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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체제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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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쪽 | A5
ISBN-10 : 8936485725
ISBN-13 : 9788936485726
2013년 체제 만들기 중고
저자 백낙청 | 출판사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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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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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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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2013년 체제’를 위한 백낙청의 제언과 해법! 동아시아와 한반도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기위한『2013년체제 만들기』.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표를 역임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힘써왔으며, 2011년 시민사회, 종교계 등 각계 원로들이 모여 구성한 희망2013·승리2012 원탁회의를 주도하며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울대 명예교수 백낙청이 2012년 총선거와 대통령선거를 통해 새롭게 시작될 2013년 체제에 관한 자신의 논의들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2012년 양 선거를 앞둔 국내정세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김정은 체제로 이동하는 북한의 변화와 대북정책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2013년 체제의 필요성, 당위성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의 개혁과 변혁을 위한 올해의 가장 큰 화두를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87년 체제를 넘어 희망의 2013년 체제가 구축되기 위한 다양한 해법들을 모색하였다.

저자소개

저자 : 백낙청
저자 백낙청白樂晴은 문학평론가.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인, 서울대 영문과 명예교수, 한반도평화포럼 공동이사장, 6ㆍ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명예대표. 저서로 『분단체제 변혁의 공부길』 『흔들리는 분단체제』 『한반도식 통일, 현재진행형』 『어디가 중도며 어째서 변혁인가』 등 사회평론서와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1/인간해방의 논리를 찾아서』(합본 개정판)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2』『민족문학의 새 단계』『통일시대 한국문학의 보람』 『문학이 무엇인지 다시 묻는 일』등 문학평론집, 『백낙청 회화록』(전5권) 외에 다수의 편저서가 있다.

목차

책머리에

제1부
1. ‘2013년체제’를 준비하자 / 2. 동아시아와 한반도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하여 / 3. ‘김정일 이후’와 2013년체제 / 4. 다시 2013년체제를 생각한다

제2부
5. ‘포용정책 2.0’을 향하여 / 6. 2010년의 시련을 딛고 상식과 교양의 회복을 / 7. 한국 민주주의와 한반도의 분단체제 / 8. 2013년체제와 포용정책 2.0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올해 우리 사회 최대의 화두를 던진다! 희망의 2013, 승리의 2012 2012년 양 선거를 앞둔 국내정세에 대한 분석 김정은체제로 이동하는 북한의 변화와 대북정책에 대한 진단 87년체제를 넘어 희망의 2013년체제를 향한 백낙청의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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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 사회 최대의 화두를 던진다!
희망의 2013, 승리의 2012


2012년 양 선거를 앞둔 국내정세에 대한 분석
김정은체제로 이동하는 북한의 변화와 대북정책에 대한 진단
87년체제를 넘어 희망의 2013년체제를 향한 백낙청의 제언과 해법


2012년은 두번의 선거가 있는 해로 이미 연초부터 우리 사회 전반에서 정치와 관련된 이슈들이 다양하게 급부상하고 대중의 관심 또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 한가운데에 있는 주요한 화두가 바로 ‘2013년체제’이다.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이끌어낸 87년체제가 여전히 그 효력을 발휘하고 있으나 이제 변화된 새로운 시대에 걸맞지 않은 낡은 체제로서 극복의 대상이 되었다는 분석들이 제기되어왔고, 그러한 논의를 주도했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2012년 총선거와 대통령선거를 통해 새롭게 시작될 2013년은 87년체제 못지않은 큰 변혁을 이끌어낼 새로운 시대의 원년이 되어야 한다고 주창해왔다. 이번에 출간한 「2013년체제 만들기」는 그간의 2013년체제에 관한 저자의 논의들을 집약한 책이다.
6ㆍ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표를 역임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힘써왔으며 2011년 시민사회, 종교계 등 각계 원로들이 모여 구성한 희망2013ㆍ승리2012 원탁회의를 주도하며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저자이기에 이 책의 제언과 해법 들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2013년체제와 2012년 선거

