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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석조문화 (문화의 향기 5)
448쪽 | A5
ISBN-10 : 8977660580
ISBN-13 : 9788977660588
한국의 석조문화 (문화의 향기 5) 중고
저자 박정근 외 | 출판사 다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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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2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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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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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석조문화를 통해 자연과 함께 살고자 했던 우리 조상들의 원초적 생명력과 생명을 향한 희망의 미학을 살펴보는 책. 생활문화에서 정신문화에 이르기까지 석조문화 속에는 인간의 삶이 그대로 응축되어 있다. 특히 국토에 유난히 돌이 많은 우리나라는 석조문화가 풍부한 곳으로 손꼽힌다. 이 책은 우리 조상들은 돌에서 무엇을 발견하고, 무엇을 구현하고자 했는지 그 정신적 발자취를 석조문화를 통해 추적하고 있다.
 
바위그림 속에 인간의 간절한 꿈이 담겨 있는 암각화에서부터 자연과 가장 조화롭게 서 있는 남근석, 희망을 담은 우리의 얼굴 돌장승, 바위에 숨결과 정서를 불어넣은 석불, 예술혼이 빚어낸 아름다운 조형미의 석탑, 숭배의 마음을 담은 석축, 자연으로 빚어낸 인공의 공간 석성, 우주의 기운을 모아 부활을 꿈꾸는 집 고인돌 등 우리나라 돌문화의 아름다움과 그 의미를 상세하게 고찰하였다.

저자소개

박정근 대구 출생으로, 중앙대 사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충북대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로 이 땅 선사시대 사람들의 예술활동과 예술품들을 고찰하여, 당시 사람들의 신앙의식(정신문화)을 연구하고 있다. 논문은〈‘얼굴’ 모양 예술품을 통해 본 우리나라 구석기시대 사람들의 신앙의식〉〈안성지역의 유적과 유물-선사시대를 중심으로〉등이 있으며, 공저로는《교양한국사》《한국사의 이해》등이 있다. 현재 세종대학교박물관 특별연구원으로 있으며,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김종대 중앙대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소 등에서 근무했으며 현재는 국립민속박물관에 있다.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저기 도깨비가 간다》《민담과 신앙을 통해 본 도깨비의 세계》《개띠》《性, 숭배와 금기의 문화》《한국의 민간신앙》《민중들이 바라본 性文學》《33가지 동물로 본 우리문화의 상징세계》등이 있다. 박호원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민속학 석사 및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국립민속박물관에 있다.〈솟대신앙에 관한 연구〉〈고려 무속신앙의 전개양상과 그 내용〉등의 논문을 썼고, 저서로《서낭당》(공저)이 있다. 곽동석 부산대 사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학대학원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하고 동국대 미술사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국립경주박물관, 국립전주박물관, 국립공주박물관을 거쳐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금동제 일광삼존불의 계보〉〈고구려 조각의 대일교섭에 관한 연구〉〈연기지방의 불비상〉〈고려 경상의 도상적 고찰〉등의 논문을 썼고, 저서로《불국사》《Korean Art Book 금동불》이 있다. 소재구 국민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과정(한국미술사)을 수료했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 저서로는《법주사》《금산사》《화엄사》(공저)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고달원 승탑 편년의 재고〉〈신라 하대 석조미술 연구방법론〉〈금강산 불교가람의 조영과 그 성격〉등이 있다. 박방룡 동국대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동아대에서 고고미술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립경주박물관을 거쳐 현재 국립대구박물관에 있다.

목차

들어가는 말
  
[암각화, 태양빛으로 살아나는 생명] 
1. 바위그림 속에 담긴 인간의 간절한 꿈
2. 신새벽을 뚫고 울려 퍼지는 고래 울음소리
3. 생명의 부활을 꿈꾸는 바위그림들
4. 암각화 유적지를 찾아가는 길
울산 천전리 암각화│울산 대곡리 암각화│경주 석장동 암각화│경주 상신리 암각화│고령 양전리 암각화│고령 안화리 암각화│포항 칠포리 암각화│포항 인비리 암각화│영천 보성리 암각화│함안 도항리 암각화│영주 가흥동 암각화│안동 수곡리 암각화│남원 대곡리 암각화│여수 오림동 암각화│고령 지산동 암각화│남해 양아리 암각화
5. 암각화, 수천 년을 건너온 인간의 역사
  
