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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The H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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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격外
ISBN-10 : 8932028478
ISBN-13 : 9788932028477
홀(The Hole) 중고
저자 편혜영 |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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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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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책상태가 매우 좋고 배송도 빨라요...good! 5점 만점에 5점 paradox*** 201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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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책상태가 매우 좋아요. 5점 만점에 5점 wkehdrk*** 2019.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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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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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뚫려 있던 구멍의 실체와 마주하다! 편혜영의 네 번째 장편소설 『홀(The Hole)』. 2014년 작가세계 봄호를 통해 발표한 단편 《식물 애호》에서 시작된 작품이다. 느닷없는 교통사고와 아내의 죽음으로 완전히 달라진 사십대 대학 교수 '오기'의 삶을 큰 줄기로 삼으면서 장면 사이사이에 내면 심리의 층을 정밀하게 그려내고, 모호한 관계의 갈등을 치밀하게 엮어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이야기는 뉴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교통사고로 시작한다. 그것도 아주 심각한 교통사고. 이 사고로 오기는 아내를 잃고, 스스로는 눈을 깜박이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불구가 되어버린다. 의사의 말대로 ‘의지’가 있어야만 겨우 살 수 있는 상태에 처한 셈이다. 사고 직후 일시적인 충격으로 오기의 기억에는 드문드문 구멍이 생긴다. 그리고 완전히 무너지고 사라져서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렸다는 오기의 독백처럼 예상치 못한 사건은 오기의 일상을 한순간 뒤흔드는데…….

오기의 신체와 삶이 완전히 무너져버린 데에 교통사고가 결정적이고도 직접적인 역할을 하지만, 저자는 사고가 일어나기 전 오기의 삶을 한 꺼풀씩 벗겨내며 이미 뚫려 있던 삶의 구멍의 실체를 보여준다. 사고 전후의 모습을 계속해서 교차하며 오기가 만들어온 그의 삶을 관찰하면서 한순간에 벌어진 사고가 아닌, 일상의 결정들이 제 스스로를 곤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소개

저자 : 편혜영
저자 편혜영은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와 한양대 국문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소설집 『아오이가든』 『사육장 쪽으로』 『저녁의 구애』 『밤이 지나간다』, 장편소설 『재와 빨강』 『서쪽 숲에 갔다』 『선의 법칙』 등을 출간했다.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홀 The Hole

책 속으로

의사의 말을 곱씹었다. ‘의지를 발휘’해야 한다는 말에 담긴 비관과 ‘조금 더’라는 말에 담긴 낙관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기는 의지를 발휘하라는 말보다 ‘조금 더’라는 부사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말은 조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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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말을 곱씹었다. ‘의지를 발휘’해야 한다는 말에 담긴 비관과 ‘조금 더’라는 말에 담긴 낙관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기는 의지를 발휘하라는 말보다 ‘조금 더’라는 부사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말은 조금 더 힘을 내면 괜찮아진다는 뜻 아닐까. 조금 더 힘을 내면 턱을 움직여 말할 수 있고, 제 발로 걸어서 검사실에 가게 된다는 뜻이 아닐까. 말할 것도 없이 오기는 ‘조금 더’의 세계에 의지했다. 오기는 무척이나 살고 싶었다.(p. 14)

기억이 선명해지고 정황이 분명해질수록 오기는 슬퍼지고 서글퍼져서 비통할 것이다. 차라리 어떤 것도 떠오르지 않기를 바랄 것이다. 기억이 떠오를수록 아내를 잃었다는 것을, 다시는 아내를 볼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테니까.(p. 34)

묵묵히 슬픔을 끌어 올리는 장모를 보면 오기는 함께 울고 싶어졌다. 턱을 움직여 소리 낼 수 있다면 같이 울었을 것이다. 제 슬픔을 장모에게 전달하지 못해 안타까웠다. 아내는 죽고 자신이 살아남은 일을 사과하고 싶었다. 함께 아내에 대해 말할 수 없어 미안했다. 가슴속에서 통증이 일었다. 뜨겁게 끓었고 토할 것처럼 목구멍이 꽉 막혀왔다. 그 때문에 오기는 제가 울고 있다고 생각했다. 눈물이 흐르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침이었다. 오기의 턱이 조금 움직였고 마른 입이 벌어졌고 그리로 슬픔 대신 침이 흘러내렸다. 오기는 계속 침을 흘렸다. 벌어진 턱을 제 힘으로 아물 수 없어서 그렇게 했다.(p. 35)