1987년 군사독재정권에 항거한 6월 민주화운동으로 이끌어낸 시대는 ‘87년체체’라 불려왔다. 87년체제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 ‘민주화’일 것이다. 그러나 민주화에 대한 견해는 논자에 따라 다르다. 최장집 교수는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후마니타스 2005)에서 “민주화 이후 한국사회가 질적으로 나빠졌다고 본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그러나 이렇게 민주정부의 실패를 공격하는 데 치중할 것이 아니라 민주정부하의 민주주의가 이룩한 중요한 성과는 무엇인지, 그것이 민주주의의 본령에 가닿지 못했다면 왜 그랬는지, 어떻게 진전되어왔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섬세하게 가려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우리 사회를 신자유주의 사회라고 비판하는 데 치중함에 따라 현실의 필요한 개혁마저 신자유주의의 일환이라며 외면하게 되는 편향도 있다. 그런 점에서 87년체제를, 그로 인해 성취한 민주화의 성과와 한계를 제대로 짚으며 새로운 시대에 맞춰 변혁할 필요성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논지다.
정치ㆍ사회적 민주화에 이어 경제적 민주화까지 이끌어냈던 87년체제는 그러나 제때에 새로운 체제로 발전하지 못한 채 노무현정권 중반 이후부터 말기국면에 접어들었고 이명박정부 들어서는 혼란상이 ‘재앙’ 수준으로까지 확대되었다. IMF 구제금융 이후 사회양극화의 물결이 몰아치고 있을 뿐 아니라, 남북관계는 후퇴를 거듭해 의문투성이인 천안함사건과 북의 연평도 포격사건을 거쳐 악화일로를 걷고, 4대강사업과 한미FTA의 날치기 통과 등 민주화에 대한 ‘역주행’과 설득력없는 ‘폭주’가 빈번한 실정이다.
2012년은 총선거와 대통령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는 해로, 혁신적인 체제변화를 위해 더없이 좋은 기회이다. 그러나 단순히 정권만 교체된다고 새로운 체제가 수립되는 것은 아니며, 정권을 한번 교체해보자는 정도의 작은 원(願)만을 가지고는 정권교체 자체도 이루어낼 수 없다.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원(願)을 크게 세우는 일이라고 믿기에 눈앞의 현실보다 한 발짝 먼 이야기부터 하려는 것이다. 2012년의 선택이 비록 중요하지만, 그해의 양대 선거에 논의가 너무 집중됨으로써 우리가 목표하는 선거 이후의 삶에 관한 사고를 제약하고 때이른 정치공학적 논의에 몰입해서는 곤란하겠기 때문이다. - 제1장 「‘2013년체제’를 준비하자」

물론 2013년체제가 성립하기 위한 가장 큰 전제조건은 2012년 양대 선거의 승리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는 대폭적인 지각변동이 감지되는 움직임들이 여럿 있다. 야권통합후보의 서울시장 당선, ‘안철수 현상’, 젊은 세대의 정치 복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전열 정비, 박근혜 대세론의 붕괴와 ‘조기등판’ 등이 그것이다. 특히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인 박근혜 위원장은 본의 아니게 너무 일찍 선거판에 투입되는 바람에 4월 총선 결과에 따라 정치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

온갖 불확실성 속에서도 2013년체제가 다가오고 있음이 점차 실감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시민후보’ 박원순이 야권통합후보로 당선된 사실과 이를 전후한 ‘안철수 현상’, 그리고 그 바람에 오랫동안 부동의 여론 지지율 1위를 자랑하던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대세론이 무너지고 드디어 그녀가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예정에 없던 ‘조기등판’을 하게 된 사정 등이 모두 그런 실감을 더해준다. - 제4장 「다시 2013년체제를 생각한다」

저자가 깊이 관여하고 주도하는 원탁회의를 비롯해 사회 각계, 그리고 정치권의 연합정치 행보 또한 가속화할 전망이며 2013년체제에 좀더 다가갈 수 있는 기본 여건들이 마련됨과 동시에 내실있는 2013년체제에 대한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복지사회, 공정ㆍ공평사회, 생태전환

저자가 주창하는 2013년체제의 주요 요소 중에는 복지사회, 공정ㆍ공평사회론, 그리고 생태전환론 등이 포함되어 있다. 지난 2011년의 무상급식 투표나 이어진 10ㆍ26서울시장 선거에서 시민후보 박원순씨가 당선된 결과를 보더라도 이미 우리 사회의 복지에 대한 열망을 목격할 수 있었다. 한나라당의 유력 후보인 박근혜씨가 일찌감치 중도적인 복지론을 주장하며 여야간의 전면적 복지논쟁에서 비켜서 오히려 그 논쟁의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라는 점 역시 역설적으로 복지논의의 중요성을 뒷받침해주는 증거이다. 그러나 분단현실을 망각한 복지국가론이란 장래에 결코 유효하지 않으므로 평화담론과 결합한 복지논의라야 실현가능하다고 본다.

