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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리아 사중주: 저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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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쪽 | A5
ISBN-10 : 8901105144
ISBN-13 : 9788901105147
알렉산드리아 사중주: 저스틴 중고
저자 로렌스 더럴 | 역자 권도희 | 출판사 펭귄클래식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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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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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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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사건이 네 편의 연작에서 여러 시점으로 다양하게 그려진다! 『알렉산드리아 사중주』 첫 번째 이야기 20세기 영국의 대표 작가 중 한 사람인 로렌스 더럴의 대표작. 『알렉산드리아 사중주』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이집트 북부 도시 알렉산드리아를 아름답고 찬란하게 묘사하면서 시대적 상황을 물씬 녹여낸 것이다. <저스틴>에서 <발타자르>, <마운트올리브>, <클레어>까지 이어지는 총4부작의 작품은 하나의 제목 아래 유기적으로 이어져 연작소설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작가, 의사, 화가, 댄서, 외교관, 혁명가 등의 다양한 계급과 다양한 인종의 여러 인간 군상들이 겪는 동일한 사건이 네 편의 연작 안에서 여러 시점으로 변화하며 다양하게 그려진다.

저자소개

저자 : 로렌스 더럴
1912년 인도의 다르질링에서 태어났다. 다르질링의 예수회 대학에 다녔고, 영국 켄터베리에 있는 세인트 에드몬드 스쿨을 졸업한 뒤 통신원으로 세계 각지에서 일했다. 데뷔작은 1938년 파리에서 헨리 밀러와 아나이스 닌의 후원 아래 발표한 『검은 책』이다. 더럴은 후에 ‘이 작품을 쓰면서 나는 처음으로 내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라고 회고했으며 그 소설은 1930년대 모더니즘의 대표 문인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T. S. 엘리엇의 찬사를 받았다. 엘리엇은 1943년에 더럴이 첫 번째 시집인 『혼자만의 나라』를 출간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처음으로 섬을 소재로 쓰기 시작한 작품은 그리스 코르푸 섬을 배경으로 한 『프로스페로의 작은 방』(1945)이며, 이어서 로도스 섬을 배경으로 한 『바다의 비너스에 관한 고찰』을 발표했다. 1957년에는 키프로스 섬을 배경으로 한 『비터 레몬스』로 더프 쿠퍼 기념상을 받았다. 그리스 섬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한 그 세 작품을 일컬어 ‘그리스 섬 3부작’이라고도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집트에 체류하면서 쓰기 시작한 대작 『알렉산드리아 사중주(저스틴, 발타자르, 마운트올리브, 클레어)』를 프랑스 남부에서 1957년에 완성하였다. 이 작품과 『아비뇽 오중주(무슈, 리비아, 콩스탄스, 세바스티앙, 캥스)』를 쓰는 사이에 이중소설 『퉁크』와 『눈쾀』을 썼는데, 후에 ‘아프로디테의 반란’이라는 제목 아래 하나로 묶었다.
그의 저작 활동은 희곡, 비평서, 번역문, 여행기, 시선집, 외교단 시절의 에피소드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폭넓은 것이었다. 하지만 전시의 알렉산드리아를 가장 심미적이며 찬란하게 보여 주는 『알렉산드리아 사중주』가 그의 작품 중 가장 위대하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1990년 소미에르의 자택에서 숨을 거두기 며칠 전, 최근의 시작들과 프로방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쓴 『시저의 광막한 환영』이 출간되었다.

역자 : 권도희
건국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 졸업. 옮긴 책으로 『제국의 딸』,『움직이는 손가락』,『비뚤어진 집』,『누명』,『모두가 네스터를 죽이고 싶어 한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먹었다』(공역) 등이 있다.

