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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쪽 | A6
ISBN-10 : 8973819712
ISBN-13 : 9788973819713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양장] 중고
저자 에쿠니 가오리 | 출판사 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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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2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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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더이상 출간되지 않는 도서라 중고로 구입했는데 책상태도 너무좋고 배송도 빨라서 좋네요 ㅎㅎ 5점 만점에 5점 jjh2*** 2014.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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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완전 새 책이예요 !! 잘 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ppeer*** 2013.06.15
7 배송은 한 삼사일걸렸나? 책상태도 괜찮아요 5점 만점에 5점 uyt5*** 2012.04.12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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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 그녀만의 편애 리스트! 소설 밖 '진짜' 에쿠니 가오리를 만나다.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은 에쿠니 가오리가 2004년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에세이집이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차곡차곡 쌓여 에쿠니 가오리를 이룬, 그녀의 일상 속에서 사소하지만 없어서는 안될 60가지 소재들을 담았다.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을 지닌 에쿠니 가오리는 동화적 작품에서 연애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활동을 하면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온가족이 모여 앉아 텔레비전으로 영화를 볼 때만 해도 어렸던 저자가 어느새 아버지의 서재와 같은 냄새가 나는 서재를 가진 작가가 되었다. 오랜 친구와 대화를 나누듯 에피소드들을 풀어내고 있는 이 책은 에쿠니 가오리가 가진 추억의 기록이다.

목욕을 좋아하는 <반짝반짝 빛나는>의 '쇼코'와 닮은 에쿠니 가오리. 조금씩 소설 속 인물에 자신을 그대로 투영하는 그녀의 작품은 단순히 자신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다양한 세대가 자신의 이야기라고 느낄 만한 공감을 이끌어 낸다. 소설을 읽을수록 궁금해졌던, 에쿠니 가오리의 일상과 내면을 풀어내고 있는 이 에세이집에는 저자가 사물과 사람, 시간을 대하는 태도가 드러난다. [양장본]

저자소개

저자 : 에쿠니 가오리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에쿠니 가오리는 미국 델라웨어 대학을 졸업하고 1989년 『409 래드클리프』로 페미나상을 수상했다. 동화적 작품에서 연애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나가면서 언제나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1992)으로 무라사키시키부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나의 작은 새』(1998)로 로보우노이시 문학상을 받았고, 그 외 저서로 『제비꽃 설탕 절임』, 『수박 향기』, 『빨간 장화』, 『좌안』 등이 있다.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와 『반짝반짝 빛나는』, 『호텔 선인장』, 『낙하하는 저녁』, 『울 준비는 되어 있다』,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도쿄타워』,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홀리 가든』, 『장비 미파 레몬』으로 이미 한국 독자들을 사로잡은 바 있는 에쿠니 가오리는 일본 문학 최고의 감성 작가로서, 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와 함께 일본 3대 여류 작가로 불린다.

역자 : 김난주
역자 김난주는 경희대학교에서 우리 문학을 공부한 후,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문학을 공부하였다.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역서로는 에쿠니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반짝반짝 빛나는』, 『낙하하는 저녁』, 『울 준비는 되어 있다』,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웨하스 의자』,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홀리 가든』, 『차가운 밤에』, 『장비 미파 레몬』 등 다수가 있다.

목차

초록 신호
고무줄
레몬즙 짜개
담배
조그만 백
애칭
닭 꼬치구이
멘소래담과 오로나인
칵테일의 이름
트라이앵글
그릇장
지도
식전에 마시는 술과 식후에 마시는 술
욕실
룰라 매

노란색
무당연유
나이프
케이크
책받침
클렌저
스프링클러
상처
요구르트
여행 가방
운동화
완두콩밥
준비
말린 잎 말린 꽃
결혼식
‘도다’라는 말
소금
핑크색
문라이트 세레나데
장화
프렌치토스트
연필과 샤프펜슬
비누
자장가
삶은 계란
건포도 맛
아주머니의 스카프
배스 타월과 배스로브
경정
좌우명 또는 좋아하는 말
서재의 냄새
빗자루와 총채
오버
설탕
전화
쥐치 껍질
양화극장
해가 길어진다는 것
리본
추리소설
설거지용 스펀지
폭소
면세점
괜찮다는 것

