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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590쪽 | 규격外
ISBN-10 : 8925553139
ISBN-13 : 9788925553139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중고
저자 에린 그루웰 | 역자 김태훈 |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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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2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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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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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절망에서 우리를 구원해 줄 142편의 일기! 절망을 이기는 용기를 가르쳐준 감동과 희망의 글쓰기 수업『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는 1999년에 출간된 원서 《The Freedom Writers Diary》를 개정증보한 10주년 기념작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가난과 폭력, 차별과 편견이 점령한 세상에서 글쓰기로 소통을 시작한 아이들의 아름다운 성장이 다큐멘터리처럼 펼쳐지는 논픽션이다. 미래에 대한 꿈을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일어난 기적의 변화를 따라간다.

이 책은 스스로의 힘으로 희망을 찾았으며, 미래를 변화시킨 아이들이 직접 쓴 142편의 일기로 구성되었다. 《안네의 일기》 등의 문학 작품을 통해 세상과 새로운 소통을 시도한 아이들의 일기는 세상을 점령한 가난과 폭력, 차별과 편견을 물리칠 수 있는 평화로운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아울러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얻어낼 수 있도록 인도한다. 개정증보판에는 졸업 후 후일담이 수록되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한 고등학교의 203호는 교사들이 가르치기를 포기한 학생들이 모여있는 교실이다. 보호 관찰 대상인 아이들도 있으며, 마약 중독을 치료 중인 아이들도 있다. 학교에서는 차별과 싸움이 끊이지 않고, 거리에서는 갱들로 인해 전쟁터나 다름 없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희망이란 없었다. 하지만 1994년 가을, 에린 그루웰이라는 교사가 나타나 글쓰기 수업을 통해 '희망'을 가르치는데…….

저자소개

저자 : 에린 그루웰
저자 에린 그루웰 Erin Gruwell은 ‘세상의 모든 학생에게 학문적 잠재력을 깨닫는 기회와 희망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세워진 자유의 작가 재단(Freedom Writers Foundation) 대표. 그녀는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자기치유 글쓰기 수업을 장려하는 전문가로 활동하는 한편, 교수법을 연구하고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교육계에 헌신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롱비치 윌슨고등학교에서 4년간 문학을 가르쳤던 이야기와 당시 제자였던 아이들의 일기 142편을 함께 엮은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The Freedom Writers Diary)》는 출간 직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으며, 뉴스위크·타임·피플·오프라윈프리쇼·굿모닝아메리카 등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자기치유 글쓰기의 교육효과를 감동적으로 증명해낸 이 책은 미국 공교육에 ‘프리덤 라이터스 교수법’이 도입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이후 에린 그루웰은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강단에서 교사를 가르치게 되었고, 자유의 작가들과 지속적인 모임을 이어가면서 자유의 작가들 재단 활동을 겸하고 있다.

역자 : 김태훈
역자 김태훈은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현재 번역에이전시 하니브릿지에서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야성적 충동》, 《욕망의 경제학》등이 있다.

목차

추천의 말
프롤로그

1학년, 1994년 가을
그루웰 선생님의 첫 번째 일기
Diary 학교 첫날 | 학교의 인종 분열 | 몰매를 맞다 | 교내에서 일어난 인종 폭동 | 총을 사다 | 친구의 죽음 | 갱단의 규칙 | 여학생 모임 가입하기 | 그라피티 | 반이민법 | 난독증 | 소년원 | 빈민가 | 러시안룰렛

1학년, 1995년 봄
그루웰 선생님의 두 번째 일기
Diary 로미오와 줄리엣 | 십 대의 사랑과 도피 행각 | 몸무게의 고통 | 다양성을 배우다 | 오클라호마 폭탄 테러 | 《만자나르여, 안녕》 | 고난을 이겨낸 사람들 | 존 투 씨 | 1학년의 변화

2학년, 1995년 가을
그루웰 선생님의 세 번째 일기
Diary 노숙자 | 낭포성 섬유증 | 부끄러움 | 열두 명의 성난 사람들 | 우등생 | 매력적인 중세 이야기 | 관용의 교훈 | 변화를 위한 건배 | 더 나은 변화 | 진실한 증언 | 알코올중독 | 도둑질 | 안네 프랑크의 일기 | 십 대 작가들 | 즐라타의 일기 | 보스니아 취재 | 즐라타 초대하기

2학년, 1996년 봄
그루웰 선생님의 네 번째 일기
Diary 홀로코스트 생존자들과의 만남 | 안네의 가족을 숨겨준 사람 | 순간 | 우리의 초청에 응한 즐라타 | 즐라타와의 저녁식사 | 색다른 우정 | “저는 그냥 한 사람의 인간입니다” | 테러리즘 | 관용의 날 | 마약중독 | 보스니아를 위한 농구 | 이혼 | 새로운 친구들

3학년, 1996년 가을
그루웰 선생님의 다섯 번째 일기
Diary 인종차별주의자 선생님 | 할머니의 죽음 | 인종 폭동 | 자기평가 | 자살 | 도망 | 일자리 구하기 | 성적 불평등 | 성폭행 | 남자친구의 학대 | 가정폭력 | 아동학대 | 동생의 죽음

3학년, 1997년 봄
그루웰 선생님의 여섯 번째 일기
Diary 안네 프랑크의 친구들 | 두려움을 감추다 | 빈민가의 삶 | 컴퓨터의 힘 | 미프 씨의 두 번째 편지 | 편집 작업 | 낙태 | 변화의 계기 | 자유의 여행자들 | 미국의 일기 | 기금 모금 콘서트 | 순수한 자유의 작가 | 하나가 된 자유의 작가들 | 엄한 아버지 | 알링턴 국립묘지 | 링컨 기념관 | 철십자 가리기 | 증오 범죄 | 홀로코스트 박물관 | 쌍둥이 실험 | 라일리 장관과의 저녁식사 | 일어서라 | 라일리 장관에게 전달한 일기 | 촛불 추모회 | 워싱턴 떠나기 | 금의환향 | 살인 사건 | 데이비드 캐시 | 평화 행진 | 학생회장 | 외톨이 | 모두 함께

