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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도 당신처럼 외로움을 느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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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격外
ISBN-10 : 118775658X
ISBN-13 : 9791187756583
신들도 당신처럼 외로움을 느낄 때 중고
저자 최승철 | 출판사 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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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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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철 시인은 원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2002년 〈작가세계〉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갑을시티〉 〈키위도서관〉을 썼다. 『신들도 당신처럼 외로움을 느낄 때』는 최승철 시인의 세 번째 신작 시집이다.

저자소개

저자 : 최승철
원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2년 〈작가세계〉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갑을시티〉 〈키위도서관〉 〈신들도 당신처럼 외로움을 느낄 때〉를 썼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마른 형광펜 11
열망을 위하여 1 12
열망을 위하여 2 14
채근담을 읽는 겨울밤 1 16
채근담을 읽는 겨울밤 2 18
성장성 장애 1 20
성장성 장애 2 22
성장성 장애 3 24
성장성 장애 4 26
열매를 맺는 방법 28
강을 건넌 최초의 인간 M-130 ? 30
City의 야광별 1 32
City의 야광별 2 34
옆자리에 앉으시죠 36
눈 속의 탁상시계 1 38
눈 속의 탁상시계 2 40
링에서 살아남는 법 42
흙 속의 씨앗 44
사막을 건너는 낙타의 신음 46
흠…… - 48

제2부
헤어지기 좋은 날 1 53
꼬리 잘린 고양이 1 54
꼬리 잘린 고양이 2 56
꽃 진 자리 58
히히, 1 60
히히, 2 62
히히, 3 64
히히, 4 66
화장실 식당 1 68
화장실 식당 2 70
내 일과 내일 사이 1 72
내 일과 내일 사이 2 74
봄밤이라는 쿠키 파일 1 76
봄밤이라는 쿠키 파일 2 78
크리스 고라이트 80

제3부
헤어지기 좋은 날 2 85
점성을 높이는 방법 1 86
점성을 높이는 방법 2 88
점성을 높이는 방법 3 90
점성을 높이는 방법 4 92
지각하거나 지각되거나 1 94
지각하거나 지각되거나 2 96
be 혹은 happy 1 98
be 혹은 happy 2 100
be 혹은 happy 3 102
be 혹은 happy 4 104
City Motel 1 106
City Motel 2 108
문을 열기 위해 110
City Story 1 112
City Story 2 114
키위 혹은 냉장고 116

해설 조대한 문장의 연쇄와 언어의 극점 118

책 속으로

■ 시집 속의 시 세 편 열매를 맺는 방법 비만의 원인은 신석기 유목민의 DNA가 체내에 탄수화물을 저장하기 때문이다. 꽃을 전자레인지에 3분 동안 가열하면 반영구적으로 보관할 수 있다. 양귀비꽃은 옮겨 심으면 죽는다. 예술은 무엇을 지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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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속의 시 세 편

열매를 맺는 방법

비만의 원인은 신석기 유목민의 DNA가 체내에 탄수화물을 저장하기 때문이다. 꽃을 전자레인지에 3분 동안 가열하면 반영구적으로 보관할 수 있다. 양귀비꽃은 옮겨 심으면 죽는다. 예술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 오래 생각했다, 가, 비누 거품을 칫솔에 묻혀 이빨을 닦았다. 그냥, 산다, 는 말 이면에 거울처럼 수은이 덧칠되어 있다.

이미 가 버린 것에는 가는 것이 없다

한시(漢詩)를 읽는 겨울밤은 따뜻했다. 새우의 등에서 내장을 빼내 그가 평생 바다에서만 앓았을 바람의 냄새를 맡아 보았다. 비릿한 바다의 숨결 한 마디를 흐르는 물에 띄워 보낸다. 근원적인 외로움은 당신을 사랑해도 사라지지 않았다. 인류 역사가 수천 년인데도 인간이 왜 사는지 그 답변 하나를 찾지 못했다.

