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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결을 의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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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쪽 | 규격外
ISBN-10 : 8997186639
ISBN-13 : 9788997186631
다수결을 의심한다 중고
저자 사카이 도요타카 | 역자 현선 | 출판사 사월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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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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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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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결을 의심한다』는 ‘민의’를 왜곡하는 다수결 제도의 한계를 드러내고 그 대안을 탐색한다. 저자는 우리가 다수결에 대해 착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부가 국민을 배신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 민주주의의 주요 이슈에 대해 명쾌한 답을 제공한다. 나아가 이 책은 다수결의 대안인 보르다 투표법, 중위 투표법 등을 친절히 소개하는 ‘민주주의 사용설명서’이기도 하다.

저자소개

저자 : 사카이 도요타카
저자 사카이 도요타카(坂井豊貴)는 1975년 히로시마 현에서 태어났다. 일본 와세다 대학을 졸업하고 고베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미국 로체스터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요코하마 시립대학과 요코하마 국립대학을 거쳐 게이오 대학에서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공은 사회적 선택 이론과 메커니즘 및 마켓 디자인으로, 최신의 실용적 경제학에 기반을 두고 정치적, 사회적 현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자다. 저서로는 『사회적 선택 이론으로의 초대: 투표와 다수결의 과학』 『마켓 디자인 입문: 경매와 매칭의 경제학』 등이 있다.

역자 : 현선
역자 현선은 일본 아이치 대학에서 비교문화학을 전공했다. 사람과 사물과 사회에 관심이 많다. 이 세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책 중 꼭 해야 할 말만 하는 책들을 좋아한다.

목차

머리말

Ⅰ 다수결에서 벗어나다
1 우리가 다수결에 대해 착각하는 것들
2 다수결 vs 보르다 투표법
3 다수결에서 벗어난 나라들
4 또 다른 대안, 승인 투표

Ⅱ 민주주의를 위한 궁극의 방정식을 찾다
1 콩도르세의 도전
2 데이터와 통계가 말해주는 투표의 진실
3 선거의 기준을 다시 묻다

Ⅲ 왜 소수가 다수의 의견에 따라야 하는가?
1 진실의 판정
2 『사회계약론』이 말하는 투표
3 직접민주제 vs 대표민주제

Ⅳ 민주주의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1 중위 투표자 정리
2 애로의 불가능성 정리
3 경제 이론으로 본 민주주의
4 최적의 개헌 기준은 몇 퍼센트인가?

Ⅴ 우리의 일을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것
1 정부가 국민을 배신하는 이유
2 고다이라 시 328번 도로 문제
3 공공재 공급 메커니즘의 설계

더 읽을거리
주요 참고문헌
저자 후기

책 속으로

우리는 다수결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것은 언제, 무엇을 대상으로, 어디에 써야 할까? 이용상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어떨 때 다른 방법(가령 보르다 투표법)을 사용해야 할까? 다수결로 중요한 사안(가령 헌법 개정)을 결정할 때는 몇 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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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수결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것은 언제, 무엇을 대상으로, 어디에 써야 할까? 이용상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어떨 때 다른 방법(가령 보르다 투표법)을 사용해야 할까? 다수결로 중요한 사안(가령 헌법 개정)을 결정할 때는 몇 퍼센트의 찬성이 필요할까? 혹시 가전제품처럼 설명서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13쪽)

다수결이라는 의사결정 방식은 일본을 포함해 많은 나라의 선거에서 당연하다는 듯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일종의 관습 같은 것이지, 다른 방식과 비교해서 다수결이 우월하기 때문이 아니다. 애초에 다수결 이외의 방식을 사고해보지도 않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민주주의에서 선거가 갖는 중요성을 생각해보면, 다수결을 안이하게 채용하는 것은 낡은 문화적 인습일 뿐이다. (22쪽)

선택지가 3개 이상 있을 때는 표의 분산 문제를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처럼 유력한 두 후보가 있을 때도 ‘제3의 선택지’가 출현하면 표의 분산이 일어나 결과가 반전될 수 있다. 다수결이 다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69쪽)