4학년, 1997년 가을
그루웰 선생님의 일곱 번째 일기
Diary 셰릴 베스트 씨 | 퇴거 통지서 | 내 발목을 잡는 가난 | 불법 이민자 | 최초의 남미계 교육부 장관 | 영화는 나의 꿈 | 가지 않은 길 | 조언자 찾기 | 조언자 되기 | 《LA타임스》의 기사 | 교도소에서 온 편지 | 비정한 아버지 | 신입생 괴롭히기 | 아빠의 소중함 | 엄마의 죽음

4학년, 1998년 봄
그루웰 선생님의 여덟 번째 일기
Diary 게스의 후원 | 안네 프랑크의 정신상 | 뉴욕의 룸메이트들 | 안네 프랑크를 기리며 | 권력의 남용 | 저널리스트의 힘 | 출판 에이전트 | 책을 내다 | 팀워크 | 《동물 농장》의 교훈 | 태도 고치기 | 바버라 복서 상원의원 | 주의력장애 | 동성애 | 무도회의 여왕 | 세상 구하기 | 악순환의 끝 | 축구선수로 거듭나기 | 진로 문제 | 대학 입학 | 이별의 두려움 | 십 대의 임신 |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 상으로 받은 컴퓨터 | 아낌없이 주는 나무 | 졸업 답사 | 마약중독자에서 우등생으로 | 난관을 넘어서 | 졸업

에필로그

후일담
그루웰 선생님의 일기
Diary 변화를 위한 싸움 | 모든 게 괜찮아질 거야 | 향수병 | 대학 졸업 | 자유의 작가 장학금 | 때늦은 고백 | 오래 가는 것은 강한 사람이다 | 영화 주인공이 되다 | 카메라 앞에서 | 자유의 작가에서 부부로

감사의 말
옮긴이의 글

책 속으로

에린 씨가 나누어준 지성과 끈기, 사랑은 학생들의 삶을 크게 바꾸어놓았다. 학생들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열등생’으로 계속 남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에린 씨는 몇 년 만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켜서 그 학생들이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는 든든한 환경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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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린 씨가 나누어준 지성과 끈기, 사랑은 학생들의 삶을 크게 바꾸어놓았다. 학생들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열등생’으로 계속 남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에린 씨는 몇 년 만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켜서 그 학생들이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는 든든한 환경을 만들어냈다. 그녀는 학생들을 작가뿐 아니라, 감히 말하건대 역사적인 사람들로 변화시켰다. 그녀는 학생들이 배움을 통해 불의에 눈뜨고 그에 맞서 싸울 무기(펜과 지식, 믿음 그리고 강한 의지)를 갖도록 헌신적으로 이끌었다. 또한 세상에서 자신이 있어야 할 올바른 자리를 찾도록 가르쳤다. 나는 학생들이 그녀를 평생 기억할 것이며,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선생님이 그녀 같기를 희망한다. 그러면 세상은 틀림없이 더 나은 곳이 될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아이들의 현장학습을 도와주겠다고 제의한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존 투라는 분인데,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다. 그는 내가 <쉰들러 리스트>를 보러 아이들을 극장에 데려갔다가 인종차별을 당한 기사를 읽고는 도와줘야겠다고 결심한 모양이다. 아이들을 바로잡으려면 나 자신이 몸을 낮추고 그들과 함께 뒹굴지 않으면 안 된다. 곧 셰익스피어를 공부할 텐데, 타이츠를 입고 우스꽝스런 말을 하는 이 남자가 실은 ‘끝내준다’는 사실을 믿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로미오와줄리엣》에 나오는 몬터규가와 캐풀렛가를 고전판 갱단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갱스터이며, 400년 동안 말투와 인종, 구역은 엄청나게 변했지만 주제는 똑같다고 말이다. - ‘에린 그루웰 선생님의 두 번째 일기’ 중에서

한번은 친구들하고 대마초를 피우고 있는데 경찰들이 들이닥쳤다. 경찰은 나를 소년원에 집어넣었다. 그날 나는 내 인생에서 최악의 밤을 보냈다. 어느 날 선생님은 내 GPA가 0.5점밖에 안 된다고 하면서 노력하면 더 잘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죄책감이 들었다. 잠시 뒤 수업이 끝나 교실을 나서려는데 그루웰 선생님은 내 삶을 영원히 바꾸어놓을 얘기를 했다. 선생님은 “너를 믿는다”고 했다. 지금까지 내게 아무도 그런 말을 해준 적이 없었다. 특히 선생님들은 그런 말을 전혀 하지 않았다. 선생님이 나에게 신경을 써준 뒤로 나도 나 자신을 돌보기 시작했다. 이제는 더 이상 학교를 빼먹지 않는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학교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 ‘1학년의 변화’ 중에서

놀라운 점은 학교에서 누구 하나, 심지어 그루웰 선생님이나 친구들조차도 내가 술에 취해있다는 걸 눈치 채지 못한다는 것이다. 왜냐고? 나만의 비법이 있다. 나는 학교에 가기 전에 도넛 가게에서 산 껌을 하루 종일 씹는다. 영리하지 않은가? 한번은 수영 시간에 다리가 풀리는 바람에 물에 빠져 죽을 뻔했다. 모두들 내가 지쳐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은 술에 취한 탓이었다. 점심시간에는 제대로 서있지도 못할 정도가 된다. 그러면 화장실로 가서 엉망으로 토해낸다. 저녁 무렵이면 다시 사람들이 알던 착하고, 똑똑하며, 순진한 아이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삶과 세상을 바꾼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기 전에는 내 문제를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 내가 엄청난 위선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나치가 안네 프랑크와 같은 죄 없는 사람들을 고의로 괴롭히는 내용이었다. 내 경우 나를 괴롭히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내 문제를 숨기는 것도 나 자신이었다. - ‘알코올중독’ 중에서

그루웰 선생님은 평가표를 내밀며 “너,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고나 있니?”라고 물었다. 그루웰 선생님은 가만히 있는 나를 보고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는지 평가표를 치켜들며 소리쳤다. “이건 스스로를 엿 먹이는 거야! 알겠니? 이건 널 엿 먹이는 거고, 날 엿 먹이는 거고, 널 아끼는 모든 사람을 엿 먹이는 거야!” 곧이어 선생님의 불같은 질책이 쏟아졌다. 얼마나 혼이 났는지 정신이 얼떨떨할 지경이었다. 누구도 그토록 뜨겁게 나를 혼낸 사람은 없었다. 그런 식의 격려는 처음이었다. 그루웰 선생님은 내가 선생님의 얼굴에 대고 꺼지라고 말하기 전에는 절대 날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서있기만 했다.- ‘자기평가’ 중에서

