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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내가 죽은 집(블랙 앤 화이트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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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9*197*27mm
ISBN-10 : 8934995289
ISBN-13 : 9788934995289
옛날에 내가 죽은 집(블랙 앤 화이트 84) 중고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 역자 최고은 | 출판사 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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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1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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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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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제약, 무한의 상상력,
히가시노 게이고만이 가능한 고밀도 미스터리!

“저의 야심작,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_히가시노 게이고

1985년 데뷔 이래, 끊임없는 소재 발굴, 엄청난 집필 속도를 무기로 누구보다 성실하게 누구보다 천재적으로 소설의 매력을 설파해온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은 그의 1994년 작품으로, 7년 전 헤어진 여자친구의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기 위해 수수께끼 집을 방문, 사건을 추리해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은 단 두 명, 무대는 한적한 숲 속의 회색 집, 시간은 만 하루로 한정되어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가운데 가장 연극적인 구성이 돋보이는 본격 미스터리 문학으로 손꼽힌다. “사소한 소품 하나도 그냥 놓인 것이 없다. 작품 전체가 복선의 연속인 엄청난 소설. 작가로서 독자로서 고개를 숙일 수밖에!”라는 동료 작가 구로카와 히로유키의 찬탄은 물론, 작가 스스로 ‘야심작’이라 밝히며 자신감을 표했듯, 일본에서만 75만 부라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출간 후 이십 년이 훌쩍 넘은 오늘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저자소개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1958년 오사카 출생. 고등학교 때 우연한 기회로 추리소설에 매력을 느껴 마쓰모토 세이초의 전작을 섭렵하는 등 흠뻑 빠져든 이래, 읽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소설 습작을 시작했다.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공부하고 졸업 후에 엔지니어 일도 했지만, 결국 작가가 되어 학원물부터 본격추리, 서스펜스, 에세이까지 경계가 없는 다양한 작품으로 중국, 대만, 한국 등 국경을 넘어 곳곳의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1985년 데뷔작 《방과 후》로 에도가와란포상을, 1999년 《비밀》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2006년 《용의자 X의 헌신》으로 나오키상을, 2012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으로 주오코론문예상을 수상했다. 명실공히 일본 현대 문단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기린의 날개》 《신참자》 등의 가가 형사 시리즈, 《한여름의 방정식》 《성녀의 구제》 등의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를 비롯해 《사소한 변화》 《미등록자》 《몽환화》 《꿈은 토리노를 달리고》 《도키오》 《유성의 고리》 《연애의 행방》 등 다채로운 컬러의 작품으로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독자들로 하여금 시종일관 엄청난 몰입도를 유지하게 하는 치밀한 전개와 압도적인 스토리텔링으로 TV드라마나 영화, 연극 무대에서의 러브콜도 줄을 잇는다. 대부분의 작품이 영상화되었고, 특히 영화 <비밀>과 에는 작가가 직접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용의자 X> <방황하는 칼날> <백야행> 등 한국영화로도 제작되어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역자 : 최고은
국민대학교에서 일본사와 정치를 전공했고 동 대학원에서 일본 대중문화론을 공부했다. 현재 도쿄 대학교 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에서 일본 문학을 연구하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옮긴 책으로 기리노 나쓰오의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노리즈키 린타로의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 마리 유키코의 《골든애플》, 요코야마 히데오의 《64》, 무라타 사야카의 《소멸세계》를 비롯해,《모방살의》《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인사이트 밀》,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시리즈 등 다수가 있다.

