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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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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격外
ISBN-10 : 8956605947
ISBN-13 : 9788956605944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중고
저자 최혜진 | 출판사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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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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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포장되어 있는 책이 왔네요!! 마음에 들어요~ 5점 만점에 5점 cowand*** 2020.07.23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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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그림책 작가 10인이 말하는 상상력과 창조성의 진실! 프랑스와 벨기에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그림책 작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상상력과 창의성에 대한 영감을 찾는『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프랑스 유학 시절 서점에서 만난 그림책들에 매료된 저자는 그림책 작가 10인의 아뜰리에를 직접 방문하여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책은 인터뷰와 실제 작업 풍경을 엮은 책이다.

그림책에 관심 없는 독자들이라 해도, 그림책의 힘을 믿고 그림책에 기대고 싶어질 특별한 인터뷰집『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작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뽑아낸 영감과 위안을 주는 창조 ‘키워드’ 들은 그들의 그림책 세계관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작품에 드러난다. 이는 작가들의 가치관이 일관된 서사 구조에 오롯이 배어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금의 그들을 빚어낸 유년시절, 그림책을 짓는 작가로서의 철학, 아이들과 소통하는 마음가짐 등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또한 이를 통해 놀라운 상상력이나 창의성의 비밀은 지금 이 순간 우리 주변의 사소한 것들에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저자소개

저자 : 최혜진
저자 최혜진은 잡지사 제이콘텐트리m&b에서 10년간 피처에디터로 일했다. 크고 작은 인터뷰로 각기 다른 결을 지닌 천여 명의 사람을 만나 수만 개의 질문을 던졌다. 10년차가 되던 해에 프랑스로 날아가 3년 동안 살며 유럽 그림책의 현장 곳곳을 취재했다. 그곳에서 네이버 ‘오늘의 책’,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여성중앙〉의 외부 필자로 활동하며 그림책에 대한 글을 썼고, 현재는 일과 가정의 균형을 지키며 창의적으로 삶을 꾸려가는 아버지를 위한 잡지 〈볼드 저널bold journal〉의 콘텐츠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명화가 내게 묻다》 《그때는 누구나 서툰 여행》이 있다.

사진 : 신창용
사진 신창용은 1974년 강원도 횡성에서 태어났다. 일본 도쿄의 니혼 대학 예술학부사진학과를 졸업한 후, 〈AERA〉 〈아사히 신문〉 〈PEN〉 등의 일본 언론사, 〈HEREN〉 〈메종 코리아〉 〈마리 끌레르 코리아〉 등의 한국 잡지사와 함께 일했다. 이후 사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경험하기 위해 프랑스로 이주해 현재는 파리 제8대학 조형예술학과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다. 꾸준히 다양한 한국 매체와 일하며 국경을 뛰어넘는 시각 언어의 힘을 탐구하는 중이다.

목차

프롤로그

'관찰하는 시선' 조엘 졸리베
'상상을 만드는 질문' 키티 크라우더
'공감의 쓸모' 올리비에 탈레크
'치유하는 상상' 클로드 퐁티
'작은 용기' 세르주 블로크
'결점에서 태어난 창의성' 벵자맹 쇼
'깊은 심심함' 에르베 튈레
'다르게 보기, 오래 보기' 안 에르보
'시간 사용법' 이치카와 사토미
'자기 믿음'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책 속으로

관찰력은 보는 대상에 감정이입을 하거나 감탄할 줄 아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감탄하는 마음이 관찰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관찰이라는 행위 안에는 사랑의 성분이 분명 들어 있습니다. 저는 대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수십 년째 카페나 지하철에서 관찰 크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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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력은 보는 대상에 감정이입을 하거나 감탄할 줄 아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감탄하는 마음이 관찰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관찰이라는 행위 안에는 사랑의 성분이 분명 들어 있습니다. 저는 대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수십 년째 카페나 지하철에서 관찰 크로키를 하고 있는데요. 우리가 흔히 못생겼다고 치부하는 사람을 발견하게 되면 전 그 사람만이 가진 선과 형태감에서 아름다움을 찾아요. 그림 그리는 사람들 특징 같기도 한데 사실 전 모든 존재는 아름답다고 믿습니다.
_p27 〈'관찰하는 시선' 조엘 졸리베〉 중에서