한없이 길게 느껴진 하루가 지나갔다. 엄마가 집에 온 뒤에야 마음이 놓였다. 나는 마음을 굳게 먹고 샤워하며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불결한 느낌을 문질러 없애려고 애썼다. 그러고는 엄마를 욕실로 불러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 이후 조 삼촌과 내 관계는 결코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했다.《컬러 퍼플》에서 셀리는 성폭행과 학대, 모욕과 무시에 시달렸지만 순수한 영혼을 잃지 않았다. 그 모든 끔찍한 일들도 그녀의 용기를 꺾지는 못했다. 삶에서 더 많은 것을 추구하고, 웃고, 사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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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할 수 없어요” 부조리한 세상 속 위기의 아이들을 치유하고 성장시킨 문학수업 대한민국 모든 세대를 울린 밀리언셀러! 졸업 후일담 수록 개정증보 출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책따세 추천도서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추천도서 ...

[출판사서평 더 보기]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할 수 없어요”
부조리한 세상 속 위기의 아이들을 치유하고 성장시킨 문학수업
대한민국 모든 세대를 울린 밀리언셀러! 졸업 후일담 수록 개정증보 출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책따세 추천도서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추천도서
★대한출판문화협회 올해의 청소년도서 ★네이버 오늘의 책


‘세상의 모든 학생에게 학문적 잠재력을 깨닫는 기회와 희망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세워진 자유의 작가 재단(Freedom Writers Foundation) 대표, 에린 그루웰. 미국 공교육에 도입된 프리덤 라이터스 교수법의 창안자이자, 미국을 넘어 유럽 전역에서도 활동하는 자기치유 글쓰기 전문가, 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사업을 열정적으로 펼치고 있는 교육운동가인 그녀를 있게 한 것은 바로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The Freedom Writers Diary)》라는 책이다. 1999년 출간 즉시 뉴스위크·타임·피플·오프라윈프리쇼·굿모닝아메리카 등 유력 언론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단숨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후, 세계적인 밀리언셀러가 된 이 책은 고등학교 국어교사였던 에린 그루웰이 자신의 이야기와 초임 시절 동고동락한 제자들의 일기 142편을 꾸밈없이 엮어낸 작품이다.
1994년 가을, 대학을 졸업하면서 캘리포니아 롱비치 윌슨고등학교 교사로 부임한 23세 에린 그루웰은 노련한 선배 교사들조차 포기한 203호 수업을 맡아 문학과 글쓰기로 ‘문제아’로 낙인 찍힌 빈민가 아이들 150명의 마음을 열어나간다. 학급 전원이 무사히 졸업하기까지 다사다난한 4년을 보내면서 이들은 서서히 자존감을 회복하고 서로를 치유하며 성장해나간다. 이 책에는 어두운 환경에 방치되어 위기를 겪던 아이들의 기적적인 변화가 생생한 육성으로 담겨있으며, 청소년들의 애환을 진심으로 보듬어주는 동시에 문학을 통해 정신적 성숙으로 이끈 에린 그루웰이 전하는 참교육의 메시지가 큰 울림을 준다.
이번에 출간되는 한국어판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는 1999년에 출간된 원서 《The Freedom Writers Diary》를 개정증보한 10주년 기념작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에린 그루웰과 학생들이 203호 교실을 떠난 이후의 이야기들로 개정증보된 특별판이다. 에린 그루웰이 교육운동에 전념하는 동안, 제자들 역시 인생을 씩씩하게 개척해나가는 중이다. 일부는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뒀고, 일부는 평범한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고, 어떤 이들은 아직 고통받는 삶 가운데 있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그들은 현재의 고통을 절망이 아닌 ‘성장통’으로 받아들인다. 십 대에서 훌쩍 자라 30대 성인이 된 그들이 끊임없이 도전하며 운명을 개척하는 모습이 담긴 후일담 속에서 ‘절망을 이기는 용기’의 진정한 모습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문제아가 아닌 ‘나’가 되는 수업시간이 좋아서 난생처음 학교에 가고 싶어졌다”
선생님은 우리의 마음을 열었고, 우리는 새로운 삶을 열었다!

윌슨고등학교 203호는 학교에서 아무도 감당할 수 없는 불량학생들의 집합소다. 보호관찰 대상이거나 마약중독 치료 중인 아이, 강제로 전학 조치를 당한 아이들이 대부분인 이 교실에서 희망은 너무나 먼 얘기다. 그러던 어느 날 살벌한 203호에 새내기 교사 에린 그루웰이 나타난다. 늘 문제가 끊이지 않는 이 학급의 수업을 힘겹게 이끌어가던 그녀는 점차 깨닫는다. 학대, 차별, 성폭력, 마약중독 등 가정문제나 사회환경이 아이들을 악동처럼 행동하게 했을 뿐, 사실 그들은 도움을 간절히 바라고 있음을. 참혹한 현실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용기를 북돋고, 그 길을 열어주고 싶었던 그녀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안네 프랑크의 일기》, 《즐라타의 일기》, 토드 스트라서의《파도》, 엘리 비젤의《밤》, J. D. 샐린저의《호밀밭의 파수꾼》, 앨리스 워커의《컬러 퍼플》, 에이미 탠의《조이 럭 클럽》 등의 문학작품을 함께 읽고 일기를 써보도록 격려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생각처럼 잘 따라와주지 않았다. “왜 나하고 상관없는 사람들의 책을 읽어야 하죠?”라며 반항하기 일쑤였다. 에린 그루웰은 끈질기게 설득했다. “그걸 어떻게 장담하지? 넌 책을 열어보지도 않았잖아. 직접 읽어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어. 아마 읽다 보면 생생하게 살아있는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될 거야.” 결국 억지로 《안네 프랑크의 일기》를 펼친 아이는 얼마 뒤 자신의 일기에 이런 글을 남겼다. “나는 《안네 프랑크의 일기》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그루웰 선생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책 읽기가 싫고, 그루웰 선생이 싫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놀랍게도 틀린 건 나였다. 안네 프랑크의 일기를 읽으며 그녀가 죽어가는 동안, 내 마음의 일부도 같이 죽어가는 기분이었다. 결국 그가 죽었을 때 나는 울고 말았다.”
에린 그루웰은 문학과 글쓰기를 통해 아이들로 하여금 자신이 처한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절망 속에서도 긍정적인 생각을 얻어낼 수 있도록 했다. 마지못해 책을 펼쳤던 아이들은 자신과 비슷한 고통을 겪고 그것을 극복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절망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오히려 절망에 더 깊숙이 빠져 들게 하는 어리석은 짓임을 깨닫는다. 수시로 총질을 당하거나 두들겨 맞고, 때로 양심의 가책 없이 가해자가 되기도 했던 아이들은 조금씩 현재의 자신을 객관화하며 자신이 돌아가야 할 자리를 찾게 되었다. 아이들이 낙인찍힌 삶을 스스로 탈피해 새로운 삶을 여는 ‘기적’이란 지도교사 에린 그루웰도, 학교도, 아이들의 부모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네가 희망을 글로 쓴다면 그 꿈은 이루어진단다”
황폐해진 아이들의 인생을 꽃피운 142편의 일기!

