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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기와 거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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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6*225*34mm
ISBN-10 : 8934999667
ISBN-13 : 9788934999669
짓기와 거주하기 중고
저자 리처드 세넷 | 역자 김병화 | 출판사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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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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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만족스럽게 잘 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sabina0*** 2020.08.07
66 좋은 책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vikin*** 2020.08.03
65 잘받았습니다. 좋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austjoh*** 2020.07.15
64 배송은 정말 빨랐어요! 근데 책이 생각한 내용이 아니네요.ㅠㅠ 5점 만점에 3점 fantas*** 2020.07.10
63 깨끗한 책 잘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yojo*** 2020.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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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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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인간에게 무엇이고 어떻게 지어져야 하는가? 노동과 도시화 연구의 세계적 석학 리처드 세넷의 오랜 작업인 「호모 파베르 프로젝트」3부작의 완결편 『짓기와 거주하기』. 《장인》, 《투게더》에 이어 이번 책에서 호모 파베르는 넓고 깊은 지식과 섬세한 통찰력을 발휘하여 닫힌 도시, 즉 건축적 분리와 사회적 불평등이 서로를 강화해주는 도시가 어떻게,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살펴보고, 그 대안으로 열린 도시를 제안한다.

파리, 바르셀로나, 뉴욕이 어떻게 지금의 형태를 갖게 되었는가를 돌아보면서 제인 제이콥스, 루이스 멈퍼드를 비롯하여 하이데거, 발터 벤야민, 한나 아렌트 등 주요 사상가들의 생각을 살펴보는가 하면, 남미 콜롬비아 메데인의 뒷골목에서 뉴욕의 구글 사옥, 한국의 송도에 이르는 상징적 장소를 돌아다니며 물리적인 도시가 사람들의 일상 경험을 얼마나 풍부하게 하고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킬 수 있는지, 혹은 그 반대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소개

저자 : 리처드 세넷
미국 뉴욕대학교와 영국의 런던정경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노동과 도시화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 사회학뿐 아니라 건축, 디자인, 음악, 예술, 문학, 역사, 정치경제학 이론까지 두루 막힘이 없는, 학문적이면서도 우아하고 섬세한 글쓰기로 정평이 나 있다. 1943년 공산당원인 아버지와 노동운동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빈곤과 범죄로 악명 높은 시카고의 공공주택 카브리니그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3세에 대중 앞에서 연주를 할 정도로 첼로에 재능을 보였고, 프로 연주자를 꿈꾸며 1961년 줄리아드 음악학교를 졸업했지만 이듬해 발병한 손목굴증후군으로 음악가의 꿈을 접고 학계에 입문했다. 19세에 처음 만난 한나 아렌트를 스승으로 삼아 함께 공부하며 지속적인 영향을 주고받았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사회학, 역사, 철학을 공부해 1969년에 박사학위를 받고 여러 대학에서 가르치며 배웠다. 1977년 수전 손태그 등과 함께 뉴욕인문학연구소를 창립했으며, 1987년 사회학자 사스키아 사센과 결혼했다. 미국노동협의회 회장을 맡았으며, 유네스코와 유엔해비타트 등 유엔 산하의 여러 기구에서 일했다. 컬럼비아대학교 부속기관인 ‘자본주의와 사회 센터’의 선임연구원이자 교육 및 연구를 통해 도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설립된 단체 ‘테아트룸 문디’의 의장이기도 하다. 학자로서의 삶 외에 정원을 가꾸고 요리하며, 여전히 첼로를 연주한다.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 사회과학아카데미, 영국학술원, 왕립문학회 등 여러 학술 단체의 회원이며, 2006년 헤겔상, 2010년 스피노자상, 2018년 대영제국훈장(OBE) 등을 받았다. 도시사회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살과 돌》 《공적 인간의 몰락》 《눈의 양심》과, 1998년 독일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라 ‘유럽에서 읽히는 미국인’이란 평을 얻은 《신자유주의와 인간성의 파괴》를 비롯해 노동사회학의 명저로 평가받는 《계급의 숨겨진 상처》 《불평등 사회의 인간 존중》 《뉴 캐피털리즘》 등을 썼고, 소설도 여러 편 발표했다.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스스로 삶을 만드는 존재인 인간(호모 파베르)이 개인적 노력, 사회적 관계, 물리적 환경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설명하는 ‘호모 파베르 프로젝트’ 3부작을 구성하여 《장인》 《투게더》를 썼다. 《짓기와 거주하기》는 이 프로젝트의 완결편이다.

저자 : 임동근 (해제)
서울대학교 도시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공학석사를, 프랑스 파리7대학에서 지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공간연구집단 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서울대학교 지리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문화과학〉 편집위원이며 주요 저서로 《서울에서 유목하기》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공저) 등이, 주요 역서로 리처드 세넷의 《살과 돌》, 데이비드 하비의 《신자유주의의 세계화의 공간들》 등이 있다.

역자 : 김병화
대학교에서 고고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꼭 읽고 싶은 책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은 마음에서 번역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렇게 하여 나온 책이 《투게더》 《증언: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회상록》 《모더니티의 수도, 파리》 《소리와 몸짓》 《외로운 도시》 《음식의 언어》 《문구의 모험》 《세기말 빈》 《첼리스트 카잘스, 나의 기쁨과 슬픔》 등 여러 권이다. 생각이 같은 번역자들과 함께 번역기획 모임 ‘사이에’를 결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목차

1. 들어가는 말: 비틀린, 열린, 소박한
비틀린│열린│소박한

1부 두 개의 도시
2. 불안정한 기초
도시계획의 탄생- 한 엔지니어 이야기│시테- 읽기 힘든 것│빌│군중│현대적이지만 자유롭지 않다- 막스 베버는 불행하다
3. 시테와 빌의 이혼
사람과 장소의 헤어짐│균열이 커지다│도시를 어떻게 여는가

2부 거주의 어려움
4. 클레의 천사가 유럽을 떠나다
비공식적인 거주 방식- 델리의 미스터 수디르│“그들은 점거하지만 거주하지는 않는다.”- 상하이의 Q 부인│클레의 천사가 유럽을 떠나다- 모스크바에 간 발터 벤야민
5. 타자의 무게
거주- 이방인, 형제, 이웃│기피하기- 두 가지 거부│비교하기- 가까이에 있는 계급│섞기- 정중함의 가면
6. 테크노폴리스의 토크빌
새로운 종류의 개인- 초연한 토크빌│새로운 종류의 게토- 구글플렉스│마찰 없음 기술- ‘사용자 친화적’이라는 것은 사용자들에게 정신적으로 어떤 대가를 치르게 하는가│두 개의 스마트 시티- 처방 혹은 조정

