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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5
ISBN-10 : 895820057X
ISBN-13 : 9788958200574
인체 시장 중고
저자 로리 앤드루스 | 역자 김명진 | 출판사 궁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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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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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인체 시장 (최상-궁리) -바이오테크놀로지-생명공학시대 인체조직의 상품화를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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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 0000000000000000000 5점 만점에 5점 ggumt*** 2020.02.20
337 감사합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5점 만점에 5점 hyun2*** 2020.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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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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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구성 목록

나는 한때 인간이었으나 지금은 바코드가 찍힌 신상품이다. 생명공학 시대 인체의 상품화를 고발하는 내용을 담은『인체 시장』. 이 책애에서는 생명공학이 가져다준 발전이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하여 깊게 생각하고 사람의 몸에 관한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과 사람의 몸이 가지는 새로운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인체 시장》에서는 몸의 파편화와 상품화에 대한 문제, 몸의 일부가 경제적 교환의 단위일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 세포주의 상업화를 막으려는 소송과 유전자 특허에 반대하는 항의 등에 관하여 상세하고도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저자소개

저자 : 로리 앤드루스
저자 로리 앤드루스는 일리오니 공과대학교 과학ㆍ법률 및 기술 연구소 소장이자 시카고 켄트 법대 교수로 미 의회, 세계보건기구, 미국립보건원에서 생명공학 문제를 자문해왔다. 저서로는 The Clone Age: Adventures in the New World of Reproductive Technology(1999), Future Perfect: Confronting Decisions about Genetics(2001)등이 있다.

저자 : 도로시 넬킨
저자 도로시 넬킨은 뉴욕대학교 법대 및 사회학과 겸임교수와 미국과학아카데미의 의학한림원 회원을 지냈으며, 1980년대까지 과학논쟁과 과학언론을 다룬 많은 책을 저술하고 편집했다. 1990년대부터는 생명공학의 사회적 문제에 천착하는 여러 권의 저서를 발표했다. 저서로는 Selling Science(1995), The DNA Mystique(with Susan Lindee, 1994), Dangerous Diagnostics(with Laurence Tancredi, 1994), The Molecular Gaze(with Suzanne Anker, 2004)등이 있다. 2003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역자 : 김명진
역자 김명진은 서울대학교 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19세기 미국 기술사로 석사논문을 쓰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성공회대학교와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과학기술사','과학기술과 사회'등의 과목을 강의하고 있으며, 시민과학센터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원래 전공인 과학기술사 외에 과학논쟁, 과학언론, 대중의 과학이해, 과학 연구윤리 등에 관심이 많다.

역자 : 김병수
역자 김병수는 고려대학교 과학기술학 협동과정에서 과학사회학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홍익대, 서울산업대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 간사를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는 시민과학센터 운영위원, 생명공학감시연대 정책위원, 참여연대 실행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생명공학논쟁, 정보인권 등에 관심이 많다.