[남근석,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성]
1. 자연과 함께 살고자 한 인간의 갈망
2. 풍요로운 삶에 대한 희원과 갈구
3. 너무나 인간적인 원초적 상상력
4. 열린 공간과 닫힌 공간
5. 남근석을 찾아볼 수 있는 곳
서울 봉원사 위의 남근석│경기도 안양 삼막사의 남녀근석│경기도 가평군 승안리 용추폭포의 미륵바위│경상남도 남해군 가천마을의 숫미륵과 암미륵│경상북도 안동시 안동시립민속박물관의 남근석│전라북도 순창군 산동리와 창덕리의 남근석│전라남도 함평군 덕산리 아차동의 미륵할머니
6. 남근석, 가장 오래된 믿음의 틀
  
[돌장승, 신이 상상한 인간의 미소]
1. 오랜 인생의 경험이 묻어나는 미소와 여유
2. 사람 얼굴을 한 장승은 언제부터 세워졌을까
3. 그곳에 왜 돌장승을 세웠을까
4. 마을의 기복을 비는 열린 공간, 장승제
5. 장승, 희망을 담은 우리의 얼굴
  
[석불, 우리의 숨결과 정서가 담긴 바위의 혼]
1. 남산, 이상적인 부처의 세계
2. 우리가 창안한 화강암 석불
3. 삼국시대 불상의 인간적인 조형미
파격적으로 불상을 배치한 태안 마애삼존불│인간의 얼굴을 한 서산 마애삼존불│아름다운 미소를 띤 신라의 경주 배동 삼존석불│한국적인 정서가 느껴지는 남산 장창골 돌미륵삼존불
4. 이상화된 사실미, 통일신라의 석불
자신감 넘치는 아름다움, 감산사 석불│이상적인 부처의 세계, 석굴암
5. 우리 석불이 걸어온 토착화의 길
6. 석불, 영원한 생명력을 지닌 절대적인 존재양식
  
[석탑, 인간의 염원이 담긴 초월적 미학]
1. 인간의 고통이 빚어낸 초월의 미학
2. 시간이 사라져 버린 우주의 중심
3. 불탑을 세운 석공의 마음
4. 우리 석탑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팔각다층탑을 주로 세운 고구려의 불탑│목탑을 석탑으로 바꾸어 낸 백제의 불탑│벽돌탑을 만들기도 한 신라의 불탑│완숙한 균형미와 조형미를 갖춘 통일신라의 불탑│조형 양식이 다양해진 고려의 불탑│숭유억불 사회에서도 명맥을 이어 간 조선의 불탑
5. 석탑, 예술혼이 빚어낸 황홀한 조형미
  
[석축, 숭배의 마음을 담은 돌덩어리]
1. 높직이 올라가고픈 열망의 디딤돌
2. 초월적 세계를 재창조하고 떠받드는 석축
율동감이 전해지는 대석단, 불국사 축대│그랭이법을 사용한, 분황사 삼층석탑의 기단부 축대│자연과 인공의 절묘한 조화, 부석사 축대│조각보자기 같은 멋을 지닌 청량사 축대│선경 속의 단아함, 청평사 축대
3. 사라진 옛 절터를 소생시키는 석축
통일신라의 힘찬 기운을 품은 감은사지 축대│수백 개에 이르는 경주 남산의 절터 축대│자연대석으로 쌓은 합천 영암사지 축대│큰 절이 있었음을 가늠케 하는 대견사지 축대│옛 영화를 기록하는 돌, 숭복사지 축대│절의 존재를 알린 만덕사지 축대
4. 더 단단한 성을 이루는 석축
처음으로 돌못을 사용한 남산신성 장창지 축대│숭고미를 지닌 북한산성 유영터 축대
5. 정적이며 동적인 물에 둘러싸인 석축
거칠거칠함을 미로 승화시킨 월정교지 축대│궁궐의 연못, 경주 안압지 호안 석축│물을 공급하던, 공주 공산성의 지당 석축
6. 세월의 무상함을 이기는 석축의 영원성
  