3부 도시의 개방
7. 유능한 도시인
스트리트 스마트- 한 장소를 건드리고, 듣고, 냄새 맡기│걷기의 지식- 낯선 장소에서 자리잡기│대화적 실천- 낯선 사람들과 이야기하기│파열 관리- 이민자, 모범적인 도시 거주자
8. 다섯 가지 열린 형태
중심은 동시적이다- 두 개의 중심적 공간과 실패한 설계│구두점 찍힌 곳- 기념비적이고 세속적인 표시들│다공성- 세포막│미완성- 셸과 일반형│다중성- 씨앗 계획
9. 만들기의 연대
공동 제작- 열린 형태로 작업하기│협동은 하지만 가깝지는 않은- 사회성

4부 도시를 위한 윤리
10. 시간의 그늘
자연이 도시를 공격하다- 장기적, 단기적 위협│파열과 결착- ‘정상적’인 도시 시간│수선- 품질 테스트

결론: 여럿 중의 하나

감사의 말
해제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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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누엘 칸트는 1784년에 쓴 코스모폴리스에서의 삶을 다룬 논문에서 “인간이라는 비틀린 재목으로는 곧은 물건을 절대 만들어낼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도시는 수십 개의 언어를 쓰는 다양한 성분의 이주자들로 가득하기 때문에 비틀려 있다. 또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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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누엘 칸트는 1784년에 쓴 코스모폴리스에서의 삶을 다룬 논문에서 “인간이라는 비틀린 재목으로는 곧은 물건을 절대 만들어낼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도시는 수십 개의 언어를 쓰는 다양한 성분의 이주자들로 가득하기 때문에 비틀려 있다. 또 그 속의 불평등성이 너무나 확연하기 때문에 비틀려 있다. 날씬하고 세련된 여성들이 점심식사를 하는 장소에서 바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지친 청소부가 있고, 젊은 졸업생 수는 너무 많은데 일자리 수는 너무 적다. 물리적 빌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도로를 보행자 전용으로 만들려는 계획이 주택 위기를 감소시킬 수 있을까? 건물에 강화 단열 유리를 사용하면 사람들이 이민자들에게 더 관대해질까? 도시는 시테와 빌이 비대칭성이라는 고난을 겪는다는 점에서 비틀려 있는 것 같다. _10~11쪽

도로?속도의 경험이 ‘빠른 것은 자유, 느린 것은 부자유’라는 특정한 버전의 현대성을 정의한다. 원하는 곳이 어디든 언제나 최대한 빠른 속도로 이동해야 한다는 공식은 거주지에 대한 본능적 감각을 축소시킨다. 당신은 그저 지나치고 있을 뿐이다. _58~59쪽

부아쟁 계획은 유동하는 현대성의 한 면모인 과거 지우기를 잘 보여준다. 르코르뷔지에는 아무것도 칠하지 않은, 혹은 흰색으로 칠한 콘크리트로 지은 새로운 구역을 상상했다. 그런 색을 쓰는 것은 시간의 흐름이 물리적 재료에 흔적을 남기는 방식에 도전한다는 의미다. 오래된 건물이나 닳은 포장석은 그 물리적 환경이 사용된 것임을 알려준다. 거주는 흔적을 남긴다. 아무 칠도 하지 않거나 흰색으로 칠한 콘크리트는, 건물은 아무도 그곳에 산 적이 없었던 것처럼 언제든지 복원될 수 있다는 상징으로 보였기에 르코르뷔지에에게 매력적이었다. 재료를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것에는 다음과 같은 유혹적인 논리가 있다. 너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과거와 단절할 필요가 있다. 현재를 살려면 과거의 기억, 습관, 신념을 불러오는 시간이 남긴 표시를 없애라. 빌을 희게 칠하라. 흰색은 새로움과 지금을 의미한다. _109~110쪽

헐벗은 권력이 살아남으려면 옷이 필요하다. 즉 스스로를 합법화해야 한다. 성장의 약속이 그 한 가지 방법이다. 성장은 경제, 정치, 기술적 진보를 한꺼번에 감싸 안는다. _146쪽

Q 부인은 중국 도시에 대한 서구적 사유의 분별력을 의심하고 있었다. 한번은 그녀에게 제인 제이콥스의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을 주면서 읽어보라고 했다. 그 책을 좋아할 것 같아서였다. 그러나 그녀는 좋아하지 않았다. 작은 동네, 느린 성장, 상향식 정치를 옹호하는 그 위대한 미국인은 너무 ‘미국적’이었기 때문이다. 느린 성장은 부자 나라나 누릴 수 있는 여유다. 더욱이 Q 부인은 자발성에 대한 제인 제이콥스의 생각을 순진하게 여겼다. 그녀에게 자발성이란 문화혁명 기간 동안 설치고 다녔던 홍위병 부대를 의미했으니까. _163~164쪽

성인 난민들은 스웨덴어를 충분히 배우지 못해?성인들이 외국어를 배울 때 일반적으로 그렇듯이?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육체노동밖에 없었다. 반면 사춘기 자녀들은 언어 습득 속도가 빨랐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외국어를 쉽게 구사하고 외국 문화를 빨리 받아들이는 것을 보았다. 아이들이 점점 동화될수록 애당초 부모들을 그곳에 오게 만든 고난과 트라우마를 잊어갈지 모른다. 정착한 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많은 부모가 아이들이 정말로 그렇게 될까봐 걱정했다. 통합은 실제적인 구원인 동시에 경험적으로는 상실이었다.
당신이 속하지 않는 장소에 어떻게 거주할 것인가? 역으로, 그런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은 당신을 어떻게 대우해야 할까? _183쪽