옮긴이의 글

책 속으로

번번이 생각하지만, 나는 이름에 꼼짝 못하는 성격이다. 책이든 CD든 제목만 보고도 갖고 싶어 안달하는 일이 종종 있다. 가끔 마권을 사는데, 그것도 말의 이름만 보고 산다. (중략) 말로 밥벌이를 하는 사람이 말에 휘둘리다니, 하고 가끔은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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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번이 생각하지만, 나는 이름에 꼼짝 못하는 성격이다. 책이든 CD든 제목만 보고도 갖고 싶어 안달하는 일이 종종 있다. 가끔 마권을 사는데, 그것도 말의 이름만 보고 산다.
(중략)
말로 밥벌이를 하는 사람이 말에 휘둘리다니, 하고 가끔은 나 자신을 비웃지만, 한편으로는 말에 휘둘리지 않으면 소설가로선 끝장이란 생각도 든다.
- 「칵테일의 이름」 중

욕조에 몸을 담그고 책을 읽거나 생각을 한다. 그래서 생각의 결과인 ‘결심’은 모두 욕조에서 이루어졌다. 소설의 제목과 결말, 나 자신의 행동까지?여행을 떠날까, 결혼을 해야겠어, 이혼할까 봐, 아니 역시 이혼은 하지 말자?모두 욕조에서 결정했다.
-「욕실」 중

내 기억 속에 있는 아빠 서재의 중심된 냄새는 정신의 그것이다. 집필에 몰두할 때, 쫓기고 있는 정신의 냄새, 또는 고뇌의 냄새.
(중략)
내가 일하는 방은 아빠의 서재와는 전혀 다르다. 그런데도, 그런데도 지난 몇 년 동안 그 방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깜짝깜짝 놀랐다. 아빠 서재의 냄새가 났다. 똑같은 냄새가. 며칠을 계속해서 원고를 썼을 때, 예정한 대로 일이 풀리지 않아 밖에 나가는 것조차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나는 사방을 돌아본다. 방의 모습은 전혀 다른데, 냄새만 똑같다. 순간적으로 우뚝 섰다가, 마침내 피식 웃고 만다. “아빠, 나 쫓기고 있어.” 하고, 아빠에게 말을 건넨다.
-「서재의 냄새」 중

복잡한 전철을 탔을 때면 간혹 생각한다. 모두들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어른처럼 행동하고 있지만, 사실 과거 어느 때에는 모두 어린애였다. 거짓말을 하고 투정을 부리고 울고 떼를 쓰고 목욕을 싫어하고 잠자다 오줌을 싸고 이를 닦지 않는 어린애였다. 그런 생각을 하면 신기하면서도 끔찍하다. 말이 통하는 어른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어린애가 성장했을 뿐이다. 그러니 믿을 수 없다.
-「괜찮다는 것」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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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하찮지만 둘도 없는 것, 사소하지만 잊을 수 없는 것…… 켜켜이 쌓여 ‘에쿠니 가오리’를 이룬, 60가지 유형무형의 기억 “그녀의 에세이를 읽는 즐거움은, 작은 것들에 쏟아지는 애틋함과 작은 것들마저 놓치지 않는 늘 깨어 있는 의식과 새로운 의...

[출판사서평 더 보기]

하찮지만 둘도 없는 것, 사소하지만 잊을 수 없는 것……
켜켜이 쌓여 ‘에쿠니 가오리’를 이룬, 60가지 유형무형의 기억


“그녀의 에세이를 읽는 즐거움은, 작은 것들에 쏟아지는 애틋함과 작은 것들마저 놓치지 않는 늘 깨어 있는 의식과 새로운 의미를 탄생케 하는 애정 어린 숨결을 느끼는 즐거움이며, 그녀의 일상을 엿보는 동시에, 그런 것들이 그녀의 작품에서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지를 알게 되는, 그런 즐거움입니다.” - 김난주 -