목차

작가 서문 / 『알렉산드리아 사중주』에 대하여 7

저스틴
1부 13
2부 112
3부 183
4부 276
뒷이야기 303

옮긴이 주 313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랜덤하우스 선정 20세기 영문소설 100선『알렉산드리아 사중주: 저스틴, 발타자르, 마운트올리브, 클레어』 한국어 판 첫 출간 온다 리쿠 『삼월은 붉은 구렁을』에 영감을 준 바로 그 작품 ▶ 더럴은 진정한 프루스트식 열정을 발휘하여 진정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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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하우스 선정 20세기 영문소설 100선『알렉산드리아 사중주: 저스틴, 발타자르, 마운트올리브, 클레어』 한국어 판 첫 출간
온다 리쿠 『삼월은 붉은 구렁을』에 영감을 준 바로 그 작품


▶ 더럴은 진정한 프루스트식 열정을 발휘하여 진정한 사랑 이야기들을 탐구했다.30년대 후반부터 40년대 초반까지의 알렉산드리아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거의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 뛰어난 시적 묘사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문장뿐만 아니라, 즉각적인 재치와 재기발랄이 넘쳐난다. - 필립 토인비,《옵저버》
▶ 이 작품이 더럴의 업적 중 가장 위대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 조지 슈타이너
▶ 더럴은 긴장감을 조장하고 다루는 데 대가이다. 나는 첫 장에서부터 매료되었다.- 위버 스미스
▶ 아주 뛰어나고 눈부신 작품 -《타임즈 리터러리 서플먼트》
▶ 영국 문학의 걸작 중 한 편. 변하지 않는 우리 내면의 무언가를 감동시킨다. -《더 타임즈》

◆ 20세기의 대표적 영국 작가 로렌스 더럴의 『알렉산드리아 사중주』 초역 출간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영국 작가 중 한 사람인 로렌스 더럴(Lawrence Durrell, 1912~1990)의 대표작 『알렉산드리아 사중주: 저스틴, 발타자르, 마운트올리브, 클레어』가 작가 사후 20주기를 맞아 국내에서 최초로 번역?출간되었다.
『알렉산드리아 사중주』는 대중적으로 크게 성공한 로렌스 더럴의 작품 가운데에서도 가장 유명하며 동시에 가장 많은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집트에 체류하면서 쓰기 시작한 4부작 연작소설로, 차례로 발표된 『저스틴』(1957), 『발타자르』(1958), 『마운트올리브』(1958), 『클레어』(1960)가 1962년 ‘알렉산드리아 사중주’라는 하나의 제목 아래 묶이면서 작가 서문과 함께 출간된다.

이 네 편의 연작소설은 ‘알렉산드리아 사중주’라는 전체 제목 아래 하나의 작품으로 보이게끔 의도되었다. 가장 적절한 부제는 ‘한 단어의 연속체’쯤 될 것이다. 나는 대략적인 유추로 상대적인 서술을 적용하여 나만의 형식을 만들어내고자 했다. 앞의 세 권은 삽입 방식으로 연계되어 있으며, 서로 형제이지, 속편의 개념이 아니다. 마지막 한 권만이 진정한 속편으로서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으며, 시간의 범위에서 벗어나 있다. 이 작품은 전통적인 연작소설의 형태에 도전하고 있다. -「작가 서문」 중에서

『알렉산드리아 사중주』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집트 북부 도시 알렉산드리아를 배경으로, 다양한 계급(작가, 시인, 의사, 화가, 댄서, 외교관, 혁명가 등)과 인종(영국인, 프랑스인, 유대인, 이집트 콥트교도 등)의 여러 인간 군상들의 성적 ? 정치적 관계를 네 편의 연작을 통해 여러 사람의 관점으로 변화해 가며 조명함으로써 신선한 소설 기법을 제시함과 동시에 매력적인 시적 문체를 선보인다. 특히, 배경이 되는 1930~1940년대 알렉산드리아는 등장인물들만큼이나 복잡한 성격을 띤 하나의 캐릭터처럼 제시되면서 소설 자체에 역동적이고 다면적인 성격을 부여한다.