복지국가론의 기본 취지가 당장에 복지를 전면화하는 것보다 국가모델을 ‘복지국가형’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라면, 더욱이나 여타 국가적ㆍ사회적 목표와 결합된 복지모델을 설계해야 한다. 예컨대 기존의 생산과 소비 방식을 생태친화적으로 전환하는 ‘친환경 복지국가’ 모델이어야 하며, 동시에 ‘성평등 지향적 복지국가’ 모델이 되어야 한다. 또한 복지국가이되 국가의 역할을 최소화하고 협동조합, 시민단체, 그리고 복지수혜자 개개인의 능동적 참여가 극대화되는 ‘민주적 복지사회’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2013년 이후 진전될 남북관계와 어떻게 조화시킬지에 관한 ‘범한반도적 설계’가 긴요하다.
- 제1장 「‘2013년체제’를 준비하자」

또다른 요소인 공정ㆍ공평사회 문제는 그보다 훨씬 더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역설하던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 특권과 반칙이 통하지 않는 사회’는 이제 전설처럼 느껴질 정도로 이명박정권 들어 가장 훼손되고 있는 가치이기도 하다. 진정 성숙하고 선진화된 사회로 거듭나기 위한 최소 필요조건임에도 권력의 사익에 따라 불공정과 야합, 협잡이 판치는 이상 2013년체제란 불가능할 것이다. 또한 저자가 주창하는 환경문제의 해결은 단기적인 차원뿐만 아니라, 일본의 후꾸시마 원전 사고로 급부상한 원자력발전의 지속 여부 문제나 생태친화적 발전모델의 수립 등 중장기적인 과제로서 2013년체제를 구성하는 핵심이다. 그밖에도 교육, 양극화, 성평등 문제 등 주요한 각론들이 마련됨으로써 2013년체제론은 완성되어갈 것이다.

포용정책 2.0을 향하여

2013년체제의 주요한 골자는 무엇보다 6ㆍ15선언으로 상징되는 남북관계의 정상화와 진전, 그리고 평화체제 구축이다.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기반으로 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한반도뿐 아니라 동아시아 정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필수조건이다. 시대를 거슬러올라가보면 7ㆍ4남북공동성명으로부터 시작해 점진적인 진전이 이루어졌던 평화와 화해 분위기가 이명박정권하에서 일거에 후퇴함으로써 전쟁 일보 직전의 긴장이 조성되었으며 그 긴장을 빌미로 자신들의 권력과 위치를 공고히하려는 세력들이 기승을 부렸다.

장래의 포용정책은 단순한 대북정책ㆍ통일정책이 아니라 한국사회의 총체적 개혁을 수반하는, 그리고 이런 개혁과 조율된 정책이 되어야 하고, 남쪽과 북쪽이 함께 변함으로써 한반도의 분단체제가 변혁되는 것을 지향해야 한다. 종전의 햇볕정책ㆍ평화번영정책의 범위를 넘어 남한사회 개혁을 수반하는 범한반도적 분단체제변혁 전략이란 뜻으로 ‘2.0버전’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2013년체제와 평화전략을 함께 얘기해야만 하는 이유는 평화체제로의 진행 여부가 2013년체제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 중에서 유독 남북관계나 평화문제만 중요하다는 주장이 아니라, 87년체제가 53년체제라는 토대 위에 세워진 탓에 민주화를 위한 그 긍정적인 동력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교착ㆍ혼란ㆍ퇴행상태를 겪게 된만큼, 결국 53년체제를 혁파하여 분단체제를 좀더 획기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 제8장 「2013년체제와 포용정책 2.0」

‘포용정책 2.0’ 정책은 2013년체제에서 주요한 열쇳말로 제시된다. 이 대목은 87년체제와 가장 대별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87년체제는 민주화투쟁을 통해 성취한 의미있는 체제였음이 분명하지만 어디까지나 남북 분단의 1953년체제에 기반하여 남한에만 국한된 것이었다면, 2013년체제는 남북이 공유할 수 있는 체제여야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시민참여형 운동이 원동력이 되어야 하며 6ㆍ15선언의 본래 취지에 맞게 평화협정 체결을 하고 남북간 ‘국가연합’의 첫걸음을 떼어놓아야 할 것이다. 지난해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급서로 북한사회의 혼란을 예측했던 일각의 견해와 달리 북한은 비교적 안정된 세대교체를 이루어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결국 이후의 한반도문제에서도 남한의 시민역량이 어떻게 힘을 결집하여 총체적 개혁의 방향타를 잡느냐가 관건적인 요소이다.

총체적 사회개혁을 위한 2013년체제를 위하여

87년체제의 극복과 2013년체제의 수립은 2012년 양대 선거의 승리로 정권교체나 원내 다수의석 확보로써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선거승리는 필수적인 요소지만 정권교체 이후의 새로운 체제를 미리 논의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역사의 시간표는 다시 지루한 뒷걸음질을 기록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2013년체제의 필요성, 당위성에 대해 역설할 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의 개혁과 변혁을 위한 올해의 가장 큰 화두를 던지고 있다. 2013년체제는 정치권만의 목표나 설계가 아니고, 시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있을 때만 실현가능한 것이다.