[석성, 자연으로 빚어낸 인공의 공간]
1. 한겨레의 운명을 지키는 울타리
2. 춤추는 곡선의 자연미 속에 감추어진 방어력
3. 생활터전이자 중앙집권 체제의 밑바탕인 도성과 읍성
포근한 백제의 미가 담긴 부소산성│조선시대 읍성의 멋을 그대로 지닌 해미읍성│옛 마을의 정취가 흐르는 낙안읍성│원대한 계획의 실행, 서울성곽│지극한 효심이 어린, 성곽의 꽃 수원성
4. 가파른 기암절벽과 하나가 된 막강한 산성
온달장군의 슬픔이 서린 고구려 산성, 온달산성│수도의 방어시설로 이용한 부여 성흥산성│돌과 흙과 나무로 쌓은 월평동산성│산세에 따라 성벽을 달리 쌓은 계족산성│단아한 아름다움을 지닌 견훤산성│경주의 동쪽을 감싸는 명활산성│신라 산성의 결정체, 삼년산성│돌못의 기원을 볼 수 있는 남산신성│일본군의 침입로를 차단한 관문성│치밀한 전략으로 구축된 북한산성
5. 아련한 기억 속에서 소생하는 시간의 건축물
  
[돌다리, 만남과 소통의 염원을 담은 반석]
1. 사람과 사람을 이어 주는 교두보
2. 정교함과 멋스러움을 결합한 건축미학
길 위의 길, 디딤판│디딤판을 지탱하는 다리발│다리의 미감을 살리는 난간│거꾸로 매달린 이무기돌-벽사시설│세운 이의 공덕을 비는 교비│수위를 측정하는 수표
3. 친근하고 소박한 멋을 지닌 보다리
세계 최초의 수표를 지닌 수표교│조선에서 가장 긴 살곶이다리│강감찬 장군이 모기를 없애 주었다는 옥천 청석교│국난이 닥치면 울음을 터뜨리는 진천 농교│도술에 걸린 함평 고막천 석교│서민적인 옛 다리의 전형, 남해 석교리 석교
4. 다리 미학의 절정, 구름다리
석수 네 마리가 수호하는 경복궁 영제교│궁중 다리의 걸작품, 창경궁 옥천교│석조각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창덕궁 금천교│점토로 디딤판을 다진 병영성 홍교│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흥국사 홍교│정교한 홍예의 미, 선암사 승선교│애틋한 사랑을 이어 주는 남원 오작교│60년에 한 번씩 제사를 드리는 벌교 홍교│소박한 멋을 풍기는 영산 만년교
5. 다양한 형태의 특수다리
성곽에 만들어진 수원 화홍문│성벽의 기능을 갖춘 홍지수문│불국의 세계로 오르는 불국사 청운교·백운교│누각을 받치는 누다리, 송광사 삼청교
6. 과학과 미학이 어우러진 길
  
[고인돌, 빛을 흠모하며 부활을 꿈꾸는 집]
1. 아득한 옛날의 기운이 느껴지는 친숙한 돌
2. 공동노동이 가능한 사회의 탄생을 알리는 고인돌
3. 역학적으로 정교하게 축조된 고인돌의 다양함
4. 대표적인 고인돌 찾아가는 길
남과 북에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강화도의 고인돌│움집터를 볼 수 있는 파주 옥석리 고인돌│가장 많은 고인돌 수를 자랑하는 전북 고창군 고인돌│제단시설을 볼 수 있는 경남 창원시 덕천리 고인돌
5. 우리 겨레의 원형질이자 정신예술의 결과물
 