나는 운 좋게 레비나스가 토라 해석을 진행한 주간 강의를 몇 번 들은 적이 있는데, 혼란스러웠다. 왜 그는 히브리어를 프랑스어로 번역하는 어려운 작업에 그토록 많은 시간을 할애할까? 시간이 지나, 나는 번역이 바로 그의 윤리적 비전이 다루는 문제임을 깨달았다. 언어들은 서로를 향하지만 넘어설 수 없는 한계를 만난다. 각 언어는 환원 불가능하고 번역 불가능한 의미를 담고 있다. 삶에서는 그런 상황이 더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레비나스의 관점에서 이웃은 서로를 향하는 윤리적 존재지만 궁극적으로는 서로를 헤아리지 못한다. 그렇지만 이웃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무심하게 돌아설 수는 없다. 이웃과의 관계는 바로 인간과 신의 관계, 우리의 이해 능력을 넘어선 신적 존재와의 관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_186쪽

억압받는 자들이 연대하여 뭉친다는 것은 순진한 생각일 뿐 실제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억압은 통합을 낳지 않는다. 차라리 연대는 지배층에게 ‘우리는 통합했기 때문에 강하다’라는 것을 전달하는 데 필요한 허구다. 피억압자들은 이 허구를 사실로 믿고 행동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그러지 않으면 억압자들이 그들의 분열을 이용하여 분할 통치할 것이기 때문이다. _200쪽

마찰 없음을 지향하는 사조는 복잡한 장소의 특정한 사항들에 집중하는 초점 관심을 사소한 수준에서도 유보한다. 예컨대, 찾아가기 힘든 곳에 있는 어떤 지역 카페에 굳이 가지 않고 그냥 스타벅스에 들어가는 식이다. 더 심각한 예를 들자면, 마찰 없음은 흑인이나 무슬림 같은 타자의 전형성만 알아본다. 그 전형성에 맞지 않는 흑인 남자나 무슬림 여성의 특수성을 식별하려면 감정적 노동뿐 아니라 정신적 노동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_236쪽

당신이 당신 아버지의 잔혹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내가 ‘뜬금없이’ 내 아버지는 대머리라고 말한다. 이런 뜬금없는 반응이 사실 당신이 마음속에 오래 묵혀두었던 아버지의 악행에 대한 고백을, 고통스럽고 고착된 독백이라는 물길에서 해방시킨다. 내 아버지의 대머리에 대한 이야기로 당신과 나 사이의 교환의 무게는 가벼워졌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이 교환을 계속 이어지게 한다는 사실이다. 당신 아버지가 잔혹하다는 사실을 내가 잊어버린 것은 아니다. 사실 나는 술을 한 잔씩 더 주문하면서 그 힌트와 흔적을 당신에게서 찾아보려고 한다. 우리는 이야기를 더 할 것이다. _289쪽

르코르뷔지에는 연속되는 똑같은 고층 빌딩들이 마레 지구 전체로, 나아가 파리 전체로 무한히 확장될 수 있기를 희망했다. 그 설계는 균질적이고 추가 가능한 부분들로 구성된 닫힌 시스템을 보여준다. 그 무차별성은 Q 부인의 상하이와 한국의 신도시에서 현실화되었다. 그런 곳의 똑같은 건물들은 외벽에 거대하게 적힌 숫자로 구별된다. 그 숫자를 보지 않으면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건물을 분별하기 힘들다. _312쪽

반에이크의 공원에서 급진적인 요소는 아이들이 어떻게 놀아야 할지에 관한 개념이었다. 그의 공원 안에 있는 아이들의 놀이터는 안전을 이유로 도로와 격리되지 않았다. 턱은 있었지만 철제 울타리는 없었다. 반에이크의 입장은 아이들이 차량이 통행하는 곳과 풀밭의 차이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었고, 아이들은 그것을 배웠다. 이 다공성 때문에 일어난 사고는 거의 없었다. 같은 방식으로 어른들을 위해 마련된 벤치는 아이들이 노는 곳과 공간적으로 분리되지 않았다. 아이들은 거기서 대화를 나누거나 졸고 있는 노인들을 방해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배웠다. _332쪽

제인 제이콥스 이후 어떤 계획가도 로버트 모지스처럼 ‘항복하라. 무엇이 최선인지 내가 안다’라고 대중에게 대담하게 선언하지 않는다. 그런 선언 말고도 채찍을 더 섬세하게 휘두를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의 건축 관련 ‘협의consultation’에는 일반적으로 기획 부서도 포함된다. 그 부서가 가령 새 도로의 위치와 건설 방법에 관한 제안서를 냈을 때, 그 위치 인근에 사는 사람들이건 사이클 챔피언들이건 항의하면서 큰소리를 내면 기획 부서는 “유익한 견해 교환” 후 이런 반대에 대해 “숙고”한 다음, 애초에 하려고 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게 일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계획가들은 마치 외교 협상과 비슷하게 기꺼이 폐기할 수 있는 몇 가지 세부 사항을 제안서에 심어두어, 실제로 협상이 진행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_363쪽

이때 전문가가 자리를 비우는 일이 발생했다. 어느 유엔 계획가가 어머니 병환 때문에 베이루트를 떠나야 했던 것이다. 일주일 뒤에 돌아와서 “당신들을 남겨두고 가서 미안했습니다”라고 말하자 남베이루트인이 대답했다. “우리끼리 그럭저럭 해냈어요.” 서로 간의 원한보다 동네에 어느 정도 길이의 전선이 필요한지에 집중한 끝에 그런 일을 해낸 것이다. 전문가의 퇴장이 따뜻한 화해를 불러오지는 않았다. 차이로 인한 부담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가 사라져도 계획이 무너지지는 않았다. _376쪽

알렉시 드 토크빌은 민주주의라는 말을 두 가지 의미로 사용했다. 첫 번째는 다수결의 원칙으로, 그가 두려워한 것이다. 다수가 소수를, 51퍼센트가 49퍼센트를 탄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개인주의다. 여기서의 개인주의는 사람들이 따로 떨어져서 각자의 일에 몰두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이런 종류의 개인주의를 두려워했다. 그것이 “행동의 활기를 소리도 없이 해제해버리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거의 같은 취향과 신념을 공유하는 사회, 삶이 단순화되고 사용자 친화적이 된 사회는 에너지를 잃어가는 사회다.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의 협동이 시들어가는 사회다. _387쪽

사회비평가 애시 아민은 칸트식 코즈모폴리턴을 “차이에 무관심해진indifferent to difference” 사람, 그리하여 관용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으로 묘사한다. 관용은 칼 포퍼가 열린 사회를 규정할 때 핵심적 덕목이었다. 이사야 벌린도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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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도시는 인간에게 무엇이고 어떻게 지어져야 하는가 공간 속을 움직이고 장소에 거주하며, 삶을 짓고 세계를 건설하려 분투하는 인간을 위한 도시사회학 《장인》 《투게더》에 이은 호모 파베르 3부작 완결편 노동과 도시화 연구의 세계적 석학 리처드 ...