손에 스킨을 묻혀 얼굴에 바르다 알았다
안경을 벗지 않았다는 것을

임신한 여성의 태반에서 레트로 바이러스는 태아의 배아 발육을 촉진한다. 허공을 뚫고 올라간, 오늘의 꽃이 허문, 어제의 저 경계가 짙푸르다. 더 이상 도(道)를 아느냐고 묻지 않는 시대, 질량이 큰 별일수록 중심 온도가 높아지지만 슬픔은 무게가 아니라 범위의 문제다. 외로움은 질기고 눈물은 뜨거워 비 오는 날에도 물고기들의 심장이 강 속을 뚫고 간다.

물푸레나무가 잔물결을 향해 흔들리며
강의 조용한 울음을 듣는 시간
내 어깨가 자꾸 풍미(風味)에 젖어 드는 것이다 ***

지각하거나 지각되거나 1

애인이 없다. 쇠고기 장조림을 달이던 간장 냄새 가득한데 없다. 불러도 대답이 없다. 온도계와 거울 속의 수은은 형태가 깨진 후에야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데, 없다. 없는 아이가 악이라도 질렀으면 하는 고요인데, 없다. 뭉크의 절규는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심(心)의 향찰식 표기는 심음(心音)이다

그리움이란 두 손으로 없는 당신의 얼굴을 붙잡아 콧등이라도 맞대고 싶어지는 것. 가슴에 손을 얹어 함께 호흡해 보는 것. 당신의 혀는 토마토 속살 같아, 먼 곳에서 당신이 내쉬는 숨결을 상상하며 붉어지는, 장마철 습한 바람에서 가쁜 숨 몰아쉬던 당신의 땀 냄새가 묻어 나올 것 같다.

독수리는 평생 하늘을 날아다니지만
죽어서 자신의 죽음을 허공에 묻지 않는다

나는 여러 개의 영혼과 부딪치며 살았다. 끝없는 대양을 떠돌다가 어느 늦은 바닷가에 가닿는 물결로 그리움은 저물어 갔다. 보고 싶다는 말 한마디를 허공에 띄워 두고 온종일, 그 보고 싶다는 말 안을 뒹굴었다. 그 안의 골목은 어둡고 질기다. 없는 애인 옆에 앉아 공기놀이도 하고 싶은데, 이제는 없는 개나리꽃이 피었다 졌다.

비에 젖은 길을 잉태한 여자
고구마밭에 바람 불고
붉은 황토 가득 심장이 두근거렸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한국의 가계 부채는 증가했다. 전기밥솥에 넣어 놓은 플라스틱 주걱처럼 (너무 강압적이면 죄책감이 생겨, 자신의 성기를 만지작거리게 돼요) 휴일에는 차라리 눈뜨지 말 걸, 방전된 개 인형 하나 침대 옆에 놓여 있다. ***

링에서 살아남는 법
-야수들과 동거하기 1

고요한 수면을 울렁이게 하는 바람의 손길, 물결무늬 위로 비치는 별빛들, 모든 매스미디어에는 배후가 있다. 되도록 흐린 날을 간택할 것. 믿음은 경제상 거래이자 근간이다. 툰드라 기후 같은 어둠 속의 고속도로. 가로등이 켜진다. 자본주의는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다.

겨울 하늘의 차고 어두운 내부를
단단히 뭉치고 있는
빈 들녘 속에 놓인 잉크병

죽음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나뭇가지 위의 새들은 밤새, 아침에 날아가 낚아챌 먹이를 가슴속에 품고 잔다.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를 동결했다. 고개를 문 안쪽으로 밀어 넣는 게 이 바닥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 니트는 옷을 뒤집어 세탁해야 잔털이 일어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대지의 한가운데
검은 점으로 박혀 있던 꽃씨들

희미하게 꼬리를 내리거나 올리는 발음이 있다면, 마음이 예쁘니 더 아름답다라는 식의 주문(呪文)처럼 심리적 압박을 많이 받을수록 당신은 죽음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는 증거. 월스트리트는 금요일 중국 정부의 채권 상향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맹아의 숨결이 적설(積雪)을 뚫는다
백지 위로 점점이 문자들이 피어오른다

사각의 링이 보이거나 보이지 않거나, 동서남북 사계절을 지닌 한반도의 계절, 통증은 짧고 가볍게 이야기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 주먹보다 팔꿈치가 유용한 이유다.