목차

서문- 사람의 몸에 관한 사업

1장 아인슈타인의 뇌에서 실크우드의 뼈까지: 인간 신체조직에 관한 연구
2장 신체물질의 상품화: 몸 속에 갇힌 사람들
3장 유전자 골드러시와 특허의 위험
4장 피를 뽑고 튀어라
5장 스스로를 폭로하는 몸
6장 DNA 수사망: 생물학적 감시와 DNA 신원확인의 확대
7장 생물수집품과 몸의 전시
8장 사후의 집적거림: DNA 검사를 통한 과거의 부활
9장 밀레니엄 시대의 신체 강탈: 생물범죄와 법률적 보호책
10장 사람의 몸을 시장으로부터 격리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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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 시애틀에 거주하는 사업가 존 무어는 털세포 백혈병 판정을 받자 캘리포니아대학(로스앤젤레스) 의대의 최고전문가를 찾아갔다. 그는 의사의 지시를 따랐고, 비장 제거수술과 다른 치료들을 받았다. 무어는 담당의사가 자신의 혈액뿐 아니라 골수, 피부, 정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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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애틀에 거주하는 사업가 존 무어는 털세포 백혈병 판정을 받자 캘리포니아대학(로스앤젤레스) 의대의 최고전문가를 찾아갔다. 그는 의사의 지시를 따랐고, 비장 제거수술과 다른 치료들을 받았다. 무어는 담당의사가 자신의 혈액뿐 아니라 골수, 피부, 정액 샘플을 계속해서 채취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신체조직이 진료목적 이외에 다른 용도로 쓰이고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결국 무어는 자신이 특허번호 4,438,032번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의사들을 부정 의료 및 절도혐의로 고소했다. ● 국민 전체가 게놈을 경매에 넘긴 일도 있다. 디코드 지네틱스 사는 아이슬란드 전체 인구의 유전자를 조사, 저장, 상업화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했다. 아이슬란드인들은 몇 세기 동안 고립되어 살아왔을 뿐 아니라 매우 잘 정리된 가족계보와 의료기록을 갖추고 있다. 질병과 연관된 유전자 돌연변이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이질적으로 구성된 인구집단보다 아이슬란드인들과 같이 고립되고 동질적인 인구집단을 검사하는 편이 더 낫다. 이 연구 결과를 이용하기 위해 한 스위스 회사는 이미 2억 달러를 지불했다. ● 아인슈타인의 사체 부검을 맡았던 프린스턴병원의 토머스 스톨츠 하비 박사는 부검시 아인슈타인의 뇌를 빼내어 보관해 두었다. 그는 아인슈타인이 죽기 전에 미리 동의를 구하지도 않고 아인슈타인의 뇌를 170조각으로 잘게 잘랐다. 그는 이를 분리하기 전에 각 조각들의 위치를 보여주기 위해 번호를 붙인 도표를 만들었다. 그는 이 조각들에서 미세한 일부분을 떼어내 이를 셀로이딘에 담근 후 다시 절편들로 잘라 보관해 현미경으로 조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 이후로 하비는 누가 아인슈타인의 뇌 조직에 접근할 수 있는지를 자기 뜻대로 결정했다. ● 지난 30여 년 동안 미국의 의사들은 불임수술 등을 받는 여성들로부터 은밀하게 난자를 채취했다. 피임약을 개발하는 연구자들이 수정란을 특히 탐냈기 때문에, 병원 스태프들은 여성들이 골반수술을 받기 전의 가임기간에 피임도구를 쓰지 말고 성관계를 갖도록 권장하기까지 했다. 한 연구에서는 피임약 개발자들이 여성들로부터 수정란을 34개나 채취했는데, 이 여성들은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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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나는 한때 인간이었으나 지금은 바코드가 찍힌 생명공학시대의 신상품이 되었다.” 이제 생명공학 연구는 거대한 사업이 되었고, 인간은 실험용 동물이 되었다. 과연 금이빨 대신에 가치있는 효소나 호르몬 같은 것들을 뽑아갈 아우슈비츠 같은 사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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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때 인간이었으나 지금은 바코드가 찍힌 생명공학시대의 신상품이 되었다.”