오기는 종종 주먹을 꽉 쥐었다. 한참 동안 힘을 주었는데도 미처 의식 못 할 때도 있었다. 그러고 나면 손바닥이 빨개지도록 힘이 들어간 손을 여러 번 쥐었다 폈다. 그렇게 힘을 주면서까지 움켜쥐고 있던 게 무엇이었을까. 길게 생각할 것도 없이 여러 가지가 한꺼번에 떠올랐다.(p. 79)

아내가 돌볼 수 없게 된 후 정원의 나무와 풀과 꽃은 죽어갔지만 집 뒤쪽의 덩굴식물은 더욱 무성해지고 흡착력이 강해져서 정면 쪽 벽을 향해 무서운 기세로 뻗어오고 있었다. 오기의 방 창문으로도 바람이 불 때면 담쟁이의 커다란 잎이 흔들리는 게 다 보였다. 오기는 그 푸른 잎을 불안하게 올려다봤다. 얼마 후에는 오기의 창을 잠식해 시야를 막아버릴 것만 같았다.(p. 91)

“그래야죠. 죽어버렸으니까요. 다 죽었지요, 전부 다…… 다 죽었어요. 기껏 애지중지 키워놨는데, 그만 어이없게 죽어버렸어요.”
잠시 쉬었다가 장모가 말을 이었다.
“살려야지요, 내가. 내가 다 살려야죠.”(pp. 148~49)

어떤 가정도 낙관적이지 않았다. 이 순간을 무사히 넘기더라도 얼마 후 비슷한 일이 끝없이 반복될 것 같았다.
오기는 무력해졌고 내부의 공동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것을 느꼈다. 그 구멍 속으로 자신이 아예 빠져버릴 것 같았다.(pp. 18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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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불안과 의심으로 가득한 세계 그 안을 파고드는 편혜영의 시선 편혜영의 네번째 장편소설 『홀The Hole』이 출간됐다. ‘그로테스크한 디스토피아’를 그린 첫 소설집 『아오이가든』(2005)을 출간한 이후 작가는 새 작품마다 변화의 지점을 만들...

[출판사서평 더 보기]

불안과 의심으로 가득한 세계
그 안을 파고드는 편혜영의 시선


편혜영의 네번째 장편소설 『홀The Hole』이 출간됐다. ‘그로테스크한 디스토피아’를 그린 첫 소설집 『아오이가든』(2005)을 출간한 이후 작가는 새 작품마다 변화의 지점을 만들어가며 초창기 작품 세계를 넘어서는 밀도 높은 서사와 문장의 긴밀성을 장점으로 한 작품들을 써왔다. “치밀하게 계산된 모호함”으로 “삶의 폭력성을 날카롭게 포착하는 능력”(소설가 오정희)을 갱신하며 소설을 튼튼하게 다져온 편혜영은 이효석문학상(2009), 동인문학상(2012), 이상문학상(2014), 현대문학상(2015) 외 다수의 상을 받았다.
이 책의 이야기는 『작가세계』(2014년 봄호)를 통해 발표한 단편 「식물 애호」에서 시작되었다. 느닷없는 교통사고와 아내의 죽음으로 완전히 달라진 오기의 삶을 큰 줄기로 삼으면서, 장면 사이사이에 내면 심리의 층을 정밀하게 쌓아 올렸다. 또한 모호한 관계의 갈등을 치밀하게 엮어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해냈다. 사고가 일어난 직후 벌어지는 일들과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일들이 교차로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한 인간에 대한 적나라한 일면이 서로 단단히 연결된 문장들로 기록되었다.

예기치 못한 사고, 뒤바뀐 모든 것
재난은 언제 시작되었을까


특별한 일 없이 흐르던 일상은 순식간에 엉망이 되기도 한다.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재앙과 고난을 기다렸다는 듯이 편혜영은 그 시작을 알리는 방아쇠를 당긴다. 이 책은 뉴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교통사고로 시작한다. 그것도 아주 심각한 교통사고. 이 사고로 오기는 아내를 잃고, 스스로는 눈을 깜박이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불구가 되어버린다. 의사의 말대로 ‘의지’가 있어야만 겨우 살 수 있는 상태에 처한 셈이다. “완전히 무너지고 사라져서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렸다는 오기의 독백처럼 예상치 못한 사건은 오기의 일상을 한순간 뒤흔든다.

