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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집
| | 141*210*32mm
ISBN-10 : 8954671993
ISBN-13 : 9788954671996
위대한 집 중고
저자 니콜 크라우스 | 역자 김현우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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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문학의 센세이션 니콜 크라우스의 역작!
2011 애니스필드-울프 도서상 수상 | 2011 오렌지상 최종 후보 | 2010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 ‘미국문단의 분더킨트(신동)’라는 평가와 함께 데뷔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발돋움하고. 어느덧 미국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니콜 크라우스가 2010년 발표한 세번째 장편소설 『위대한 집』이 출간되었다. 작가가 『사랑의 역사』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후 오 년 만에 발표한 이 소설은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뿐 아니라, 애니스필드-울프 도서상을 수상하고 전미도서상과 오렌지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크라우스의 작가로서의 뛰어난 기량을 다시금 확인시켜주었다. 이 소설로 크라우스는 “미국의 가장 중요한 소설가 중 한 명이자 세계적인 문학의 센세이션”(〈뉴욕 타임스 북 리뷰〉)이라는 극찬을 들으면서 “쓰고자 하는 어떤 것이든 써낼 수 있는 작가”(〈보스턴 글로브〉)임을 증명해 보였다.
하나의 책상을 매개로 잠시 이어졌다 각기 다른 방향으로 갈라지는 인물들의 상실과 기억을 훌륭한 구성과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써내려간 소설 『위대한 집』은 2011년 국내에 ‘그레이트 하우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가 절판되었다. 구 년 만에 문학동네에서 이 작품을 새로이 펴내며, 김현우 번역가가 원고를 다시 한번 손보아 더욱 완성도 높은 판본으로 선보인다.

저자소개

저자 : 니콜 크라우스
1974년 뉴욕 맨해튼에서 태어났다.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마셜 장학금을 받아 옥스퍼드 서머빌 칼리지와 코톨드 예술학교에서 공부한 후 미술사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 첫 장편소설 『남자, 방으로 들어간다』를 발표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이 작품은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2005년에 발표한 『사랑의 역사』는 오렌지상(2006) 최종 후보로 선정되었고 윌리엄 사로얀 국제 집필상(2008)을 수상했다. 니콜 크라우스는 2007년 문학잡지 〈그란타〉가 10년에 한 번씩 발표하는 ‘미국 최고의 젊은 소설가’ 중 한 명으로 뽑혔고, 2010년에는 〈뉴요커〉 선정 주목할 만한 ‘40세 이하의 작가 20인’에 이름을 올렸다.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인 『위대한 집』은 작가의 세번째 장편소설로, 2010년 출간되어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이듬해 오렌지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애니스필드-울프 도서상을 수상했다. 2017년 네번째 장편소설 『어두운 숲』을 발표했으며, 2020년 11월 첫번째 소설집 『남자가 된다는 것To Be a Man』이 출간될 예정이다.

역자 : 김현우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비교문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EBS PD로 일하며 전문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건너오다』가 있고, 옮긴 책으로 『끈질긴 땅』 『한때 유로파에서』 『라일락과 깃발』 『초상들』 『우리가 아는 모든 언어』 『멀고도 가까운』 『스티븐 킹 단편집』 『행운아』 『브래드쇼 가족 변주곡』 등이 있다

목차

I
전원 기립 011
진정한 친절 071
수영 구멍 110
아이들의 거짓말 156

II
진정한 친절 241
전원 기립 283
수영 구멍 340
바이스 씨 400

옮긴이의 말 410

책 속으로

어릴 때부터 너는 지칠 줄 모르고 괴로움을 찾았고, 그것들을 차곡차곡 쌓아갔다. 물론 그렇게 간단한 이야기는 아니겠지. 사람이란 외적인 삶과 내적인 삶 중에 하나만 골라서 사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둘은, 어떻게든, 같이 가는 거야. 문제는, 어느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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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너는 지칠 줄 모르고 괴로움을 찾았고, 그것들을 차곡차곡 쌓아갔다. 물론 그렇게 간단한 이야기는 아니겠지. 사람이란 외적인 삶과 내적인 삶 중에 하나만 골라서 사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둘은, 어떻게든, 같이 가는 거야. 문제는, 어느 쪽에 강조점을 두는가 하는 것 아니겠니? 102쪽