이제 생명공학 연구는 거대한 사업이 되었고, 인간은 실험용 동물이 되었다.
과연 금이빨 대신에 가치있는 효소나 호르몬 같은 것들을 뽑아갈
아우슈비츠 같은 사회가 도래하는 것인가!
2005년 말부터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군 ‘황우석 사태’에서 연구 부정행위(research misconduct)의 엄청난 규모가 세간의 눈을 사로잡았다. 황 교수 연구팀은 논문조작뿐 아니라, 실험실 하급자에 대한 난자기증 강요, 난자기증 여성에 대한 동의 미확보, 연구비 유용 등 거의 백화점급의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같은 현실은 생명공학의 발전이 가져올 수 있는 법적·사회적·윤리적 문제점들에 대한 반성과 성찰은 사실상 접어둔 채 생명공학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쯤으로 여겨온 한국사회의 인식틀에서 비롯된 결과다. 생명공학에 대한 논쟁과 사회적 합의는 뒷전으로 하고 ‘육성’에만 열을 올려온 정부와 과학 언론의 합작품인 셈이다. 이 때문에 생명공학의 급격한 상업화가 대학과 과학 연구에 미치는 영향, 생명공학이 새롭게 제기하는 사람 몸의 상품화와 거기에 내포된 윤리적 문제 등은 한국사회에서 제대로 의제가 되지도 못한 채 묻혀버렸고, 그러한 연장선상에서 작금의 황우석 사태를 가능케 한 토양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생명공학의 발전이 우리에게 가져다준다고 선전되는 휘황찬란한 미래의 모습에서 조금 눈을 돌려, 그러한 발전이 우리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숙고하고, 필요하다면 이를 논쟁으로 발전시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인체 시장』은 그러한 숙고와 논쟁을 위한 첫걸음으로 좋은 길잡이 구실을 할 수 있는 책으로, 저자와 역자가 모두 생명공학의 사회적 문제들을 꾸준히 연구해 왔으며, 특히 역자들은 시민과학센터에서 활동하면서 과학논쟁과 과학언론, 대중의 과학이해, 과학 연구윤리 등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생명공학산업에서 사람의 몸에 관한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생명공학회사들은 신체조직을 추출하여 앞으로 경제적 이익을 낳을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상품으로 변형시키고 있다. 피부, 혈액, 태반, 생식세포 등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는 점차 커지고 있다. 우리가 진단 목적으로 흔히 내놓는 혈액이 이제는 생물학적 과정과 질병의 유전적 근거에 대한 연구에 유용하게 쓰이며, 유아의 포피(包皮)는 인공피부를 위한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데 쓰일 수 있다. 난자와 정자는 연구와 체외수정 시술을 위해 매매되고 있으며, 배아도 줄곧 도용(盜用)되었다. 죽은 아기의 신장에서 뽑아낸 세포주는 혈액응고 방지제를 생산하는 데 사용된다. 인간의 뼈는 인류의 역사를 연구하고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가치를 인정받아 박물관에 전시되거나 생물수집품으로 상점에서 팔리고 있다. 또한 혈액, 머리카락, DNA와 같은 신체조직은 미술가들의 표현수단 중 하나로도 쓰이고 있다. 이처럼 생명공학시대에 접어들면서 사람의 몸은 새로운 방식으로 의미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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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인체 시장 | im**oung | 2012.04.15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1895년(을미년) 조선에서 의병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 의병은 역사 속에서 일어나는 '못 살...
     
    1895년(을미년) 조선에서 의병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 의병은 역사 속에서 일어나는 '못 살겠다, 갈아보자' 식의 피지배계층들의 반란이 아니라 지배하던 사대부 계층, 즉 체제의 이데올로그(이데올로기를 형성하고 지배하는 사람들)들이 주도해서 일으킨 것이었다. 한편, 이들이 노린 것이 왕권의 전복도 아니었다. 을미년에 일어난 의병이라고 해서 통칭 '을미의병'이라고 불리는 이 의병을 일으킨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조선의 내각이 반포한 명령 때문이었는데(형식상 왕명을 따랐지만, 이 칙령을 주도한 것은 일본과 친일 내각이었다), 바로 머리'카락'을 자르라는 '단발령'이었다. 수백 년간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은 조선의 통치 사상인 유교의 핵심인 효(孝)를 어기는 것으로, 공자가 지은 '효경(孝經)'에 나오는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 신체와 터럭과 살갗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다)에 내각의 명령은 어긋나는 것이었다. 손톱 하나도 함부로 버리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이는 '미친 짓'이었고, 결국 '미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이들은 붓이 아닌 칼을 잡았다.
     
    1960년대 후반에 신문들은 사람의 몸을 구성하는 화학물질을 값으로 환산하면 89센트라는 기사를 실어 몸의 상업적 가치가 부각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오늘날 신체 일부에 붙은 가격표는 마치 상승세를 탄 주식시장처럼 치솟고 있다. 인간의 난자 한 개가 몇만 달러에 팔릴 수도 있고,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 된 인간 유전자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 44쪽
     
    '머리를 자를 수는 있어도 머리카락을 자를 수는 없다'고 외쳤던 우리 조상들에게 깎은 손톱을 함부로 버려 쥐가 먹어 똑같은 사람이 되었다는 전래 동화는 부모에게 받은 몸을 소중히 한다는 가치였다. 하지만 오늘날 유전자 복제라는 현대 과학의 의미로 얼마든지 재해석이 가능하다. 범죄의 현장에서 지문, 머리카락, 침, 혈흔 등은 범인을 찾아낼 수 있는 핵심 단어가 된지 오래이기 때문에 범인들은 장갑을 끼는 등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현대 유전 공학의 핵심 중 하나인 친자 확인 검사는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너무 많이 나온 소재이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대개 알고 있다. 전쟁 때 전사한 병사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사고의 현장에서 훼손이 너무 많이 된 시신의 신원을 알기 위해 가족들의 DNA를 검사하는 것은 이제 우리에게 일상이다. 이 밖에도 생명을 살리기 위한 장기 기증, 신약 개발 등의 현장에서 유전자는 많이 쓰이고 있다.
     