“좀 특별한 얘기야. 한 인간에 대한 고발문이거든.”
“지난번에 쓰고 있다던 그 고발문?”
오기가 아내를 힐끗 돌아보며 물었다.
“인간이 어떻게 속물이 되는지, 그 관찰기라고도 할 수 있어.” (p. 182)

오기의 신체와 삶이 완전히 무너져버린 데에 교통사고가 결정적이고도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작가는 사고가 일어나기 전 오기의 삶을 한 꺼풀씩 벗겨내며, 이미 뚫려 있던 구멍의 실체를 드러낸다. 후배 제이와의 불륜, 경쟁 상대의 약점을 이용해 술수를 부렸던 지난날의 모습이 오기의 기억과 작가의 진술을 통해 서술된다. 자신이 그토록 싫어했던 아버지, 다른 사람의 의지를 손쉽게 비웃는 그 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가며 아내에게 “성장할 만한 일”을 찾으라 훈계하는 모습 역시 서서히 변해가던 오기를 짐작케 한다. 더욱이 ‘사십대란 모든 죄가 잘 어울리는 나이’라는 시구를 읽으며, 속물이 되어버린 자신에 대해 반성하기보다는 ‘나뿐 아니라 남도 그럴 것이라는’ 가벼운 자기 위로와 체념에 빠져버리는 태도를 취하는데, 이는 오기의 삶이 모래 위에 성을 쌓듯 위태로우면서 허술하게 지어지고 있었음을 상상케 한다. 조금씩 인생의 지반을 갉아먹던 속물적인 태도들이 하나둘 인생에 구멍을 만들고 그 구멍이 걷잡을 수 없이 깊고 커졌을 때, 순식간에 그 구멍 안으로 빠져버린 것은 아닐까. 사고 전후의 모습을 계속해서 교차하며 작가는 오기가 만들어온 그의 삶을 관찰한다. 이는 곧 이 소설이 단순히 ‘사고’로 인한 불행만을 말하려 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표면적으로 사고를 당한다는 두려움보다 일상에서 제 스스로를 곤란에 빠뜨리는 인간 스스로의 결정들이 좀더 보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데에서 이 책이 가져다주는 공포는 한층 강력해진다.

기억나지 않는 그날의 사고
점차 비어가는 우리 사이


문학평론가 안서현은 최근 편혜영 소설의 특징으로 ‘빈 플롯’, 즉 “사건의 징후나 그림자만을 보여주”고, “아무것도 확실한 것이” 없다는 점을 꼽는다. 사고 이후 말을 할 수 없는 오기, 속을 알 수 없는 장모, 그리고 말이 없는 죽은 아내 이 세 등장인물을 만나 이러한 특징은 더욱 선명해진다. 작가는 세 명의 중심인물을 둘러싼 궁금증을 조금씩 풀어놓기도 하고 끝끝내 말하지 않기도 한다. 장모가 오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아내가 오기의 불륜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예상할 순 있지만 궁극적으로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차츰 그날과 관계된 일들이 모두 떠오를 것이다. 시차를 두고 조금씩 뒤죽박죽 기억이 떠오르면 그날 있었던 일을 납득할 수 있게 조립할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그리될 것이다. 일시적인 충격에 의한 것이니 언젠가는 모두 기억날 것이다.
기억이 선명해지고 정황이 분명해질수록 오기는 슬퍼지고 서글퍼져서 비통할 것이다. 차라리 어떤 것도 떠오르지 않기를 바랄 것이다. (p. 34)

사고 직후 일시적인 충격으로 오기의 기억에는 드문드문 구멍이 생긴다. 작품 초반 가장 핵심적인 요소인 ‘교통사고’에 대한 진술이 비어 있는 것이다. 사라졌던 기억은 소설이 진행되면서 차츰 떠오른다. 기억이 비었을 때는 아내가 죽었다는 것에 대한 슬픔과 장모의 서글픔에 강한 공감을 표하며 그들이 ‘아직’ 가족임을 확인한다면, 기억이 분명해질수록 장모와 오기 간에는 서로 말해야 하지만 절대 말하지 않는 감정의 균열이 그어진다. 서로가 서로에게 유일하게 남은 가족이지만, 가까운 곳에 있을수록 서로를 모르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야기 초반 비어 있던 기억의 그림자는 관계와 감정의 공백으로 대체되며 기억이 분명해질수록 “슬퍼지고 서글퍼”질 것이라는 문장은 소설의 복선 같은 역할을 한다. 사라졌던 기억이 되돌아올수록 비어가는 또 다른 문제들로 인해 오기는 “비로소 울었다”. 예상할 수는 있지만 확신할 수는 없는 ‘빈 공간’에 대한 불안함과 두려움이 이 책의 중반부 이후를 완벽히 장악한다.