에린 그루웰은 더 나아가 유명인사 초청 행사와 현장학습을 추진하며 후원금을 모으고 때로 아르바이트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그녀의 혁신적인 수업을 통해 아이들은 확연히 달라졌다. 독서와 글쓰기를 즐기게 되었고 공부에 재미를 붙였으며, 세상의 보편적 정의를 위해 싸운 시민운동단체 ‘자유의 여행자들(The Freedom Riders)’을 기리는 의미에서 자신들을 ‘자유의 작가들(The Freedom Writers)’이라고 부르면서 미래를 설계하고 사회에 도움을 줄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막연했던 꿈을 일기에 적어나가며 구체적인 직업으로 연결 짓는 한편, 같은 십 대를 돕는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렇게 4년이 흐르고 졸업이 다가오면서 에린 그루웰은 아이들과 함께 특별한 도전을 계획한다. 그것은 ‘대학 진학’이었다. 203호 아이들의 가정형편과 환경을 고려할 때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으나 이들은 다시 한 번 힘을 모았다. 한 아이는 당시를 일기에 이렇게 기록했다. “로버트 프로스트가 쓴 ‘숲 속에 난 두 갈래 길 중에서,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고, 그 후로 모든 것이 변했네’라는 시구가 바로 나의 현재를 말해주고 있다. 내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다. 하나는 가족이 걸어간 길을 따라 졸업 후 바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따라 가족 중 처음으로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다. 나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기로 결심했다. 그 길이 결국은 나를 더 나은 미래로 데려다줄 것이기에 그렇다. 내가 앞서 걸어가고 나면, 내 여동생들은 나만큼 두려워하지 않고도 그 길을 따라올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대학과 학과를 정하고, 성적과 잠재력을 증명할 서류를 마련하고, 입학 에세이를 준비하는 동안, 에린 그루웰은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각종 장학금을 알아보고 후원자를 물색했다. 그 피땀 어린 노력은 어김없는 결실을 맺었다. 203호 아이들 전원이 고교 졸업을 당당히 해냈고 그중 상당수가 하버드, 컬럼비아, 프린스턴과 같은 명문대에 입학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절망을 이기게 해준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지금 우리에게도 글쓰기의 힘이 필요하다!

드디어 졸업을 맞이했을 때 에린 그루웰과 아이들은 유럽 여행을 떠난다. 지난 치유와 성장의 여정이 안네 프랑크의 다락방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에린 그루웰은 여행을 마치며 모두의 인생에 더 큰 변화가 다가올 것을 예감하며 기록을 남겼다. “아우슈비츠와 사라예보, 암스테르담에 있는 안네의 비밀 은신처 등을 돌아보는 대장정을 마치고 나면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미국에 돌아올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일기를 나누고 새로운 길을 걸어가며, 평화와 관용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함께한 여정의 끝은 새로운 길의 시작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에린 그루웰의 글귀처럼 학창 시절의 일들은 정말 시작에 불과했다. 아이들이 대학에서 새로운 생활을 맞이하게 된 즈음, 에린 그루웰은 성장과 치유의 문학수업 여정이 담긴 142편의 일기를 엮어 출간했고 일약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리고 자기치유 글쓰기의 교육효과를 감동적으로 증명해낸 이 책을 계기로 미국 공교육에 ‘프리덤 라이터스 교수법’이 도입되어, 필라델피아의 Grover Washington, Jr. Middle School, 시카고의 Chico High School, 아틀란타의 Booker T. Washington High School 등 여러 학교가 자기치유 글쓰기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의 성공적인 출간 이후, 에린 그루웰은 윌슨고등학교를 떠나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강단에서 교육학을 가르치게 되었고, 자유의 작가 재단을 세웠다.
만약 에린 그루웰이라는 교사를 만나 삶의 방향을 틀지 않았더라면 203호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는 진정성과 애정을 품은 한 명의 교사가 얼마나 많은 학생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문학작품들이 아이들의 의식 전환은 물론 잠재력까지 일깨웠다는 점은 무척 의미심장하다. 문학의 치유적 힘을 잘 활용하는 한편,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교육을 실시한 덕분에 표준 교육과정에서 소외되었던 아이들이 삶의 의미와 학습 의욕을 찾아갔다는 사실은 우리의 교육현장에도,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에게도 모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는 성장기 아이들이 시련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 용기를 얻고 극복해나갈 것인가에 있어서 글쓰기의 힘을 역설한다. 지금 우리에게는 그러한 글쓰기의 힘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추천사

원망과 한탄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운명을 뒤집는 것은 이해심과 의지다. 이 책의 저자는 참된 교육이 어떻게 인생역전을 이루는지 보여준다. 1996년, 절망으로 가득했던 한 교실은 지금의 우리 현실과 닮아있다. 이 땅의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이 책을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막막한 현실에 놓인 모두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것이다.
안광복 _ 중동고등학교 철학교사, 《열일곱 살의 인생론》저자