    다수의견은 이러한 생체물질을 시장논리 바깥에 두지 않는다. 그러기는 커녕 다수의견의 주장은 해당 세포의 원천인 원고가 세포의 가치로부터 나오는 수익을 얻지 못하게 하고, 원고로부터 부당한 수단을 통해 세포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진 피고들이 횡령행위에 대한 관습법상의 통상적인 책임을 면제받은 채, 부정하게 얻은 수익의 모든 경제적 가치를 그대로 유지하고 착취하도록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 53쪽
     
    통상적으로 우리는 우리가 뽑은 피, 유전자, 치아 등과 같은 것들이 '당연히' 우리의 것, 재산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다'라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우리가 각종 '선의의 목적', 혹은 '건강상의 이유'로 뽑아준 우리의 신체 일부들은 연구소에 짧게는 수 년, 길게는 수십 년동안 보관되면서 다양한 실험들에 사용된다. 대개의 경우 실명은 사라지고 코드나 번호로 샘플링되어 보관되겠지만, 그 곳에서 발견되거나 개발된 새로운 기술들이나 지식들에 대한 우리의 권리는 인정받지 못한다. 일반 은행에서 우리가 저축한 예금을 가지고 은행이 대출 사업을 벌일 때 우리는 그 대가로 이자라는 것을 받지만, '유전자들의' 은행에서 우리의 재산에 대한 이자는 없다(심지어 경우에 따라서 보관료를 지급해야 할 때도 있다). 우리의 소중한 신체 물질들에서 신기술, 신지식을 '창출'해내는 사람들은 마치 그들이 가지고 있는 우리의 신체 조직들이 1차 원료이고, 자신들은 그것을 가공하여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주장한다.
     
    유전자 특허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유전자로부터 가치있는 단백질을 생산하는 과정을 특허내거나 유전자를 이용하는 특정한 치료법 특허에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들이 반대하는 것은 인간 유전자 그 자체를 소유한다고 하는 오만한 주장이다. 유전자는 우리 신체의 일부로서 응당 우리에게 속해야 하는 것이며 생명공학회사들의 소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 86~87쪽
     
    조금 더 근본적으로 들어가보면 우리는 우리의 피, 치아, 세포 등과 같은 생물학적 구성 요소들이 재산이라고 불려야 하는지에 대해서 물음표를 던져볼 수 있다. 우리의 생물학적 자원을 가지고 연구소들과 학자들, 그리고 기업들이 '장난'을 쳐서 이득을 취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주장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재산권이라는 기존의 단어로 표현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이는 우리가 논리를 개발하기 전에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질문이다. 물건이나 돈, 각종 유/무형 자산들에 대해서 우리는 재산권을 행사한다. 그렇다면 사람의 몸도 재산이라고 볼 수 있는가. 찬/반의 예는 모두 존재한다. 보험과 같은 경우, 사람이 죽었을 때 법정 상속인에게 지급하는 보험금은 사람의 몸을 '사고 팔 수 있는' 재산이라고 해석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이던 인신 매매가 '적어도' 법으로는 금지되어 있다는 점에서 인간의 생명에 대한 권리는 재산으로 해석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경제 논리만을 가지고 따지기에는 윤리적인 문제가 너무나 크다. 누가 부여한 생명권인지(신? 부모? 진화? 등등), 어떻게 형성된 생명의 암호과 조직인지에 대해서 논의조차 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학자들은 섣불리 그것이 '자신들의 재산'이라고 선언해버렸다.
     