여섯 살 때 부모님이 비로소 제 장애를 인지하고 보청기를 달아주셨는데요. 보통 아이들과 어울려 일반 학교를 다녔는데 초등학교 3학년 때 유급도 당했을 만큼 또래를 따라가는 게 쉽지 않았어요. 늘 외롭다고 생각했고, 절대 행복해지지 못할 거라고 좌절한 적도 있었습니다. 유년기에 제 머릿속에는 늘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어떤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지금 애들이 왜 다 웃는 거지?” “이게 뭐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려고 저러지?” “저건 뭐지?” 질문하는 목소리였죠. 부족한 청각 정보를 눈치로 메우고 상황을 파악하려면 그 수밖에 없었습니다.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습관이었는데 그 목소리는 조금 잠잠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제 안에 있답니다. “왜?” “어떻게?”라는 질문은 지금도 늘 스스로에게 던지며 삽니다.
_p43 〈'상상을 만드는 질문' 키티 크라우더〉 중에서

자기 안에 함몰되기보다 세상을 바라보고,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새로운 경험이 자신을 어디로 데려가는지 봐야 합니다. 그래야 한계를 조금씩 깨면서 성장할 수 있어요.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보면 어떨까 상상해보는 게 공감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공감 능력이 없으면 상상도 허약해질 수밖에 없답니다. 일례로 제가 “리타와 마샹” 시리즈를 그릴 때, '내가 리타였다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하는 질문을 하도 많이 하니 나중에 '리타는 이런 목소리 톤을 가진 꼬마일 거야' 하며 목소리까지 들리는 경지에 이르더군요. 인물이 생생하게 살아 숨 쉬었죠. 공감 능력은 상상에 숨을 불어넣고 생각에 디테일을 더해줍니다.
_p85 〈'공감의 쓸모' 올리비에 탈레크〉 중에서

저는 우리가 쉽게 현실이라고 이름 붙이며 묘사하는 내용이 얼마나 현실에 가깝냐고 질문하는 겁니다. 스코틀랜드 네스 호에 산다는 괴물 '네시' 이야기 아시죠? 각국에서 탐험대를 파견하는데 연구자마다 외양에 대해 서로 다른 묘사를 내놓습니다. 자기 머릿속에 있는 걸 본다는 뜻이에요. 우리는 우리가 믿는 것, 아는 것을 봅니다. 저에게 상상은 허황된 게 아니라, 현실을 해석하는 또 하나의 설명입니다. 현실을 묘사하는 방식과 관점이 무척 다양할 수 있다는 것, 단 하나의 정답지 따위는 없다는 걸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상상 세계를 그립니다.
_p109 〈'치유하는 상상' 클로드 퐁티〉 중에서

전 창의성이 그저 무언가를 할 용기를 의미한다고 생각해요. 단지 그것뿐이에요. 스스로에게 무언가 해보는 것을 허락하는 마음, '왜 안 되겠어' 하는 생각, '실패해도 괜찮아. 별거 아냐'라고 말해주는 자세. 이것이 창의적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유일한 차이예요. 제 비법은 이래요. 학교 쉬는 시간 때 가졌던 태도와 자세를 기억해내는 겁니다. 쉬는 시간에 애들하고 놀 때, 대단히 큰 결심이 필요한 건 아니잖아요. 그냥 그렇게 내 앞에 있는 상황과 논다는 생각으로 덤비는 거죠. 노는 마음이 중요해요. 유희하는 마음은 여유를 낳고, 여유는 작은 용기를 낳으니까요. '나는 지금 노는 거야'라는 생각을 가지면 요리, 친구와의 모임 등 삶의 여러 영역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지고, 창의성을 표출하고 싶어져요.
_p145 〈'작은 용기' 세르주 블로크〉 중에서

결점과 함께 창작한다는 건 다시 말해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말고, 다른 누군가가 되려 하지 말고, 내 이야기를 하자'라고 결심한다는 뜻이죠. 물론 말처럼 쉽지만은 않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좋아 보이는 다른 사람의 결과물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타인의 부족함은 관대하게 이해하고 오히려 그 서투름에서 매력을 발견하면서 스스로에게만 유독 가혹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제가 다른 창작자들 작품에서 감동받는 지점은 기계 같은 완벽성이 아니라 인간적인 빈틈이거든요. 우리가 똑같지 않은 이유도 그 빈틈과 서투름에 있고요. 그걸 소중히 여겨야 해요. 만약 모두가 완벽한 그림을 그리게 된다면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그림이 전부 완벽하게 지루할 겁니다.
_p175 〈'결점에서 태어난 창의성' 벵자맹 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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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지금 그대로도 괜찮아’ 보듬어주는 그림책의 힘 상상력과 창조성의 놀라운 진실에 관해 유럽 그림책 작가 10인이 답하다 * 제2회 브런치북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 * 누구보다 남다른 시선을 가진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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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대로도 괜찮아’ 보듬어주는 그림책의 힘