점점 망가져가는 드림하우스
공간을 재구성하는 문장의 힘


이사를 온 날 오기와 아내는 집 안팎의 불을 모두 켜두었다. 집에는 불을 밝힐 전등이 많았다. 모든 방의 불을 켜고 현관의 센서등도 계속 작동되도록 해두었다. 정원에는 불을 밝힐 수 있는 크고 작은 전구가 총 열네 개 있었는데, 그것들도 모두 켜두었다. 밤새 환하게 켜둘 작정이었다. 오기와 아내는 그들의 미래를 진심으로 축하하고 싶었다. (p. 28)

이 책 대부분의 사건과 이야기는 타운하우스 형태로 지어진 오기 부부의 집에서 벌어진다. 정원을 갖춘 이 집은 소설이 진행되면서 오기와 두 여자 사이의 관계 변화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한다. 첫번째로 집은 사고 이전 오기와 아내 사이에 아무런 문제없던 시절 자유롭게 둘의 미래를 꿈꾸는 공간이었다. 그들의 미래에 어떠한 균열도 예측할 수 없으리라는 믿음 아래 두 사람은 행복과 희망을 그려나갔다. 무리한 값을 지불해야 했지만 서서히 사회에 자리를 잡아가는 오기 부부에게는 그 정도 부담감은 감당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공간이다.
두 사람의 관계가 조금씩 달라지면서 이 공간이 갖는 이미지도 서서히 달라진다. 영국식 정원을 만들겠다며 정원 만들기에만 몰두하는 아내의 변화로 인해 정원은 곧 ‘아내의 공간’이 되어버리고 집이라는 공간에는 보이지 않는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오기의 사고 이후에는 완전히 제 역할을 탈바꿈한다.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오기에게 자신의 전부나 다름없는 집은 마지막에 이르러 거의 사용할 수 없는 공간이자 오히려 오기를 가둬버리는 공간으로 폐쇄적이고 황폐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다. 아내와 평생 사용할 거라고 믿고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한 “이튼알렌의 장미목 침대”와 “티크 책상”은 불구의 몸이 된 오기에게는 짐짝 같은 존재일 뿐이다. 아내의 죽음 이후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덩굴식물은 과거 “덩굴식물로 담벼락을 뒤덮지 말라”는 오기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그 악착 같은 본성을 자랑하며 오기의 창을 잠식해오기 시작한다. 사실상 손쓸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오기가 유일하게 밖을 내다볼 수 있는 통로였던 창을 말이다. 작가는 하나의 공간 안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며 공간의 이미지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치밀하게 드러낸다.
크지 않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삶에의 불안과 공포가 사건이 진행될수록 서서히 오기를 조여온다. 일어나지 않았다면 좋았을 일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그 시작을 알 수 없는 지난날의 삶이 덮쳐오면서 읽는 이들도 함께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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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오기는 간병인에 이어 물리치료사를 잃었다. 잃은 게 그뿐인 것은 아니었다. 모두 잃게 될 줄도 모르는 채, 얼마...

      "오기는 간병인에 이어 물리치료사를 잃었다. 잃은 게 그뿐인 것은 아니었다. 모두 잃게 될 줄도 모르는 채, 얼마나 오래전부터 인생에 헌신해온 걸까." 173p


      나, 라는 존재를 정의하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긴 잠에서 깨어나 거울 속 자신과 마주할 때 오기가 느꼈던 공포, 우리는 외관에 절대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또한, 직업, 돈, 외모는 한 사람을 나타내는 결정적 요인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토록 애를 쓰는 것이다. 조금 더 갖춘 사람이 되기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한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깨닫게 된다. 아니, 적어도 무언가 공허함을 느끼게 된다.


      상대방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과연 함께 보낸 시간과 비례하는 것일까. 오기는 아내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반대로, 아내는 남편이 점점 생소했다. 그들의 시작은 비슷했지만, 오기는 끝내 교수가 되었고, 아내는 목표한 무엇도 이루지 못했다. 오기는 일에 몰두했고, 아내는 집과 정원을 꾸미며 자신의 공간에 매몰됐다. 그들은 서로의 존재를 가깝게 인식하면서도, 이해하지는 못했다. 어쩌면,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


      한 번의 사고로, 모든 것이 변한다. 오기는 기껏해야 눈을 깜빡일 뿐이고, 장모는 인생의 전부인 딸을 잃는다. 오기가 자신의 내면과 마주할 때, 장모는 오기에 관해 딸이 남긴 메모를 읽어간다. 이제, 장모는 예전의 장모가 아니었다. 오기를 돌보면서도 회복하는 것에는 머뭇거렸다. 사람들은 오기에게 살아있으니 무엇이라도 해볼 수 있다고 했지만, 오기는 겨우 장모가 새롭게 꾸민 정원을 창밖 너머로 바라볼 뿐이었다. 


      "좀 특별한 얘기야. 한 인간에 대한 고발문이거든.", 사고 직전 아내는 자신의 글에 대해 오기에게 말한다. 훗날, 오기의 항변처럼 그는 그저 열심히 살았을 뿐인 걸까. 사람은 각자가 지닌 호흡이 있다. 그것은 빨라지기도 하고 느려지기도 하며 상대방과 닮아가지만 결코 일치할 수는 없는 것이다. 사실, 그 미묘한 차이에서 오는 설레임이 있다. 어느 날부터 따분함으로 남겨진 편안한 반복성, 우리는 매번 이것을 잊어버리며 일상을 견디어 낸다.