    나는 자연적으로 태어난 인간으로서 나 자신의 유일무이한 유전암호에 대해, 그것이 과학적으로 어떻게 결정되거나 묘사되거나 기타 다른 형태로 표현되거나 간에, 그에 대한 영구한 저작권이 있음을 선언한다. | 227쪽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윤리적 논쟁을 차치하고라도, 많은 연구자들이 우리에게 생물학적 샘플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채취한 우리의 조직들이 어떻게 쓰일 것이며, 우리의 권리는 어떻게 보장될 것이며 반출되는 영역이 어디에 이르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설명해줘도 모르기 때문에' 인지된 동의의 개념을 무력화시키려고 한다. 사실 설명해줘서 기증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몸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게 되면 적지 않은 경우 그들의 종교관, 윤리관, 그리고 현실에 대한 인식 등에 비추어 연구에 간섭하는 경우, 심지어 기증을 거부하는 경우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찬/반을 떠나서, 내 생명에 관한 정보가 내가 모르는 사이에 지구 반대편의 한 논문에 특이 케이스로 게재되고, 내 신체 조직을 통해서 제약 회사가 수천억 원의 이득을 취하게 된다면 그것을 기증자(혹은 경우에 따라 증여자, 피실험자)인 내가 모르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주 법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강간범에 대해서만 DNA 수집을 요구했다. 통계적으로 볼 때 강간범이 높은 재범율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초의 대상으로 강간범을 선택한 것은 전략적 조치이기도 했는데, (강간범과 같이) 대중에게 매우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닌 집단에 대해 DNA를 강제로 부과하는 것은 대중의 반대를 유발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었다. 이 전략은 DNA 정보은행 프로그램의 확대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얻어내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일단 은행이라는 게 설립되고 나면 '예금'을 모으려 하는 것은 당연한 순서 아닌가? | 174쪽
     
    일련의 생명과학자들은 그들이 마치 세상을 질병과 기아 등과 같은 요소들로부터 구원하는 '메시아'이기 때문에 모두를 위한 더 큰 이익을 강조하면서 그들의 생물학적 '약탈'을 정당화시킨다. 피실험자들과 기증자들의 '무식'을 담보로, 그들은 연구실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의 피를 섞으면서 각종 실험을 하고, 한 기증자에게서 받은 치아를 가지고 새로운 치약의 물질을 추출해낸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백, 수천여 건에 달하는 특허의 이름은 과학자 자신의 이름으로 들어가며, 자신의 치아에서 뽑아낸 신물질을 가지고 만들어진 치약인 걸 모른 채 기증자는 자신의 신물질이 들어간 치약을 비싼 돈을 주고 사게 된다. 그리고 제품 당 붙어 있는 특허권료와 로열티는 이를 감춘(알릴 생각조차 하지 않고, 알리는 것을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과학자들의 주머니에 들어간다. 이것이 오늘날의 생명 과학이 가지고 있는 추악한 현실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과학자들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개인의 신체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의 가능성 - 가령, 잠재적 범죄 용의자, 질병에 취약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에 대한 보험 가입 거부 등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이름은 따로 있는데, 나는 이미 업계에서 코드로 불려지는 이 '아일랜드(영화)'적인 상황을 반길 사람은 지구상에 그렇게 많지 않고 - 이것이 '생물학적 메시아'들이 꿈꾸는 유토피아라면 나와 같은 일반 사람들에게는 '생물학적 디스토피아'일 뿐이다. 전제중의 전제인, 과학의 객관성이라는 당연한 명제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도 있어야 한다.
     
    에이브러햄 링컨이 유전질환인 마르팡 증후군(Marfan's Syndrome) 환자였는지 알아보기 위해 박물관에 소장된 링컨의 암살 당시 셔츠 소매에 묻은 혈액을 검사해도 되는가? 연구소에 보관된 DNA 샘플에 대한 접근권을 질병 유전자를 찾고 있는 제약 회사에 팔아도 되는가? 폰 하겐스와 같은 미술가와 개인 수집가들이 보관된 신체 일부에 접근해도 되는가? | 213쪽
     