[석물, 영혼을 위로하고 진리를 밝히는 돌] 
1. 시공을 초월한 석조물 감상의 자리
2. 영혼을 위로하고 지키는 다양한 석물들
3. 살아 생전의 영화를 기리는 문인석
조선 태조를 보좌하는 문인석의 전형│불후의 석조예술품, 영릉의 문인석│시름과 슬픔에 잠긴 장릉의 문인석│섬세한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유릉의 문인석│불균형한 신체비례, 의릉의 문인석
4. 만물을 탄생시키는 용을 움켜쥔 무인석
600년 전 무관의 전형, 건원릉의 무인석│용의 형상을 닮은 의릉의 무인석│무인의 기골이 생생한 유릉의 무인석
5. 산 자와 죽은 자의 소통을 돕는 상징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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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기획 취지∥   1. 석조문화 속에 담긴 정신적 발자취를 찾아간다 돌은 인간의 문명과 문화를 일으킨 근원이다. 그래서 생활문화에서 정신문화에 이르기까지 석조문화 속에는 인간의 삶이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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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취지∥   1. 석조문화 속에 담긴 정신적 발자취를 찾아간다 돌은 인간의 문명과 문화를 일으킨 근원이다. 그래서 생활문화에서 정신문화에 이르기까지 석조문화 속에는 인간의 삶이 온전히 응축되어 있다. 특히 화강암이 지천으로 깔려 있는 우리나라는 석조문화가 풍부한 곳으로 세계에서 손꼽힌다. 우리 조상들은 돌에서 무엇을 발견하고 무엇을 구현하고자 했는지 그 정신적 발자취를 찾아간다.   2. 석조문화 속에 담긴 미학을 발견한다 문화란 인간이 자신의 삶을 돌보고 완성시키는 것이다. 문화가 다양하고 다의적인 것은 그 문화를 탄생시킨 사람들의 정신적 가치와 감성이 반영된 미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석조문화에서 조상들의 자연과 인간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미적 감성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다. 소박하면서도 완벽한 조형미로 구현된 우리 석조문화. 그 속에서 담긴 조상들의 감성, 예술혼, 미학적 가치를 발견한다.   3. 석조문화가 갖는 현재의 의미를 찾아간다 역사를 아는 것은 나를 발견하는 것이다. 문화를 이해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역사와 문화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과거의 삶과 오늘날의 삶은 간극이 크다. 그렇다면 지금의 우리에게 석조문화는 문화재나 유산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석조문화는 현재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우리는 그 문화를 어떻게 향유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주요 내용∥   1. 암각화, 태양빛으로 살아나는 생명 어둠을 가르고 태고의 빛이 서서히 세상을 밝히는 순간, 만물이 깨어나는 소리가 바위벽을 뚫고 세상을 진동시킨다. 만물이 태양빛을 받아 생명을 잉태하듯, 동쪽이나 동남쪽을 향해 바위에 새겨진 그림들 또한 태양빛을 받아 하나하나 생명력을 갖게 된다. 그 생명력은 바로 인간의 간절한 염원이었다. 암각화가 물가나 혹은 산과 평지의 경계에 있는 바위에 그려진 까닭은 무엇인가? 물은 생명이 태어난 곳이기에 신성한 곳이다. 산은 또 어떤가? 지금도 산 앞에서 외경심에 휩싸일 정도로 산은 신성한 곳이었다. 인간은 신성한 기운을 받은 바위가 초월적인 힘으로 평지에서 살아가는 자신들을 보호한다고 믿었다. 선사시대의 돌에 새겨졌던 문양들은 문자 이전 시대의 생생한 인간의 역사이다. 또한 인간의 원초적 상상력과 세계관이 펼쳐져 있어, 당시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알 수 있다. 이를 밝히는 것, 그것은 과거의 유물로서가 아닌 자연의 이치가 담긴 인간적 상상력을 찾는 것이다.   2. 남근석,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성 사람은 항상 완전한 행복 속에서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아니 완전한 행복이란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충족되지 않은 삶의 부족한 부분을 땅 위로 우뚝 솟은 바위를 통해 얻고자 했다. 그것은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자 한, 인간이 선택한 자연과의 내밀한 대화였던 것이다. 전국에서 발견되는 남근석문화를 보면 자연에 대한 믿음이 우리 민족의 보편적인 사유구조였음을 알게 된다. 그것은 조선시대에 오면서 남아선호사상과 맞물려 많은 변화를 겪게 되었다. 남근석문화는 우리만의 것은 아니다. 