[출판사서평 더 보기]

도시는 인간에게 무엇이고 어떻게 지어져야 하는가
공간 속을 움직이고 장소에 거주하며,
삶을 짓고 세계를 건설하려 분투하는 인간을 위한 도시사회학
《장인》 《투게더》에 이은 호모 파베르 3부작 완결편

노동과 도시화 연구의 세계적 석학 리처드 세넷의 도시 독법. 이 책에서 그는 고대 아테네에서 21세기 상하이까지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도시에 대해 사유하고 제안한다. 파리, 바르셀로나, 뉴욕이 어떻게 지금의 형태를 갖게 되었는가를 돌아보면서 제인 제이콥스, 루이스 멈포드를 비롯하여 하이데거, 발터 벤야민, 한나 아렌트 등 주요 사상가들의 생각을 살펴보는가 하면, 남미 콜롬비아 메데인의 뒷골목에서 뉴욕의 구글 사옥, 한국의 송도에 이르는 상징적 장소를 돌아다니며 물리적인 도시가 사람들의 일상 경험을 얼마나 풍부하게 하고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킬 수 있는지, 혹은 그 반대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건설되는 물리적 도시인 ‘빌ville’과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정신적 도시 ‘시테cit?’의 관계가 끊임없이 변주되어 있는 이 책에서, 세넷은 넓고 깊은 지식과 섬세한 통찰력을 발휘하여 닫힌 도시, 즉 건축적 분리와 사회적 불평등이 서로를 강화해주는 도시가 어떻게,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살펴보고, 그 대안으로 열린 도시를 제안한다. 열린 도시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차이를 드러내고 받아들이며 복잡성을 다루는 기술을 습득할 수 있고, 기후위기 같은 단기적이면서도 장기적인 위협과 불확실성에 맞서서도 더 잘 회복될 수 있다.

“살 만한 도시 만들기에 관해 세넷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 _〈Times Literary Supplement〉

《장인》 《투게더》에 이은 호모 파베르 프로젝트의 완결편!
노동과 도시화 연구의 세계적 석학 리처드 세넷의 도시 독법
도시는 인간에게 무엇이고, 어떻게 지어져야 하는가?

《짓기와 거주하기》는 노동과 도시화 연구의 세계적 석학 리처드 세넷의 오랜 작업인 ‘호모 파베르 프로젝트’의 완결편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세넷은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스스로 삶을 만드는 존재인 인간(호모 파베르)이 개인적 노력, 사회적 관계, 물리적 환경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설명한다.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기술’이 현대사회에서 마땅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설파한 《장인》에 이어, 《투게더》에서는 실제로 일을 하는 데 필요한 기술인 ‘협력’에 주목해 사회적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 3부작의 마지막인 《짓기와 거주하기》는 문명의 물리적 환경인 도시와 호모 파베르의 관계를 탐구한다. 10년 만에 마침표를 찍는 프로젝트의 마지막 책인데, ‘도시’라는 주제는 약 50년 전 출간된 세넷의 첫 책 《무질서의 효용》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사회학자, 여행자, 도시계획가로서 평생의 경험과 사유가 녹아 있다고 할 수 있는 이 책에서, 세넷은 도시가 인간에게 무엇이고 어떻게 지어져야 하는지를 학문적이면서도 우아하고 섬세한 필치로 펼쳐 보인다.

분리와 차별을 넘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는,
기후변화 같은 위협과 불확실성에 맞서 더 잘 회복되는,
열린 도시를 향한 성찰과 제언
세넷은 이 책에서 고대 아테네에서 21세기 상하이까지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도시에 대해 사유하고 제안한다. 파리, 바르셀로나, 뉴욕이 어떻게 지금의 형태를 갖게 되었는가를 돌아보면서 제인 제이콥스, 루이스 멈퍼드를 비롯하여 하이데거, 발터 벤야민, 한나 아렌트 등 주요 사상가들의 생각을 살펴보는가 하면, 남미 콜롬비아 메데인의 뒷골목에서 뉴욕의 구글 사옥, 한국의 송도에 이르는 상징적 장소를 돌아다니며 물리적인 도시가 사람들의 일상 경험을 얼마나 풍부하게 하고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킬 수 있는지, 혹은 그 반대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건설되는 물리적 도시인 ‘빌ville’과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정신적 도시 ‘시테cit?’의 관계가 끊임없이 변주되어 있는 이 책에서, 세넷은 넓고 깊은 지식과 섬세한 통찰력을 발휘하여 닫힌 도시, 즉 건축적 분리와 사회적 불평등이 서로를 강화해주는 도시가 어떻게,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살펴보고, 그 대안으로 ‘열린 도시’를 제안한다. 열린 도시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차이를 드러내고 받아들이며 복잡성을 다루는 기술을 습득할 수 있고, 기후위기 같은 단기적이면서도 장기적인 위협과 불확실성에 맞서서도 더 잘 회복될 수 있다.

