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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서 때린다는 말(대한민국을 생각한다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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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쪽 | | 135*210*20mm
ISBN-10 : 1187373710
ISBN-13 : 9791187373711
사랑해서 때린다는 말(대한민국을 생각한다 37) 중고
저자 세이브더칠드런(기획) | 출판사 오월의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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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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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새책처럼 깔끔하네요 잘 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legnag*** 2019.11.09
53 새책 처럼 ?끗한 책이에요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kug0*** 2019.11.08
52 이쁜 새책같은 중고도서 잘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wof*** 2019.10.16
51 아주 만족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mukga2*** 2019.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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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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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 사랑이라고요?

‘사랑의 매’라는 거짓말에 맞서는 다섯 편의 생생한 명강연,
‘인문학으로 바라본 체벌 이야기’

단 한 대도 때리지 않는 사회를 꿈꾸다! ‘사랑해서 때린다는’ 말, 정말일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체벌과 학대를 ‘문학’ ‘역사’ ‘여성’ ‘심리’ ‘종교’라는 다섯 가지 카테고리로 깊이 있게 풀어내며 호응을 얻은 ‘인문학으로 바라본 체벌 이야기’ 강연을 엮은 책. 아동 체벌 및 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라는 인식을 넘어, 어른 아이 관계에 내재된 억압적 위계, 가족 안에 존재하는 권력관계, 어린이를 한 명의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를 세밀하게 탐구함으로써 아동폭력의 민낯을 드러내고자 했다. 나아가 체벌과 아동학대가 그 자체로 특수한 현상이기보다는 사회적 약자를 향한 폭력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문학’ ‘역사’ ‘여성’ ‘심리’ ‘종교’ 분야에 걸쳐 있는 인문학이라는 고리는 ‘아이들을 때려선 안 된다’와 같은 도덕 교과서식 지침 대신 다른 관점에서 체벌 문제를 바라보도록 이끈다. 인문학을 통해 체벌의 문제를 한국 사회 전반의 폭력과 혐오 문제로 확장함으로써, 해결책이 체벌 근절이라는 지평이 아닌 어린이라는 존재를 숙고하고 존중하는 차원에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각 강연 끝부분에는 현장 강의 때 강연자에게 제기된 질문들을 선별 수록해 강연 본편에 미처 담지 못한 청중들의 생생한 의견을 보강했다. 다섯 명의 강연자와 세이브더칠드런의 관련 도서 추천 목록도 논의를 한층 더 심화해줄 것이다.

인문학, 체벌을 질문하다!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이 아이들을 체벌할 때 가장 많이 들먹이는 말이 바로 ‘사랑의 매’이다. 혹은 대다수의 어른들이 체벌 직전 아이들을 향해 ‘정말 때리고 싶지 않은데, 너를 사랑해서 때리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말은 과연 사실일까? 어른들은 정말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때리는 것일까? 《사랑해서 때린다는 말》에 실린 다섯 편의 강연은 이런 질문들에 각기 다른 방식으로 답하고자 했다.
그렇다면 인문학을 통해 체벌을 질문하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 다섯 편의 강연은 서로 다른 분야를 관통하면서도, 몇 가지 핵심적인 관점을 공유한다. 아동은 타인이 함부로 침해할 수 없는 인격을 지닌 독립적인 주체라는 관점이 바로 그것이다. ‘체벌’을 부모나 교사의 훈육이 아닌 권력관계에 따른 폭력 문제로 전환한다는 점에서도 기존의 체벌 관련 책들과 차별화된다. 체벌 옹호 반대라는 지나치게 나이브한 구도가 체벌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별반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느낀 독자라면 이 강연들을 통해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체벌이 근본적으로 ‘폭력’에 해당한다는 관점에서 가해 피해 관계의 첨예한 문제들을 세심하게 따라가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소개