    내 몸이라고 해서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공산권의 지도자들은 대체로 자신이 사망한 후에 시신을 조용히 매장 혹은 화장하기를 희망했지만, 그들의 후계자들은 그들의 '세습받은' 권력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전임 지도자들을 온갖 악취가 나는 액체들에 마르고 닳도록 '절여서', 방부된 미라의 상태로 전시해놓는다(호치민, 마오쩌둥, 레닌 등도 다 그러한 예이다). 그것이 대중을 위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과연 그들은 행복했을까. 마찬가지로 인류의 공영과 번영이란 대의가 존재하더라도, 우리는 우리가 죽은 후에 우리 무덤이 과학자들에게 파헤쳐지고 우리의 두뇌가 쪼개져서 알코올에 '말리는' 상태가 되는 것에 얼마나 동의할 것인가. 내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아닌, '평범한 시민'이라서 뇌가 온전히 묻히는 것을 기뻐해야 하는, 슬픈 현실이 우리에게 어느 새 너무나 많이 다가왔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로리 앤드루스, 도로시 넬킨 지음 | 김명진, 김병수 옮김 | 궁리
    평점 | ★★★★
  • 얼마 전 일이다. 지하철을 타고는 이동 중에 나는 다소 끔찍한 내용의 광고를 보았다. 살아있는 인간으로부터 장기를 적출해 판매...

    얼마 전 일이다. 지하철을 타고는 이동 중에 나는 다소 끔찍한 내용의 광고를 보았다. 살아있는 인간으로부터 장기를 적출해 판매하는 화륜궁이라는 곳의 행패를 막아야 한다는... 시장 질서에의 개입이 오늘날처럼 죄악시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살아있는 인간을 팔고 사는 단계까진 이르지 않았다고 믿고픈 게 솔직한 내 심정이었다. 얼마 후 텔레비전에서 나는 더욱 끔찍한 내용을 접했다. 농사를 지어서는 도저히 먹고 살 수 없기에 마을 사람들이 피를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아니었지만, 인간을 사고 파는 것이 상상 속에서만 있는 일이 아님을 깨달았다. 결국 우리는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었다.

     

    책의 표지로 쓰인 빨랫줄에 가득 걸린 인간의 얼굴은 다소 혐오스럽게 느껴졌다. 마치 공장에서 막 찍어낸 상품을 진열해놓은 것 같아 보였다고 할까나? 하지만 인간이 상품이 된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님을 난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인간과 관련된 분야는 수많은 가치가 개입하기에 하나의 확고한 결정을 내리기엔 참으로 까다로운 편이다. 몇몇 이들은 과학에 무지한 인문, 사회과학자들이 윤리적인 비판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평하기도 하며, 때로는 특정 종교가 국익에 반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를 듣기도 한다.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 되었건 윤리 문제가 한 번 혹은 그 이상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하는 주제인 것만은 분명하다.

     

    모든 개인은 자기결정권과 자기일관성(self-coherence, 몸을 파편화하지 않고 통합된 전체로 유지하는 능력)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 - p 26 중에서

     

    논리적으로 볼 때 이 말은 어느 곳에서나 유효한 듯해 보인다. 하지만 곳곳에서 행해지고 있는 특정 유전자를 대상으로 한 특허 출원이나 인간의 몸을 대상으로 한 전시회 등을 볼 때면 우리는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저들은 저와 같은 행동을 하기 위해 허락을 받았을까? 안타깝게도 많은 이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의료 행위 도중 자신의 신체 일부를 상실하는 경험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몇몇 이들은 자신이 허락한 바와는 상관없는 분야에 자신의 신체가 사용되는 불쾌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물론 그들의 기여로 인해 지금까지 완치 불가능의 영역에 놓여 있던 질병들이 치료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도 있다. 하지만 과학적 진보에 대한 보상은 소수의 과학기술을 독점한 이들에게만 주어지며, 자신의 신체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한 이들은 아무 것도 받지 못할 때가 많다.
    또 하나의 우려는 신체에 대한 통제가 사회적,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특정 병을 유발할 수 있는 유전요인을 가진 이들은 직업 전선으로부터 도태되거나 아예 출생의 기회를 박탈당할 수도 있다. 또한 인종간의 갈등이 심한 사회의 경우, 범죄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모든 흑인의 DNA를 채집하는 등의, 특정 인종에 대한 차별의 도구로서 과학이 전락할 수도 있다.

     

    지난 황우석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할 바를 남겼다. 당시 국가의 이익이 절대시되면서 그간의 모든 윤리 논쟁을 무시하는 견해가 속출했으며, 무엇보다도 여성의 몸에 대한 여성 자신의 통제권을 박탈하는 듯한 발언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었다. 그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 나는 잘 모른다. 다만, 정교하게 이루어진 사회라 하더라도 모든 분야를 통제하는 법은 존재치 않으며, 상대적으로 최근에 발달한 인간의 신체와 관련된 과학의 경우 그 통제가 더욱 어렵다는 사실만은 잘 알고 있다. 과학은 과학 기술 자체로만 머물 수 없다. 과학이 자본과 결합하여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고, 그 시장에서 인간의 인체가 하나의 상품으로 재탄생될 수 있음을 우린 기억해야 할 것이다.