소설 밖 ‘진짜’ 에쿠니 가오리를 만나다
…누군가의 딸인 소녀에서 누군가의 아내인 여자가 되기까지
에쿠니 가오리가 쌓아온 그녀만의 편애 리스트


트라이앵글, 욕실, 클렌저, 장화, 설거지용 스펀지……. 흔하디흔하지만 에쿠니 가오리에게는 ‘단 하나’와 다름없는 것들.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은 2004년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출간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에세이집으로, 어린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차곡차곡 쌓여 에쿠니 가오리를 이룬, 그녀의 일상 속에서 사랑받아온 사소하지만 없어서는 안 될 60가지 유형무형의 소재들을 담았다. 에쿠니 가오리와 그녀의 작품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소설을 읽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혹은 소설을 읽을수록 궁금해졌던, 매력적인 작가이자 평범한 여자인 에쿠니 가오리의 일상과 내면을 한껏 엿볼 수 있는 이번 작품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에쿠니 가오리를 ‘이루고 있는’ 것

꼬질꼬질 손때 묻은 곰 인형, 서랍 속 한 귀퉁이가 구겨진 편지, 첫사랑을 이루어준다는 벚꽃 잎…… 누군가의 눈에는 당장 버려도 이상할 게 없는 하찮은 것이 누군가에게는 단 하나뿐인 소중한 보물이 되기도 한다. 에쿠니 가오리에게도 그녀만의 ‘편애 리스트’가 있다. 소설가 에쿠니 가오리가 편애하는 것은 심의 일정한 굵기가 유지되어 원고를 쓸 때 편리한 ‘샤프펜슬’, 어린 에쿠니 가오리가 편애했던 것은 밤 9시만 되면 엄마와 여동생을 텔레비전 앞으로 모이게 했던 ‘양화극장’, 연애에 푹 빠졌던 에쿠니 가오리가 편애했던 것은 행복 그 자체라고 생각하는 ‘프렌치토스트’.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에 담긴 60개의 에세이는 소녀에서 여자가 되기까지 에쿠니 가오리가 쌓아온 시간에 관한 이야기이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왜 좋아하는지, 무엇을 생각하는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누구와 무엇을 함께했는지, 그래서 어땠는지, 오랜 친구와 주제 없는 대화를 나누듯 이야기한다. 엉뚱한 듯 우아하고, 덤덤한 듯 애틋한 그녀의 작품들과 꼭 닮은 에쿠니 가오리를 만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글은 짧지만 그 행간에 담긴 에쿠니 가오리의 마음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에쿠니 가오리가 ‘이루어가는’ 것

목욕을 좋아하는 『반짝반짝 빛나는』의 쇼코는 소설의 제목과 결말, 자신의 행동까지 모두 욕조에서 결정했다는(「욕실」 중) 에쿠니 가오리를 닮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음악 발표회에서 탬버린을 맡은 이후로 탬버린을 좋아하게 된 『홀리 가든』의 가호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음악 발표회에서 트라이앵글을 맡은 이후로 트라이앵글을 친근하게 생각하는(「트라이앵글」 중) 에쿠니 가오리와 닮았다. 에쿠니 가오리는 그렇게 조금씩 소설 속 인물에 자신을 그대로 투영한다. 그럼에도 그녀의 작품은 단순히 그녀 자신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국적을 넘어 다양한 세대가 각자의 이야기라고 느낄 만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그것은 에쿠니 가오리가 주목하는 것이 바로 ‘삶’ 그 자체이기 때문 아닐까. 사랑이라는 테마든 고독이라는 감정이든, 결국 에쿠니 가오리는 소설을 통해 살아가는 과정, 삶의 한 시기에서의 일상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준다.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에는 그러한 이해의 바탕이 되는, 에쿠니 가오리가 사물과 사람, 그리고 시간을 대하는 태도가 오롯이 드러나 있다. 자신의 하루를 통해 타인의 하루를 위로하는 에쿠니 가오리. 그녀가 궁금하다면 이 작품을 놓치지 말자. 제목처럼 취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출판사서평 더 보기 닫기]

책 속 한 문장

  • 허성미 님 2011.06.08

    "뭘 좋아하세요?" 하고 물으면 주저 없이, "케이크" 하고 대답할 수 있는 그런 단순함으로 나는 살아가고 싶다.