저자 : 세이브더칠드런(기획)
제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19년, 연합국의 경제 봉쇄 정책으로 패전국 오스트리아 아이들이 굶주리는 것에 항의한 영국 여성 에글렌타인 젭이 창립한 국제 구호개발 NGO. 세계 최초로 아동의 권리를 천명한 창립자 젭의 정신을 이어받아 인종, 종교, 정치적 이념을 초월하여 아동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전 세계 120여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1950년 한국전쟁 이후인 1953년 전쟁 피해 아동 구호를 시작으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체벌을 아동의 신체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 보고 체벌을 근절하기 위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저자 : 김지은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심리철학과 철학교육을 공부했다. 199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바람 속 바람>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아동청소년문학을 연구하면서 평론과 서평을 쓰고, 서울예술대학교, 한신대학교 등에서 아동문학을 강의한다. 평론집 《거짓말하는 어른》 《어린이, 세 번째 사람》을 냈으며, 함께 쓴 책으로 《그림책, 한국의 작가들》 《이토록 어여쁜 그림책》, 엮은 책으로 《마해송 전집》, 옮긴 책으로 《너무너무 무서울 때 읽는 책》 등이 있다.

저자 : 김한종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등학교 역사 교사를 거쳐 현재 한국교원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역사교육이 학문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힘쓰면서, 사회와 교육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살고 있다. 지은 책으로 《역사교육으로 읽는 한국현대사》 《역사교과서 국정화, 왜 문제인가》 《민주사회와 시민을 위한 역사교육》 《10대에게 권하는 역사》 외 다수, 옮긴 책으로 《인류는 아이들을 어떻게 대했는가》가 있다.

저자 :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학교 졸업 후 줄곧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상근 활동가로 일하고 있다. 필요하면 무엇이든 한다는 생각으로 활동하다보니, 다큐멘터리도 만들게 되었고, 여성인권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도 되었다. 여성폭력과 관련한 각종 지침서, 정책제안서, 성명서, 의견서에 익명으로 글을 쓰는 것이 주업이며, 《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함께 썼다.

저자 : 표창원
어린이와 동물, 여행과 사진 촬영, 독서, 음악과 영화, 그리고 스포츠를 무척 좋아하는 전직 프로파일러, 교수, 작가, 방송인, 현직 국회의원. 그동안 추리소설 및 다수의 범죄분석, 사회비평 저서와 자전적 에세이를 저술했다. 앞으로 후속 추리 여행 에세이와 사진 에세이 등을 집필할 예정이며, 은퇴 후 정치 일선 경험을 접목한 정치 스릴러소설 집필에 도전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목차

기획의 말 체벌 이야기, 아직 더 많이 필요합니다 5

문학 동화 속의 맞고 때리는 아이들 김지은 13
질의응답 51
더 읽어보면 좋을 책들 56

역사 인류는 아동을 어떻게 대했는가 김한종 59
질의응답 93
더 읽어보면 좋을 책들 98

여성 아동의 다른 이름은 여성이었다 송란희 101
질의응답 145
더 읽어보면 좋을 책들 149

심리 아동학대범, 우리와 다른 괴물일까? 표창원 151
질의응답 176
더 읽어보면 좋을 책들 180

종교 종교와 체벌 구형찬 181
질의응답 216
더 읽어보면 좋을 책들 222

부록 세이브더칠드런 추천 도서 목록 224

책 속으로

아동문학 작가는 어린이 독자가 이 사회의 잔인한 현상들에 질겁해서 속수무책으로 살아가지 않도록, 사건의 실체를 어린이에게 가장 알맞은 언어로 전달하는 사람입니다. 불안을 어루만지고 현실의 폭력을 압도할 수 있는 문학적 카타르시스를 제공함으로써 어린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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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문학 작가는 어린이 독자가 이 사회의 잔인한 현상들에 질겁해서 속수무책으로 살아가지 않도록, 사건의 실체를 어린이에게 가장 알맞은 언어로 전달하는 사람입니다. 불안을 어루만지고 현실의 폭력을 압도할 수 있는 문학적 카타르시스를 제공함으로써 어린이가 자신의 행위를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게 해주는 거죠. 문학은 반폭력의 방식으로 폭력에 대응하는 정신적 투쟁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런 점에서 폭력을 직접적인 주제로 다룬 아동문학은 그 투쟁의 최전선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9~30쪽 [문학]