“그래서 당신은 어떻게 할 겁니까?”
‘도시계획의 어머니’ 제인 제이콥스가 던진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지적 여정
학문적 통찰, 세심한 관찰, 대상에 대한 배려가 어우러진 생생한 글쓰기
문학으로서의 도시사회학, 이것이 에세이다!
세넷의 글은 특색이 있다. “현실의 스냅사진으로 커다란 사유에 생기를 더한다”는 한 언론사의 평가는 결코 수사가 아니다. 자신의 구체적인 경험을 이야기하다가 그것을 곧바로 사회학적 이론과 사회 현실의 논의로 연결하며, 수시로 화제를 바꾸면서 좌충우돌하는 것 같지만 어느새 핵심을 말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와 사회학적 이론이 지극히 유연하게 연결된다. 세넷은 그의 첫 번째 저서 《무질서의 효용》을 ‘문학의 형태를 띤 사회학’이라고 말하며 도시계획 입문서나 사회학 논문이라기보다는 ‘도시 문화를 성찰하는 에세이’로 읽어줄 것을 당부했다. 이 주문은 《짓기와 거주하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인도 델리의 시장인 네루 플레이스에서 저자가 직접 만난 노점상 ‘미스터 수디르’는 이 ‘문학으로서의 사회학’에서 주인공이라고 할 만큼 4장에 처음 등장한 이후로 마지막 결론까지 곳곳에 등장하는데, 8장에서는 세넷의 상상 속에서 도시를 설계하기까지 한다. 이 외에도 중국 상하이의 Q 부인이나 남미 콜롬비아 메데인에서 길 안내하는 소년들과의 경험은 소소한 일상에서의 행위와 사건에서 사회학적 의미를 뽑아내는 세넷의 능력을 엿볼 수 있는 인상적인 부분이다. 독자들은 마치 세넷과 함께 이들을 만난 듯이 느껴질 것이다. 깊은 학문적 통찰, 세심한 관찰, 대상에 대한 배려가 그처럼 활발하고 생생한 글쓰기의 바탕에 깔려 있다.
또한 이 책은 ‘도시계획의 어머니’라고도 불리는 제인 제이콥스가 세넷에게 던진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지적 여정이기도 하다. 비공식적이고 자유롭고 느슨한 방식을 지지한 제인 제이콥스와 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체를 바라보는 큰 규모의 도시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루이스 멈퍼드 간의 논쟁을 소개한 뒤, 세넷은 제이콥스와의 만남을 회상한다. “처음으로 내가 시테와 빌의 관계를 알아내려고 애쓰던 무렵에, 제인 제이콥스에게 시테에 관해서는 그녀가 멈퍼드보다 낫고, 빌에 관해서는 멈퍼드가 낫다고 말한 적이 있다. (중략) 내 말을 듣고 그녀는 퉁명스럽게 돌아서서 이렇게 물었다.”(136쪽) “그래서 당신은 어떻게 할 겁니까?” 쉽게 답할 수 없는 이 물음은 1부 마지막에 나오는데, 독자는 세넷이 그 답을 찾았을지, 어떤 답일지 궁금해서 페이지를 넘기지 않을 수 없다. 책 곳곳에 나오는 이런 장치는 탁월하고 능숙한 이야기꾼의 솜씨이다.

“이 도시에서, 어떻게들 살고 있습니까?”
공간 속을 움직이고 장소에 거주하며,
삶을 짓고 세계를 건설하려 분투하는
인간을 위한 도시사회학
세넷은 지어진 것the built과 사는 것the lived, 즉 빌과 시테 사이의 균열이 세 가지 이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한다. 첫 번째는 도시의 팽창, 고속 성장이다. 2018년 기준으로 한국의 도시지역 인구비율은 92%에 이른다. 세계적으로도 55%, 세계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며, 이 비율은 계속 증가하여 2050년이 되면 세계인구 10명 중 7명이 도시에 살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가 가장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상대적으로 저개발 상태였던 인도, 중국, 나이지리아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인데, 이들 지역의 델리, 상하이 같은 도시에서 일어나는 폭발적 성장과 그에 따른 몸살은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고속 성장을 이루어낸 우리에게도 익숙하다.(4장)
두 번째는 타자의 배제다. 2015년 1월, 독일 드레스덴에서 페기다(PEGIDA)라는 반反 이슬람 단체가 시위행진을 했다. 이들은 ‘우리 문화의 보존을 위해 독일에서 이슬람의 추방’을 원한다고 했다. 하지만 드레스덴 외의 대다수 지역에서는 반反 페기다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이 더 많았고, 1년도 채 안 되어 독일은 시리아 내전에서 탈출한 난민들을 형제로서 맞았다. 이제 ‘통합’이 남았다. 세넷에 따르면 난민들에게 통합은 “실제적으로는 구원이지만 경험적으로는 상실”인데, 이들이 새로운 사회에 통합되어 ‘이웃’이 될 수 있을까? 난민 같은 종교적, 인종적, 민족적, 계급적 타자를 오늘날의 도시는 공간적으로 분리시킨다. 우리가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부르는 현상이 대표적인 예다.(5장)
세 번째는 테크놀로지 이슈이다. 테크놀로지는 삶을 부드럽고 매끈하게 만들어 타자의 무게를 가볍게 해준다. 꿈의 직장을 넘어 ‘신의 직장’이라고까지 불리는 구글. 세넷은 구글 사옥을 둘러보며 세탁소도 있고, 의사를 만날 수도 있으며, 체육관에서 체력 단련도 할 수 있는 이런 자족적 공간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묻는다. 이런 건축 양식은 주변 지역의 주택 가격과 임대료를 올려 젠트리피케이션을 조장하고, 회사가 외부의 자유 시장을 파괴할지라도 내부에서는 아이디어의 자유로운 교환을 자극하도록 지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이렇게 아무 저항 없는 내향적 환경이 정말로 창조성을 고무할까? 세넷은 마찰 없는 ‘사용자 친화적’이라는 가치가 사용자들에게 어떤 정신적 대가를 치르게 하는지 한국의 송도와 브라질의 쿠리치바 등 두 종류의 스마트 시티를 비교하며 보여준다.(6장)
이것이 세넷이 읽은 오늘날의 도시와 “속하지 않는 곳을 헤매면서 스스로를 정착시키기 위해 분투하는 존재”(184쪽)인 인간의 모습이다. 하지만 한 인터뷰에서 “인생의 끝자락에서 낙관론자가 되는 것은 아주 이상한 일이지만, 나는 그게 정말로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말한 세넷은 도시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바라본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모두에게 ‘열린 도시’를 만들 수 있을지 자신의 실험과 도전을 공유하며 함께 고민해보자고 제안한다.