◆ 동일한 사건을 여러 시점의 변화를 통해 복수적 차원에서 그려낸 실험적 작품
더럴이 ‘현대의 사랑에의 탐구’라고 부른 이 4부작 연작소설은 상대성과 연속체 및 주체-객체 관계의 개념을 탐구하는 일종의 실험소설이다. 1959년 《파리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더럴은, 『알렉산드리아 사중주』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와, 고정된 인격의 개념을 파괴한 프로이트의 사상을 기반으로 현실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보여 준다고 밝혔다. 즉,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개인의 관점은 변화하며, 일련의 동일한 사건들이 변화하는 여러 관점에 따라 제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저스틴』에서 사실로 믿어졌던 하나의 현실, 즉, ‘저스틴은 달리를 사랑했다’라는 것은 『발타자르』에서 완전히 새로운 현실, 즉 ‘저스틴은 달리를 이용했다’, ‘저스틴은 퍼스워든을 사랑했다’로 변화한다. 또한,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마운트올리브』, 『클레어』로 향하면서 현실의 다른 면들이 드러나게 된다.
이를 위해『알렉산드리아 사중주』는 화자의 서술에 다른 등장인물들의 독백, 대화, 연설, 편지, 일기, 회고록, 주석, 심지어 소설 등이 침투해 들어와 새로운 현실과 이미지를 계속해서 만들어나가는 기법을 사용한다. 『저스틴』에서 저스틴의 전남편 아르나우티가 쓴 소설 『풍속』이 만들어낸 저스틴의 이미지는 달리의 글과 발타자르의 주석에 의해 이율배반적으로 서술된다. 달리의 글은 달리만의 현실(관점)이 반영된 저스틴을, 발타자르의 주석은 한 차원 다른 현실(관점)이 반영된 저스틴을 그려내기 때문이다. 『마운트올리브』에서 마운트올리브의 사랑과 믿음은 퍼스워든의 편지에 의해 전복된다. 『클레어』에서 달리가 결코 알 수 없었던 클레어의 과거는 발타자르와 클레어의 대화 속에서 폭로되면서 클레어와 달리의 운명적 사랑의 관계를 위협한다.

알렉산드리아 사중주의 각 편 앞에는 제사가 있으며, 본문 뒤에는「뒷이야기」를 붙여 “등장인물들과 상황들이 유기적으로 전개될 수 있게끔 했다.” 단, 『마운트올리브』에는 「뒷이야기」가 없고, 『발타자르』와 『클레어』에는 부록처럼 작품의 다른 뒷이야기들이 붙어 있다. 또, 『클레어』의 주석에는 로렌스 더럴이 인유한 이집트의 시인 카바피스의 시들이 번역되어 있어 작품의 배경과 분위기를 살려 준다.
위와 같은 현대적 소설 기법의 사용은 ‘현대의 사랑에의 탐구’라는 주제를 풀어나가면서 ‘예술(소설)이란 무엇인가’라는 진지한 물음의 답을 찾아가는 방식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글쓰기에 관한 끊임없는 열정 어린 탐색, 철학적 물음이 4부작이 진행되는 동안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 어둡고 열정적이며 다면적인 사랑의 도시 알렉산드리아, 『저스틴』:
“이곳에 사는 누군가가 사랑에 빠질 때 알렉산드리아는 하나의 세계가 된다.”

사드의 『저스틴』의 한 구절과 프로이트의 『서간문』 중 한 문장을 제사로 하여 시작하는 『저스틴』(1957)은 『알렉산드리아 사중주』의 1부에 해당한다. ‘저스틴’은 작중 화자―영국인 작가이자 교사인 L. G. 달리. 『저스틴』 내에서는 이름이 언급되지 않고, 『발타자르』에서 이름이 밝혀진다.―에 의해 묘사되는, 아름답고 부유하며 신비로운 여인이다. 지중해의 한 섬에서 아이와 함께 외롭게 살고 있는 화자는 저스틴과 나누었던 금지된 사랑과, 그들을 둘러싸고 있던 인물과 상황 들을 반추하며 글을 쓴다. 저스틴은 유대인이지만 콥트교도 네심 호스나니와 결혼한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거의 모두 저스틴에게 성적으로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저스틴은 이를 이용함으로써 자신의 어두운 욕망을 만족시키고 있다. 저스틴은 화자의 친구이기도 한 남편 네심 호스나니 몰래 화자와 밀회를 갖는 동시에 또 다른 인물과도 관계를 맺는다. 화자 또한 전직 댄서인 멜리사와 동거를 하면서 동시에 저스틴에 집착한다. 그렇게 얽히고설키는 그들의 관계는 알 수 없는 집착과 열정에 지배되며 파국으로 치닫는다.