저는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존재이고 그런 생각을 통해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까지의 학교 교육처럼 어른들의 결론,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사회적 행동의 틀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아이들을 대하고 교육하는 방식은 생각의 훈련이라든가 연습,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런 사고 경험이 늘어나고 생각하는 연습이 누적될 때 합리적이면서도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생각과 행동들을 할 수 있겠죠. 91쪽 [역사]

가해자가 폭력을 행사하는 데에는 타당한 이유가 없습니다. 타당한 이유 없이 ‘그럴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고 보는 게 오히려 정확할 거예요. 이 말은, 그렇게 폭력을 쓸 수 있는 사회적인 조건이 된다는 거예요. 그걸 용인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폭력의 이유를 자꾸 개인의 문제로 돌리거나 음주나 가족력 등을 내세워 변명하면 문제는 영원히 해결될 수 없어요. 125~125쪽 [여성]


기회를 탈취하는 것이 폭력과 체벌이 야기하는 학습 효과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폭력과 체벌을 반복하게 되는 것은, 결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평화적인 수단, 더 효과적이고 오래 지속되는 수단을 접하고 배울 기회를 박탈당했기 때문이에요. 스스로는 폭력을 쓰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실제로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을 학습할 기회를 계속 박탈당하는 거죠. 어떻게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할지를 모르고 성장하는 겁니다. 161쪽 [심리]

체벌을 하는 사람들의 개인적인 경험, 양육 철학, 신념, 그리고 자녀에 대한 태도는 존중될 필요가 있지만, 현실에서 체벌로 인해 누군가 억압받고 고통을 겪고 있다면 이에 대해서는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발언하고 개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비록 종교적 신념에 의한 체벌이라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체벌을 둘러싼 문화적인 현실을 비평하기 위해 모든 사람이 부모나 교사가 될 필요는 없겠죠. 더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이 당사자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비평할 때, 누군가의 생존과 사회적 존속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조금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14~215쪽 [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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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문학 편] 아동문학, 폭력에 맞선 투쟁의 최전선 아동문학평론가 김지은의 문학 강연은 국내 및 해외의 아동문학 작품들을 소개하며 아동문학이 폭력을 어떻게 재현하고 있는지, 아이들이 현실의 폭력 문제와 마주하게 될 때 문학적 서사가 어떤 도움을 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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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편] 아동문학, 폭력에 맞선 투쟁의 최전선
아동문학평론가 김지은의 문학 강연은 국내 및 해외의 아동문학 작품들을 소개하며 아동문학이 폭력을 어떻게 재현하고 있는지, 아이들이 현실의 폭력 문제와 마주하게 될 때 문학적 서사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섬세하게 이야기한다. 특히 ‘한국 아동문학에 나타난 폭력 이야기’의 계보를 추적하는 부분에서는 국내 아동문학이 폭력 서사를 재현하는 방식에 오랫동안 주의를 기울여온 강연자의 깊은 내공을 느낄 수 있다. 폭력 문제를 다룬 동화책을 고르거나 추천할 때 염두에 두면 좋을 점들도 함께 소개하고 있어, 동화책을 읽거나 추천해야 하는 독자들이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문학 편 강연은 기본적으로 폭력의 문제와 관련해 뛰어난 문제의식을 보여주는 동화나 문학작품들을 선별해 소개하고, 해당 서사가 전하는 통찰을 청중, 독자들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를테면 부잣집에 고용되어 그 집 아이를 대신해 매를 맞는 가난한 집 아이의 이야기를 그린 《휘핑보이》 같은 작품은 누군가 나를 대신해서 맞을 때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공포와 고통을 선연하게 보여준다. 중세 유럽의 귀족 가정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지만, 이른바 ‘본보기 체벌’이라는 것이 최근까지도 학교에서 다수의 아이들을 통제하는 방편으로 활용되었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이뿐만 아니라 ‘체벌을 유예하는 행위’ 역시 또 다른 체벌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지금 당장 때릴 수도 있지만 한 번쯤은 참아주겠다는 식의 경고는 물리적으로 체벌을 가하는 것은 아닐지언정 체벌 위협을 가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연장된 체벌과 다름없다.
기본적으로 아동문학은 사회 곳곳의 은폐된 폭력을 찾아내 어린이의 목소리로 드러내고자 한다. 현실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폭력 상황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가공해서 어린이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이것은 취조나 수사를 통해 이른바 ‘팩트’(체벌 및 폭력 여부)를 따져 묻는 행위와는 결을 달리한다. 폭력 상황 자체가 아닌, 폭력 상황에 관한 서사를 접하며 아이들은 이 사회의 잔인한 현상들과 마주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 불안을 어루만지고 현실의 폭력을 압도할 수 있는 문학적 카타르시스를 제공함으로써 어린이가 자신의 행위를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 연습은 ‘맥락’을 사고하게 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사건을 둘러싼 여러 가지 맥락들을 무시한 채 오로지 ‘팩트’만을 종용하는 사회에서 어린이들이 맥락을 사고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작품을 매개로 난폭한 행위의 숨겨진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심리 상태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냄으로써 비판적 사고 실험을 해볼 수도 있다. 물론 가해자의 상태에 대한 공감을 가해자의 입장을 정당화하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여기서의 공감이란, 우리 자신이 언제든지 상대적 강자의 자리에 설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그 마음이 왜 부당한 마음인지 스스로 생각하고 반성해보는 행위를 뜻한다. 문학적 서사를 통해 스스로의 행위를 날카롭게 성찰해보는 것이다. 이처럼 문학은 어린이에게 반폭력의 방식으로 폭력에 대응하는 길을 열어준다.