      "함께 가벼운 저녁을 먹고 동네를 산책하던 날, 자동차 밑에서 고양이가 튀어나오면 깜짝 놀라지만 그곳을 기억해 뒀다가 다시 돌아가 사료를 두고, 멀찍이 떨어져 앉아서 고양이가 나타나 그것을 먹기를 기다리던 저녁, 어느 틈엔가 나타난 고양이가 사료를 다 먹고 자동차 밑으로 기어 들어가는 걸 지켜보고 집으로 돌아와서 쓰잘머리 없는 이야기를 길게 나누던 날, 그러고도 졸릴 때까지 함께 책을 읽던 밤, 읽은 책 얘기를 들려주거나 그 얘기를 듣다가 잘 손질된 침구에 누워 스르르 잠이 들던 날, 한가하고도 소박한 일이 바둑판처럼 되풀이되던 날, 어느 인생에나 있기 마련인 완벽하게 안녕하던 날, 지금과 명백히 달랐던 날들 중의 어느 하루." 206p

  • 사소함이 주는 균열 "홀" | cp**o | 2016.12.08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홀"     불안가 의심으로 가득한 공간 그 공간속에서 그안을 파고드는 작가의 시선이 이 책...

    "홀"

     

     

    불안가 의심으로 가득한 공간 그 공간속에서 그안을 파고드는 작가의

    시선이 이 책속에 그대로 담겨져 있다.

    이책이 무슨 내용을 말하고 있는건지 알수 없는 상황속에서 읽기

    시작한 책은 단숨에 읽어내려가 단 두시간만에 책을 덮는 기이한 현상을

    마주하는 시간을 알려준다.아직 한국작가들에 다양한 책을 접해보지 못한

    나로서는 크나큰 충격이 아닐수 없다.특이한 글에 내용..

    그리고 구성들이 이게 뭐지 하는 기분이 들면서도 책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마력을 가진거 같다.이소설은 편혜영작가에 4번째 장편소설이라고 한다.

    책속에는 다양한 내면 심리의 층을 층층이 존재하게 하여 그것을 한꺼풀씩

    풀어내면서 일어나는 다양한 심리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심층적이고 깊이있는 심리소설을 읽어보질 못한 나로서는  의미있는 한권에

    책을 접해볼수 있는 기회를 맞이한건 사실인것 같다.

    책속에 다양한 주인공이 등장하는것도 아니다.

    하지만 내용은 빨려들어갈것 같은 블랙홀을 연상시킨다.

    그 블랙홀속으로 들어가 그에 이야기를 들어보자.

     

     

     

    한남자가 막 병원에서 깨어난다.

    그는 말할려고 하나 말을 할수 없으며 움직일려고 하나 움직일수가 없다.

    생각은 그대로 살아있지만 그 무엇도 자기 마음대로 되지가 않는 그는

    자신의 의지로는 그 무엇도 할수가 없는 처지에 놓여진 현실과 마주하게 된것이다.

    그는 생각한다.자신이 이렇게 되어진 이유를...그는 아내와 여행을 가는 도중 사고가

    일어나고 그 사고로 아내를 잃는다.남자는 아무런 가족이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고 장모만이 그에 곁을 지킨다.

    그는 힘든 유년시절을 보내고 아내를 만나 대학원을 졸업하고 대학

    교수로 탄탄대로를 달리던 오기라는 남자이다.신체와 삶이 완전히 무너져버린 데에

    교통사고가 그에게 결정적이고 직접적인 역할을 했지만 사고가 일어나기 전 오기의

    삶을 한꺼풀씩 벗겨내며 이미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한 한남자 오기에 대한

    이야기들로 이 책은 이루어진다.그는 아내를 두고 불륜을 저지르고 경쟁상대인

    동료들의 약점을 이용해 갖은 술수로 삶을 살아가는...자신의 삶속에서

    조금씩 자신은 모르고 있었지만 균열을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특별한 일 없이 흐르던 사소하고 지루한 일상속에 순식간에 엉망이 되기도 하는

    그런날이 있다.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야금야금 내 삶에 찾아오는 불행들..