크게 보면 이 모든 것이 상식과 교양 및 인간적 염치의 회복이라는 문제로 돌아온다. 그리고 그것이 정권교체나 정치권 주도의 노력만으로 될 일이 아님은 명백하다. 몇몇 인사들의 무교양과 몰상식 그리고 부도덕에서만 문제가 비롯되었다기보다 국민들 다수의 생명경시 습성과 정의감 부족, 그리고 비뚤어진 욕망에 뿌리를 둔 것이기 때문이다. 하루이틀에 바로잡힐 일이 아니며, 세상과 자신을 동시에 바꿔나가는 노력을 각자의 삶에서 꾸준히 진행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분위기가 일신될 때 비로소 많은 사람들이 그런 노력을 제대로 시작할 수 있을 터이기에, 아무래도 2013년(또는 2012년)의 결정적인 전환을 꿈꾸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 그러한 전환을 위해 필요한 뼈저린 반성을 할 기회가 지난 3년여 동안 유독 많았다. 그 점에서 우리는 이명박시대에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다.
- 제1장 「‘2013년체제’를 준비하자」

▶뒷표지 글

새로운 ‘체제’라 불릴 만큼 획기적인 전환기를 2013년에 맞이할 수 있을지 여부가 올해 판가름난다. 아니, 잘하면 금년 하반기부터 낡은 체제의 청소작업을 시작할 수도 있다. 어쩌면 ‘2013년체제’라는 이름도 아예 ‘2012년체제’로 바뀔 가능성마저 있다. 그러나 바뀔 때 바뀌더라도 지금은 2013년 이후를 내다보며 큰 그림을 그리는 게 바람직하다. 2012년을 앞세움으로써 선거승리의 공학적 계산에 매몰되었다가는 혹시 승리하더라도 또다른 혼란을 면키 어렵고, 자칫 승리 자체를 놓칠 수도 있겠기 때문이다.
김정은시대의 개막도 2013년체제론의 내용을 크게 바꿀 성질은 아니다. ‘포용정책 2.0’의 전망을 반드시 어둡게 하는 것이 아니며, 한국은 물론 한반도와 동아시아 전체를 위해 2013년 이후의 새로운 시대를 우리 손으로 열어야 할 필요성이 더 절실해졌을 따름이다. 이곳 남녘에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가 결국은 최대의 관건인 것이다. - 「책머리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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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리뷰

  • [서평] 백낙청 저 <2013년 체제 만들기>를 읽고 / 2012. 01., 191쪽, 창비 사람들이 인정하든...
    [서평] 백낙청 저 <2013년 체제 만들기>를 읽고 / 2012. 01., 191쪽, 창비

    사람들이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힌국사회에서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의 의미는 매우 크다. 특히 안정적인 일자리와 주거를 확보하지 못한 국민들과 주권자로서 자신들의 각종 권리가 박탈된 사람들, 즉 90% 이상의 한국인에게는 더더욱 중요하다. 현행 한국의 사회체제는 정치가 많은 것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악의 빈부격차와 자살률, 그리고 행복도 최하위의 대한민국을 만든 것은 법과 제도와 행정이었고, 그 법과 제도와 행정을 주도한 것은 선출직 공무원들이다. 그들을 선출하는 제도가 총선과 대선, 그리고 지방선거인 것이다.
    부정부패를 양산하는 시스템과 문화도, 부정부패에 면죄부를 주는 사법체계도, 국민들의 일자리와 생존권을 좌우하는 경제와 행정도,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농민들의 터전을 붕괴시키고 중소상공인과 영세자영업자를 낭떠러지에 내모는 것도 정치가 직,간접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한국의 정치와 행정이 ‘불량국가’ 수준인 것은 정치가 ‘불량’하기 때문이다. 그 정치가 불량하게 만드는 구조적 역사적 원인은 한국현대사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친일과 분단이다. 일제의 식민지 무력 감정을 환영하고, 그런 일제에게 부역하여 호의호식을 한 자들이 해방 후 분단을 주도했고, 분단이 한국전쟁의 참화를 가져왔으며, 전쟁이 다시 분단을 고착화시키고 군사독재의 명분이 되었다.