  • 신민경 님 2011.04.04

    지님보다 지니지 않음이 편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것을 다 들고 다닐 수는 없으니까 필요한 것을 비교적 고루 들고 다닌다고 생각하기보다 아무것도 없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훨씬 가뿐하지 않은가. p.22

회원리뷰

  •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 su**o | 2015.11.17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에쿠니가오리의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주말에 시댁갔을때 읽을 가벼운 책을 고르다 눈에 뛴 책이예요  에...

    에쿠니가오리의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주말에 시댁갔을때 읽을 가벼운 책을 고르다 눈에 뛴 책이예요 

    에쿠니 책의 정서가 저랑 맞아서

    물론 몇권 안 읽었지만 제목과 표지를 보고 들그왔네요

     

    들고와서보니 에세이네요

    개인적으로 하루키 아저씨 에세이외에는 재미있게 읽은게 없어서 안좋아하는데 ㅜㅜ

     읽다보니 쩝 그냥저냥  

    그러다 

     

    케이크

    란 부분에 공감과함께 ㅋㅋ

     

    중요한 것은 케이크란 말에서 환기되는 달콤하고 조촐한 행복의 이미지다. 그리고 그것은 실물로서의 케이크  하나와는 오히려 무관하다.

    "뭘 좋아하나요?"

    하고 물으면 주저 없이,

    "케이크"

    하고 대답할 수 있는 그런 단순함으로, 나는 살아가고싶다.

     

    클렌져

    예를 들어 종일 발에 맞지 않는 구두를 신고 돌아다닌 날 밤 집으로 돌아가면서, '아! 어서 구두를 벗고 싶다'고 염불을 외듯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중얼거릴 때처럼, 또는 이가 너무 아파서 다른 생각은 전혀 할 수 없을 때처럼, 밤이 되면 여자들은 생각하리라. 화장을 지우고 싶다, 화장을 지우고 싶다, 하고.

    그리고 거울 앞에 선다. 화장을 깔끔하게 지우는 행위 자체의 쾌락과 그 후의 개운한 어둠을 향해.

     

     

    일상에 사소한 부분에서도 이렇게 놓치지 않고 생각하는 그녀의 발상이 남다르네요. 그래서 몇몇문구에서는 맞아 나도 저런 생각했어~ 라고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가볍게 지하철이나 버스안에서 읽기 좋은 책 같아요

    짧게 짧게 가볍게 읽을 수 있어서 복잡하게 생각안해도 되고 쭉~ 읽지 않아도 되니 좋은거같네요

  • 미주알고주알 | cl**erbo | 2015.08.30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은 책의 원제는『하찮은 것들』이다. 개인적으론 원제가 더 마음에 들었는데 ‘하찮은’이란 말이 추레한 ...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은 책의 원제는『하찮은 것들』이다. 개인적으론 원제가 더 마음에 들었는데 ‘하찮은’이란 말이 추레한 느낌을 더 자아내는지라 쓰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미주알고주알 의미의 하찮음은 이 책을 잘 말해주는 것 같다.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혹은 『하찮은 것들』은 개인의 일상에 함께하는 아주 작은 사물에 관한 이야기들의 모음이다.
       사실 사람의 일상은 큰 변화가 없는 것 같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다. 갑자기 로또에 당첨이 되어 벼락부자가 된다거나,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후계자 상속자와 사랑에 빠진다거나, 어느 날 갑자기 미녀가 된다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으니깐. 그래서 살아 왔거나,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시간을 생각한다면 조금조금 변화했을 뿐, 크게 변화한 건 감정정도가 아닐까한다.
       그래서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에 소개되는 일상이란 커다란 사건 없이 개인의 삶 안에서 돌고 있는 작은 사물들, 즉 하찮은 것들로 이뤄지고 진다는 것에 대해서 나는 끝없이 수긍했다. 적어도 그러함에서 나는 사건을 만들고, 무의식을 표출하고 채워하며 일상을 향유하고 있었으니깐.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읽으면 여자 친구와 쇼핑할 때에의 기분이 들었다. 여자들은 특히 쇼핑할 때에 정말 작은 것까지 하나하나 친구와 교류하면서 물건을 평가하고 자신의 취향과 친구의 취향을 주고받는데. 그때의 기분이 딱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에서 느껴져다. 논리적이진 않지만 그저 대화를 나누며 교감한다는 것만으로도 서로 의미 있는. 이런 면에서 왠지 여성들이 굉장히 좋아할 만한 에세이라고 보았다. 저자가 여자라 그런지 모르겠다만 유독 여성의 시선이 강하게 느꼈다.
     