상상력과 창조성의 놀라운 진실에 관해
유럽 그림책 작가 10인이 답하다


* 제2회 브런치북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 *


누구보다 남다른 시선을 가진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상상력과 창의성에 대한 영감을 찾는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은행나무 刊)가 출간되었다. 프랑스, 벨기에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그림책 작가 10인의 아뜰리에를 저자가 직접 방문하여 진행한 인터뷰를 실제 작업 풍경과 곁들여 엮은 책이다. 지금의 그들을 빚어낸 유년시절, 그림책을 짓는 작가로서의 철학, 아이들과 소통하는 마음가짐 등에 관한 진솔하고도 경쾌한 이야기를 통해 놀라운 상상력이나 창의성의 비밀이 의외로 지금 이 순간 우리 주변의 사소한 것들에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그 위로의 틈바구니에서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유효한 그림책의 힘이 느껴지는 책.
프랑스 유학 시절 서점에서 만난 그림책들에 매료된 저자 최혜진은 잡지 피처 에디터로 10년간 수많은 인터뷰이를 만난 경험을 살려 작가들에게 질문들을 던졌다. 때로는 작가들이 할애하려 했던 시간보다 더 길고 또 심도 깊은 대화가 오갔고, 날카로운 질문들은 현지 언론에도 잘 이야기하지 않는 작가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이끌어냈다. 더불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약한 사진작가 신창용의 사진은 진지하고도 유쾌한 작가들의 생생한 모습과 함께 그들의 손길로 꾸민 아틀리에의 매력을 놀라울 만큼 잘 포착하여 책에 생생한 현장감을 더한다.

영감과 위안을 주는 그림책을 짓는 작가들이 말하는
10개의 창조 키워드


우리는 마치 영험한 주문처럼 창의력, 창조성과 같은 단어들을 외지만 정작 그 단어들의 실체는 모호하여 와 닿지 않는다. 우리가 자라온 교육 시스템이나 지금의 사회를 보면 한참은 먼 이야기인 것 같다.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도, 창조적인 아이를 길러낼 것도 막막한 이들에게 이 인터뷰집은 소소한 영감과, 동시에 위로를 안긴다. 그림책과 함께 자라나 그림책을 짓고 있는 작가들의 이야기는 그림책에 어른의 마음마저 기댈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느끼게 한다.
작가들과의 인터뷰에서 창조성에 대한 실마리를 주는 키워드를 한 개씩 뽑았다. 무조건 사실을 관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마치 도감과도 같은 그림책을 판화로 만들어내는 《똑똑한 동물원》, 《펭귄 365》의 작가 조엘 졸리베는 오랜 시간 공들여 관찰하면 시선이 머무른 자리에서 상상력이 피어난다고 한다. 그래서 조엘 졸리베의 키워드는 ‘관찰하는 시선’. 국내에는 《난 이제 하나도 무섭지 않아》만 소개되어 있지만 현지에서는 아동문학계의 노벨문학상으로도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하는 등 그림책의 장인으로 널리 인정받는 키티 크라우더는 ‘상상을 만드는 질문’을 키워드로 삼는다. 선천적인 난청으로 부족한 청각 정보를 메우기 위해 ‘왜’, ‘어째서’를 묻는 것이 평생의 습관이기 때문이다. 《워털루와 트라팔가르》, 《무릎 딱지》로 국내에서 사랑받는 올리비에 탈레크는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전학을 자주 다니며 내성적인 성격으로 친구들을 사귀기 위해 계발했던 ‘공감의 쓸모’를 말한다. 현지 독자와 평단 모두의 사랑을 받고 그에 대한 비평서도 나올 정도로 아동문학계 고전의 반열에 오른 클로드 퐁티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듬어준 그림책의 추억으로 ‘치유하는 상상’을 원형으로 삼는다. 《어느 날 길에서 작은 선을 주웠어요》, 《나는 기다립니다...》의 세르주 블로크는 창의성이 “그저 무언가를 할 용기”라며, 스스로 무언가를 해보도록 우선 질러보는 ‘작은 용기’를 꼽았다. ‘곰의 노래’ 3부작과 《알몸으로 학교 간 날》로 큰 사랑을 받은 벵자맹 쇼는 뭐 하나 잘하는 게 없었던 아이로 유년기를 회상하며 빈틈과 서투름에서 자신의 특질을 깨달은 경험에 따라 ‘결점에서 태어난 창의성’을 이야기한다.