    친일파들과 군사독재 부역자들이 한국사회의 기득권을 장악한 이후 제대로 청산되지 않은 지 70년이 흘렀다. 그들이 기득권을 장악한 무기가 바로 분단과 반공이었다.
    백낙청은 그래서 ‘분단체제’를 강조한다. 그 분단체제는 1948년 분단체제가 아니라 '한국전쟁을 거친 분단체제’다. 그것을 그는 ‘53년 체제’라 규정한다. ‘53년 체제’는 분단과 독재가 핵심구조이다. 두 개는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연관되어 있고 서로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53년 체제’는 친일과 외세의존, 전시체제와 반공을 주요 이념으로 한다. 경제질서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와 사회주의 경제체제가 섞여 있다. 
    또한 남과 북, 즉 한반도는 주변 열강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한반도의 분단 과정이 강대국의 냉전구도에 강제된 측면이 강할뿐만 아니라 분단의 유지와 고착화도 외세의 입김에 영향을 받고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지리적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식민과 해방과 분단의 과정, 그리고 전쟁과 분단고착화의 과정에 주변 열강이 모두 개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53년 체제’는 외부적인 변수이기는 하지만, 세계적인 갈등구조와 맞물려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남과 북이 주변 열강을 무시하고 임의로 독단적으로 무언가를 추진하기 어렵다. 주변국들의 입장에서 한반도의 통일은 그 자체로 또다른 강대국이 탄생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CIA는 오바마의 재선 후 한반도가 통일되면 세계 5위의 강대국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하는 보고서를 오바마에게 제출했을 정도다.)

    ‘53년 체제’는 남과 북에 ‘결손국가’를 만들어 버렸다. ‘결손국가’라 함은 자기완결적인 사회체제가 아님을 의미한다. 남과 북은 유엔에 동시에 가입한 ‘독립국가’이면서도 실상은 ‘통일을 지향하는 잠정적인 국가 형태’로 남아 있다. 이는 1972년 남북공동성명의 기본 정신이고, 1992년 남북 기본합의서에 명문화된 이후 지금까지 이어진다. 그럼에도 ‘분단체제’는 남과 북 내부에 분단체제로 인한 기득권이 발생하도록 만들었고, 따라서 각각 분단이 고착화되기를 바라는 집단과 분단을 극복하려는 집단이 존재하게 되었다. 물론 남북 대다수의 주권자들은 분단 보다 통일을 바란다.
    남과 북은 ‘결손국가’이기 때문에 그리고 상대방이 통일을 대상이자 주체이기 때문에 상대방과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주로 정권과 기득권자들의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측면이 강하다. ‘분단기득권’이 생겨났고 부분적으로 체제 내에 자리잡은 것이다.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정부는 분단기득권자들이 중심이 된 정권이었다. 그래서 ‘적대적 공생관계’라는 주장도 나오게 되는 것이다.(그 개념을 인정하든 아니든)

    정치학자나 사회학자들은 곧잘 ‘87년 체제’를 말한다. ‘87년 체제’는 박정희-전두환으로 이어지는, 1961년 군사쿠테타 이후 기본적인 자유와 절차마저 유린되었던 25년 간의 ‘유신독재체제’가 사라졌다는 게 핵심이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그리고 지자체장을 주권자의 손으로 직접 선출한다는 의미다.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전체주의, 군사주의의 제도를 청산하고 절차와 선거와 협의를 강조하였고, 많은 분야에서 자유권을 신장시켰다. 그 과정에서 민주정부, 즉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이 탄생되었다. 2000년 615 공동선언과 2007년 1004 공동선언은 ‘87년 체제’의 불안정한 구조인 분단체제를 흔들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백낙청은 ‘87년 체제’가 ‘53년 체제’를 넘어서지는 못했다고 말한다. ‘53년 체제’의 두 기둥, 즉 분단과 독재에서 독재 하나 만이 무력화되었다는 것이다. ‘87년 체제’로 절차적 민주주의는 도입되었지만, 내용적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는 미루어졌다. 더 중요한 것은 ‘87년 체제’가 ‘53년 체제’를 근본적인 면에서 변화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바로 ‘분단체제’가 시퍼렇게 살아 있는 것이다. 그 결과가 분단기득권자들이 분단과 반복 공세를 통해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탄생시킨 것이다.