         세상에는 조그맣고 달콤한 가방이 어울리는 여자와 그렇지 않은 여자가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나는 후자에 속한다고.
    그렇다고 내게 큼지막한 가방이 어울리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키도 작은 데다 팔 힘이 없어서, 큼지막하고 묵지한 가방을 들고 다녀봐야 커리어 우먼처럼 경쾌해 보이는 일은 절대 없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지님보다 지니지 않음이 편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것을 다 들고 다닐 수 없으니깐 필요한 것을 비교적 고루 들고 다닌다고 생각하기 보다가 아무것도 없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훨씬 가뿐하지 않은가. (21~22)
    <조그만 백 中>
     
       그녀가 말한 조그맣고 달콤한 가방에 어울리지 않는 나는, 종종 작은 가방을 들고 다니는 여자들을 신기해했다. 도대체 저기에 무얼 넣어가지고 다니는 거야?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녀들이 나를 보며 그럴 것이다. 쟤는 저렇게 큰 가방에 뭘 그렇게 많이 가지고 다니는 거야? 피난민처럼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는 나는, 그녀의 글을 보면서 조금은 지니지 않음의 편안함을 추구하는 이들을 이해했다. 삶의 가벼움을 추구한다는 깊은 뜻.  
     
         번번이 생각하지만, 나는 이름에 꼼짝 못하는 성격이다. 책이든 CD든 제목만 보고도 갖고 싶어 안달하는 일이 종종 있다. 가끔 마권을 사는데, 그것도 말의 이름만 보고 산다.
       가장 심각한 것은 칵테일이다. 나는 칵테일을 좋아해서 심심찮게 마시러 가는데, 그것도 맛이 아니라 이름을 좋아해서다. (32)
    피렌체의 어느 바에서 ‘엔젤 페이스’라는 칵테일에 도전했다. 한 모금 살짝 마셨을 뿐인데, 어디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띵해져서, 오호라, 역시 엔젤 페이스, 하고 생각했다. (33)
     <칵테일의 이름 中>
     
       칵테일의 이름만 보고 주문한다는 취미에서 나또한 종종 책을 고르거나, 화장품을 고를 때에 무턱대고 그날 마음에 드는 달콤한 이름에 이끌려 물건을 구입하는 성향에 동질감을 느꼈다. 특히 러블리한 이름으로 포장한 화장품들은 정말이지 사용할 때마다 왠지 그 이름처럼 러블리해질 것만 같은 깊은 착시에 빠지곤 했다. 안타깝게도 빠르게 현실이 엄습한다는 것이 문제지만 여전히 이름이 주는 매혹은 벗어나지 못한다.
     
         그런데 바로 얼마 전, 중대한 발견을 했다. 핑크색을 보면 왠지 무턱대고 기뻐진다는 것이다. (108)
       화장품 가게 점원이 수정처럼 아름다운 핑크색 스킨을 권했을 때도 그랬다. 나는 그 색에서 눈을 뗄 수가 없어, 15년 동안 줄곧 사용했던 스킨을 매몰차게 외면하고 그 핑크색 스킨을 사고 말았다.(110)
       핑크색은 기습적으로 나를 공격하는 복병 같다. 어찌 된 일인지 그 색 앞에서, 나는 무기력하게 움쩍달싹 못한다. (111)
    <핑크색 中>
     