[역사 편] 어린 아이이기 전에 사회 구성원
역사 편 강연은 체벌 문제를 ‘어린이의 역사’라는 훨씬 더 근본적인 지평에서 논의한다. 인류가 여태껏 아동을 어떤 존재로 대해왔는지 역사적인 틀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이것은 어른들의 일방적인 잣대로 아이들을 규정하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기획에 가깝다.
우선 최초의 인류 사회인 수렵?채집 사회에서부터 국가 중심의 본격적인 학교 교육이 등장한 근대 시기까지 어린이가 사회에서 어떤 존재로 받아들여졌는지를 역사적으로 짚어본 다음, 성인 보호자의 그늘에서 벗어나 사회문제에 대해 주체적으로 목소리를 낸 어린이들의 역사적 사례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어린이에 관한 일련의 역사를 따라가면서 독자들은 어린이라는 존재가 그동안 한 번도 독자적인 주체로 사고되지 못했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어린이’라고 할 때 그 존재는 항상 성인을 보호자로 필요로 하는 대상, 스스로 온전히 사고하고 행동하지 못해 어른들의 통제와 허락을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어린이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미성숙하기만 한 존재가 아니다. 4·19 혁명 당시 시위에 나선 수송국민학교 학생들, 6·10 만세운동을 주도한 고등학생들, 2017~2018년 겨울 촛불집회에 나가 세월호사건에 대해 발언한 청소년들까지, 우리는 분명 한 명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당하게 발언하고 생각을 정립해나가는 아이들과 마주하고 있다.
결국 우리가 문제 삼아야 할 것은 어린이의 미성숙함이 아니라, 어린이를 미성숙한 존재로 보는 어른들의 협소한 관점이다. 체벌옹호론 역시 어린이가 스스로 판단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어른이 (체벌을 통해서라도)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핵심으로 한다. 하지만 이 사회가 아이들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달리한다면 체벌에 대한 관점 또한 크게 변화하지 않을까? 어린이 역시 자신의 생각에 따라 의사 결정을 하는 엄연한 ‘시민’이라는 점을 존중한다면, 일방적인 체벌보다는 사고 경험을 제공하고 때로는 그것을 정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교육 방식을 더 적극적으로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여성 편] 아동의 다른 이름, 여성
아동을 향한 폭력과 여성을 향한 폭력은 상당히 닮아 있다. 이 닮음에서 출발하는 여성 편 강연은 아동 체벌 및 폭력 문제가 가정폭력, 여성폭력과 뗄 수 없이 얽혀 있다는 사실을 역설한다. 15년 넘게 한국여성의전화에서 활동해온 송란희 사무처장은 어린이에게 행사되는 폭력을 단순히 아동폭력에 한정하지 않고 사회적 약자를 향한 혐오와 폭력의 차원으로 확장해 논의한다. 독자들은 여성 편 강연을 통해 아동 체벌과 학대가 근본적으로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동’이 언제나 ‘여성’과 함께 묶여 논의되고 있는 현실, 지금의 여성가족부가 한때 부처 이름을 ‘여성청소년가족부’로 바꾸려 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줄 수 있을까? ‘여성과 아동’이라는 조합은 도처에서 너무도 흔하게 발견되는 반면, ‘남성과 아동’의 조합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여성과 아동이 함께 묶이는 것은 이들이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송란희 사무처장은 “약자임을 판단하는 세상의 중심이 어딘가에 있어서 주류가 아닌 주변부의 사람들에게 약자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다고 언급한다.
이 강자 약자의 관계는 매우 친숙하고 친밀한 일상에 도사리고 있다. 결국 폭력이라는 것은 단순한 억압의 문제도 감정 조절에 실패해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도 아니다. 폭력은 관계에서 발생하는 권력과 통제의 문제라 할 수 있다. 가정폭력은 물론 사내 폭력, 학교폭력, 체벌을 가장한 교사의 폭력 등이 모두 그런 권력관계에서 발생한다. 폭력의 피해자가 되기 가장 쉬운 사람은 그 집단의 최약자이다. 가정폭력이 발생하는 가구에 동물 학대와 아동학대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를테면 남편이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할 때, 아내에게 직접적으로 폭력을 쓰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약자인 반려 동물이나 아이들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하거나 실제로 그렇게 하는 경우가 많다.
가정폭력은 물론 여성폭력, 아동폭력이 모두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당하는 폭력임을 생각한다면, 피해자들이 한평생 얼마나 깊은 상처를 입고 살아가게 되는지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피해자 탓하기/의심하기’가 사건을 축소하고 그 본질을 왜곡함으로써 피해자에게 또 다른 가해를 행사한다는 것도. 대표적으로 ‘맞을 짓을 했으니 맞아도 된다’거나 ‘저 사람이 맞을 짓을 했다’는 말은 폭력의 본질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 세상에 ‘맞을 짓’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맞아도 되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맞을 짓을 했으니 맞아도 된다’는 말은, 모든 사람이 침해될 수 없는 고유한 인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기초할 때 결코 성립될 수 없다.
피해자의 행동을 문제 삼고 탓하면서 그 행동을 가해와 연관 짓는 수사 관행이 계속되면 사건은 결코 해결될 수 없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폭력은 동의 없이 상대방의 신체를 침해하는 행위이기에, 가해자가 폭력을 행사했다는 사실 그 자체가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되어야 한다. 물론,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되어온 권력과 통제를 살피는 것도 가해와 피해 관계를 파악할 때 중요한 과제이다.