인간의 사고방식에서 생성될 수 있었던 가장 오래된 신앙적 틀이었다. 시대가 바뀌면서 믿음의 상상력이 변화되었지만, 우리는 남근석을 조상과 정신적 통신매체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 과거의 믿음이건 현재의 믿음이건 그 속에 내재되어 있는 수많은 삶의 경험들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3. 돌장승, 신이 상상한 인간의 미소 장승은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있을까? 눈?비?바람을 마다하지 않고 서 있으므로 강인하며, 그러면서도 모든 어려움을 웃음으로 넘기는 여유와 해학이 담긴 표정이다. 그 표정은 오랜 삶의 경험 끝에 담담한 관망이 우러나오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를 닮았다. 그래서 장승을 할머니, 할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장승의 조형미는 결코 세련성에서 찾을 수는 없다. 오히려 치졸한 표현이 주는 솔직성, 소박성, 단순성 등에서 찾아야 한다. 장승을 만든 사람은 전문적인 장인이 아니었다. 그 대신 마을 사람이 만들기에 장승에는 그네들이 공동으로 원하는 바가 담겨 있다. 바로 나와 내 이웃이 원했던 표정인 것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대학에서 장승이 세워지기도 했다. 이는 대학생들의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반영할 뿐 아니라 한민족의 하나됨을 표현한 것이다. 장승은 미래의 희망을 반영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장승의 존재의미는 오늘날까지, 아니 인간이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 한 계속 남을 것이다.   4. 석불, 우리의 숨결과 정서가 담긴 바위의 혼 인간은 일찍이 바위에 혼이 깃들여 있다고 생각했다. 바위는 다름 아닌 신의 현현이었다. 바위라는 초월적 존재에 신상을 조각한다! 이 얼마나 감동적이며 또 야심찬 것인가? 더구나 어느 나라도 화강암에다 불상을 조각하지 않았다. 화강암 외에는 달리 석불을 만들 바위가 없었던 선조들은 스스로 개발한 기술로 화강암에 불상을 새겼다. 파격적으로 불상을 배치한 태안 마애삼존불,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는 서산 마애삼존불, 이상화된 사실미로 빛나는 통일신라의 석불, 이상적인 부처의 세계를 형상화한 석굴암 등 통일신라시대까지 우리 석불에는 정신성이 담긴 숭고미를 찾을 수 있다. 고려와 조선시대에 오면서 불교는 민중 속에 뿌리내리면서 토착화의 길을 걷게 되어 이전의 정신성과 숭고미는 사라지게 된다. 석불은 불교적인 것만은 아니다. 우리 민족의 미의식과 정서가 담겨 있다. 민족의 애환과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민족의 정신과 자아실현의 과정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불변의 진리인 석불을 조각한 인간의 정신이야말로 우리의 과거 모습이면서 미래의 희망인 것이다.   5. 석탑, 인간의 염원이 담긴 초월적 미학 말없이 절 한가운데를 지키고 있는 석탑. 이 석탑은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의 희망과 슬픔, 아픔과 고통을 함께 해왔다. 불사리가 있는 부처의 무덤인 탑을 향한 인간의 정성과 간절함은 그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었다. 우리나라 석탑 중에는 그 조형미가 완벽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황홀경에 빠지게 만드는 탑이 있다. 가만히 숨을 죽이고 석탑을 바라보라. 어느 순간부터 주위의 모든 것은 사라지고 오직 탑만이 눈에 들어온다. 곧이어 조형적 아름다움이 은은히 가슴 깊숙이 파고든다. 그 순간 우리는 인생에서 한두 번밖에는 경험할 수 없는 황홀경에 빠지게 된다. 완벽한 미를 발견하는 순간인 것이다. 역사와 문화의 발전은 과거의 전통을 발판으로 삼아야 이루어지듯이 우리는 과거의 석탑조형의 눈부신 자취를 소화해야 한다. 예술혼이 극치에 다다랐던 석조예술이었으나, 지금의 우리는 석탑예술에서 볼 수 있는 창조적 안목과 기술을 다시 찾기 위해 고심해야 하는 처지이다.   6. 석축, 숭배의 마음을 차곡차곡 담은 돌덩어리 모든 건물, 연못, 돌다리 등의 밑바탕이 되는 것이 석축이다. 건물과 담을 받드는 석축은 무심코 지나쳐버리기 쉬운 곳에 자리해 있지만 약방의 감초처럼 꼭 필요한 역할을 한다. 산천의 기운을 믿고 소중하게 여겼던 선조들은 이 돌이 땅의 신령스런 힘을 감싸고 모은다고 여겼다. 석축은 제 몸을 한껏 낮추어 모은 땅의 기운을 건물과 부처와 사람을 위해 발산한다. 또한 빗물의 침수나 해로운 것으로부터 보호해주고, 건물을 높임으로써 위엄과 숭고미를 주었다. 더 강력한 존재를 숭배하고 더 높이 올라가고픈 열망의 디딤돌인 것이다. 석축에는 돌이라는 재료의 속성을 존중할 줄 알며, 작품이 놓여질 환경에 자연스럽게 순종하는 순직한 마음의 자세에서 오는 편안함, 아름다움이 내포되어 있다. 