     

     

    큰 사고가 일어나고 아무것도 하지못한채 자신에 의사표현은 눈에 깜박임만으로

    표현할수 없는 처지가 된 오기..자신은 주어진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는 착각속에

    지난날의 삶을 살아온 오기와 작가의 눈으로 비춰진 책속에는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그 감정들속으로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이로 하여금 들어설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닮고 싶지 않은 아버지에 삶속에 어느새 들어가 있는 오기에

    모습에서 삶이 모래위에 성을 쌓듯 위태로우면서 허술하게 지어지고 있었음을

    상상케 한다.조금씩 자신의 삶속에 지반을 갉아먹던 속물적인 태도들이 하나둘

    인생에 구멍을 만들고 그 구멍이 걷잡을수 없이 깊고 커지는 순간 순식간에

    그 구멍속으로 자신이 빠져 버리는 것은 아닐까...사고전후의 모습들이 교차하며

    오기가 만들어온 그의 삶을 관찰하고 이야기한다.

    단순한 사고로 인한 한남자에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속에서

    오기와 같은 모습을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생각에 생각을 거듭나게 하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글을 쓰는 방식이 남다른 심리학적인 소설이란 생각이 가득한채 이책을

    덮게 되는거 같다.단순한 이야기인듯 하지만 그속에 빠져들게 하는

    작가에 능력에 감탄을 할수 밖에 없게 하는 묘한 마력을 지닌 책이란 생각이 든다.

    그저 남들처럼 살아가던 일상생활속에서 비극적인 결말로 마무리 되어질수

    밖에 없었던 오기부부와 영화 미저리가 생각났던 광기적으로 변해가는 장모에

    모습속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속에서도 있을수 밖에 없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고자한 저자에 글들이 미스터리 하면서도

    많은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었다.

    사소함이 주는 비극..사소함속에 일어나는 균열들..그들에 이야기속으로

    들어가 그들에 이야기들속에서 우리들에 삶은 어떠한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본다

     

     

     

  • 홀 , 편혜영 | ba**eerah | 2016.09.12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얼떨떨했다. 그 얼떨떨함이 하루 동안 지속되었다. 왜 자꾸 그 생각이...

     

     

     

    얼떨떨했다. 그 얼떨떨함이 하루 동안 지속되었다. 왜 자꾸 그 생각이 하루에 수백 번, 수천 번씩 뇌 회전을 동안에도 계속 그 자리에 고여있는지 그 까닭을 알 수가 없었다. 오기와 장모, 그 행동과 말 하나하나들이 육중하게 머리를 눌러댔고, 급기야 두통이 일었다. 그 두통을 털어버리는 것이 다름 아닌 서평이라고 생각했는데, 한글 파일을 열어놓고도 얼떨떨했다.는 그 한 문장으로 서평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것 이상으로 부연 설명하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따라서 나에게 편혜영 작가의 은 기--, 얼떨떨했다.로 끝날 예정이다.

     

     

     

    하필 오기에게만 그런 일이 닥쳤다. 오기의 세상만 무너졌고, 오기의 삶만 갈가리 찢어졌다. p153

    아내가 먼저 죽은 것이 오기에게는 다행인 걸까, 아내가 정말 정원 가꾸기를 즐겨 했던가, 무슨 생각으로 정원을 가꾸었을까, 장모가 오기에 대해 아는 것은 어디부터 어디일까, 장모가 판 그 구덩이는 정말 연못을 만들려고 판 것이 맞는 걸까, 장모의 생각은 무엇일까. 이 모든 것에 대한 대답은 그 어떤 것도 명확하지 않다. 그저 작가가 써둔 이야기를 읽어나가며 유추해야만 해야만 했고, 그것에 대한 대답이 맞는지 얼버무릴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설의 묘미는, 장모의 표정, 행동, -이 전부였다는 것에 있었다. 그 홀에 나는 완전하게 빠져버렸고, 미처 다 빠져나오지 못해 허우적거리고 있는 꼴이다.

     

     

     

    소설은 구멍으로 시작되어 구멍으로 귀결되었다. 오기의 유년시절의 구멍을 읽으며, 당신도 그 구멍 속에 빨려 들어가지 않기 위해 살아내야만 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삶을 지녔구나. 하고 생각했다. 유년시절의 구멍이, 아내를 만나 메워지는 듯하다가 다시금 눈에 뜨일 정도로 커져버렸다. 아마 불만족한 부부생활에 기인하여 온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오기는 학교 후배 제이와의 외도가 있었고, 그 구멍은 점차 커져갔다. 강원도 여행에서 생긴 교통사고는 그 구멍이 얼마나 큰지 확인시키는 일종의 ‘피할 수 없는, 그리고 피해서도 안 되는 하나의 필연적인 사건이었다. 처음부터 오기의 구멍은 메워질 수 없었는데, 그것을 오기가 몰랐던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그리고 오기는 그 구멍 속으로 자의/타의에 의해 빨려 들어가고 만다. 그것은 누구의 탓도 아니다. 그저 그럴 때가 되어서였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계획되어있는 삶을 순차적으로 살고 있는데, 삶이라는 놈이 우연을 가장하여 잠시 도와주는 척하다가 곤경에 빠트리곤 종내는 구멍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입가에 미소를 걸쳐놓고 보는 것. 어쩌면 나의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얼떨떨함에서 빠져나와 비로소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오기는 인상을 찌푸렸다. 아내가 열중하는 일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응원하고 싶었다. 재능은 있지만 계속해서 헛된 시도를 하고, 어떤 성취감도 얻지 못한 채 비아냥과 조롱만 늘어가는 아내가 애틋했다. 오기가 지난 시간을 제 영역을 확장하는 데 보냈다면 아내는 시간을 보낼수록 홀로 남겨졌다. 확실히 젊은 시절의 아내를 생각하면 지금의 모습은 안타까울 정도였다. p.84