루소는 민주적인 사회의 한 가지의 규범과 그 원리를 집요할 정도로 정성스럽게 그려냈다. 그렇다면 이와는 다른 사회, 가령 국민이 직접 입법을 할 방법이 전무하고 세습 정치가 횡횡하며 거대 기업이 정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사회의 정치 체제를 과연 무어라 해야 할까? 로버트 달은 현실의 비교적 민주화된 체제를 ‘다두정치’라고 부르고, 이를 이념으로서의 민주주의와 구별했다. 우리가 ‘민주적’이라고 생각하는 사회는 실제로 얼마나 민주적이며, 어떤 의미에서 민주적일까? (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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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책소개 ‘다수결’은 과연 민주적인가? 왜 내가 선택하는 후보는 항상 떨어질까? 나쁜 것은 사람이 아니라 다수결이 아닐까? 다수결에 무언가 심각한 결점이 있는 건 아닐까? 『다수결을 의심한다』는 ‘민의’를 왜곡하는 다수결 제도의 한계를 드러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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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다수결’은 과연 민주적인가?


왜 내가 선택하는 후보는 항상 떨어질까? 나쁜 것은 사람이 아니라 다수결이 아닐까? 다수결에 무언가 심각한 결점이 있는 건 아닐까? 『다수결을 의심한다』는 ‘민의’를 왜곡하는 다수결 제도의 한계를 드러내고 그 대안을 탐색한다. 저자는 우리가 다수결에 대해 착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부가 국민을 배신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 민주주의의 주요 이슈에 대해 명쾌한 답을 제공한다. 나아가 이 책은 다수결의 대안인 보르다 투표법, 중위 투표법 등을 친절히 소개하는 ‘민주주의 사용설명서’이기도 하다.

출판사 서평
왜 선거는 우리를 배신하는가?
“진보와 보수 모두가 이 책의 경고를 귀담아들어야 한다.” 아사히신문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피할 수 없다. 민주적이지 않은 선거는 있어도 선거 없는 민주주의는 없다. 만장일치는 이룰 수 없는 목표이기에 선거에서 다수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은 불가피하고도 합리적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우리는 다수결을 마치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처럼 생각한다. 그런데 다수결은 항상 다수의 의견을 존중할까? 무슨 엉뚱한 소리냐고 하겠지만, 사실 다수결은 종종 다수의 의사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는다.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예로 들어보자. 당초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후보 앨 고어가 공화당 후보 조지 W. 부시를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도중에 당선될 가망이 거의 없는 환경운동가 랠프 네이더가 출마를 표명했고, 결국 지지자가 겹치는 고어의 표를 갉아먹어 부시가 어부지리로 당선되었다. 다수결이 ‘표의 분산’에 무척 약하다는 증거다. 후보가 한 명만 늘어나도 다수결의 결과는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왜 우리는 선거 결과를 쉽게 납득하지 못할까? 왜 내가 선택하는 후보는 항상 떨어질까? 문제는 ‘민의’를 왜곡하는 다수결 제도에 있다. 『다수결을 의심한다』는 이처럼 다수결의 한계를 명확히 드러내고 그 대안을 탐색한다. 저자는 우리가 다수결에 대해 착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왜 소수가 다수의 의견에 따라야 하는지, 정부가 국민을 배신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 민주주의의 주요 이슈에 대해 명쾌한 답을 제공한다. 나아가 이 책은 다수결의 대안인 보르다 투표법, 승인 투표법, 중위 투표법 등을 친절히 소개하는 “민주주의 사용설명서”이기도 하다.

선거 결과가 곧 ‘민의’인가? - 다수결의 함정을 벗어나기

다수결에 따른 선거 결과와 ‘민의’는 같은 것일까? 최근 영국은 고작 51.9%의 득표로 ‘EU 탈퇴’라는 중대한 국가적 사안을 결정했다. 탈퇴파가 과반수를 넘기기는 했으나, 이는 나머지 48.1%의 민의를 모두 ‘사표’로 만든 것에 다름 아니다. 게다가 원래 다수결은 64%를 넘지 않으면 제3의 안이 나왔을 때 늘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 “64% 다수결 원칙”에 따르면 그 이하의 다수결 결과는 진정한 다수의 의견이 아닌 셈이다. 과반수가 넘었다고 해서 그것이 곧 ‘민의’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나도 성급하다는 얘기다.