은은하고 소박하면서도 조직이 치밀한 돌을 쌓는 기법에서 과학적이고도 자연스런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마치 돌로 만든 조각보자기처럼. 필요에 의해서 자연의 돌로 이루어낸 우리 민족의 감각은 과학기술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따르지 못할 정교한 아름다움을 지닌다.   7. 석성, 자연으로 빚어낸 인공의 공간 옛적부터 ‘성곽의 나라’라 불릴 만큼 우리나라는 석성이 많다. 성곽은 오랜 세월 동안 격전을 벌인 장으로서 우리 역사와 세월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방어막으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 특히 기암절벽을 이용해 쌓아 적의 침략을 막았으며, 치나 장대 등을 두고 쌓는 방법을 달리하여 방어력이 뛰어났다. 또한 온몸을 꿈틀거리며 춤추는 용의 형상을 하고 있는 성곽은 흐르는 물결 같은 자연미를 지니고 있다. 성은 나라를 지키는 보루이기도 했지만, 힘없고 약한 이들의 숨결과 애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녹아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전국에서 차출된 15세 이상의 남녀들은 자신들의 땅과 고향과 가족을 위해 맨손으로 거친 돌을 하나하나 쌓아올렸다. 석성은 자국 방어를 위해 자생적으로 발전시킨 지혜가 담긴 건축물이자, 우리나라 국방시설의 대표격으로 옛 사람들의 세계관이 담긴 석조문화이다. 땅과 산의 형세와 어우러진 성곽은 자국을 방어할 수 있어야 자유로울 수 있음을 가르쳐준다.   8. 돌다리, 만남과 소통의 염원을 담은 반석 다리의 역사는 곧 인류의 역사이다. 거센 물결에 가로막혀 닫힌 삶을 살던 사람들은 다리라는 개념을 깨닫고, 튼튼한 돌다리를 만들어나가기 시작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공간과 지역에 얽매이지 않게 되었고 세상은 점점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간과 공간 사이를 뛰어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벽을 뛰어넘고, 물을 뛰어넘게 해주는 미덕의 밑바탕에는 흔들리지 않는 견고함이 있다. 모든 것을 휩쓸어가는 홍수에도 끄덕하지 않는 돌다리는 통행을 위한 수단, 그 이상이었다. 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함께 보낼 수 있는 친구 같은 돌다리, 서로를 헤어지게 만드는 모든 것들을 물리쳐줄 돌다리는 신령스러운 대상이 된다. 다리에 맹수의 형상을 돌로 조각해 놓음으로써 악한 기운을 내쫓고, 돌다리의 영원함을 기약했다.   9. 고인돌, 우주의 기운을 모아 부활을 꿈꾸는 집 돌은 거칠고 무겁고 단단하기 때문에 떼어내고 이동시키려면 수많은 사람들의 힘과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그래서 돌로 무언가를 만드는 데에는 타인의 중요성이나 집단이라는 개념이 도드라진다. 그 예가 바로 고대에 관한 중요한 자료인 고인돌이다. 100톤 이상의 돌을 구하고 운반하고 세우고 덮으려면 의사소통이 원활하고, 지휘체계가 잡힌 조직적인 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 지금은 잡풀이 무성하게 난 이 돌덩어리는 의외로, 인류 역사의 탄탄한 기록이다. 당시의 경제적 역량이 어떠한지, 돌을 다루는 기술이 어느 정도였는지, 노동력을 동원할 수 있는 사회적 조직이 이루어졌는지, 집단 내에 우월한 존재가 존재했는지, 채석과 운반 및 무덤구역의 정화는 어떻게 진행됐는지, 장례과정에서 어떤 제의행위 등을 행했는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즉, 청동기시대를 살던 우리 조상들의 종합적인 행위의 결과물인 것이다. 그래서 그 앞에 서면 수천 년 전의 아스라한 기억이 떠오를 듯하다.   10. 석물, 영혼을 위로하고 진리를 밝히는 돌 태초에 연약한 인간은 현실적으로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신의 힘과 신통력에 의지하여 성취하려 했다. 자신들의 소망을 자연석에다 주술적으로 기원하고 의지하려 한 것이다. 이런 인간의 보편적인 희망이 후대에까지 줄곧 내려왔음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석물이다. 유교가 국시였던 조선시대에서도 옛적부터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던 땅과 물 그리고 돌을 믿는 마음을 없애지는 못했다. 왕들도 그들의 능묘가 들어설 자리를 신중하게 골랐고 사후를 지켜줄 조각물들을 만들어놓았다. 떠돌던 혼이 앉아 자손들의 대접을 받을 수 있도록 혼유석을 마련했고, 어두운 저승길을 밝혀주고자 명등석으로 불을 밝혔다. 그리고 그 옆에 홀과 칼을 들고 잠든 이를 수호하는 문?무인석을 세워놓고 호랑이와 양, 말을 조각했다. 그래서 내세에서도 영원히 행복하게 살기를 기원하며 현재의 삶과 죽음에 대한 공포를 하나씩 지워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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