       그래서 이런 청각적 착시를 이어서 시각적 착시인 핑크색이야기 또한 허벅지를 치며 공감하고 말았다. 어린 시절에는 공주병 걸린 여자아이들만 핑크색을 가지고 다니는 줄 알았는데 역시 여자는 핑크색인가봐 하며 뒤늦게 그 매력에 빠지고만 탓이다. 소녀감성이 풍부하다고 변명하고 싶을 정도로 핑크색의 유혹 또한 거부할 수 없다.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은 읽으며 하찮음으로 이뤄진 일상을 돌아봤다. 이 하찮음에 나의 시간과 내 자신이 녹아있는 거다. 그래서 남들이 욕하던 나의 하찮음 사물과 취향들이 다시 당당한 변론을 얻었다. 적어도 이런 식의 사건이 없다면 얼마나 지루한 인생이었을까. 
       재미있게 읽었다. 정말 여자 친구와 수다를 떠는 듯이 대화하고 웃은 것 같다. 그 대화와 웃음이 하나의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동질의 대화와 웃음으로. 별것도 아닌 것들에 신나게 떠들어댄 것 같지만 결국 그 안에 스스로의 인생이 보이는 거다. 적어도 행복하다는 생각이 드는 걸 보니 내 자신의 하찮음들은 나쁘지 않나보다. 가끔은 집중력없이 너무 복잡하다 여겼던 하찮음들이었는데 조금은 감사해진다. 앞으로 가져야 할 건 이런 너무 많은 하찮음을 잘 걸러낼 수 있는 감식안이 필요한 것 같아.
  •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 ia**2 | 2014.06.28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에쿠니 가오리 지음 소담출판사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출간 이...
    취하기 부족하지 않은
    에쿠니 가오리 지음
    소담출판사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출간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에쿠니 가오리의 에세이집이란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차곡차곡 쌓여 에쿠니 가오리를 이룬, 그녀의 일상 속에서 사랑받아온 사소하지만 없어서는 안 될 60가지 유형무형의 소재들을 담고 있단다. ㅠㅠㅠ 확실히 어떤 스토리가 있는 소설 쪽의 장르에 익숙하고 이를 더 선호하는 탓인지, 몰입이 안되고, 주절주절 늘어놓는 그녀의 이야기가 짜증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처한 상황이나 주변에 돌아가는 일에 휩쓸려서 신경쓰이고, 버겁고 그렇다.
    이 수필집에서 에쿠니 가오리는 그녀 만의 일종의 '편애 리스트'를 소개하고 있다. 심의 일정한 굵기가 유지되어 원고를 쓸 때 편리한 샤프펜슬, 어린 에쿠니 가오리가 편애했던 것은 밤 9시만 되면 엄마와 여동생을 텔레비전 앞으로 모이게 했던 양화극장, 연애에 푹 빠졌던 에쿠니 가오리가 편애했던 것은 행복 그 자체라고 생각하는 프렌치토스트…. 그러나 이런 자잘자잘하고 소소한 이야기들이 애정스럽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처해있는 짜증스러운 상황들이 더 크게 부각되어서 나를 조여오는 느낌에 더더욱 가볍게 읽을 수도 없고 심플하게 넘길 수가 없다. 월드컵 축구도 짜증스럽고, 항암치료 중에 암센타에 다시 입원한 친구의 이야기도 그렇고, 병색이 짙은 얼굴로 앉아있는 친구의 모습도 가슴 한 켠에 묵직하기만 하다. 뜻하지 않게 돋아난 두드러기로 인해 온 몸이 간질간질 하더니, 약을 처방받아 먹고 나니 피부과 약이 독한 탓인지 졸음이 쏟아지고 생활이 무기력해져서 내내 졸고 앉아있어야 하는 것도 그렇고, 모처럼 가진 클래식 콘서트 자리도 부담스럽기만하고, 집안 정리하다가 늦어버려서 택시를 탔는데, 웬지 빙빙 돌아가는 것 같은 택시 기사 아저씨도 나를 짜증스럽게 하고, 음악당에서 암센타까지의 길도 힘겨워 헉헉 거리는 모습에도 절로 투덜거림이 터져나온다.
    소설가로서의 에쿠니 가오리의 에피소드도 소개하고는 있다. 목욕을 좋아하는 <반짝반짝 빛나는>의 쇼코는 소설의 제목과 결말, 자신의 행동까지 모두 욕조에서 결정했다는 이야기하며, <홀리 가든>의 가호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음악 발표회에서 트라이앵글을 맡은 이후로 트라이앵글을 친근하게 생각하게 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것이라는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의 에피소드는 내가 직접 그 소설을 읽어본 것이기에 그래도 친근감있게 다가와서 그나마 괜찮았다.
    <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에 담긴 60개의 에세이는 소녀에서 여자가 되기까지 에쿠니 가오리가 쌓아온 시간에 관한 이야기이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왜 좋아하는지, 무엇을 생각하는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누구와 무엇을 함께했는지, 그래서 어땠는지, 오랜 친구와 주제 없는 대화를 나누듯 이야기한다.
    2014.6.27.  두뽀사리~
  •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 su**22 | 2013.04.29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지난달에 도서관에 신청했던 책이 들어왔다는 문자를 받고 에쿠니 가오리의 이책과 또다른 한권을 빌려왔다 나는 첨으로 에쿠니 가...
    지난달에 도서관에 신청했던 책이 들어왔다는 문자를 받고 에쿠니 가오리의 이책과 또다른 한권을 빌려왔다
    나는 첨으로 에쿠니 가오리의 팬은 아니었다
    것보다는 일본작가들의 책을 즐겨 읽지 않았다
    에쿠니 가오리의 이름을 첨 알게된 것은 영화 도쿄타워와 냉정과 열정사이 때문이었다
    영화를 특히 냉정과 열정사이를 너무나 좋아해서 몇번을 보고 또 봤는지 ost도 너무 좋아서 요즘도 자주 듣고 있다
     