사실 다수결은 여러 의사결정 방식 중 하나에 불과하다. 투표를 통해 다수의 사람이 가진 의사를 하나로 모으는 방법을 ‘의사결정 방식’이라고 하며, 우리는 이러한 의사집약 방식을 거치지 않고는 다수의 의견이 무엇인지 사전에 알 수 없다. 그러므로 다수결에 의한 결과가 곧 다수의 의견이자 ‘민의’라고 여기는 것은 크나큰 착각인 것이다.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여러 후보가 나오는 선거가 되면 다수결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표가 이리저리 분산되면서 전략적 조작에 매우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수결에서는 유권자가 생각하는 1순위 후보에만 투표할 수 있을 뿐, 2순위나 3순위 후보에는 전혀 표를 줄 수가 없다. 결국 다수결 선거에서는 모든 사람이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는 보편적인 후보자가 아니라, 일정 수의 유권자에게만 1순위로 지지를 받는 극단적인 후보자가 자주 선택된다.

“다수결 선거에서는 모든 유권자를 놓치지 않으려고 세심하게 신경을 쓸수록 불리해진다. 어쨌든 이기기 위해서는 일정 수의 유권자에게 1순위로 지지를 받기만 하면 된다. 만인을 널리 신경 쓰고 싶어도 1순위로 선택되지 못하면 표로 이어지지 않으므로 그렇게 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선거가 사람들 사이의 대립을 조장하고, 사회 분열을 일으키는 요소로 작동하고야 마는 것이다.”(13쪽)

이처럼 다수결 제도를 채택한 민주주의는 모든 사람에게 이로운 후보를 선택하거나 다수의 의견을 존중하기는커녕, 소수의 광신적 집단을 위한 정치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것은 민주주의의 한계가 아니라 ‘다수결’의 한계다.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제도가 문제인 것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다수결의 함정’을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저자는 1장에서 다수결의 한계를 명확히 지적하면서 “보르다 투표법”이라는 첫 번째 대안을 소개한다. 보르다 투표법은 가령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할 때, 1위에 3점, 2위에 2점, 3위에 1점을 주는 식으로 점수를 매기고, 그 합계에 따라 전체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점수제 투표법에서는 다수결처럼 ‘표의 분산’이 발생하지 않는다. 극단적인 세력이 일부 층에서 점수를 얻더라도 전체적으로는 낮은 점수를 얻게 되어 높은 순위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2장에서는 통계학적 방법을 활용하여 투표의 진실을 캐내는 “콩도르세-영의 추정법”을 두 번째 대안으로 소개한다. 콩도르세-영의 추정법이란 각각의 후보자들 간 맞대결 다수결을 반복해 ‘데이터’를 얻고, 그 데이터에서 투표의 진실을 ‘추정’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을 쓰면 표의 분산에 의한 왜곡이 사라지며 훨씬 ‘민의’에 가까운 답을 얻어낼 수 있다. 이처럼 다수결은 알기 쉽다는 장점만큼이나 심각한 결점을 지닌 의사결정 방식이며, 그 대안들은 이미 여럿 존재한다. 우리는 다수결을 너무 당연시한 나머지 그 문제점에 대해 쉽게 눈감아왔던 것이다.

왜 소수가 다수의 의견에 따라야 하는가? - 다수결의 폭주를 막다

다수결의 결과가 반드시 민의는 아니며, 그것이 언제나 다수의 의견을 반영한다는 보장도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나면, 우리는 좀 더 본질적인 문제를 생각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은 왜 소수가 다수의 의견에 따라야 하느냐는 것이다. 다수의 의견이라고 해서 반드시 옳다는 보장은 없는 게 아닌가? 콩도르세는 이를 주요 논제로 삼고, 확률의 문제로 바꿔서 생각했다. 과연 다수결의 판단이 올바를 확률은 얼마나 될까?

3장에서 저자는 먼저 콩도르세의 “배심원 정리”를 통해 상식을 가진 사람이 많아질수록 다수의 의견이 올바를 확률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사람들이 숙의적 이성을 갖고 서로 소통하는 상태에서 투표에 참여하면 다수의 의견이 올바를 확률은 거의 100%에 가까워진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제가 있다. 각각의 유권자들이 ‘일반의지’에 합치하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일반의지는 “사람의 공존과 상호 존중을 지향하는 의지”이며, 이는 유권자가 개인만의 이익에서 벗어나 공익적 관점에서 투표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두가 사익에 따라 투표한다면, 그것은 비록 다수의 의견일지라도 결코 일반의지일 수 없다. 각자가 공존과 상호 존중을 위해 투표한다는 가정 아래에서만, 다수의 의견은 올바른 방향으로 향할 수 있고, 소수가 일반의지에 합치되는 다수의 의견에 따라야 할 ‘정당성’이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저자는 다수결의 문제를 넘어서 근대 시민사회를 지지하는 근본이념이 무엇이고 그것이 어떻게 투표에 반영되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해준다. ‘사회계약’, ‘일반의지’, ‘인민주권’, ‘시민적 자유’ 등과 같이 쉬워 보이지만 결코 이해하기 쉽지 않은 기본 개념들을 친절히 해설함으로써 대의제 선거의 한계와 가능성, 그 근본 전제를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다.