자기 믿음, 공감, 결점의 인정, 다르게 또 오래 보기…
작고 평범한 것에서 얻는 상상력의 실마리


어린 시절 생활에 쫓겨 대화 없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 혼자 보낸 시간이 많았다는 《책놀이》의 에르베 튈레는 오히려 그런 심심한 순간에 상상력과 창의성이 폭발한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때의 불안함을 포용하는 ‘깊은 심심함’을 이야기했으며, 《바람은 보이지 않아》의 안 에르보는 유년시절의 본인이 즐겼고 지금 어린 아들에게도 즐기게 두는 몽상의 시간이 사물에 대한 풍부한 시선을 제공한다며 ‘다르게 보기, 오래 보기’를 제안했다. 우리와 비슷한 문화에서 나고 자란 일본 출신의 이치카와 사토미는 사회가 몰아붙이는 데에 휘말리지 않고 온전히 스스로를 위해 시간을 쓰는 ‘시간 사용법’을 추천한다. 이러한 키워드들은 사물을 보는 시각을 사소하나마 달리하는 것,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어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의 기준으로 살아가는 태도, 감정이입으로 경계를 뛰어넘는 공감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의 바탕에는 《조금 부족해도 괜찮아》의 베아트리체 알레마냐가 말하는 ‘자기 믿음’이 필요하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는 믿음.
인터뷰에서 자연스레 배어나는 작가들의 유년 시절에 대한 고백은 불완전한 우리에게 크나큰 위로를 안긴다. 어린 시절 그림 말고는 잘하는 게 없어서 불행했다던 벵자맹 쇼나 베아트리체 알레마냐의 고백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바등거리는 우리에게 안도감을 선사하며, 어린 시절에 어머니에게 정서적으로 학대당한 클로드 퐁티나 부모님과 소원했던 에르베 튈레의 기발한 작품 세계는 정서적으로 풍요로운 유년기를 보내지 못하더라도 풍부한 감수성과 뛰어난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무엇보다 사회가 규격화한 삶의 양식을 달성하지 못해 불안해하는 우리에게 스스로 주인이 되어 시간을 폭넓게 쓸 것을 장려하는 이치카와 사토미의 메시지는 큰 울림을 준다.

날카롭고 깊이 있는 질답 너머로 전해지는
그림책 작가들의 따스한 시선과 통찰


작가들이 내비치는 키워드들은 그림책의 세계관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작품에 드러난다. 낯선 세계에 처한 주인공이 온갖 모험과 시련을 겪은 뒤 제자리로 돌아오는 클로드 퐁티 스타일, 없어졌으면 했던 것을 잃어버린 뒤 되찾는 과정을 통해 결점에서 귀함을 찾는 벵자맹 쇼 스타일, 뭔가 남들과 다르거나 부족해 소외감을 느끼던 주인공이 고민 끝에 제자리를 찾아 행복을 느끼는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스타일 등… 작가들의 가치관이 일관된 서사 구조에 오롯이 배어나는 것이다. 인터뷰를 읽으며 이들의 작품에 관심을 던지게 될 독자들을 위해서 각 인터뷰의 말미에 작가들의 대표작을 따로 꾸려 소개한다.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좋은 그림책은 하나의 든든한 무기가 된다. 내가 위로받는 이 메시지를 내 아이가 어려서부터 지니고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면서, 남들이 하는 대로 교구며 전집이며를 잔뜩 들이지 않아도, 지금 그대로 함께 존재해주는 것만으로도 괜찮다는 안도감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동심과 한 번도 떨어진 적 없는 작가들이 알려주는 그림책을 통한 아이들과의 소통 방식 등의 육아 철학도 큰 도움이 된다.
더없이 창조적인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의 이야기가 우리가 살아온 삶과 앞으로 나아갈 미래를 긍정하는 데 따스한 위로와 격려로 다가올 것이다. 그림책에 관심이 없었던 독자들이라도, 그림책의 힘을 믿고 그에 기대고 싶어질 특별한 인터뷰집.