150명의 특별한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 에린 그루웰은 소외된 아이들의 영혼을 치료해준 기적의 선생님이었다. 그녀는 폭력과 차별, 편견에 멍든 아이들에게 문학과 글쓰기를 가르치고, 아이들 스스로 상처를 극복하고 미래를 변화시키도록 이끌었다. 이 책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시련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준다.
강지원 _ 변호사, 前 청소년잡지 《큰바위얼굴》 발행인

놀라웠습니다. 눈가를 적시는 감동, 박차고 일어나야 할 것 같은 일깨움. 도저히 꿈꿀 수 없었던 아이들이 위대한 교사와 함께 영혼을 열어 스스로 변화해나가는 아름다운 고백이 전쟁 같은 고달픈 삶을 살아야 하는 이 땅의 아이들과 겹쳐집니다. 이 책과 함께 배움과 삶이 하나가 되는 아름답고도 대안적인 여행을 떠나길 바랍니다.
양희창 _ 간디교육공동체 대표

책속으로 추가
한없이 길게 느껴진 하루가 지나갔다. 엄마가 집에 온 뒤에야 마음이 놓였다. 나는 마음을 굳게 먹고 샤워하며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불결한 느낌을 문질러 없애려고 애썼다. 그러고는 엄마를 욕실로 불러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 이후 조 삼촌과 내 관계는 결코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했다.《컬러 퍼플》에서 셀리는 성폭행과 학대, 모욕과 무시에 시달렸지만 순수한 영혼을 잃지 않았다. 그 모든 끔찍한 일들도 그녀의 용기를 꺾지는 못했다. 삶에서 더 많은 것을 추구하고, 웃고, 사랑하며, 끝까지 살아가는 용기……. 이제 나는 셀리가 누구인지 잘 안다. 셀리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쭉 나 자신의 모습이다. 이러한 깨달음을 가슴에 품고 나도 셀리처럼 꿋꿋하게 살아갈 것이다. - ‘성폭행’ 중에서

우리는 무분별한 폭력에 목숨을 잃은 가족과 친구들을 위한 촛불 추모회를 가졌다. 우리 이야기를 모은 책을 라일리 장관님에게 전달한 뒤, 우리는 손을 잡고 끊어지지 않는 인간 띠가 되어 워싱턴 기념탑까지 행진했다. 인간 띠가 매우 길었기에 번잡한 펜실베이니아 거리의 횡단보도를 건너는 동안 잠시 교통이 지체되기도 했다. 도로를 건널 때 어떤 사람이 무얼 하는 중이냐고 물었다. 누군가 “세상을 바꾸고 있어요”라고 대답했다. 촛불 추모회는 우리가 진정 다른 사람들을 변화시켜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주었다. 우리는 정말로 세상을 바꾸어나가고 있었다. - ‘촛불 추모회’ 중에서

학교 수영 코치에게도 임신 사실을 알렸다. 그녀는 아기에게 위험하다는 이유로 선수 생활을 그만두라는 결정을 내렸다. 두려움의 거대한 파도가 나를 집어삼켰다. 미래의 모든 계획을 보류해야 했다. 절망에 사로잡혀 며칠을 보낸 뒤, 나는 그대로 물에 잠기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물론 계획했던 일들은 틀어졌지만 영원히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나는 물살을 헤치듯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대학은 내년 봄부터 다니는 대신 여름 학기를 들으면 된다. 구조요원보다 더 나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부지런히 파도를 가르며 나를 옭아맨 모든 구속으로부터 벗어나자, 내가 얼마나 축복받은 사람인지 깨달았다. 나는 우등생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고, 아직 나를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다. 더 이상 불안에 숨 막혀 할 필요가 없다. 나는 가슴을 활짝 펴고 자유를 한껏 들이마셨다. - ‘십 대의 임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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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방금 즐라타에게 전화를 걸어 최근 그녀를 모범 삼아 글짓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
    

     

     

    방금 즐라타에게 전화를 걸어 최근 그녀를 모범 삼아 글짓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알려주었다. 아이들은 즐라타처럼 자신이 쓴 일기를 모아서 한 권의 책으로 만들 것이다. 지금도 일기를 쓰고 있는 즐라타는 자신이 아이들에게 끼친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녀는 전쟁 중에 일기만이 자신의 유일한 구원이었고, 일기 덕분에 이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른 학생들에게도 글쓰기가 끔찍한 환경과 개인적인 문제를 극복하는 최고의 방법이 될 거라고 덧붙였다. 우리 반 아이들이 다락방에 숨어 지내거나 지하실에서 폭격을 피해야 하는 처지는 아니지만, 거리에서 벌어지는 폭력은 그에 못지않게 무섭고 고통스럽다. 어떤 아이들에게는 우리 반이 유일한 안전지대다. 교실은 난무하는 폭력을 피할 수 있는 피난처다. 교실만 벗어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많은 아이가 항상 불안에 떨고 계속 뒤를 돌아보며 생활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보통 숙제를 하느라 저녁 일곱 시에서 여덟 시까지 학교에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늦은 시간이면 꼭 퇴근하는 길에 아이들을 태워서 집에 보내주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든다. 때로는 나도 무서운 순간들을 겪는다. 아이들 앞에서 남자를 유혹하는 창녀들을 목격하기도 했다. 한번은 마약장수가 내 차에 와서 마약을 팔려고 한 적도 있다. 독한 술을 마시거나 주사위 놀이를 하며 죽치고 있는 갱스터도 숱하게 보았다. 아이들은 최근에 사람이 죽은 자리임을 가리키는 임시 제단을 쉽게 찾아낸다. 보통 핏자국이 남은 콘크리트 위에 놓인 꽃과 양초가 그것이다.