꽃은 피어날 곳의 허공을
미리 더듬어 보고 피어오르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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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예언자는 죄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죄를 거슬러 예언한다 “시집의 서두를 여는 시 마른 형광펜은 떠돌이 고양이가 거실에 들어와 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다음 문장들은 지구와 내장 기관의 기울기, 신체 없는 정신, 과거와 가난과 친구, 황사...

[출판사서평 더 보기]

예언자는 죄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죄를 거슬러 예언한다

“시집의 서두를 여는 시 마른 형광펜은 떠돌이 고양이가 거실에 들어와 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다음 문장들은 지구와 내장 기관의 기울기, 신체 없는 정신, 과거와 가난과 친구, 황사와 개나리꽃, 미역국과 파, 애인의 카드 빚과 공인인증서, 개인의 자유와 민중의 자유 등으로 이어진다. 인용된 텍스트조차 성경 내 잠언과 윤봉길 의사의 〈농민독본〉에서 발췌된 것이라, 일견 그들 사이에는 아무런 공통점도 없어 보인다. 우리는 보통 한 편의 글을 읽을 때 연속된 흐름 속에서 일관된 이해의 태도를 견지하려 하지만, 언뜻 이 시는 그런 것들을 모두 비켜 가게 만드는 것 같다. 거의 시집 내내 반복되는 이러한 방식의 서술은 과연 어떠한 시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일까
샴푸를 발라 찌든 때를 세탁하는 일, 서산에 해가 지는 일, 전기밥솥의 나사가 빠진 일, 썩은 사과 냄새를 맡으며 시를 쓰는 일 등은 내용적 측면에서만 본다면 그다지 관계없는 문장들인 것만 같다. 행갈이 없이 한 문단으로 이뤄진 연과 굵게 칠해져 별도로 분리되어 있는 연의 교차는 사뭇 화음을 이루지 못하는 별개의 이중창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풍경, 가난, 역사, 사랑 등 서로 거리가 먼 듯한 소재들이 뒤섞여 있다는 점 역시 그 이질적이고도 낯선 느낌을 강화한다. 다만 시의 문장들을 반복해서 읽다 보면, 어딘지 기묘하게 교차되는 이미지 같은 것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것은 팽창하는 우주와 머리털이 빠지는 나, 성장하는 나이테와 썩어 가는 사과, 생성되는 것과 소멸하는 것이 겹쳐지는 묘한 감각인 듯싶다.
이 기이한 감각은 동일한 연작시 여기저기에서 포착되곤 한다. “각혈한 어느 날 아침, 양파 뿌리가 자라나 있었”(성장성 장애 2)고, “노을은 태양이 절벽에서 뛰어내려 꽃이 된 자리”(성장성 장애 3)에 피어났으며, 제초제를 마셔 죽어 가는 “어머니의 피부는 아기처럼 뽀송뽀송했다”(성장성 장애 1). 자라나기에 소멸할 수밖에 없는 이 존재들은 “성장성 장애”라 불릴 만한 운명을 타고난 것처럼 보인다. 연이은 문장들과 반복되는 독해 속에서 이 동형적 운명의 이미지가 떠오를 때, 전혀 관계없어 보이던 각혈, 양파의 생장, 노을의 탄생, 태양의 낙사, 어머니의 자살 등은 전에 없던 희미한 연결 고리를 생성해 낸다. 나란히 놓인 그 낯설고 환유적인 문장들이 기이한 일체감을 생성해 내는 순간, 시인이 규정한 ‘은유적 환유’라는 모순된 단어는 설핏 이해가 되는 듯싶기도 하다.”(이상 조대한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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