    이 책은 2012년 총선과 대선, 양 선거를 앞둔 국내정세에 대한 분석과 김정은체제로 이동하는 북한의 변화와 대북정책에 대한 진단, 그리고 87년체제를 넘어 희망의 2013년체제를 향한 백낙청의 제언과 해법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당시 나도 ‘2013년 체제’라는 개념을 전혀 들어보지 못할 정도로(2012 희망 원탁회의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백낙청의 문제의식과 제안은 한국사회에 널리 퍼지지 못했다.
    결국 백낙청이 말한 ‘2013년 체제’는 ‘87년 체제’를 뛰어 넘어 ‘53년 체제’까지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그가 주창하는 ‘2013년 체제'의 주요 요소 중에는 복지사회, 공정·공평사회론, 그리고 생태전환론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2013년체제'의 주요한 골자는 무엇보다 6·15선언으로 상징되는 남북관계의 정상화와 진전, 그리고 평화체제 구축이다. 이 내용을 그는 ‘포용정책 2.0’이라고 이름지었다. ‘포용정책 2.0’ 정책은 2013년체제에서 주요한 열쇳말로 제시된다. 이 대목은 87년체제와 가장 대별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그는 87년체제의 극복과 2013년체제의 수립이 2012년 양대 선거의 승리로 정권교체나 원내 다수의석 확보로써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선거승리는 필수적인 요소지만 정권교체 이후의 새로운 체제를 미리 논의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역사의 시간표는 다시 지루한 뒷걸음질을 기록하게 된다는 것이다. 진보진영과 야권이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실패한 이유는 어쩌면 ‘2013년 체제’ 만들기가 아니라 단순히 ‘야권의 승리’, 특정 정치세력의 ‘승리’ 또는 ‘전진'만을 욕심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고 나니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이 단순히 ‘야권의 승리’가 아니라 ‘한국사회의 체제적 전환’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기 보다는 기존에 어렴풋이 들었던 여러 생각들이 이 책을 통해서 가닥을 잡아간다는 느낌이다.
    물론 백낙청 교수는 <백낙청이 대전환의 길을 묻다>에서 자신이 ‘2013년 체제’론을 설파하고 설득하는 것에 실패했다고 인정한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 등 박근혜 정권의 모습이 ‘2013년 체제’는 커녕 ‘87년 체제’마저 후퇴시키는 퇴행이 일어나는 것을 목격하면서 사회 각 분야에서 많은 이들이 ‘적공’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작금의 정치상황이 ‘87년 체제’를 지키는 것도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53년 체제’라는 관점과 ‘53년 체제’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부족하여 나타난 박근혜-새누리당 체제를 ‘87년 체제’만을 지키려고 하다가는 오히려 더 후퇴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든다.

    내가 ‘2013년 체제’에 대해 궁금증이 생긴 것은 백낙청의 2015년 신간 <백낙청이 대전환의 길을 묻다>이었다. 그후 ‘2013년 체제’와 ‘53년 체제’를 어느 정도 이해하기까지는 이 책 <2013년 체제 만들기>뿐 아니라 <어디가 중도고 어째서 변혁인가>와 <한반도식 통일, 현재진행형>까지 읽어야 했다.

    [ 인상 깊은 문장 ]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원(願)을 크게 세우는 일이라고 믿기에 눈앞의 현실보다 한 발짝 먼 이야기부터 하려는 것이다. 2012년의 선택이 비록 중요하지만, 그해의 양대 선거에 논의가 너무 집중됨으로써 우리가 목표하는 선거 이후의 삶에 관한 사고를 제약하고 때이른 정치공학적 논의에 몰입해서는 곤란하겠기 때문이다." ―제1장 「‘2013년체제’를 준비하자」

    "물론 2013년체제가 성립하기 위한 가장 큰 전제조건은 2012년 양대 선거의 승리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는 대폭적인 지각변동이 감지되는 움직임들이 여럿 있다. 야권통합후보의 서울시장 당선, ‘안철수 현상’, 젊은 세대의 정치 복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전열 정비, 박근혜 대세론의 붕괴와 ‘조기등판’ 등이 그것이다. 특히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인 박근혜 위원장은 본의 아니게 너무 일찍 선거판에 투입되는 바람에 4월 총선 결과에 따라 정치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

    "온갖 불확실성 속에서도 2013년체제가 다가오고 있음이 점차 실감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시민후보’ 박원순이 야권통합후보로 당선된 사실과 이를 전후한 ‘안철수 현상’, 그리고 그 바람에 오랫동안 부동의 여론 지지율 1위를 자랑하던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대세론이 무너지고 드디어 그녀가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예정에 없던 ‘조기등판’을 하게 된 사정 등이 모두 그런 실감을 더해준다." ―제4장 「다시 2013년체제를 생각한다」

    "복지국가론의 기본 취지가 당장에 복지를 전면화하는 것보다 국가모델을 ‘복지국가형’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라면, 더욱이나 여타 국가적·사회적 목표와 결합된 복지모델을 설계해야 한다. 예컨대 기존의 생산과 소비 방식을 생태친화적으로 전환하는 ‘친환경 복지국가’ 모델이어야 하며, 동시에 ‘성평등 지향적 복지국가’ 모델이 되어야 한다. 또한 복지국가이되 국가의 역할을 최소화하고 협동조합, 시민단체, 그리고 복지수혜자 개개인의 능동적 참여가 극대화되는 ‘민주적 복지사회’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2013년 이후 진전될 남북관계와 어떻게 조화시킬지에 관한 ‘범한반도적 설계’가 긴요하다.” ―제1장 「‘2013년체제’를 준비하자」

    "2013년체제와 평화전략을 함께 얘기해야만 하는 이유는 평화체제로의 진행 여부가 2013년체제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 중에서 유독 남북관계나 평화문제만 중요하다는 주장이 아니라, 87년체제가 53년체제라는 토대 위에 세워진 탓에 민주화를 위한 그 긍정적인 동력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교착·혼란·퇴행상태를 겪게 된만큼, 결국 53년체제를 혁파하여 분단체제를 좀더 획기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제8장 「2013년체제와 포용정책 2.0」