그래, 아내는 내게 수수께끼였다. 하지만 나는 그녀 안에서 찾은 그 작은 섬에서 편안함을 느꼈다. 상황이 아무리 좋지 않아도 항상 그 섬을 찾을 수 있었고, 거기서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아내의 중심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상실이 있었다. 115쪽

삶에 대해 알게 될수록, 나 자신의 채워지지 않은 열망과 무지가 아프게 다가오고, 동시에 그런 열망과 무지가 끝날 날도 멀지 않았음을 느낀다. 종종, 내가 가장자리를 붙들고 매달려 있는 이유가-바보처럼 들리겠지만 달리 표현할 수가 없다-곧 미끄러져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떨어지기 위해서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그리고 거기, 어둠 속에서, 나는 나의 확신을 끊임없이 깨뜨려온 것들을 찬양하는 어떤 형식들을 발견하곤 했다. 118쪽

사람들은 관계에서 어떤 패턴을 찾아보려 하지만, 언제나 그 패턴이 깨진 자리만 발견할 뿐이다. 그리고 거기, 그 갈라진 틈에 자리를 펴고 앉아 기다린다. 130쪽

그는 내 안에 있는 허기를 깨웠다-그에 대한 허기뿐 아니라, 풍성한 삶에 대한 허기, 주어진 감정이 무엇이든 그것을 극단까지 밀고 가게 하는 허기였다. 허기와 용기. 168쪽

젊은 날의 강렬한 감정은 시간이 지난다고 옅어지지 않는단다. 그 감정을 꼭 잡고, 채찍을 휘두르며, 억지로 눌러앉히는 거지. 자신만의 방어체계를 갖추고 질서를 찾겠지만, 감정의 강도는 줄어들지 않아, 갇힐 뿐이지. 274쪽

낯선 이의 친절이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킬 때가 있다. 누군가의 도움이 절박하게 필요한 상황인데, 도와줄 사람이라고는 낯선 이밖에 없음을 깨닫게 되는 그런 때. 361쪽

예의라는 건, 우리 어머니가 늘 말씀하신 바에 따르면, 그것을 지키려고 하는 마음과 반비례한다. 다른 말로 하면, 한 개인이 미치지 않게 해주는 것은 정중함뿐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364~365쪽

죽은 자와 함께 비밀도 묻히는 거라고, 사람들은 말하곤 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정말? 죽은 자의 비밀은 바이러스처럼 어떻게든 다른 숙주를 찾아내 다시 생명을 얻는다. 368쪽

사랑의 행위는 언제나 고백이다, 라고 카뮈는 썼다. 조용히 문을 닫는 것도 고백이었다. 한밤중에 터뜨리는 울음과, 계단에서 넘어지는 것, 거실에서의 기침도 마찬가지였다. 평생 동안 나는 아내의 껍질 안으로, 그녀의 상실 속으로 들어가는 나의 모습을 상상했다.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어쩌면-차마 내 입으로 말하기 어렵지만-나는 실패를 원했던 건지도 모른다, 그래야 계속할 수 있었을 테니까. 그 상상의 실패가 아내에 대한 나의 사랑이었다. 386쪽

우리는, 우리 각자는, 그저 기억의 조각을 지키기 위해 사는 거야. 영원한 후회와 한때 존재했음을 아는
어떤 곳에 대한 갈망에 빠진 채, 그곳의 열쇠 구멍에 대한 기억, 바닥의 타일과, 열린 문 아래 닳아버린
문지방에 대한 기억을 지키기 위해. 3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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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하나의 책상에 얽혀 있는 기억의 조각들을 모아 상실의 빈자리를 메우는 사람들, 그들의 외롭고, 고요하고, 비틀거리는 삶 이 소설의 중심에는 열아홉 개의 크고 작은 서랍이 달린 육중한 책상이 자리하고 있다. 한때 이 책상을 소유했거나 소유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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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책상에 얽혀 있는 기억의 조각들을 모아
상실의 빈자리를 메우는 사람들,
그들의 외롭고, 고요하고, 비틀거리는 삶