    여기서 서평을 끝내려고 했는데, 이 이야기는 반드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하나 있다. 그것은 알게 모르게 굉장히, 치명적이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었다.

     

     

    정원을 가꾸는 건 전문가한테 맡기고 당신은 다른 일을 해보는 건 어때?”

    다른 일?”

    이런 거 말고 당신이 성장할 만한 일 말이야.”

    나는 이미 성장기가 지났어. 식물이야 계속 자라지만 사람은 아니야. 어느 나이가 지나면 더 자라지 않아.”

    그런 성장을 말하는 게 아니잖아. 당신이 하고 싶은 걸 찾아서……

    계속 성장하는 게 있기는 있어.”

    그게 뭔데?”

    . 암은 성장기가 다 지난 사람한테서 자라잖아.”

    당신이 정말 하고 싶은 걸 해보라는 뜻이잖아.”

    내가 지금 정말 하고 싶은 게 이거야.” (p.88-89)

     

     

    대부분의 남자들은 어쩐 일인지, ‘자신의 삶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여자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어도, 그것은 원치 않는 일을 억지로 하는 일이라고 자신만의 선에서 치부해버리고 만다. 그리고 말한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할 필요는 없어. 하고 싶은 일을 해.” 그것이 진정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인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원하지 않는다면 왜 그토록 그것에 매달리고 있는지 모르면서 쉽게 이야기하곤 하는 것이다. 아마 오기의 아내도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구멍을 메울 수는 없었어도 구멍이 더 커지지 않게 할 수 있는 것이 어쩌면 대화, 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어쩌면, 이미 아내는 =구멍에 빠트려진 것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이미 늦었을지도 모르지만, 그 구멍에서 오기가 자신을 꺼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지도. (음, 모르겠다. 내가 너무 오기 씨의 아내에게 심취해버린 걸까.)

     

     

     

    마지막으로, 장모가 읊던 다스케테 쿠다사이는 누구에게나 다 통용되는 말이었다. 장모에게도, 오기에게도, 아내에게도. 그리고 무엇보다, 힘든 삶의 진통을 겪고 있는 당신에게도, 말이다. 오기 씨의 구멍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빠지는지 확인하였다면- 이제 나의 삶의 균열은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 확인해봐야 할 차례다. 나는 그 구멍에 안 빠질 거라는 헛소리는 오만이자 착각이다.

     

     

    /

    오기 씨.

    교통사고 의사 왈, 의학이 아니라 의지

    열 살, 엄마의 죽음이 가져다준 구멍

    변덕스러운 아내는 곧잘 생각의 가지치기를 한다

    이사- 크고 작은 열네 개의 전구

    강원도 여행, 운전은 오기 씨

    아내의 반지 장모

    8개월 만에 집에 돌아오다

    장인- 트집 잡기 좋아함

    장모- 시종일관 알 수 없는 표정

    호루라기 2- 간병인 호출

    간병인의 아들이 드나들기 시작

    도둑질로 인하여 간병인이 내쫓김

    다스케테 쿠다사이

     

    오기와 장모는 서로에게 유일한 가족이 되었다. p138


     

    /

    오탈자 p64 15째줄. 자연스럽게 그런 애기가 나온 것 같았다. 얘기

  • | jy**ing | 2016.08.12 | 5점 만점에 1점 | 추천:0
    홀 처음 제목을 봤을때의 느낌과 책을 읽는 동안에서의 찰나의 느낌, 그리고 마지막으로 책 장을 덮었을때의 제목은 나...

    처음 제목을 봤을때의 느낌과 책을 읽는 동안에서의 찰나의 느낌, 그리고 마지막으로 책 장을 덮었을때의 제목은

    나에게 다가오는 느낌이 다르다. 편혜영이라는 작가의 책을 처음 보았는데, 초반부와 소재는 흥미롭다.