     

    (…)

     

    아이들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기에 책을 낼 때는 모두 익명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기들 중에는 살인이나 성폭행을 다룬 내용도 있다. 그래서 이름보다 번호로 정리하는 편이 아이들에게 부담없고 안전할 것이다. 나는 아이들이 내용을 미화하거나 꾸미지 않도록 미리 '진실 서약'에 사인을 하게 했다. -p, 269, 270 (그루웰 선생님의 여섯 번째 일기 中)

     

     

     

     

     

     

     

     

     

     

     

     

    그러고보니 난 유치원생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일기를 쓰고있다. 하루도 빠짐없이 쓰는 건 비인간적이기 때문에(호탕 유령) 인간적인 냄새를 풍기고자 가끔은 일주일에 세네번 혹은 한달에 한 번, 세네달에 한 번. 생각이 날 때마다 끄적인다. 내가 성장한 시간만큼 일기장도 몇 글자 적을 필요 없는 넓은 폭을 가진 일기장에서 채워야 할 글자가 많은 좁은 폭을 가진 일기장으로, 예쁜 수첩으로, 지금은 USB 한 켠에 있는 비밀번호가 걸린 한글 파일로, 많이도 변했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내내 일기장 검사는 매년 맡아왔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땐 내 생애 마지막으로 검사를 맡을 일기장이었는데다 제일 기억에 남는 검사였다. 지금도 여전히 연락을 하는 선생님이셨는데 일기장을 제출하면 꼭 내 일기 아래 편지처럼 글을 남겨주셨다. 떠들어서 선생님한테 혼난 날이면 선생님의 위로를 듣고 싶어서 일기장에 '잘못했지만 발바닥을 맞은 건 너무나 아팠다.' 고 투정을 부리기도 하고 칭찬받을 일이 있으면 선생님이 써줄 칭찬의 말을 기대하며 과장해서 일기를 썼다. 어렸을 때 잔꾀가 많았던 나는 처음으로 동생 앞에서 욕을 해서 부모님한테 꾸중을 들었을 땐 일기장에 거짓말로 '욕을 하지 않았는데 동생이 거짓말을 해서 혼났다. 억울했다.' 라는 식으로 일기를 적어 엄마, 아빠가 볼 수 있게 책상 위에 펼쳐두곤 했다.

     

    《안네의 일기》를 읽고 나선 그 영향으로 일기장에 이름을 붙여보기도 했고, 어느 순간부터 정말 나만 보는, 내 속 이야기를 가감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친구가 되었다. (날 속상하게 했던 사람들을 욕하기도 하고, 정말 나만 알고싶은 창피스런 일도 적어두었기 때문에 아무도 못보게 죽기 전에 다 없애고 죽을 생각이다.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그러려면 왜 일기를 쓰냐 할지도 모르겠는데 잊고있던 추억을 계속해서 들춰보는 건 포기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는 내게 일기장, 선생님, 문학작품, 영화가 한 사람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한 책이었다. 난 지금까지 대체적으로 좋은 선생님을 만나왔고 내 이야기를 털어놓을 일기도 써왔고, 문학작품이나 영화는 질릴만큼 보고있지만 이 책에선 이러한 것들을 처음으로 접하면서 말 그대로 인생 역전을 한 아이들이 등장한다.

     

    갱들의 싸움으로 인해 학교에서 집을 오가는 길에 총탄을 맞을 위험에 노출되어있고 성폭행과 폭력, 마약에 익숙해져있는 이 아이들은 그들을 믿어주는 그루웰 선생님을 만난 후 바른 길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이 아이들이 쓴 일기는 그들의 삶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 잔인함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오히려 이런 적나라한 표현들 덕에 이 아이들이 처한 현실을 바로보고 도와주려는 사람들이 생겨났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도움을 받은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자유의 작가들이 되어 자신들과 비슷한 환경에서 절망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되돌려준다.

     

    그저 일기를 모아놓은 책에서 그쳤다면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소개되거나 영화화 되는 일은 없었을것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많은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친구는 지난밤에 죽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그는 우리와 함께 신나게 놀며 인생을 즐길 권리가 잇었다. 그는 내가 잃은 최초의 친구도 아니었고, 최후의 친구도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선전포고도 없는 전쟁 때문에 많은 친구를 잃었다. 전쟁은 오랫동안 벌어졌지만 세상은 결코 알지 못했다. 이는 서로 다른 피부색 사이에 벌어지는 인종 전쟁이다. 이 전쟁은 절대 끝나지 않을 것이다. 남겨진 가족과 친구들은 전쟁에 희생된 아이의 죽음에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사회가 보기에는 그저 뒷골목에서 일어난 또 하나의 사망 사건일 뿐이다. 달라지는 건 통계치밖에 없다. 그러나 그 통계치에 포함된 모든 아이의 엄마들에게 사망 사건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 숫자 속에는 꺾인 꽃처럼 미처 다하지 못한 삶들이 담겼다. 마치 그들의 무덤 앞에 놓인 꽃처럼 말이다. -p, 48

     

     

    인종이나 성별 혹은 가치관에 상관없이 우리는 모두 같은 인간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p, 91

     

     

    모든 것이 멋졌던 저녁이 지나고 집에 돌아오니 내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을 잃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멋진 샹들리에나 풀코스 요리처럼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아빠와의 유대감이다. 나는 존 투 씨의 아이들이 부러웠다. 존 투 씨를 아빠로 부를 수만 있다면 돈은 그들이 다 가져도 좋다. 다만 존 투 씨의 아이들이 그들의 아빠에게서 아침저녁으로 듣는 인사나, 하루가 어땠는지 묻는 말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유리 구두가 아니라 따뜻한 말 한마디만 들을 수 있다면, 그것이 내게는 완벽한 신데렐라 이야기일 것이다. -p, 100

     

     

    어느 1학년 학생에게 졸업할 때까지 학교를 다닐 생각이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 학생은 "졸업요? 젠장, 열여섯 살 생일까지 안 죽고 살 수 있을지나 모르겠어요" 라고 대답했다. 그들에겐 졸업장보다 죽음이 더 가까운 현실인 것 같다. -p, 109 (그루웰 선생님의 세 번째 일기 中)

     

     

    모두 나이가 들면서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변한다.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이 가지지 못한 기회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게는 아직 더 나은 쪽으로 변할 기회가 남아잇다. 나는 그런 기회를 준 천사를 내게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사람들은 내가 마약중독자나 미혼모 혹은 퇴학생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게는 아직 그들이 틀렸다는 걸 증명할 기회가 남아있다. -p, 133

     

     

    인생을 바꾸는 일은 언제 해도 늦지 않다. 내가 해냈으니 다른 사람들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은 자신의 의지에 달렸다. 새 출발을 한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p, 135

     

     

    오늘 나는 그루웰 선생님에게서 진정 주체적인 사람은 모든 것을 운에 맡기지 않고 적극적으로 실천하며, 변명만 해서는 성공할 수 없고, 역경은 탓할 것이 아니라 극복해야 할 대상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선생님 말대로 장애물은 자신이 굴복할 때만 장애가 된다. 쇠사슬의 강도는 가장 약한 고리에서 결정되듯이, 진정으로 주체적인 사람은 자신의 약한 부분을 찾아 단련한다. 앞으로 나도 주체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p, 233

     

     

    나쁜 일은 사람들이 진실을 숨기기 때문에 일어난다. 여자는 남편에게 맞으면서도 누가 그랬는지 말하지 않아서 주위 사람의 도움을 얻지 못한다. 아이는 학대를 당하면서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행동해서 주위 사람이 진실을 알지 못하게 한다.