“이것 좀 봐! 똑같은 모습이 다섯 면에 비치고 있어. 내가 글을 쓸 때 한 인물에 대해 프리즘 같은 시각으로 다각적인 인상을 쓰는 것처럼 말이야. 어째서 사람은 한 번에 한쪽 면밖에 볼 수가 없는 걸까?”
(...) 나는 예전부터 이 도시의 이상한, 알 수 없는 힘을 느껴왔다. 평평하게 충적토로 뒤덮인 정경과 바람 한 점 없는 대기. 그리고 그녀가 알렉산드리아의 진정한 딸임을 알고 있었다. 그리스인이나, 시리아인, 이집트인이 아니라 그 모두가 합쳐진 알렉산드리아인. ― 『알렉산드리아 사중주: 저스틴』,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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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Alexandria Quartet - Justine :: Lawrence Durrell 이 작품에 대한 명성은 국내에서...
    The Alexandria Quartet - Justine :: Lawrence Durrell

    이 작품에 대한 명성은 국내에서가 아니라 일본 작가들에 의해서 알게 되었다. 온다 리쿠(※ 삼월은 붉은 구렁을), 모리미 도시유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이토야마 아키코(※ NEET), 에쿠니 가오리(※도쿄 타워) 등 작가 자신의 작품에 이 소설의 명칭을 그대로 쓸 정도로 애정을 숨기지 않아 그 어떤 연작 소설보다도 읽어보고 싶다는 욕구를 일으켰다. 그러나 왠일인지 국내엔 단 한번도 번역이 된 적이 없고 작가의 이름조차 생소해 도리어 그 이유가 뭔지 온갖 추측까지 할 지경이었는데(소설의 감성이 일본인에겐 맞고 한국인에겐 안맞는다든가) 드디어 펭귄북스를 통해 네 권이 한꺼번에 나와 마치 꿈 속에서 그리던 연인을 만난 마냥 설레고 기쁘기 짝이 없었다.

    앞서 말하자면 읽어본 결과, 번역이 늦어진 이유는 아무래도 그 분량에 있지 않나 싶다. 첫 권인 <저스틴> 만 놓고 봤을 땐 기대했던 마음이 당혹스러울 정도로 평범한(?) 불륜 소설에 불과한데, 여기에서 등장한 주인공들이 네 권 내내, 쪽수로 따지자면 무려 1400 페이지에 걸쳐 인원도 거의 안 바뀌고 별다른 굴곡도 없는 채 그저 각자의 시선으로 자신들이 보고 믿은 것을 서술한 내용이다보니 독자에 따라선 매우 인내심을 요구하는 작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작가' 들에게 어필한 것은 "개인이 보고 믿는 것이 과연 진실인가" 라는 명제였던 것 같다. (특히 온다 리쿠는 이 명제에 유난히 천착하는 것으로 봐서, 이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어림짐작 된다.)

    <저스틴>에서는 달리라는 남성 화자의 시선으로 내용이 전개 되는데, 그는 창녀 멜리사와 함께 살면서 친구 네심의 부인인 저스틴과 불륜 관계에 있다. 달리는 멜리사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네심에게 발각될 위기에 처하면서도 저스틴에게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소설은 달리의 변명을 위해서라도 저스틴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 찬양, 동정으로 가득찰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렇게 되버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렉산드리아' 라는 독특한 도시 때문이라고 책임 전가시킨다. 달리가 바라보는 저스틴은 어린 시절 성적 학대를 받은 적이 있고, 결혼에 한 번 실패하고, 아이마저 실종된 채 섹스 중독에 걸린 가련한 여인이다. 작가 역시 의도적으로 저스틴을 행동거지와 대사를 화려하게 미화시켜 달리의 편협한 시선을 독자에게 슬그머니 내비친다. (혹은 독자 역시 저스틴에게 매혹되도록 유혹하거나)

    그녀가 자신을 무지막지하게 풍자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그건 자신의 진정한 자아가 다른 사람에게 이해 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외로운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모습이기도 했다. 그녀는 알면 알수록 더욱더 예측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유일하게 지속되는 것은 그 여자는 자신이 가진 자페증의 장벽을 깨려는 사람과는 미친듯이 싸운다는 것이다. (p85)