“이제 저자의 시간은 끝나고 독자의 시간이다”
《짓기와 거주하기》를 깊게 읽기 위한 해제
이 책에는 세넷의 《살과 돌》을 번역한 임동근 박사의 해제가 있다. 세넷과 상상 속 인터뷰를 하는 임동근 박사의 마음 속 이야기이기도 한 이 해제는 세넷을 읽을 때 잊지 말아야 할 것들과 《짓기와 거주하기》에 던지는 질문과 화두를 담고 있어 독자로 하여금 책을 깊이, 적극적으로, 다각도에서 읽도록 자극할 것이다. 해제의 마지막 부분을 여기에 옮긴다.
“이제 저자의 시간은 끝나고 독자의 시간이다. 독자가 남긴 흔적들은 앞으로의 세넷과 그 동료들의 책으로 이어지며 다른 시대, 다른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직관을 줄 것이다. 20대부터 시작해 근 50년 동안 발전해온 세넷이 생각하는 ‘도시와 사람’이 ‘도시를 위한 윤리’로 이 책에 담겨 있고, 우리는 여기에 밑줄을 치고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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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짓기와 거주하기 | 12**3279 | 2020.03.08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12기 활동의 마지막 책. 재밌어 보이는 선택 도서들 중에서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최근들어 내가 살고 ...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12기 활동의 마지막 책. 재밌어 보이는 선택 도서들 중에서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최근들어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에 관심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나의 대도시 인천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더 나아가 전세계에 있는 도시들의 특성이 저마다 다른 것을 보면 흥미롭다. 비과학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도시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는 말도 믿는 편이다. 이 책은 두 개의 도시, 거주의 어려움, 도시의 개방, 도시를 위한 윤리 총 4부로 이루어져 있다. 리처드 세넷은 고대 아네테에서 21세기까지, 파리 바르셀로나 뉴욕 송도 등을 돌아보며 닫힌 도시의 대안으로 열린 도시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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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인천의 송도가 등장한 스마트 시티이다. 책에서는 스마트 시티에는 열린 것과 닫힌 것 두 종류가 있다고 말한다. “닫힌 스마트 시티는 우리를 바보로 만들 것이고 열린 스마트 시티는 우리를 더 영리하게 만들 것이다.” 아쉽게도 송도는 닫힌 스마트 시티의 예로 등장한다. 저자의 연구자 팀은 송도가 스마트하지 않다는 점에 화를 내기도 했다. 이들은 “단조롭고 모니터링이 과도하며 중앙집권화된 송도에는 다양성이나 폴리스가 찬양하던 민주주의의 특징이 전혀 없다. 이 공간은 도시계획가에게는 악몽이며, 컴퓨터 회사에게는 환상이다.”라는 혹평을 내렸다. 전문가의 글이지만 옆동네 주민으로서 기분이 나쁜 건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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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를 학문의 관점에서 보면 지리적, 과학적, 심미적 여러 요소들이 중요하겠지만 내가 생각했을 때 거주하는 사람이 살기 좋다고 느낀다면 그 도시는 더할나위 없다고 본다. 설계와 건축은 전문가가 할지 몰라도 사는 건 나니까, 내가 좋아하는 도시에서 살면 되는 게 아닐까? 인천에서 태어나 자란 나로서는 다른 도시의 매력을 잘 알지 못 한다. 그냥 옥련동이 제일 좋다. 수학여행 갔다 왔을 때, 서울 나들이에 지쳤을 때, 심지어 기분 좋게 여행을 갔다 오더라도 옥련동이 보이는 순간 숨이 트이면서 역시 옥련동이 최고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옥련동 친구들은 다 공감할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나의 추억이 담긴 곳이 갖는 의미는 크다. 야구 규칙도 모르는 나지만 어느 팀 응원하냐고 물어보면 sk라고 한다. 지연이 이렇게 무서운 거다. 나의 대도시 인천 조금만 더 좋아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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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열린 도시의 윤리이다 444p.

     

    도시관련 학문에 대해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아마 서울북페스티벌로 기억한다하나의 행사에 다양한 전문가라고 불러온 사람 중 도시공학자가 있었고그 분께서 상당히 서울 중앙(종로)에서 진행하는 행사에 대한 의미와 조형물에 대한 안내를 해주는데 그 부분이 상당히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TMI지만 아울러 그 때가 여러 가지 서포터즈 활동을 시작하던 시기였다.

     



    책은 솔직히 말해 어려웠다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개인적으론 유현준 건축가의 저서처럼 주변의 일상건물들을 빗대어 설명해주는 줄 알았는데의외로 건축철학에 대한 부분이 초반에 많이 나와서 어려웠던 것 같다다만 이렇게 철학역사의 과정을 거쳐 현대에 들어가는 이유는 간단할 것이다.






     

    현대 도시의 실용 아니 윤리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처음부터 이야기를 시작한 것이다뭐든 그 발전과정은 알아 둬야할 것이니까당장의 가깝고가벼운 실례로도 지식은 얻을 수 있지만 이 책은 두꺼운 만큼더욱 두꺼운 지식층을 다질 수 있는 책이었다.

     

    조금 의외였던 것은작가가 건축가는 아닌 점이었다이것이 의외라는 것은 어느 순간 내가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이상한 편견이 생겼단 것을 반증하기도 했는데건축/도시는 단순하게 분리될 수 없는 나무와 숲의 관계와 비슷한 것임에도나는 그저 단면적인 면만 바라보았단 것이다편견에 대해서 반성을 한 번 하게 되었다아무래도 첫 도시 관련 도서가 건축가의 도서였던 영향도 있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이 책의 경우만일 <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와 같은 종류의 책이라고 생각했다면 초반에는 그런 생각은 잠시 접어두길 바란다오히려 그보다는 더 원론적인 이야기에서 구체적으로 파고들어가는 매력을 다루는 책이기 때문이다.

     

    도시가 무엇으로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이 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도시는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방향으로 진행된다우아함화려함단적평등다양한 가치들이 있지만 이 가치들에 대해 순위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어떻게 이 가치들을 조합하고, ‘윤리적인 도시를 만드는가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XX윤리라는 말을 들으면서 그 가치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아마 봉사 정신전문성 정도로만 축약했던 것 같은데그 윤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정확히는 도시윤리생각해볼 기회를 준 책이다.

     

    여담이지만 표지가 참 매력적이란 생각이 들었는데이는 도시의 속성을 잘 녹였기 때문이다사람의 얼굴같은 얼굴이지만 어떠한 각도에서 보느냐어떠한 포즈를 취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느낌이 달라진다는 것참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다도시도 사람의 일부가 될 수 있으며사람도 도시의 일부가 된다.

     

     

     

     

     

     

     


     

  •   우선 저자의 이력소개가 필요할 듯하다. 리처...