    책을 처음에 읽을 때는 오기라는 이름을 보고 일본사람인가 싶었다. 특이한 이름이었다.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계속해서 읽었지만 어느정도 읽고나니 오기라는 이름에 대해서 궁금해졌다.

    책을 다 읽고나니 사전적 의미를 검색해보았는데

    오기8 (傲氣) [오ː기] 발음 듣기 

    [명사] 
    1. 능력은 부족하면서도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마음. 
    2. 잘난 체하며 방자한 기운. 
    [유의어] 고집2깡다구  (출처:네이버)


    저 의미만 놓고 본다면 오기의 성격과 시점을 위주로 설명해주는 이 책에서 마지막에 드러나는 반전 아닌 반전이 아닌가 싶다.


    사실 전체적인 구조나 스토리면에서는 기존에 있었고 접해보았던 내용이지 않나 싶다.


    전신마비라는 소재를 가져와 답답할 정도로 자세히 표현한 점은 높이 살 만하나, 끌고가는 힘이나, 중간부터는 결말이 쉬이 


    예상되는 것이 맥이 빠지지 않나 싶다. 


    오기와 장모, 그리고 죽어버린 와이프, 이정도만 하더라도 결말이 예상되어져 버리니, 너무나 아쉽다고 생각한다.


    처음 접하는 편혜영이라는 작가에 대한 기대 탓일까. 실망이 크다.


    그 나이 대의 중년 남성과 여성, 가정, 자식, 사랑 이런것들을 다룬 사회파 소설이라고 얼버무릴 수 있겠으나,


    책의 얇음 만큼이나 조금은 빈약하지 않나 싶다. 


    하나의 책만으로는 알 수 없기에 다른 책을 기대해본다.

  • 홀 - 누구나 빠질 수 있다 | lm**440 | 2016.06.06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선의 법칙'으로 편혜영 작가는 알았다. 사회파 소설이라 개인적으로 평한 '선의 법칙'은 젊은 세대의 아픔을 다뤘다. 신작 '...

    '선의 법칙'으로 편혜영 작가는 알았다. 사회파 소설이라 개인적으로 평한 '선의 법칙'은 젊은 세대의 아픔을 다뤘다. 신작 '홀'은 '선의 법칙' 주인공보다 10년 정도 나이가 많은 오기에 관한 이야기다. 일과 성공 그리고 가족이 소재다.

     

    나이 마흔에 자살한 어머니와 자수성가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오기. 어릴 적엔 따돌림을 대학에 와서는 밥벌이가 힘들다는 아버지의 잔소리를 듣는 지리학을 전공하고 있다. 운명의 상대인 아내를 만나고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다음 나름 어깨 펴고 살아가고 있다.

     

    오기가 불구의 몸으로 병원에서 깨어남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턱뼈가 부서져 말을 할 수 없으며 아내는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의사는 노력과 의지로 회복될 것이라 말하지만 좀처럼 쉽지 않다. 병원서 퇴원 후 장모가 구인한 간병인과 지내다 나중엔 비용을 줄이고자 장모가 직접 간병을 한다. 그런데 장모의 행동이 이상하다. 자신의 회복보단 악화를 바라는 것 같다.

     

    장모의 행동을 이해시키려 오기의 회상장면이 현재와 교차 편집되어 있다. 장인과 장모를 처음 대면했을 때, 정원이 딸린 지금의 집을 구입했을 때, 동료들을 초대해 가든 파티를 했고 아내와 싸운 기억, 점점 부부 사이가 멀어지게 된 이유가 차례로 펼쳐진다. 단 무엇때문에 싸우고 왜 멀어졌는지는 나중을 위해 빼놓는다.

     

    신기한 점은 주인공 오기에 쉽게 감정이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성공을 위해 달리는 그는 우리네 삶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자의로 몸을 움직이지 못한 그가 되어 좌우를 보고 간병인과 장모를 보는 심리는 공감되어 더 아프다.

     

    제목 홀은 구멍을 뜻한다. 중의적으로 오기의 파멸을 표현한다. 집에 이사한 후 얼마되지 않아 부부 사이의 대화는 의미심장하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은 어떤 사내가 갑자기 모습을 감추고 다른 지역에서 다른 이름으로 살고 있다는 내용이다. 아내는 슬프다고 했고 오기는 무덤덤하다. 여행을 떠나며 이혼을 요구한 아내가 자신을 죽음으로 내몬 사고가 의도적이었는지 유무의 답이 나온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완성한 기록이 이를 반증한다.

     

    작가가 디테일하게 이야기를 해주는 시원한 소설은 아니다. 독자가 상황과 캐릭터를 분석해야 결말에 이를 수 있는 불편한 소설임에도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다. 편혜영의 팬으로서 다음 작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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