목차

프롤로그

1장
2장
3장
4장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 “고등학교 때 일, 기억나?” “얼마나 됐다고. 기억하지.” “나도.”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내 가슴 언저리를 보았다. 그리고 다시 얼굴을 보며 말했다. “중학교 때는? 기억나?” “기억나는 것도 있고. 잊어버린 것도 많지만.” “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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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일, 기억나?”
“얼마나 됐다고. 기억하지.”
“나도.”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내 가슴 언저리를 보았다. 그리고 다시 얼굴을 보며 말했다.
“중학교 때는? 기억나?”
“기억나는 것도 있고. 잊어버린 것도 많지만.”
“초등학교 때는?”
“그렇게 옛날 일은 많이 잊어버렸지. 친구 얼굴도 기억 안 나.”
“하지만 추억은 떠오르지? 소풍이나 운동회 같은 거.”
“운동회는 똑똑히 기억이 나. 특히 달리기. 결국 일등을 못했거든.”
“정말? 의외네.” 사야카는 살짝 웃더니 물었다. “그보다 더 옛날 일은 기억나?”
“더 옛날 일?”
“초등학교 입학 전 일 말이야. 기억나는 거 있어?”
“어려운 질문이네.” 나는 팔짱을 꼈다. “뭐가 뭔지 모르겠는 기억의 파편 같은 게 있긴 해. 동네 아이들하고 놀았던 기억이라든지 아버지께 혼이 난 일 같은 거. 하지만 정확한 스토리는 모르겠고.” (pp. 31-32)


“크노소스 궁전이라고 알아?”
잠시 생각한 끝에 먼저 이 이야기를 꺼냈다.
모른다는 대답 대신 사야카는 고개를 저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고 의아해하는 게, 눈썹 움직임에서 느껴졌다.
“크레타 문명의 대표적인 건축물이야. 그 안에 고고학자들을 괴롭힌 방이 있어. 일견 왕이 쓰던 방 같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많았지. 이를테면 배수시설. 비슷한 시설은 있었지만, 도중에 끊겨 있어서 실제로 사용할 수는 없었거든. 그리고 방을 만든 재료. 가공하기는 쉬웠지만, 그만큼 마모되기 쉬운 재질의 돌을 계단을 만드는 데 사용했어. 게다가 그 계단에 사람이 지나다니며 생기는 마모 흔적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대체 이 방은 무엇일까. 모두 의아해했지.”
“뭐였어?”
“학자들이 머리를 짜낸 결과, 드디어 하나의 답에 도달했어. 정답은 무덤이야.” (pp. 255-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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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7년 전 헤어진 그녀에게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 그것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다. “같이 가줄래? 가려진 기억 속 비밀의 집에…” 오래된 집처럼 과거의 기억이 묻어나는 장소에서 옛날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추리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히가시노...

[출판사서평 더 보기]

7년 전 헤어진 그녀에게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
그것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다.
“같이 가줄래? 가려진 기억 속 비밀의 집에…”

오래된 집처럼 과거의 기억이 묻어나는 장소에서 옛날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추리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히가시노 게이고.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은 소설에도 등장하는 크노소스 궁전 속 수수께끼의 방에서 착안한 작품으로, 작가의 오랜 취향과 상상력을 극한까지 몰아붙여 완성한 웰메이드 미스터리물이다. 소설은 주인공 ‘나’에게 7년 전 헤어진 옛 여자친구의 전화가 걸려오는 장면에서 이야기의 서막을 연다. 그녀는 자신에게 어린 시절의 기억이 없다고 고백하며, 유년의 기억을 찾는 여행에 동행을 부탁한다. 단서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품 속 열쇠 하나와 지도 한 장. 나는 이제는 타인의 아내가 된 그녀가 왜 자신에게 동행을 부탁하는지가 못내 신경 쓰였지만, 얼마 후 그녀와 함께 나가노의 숲 속에 위치한 회색 집을 찾는다. 덧창이 닫힌 어둑한 집 안, 축축한 듯 스산한 공기, 수북이 쌓인 먼지 그리고 그곳에서 발견된 빛바랜 악보, 오래된 일기장, 11시 10분에 멈춰버린 시계들……. 시간이 일그러진 듯 기묘한 그 집에서 그녀는 잃어버린 기억 속 과거와 조금씩 마주해나가는데…….


성실함과 천재성을 겸비한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일본에서만 75만 독자를 사로잡은 본격 미스터리 문학의 비등점!