    "크게 보면 이 모든 것이 상식과 교양 및 인간적 염치의 회복이라는 문제로 돌아온다. 그리고 그것이 정권교체나 정치권 주도의 노력만으로 될 일이 아님은 명백하다. 몇몇 인사들의 무교양과 몰상식 그리고 부도덕에서만 문제가 비롯되었다기보다 국민들 다수의 생명경시 습성과 정의감 부족, 그리고 비뚤어진 욕망에 뿌리를 둔 것이기 때문이다. 하루이틀에 바로잡힐 일이 아니며, 세상과 자신을 동시에 바꿔나가는 노력을 각자의 삶에서 꾸준히 진행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분위기가 일신될 때 비로소 많은 사람들이 그런 노력을 제대로 시작할 수 있을 터이기에, 아무래도 2013년(또는 2012년)의 결정적인 전환을 꿈꾸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 그러한 전환을 위해 필요한 뼈저린 반성을 할 기회가 지난 3년여 동안 유독 많았다. 그 점에서 우리는 이명박시대에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다.” ―제1장 「‘2013년체제’를 준비하자」

    [ 2015년 11월 03일 ]
  • 분명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는 아직 일 년 남짓 남아있다. 하지만 이미 정치권을 비롯한 시민사회, 나아가 국민들에게 이 대통령의 잔여 임기는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2012년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너도나도 ‘2013년’을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
    분명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는 아직 일 년 남짓 남아있다. 하지만 이미 정치권을 비롯한 시민사회, 나아가 국민들에게 이 대통령의 잔여 임기는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2012년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너도나도 ‘2013년’을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지금처럼 살 수 없다는 절박함, 분노와 맞물려 이미 ‘2013년체제’ 만들기는 진행형이다. 한편 2011년 처음 ‘2013년체제’라는 화두를 던졌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87년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평화체제, 복지국가, 공정·공평사회 등 중요한 시대적 과제들이 상호 맞물려 발전하고, 남북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체제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연 2013년체제는 무엇이고, 이는 어떻게 실현시킬 수 있을까.
     
    노 학자가 새해 벽두 서둘러 작은 책을 펴냈다. 평소 그답지 않은 모습이다. 오랜 시간동안 “더러는 이론적이고 철학적인 논의를 포함하여 제법 두툼한 책으로 묶어내는 것”이 습관이었던 그가 채 200면이 되지 않는 책을 서둘러 세상에 내놓은 까닭은 무엇일까. 무엇이 그를 이토록 절박하게 만들었을까. 《2013년체제 만들기》는 이런 백 교수의 고민과 간절함이 그대로 담겨 있다.
     
    백 교수가 말하는 2013년체제는 “1987년 6월항쟁으로 한국사회가 일대 전환을 이룬 것을 ‘87년체제’라는 개념으로 표현하기도 하듯이, 2013년 이후의 세상 또한 별개의 ‘체제’라 일컬을 정도로 또 한 번 크게 바꿔보자는 것”이다.
     
    87년체제가 직선제 개헌과 대선을 통해 군사독재 시대를 마감하고 민주화 시대로 이행한 것이었다면, 2013년을 시작으로 무한경쟁과 성장만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 시대를 넘어 민주주의·복지·남북관계에서 획기적인 전환을 이루는 새로운 체제를 만들자는 제안이다.
     
    여기에 진보진영과 시민사회가 호응해 2011년 7월 야권통합의 촉매제 구실을 자임한 ‘희망 2013·승리 2103’ 원탁회의가 출범되는 등 구체적인 행동이 이어졌고, 여야·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저마다 2013년에 대한 구체적 비전 만들기에 정신 없는 모습이다. 백 교수의 주장에 대한 동의 여부를 떠나 모두 2013년이 가지고 있는 중요성을 공감하고 있는 셈이다.
     
    2013년은 올해 치러질 총선과 대선을 통해 새로이 정치 지형이 바뀌는 원년이다. 이명박 정부 기간 동안 지칠 대로 지친 국민들에게 무언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희망을 제시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때문에 올해 양대 선거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백 교수가 ‘2103년’을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2013년 이후에 대한 바람을 크게 세울 때에만 2012년 선거도 제대로 치를 수 있다고 말한다. 올해의 선택이 비록 매우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선거에만 논의가 너무 집중됨으로써 우리가 목표하는 선거 이후의 삶에 관한 사고를 제약하고 때 이른 정치공학적 논의에 몰입해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어차피 이명박 대통령은 2013년 2월에 물러난다. 후임이 설혹 한나라당(새누리당)에서 나오더라도 ‘포스트 MB’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게다가 야당이 다시 집권한다면 또 한 번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렇다 한들 단순히 ‘잃어버린 5년’을 건너뛰어 그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으로 만족할 수는 없는 일이다.”
     