[심리 편] 우리는 어떻게 폭력을 학습하게 될까
심리 편 강연에서는 전직 프로파일러로 활발하게 활동한 표창원 국회의원이 폭력 가해자의 심리, 나아가 아이들을 체벌로 다스리려고 하는 부모들의 심리를 자세하게 분석한다. 폭력 가해자들의 경우, 직접적으로 아동학대를 저지른 범죄자들을 언급하기보다는 여러 폭력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들 대부분이 유년 시절 아동학대를 경험한 바 있다는 사례 연구를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보고 배울 대상을 필요로 하는 어린아이들이 부모에게 학대를 받아 제대로 된 정서 교류를 하지 못한 채 유년을 보내게 될 때, 그 파급력이 상당하다는 것이 표창원 의원의 지적이다. 눈빛, 표정, 행동과 같은 비언어적 제스쳐들이 자연스럽게 교류되고 학습되는 것처럼 부정적인 감정과 폭력 성향 역시 학습될 가능성이 크다보니,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되었을 때 비슷한 행동을 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머리로는 폭력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도, 부모가 자신에게 했던 폭력적인 행동을 부지불식간에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표창원 의원은 폭력성이 학습된다는 논의를 한층 더 정교하게 끌고 간다. 부모에게 학대를 당한 아이들이 폭력성을 학습하게 된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폭력 외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평화적인 수단을 학습할 기회를 박탈당한 것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폭력을 쓰는 이유는 폭력이 가장 빠르고 손쉬운 수단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폭력 외의 평화적인 수단을 학습하는 경험이 무척 중요한데, 학대를 당한 아동의 경우 그런 학습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박탈당하게 된다. 오랜 시간 함께 지내는 부모에게서 평화적인 문제 해결 방식을 배우지 못한 경우, 문제 상황에서 체벌이나 폭력 같은 손쉬운 수단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타인에게 투사하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체벌이나 폭력은 정확히 훈육을 의도하는 행위라기보다 순간적인 분노를 배출하는 방법에 더 가깝다. 체벌이 정당하다는 믿음은 사실상 자신의 행위에 대한 합리화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정말로 누군가, 특히 아이를 걱정한다면 아이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투사하지 않으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평화적인 수단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폭력이 차지하고 있는 자리에 원래 있어야 할 것은 애정과 관심을 바탕으로 한 대화이다.