《방과 후》《졸업》 등의 학원물, 《마구》《눈보라 체이서》등의 스포츠물, 《사소한 변화》 《레몬》 등의 메디컬 스릴러, 《괴소소설》《오사카 소년 탐정단》 등의 유머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도키오》 등의 감동 드라마, 《몽환화》《천공의 벌》 등 원자력을 소재로 한소설, 그 밖에 《미등록자》 등 보이지 않는 폭력에 대한 소설, 《용의자 X의 헌신》 등 순애보를 담은 소설, 《꿈은 토리노를 달리고》 등의 에세이…….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히가시노 게이고는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색깔의 입체적인 작품세계를 선보여왔다. 《옛날에 내가 죽은 집》 역시 독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수수께끼 풀이에 중점을 두는 본격 추리소설의 매력을 속도감 있게 펼치면서도 가정 폭력, 아동 학대 등 결코 가볍지 않은 사회적 병리를 수면 위로 드러내며, 남녀 주인공의 개인적 사회적 성장을 긴장감 있게 담아낸다.

비채는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을 젊은 번역가 최고은의 문장으로 완전히 새롭게 준비했다.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디자인은 김영사 디자인실의 작품이다. 2008년 한국에 첫 소개된 이래 10년이 훌쩍 넘은 만큼, 섬세한 새 번역, 세련된 새 디자인으로 선보이는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이 더 많은 독자들과 교감하기를 기대한다.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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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어린 시절의 악몽같은 기억을 세월이 한참 흐른 지금 다시 떠올리게하는 몰지각한 군상들의 주인공 괴롭힘이 ...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어린 시절의 악몽같은 기억을 세월이 한참 흐른 지금 다시 떠올리게하는 몰지각한 군상들의 주인공 괴롭힘이 이 소설의 주내용이네요. 생각하기도 싫고 다시는 보고 싶지도 않은 부모라는 인연이 다시 이어지면서 이야기의 시작이 됩니다.어린시절 가족들과의 아련하고 따뜻했던 기억은 어디에도 없고 쓰린 상처만 남아있는 주인공의 애처로운 이야기가 읽는 내내 마을을 저미게 합니다.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추리소설 작가와는 약간 어울리지 않는 내용이라서 살짝은 기대감에는 못 미치지만은 그런대로 한인물의 어린 시절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줄거리입니다.작가의 작품이 항상 누군가에 의해서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그 주변인물들의 얽히고 설킨 관계속에 사건의 실마리가 풀어지곤 했는데 그리 잔인하지 않고 약간은 어두운 장면부터 시작이어서 가슴 찡한 내용에 살짝 마음이 져며오네요.

  • <p> </p> <div>...
    <p> </p> <div> </div> <p> </p> <p> </p> <div style="padding: 10px; border: 1px solid rgb(159, 211, 49); background-color: #e7fdb5;">

    "최근에서야 깨달았어. 나한테는 중요한 뭔가가 없다는 걸. 그 이유를 찾다가 어릴 적 기억이 없다는 사실이 생각이 났어."

    "너한테 뭐가 없다는 건데?"

    "없어." 사야카는 절박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알아. 나밖에 몰라. 난 결함 있는 인간이야."

    예상치도 못했던 말이 사야카의 입에서 튀어나와서 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p.37

