의 그늘에 있었음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방대한 분량이 이런 개개인의 묘사와 전투에 할애 함으로써 내 자신이 마치 과달카날 전투 한가운데 C 중대와 같이 있다는 느낌이 들게 했다. 마치 이것이 전쟁이다라는 느낌이랄까.
    하여간 이번 작품은 역시 명작이란 생각이 진하게 들게 만든 작품이였고 그 동안 봐온 어떤 작품보다도 리얼한 전쟁 문학이 아니였을까 쉽다. 
  •  신 레드 라인은 1942년 11월 세계 2차 대전이 한참이던 태평양 격전지 과달카날 섬에서 미국이 일본군과의 전투를...
     신 레드 라인은 1942년 11월 세계 2차 대전이 한참이던 태평양 격전지 과달카날 섬에서 미국이 일본군과의 전투를 그린 작품이다. 세계 2차대전이나 진주만 습격, 그리고 미국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전쟁이었던 베트남 전쟁이외에 '과달카날 전투'에 대한 이야기는 그 이전의 전투와는 달리 생소했다. 그러나 <신 레드 라인>은 1964년에 이미 이 작품으로 영화화 되었고 1998년 테런스 맬릭 감독에 의해 리메이크 되었다. 영화에는 조지 클루니, 우디 해럴슨, 숀 펜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친숙한 배우들이 참여했다.  
     
    저자 제임스 존스는 실제 고등학교 졸업후 세계 2차 대전에 참전했다. 톰 울프 소설을 읽고 소설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작품은 영화를 보듯 자연스럽고, 냉정하면서도 직설적이다. 거르는 것이 없는 날것 그대로 빈틈없이 과달카날 전투에 참전하게 된 군인들의 모습을 그린다. 생과사를 넘나드는 사이, 그들은 죽음도 두려움도 겪어낸다. 아마도 그들은 누구에게 배워서이기 보다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스스로 자신을 지켜내는 것이 아닐까.
     
    "우리 사회는 우리에게 모종의 요구를 하고, 희생을 필요로 하네. 우리가 거리서 살면서 그 혜택을 입으려면 말이야. 그게 옳다거나 그르다곤 하지 않겠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어. 사회가 요구하는 대로 해야 하네. 그 요구 가운데 하나가 전시에 우리 사회가 공격을 받아 방어를 해야 할 때에 다른 인간을 죽이는 것이지. 그게 오늘 자네가 겪은 일이네. 다만 그런 일을 해야 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자네보다 운이 좋다는 것이지. 그들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처음으로 사람을 죽이게 되거든. 그러면 일대일로 싸워 사람을 죽이기 전에 적응할 기회를 얻게 되지. 자네 기분이 어떤지 알 것 같네." - p.246
     
    나라에서 차출된 젊은이들이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서 나라를 위해, 신념을 위해 격렬한 전투를 하는 사이 그들은 이미 도덕을 넘어선 생과사의 갈림길에 올라서고 남이 죽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일념으로 벼랑 끝에 선 그들이 총과 칼을 겨누고 무자비한 폭력이 자행된다. 사람이 아닌 인간병기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젊은이들, 그의 자전적 경험은 이 작품에서 제대로 재현된다.
     
    실제 전투가 아닌 가상현실에서도 전쟁 영화를 볼 때마다 인간의 생명이 파리 목숨 보다 더 못한 상황을 볼 때마다 눈을 질끈 감는다. 가상이라도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상황들이 계속되는 가운데 <신 레드 라인> 역시 인간이 만들어낸 지옥의 중심에 그들이 서 있다. 전쟁이 인간 스스로 지상에 만들어낸 지옥이라 하지만 여전히 전쟁은 현실에서 존재하고 있고 책 속에 그려진 젊은이들의 희생과 전장의 참상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묵직하다.
     