4장에서는 단지 원론적인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실제 대의제 민주주의의 작동방식을 보여준다. 정책 결정에 있어 무척 유효한 ‘중위 투표법’을 상세히 설명하는 한편, 민주주의의 근본적 한계를 지적했다고 (잘못) 알려져 있는 ‘케네스 애로의 불가능성 정리’에 대한 오해를 친절히 풀어낸다. 나아가 저자는 일본의 개헌 논의를 비판하면서 현재의 개헌 기준이 지나치게 낮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는 것은 보기보다 쉬운 일이다. 특히 오늘날 일본은 중의원 선거에서 소선거구의 비율이 높아서, 득표율이 높지 않아도 ‘압도적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많다. 3분의 2 의석을 얻는 데, 3분의 2의 유권자는 필요 없다. 선거구가 300곳이라고 할 때, 그중 200곳에서 최다 지지를 확보하면 충분하다. 예를 들어 2014년 12월 중의원 선거에서 자유민주당은 전국 투표자 중 약 48%의 지지로 약 76%의 의석을 획득했다.”(149쪽)

이런 현상은 한국에서도 흔하며, 소선구제 선거로 치러지는 다수결 선거는 이러한 난점에 노출되기 쉽다. 과반수의 지지도 얻지 못한 정당이 의회에서는 70퍼센트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다수결의 폭주’를 막기 위해서는 만장일치에 가까운 개헌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64% 다수결 원칙”에 따라서 국민투표를 통한 개헌의 최소 기준이 64%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왜 ‘고용된’ 정부가 주권자 국민을 배신하는가? - 민주적 절차라는 착시

5장에서는 입법의 문제를 넘어서 행정의 문제를 다룬다. 특히 형식적인 민주주의는 갖춰졌지만 실질적인 민주주의가 실행되지 않는 현대 정치의 역설적 상황에 주목한다. 현대의 복잡한 세계에서 주권자 국민은 모든 일에 관여할 수 없기에, 입법에서는 법을 만드는 대표자를 내세우고 행정에서는 입법의 집행을 대리하는 정부를 갖는다. 그런데 정부가 갈수록 막강한 권력을 얻게 되면서 국민을 배신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게 된다.

“현실적으로 주권자는 입법, 행정 양쪽에 거의 관여할 수 없다. 단지 형식이 확보된 것을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것이라 착각할 때에만, 현행 제도는 ‘민주적’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서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이면, 이미 제도가 충분히 민주적이라 믿고 있는 사람은 이런 목소리를 불필요한 소음으로 들을 것이다.”(161쪽)

저자는 일본의 “고다이라 시 328번 도로 문제”를 예로 들면서, 국민에 의해 ‘고용된’ 정부의 배신을 제어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을 모색한다. 과도한 행정 권력에 의해서 주권자 국민들의 행복권과 결정권이 침해되는 상황은 우리 역시 몸소 경험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과연 우리가 우리의 일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민주적인 행정 제도는 없는 것일까?

이러한 제도적 설계를 실험하는 분야가 바로 “메커니즘 디자인”이다. 이는 경제학의 한 분야로, 게임 이론과 경제 실험 등을 활용해서 분권적 제도(메커니즘)를 설계하는 게 주목적이다. 가령 328번 도로 문제를 예로 들자면, 국민 개개인에게 도로 공사 일체에 대한 평가 금액을 묻고, 이 결과와 건설비용을 비교하여 사회 편익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행정기관이 ‘사회 전체에 득이 된다’고 홀로 독자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도로 공사 일체를 평가하면서 시민들이 직접 행정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대의제의 한계를 넘어 시민들의 직접 참여를 유도하는 이러한 분권적 제도는 직접민주주의와 결합된 새로운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처럼 사회 제도는 하늘에서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다수결, 대의제와 같은 현행 제도의 관성이 아무리 강해도 이는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 우리의 일을 우리 스스로 결정하고 싶다면, 기존 제도를 그대로 수용할 것이 아니라, 그런 제도를 의심하고 새로운 민주주의를 가능케 하는 사회 제도를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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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주변의 어느 누구도 A를 지지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A는 버젓이 대통령이 됐고 국회의원이 됐다. 사회에는 내가 생각하는 것...