    " 난 가치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곳을 찾아 다닐거야. 아마 내가 느끼는 이 감정들이 적당한 배출구를 찾지 못한다면 난 죽거나 미칠지도 몰라. 만일 친구들이 내게 마음이 없는 사람이라고 진단을 내리면, 난 그런 애정 결핍을 영혼으로 메우고 있다고 주장할거야. " (p 85)

    그녀는 풀고 싶어 하지만 풀리지 않는 내면의 응어리가 있다. 그건 친구나 연인으로서 내 능력을 뛰어넘는 일이었다. 그녀는 어떤 면에서는 삶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 밝혀내고 싶어했다. (p88)

    저스틴은 빈혈로 죽어가고 있다는 상상으로 고통스러워 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살아서는 누구도 완전히 소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기가 느끼고 필요로 하는 사랑에 자신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겼다. 저스틴은 자신이 더 이상 살고 있지 않은 삶의 어두운 구석에서 만족을 이끌어내었기 때문이다. (p98)

    자기 변명에 집착하는 현상은 보통 양심 때문에 걱정이 많은 사람들과 자신의 행동에 철학적이고 이론적인 설명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어느 경우든, 자기 변명이란, 사람의 생각을 이상한 형태로 이끌게 마련이다. (p167)

    이상한 역설이긴 하지만, 특이할 정도로 활동적인 이 여인의 성격적 단점, 곧 이 같은 정서 불안이 내게는 대단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난 그녀의 이런 점이 어느 정도 내 성격적 단점과 상통하는 것 같다고 느낀다. (p168)

    마지막으로 가장 큰 실패는 인간 관계의 실패다. 그 실패는 점차적으로 내게 정신적인 고립감을 가져다 주었고, 나에 대한 연민에서 자유롭게 해주었으며, 소유욕을 갖지 않게 했다. 설명할 수 없는 일이지만, 나는 점점 더 사랑이 부족한 사람이 되어가는 한편으로 점점 더 사랑에서 가장 좋은 부분은 자기 희생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너무나도 두려운 일이지만 이제는 저스틴을 놔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244)

    본문 구절 구절에서 보듯, 달리는 오로지 자신만이 저스틴의 진면목을 알고 그 때문에 자신이 희생해야 한다는 독단적이고도 착각어린 결론을 내린다. 이 무렵쯤 되면 독자 역시 신경질적이고 까탈스럽지만 내면이 여려 보이는 저스틴에게 달리처럼 매력을 느낄 수도 있고 동정심을 갖게도 된다. 소설은 네심이 달리의 연인이었던 멜리사와 관계를 맺고, 저스틴은 어디론가 사라지며 출산 후에 죽은 멜리사의 아이를 데리고 달리가 외딴 섬으로 가 과거의 일들을 반추하는 형식으로 일단락을 맺는다. 그러나 나머지 세 권을 읽은 후 독자는 반드시 이 첫 편인 <저스틴> 을 다시 읽어보게 될 것이다. 그토록 아름답고 그녀만의 타당한 이유가 있었던 저스틴이 다른 이들에게는 어떻게 비쳤는지를. 자상하고 섬세한 달리가 초라해질 정도로 그녀가 무엇을 숨기고 기만하고 있었는지를.

    완전히 다르게 읽히는 재독에선 놀랍게도 작가는 틈틈히 다른 캐릭터들을 통해 진실을 끼워 넣고 있었다. 다만 달리만이 자신만의 환상에 빠져 그들의 말도 자의적으로 해석했을 뿐이고, 독자 역시 달리의 이야기만으로 달리의 심정에 공감할 수 밖에 없게끔 유도 되었다. 남은 세 권을 읽고 달리의 주변 인물들, 특히 퍼스워든과 클레어의 대사를 다시 읽어보면 말이라는 것이 이렇게 다르게 들릴 수도 있구나 하고 새삼 경악하게 된다. 이것이 이 4부작 소설의 절대 묘미다. 추리 소설이나 스릴러 소설 같은 장르 소설에선 '반전' 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이 소설은 단지 '진실의 이면' 을 보이고 있기에 무언가가 완전히 뒤바뀌는 '반전' 이라 할 수 없다. 그것이 오히려 더 무섭다. 사람은 얼마나 편협한 시선으로 살아가고 있는 걸까. 무엇을 판단 내리는 일이 갈수록 어렵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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