이 소설의 중심에는 열아홉 개의 크고 작은 서랍이 달린 육중한 책상이 자리하고 있다. 한때 이 책상을 소유했거나 소유하길 원했던 사람들, 혹은 다른 이에게 전해주거나 다른 이로부터 전해 받으며 직간접적으로 얽히게 된 사람들이 네 가지 이야기를 풀어내고, 그 이야기들이 각각 두 번씩 진행되는 방식으로 소설은 구성된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인물은 뉴욕에 사는 중년의 소설가 나디아다. 젊은 시절 나디아는 다니엘 바르스키라는 칠레의 시인에게서 이 책상을 받았다. 뉴욕에 머물던 다니엘이 칠레로 돌아가게 되어 나디아가 책상을 맡아준 것이었는데, 이후 다니엘이 피노체트의 비밀경찰에 체포되어 실종되면서 책상은 이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나디아의 삶에 머물게 된다. 이 책상에서 일곱 편의 소설을 써 발표하면서도 나디아는 자신이 책상을 임시로 맡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마음 한편에 품어왔고, 그랬기에 다니엘의 딸이라 주장하는 레아 바이스가 찾아왔을 때 책상을 돌려주게 된다. 하지만 작가로서 나디아의 “인생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는 유일한 물건”이자 “아무런 존재감도 없고 잡을 수도 없는 무언가를 외롭게 대변해주던 그 물건”이 삶에서 사라져버리고 난 후 나디아의 삶은 비틀거리기 시작한다.
두번째 이야기는 도브라는 아들을 둔 이스라엘의 한 아버지가 화자로 등장해 진행해나간다. 이스라엘을 떠나 영국에서 판사가 된 도브는 첫번째 이야기의 화자 나디아와 사고로 얽히게 된 인물이다. 소설을 쓰고 싶어하며 지칠 줄 모르고 괴로움을 쌓아나가면서 “안으로만 자라던” 아들 도브는 아버지에게 늘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존재였고, 부자는 평생 소원한 관계로 지내왔다.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돌아온 도브가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지 않으면서 부자는 한집에서 지내게 되고, 아버지는 어느 날 집에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기다리며 깊은 사랑과 후회의 감정으로 아들의 어린 시절과 그들의 인생을 회상한다.
세번째 이야기를 끌고 가는 화자는 반평생을 함께 보낸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아내의 비밀을 알게 된 영국인 남편이다. 아내 로테는 부모와 함께 폴란드의 수용소에 수감되었다 홀로 영국으로 와서 살아남은 뒤 평생 깊은 상실감을 안고 살아왔다. 주변에 고독을 쌓아올리고 자기만의 섬에서 고요히 지내는 아내에게는 책상이 하나 있었는데, 아내는 과거의 흔적이나 유품 같은 것은 전혀 간직하지 않으면서도 누군가에게 선물로 받았다는 이 책상만큼은 어디로 이사를 가든 가지고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부부의 집에 다니엘 바르스키라는 청년이 찾아오고, 얼마 뒤 아내는 몇 번 만난 것이 고작인 다니엘에게 너무도 간단히 책상을 줘버린다.
마지막 이야기는 첫번째 이야기의 화자인 나디아에게서 책상을 받아간 레아 바이스의 가족에 관한 것으로, 레아와 오빠 요아브, 요아브의 여자친구 이저벨, 그리고 남매의 아버지이자 누구보다 책상을 찾고 싶어하는 바이스 씨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남매의 아버지 조지 바이스는 유명한 골동품상으로, 고객들이 그리워하고 되찾고 싶어하는 그 어떤 물건이든 찾아내는 사람이지만 정작 자신의 아버지의 서재에 있던 책상을 찾는 데는 아주 오랜 시간을 허비한다. 그리고 마침내 찾아낸 책상을 가져오기 위해 딸 레아를 뉴욕으로 보낸다.