  •  이 시대의 가장 돈벌이가 되는 학문 하나를 꼽자면 생명과학이다. 나는 인체 시장이란 책에서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이 시대의 가장 돈벌이가 되는 학문 하나를 꼽자면 생명과학이다. 나는 인체 시장이란 책에서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적고자 한다. 근 몇 년 사이에 생명과학분야에 있어서 엄청난 발전이 있었다. 하지만 빠르게 발전한 만큼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일단 무엇보다 이 책의 강점은 생명과학시대에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기이식으로 시작해서 인체의 신비전이 열리고 인간 게놈 다양성 프로젝트에 의한 종족의 표본화가 이루어지는 동안 나는 어떤 생각을 했는가. 먼저 책에서 소개 된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점에 대해 알아야한다.


     히틀러는 독재정치를 유지하기 위해 우생학의 개념을 이용했다. 시간이 지난 지금 우생학이 얼마나 잘못 된 것인가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히틀러와 다르지 않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그것은 인간 게놈 다양성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방식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인간 유전자의 다양성을 보존하려는 노력을 한다. 소수 민족이나 부족의 DNA를 보존해서 미래에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바람직한 연구라고 생각 할 수도 있다. 이 책에도 잘 언급되어 있지만 결코 인류 전체를 위한 것이 아니다. 연구를 중심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 선진국이 서둘러 그들의 DNA에 대한 특허를 신청하고 있다. 다시 말해 못사는 사람들의 장기를 잘사는 사람들이 떼어가는 상황과 같다. 인류에 있어서 수혜자가 되는 인종과 수여자가 되는 인종이 정해져 있다는 건 우생학의 재현이다.


     내가 생각하는 한국에서의 생명과학의 미래는 어둡다. 성과를 중요시 하고 과정을 소홀히 하는 결과가 얼마나 뼈저린지 얼마 전 황우석 사태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났다. 게다가 과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인권쯤은 무시해도 된다는 생각이 만연하다. 사회적 합의와 새로운 윤리관의 확립 없이는 “생명과학의 나치”가 될 수 있다. 이런 위험한 기질을 가지고 있는 한국 사람들에게 인체 시장은 정말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일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 책이 나온 2001년 당시에 이미 이러한 문제들이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그리고 이미 많은 사회적인 합의와 법적인 제도가 완성되어있다. 우리나라에는 올해 나왔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개념이어서 아쉬울 뿐이다.


     생명과학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인체가 개인 소유물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이 책을 보고 처음 알았다. 시체에서 안구나 주요 장기 등을 적출해 내고도 경범죄 취급을 받는 다는 사실이 놀랍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인체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는데 보여준 미국인들의 응용력이다. 분명 상업적으로만 흘러가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돈이 된다면 연구도 잘 될 것이 아닌가.


     책의 인상적인 표지에서도 잘 느낄 수 있지만 이제 인간은 신성한 것이 아니라 상품이 될 지지도 모른다. 이런 와중에 가장 필요한 것은 상품과 인격과의 명확한 구분일 것이다. 어디까지가 상품이고 어디까지가 인격인 것인가. “개체는 DNA가 잠시 거쳐 가는 그릇일 뿐이다.” 라는 도킨스의 말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그렇다면 인격의 궁극적인 정체는 DNA인가.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좀 아쉬운 점은 저자가 둘이라서 그런지 책의 전반부와 후반부의 내용이 많이 중복된다. 게다가 책을 읽다보니 부드럽게 읽히지 않고 거슬리는 것이 많은 것으로 보아 번역이 매끄럽지 않은 것 같다.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 예로 든 것들이 너무 극단적인 것들이 많아서 자칫 생명공학에 거부감을 줄 수도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생명과학으로는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황우석이 그런 대 사기극을 펼칠 수 있었던 건 우리나라였기 때문이다. 매우 빠르게 변해가는 과학기술에 맞춰서 생명 윤리의 확립과 관련 법률의 제정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생명과학을 이끌어 나갈 젊은 과학자들이 이 책을 읽고 생명과학의 미래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생명과학의 미래는 화창할 것이다.