    과달카날 섬에서 미군과 일본군이 태평양 전쟁의 주도권을 잡고 밀고 밀치는 상황에서 미국이 과날카날 전투에서의 승전보는 큰 의미를 갖는다. 유럽에서 싸웠던 전쟁과 달리 태평양 전쟁에서 미군이 일본군과의 싸움에서는 그들의 결의와 도무지 알 수 없는 신념의 차이등 문화적인 차이를 통해 고전했으며 그로인해 많은 희생이 뒤따랐다. 그 후 미국이 다시 군을 재정비해 전쟁의 주도권을 잡았지만 그 일련의 과정이 결코 쉽지 만은 않았다고 전해진다. 작품을 읽고 홍희범 밀리터리 전문가의 해설을 읽으면 보다 쉽게 '과달카날 전투'의 실상에 대해 알 수 있다. 이 작품을 통해 다시한번 인간의 양면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인간의 나약함과 강함도.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지옥의 상황도 결국 그 중심에 인간이 있다는 것을.
     
  • 신 레드 라인을 읽고 | my**3 | 2011.08.0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신 레드 라인』을 읽고 내 자신은 전쟁을 경험하지는 못했다. 우리나라에서...
     
    『신 레드 라인』을 읽고
    내 자신은 전쟁을 경험하지는 못했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한국전쟁이 끝난 후 2년 뒤에 태어났었고, 1960년대에 벌어진 베트남 전쟁 때에도 초등학교 학생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군대를 가서는 우리나라 최전방 가장 험난했던 중동부 전선에서 남과 북이 서로 대치되는 현장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는 체험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전쟁에 대해서 매번 언급할 수 있게 된 것은 직업과 관련이 있다. 바로 중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기 때문이다. 국사와 세계사를 담당할 때에는 수많은 중요 전쟁에 대해서 반드시 언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쟁은 그 모두에게 이득이 없는 살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 동안 수많은 전쟁도 결국 우리 인간이 스스로 지상에 만들어 낸 지옥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전쟁은 나라를 위해, 신념을 위해, 또는 가족의 생계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전장에 내몰려 살인 기계가 되어야 했던 수많은 청년들과 삶과 죽음, 선과 악의 경계에서 조롱당해야 했던 그들의 처절한 외침을 우리는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전쟁과 각종 분쟁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 책은 우리가 자주 대하는 일반적인 전쟁 소설과는 조금 다른 의미를 지닌 소설이다. 저자인 제임스 존스는 직접적으로 실제 태평양 전쟁 중의 한곳인 과달카날 전투에 직접 참전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이 작품에는 작가의 자전적인 체험과 정확한 고증에 입각해 삶과 죽음, 인간성과 야수성, 천국과 지옥이 교차하는 전장의 참상을 그 누구보다도 생생하게 묘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다양한 실제 체험들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이 소설의 배경은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을 제외하곤 미국인들의 가슴속에 전쟁이란 유럽에서 마지막 구원투수의 요청으로 참전했던 제 2차 세계 대전을 떠올리게 된다. 물론 그 이후 베트남 전쟁이 발발하면서 더 많은 부분들을 공감하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작가는 작품의 무대를 미국인들에게도 생소한 남태평양의 작은 섬 과달카날으로 선정하고 전투의 대상을 유럽의 독일이 아닌 동양의 일본으로 설정함으로써 기존 전투소설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은 삶과 죽음 그리고 선과 악이라는 전쟁소설 특유의 담론을 제대로 그린 작품은 아닌 것 같다. 어느 날 갑자기 징집되어 투입된 전선에서 느닷없이 생사의 선을 넘나들어야 하는 무수한 젊은이들의 진솔하고 사실적인 모습을 통해서 전쟁은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전쟁을 전혀 겪지 못한 우리 같은 사람들에 많은 여운을 남기게 한다. 그러면서 전쟁에 대해서는 정말 다시는 없어야 할 대상으로서 가장 먼저 떠올리는 확신을 가져 보았다.
  • 영화 <황산벌>에서 김유신은 "강한 자가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고 했고, <고지전>...
    영화 <황산벌>에서 김유신은 "강한 자가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고 했고, <고지전>에서 신대위는 "살아 남아서... 모두 집에 가자"라는 의미 있는 멘트를 날렸다. 결국 이말은 고대전쟁이나 현대전에서나 똑 같이 살아남아야 한다는 프로파간다를 말해주고 있다. 인류가 식량의 재생산 방법을 터득하면서 이와 동시에 전쟁이라는 신개념이 생겨났고 인류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단한시도 멈춤없는 전쟁의 수레바퀴속에서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 규모나 잔혹성을 차치하더라도 인류와 전쟁은 다른 종이 보기엔 정말 잘맞아 떨어지는 앙상블이라 할 정도로 우리는 전쟁을 달고 살았고 전쟁을 통해서 성장해 왔다. 그러다 보니 전쟁불감증 환자들 처럼 여차하면 전쟁, 전쟁하는 끔직한 발상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고 이를 듣는 이들 또한 거의 무감각한 위트정도로 밖에 받아 들이지 않고 있다. 최고 유일의 전쟁 진행중인 국가에 살아가고 있는 한반도의 사람들에게도 전쟁는 그저 다른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이처럼 무감각하고 때론 기억조차 하기 싫은 전쟁이지만 이 테마가 영화나 소설로 일반 대중에게 선보이게 되면 이상하리만큼 흥행면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는 이유 또한 아마도 우리 내면에 잠재하고 있는 일련의 폭력성을 여실 없이 보여주는 일례는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특히 광폭한 전투신이나 피의 향연이 결들어지면 그야말로 롱런을 하게 되는 대박작품으로 남게 되니 더 이상 말을 해서 무엇하겠는가. 지금까지 전쟁소설의 일련의 성공방정식은 제2차세계전을 주 배경으로 특히 유럽지역에서 벌어지는 나찌 독일군과의 치열한 전략전술 과정 그리고 약간의 분위기 전환을 위한 에로장면들과 결국 권선징악이라는 대단원의 결말을 거두는 라스트신을 떠올리게 된다. 이러면에서 전쟁소설은 어찌보면 식상하면서도 이러한 작품의 스트럭쳐만 제대로 지켜 준다면 작가의 입장에서는 반타작을 하는 셈이었다.
     