     

    독일인들 누구나 수용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는 바람에 뒤늦게야 진실이 세상에 드러났다. 세상에는 사람들이 제때 말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비극은 엄청나게 많다. 이제부터 나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p, 275

     

     

    우리 삶에는 알 수 없는 질문들과 잠깐 동안의 해결책밖에 주어지지 않는 것 같다. 비록 그것이 결정적인 해결책이라고 해도 여전히 질문들이 남게 마련이다. -p, 292, 293

     

     

    어려운 시간은 오래 가지 않는다. 오래 가는 것은 강한 사람이다. -p, 568

     

     

     

     

    
  • [서평]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에린 그루웰 저 / 김태훈 역 / 알에이치코리아]  
    [서평]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에린 그루웰 저 / 김태훈 역 / 알에이치코리아]
     

    저자 에린 그루웰 ERIN GRUWELL은 '세상의 모든 학생에게 학문적 잠재력을 깨닫는 기회와 희망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세워진 자유의 작가 재단(FREEDOM WRITERS FOUNDATION) 대표. 그녀는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자기치유 글쓰기 수업을 장려하는 전문가로 활동하는 한편, 교수법을 연구하고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교육계에 헌신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롱비치 윌슨고등학교에서 4년간 문학을 가르쳤던 이야기와 당시 제자였던 아이들의 일기 142편을 함께 엮은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THE FREEDOM WRITERS DIARY)>는 출간 직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으며, 뉴스위크·타임·피플·오프라윈프리쇼·굿모닝아메리카 등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자기치유 글쓰기의 교육효과를 감동적으로 증명해낸 이 책은 미국 공교육에 '프리덤 라이터스 교수법'이 도입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이후 에린 그루웰은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강단에서 교사를 가르치게 되었고, 자유의 작가들과 지속적인 모임을 이어가면서 자유의 작가들 재단 활동을 겸하고 있다.

     
    이 책은 1999년 출간된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를> 개정증보한 10주년 기념작이다.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는 상당수가 빈민가에 사는 아이들이 모인 윌슨고등학교 203호 교실의 아이들이 직접 쓴 142편의 일기를 모아 구성되었다. 가난과 갱단의 폭력, 인종차별과 편견, 마약과 알콜중독, 성폭행, 집단 따돌림이 생활화가 되는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들이 열여섯 살까지 살아남을 수나 있을지 의문이었다. 아이들이 지내는 곳은 학교에서나 거리에서나 전혀 안전하지 않았다. 학교에서는 아이들끼리도 인종 차별과 따돌림이 심했고, 거리에서는 갱들로 인해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갱들의 총에 맞아 죽은 형제와 친구들도 많았고 피부 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감옥에 아버지를 잃은 아이들도 있었다.
     
    203호 교실의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든 세상 속에서 좌절하고 어두움 속에서 자라왔으며 소년원에 다녀왔고 마약 중독인 아이들도 있어서 교사들도 가르치기를 포기한 문제아, 열등생들이 모여있는 교실이었다. 이런 교실에 에린 그루웰 선생님이 오면서 모든 것이 차츰차츰 변화하기 시작한다. 같은 교실에 있으면서도 서로의 피부색으로 편가르듯 으르렁대고 눈만 마주쳐도 싸움이 벌어지는 이 거친 아이들은 가난이라고는 모르듯 귀티가 흐르는 그루웰 선생님이 얼마나 갈지 내기까지 할 정도였다. 하지만 문학 담당이었던 그루웰 선생님은 숙제는 커녕 책도 보지않는, 가르치기 막막한 아이들에게 아이들과 비슷한 환경의 주인공들이 나오는 로미오와 줄리엣, 쉰들러 리스트와 같은 영화와 안네의 일기, 즐라타의 일기와 같은 책을 보여주면서 아이들 내면에 숨어있던 착하고 여린 순수한 마음에 미래는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다.
     
    그루웰 선생님은 그냥 수업만 하는 선생님이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보듬어주고 아이들에게 집중하는 좋은 선생님이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영화를 보여주고 어린시절 전쟁을 경험했던 사람들, 안네의 일기가 이 세상에 나오게 해 준 미프 히스, 즐라타의 일기의 즐라타 등 유명인사들을 초청하기 위해 주말에도 호텔에서 일을 하고 후원금을 몹는 등 미래와 희망이 없던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데 최선을 다했다. 점차 아이들은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자신의 나쁜 점들을 발견하고 조금씩 변화하면서 성장해 나갔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아이들 자신조차도 상상도 못했던 졸업을 하게 되었다. 졸업을 맞이해 아이들은 그루웰 선생님과 함께 안네 프랑크를 만나러 유럽 여행을 떠난다.
     
    이 책은 읽는내내 몰입해서 재미있게 읽었으며 너무 느끼는 점이 많은 책이었다. 전쟁으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고 자신을 방어하기 바쁜 아이들은 어른들이 무분별하게 만들어낸 가여운 희생양이라는 생각에 너무 안타까웠고 그들이 이겨낸 세월을 보면서 감격했다. 우리도 전쟁으로 인해 많은 고통을 받았던 과거가 있는데 그에 희생된 많은 사람들이 떠올랐고, 요즘은 우리의 아이들도 나름대로 보이지않는 전쟁을 매일같이 치르고 있는 것 같지만 203호의 아이들에 비하면 우리나라 아이들은 행복에 겨운 투정을 부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드는 책이었다. 아이들 전원이 당당히 졸업을 해냈고 그 중 상당수가 하버드, 컬럼비아와 같은 명문대에 입학하는 등 좌절의 성장통을 극복하고 꿋꿋하게 밝은 세상으로 한 걸음 내딛은 뒤에 아이들의 후일담까지 더해져 왠지 뿌듯함을 느꼈고 아주 진한 감동을 받은 책이었다.
     