  •   생명의 영역도 자본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많은 것들이 상품으로 교환된다. 눈에 보이는...

      생명의 영역도 자본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많은 것들이 상품으로 교환된다. 눈에 보이는 물건에서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 서비스까지 많은 것들이 돈과 교환된다. 그렇다면 생명도 가능할까. 많은 것들이 상품화되는 상황에서 생명의 상징성을 가진 인체조직도 상품화 되어 가고 있다.
      생명공학이 눈부시게 발전한 상황 속에서, 인간의 신체 조직은 단순한 세포 덩어리를 넘어서 많은 가치와 의의를 갖고 있다. 옛날 같았으면  쓰레기가 되었을 잘려나간 손톱이나 머리카락 따위도, 발달된 기술로 DNA를 판독함으로써 그 주인의 신원정보를 나타내는 모종의 ID카드가 될 수 있다. DNA는 어떤 사람의 외형에서부터 성격, 그리고 그 사람이 어떤 질병에 취약한지를 나타내는 취약성까지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이런 생명공학기술과 자본주의가 결합하면 어떻게 될 것인지는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의 DNA 정보가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에 의해 오용될 소지가 있다. 특히 DNA가 곧 어떤 사람에 대한 모든 것이라고 맹신한다면 DNA는 차별의 근거와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생명공학자들은 아니다. 로리 앤드루스는 법대 교수이며, 도로시 넬킨은 법대 및 사회학과 교수이다. 그러나 이 둘은 모두 생명공학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왔다. 비록 생명공학 자체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아니지만 생명공학이 가지고 있는 무서운 일면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발달된 기술에 의해 DNA 정보가 오용되는 것과, 인간의 신체 조직이 상품화되어 물건처럼 다루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보인다. 빠르게 발달하는 생명공학기술에 비해 그 발전 속도가 느린 현재의 철학과 윤리, 제도적 장치 등으로는 이런 현상들을 규제할 방법이 거의 없다. 멀지 않은 과거에는 공상 과학 영화의 소재로나 상상할법한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기도 했으며, 앞으로도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러한 문제들은 생명과학 기술의 빠른 속도와 놀라운 발전에 가려져 간과하기 쉽다. 하지만 무시무시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문제들이다. 생명과학이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고, 사회의 여러 면에서 많은 영향력을 가지는 현 시점에서 그 부작용에 대한 고찰은 매우 중요하며 인류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이다. 저자들이 말하는 이야기는 생명공학이 발달할수록 더욱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사실 DNA 정보가 아주 높은 정확성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정확도의 문제는 기술이 발달할수록 개선될 수 있지만 그것에 대한 해석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위험한 것은 이런 부정확한 정보에 근거하여 사람을 차별하는 것이다. 이는 우생학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사람이 자신의 신체를 통제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DNA의 주인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신체 조직 일부를 남에게 제공할 수 있으며 ,제공자의 인지된 동의하에 DNA샘플을 수집하는 경우에도 그 샘플이 본래의 목적으로만 쓰였는지는 알 수 없다. 자신이 통제하고 싶어 하는 비밀을 남에게 제공할 수도 있고, 자신의 신체 조직이 특허상품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인체의 상품화에 대한 경계는 돈이 최고 가치로 인정되는 사회에 대한 반성의 계기가 된다. 이 책이 비판하는 것은 생명공학 자체가 아니다. 그것을 자본주의에 빨아들여 시장에서 이득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그 결과로 인간의 존엄성이 파괴되는 것이다. 이는 과학이 아무리 가치중립적인 학문이라 하더라도 보편적인 정서와 윤리에 위배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하지만 생명공학이 인간의 생명만을 다루는 학문은 아니다. 사실 인간보다도 동물들이 상품화되는 추세가 더 강하다. 그리고 그 동물들은 저자들의 관심사에서 제외되었다. 책의 중간에 약간 제시되긴 하였지만 동물의 상품화에 대해서는 거의 문제 삼지 않고 인체의 상품화만 문제 삼은 것은 인간 중심적 사고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다. 저자들도 대부분의 서양인에게서 나타나는 기계론적 자연관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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