     

    우선 저자의 이력소개가 필요할 듯하다. 리처드 세넷은 런던정치경제대학교에서 사회학을 강의하는 교수이다. <짓기와 거주하기>라는 제목은 얼핏, 건축이나 미학으로 흐를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하지만 정작 책을 펼쳐보면, 카테고리를 특정하기 쉽지 않다. 새로운 장르의 내용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새로움은 다름 아닌 저자의 제1전공에 기인한다. 다름 아닌 사회학이다. 또한, 유엔해비타트나 유네스코를 넘나들며 저자가 적립해 온 발자취는 필연적으로 이런 아름다운 책으로 이어지는 발판이 된 모양이다. 이 책을 단어로 정의하려는 시도는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 책을 구획화 할 기회를 준다면 나는 <짓기와 거주하기>를 ‘도시윤리학’이라고 명명하겠다.

    책의 프롤로그는 세 가지 형용사로 시작한다. ‘비틀린, 열린, 소박한.’ 이 우아한 시작은 도시라는 테마에서 이 책이 종횡무진할 방향을 짐작케 한다. 이를 테면, ‘비틀린’으로 시작하는 책은 도시(city)를 정의하며 시작한다. 언어학과 종교학이 양념처럼 뿌려지며, 책은 신뢰를 더한다. 도시라는 주제를 다루기 위해 언어학과 종교학과 사회학과 윤리학이라는 거대담론이 한 데 모여 이토록 미학적으로 아름다운 빛을 내는 것을 나는 본 적이 없다. 이 책은 어떤 의미에서는 도시라는 테마를 이용하여 개인과 개인이 이루는 사회를 설명하는 듯도 보인다. 결국 우리 대부분은 도시라는 형태 속에서 살아가야 할 개인이다. 즉, 도시의 이해는 개인의 이해로 이어지는 또 다른 가능성임을 왜 여태 몰랐을까. 나를 사랑하는 방법 따위는 서점 어디에나 널려있지만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작금의 무기력은 그런 허무에 기인한다. <짓기와 거주하기>는 도시윤리학을 통해 개인의 공허를 메울 신선하고도 우아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 짓기와 거주하기 | hy**g96 | 2020.02.0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작가인 리처드 세넷은 노동과 도시화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이며, 이번에 출간한 『짓기와 거주하기』는 작가의 오랜 작업인 「...

    작가인 리처드 세넷은 노동과 도시화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이며, 이번에 출간한 『짓기와 거주하기』는 작가의 오랜 작업인 「호모 파베르 프로젝트」 3부작의 완결편이라고 한다. 책 표지에 적혀있는 『장인』과 『투게더』와 함께 묶어 커다란 프로젝트를 계획했나 보다. 사실 건축에는 큰 관심이 없어서, 이번 기회로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싶어서 읽은 책이다.

    일단 책을 읽기 전에는 『짓기와 거주하기』라는 제목을 보고 그저 건축학에 관련된 이야기구나! 하는 생각에 시멘트를 바르고 벽돌을 쌓고, 이런 이야기를 상상했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건축이 맞긴 하지만, 더 넓은 범위를 아우르고 있는 책이다. 건축을 넘어서 도시로, 도시로 넘어서 인간으로. 인간과 그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모든 요소가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며 공존하고 있는지, 그리하여 앞으로는 어떤 환경을 찾아 떠나야 하는지 큰 지표를 그리고 있다.


    책에서는 '빌'과 '시테'라는 단어가 끊임없이 등장한다. '빌'은 물리적인 도시이고 '시테'는 정신적이 도시이다. 제목인 『짓기와 거주하기』는 빌(=짓기)과 시테(=거주하기)를 뜻하고 있다. 도시계획이라는 것을 간단히 '편하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교통이 잘 뚫리고, 접근성이 좋고...'라는 식으로 생각하면 큰일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어이기도 하다. 도시의 구성 요소들은 모두 그 속에 살아가는 인간의 정신에게 까지 영향력을 끼친다. 사람들이 주변을 둘러 볼 여유 조차 없도록 만드는 것도 도시이며, 음악을 즐기며 여유를 가지고 아름다움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모두 도시 전체가 만들어 내는 현상인 것이다.

    특히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2부 거주의 어려움 중 「6. 테크노폴리스의 토크빌」이다. 여기서는 익숙한 도시가 예시로 등장하는데, 바로 인천에 위치한 '송도'이다.

    '테크노폴리스'라는 명칭에 걸맞게 거대한 스크린들이 줄지어 서서 도시의 대기 품질이나 전기 사용, 교통 흐름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녹지와 공원이 잘 구성되어 환경적으로 보이기도 하는 그 도시에 대해서 꽤나 악평을 하고 있다.



    작가는 송도가 어떻게 변했을지 알아보기 위해 젊은 연구자 팀을 파견했다. 그리고 그들은 화가 났다! 그 이유는 송도가 전혀 스마트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도시 운영 방식은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식이었고, 도시에서 생성 효과, 귀추법, 초점 관심은 무시한 채로 사용자 친화성만 갖다 붙인 셈이다. 연구자들의 말에 따르면 장소의 경험을 가볍게 취급한 도시였다고 한다.

    사람의 시야에서는 도시 전체를 보기는 커녕, 높은 건물의 꼭대기 마저 고개를 젖혀야 간신히 볼 수 있을까 한다. 고작 자연스럽게 보는 것이라고는 눈 앞에 펼쳐진 좁다란 인도나 저 멀리 보이는 신호등 뿐. 그러니 도시가 잘 구성되었는지 어떤지를 알 수 있을리 만무하다. 예전에 송도를 가봤는데 그저 조용하고 새롭게 만들어진 곳(!)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과연 나중에 다시 송도를 방문했을 때 무언가 불편함을 느낄 수 있을까 꽤나 고대되는 일이다. 어쩐지 이 책을 읽을 수록 시야가 한층 더 넓혀지는 느낌이다. 내 신발 코에서 저 멀리 보이는 신호등까지, 신호등에서 빌딩 옥상까지, 빌딩 옥상에서 도시 전체까지!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래서 당신은 어떻게 할 겁니까?" 라는 질문이 계속 기억난다. 이 질문은 리처드 세넷이 처음 시테와 빌의 관계를 알아내려고 애쓰던 무렵에 도시학자인 제인 제이콥스가 그에게 던진 질문이다. 그리고 그는 3부 도시의 개방에서 답을 한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완전한 답일까? 세상은 변화하고 그에 발빠르게 태세를 전환하는 것은 환경이다. 어쩌면 지금은 생각하지 못했던 또 다른 환경 문제가 등장해서 도시와 인간에게 영향을 줄 지도 모른다. 그럼 또 다시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해야 한다.