    </div> <p> </p> <p style="margin: 0cm 0cm 10pt;"> 7년 전 헤어진 그녀에게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 그것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다. 그들은 고등학교 2학년부터 대학교 4학년까지, 약 육 년 동안 연인이었다. 하지만 딱히 정열적인 애정 표현을 나눈 적도 없고 극적인 추억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어쩌다 보니 육 년이나 사귀고 있었고, 관계에 종지부를 찍은 건 사야카였다. 그랬던 그녀에게 먼저 연락이 온 것이다. </p> <p> </p> <p style="margin: 0cm 0cm 10pt;"> "이 지도에 있는 곳에 가줘. 나랑 같이." </p> <p> </p> <p>   </p> <p style="margin: 0cm 0cm 10pt;"> 남편은 미국 출장 중이고, 부탁할 사람이 너밖에 없어서 연락했다는 사야카는 사 년 전에 결혼해서 현재는 전업주부였다. 그녀는 황동으로 만든 열쇠와 편지지에 검은 잉크로 그린 지도를 보여 준다. 일 년 전에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품이라면서, 이 지도에 있는 곳에 함께 가달라고 부탁한다. 아빠의 생전 행동 중에 지금도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고, 어쩌면 아버지가 이 지도에 있는 곳에 주기적으로 다녀오셨던 것 같다고, 여기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는 거였다. 게다가 그녀는 자신에게 어릴 적 기억이 전혀 없다고, 그 기억을 되찾기 위해 이곳에 가고 싶다고 말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나가노의 숲 속에 위치한 회색 집을 찾게 되는데, 마치 시간이 멈춰 버린 듯 기묘한 그 집에서 그녀는 잃어버린 기억과 자신의 과거를 찾게 될까. </p> <p> </p> <div> </div> <p> </p> <p> </p> <div style="padding: 10px; border: 1px solid rgb(159, 211, 49); background-color: #e7fdb5;">

    이렇게 생각해보니, 이 집에 감도는 불길한 기운의 정체를 알 것 같았다. 비과학적인 표현이었지만 저주와도 같은 어떤 기운이 느껴졌다. 그리고 우리에게 중요한 건, 사야카의 기억이 사라진 것에도 그 저주가 영향을 끼친 것 같다는 사실이었다.

    사야카가 외마디 비명을 지른 건 바로 그때였다. 갑작스러운 비명에 생각에 빠져들던 나는 저도 모르게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p.192

    </div> <p> </p> <p style="margin: 0cm 0cm 10pt;"> 크레타 문명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크노소스 궁전 안에 고고학자들을 괴롭힌 방이 있었다고 한다. 배수시설이 있긴 했지만 실제로 사용할 수는 없었고, 방을 만든 재료도 마모되기 쉬운 재질이었으며, 계단 등에 사람이 지나다니며 생기는 사용 흔적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던 것이다. 대체 이 방은 무엇일까 모두 의아해했다. 그곳은 바로 망자가 저승에 가서 생활하는 방, 유령을 위한 공간, 요컨대 무덤이었던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바로 이 이야기에서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이라는 작품을 착안했다고 한다. 덧창이 닫힌 어둑한 집 안, 수북이 쌓인 먼지와 스산한 공기, 오래된 일기장, 같은 시간에 멈춰버린 시계들... 오래된 집이라는 공간만큼 공포를 불러 일으키기 적절한 장치도 없을 것이다. </p> <p> </p> <p> 이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작으로 단 두 명의 등장인물이 한적한 숲 속의 회색 집에서 만 하루 동안 겪는 일을 그리고 있다.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연극적인 구성이 돋보이는 본격 미스터리로 손꼽히는데, 시종일관 오싹하고 섬뜩한 기분이 들게 만들어 공포소설처럼 읽히기도 한다. 작가가 '자신 있게 추천하는 야심작'이라는 표현을 할 만큼 자신감과 애정을 드러내는 작품이라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별다른 사건이나 여러 명의 등장인물이 등장하지 않아도 시종일관 이야기를 끌고 가는 긴장감과 서사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된 것도 10년이 넘어 새 번역과 새 디자인으로 다시 출간된 작품이고, 요즘 같은 날씨에 읽기 딱 좋은 이야기이니 이번 기회에 만나보면 좋을 것 같다. </p> <p> </p>
  • 옛날에 내가 죽은 집 | ja**coya | 2019.08.0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고등학교 때 일, 기억나?” “얼마나 됐다고. 기억하지.” “나도.”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내 가슴 언저리를 보았다. 그...