[종교 편] 체벌은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마지막 강연인 종교 편은 종교와 체벌의 연관성 속에서 체벌 담론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를 다룬다. 종교와 체벌의 접점이라고 하면 보통은 특정 종교 안에서 수행이나 징벌을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체벌 정도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보면, 종교와 체벌이 무엇보다 특정한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갖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종교의 경우 내부의 공식적인 교리 혹은 신앙자들의 문제로 간주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해당 종교의 교리를 이해한다고 해서 현실의 여러 종교 문제들을 감당하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 종교 단체들 간의 패싸움은 물론이고 종교 내부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살인, 횡령, 종교 단체가 주도하는 국제 테러 등의 사건은 교리를 넘어 문화적 현실로 종교를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종교는 곧 사회 구성원들이 살아가는 생생한 문화적 현실이기도 한 것이다. 따라서 강연자는 ‘종교’라는 말 대신 ‘종교문화’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체벌 역시 마찬가지이다. 체벌 문제에 직접적으로 연루되어 있는 당사자들은 부모와 아이 혹은 교사이지만, 사실상 체벌은 다수의 사람들에 의해 구성된 한 사회의 문화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이른바 ‘체벌문화’ 혹은 체벌을 둘러싼 담론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군대나 대학 동아리의 입문식 따위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고통이 의미를 낳는다’는 생각, 맞을 짓을 했으니 맞아도 된다는 (비)논리, 위험한 일은 때려서라도 막아야 한다는 생각, 사랑해서 때린다는 말 등 체벌에 관여하지 않는 당사자들의 견해도 이런저런 체벌 담론의 형성에 일조하고 있다. 심지어는 체벌에 대해 완전히 무관심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하는 사람마저 바로 그 무관심과 침묵이라는 형태로 ‘체벌문화’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강연자의 통찰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체벌 금지를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 상황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체벌이 널리 확산된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해주는 것일 수 있다. 따라서 체벌 금지 운동이 정확히 어떤 문화적 현실을 가리키고 있는지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물론 (체벌 옹호가 아닌) 체벌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체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도는 여전히 드물며, 이것이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나서서 개입해야 할 문제라는 인식 또한 요원하다. 제도적 개입을 넘어 사회 곳곳의 다양한 사람들이 체벌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개입하지 않는다면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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