    도시는 인간에게 무엇이고 어떻게 지어져야 할까. 너무 인간에게 맞추지 않으며, 너무 환경만 고려하는 것이 아닌 그 지점에서 계획된 도시는 과연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 진다.

  • 짓기와 거주하기 | gy**jsrkd | 2020.02.04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새로운 불안이 파리인들을 엄습했다. 1870년대 후반부터 1880년대 초반에, 교통 체증으로 인한 운전자 불만이 보고되기 시작했다. 느린 움직임이 정상이던 시절에는 길이 막히더라도 불안은 적었다. 비비 꼬인 구시가지 도로의 교통 정체를 당연한 기정사실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로 교통 정체는 도시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되었고, 길이 막혔다는 불안감이 고조되어 분노를 유발하곤 했다. 대중 속에서 신체적 접촉 없이 자유롭게 움직이고 싶은 -그리고 교통 정체에 갇히고 싶지 않은- 욕구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 같지만, 그것은 역사적으로 구축된 감수성이다. 우리에 비하면 선조들은 훨씬 느긋했다. 그들은 지금 같으면 슬로푸드라 불릴 것을 먹고 살았고, 도시 속에서 느리게 움직이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으며, 이를 도시가 ‘완전한 정지 상태’가 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오스만은 대로 네트워크를 통한 쉽고 자유로운 이동성을 ‘좋은 도시’에 대한 정의의 핵심에 두었다. 이런 자유로운 흐름에 대한 강조는 20세기 도시계획가들의 지침이 되었고, 뉴욕 고속도로 네트워크의 건설자 로버트 모지스에게도 이동성이 최우선 과제였다. 오늘날 전력 투구하며 성장하는 베이징 같은 도시의 계획가들도 오스만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해 고속도로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는다. 도로-속도의 경험이 ‘빠른 것은 자유, 느린 것은 부자유’라는 특정한 버전의 현대성을 정의한다. 원하는 곳이 어디든 언제나 최대한 빠른 속도로 이동해야 한다는 공식은 거주지에 대한 본능적 감각을 축소시킨다. 당신은 그저 지나치고 있을 뿐이다. 이 점에서 오스만의 유산은 심술궂다. 네트워크화된 빌은 시테를 축소시켰다. (p.59)   ...

    새로운 불안이 파리인들을 엄습했다. 1870년대 후반부터 1880년대 초반에, 교통 체증으로 인한 운전자 불만이 보고되기 시작했다. 느린 움직임이 정상이던 시절에는 길이 막히더라도 불안은 적었다. 비비 꼬인 구시가지 도로의 교통 정체를 당연한 기정사실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로 교통 정체는 도시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되었고, 길이 막혔다는 불안감이 고조되어 분노를 유발하곤 했다. 대중 속에서 신체적 접촉 없이 자유롭게 움직이고 싶은 -그리고 교통 정체에 갇히고 싶지 않은- 욕구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 같지만, 그것은 역사적으로 구축된 감수성이다. 우리에 비하면 선조들은 훨씬 느긋했다. 그들은 지금 같으면 슬로푸드라 불릴 것을 먹고 살았고, 도시 속에서 느리게 움직이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으며, 이를 도시가 완전한 정지 상태가 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오스만은 대로 네트워크를 통한 쉽고 자유로운 이동성을 좋은 도시에 대한 정의의 핵심에 두었다. 이런 자유로운 흐름에 대한 강조는 20세기 도시계획가들의 지침이 되었고, 뉴욕 고속도로 네트워크의 건설자 로버트 모지스에게도 이동성이 최우선 과제였다. 오늘날 전력 투구하며 성장하는 베이징 같은 도시의 계획가들도 오스만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해 고속도로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는다. 도로-속도의 경험이 빠른 것은 자유, 느린 것은 부자유라는 특정한 버전의 현대성을 정의한다. 원하는 곳이 어디든 언제나 최대한 빠른 속도로 이동해야 한다는 공식은 거주지에 대한 본능적 감각을 축소시킨다. 당신은 그저 지나치고 있을 뿐이다. 이 점에서 오스만의 유산은 심술궂다. 네트워크화된 빌은 시테를 축소시켰다.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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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라는 개념은 물리적 장소로서의 도시 과 지각, 행동, 신념으로 편집된 정신적 도시인 시테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노동과 도시화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리처드 세넷은 열린 도시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열린 도시를 만들기 위한 도시 계획에는 윤리적 겸손함이 함께 해야 한다. 도시의 효율성과 빠른 속도가 가장 중요시되는 현대 사회에서 그것을 심술궂다고 표현한 것은 신선했다. 20세기 말에 태어나 언제나 빠른 것은 자유, 느린 것은 부자유라는 생각을 무의식 속에 품고 살았는데, 리처드 세넷의 주장에 의하면 빠른 것이 우리의 자유를 앗아갈 수도 있다. 그에 대한 반동으로 슬로우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나는 것이겠지.

    속도의 문제를 넘어서 리처드 세넷은 역사, 철학 문학, 과학, 정치경제학 등 방대한 배경지식을 이용하여 도시에 대한 생각을 풀어낸다. 이 책을 통해서 도시라는 개념에 대해 처음 생각해보았고 정치나 경제학 등의 배경지식이 부족하다보니 읽으며 막히는 부분도 많았다. 배경지식이 풍부하고 도시 계획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이 책이 최고의 양서가 될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꾸준히 한 생각은 편독하지 말자는 것.. 발자크, 스탕달 등 문예사조론 시간에 배운 작가들이 나오니까 책이 너무 재밌었는데 다시 막히는 부분이 나오자 읽는 게 힘들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문학이나 에세이, 사회학 등 내 관심사만 편독했으니, 배경 지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저자분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다. 관심 없는 분야의 책을 읽는다는 건 고통스럽고도 즐거운, 귀한 경험이었다. 아마 내 좁은 세상을 억지로 넓히려 하다보니 고통스러운 것 같다. 결론은 어렵지만 방대한 지식과 저자의 윤리적 사상까지 듬뿍 담겨 있는 좋은 책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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