담담하지만 슬픔이 스며 있는 목소리로
서로에게 전하는 상실과 후회의 기억

오래되고, 커다랗고, 서랍이 열아홉 개나 있고, 그중 하나는 열리지 않는 이 비밀스러운 책상은 로테에게서 다니엘에게로, 그후 나디아의 품을 거쳐 다시 책상의 원래 주인의 자손인 레아에게로 전해진다. 책상을 전하고 전해 받은 이들을 비롯해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 삶에서 상실을 경험하고 어긋난 관계에 상처를 받은 채 고독을 안고 살아간다. 유년 시절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글을 쓰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유의미한 관계를 모두 단절한 채 “타인의 자리가 거의 없는 삶”을 스스로 선택해 살아가는 소설가, 한 번도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던 아들과의 관계를 후회하고 바로잡고 싶지만 그 기회를 놓쳐버린 아버지, 홀로 살아남았다는 자책감에 다른 이를 향한 문을 닫아버린 아내의 곁을 묵묵히 지켰으나 아내가 세상을 뜨고 나서야 아내의 삶의 비밀에 비로소 발을 들여놓을 수 있게 된 남편, 과거에 갇혀 살면서 책상을 찾아 헤맨 아버지에게 방치된 동시에 구속되어 “아버지가 만든 감옥에 갇힌, 가족이라는 벽에 둘러싸여 지내는 죄수”로 살아온 남매. 책상은 이들 모두에게 그림자를 드리우며 때로는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로, 때로는 삶을 잠식해버릴 것만 같은 위협적이고 두려운 존재로 이들의 삶을 압도한다.
‘책상’이라는 사물을 통해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을 뿐 서로 큰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엮어 한 편의 장편소설로 써내려가면서, 니콜 크라우스는 ‘물려받는다’는 것, ‘전해진다’는 것의 의미를 탐구한다. 작가는 둘째 아이를 낳은 후 『위대한 집』의 근간이 된 단편소설을 쓰면서 ‘유산이라는 짐’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단순히 유전적 특성 이외에 부모가 아이에게 물려주는 성격이나 두려움 같은 것이 무엇인지 궁금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이 소설에서 작가는 하나의 책상을 매개로 한 사람에게서 다른 이에게로 전해지는 감정과 기억에 대해 이야기한다. 담담하지만 슬픔이 스며 있는 목소리로 서술되는 상실과 후회의 기억은, 그 모든 것을 묵묵히 지켜본 말없는 책상과 함께 서로의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어지며 독자의 마음에까지 묵직한 울림으로 전해진다.

“우리는 그저 기억의 조각을 지키기 위해 사는 거야.
영원한 후회와 갈망에 빠진 채 그 기억을 지키기 위해서.”

소설의 제목인 ‘위대한 집’은 1세기경 유대인이 로마군에게 예루살렘을 잃은 후 랍비 요하난 벤 자카이가 세운 학파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예루살렘을 잃어버린 유대인은 뭐란 말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논쟁은 오랜 시간이 흐르며 서서히 하나의 답을 내놓는다. 그것은 예루살렘을 하나의 개념으로 전환해, 잃어버린 것 주변으로 모두의 기억을 모으는 것이었다.

모든 유대인의 기억이 하나로 모이면, 성스러운 파편들이 마지막 한 조각까지 모두 모여 다시 하나가 되면 그 집은 다시 세워지는 겁니다, 바이스 씨가 말했다. 어쩌면 완성되는 건 그 집에 대한 기억일 뿐이겠지만, 그 기억은 너무나 완벽해서, 본질적으로는, 원래의 집 자체와 마찬가지겠죠. 397쪽

소설 속 인물들은 자신의 삶에 대해, 삐걱거리고 어긋나버린 관계와 치유할 수 없을 것 같은 상처와 상실에 대해 이야기하며 기억을 되살리고 재구성한다. 이스라엘을 잃어버린 유대인들이 그에 대한 기억을 모아 하나의 개념으로서의 도시를 재건했다면, 소설 속 인물들은 기억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모아 잃어버린 것을 되살리고 상실로 인해 생긴 마음의 빈자리를 채우려 하는 것이다.
니콜 크라우스는 결국 우리의 삶이란 상실과 기억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로 다 할 수 없는 상실과 고투하면서 삶의 이곳저곳에 상처가 나고 찢기지만, 남은 기억의 조각들을 모아 그 해진 자리를 기워가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비록 그것이 “어둠 속에서 기어코 빛을 끄집어내 그 빛으로 깨진 꽃병을 다시 붙여보려 애쓰는” 것 같은 몽상에 불과할지라도, 실패하고 말 운명이라 해도, 기억을 모으는 행위를 계속해나가는 것, 그 노력 자체가 하나의 희망이자 “죽음에 맞서 내지르는 삶의 외침”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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