    영화를 봤지만 원작소설을 읽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
    경험상 영화를 보고 소설을 읽으면 대부분 실망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에쿠니 가오리의 팬이라는 어느 작가의 책을 읽으면서 그 책에 소개된 작가의 이미지가 이끌렸다
    마침 편한 책을 읽고 싶었기에 바로 도서관으로 가 내키는대로 몇권씩 읽었다
    그렇게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을 읽다보니 어느순간 도서관에 소장된 책을 다 읽었고 그후로 도서관에 없는 책을 신청해서 읽고 있다
     
    찾아보니 이번이 마지막이다
    신간을 제외하고 국내에 출간된 책들은 이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을 빼면 두 권 남앗다
    그중에 한권은 이미 책장에서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어제 그 마지막 한권을 도서관에 신청했다
    다음달이면 국내에 출간된 그녀의 작품을 전부 다 읽은 셈이 된다
     
    이 책은 그녀의 에세이다
    그녀의 주변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사소한 에세이 설탕이나 포도주,수세미 등등 생활에서 아무 생각없이 보아넘겨온 것들에 그녀다운 차분하면서 특이한 시선으로 이야기해준다
    특히 책받침에 대한 부분은 정말이지 대공감이었다 ㅎㅎ
    나같은 사람이 또 있구나하는 생각과 그녀의 바램대로 어른들이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사이즈와 디자인의 책받침이 나왔으면하고 나도 바래본다
     
    일본인들의 평범한 생활을 아니 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생활을 상상할 수 있었다
    또 많은 부분 공감이 갔다
    따쓰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그녀의 에세이도 몇권인가 읽지만 감성적이고 차분하지만 냉철하기도 하다
    그녀의 앞으로의 작품이 기다려진다
  • 화려함을 추구하는 이들은 평범함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 매일 맛난 것만 찾는 이들이 담백한 음식의 매력에 끝끝내 익숙...

    화려함을 추구하는 이들은 평범함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 매일 맛난 것만 찾는 이들이 담백한 음식의 매력에 끝끝내 익숙해지기 힘든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인생의 모든 것으로부터 특별함을 추구하기란 힘들뿐만 아니라 불가능에 가깝다. 이는 부실한 하체는 보완치 않은 채 오로지 상체만을 키우는 어리석음과도 흡사하다.