    제임스 존스의 <신 레드 라인>은 이러한 일련의 정형적인 전쟁소설의 틀에서 벗어난 소설이다.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을 제외하곤 미국인들의 가슴속에 전쟁이란 유럽에서 마지막 구원투수의 요청으로 참전했던 2차세계대전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고 자연스럽게 느끼는 미국인들에게 정 반대편의 또 다른 전쟁을 다루면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고 한다. 물론 이후 베트남 전쟁이 발발하면서 더 많은 부분들을 공감하게 되었겠지만 이 작품이 발표된 당시만 하더라도 상당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던 것이다. 작가는 작품의 무대를 미국인들에게도 생소한 남태평양의 작은 섬 과달카날으로 선정하고 전투의 대상을 유럽의 독일이 아닌 동양의 일본으로 설정함으로써 기존 전투소설의 성공보장 카드를 슬그머니 포기해 버린다. 거기에다 남녀 주인공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나 에로신하나 없이 그야말로 시커먼 사내들의 이야기(문제는 동성애적인 장면을 첨부함으로서 남녀간의 사랑이야기를 기대하는 독자들은 일지감치 손을 놓아라는 암시도 던져주고 있다)로만 가득 채우는 우를 범하므로써 알량한 기대감 마저도 날려 버린다. 또 이 작품에는 그 흔하디 흔한 작품의 내러티브를 주도하는 주인공 마져 없애버림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래파토리가 흘러감에 따라 과연 누가 살아남을지(뭐 이게 공식이라면 공식이겠지만)에 대한 어슬픈 생각들을 하게 만든다. 이처럼 작품의 구조나 배경의 선정 그리고 내러티브의 진행등에 있어 기존 전쟁을 소재로 한 작품에서 보는 도식화된 형태를 찾기 힘들다. 또 그렇다고 이 작품이 무슨 반전 평화 등의 일련의 고상한 담론을 뚜렷하게 제시하고 있지도 않고 있다. 그런데도 이 작품이 전쟁소설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찬사는 과연 무엇을 두고 하는 말일까?
     