책속으로 추가
길에서 배수로를 따라 흘러내려 오는 막대기나 아스팔트 모양 등을 물끄러미 지켜보면서요. 종이에 낙서를 해서 동네 가게 입구마다 포스터처럼 붙여놓기도 하고요. 스펙터클하고 특이한 것이라곤 없었어요. 할 게 없고 심심했기 때문에 종이, 돌멩이 같이 별것 아닌 일상 속 물건과 함께 노는 법을 깨우친 것 같아요. 아이들은 심심하면 알아서 자기만의 방법으로 재미를 찾게 되어 있거든요. 지금도 저는 심심함과 시간의 공백을 좋아해요. 비행기 탈 때 아이디어가 가장 많이 샘솟는데 그건 공항에서 무료하게 기다리는 시간이 있어서예요. 자신에게 심심할 틈을 주는 건 창작자에게 있어 무척 중요한 일이랍니다.
_p198 〈'깊은 심심함' 에르베 튈레〉 중에서

몽상은 창조적인 사고를 키워내는 둥지입니다. 몽상은 세상을 다르게 보고, 오래 보고, 이면에 대해 질문하는 시간이죠. 한 정신 상태에서 다른 정신 상태로 이동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랍니다. 쓸모에 맞춰 효율적으로 이동, 이동, 이동…… 이런 식으로는 창조성이 발휘되지 않아요. 영감이 어디에서 오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저는 몽상하며 온다고 답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자주 '내가 뭔가를 하고 있다'라는 느낌에 속습니다. 예를 들어 손을 놀려서 그림을 그리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시간을 쓸모 있게 썼다는 느낌을 받아요. 그 느낌에 속기가 쉽죠. 저는 선택하고 버릴 줄 알아야 정신이 중심을 잡고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믿어요.
_p223 〈'다르게 보기, 오래 보기' 안 에르보〉 중에서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어릴 때부터 정확히 알고 확신을 갖는 게 가능한가요? 어릴 땐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잘 몰라요. 생각하고 탐험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죠. 때때로 이것저것 해봤는데 '다 아니다' 싶을 수도 있어요. 어떤 확신이 있어서 프랑스로 온 게 아니라 저에게 탐험할 시간을 주려고 온 것이에요. 일본에 있을 땐 요리도 좋아했고 피아노도 쳤어요. '이게 내 길일까?' 스스로에게 질문하면 '모르겠는데'라는 답이 돌아왔죠. 그땐 제가 그림을 그릴 줄 안다는 사실조차 몰랐어요. 꿈이 뭔지 잘 모르겠으니까 손에 잡힐 때까지 탐험하는 데 시간을 쓰기로 결정한 거예요. 성숙해지려면 시간을 써야 해요. 생각할 시간을 허락하지도 않고 꿈을 찾으라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죠.
_p258 〈'시간 사용법' 이치카와 사토미〉 중에서

아버지가 지어놓은 비평의 감옥 안에서 힘들어했던 청소년기와 시간이 준 선물 덕에 관점이 완전히 달라진 지금을 비교해보면 가장 큰 차이는 단점을 대하는 태도예요. 예전엔 부족함을 어떻게 채울까에 혈안이 되었었다면 지금은 단점이 관점에 따라선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한 가지 면에 미흡해도 다른 면에선 충분할 수 있다고, 우리 안에 이미 충분한 가능성과 힘이 있다는 메시지를 책에서 전하고 싶어요. 다른 누군가가 되려 하지 않고 비로소 저 자신으로, 제 자리에서 온전히 행복한 사람이 된 지금의 제 경험담을 담아서요.
_p299 〈'자기 믿음'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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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숲노래 책읽기 인문책시렁 113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최혜진 글  신창용 사진 &...

    숲노래 책읽기

    인문책시렁 113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최혜진 글

     신창용 사진

     은행나무

     2016.10.20.