    다소 투박하지만 소중한 것들에 대해 에쿠니 가오리가 한 권의 책을 냈다. 책 제목은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비누, 오버코트, 빗자루 등 표지에 그려진 그림을 통해 그녀가 어떠한 것들을 다룰 지는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한 번도 이와 같은 소재로 글을 써보리라 마음 먹어본 적 없는 나로서는 조금 난감한 기분조차 들었다. 글이라면 으레 특별한 것만 담아야만 한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었다. 특히 대중에게 선보이기로 마음먹은 글이라면 말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나의 일상을 담은 글을 쓰고픈 욕망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이는 어울리지 않는 생각이었다. 왜 나는 되는데 그녀는 안 된다는 것일까! 이름 있는 작가라 하여 늘 거창한 무언가를 다루어야만 한다는 법은 없다. 그녀에게도 일상은 엄연히 존재하고, 이는 남들에겐 아무것도 아닐지라도 그녀 자신에겐 한없이 소중할 것이다. 누군가가 그 기록을 들추느냐 마느냐는 다음 문제. 글을 쓰고자 하는 자라면 특정 소재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차례는 예뻤다. 초록 신호, 고무줄, 레몬즙 짜개, 담배,... 오로지 단어로만 나열된 목차는 정말로 오랜만이었다. 이제 그녀는 이들에 대해 하나씩 언급할 게 분명했다. 이 글은 다소 불친절한 글이 될 수도 있었다. 그녀와 하나가 되지 않은 마음에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그녀 자신만을 위한 글. 그렇지만 독서를 멈추고픈 마음은 없었다. 그저 궁금했다. 그녀의 일상이. 대작가라면 일상도 혹 포장하려 들지 않을까라는 호기심이 자꾸만 마음의 문을 열고 튀어나왔다.

    어찌 보면 시시하단 생각이 들 수도 있는 글이었다. 에피소드가 길게 달린 것도 아니요, 언급된 물건들을, 이유를 분명히 설명할 수 없을지라도, 그녀가 좋아한다는 게 결론이었다. 이는 다소 허망한 대화와도 같은 느낌을 자아냈다.

    “왜 그 사람을 사랑하나요?” / “그냥요.”

    이런 질문에 일일이 토를 달며 설명을 해댄다면 오히려 구차해 보일 것이다. 언급된 것들도 마찬가지였다. 왠지는 모르겠으나 그저 좋은... 이로써 그녀로부터 난 나와 흡사한 면을 하나 발견했다.

    하지만 유사함은 그 뿐이었다. 일본도 마찬가지겠으나, 우린 지금 급격하게 변화하는 소비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이 말은 하루에도 몇 가지씩 무언가를 구입하는 행위를 하면서 살고 있다는 뜻이다. 새것을 하나 사면 이제까지 새것이었던 게 헌 것으로 돌변한다. 새걸 놔두고 굳이 헌 것을 사용하는 사람은 그닥 많지 않다. 새것의 존재로 인해 헌 것은 버림을 받는다. 사람들은 물건을 버리는 행위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 특정 물건을 버림으로써 그 물건에 깃든 제 마음, 추억 따위도 버린다고까진 생각지 못한다. 한때 오버코트를 입었던 적이 있음을 기억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당시 자신이 입었던 코트가 어떠한 모양새를 하고 있는지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시간은 모든 것을 희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대강 그 시점에서 이런 사람들과 저런 일을 겪었다, 짐작이야 할 수 있겠으나 그 모든 일을 특정 오버코트를 입고 겪었다는 확신을 가지기란 어렵다.

    따라서 그녀의 글은 지독할 정도로 평범하면서도 결코 밋밋하진 않았다. 이토록 많은 추억들을 간략하게 일지라도 기록할 수 있다는 건 모두에게 주어지지 않는 일종의 특권이다. 그녀의 글쓰기는 알고 보니 특권의 향유였다. 과거에 충만한 정신은 현실에서도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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