    “고등학교 때 일, 기억나?”
    “얼마나 됐다고. 기억하지.”
    “나도.”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내 가슴 언저리를 보았다. 그리고 다시 얼굴을 보며 말했다.
    “중학교 때는? 기억나?”
    “기억나는 것도 있고. 잊어버린 것도 많지만.”
    “초등학교 때는?”
    “그렇게 옛날 일은 많이 잊어버렸지. 친구 얼굴도 기억 안 나.”
    “하지만 추억은 떠오르지? 소풍이나 운동회 같은 거.”
    “운동회는 똑똑히 기억이 나. 특히 달리기. 결국 일등을 못했거든.”
    “정말? 의외네.” 사야카는 살짝 웃더니 물었다. “그보다 더 옛날 일은 기억나?”
    “더 옛날 일?”
    “초등학교 입학 전 일 말이야. 기억나는 거 있어?”
    “어려운 질문이네.” 나는 팔짱을 꼈다. “뭐가 뭔지 모르겠는 기억의 파편 같은 게 있긴 해. 동네 아이들하고 놀았던 기억이라든지 아버지께 혼이 난 일 같은 거. 하지만 정확한 스토리는 모르겠고.” (pp. 31-32)


    “크노소스 궁전이라고 알아?”
    잠시 생각한 끝에 먼저 이 이야기를 꺼냈다.
    모른다는 대답 대신 사야카는 고개를 저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고 의아해하는 게, 눈썹 움직임에서 느껴졌다.
    “크레타 문명의 대표적인 건축물이야. 그 안에 고고학자들을 괴롭힌 방이 있어. 일견 왕이 쓰던 방 같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많았지. 이를테면 배수시설. 비슷한 시설은 있었지만, 도중에 끊겨 있어서 실제로 사용할 수는 없었거든. 그리고 방을 만든 재료. 가공하기는 쉬웠지만, 그만큼 마모되기 쉬운 재질의 돌을 계단을 만드는 데 사용했어. 게다가 그 계단에 사람이 지나다니며 생기는 마모 흔적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대체 이 방은 무엇일까. 모두 의아해했지.”
    “뭐였어?”
    “학자들이 머리를 짜낸 결과, 드디어 하나의 답에 도달했어. 정답은 무덤이야.” (pp. 255-256)

  • 옛날에 내가 죽은 집 | ma**wolf | 2019.07.2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어쩌면 나 역시 그 오래된 집에서 죽은 게 아닐까.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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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나 역시 그 오래된 집에서 죽은 게 아닐까. 어릴 적 나는 그 집에서 죽었고, 그대로 내가 맞이하러 오기를 계속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닐까. 그리고 누구에게나 옛날에 자신이 죽은 집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그곳에 그저 죽어 있는 자신과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모르는 척 할 뿐.

     



    비채 X 히가시노 게이고 컬렉션 시리즈.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은 게이고의 초기 작품이다.

    오래전 다른 출판사에 출간된 적이 있으나 이번에 비채에서 새롭게 출간하였다.

     

    [저의 야심작,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게이고 자신이 추천하는 자기 작품이다.

    1994년에 출간 이래 일본에서만 75만 부가 팔렸다니 게이고 팬이라면 안 읽은 사람이 거의 없을 작품이다.

    사야카는 7년 전 나를 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한 전 여친이다.

    얼마 전 동창회에서 만났지만 별 얘기 없이 헤어졌다.

    그러고 며칠 뒤에 사야카가 전화를 걸어와 만나자고 한다.

    거절해야 마땅했지만 사야카의 목소리에서 거절하기 힘든 무언가를 느끼고 나는 사야카를 만나러 간다.

    그녀가 내민 사자머리 모양의 열쇠와 지도.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가 남긴 유물이라 했다. 어릴 적 기억이 하나도 없는 사야카는 이 유품이 자신을 어린 시절로 데려다줄 거라 믿는다. 그래서 자신을 잘 아는 그에게 같이 가달라고 한다.