    작품 전반은 전지적 작가의 시점에서 시작하여 차분하게 내러티브를 이끌어 가고 있다. 하지만 내러티브가 본 궤도(물론 수송선에 실려 과달카날 섬에 도착하기 전까지의 군인들의 심리묘사나 행동등에 있어 일부 엿보이고 있지만)에 오르는 시점에서부터 마치 영화의 한 컷 한 컷 처럼 등장인물들 개개인의 심리묘사나 그들의 둘러싸고 있는 상황 그리고 행동범위 내지는 절실해 보이는 작은 절규에 이르기까지 각 개인들의 입장을 고스란히 대변하고 있는 1인칭시점 같은 기법을 혼용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과달카날섬 전투 한복판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이러한 작가의 장치적 기법은 전쟁 영화의 단면을 보는 듯한 스펙타클을한 긴장감과 생동감 넘치는 표현으로 인해 현장속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하고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섯부른 결과에 대한 어렴풋한 예측이나 기대 혹은 바램등의 모종의 종결샷을 머리속 한편에 그리면서도 지금 당장 연출되고 있는 장면들에 대한 각각의 장면들을 실사로 처리하여 한결 내러티브속으로에 빠져들게 한다. 마치 영화를 지배하는 감독이나 작가가 존재하지 않고 단지 주어진 역활만 충실히 수행하면 된다는 촬영조감독의 단편적인 컷만이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전해준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엇박자 같은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유니크한 느낌을 지울 수 없게 한다. 또한 이러한 기법은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이 주인공이자 동시에 이방인 듯한 묘한 감정의 이입을 이끌어 내면서 전쟁에 대해서 알게모르게 어렴풋한 담론을 동시에 담고 있다는 점이 <신 레드 라인>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서 전쟁을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각 개인의 시점에서 전쟁과 자신의 미래 그리고 타인에 대한 시각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이러한 각 개인의 관점들이 한데 뭉쳐 또 다른 거시적인 전쟁을 말하는 혼용적인 시점 구조는 마치 전쟁에 대한 각 개인이 갖고 있는 상념들이 저마다 다르게 해석되고 있지만 결국 내러티브 전반을 관통하고 있고 작가가 보여주는 상념들은 바로 이런 개개인 상념들의 합일 수 밖에 없다는 극히 평범한 진리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다소 번거스럽더라도 등장인물들 하나 하나가 생각하고 있는 상념들 그리고 그들이 하는 행위들과 욕설담긴 말들을 그냥 흘려버릴 수 없게 한다. 이는 전쟁과 인간이라는 거대한 담론을 굳이 적극적으로 부각시킬 필요성이 없는 것 처럼 보이지만 이들 개개인의 행동과 생각의 합은 결국 하나로 귀결될 수 밖에 없음을 은근히 암시하고 있다.
     
    전쟁은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낸 지옥이다라는 거대한 담론을 담고 있고 이를 알리고자 하는 그런 고상한 종류의 작품은 결코 아니지만 <신 레드 라인>은 각 개인의 극히 개인적인 심리적 묘사를 사실적으로 이끌어내므로서 오히려 거시적인 담론들을 무색하게 해 버린다. 생사가 코앞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도 본국에 두고온 아내의 외도만을 생각하는 벨, 어떻게 하든 진정한 카우보이임을 증명하고 싶은 돌, 전리품 수집에 혈안인 데일, 진급이외는 관심없는 밴드, 무슨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후송되고 싶어 하는 파이프.... 이런 인간 군상들의 솔직 담백한 묘사야 말로 진정으로 전쟁이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이 되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 내 거짓말을 믿어 주면 네가 하는 거짓말도 믿어 줄께"라는 말로 작가는 전쟁에 대한 기억을 단순화 시켜 버렸다. 하지만 이 간단한 문장처럼 전쟁에 대한 의미는 단순화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엔 거시적이고 고상하고 약간은 애국적인 그런 가시적인 담론을 담고 있길 거부한다. 그저 전쟁은 각 개인에게 있어서는 거짓말의 향연으로 남을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그 거짓말은 상호 묵인하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각 개인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삶과 죽음 그리고 선과 악이라는 전쟁소설 특유의 담론을 그리는 작품은 아니다. 어느날 갑자기 징집되어 투입된 전선에서 느닷없이 생사의 선을 넘나들어야 하는 무수한 젊은이들의 진솔하고 사실적인 모습을 통해서 전쟁은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는 작품이다. 상당한 여운을 남기면서 오래토록 전쟁과 인간 그리고 삶에 대한 상념을 지울수 없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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