    내 주변의 어느 누구도 A를 지지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A는 버젓이 대통령이 됐고 국회의원이 됐다. 사회에는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었다. 난 평범의 축에 들지 못하는 건가 싶어 쓴웃음이 절로 났다.

    얼마 전 치른 대통령 선거에서 많은 이들이 망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자신의 표가 사표가 될 거라 생각했고, 자신의 소신으로 인해 엉뚱한 사람이 당선될 수도 있음을 사람들은 고려했다.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현 체제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음이 당연하다. 1등 아니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난 모든 나라가 다수결에 입각한 선거 방식을 고수할 거라고 믿었다. 그게 가장 단순하면서도 명확해 보이니까. 소수보다 다수가 지지한다는 이유가 언제나 모든 것을 정당하게 만들어 주진 않는다. 그래도 소수보다는 다수에 기대는 게 안전하다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근데 아니었다. 역시나 이번에도 난 무지했다. 선거제도는 생각보다 복잡했다.

    저자는 보르다 투표법이라 하는 것을 나에게 알려주었다. 보르다는 다수결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인물이다. 그는 세 가지 선택지가 있을 때 1위에 3, 2위에 2, 3위에 1점을 주는 식으로 점수를 매기고, 이를 합산해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을 주장했다. 이 방법에 의하면 어떠한 경우일지라도 양자간 맞대결에서 패한 쪽을 선택하는 누를 범하지 않을 수 있다. 허나 완벽해 보이는 이론도 현실 적용이 힘들다면 완벽하다고 할 수 없다.

    보르다 투표법까진 아닐지라도 과연 다수결 아닌 방식을 채택한 국가가 있기는 할까. 저자는 태평양 적도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나우루 공화국의 예를 제시했다. 한때 보유한 지하자원 덕에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던 이 나라는 공유지의 비극따위를 언급하는 사례로 종종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1990년대 이래 자원고갈로 인한 문제를 겪어왔다. 많은 이들이 나우루 공화국의 실패에 주목할 때 저자는 다른 부분을 주시했다. 다수결은 다수결인 거 같은데, 한 사람이 한 표를 행사하질 않는단다. 약간 방식은 다르지만 1등에겐 1, 2등에겐 1/2, 3등에겐 1/3점 식으로 점수가 주어지며, 상위 2명이 당선된다고 했다. 이는 다우돌 투표법이라고 했다. 다수결이 만고불변의 진리는 아닌 모양이라며 약간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지만 속으로는 많이 신기해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은 어려웠다. 가뜩이나 숫자에 약한 나는 말로 풀어 쓰여진 수에 얽힌 개념들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시대를 너무 앞서나간 나머지 목숨을 잃은 콩도르세의 시도들 또한 나에게는 한없이 낯설었다. 한 편으로는 콩도르세가 왜 단두대의 이슬로 처형될 수밖에 없었던지 약간은 느끼기도 했다. 절대 권력을 숭배할 것을 요구 받던 시대에 콩도르세의 연구는 권력 전복의 가능성과 연결될 수 있어 위험하게 여겨졌을 것이다. 언제나 왕이 1등이어야 하는데, 그의 연구대로라면 투표에 따라 권력은 뒤바뀔 수 있는 것이 되어버린다. 의심하는 순간 모든 건 위험해지는 법이다.

    모두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려면 직접선거가 옳다. 가가호호 방문해 일일이 의견을 묻지 않는 이상 숨어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 하지만 미국이나 중국, 인도와 같은 나라에서 대면해 의견을 묻는 일은 행하지 않는 게 낫지 싶다. 인구가 너무 많아 집계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어쩌면 현 권력자들이 자신의 세를 유지하기 위하여 다수결을 고수하는지도 모르겠다. 다수결 체제 하에서는 2, 3, 4등 등이 의미가 없다. 이 말은 조작을 하더라도 1등만 조작하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너무 적나라한가? 하지만 인간은 언제나 가장 쉬운 방법을 택하곤 한다. 다수결은, 꼭 조작을 의도치 않을지라도, 인간이 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축에 드는 방법임이 분명하다. 게다가 명쾌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래서 우리는 선거를 할 때마다 그토록 배신감을 느끼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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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
wooyup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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