    백 교수는 ‘2013년체제’론이 오늘의 혼란상이 모두 이명박 정부의 실정 때문이라는 입장에서 나온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다만 87년체제가 만들어낸 세 가지 동력, 즉 민주화·경제적 자유화·자주와 통일에 대한 요구가 원만히 결합해 지속성과 상승효과를 얻음으로서 너무 길지 않은 시간 내에 87년체제 자체의 한계를 돌파했어야 했는데, 그러한 시대적 과제를 현 정부가 제대로 수행하기는커녕 대대적으로 역행했다는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소설가 황석영 역시 이러한 백 교수의 지적에 공감한다. 한국사회를 지탱하는 ‘87년체제’가 한계에 달했다는 것이다. 그는 6월 항쟁의 결과인 87년체제가 “수구세력과 민주세력의 일종의 합의”였다고 지적하며, “혁명이 아닌 리모델링에 불과한 체제는 노무현 정부 때 끝장을 냈어야 했다”고 말한다. 민주화 세력이 그걸 해내지 못해 발생한 정치적·경제적 짐을 지금의 20∼40대가 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금, 여기저기서 비리 사건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온갖 썩은 내가 진동한다. 역대 가장 도덕적인 정권이라 감히 떠들던 그들이 역대 가장 추악하고 더럽고 썩은 정권으로 기록될 것처럼 보인다.
     
    백 교수의 지적처럼 이미 2013년체제는 시작되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 하나를 잊어선 안 된다. 개혁과 변화는 정치권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모든 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며 함께 참여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삶이 지난 5년 동안 얼마나 무너졌는지, 이 땅의 상식과 소통이 얼마나 무너졌는지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결코 올해를 그냥 넘길 수 없다.
     
    투표는 기본이요, 감시와 감독은 필수과제다. 벌써부터 이름만 새누리로 바꾼 한나라당의 중진들이 공천에 굴복하지 않고 떼거리로 출마할 의사를 밝히고 있다. 정치 개혁, 국가와 사회를 위한 결단, 자기 당에 대한 존중 뭐 이 따위와는 어차피 상관없는 것들이긴 하지만, 역시 썩은 내가 진동한다. 그런 인간들이 다시 국회에 들어갈 수 없도록 국민의 무서운 눈이 필요할 것이다.
     
    《2013년체제 만들기》. 두껍지 않은 분량이다. 하지만 그 어떤 책보다 강한 희망과 고뇌가 담겨 있다. 우리가 보내는 올해가 과연 어떤 해로 기억되느냐. 그 결과에 우리는 물론 후손의 운명이 달려있다. 빈 말이 아니다.
     
    반드시 일독을 권한다.
     
  • 울림의 도서... | lm**125 | 2012.02.15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오늘날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에서, 가장 자주 듣게 되는 화두는 아무래도 '2013 체제'라 하겠다.   그 체제에...
    오늘날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에서, 가장 자주 듣게 되는 화두는 아무래도 '2013 체제'라 하겠다.
     
    그 체제에 대해 구상을 하고 이론을 전개한 이가 바로 백낙청이다.
     
    백낙청은 창비에서 모시는 가장 큰 어른(?)으로 그만한 일들을 척척 해내왔다.
     
    내가 보기엔 여러모로 김우창과 비교되기도 하면서 비슷하기도 하다.
     
    전자의 주장은 다소 공허한데, 후자는 울림이 있다.
     
    늘 한국문단의 보람을 늘 말하고, 세계문학에 소외되지 않는 한국문학에 대한 한 없는 애정때문에,
     
    민족문학을 말하고,
     
    하지만 이러한 그의 분투는 결코 거짓으로 보아넘길 수 없다.
     
    그는 도저하게 살았다. 동 시대 어느 평론가가 그의 지적우위에 도전을 하겠으며,
     
    어느 사회학자가 세계에 대해 이처럼 한 없는 애정을 보여주었던가?
     
    문학으로서 현장감을 유지하고, 세계를 설명하려하는 그의 모습은 경의를 받아야 마땅하다.
     
    허나,
     
    사실 이번 단행본으로 나온 2013년 체제만들기는 새로운 논의는 아니다.
     
    창비에서 백낙청이 예전부터 주장하고 노리던 '거대한 전환'을 '대중들이여 이제 참여하라'고 독려하는 기분이다.
     
    본인은 이 책이 아주 쌍수(?)를 들고 환영할 정도의 책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훌륭하다.
     
    왜냐하면,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진정성'이 녹아들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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