    아무도 살지 않는 외딴곳에 있는 별장 같은 집엔 사람이 살았던 흔적만 남아있다.

    마치 갑자기 어디론가로 증발해버린 듯한 느낌이 드는 집은 출입문도 모두 봉해져있고, 유일하게 지하실로만 드나들 수 있었다.

    그 집의 모든 시계는 11시 10분에 멈춰져있다.

    그 집에 살던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사야카의 아버지는 왜 이곳을 드나들었을까?

    그 집은 사야카랑 무슨 연관이 있을까?

    이 이야기의 배경은 그 이상한 집이다.

    그곳에서 사야카와 나는 그 집을 둘러보며 그 집에 살았던 사람들의 과거를 파헤친다.

    유스케라는 소년의 일기장으로 시작해 점점 알 수 없는 과거의 일들을 추리해 나가는 과정에서 알게 되는 소름 돋는 이야기들.

    아동학대와 부모의 강요.

    말하지 못할 죽음들.

    숨겨진 비밀들이 서서히 드러나는 이야기를 읽으며 내가 생각했던 관점과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귀신이 나오거나 끔찍한 참상을 보거나, 무서운 이야기를 대하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으시시하고, 뭔가 터질 거 같은 긴장감에 조마조마한 마음을 가지고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무섭지 않은 데 무섭고

    겁나지 않는 데 겁이 난다고 해야 하나.

    마지막에서 터져 나오는 반전의 실타래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라 더 소름 끼친다.

    상세한 묘사가 없기에 더 상상하게 되는 비극이 이 이야기의 묘미인 거 같다.

    제목 때문에 호러물처럼 생각했는데 이것 역시 예상을 빗나갔다.

    여러모로 독자들의 예상을 뒤엎는 소설이다.

     

    신세가 많았습니다. 나는 역시 나일 수밖에 없다는 걸 믿고 앞으로도 살아가려 합니다.

     



    사야카가 보낸 마지막 편지의 글은 그녀가 그 모든 것을 감당하고 자기 자신으로 살겠다는 의지였다.

    기억의 봉인이 풀어진 지금에야 그녀는 스스로를 이해하고 맞아들이는 일을 하고 있음이다.

    가해자는 잊어버리지만 피해자는 계속 되풀이되는 시간을 산다는 이야기를 어느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자신이 왜 그러는지를 몰라서 괴로웠던 시간은 이제 사라질 것이다.

    그녀가 스스로의 고통을 되씹지 않으며 살아가길 바랄 뿐이다.

     

     

     

  • 옛날에 내가 죽은 집 | jw**726 | 2019.07.22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제목이 특이해서 읽고 싶어진 책이다.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이라니. 주인공이 귀신이란 말인가? 내용이 궁금한 것은...

     제목이 특이해서 읽고 싶어진 책이다.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이라니. 주인공이 귀신이란 말인가? 내용이 궁금한 것은 물론이고 작가가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점에 끌려 망설임 없이 구매하였다. 책의 띠지에 "저의 야심작,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라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문구가 기대를 더욱 높였다.


     6년을 사귀었지만 7년 전 헤어진 옛 여자친구 사야카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동창회때 눈은 마주쳤지만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는데. 동창회가 있던 날로부터 일주일 후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신주쿠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만난 그녀의 입에서 뜻밖의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자신은 초등학교 입학 전 기억이 전혀 없다는 고백과 함께 잃어버린 기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곳으로 함께 가달라는 부탁이었다. 이미 결혼하여 남편과 아이까지 있는 옛 여자친구와 그런 일을 한다는 것이 떨떠름했지만 결국 둘은 함께 그 집으로 향하게 된다. 아무도 살지 않는, 시간이 멈춘 듯한 그 집. 그 곳에서 그들은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가는데...

     

     이야기가 내뿜는 긴장감이 대단했다. 숨겨진 비밀이 궁금하여 잠들때까지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을 정도였다. 과연 히가시노 게이고가 자신있게 추천한 이유가 있었다. 어두운 이야기 이지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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