    공부 잘하는 모범생 타입이라 학교 가는 게 특별히 싫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학교가 제 창의성을 길러주었다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22쪽/조엘 졸리베)


    매일 아침 집에서 작업실로 걸어가는 15분 동안 속으로 외치며 감격한답니다. ‘이렇게 재미있게 일하며 살 수 있다니!’ (89쪽/올리비에 탈레크)


    어려움 속에 있는 아이를 모른 척하고 내버려두는 것도 물론 나쁩니다. 하지만 문제가 생기지 않게 미리 다 방지해 주는 것도 좋지 않은 방식이에요. 아이가 자기 느낌을 가져 볼 기회, 진짜 세상을 배울 기회를 뺏는 거니까요. (118쪽/클로드 퐁티)


    뭔가를 창작하고 싶은 사람에게 유일하게 필요한 재능은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라는 의지라고 생각해요. 적당히 눈을 사로잡는 창작물은 많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창작물은 많지 않아요. (181쪽/뱅자맹 쇼)


    제가 동물을 관찰하며 그림 그리는 것을 본 선생님은 그 뒤로 무려 18년 동안, 돌아가시기 전까지 매해 저를 초대해 그 농장에서 2∼3개월씩 머물며 그림 연습을 하게 해주셨어요 … (제가 일본에 남았다면) 그림을 그리지 못했을 겁니다. 만약 그렸다고 해도 대학도 나오지 않은 저를 만나줄 편집자가 과연 있을지 모르겠네요. 일본 책을 보면 저자 소개에 학력부터 나옵니다. 아, 한국도 그런가요? (265쪽/이치카와 사토미)



      유럽이라는 터전에서 그림책을 그리는 분을 찾아가서 이야기를 듣고서 엮은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최혜진, 은행나무, 2016)를 읽는데, 이분이나 저분이나 한결같이 들려주는 말이 있습니다. 그림책을 그리는 길에서 ‘대학 졸업장’은 쓸 일이 없다지요. 아니, 대학 졸업장은 오히려 그림책을 그리는 길에 걸림돌이 된다지요. 무슨무슨 학교를 다녔거나 누구누구 스승이 있다고 내세우려면 그림책을 그릴 수 없다고도 말해요.


      그림책은 아기부터 할아버지까지 다같이 읽습니다. 이 그림책을 어버이 품에 안겨서 함께 읽는 아기는 ‘그림책 지음이 배움끈’이 궁금하지 않아요. 그림책 지음이 나이도 대수롭지 않아요. 그림책 지음이가 어느 나라 사람이건 따지지 않아요.


      그림책을 짓는 분들 사이에서는 위아래도 높낮이도 없습니다. 더 뛰어난 그림책이 없습니다. 더 못난 그림책도 없어요. 저마다 다른 붓놀림으로 서로 새로운 이야기꽃을 지피는 그림책이에요.


      문득 생각합니다.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는 유럽에서 그림책을 그리는 분들을 만나는데, 이 가운데에는 일본사람도 있어요. 태어난 곳은 일본이되 일본을 떠나 홀가분하게 그린다고 합니다. 일본에 머물면 ‘마친 대학교’라든지 군더더기에 너무 얽매여야 해서, 고등학교만 마친 그분은 그림책을 오롯이 사랑할 수 있는 새로운 삶터를 찾아서 이녁 나라를 떠났다더군요. 그렇다면 “한국 그림책 지음이한테 묻는다”면, 이 나라에서 그림책을 그리는 분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만할까요?


      “학교가 창의성을 길러 주었다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하고 들려주는 목소리를 곰곰이 새겨 봅니다. 유럽에서 나고 자란 분조차 유럽 학교에서 이런 말을 한다면, 오늘날 학교란 어떤 몫을 할까요? 거의 모든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는데, 오늘날 학교는 아이들 마음이며 넋이며 숨결이며 생각을 얼마나 새롭게 지피는 한마당 노릇을 할까요?


      학교가 졸업장을 없앤다면 재미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나라에서 자격증을 굳이 안 따진다면 재미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더 생각해 봐요. 땅을 일구는 흙지기가 되는 길에 자격증도 졸업장도 덧없습니다. 흙을 읽고 바람이며 빗물이며 해를 읽어야 합니다. 씨앗을 읽고 푸나무를 읽어야겠지요.


      그림책이라는 길도 이와 같아요. 어린이 마음과 할머니 마음을 읽어야 그림책이 태어납니다. 푸름이하고 여느 어버이 수수한 삶길을 읽을 적에 비로소 그림책 하나를 곱다시 선보일 만합니다. ㅅㄴㄹ



    유럽그림책작가들_t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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