     
  • 제목 :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The Freedom Writers Diary) 저자 : 에린 그루엘(Erin Gruwel...

    제목 :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The Freedom Writers Diary)

    저자 : 에린 그루엘(Erin Gruwell)

    역자 : 김태훈

    출판사 : 알에이치코리아

    연도 : 2014

     

     

    오래 전에 학습과 카운슬링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할 때 카운슬러의 역할을 생각해보는 학습재료로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The Freedom Writers, 2007)>, <홀랜드 오퍼스(Mr. Holland's Opus, 1995)>, <그레이트 디베이터스(The Great Debaters, 2007)>,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 1989)> 등의 영화를 추천받아 봤던 기억이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는 미국의 대표적인 빈민가 중 하나인 롱비치에 있는 윌슨고에서 문제아 꼴통반을 초임 여교사인 에린 그루웰이 담당하게 되면서 부딪히는 난처한 상황을 오로지 교육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인간에 대한 숭고한 헌신을 바탕으로 그녀만의 독특한 문학수업(책읽기와 글쓰기) 방식을 통해 헤쳐 나가는 인간 승리의 감동적 드라마이다.

     

    한 음악교사의 30여년에 걸친 교육 인생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거대한 서사시 같은 영화 <홀랜드 오퍼스>는 아이들의 감성을 잘 어루만져주었던 홀랜드 교사가 음악을 통해 인성교육을 실천했던 교육자적 삶을 통해 여물게 된 교육적 성취와 업적을 아메리칸 교향곡으로 그려낸다.

     

     

    <그레이트 디베이터스>1930년대 흑인 인권 수준이 열악했던 미국에서 흑인 대학 와일리 칼리지의 토론팀 지도교수 톰슨이 전국을 종횡무진하며 여타 대학과의 대결에서 승리하며 하버드대 챔피언십 우승까지 거머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토론이라는 공적 대화로서의 말이 가진 강력한 힘을 보여준다.

     

     

    카르페 디엠으로 유명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는 미래의 시인들을 죽이고 있는 단순한 주입식 교육, 그 삭막한 현실 속에서 따뜻한 인간애와 자유로운 정신을 심어주는 존 키팅 선생과 그의 가르침으로 오로지 명문대 입학을 위해 기계 같은 삶을 살아가던 학생들이 진정한 자신을 찾아 자기만의 독특한 삶을 만들어가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이 영화들이 다루는 시대적 배경이나 환경은 서로 다르지만, 교육을 통한 삶의 긍정적 변화, 그리고 그 변화의 주인공이 교사와 학생들이라는 점은 한결같다. 남의 나라 얘기이면서도 어쩌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과 너무나도 일치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그렇다.

     

     

    이번에 알에이치코리아에서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출간 10주년 기념 특별판이 나왔다. 기존판에 덧붙여 당시 학생들이 졸업 이후 후일담을 담았다. 학교에서 촉발된 변화가 그들의 졸업 이후의 실생활에서도 계속 유지되고 있고, 또 에린 그루웰 선생님과의 관계 역시 지속되고 있다는 걸 확인해 주고 있기에 이 책의 진가가 더 드러나는 것 같다. 사실 이미 영화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지만 영화로는 다 담아내지 못하는 여러 한계 때문에 역시 원작의 감동이 훨씬 진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사람은 만남으로 성장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참다운 스승을 만난다는 건 굉장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청소년기에 교사의 영향력은 부모의 영향력보다 훨씬 지대하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국어 시간에 소설작가나 시인을 만난 적이 없다. 체육시간에 현역 프로선수나 현역시절 유명했던 은퇴선수를 만난 적도 없다. 음악시간에 성악가나 연주가를 만난 적이 없다. 미술시간에 화가를 만나거나 미술관에 가본 적도 없다. 국사시간이나 사회시간에 역사학자나 훌륭한 정치인이나 기업인, 또는 사회학자를 만난 적도 없고, 과학시간에 물리학자나 천문학자나 화학자를 만난 적도 없다. 학교는 그렇게 나를 그저 평범한 어른으로 만들었다.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관습과 통념에 대항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몇 안 되는 이런 사람들로 인해 세상은 조금씩 좋은 쪽으로 바뀌어나가는 것이리라. 과연 나의 삶에서도 저런 역할을 도맡아했던 선생님이 한 분이라도 있었는지 애써 찾아보지만 불행하게도 그런 스승은 없었던 것 같다. 마찬가지로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 땅의 사람들 가운데 인생의 진정한 스승을 만나 삶이 극적으로 변화되는 행운을 누린 사람은 아마도 많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에린 그루웰은 달랐다. <안네 프랑크 : 어느 소녀의 일기><즐라타의 일기 : 어느 사라예보 아이의 삶>이라는 두 권의 소중한 책을 지침서 삼아 윌슨고 203호 교실의 150명의 아이들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녀는 워싱턴 여행 경비 마련을 위한 기금모금 콘서트, 촛불 추모회, 평화행진을 추진하는 학생들을 지도, 격려하고, 사업가 존 투 씨 등의 기업인이나 사우스웨스트 항공, 힐튼 호텔, 게스 등의 거대기업으로부터 다양한 후원을 이끌어내는 한편, 빈민가 출신인 셰릴 베스트 씨,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미프 히스씨, 현대판 안네의 일기라고 불리는 <즐라타의 일기>의 저자 즐라타 필리포빅, 리처드 라일리 교육부장관, 바버라 복서 상원의원 등과 연락하여 학생들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특급호텔에서 저녁식사 자리를 마련하여 학생들의 자존감을 향상시켜 주었고, 링컨기념관, 알링턴 국립묘지, 홀로코스트 박물관 등을 견학하는 등 도대체 국어(영어)교사인지, 정치인인지, 사회사업가인지 모를 정도로 엄청난 일들을 혼자서 진행했다, 물론 그런 일 중독 성향으로 인해 남편과 헤어지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그녀의 열정과 신념, 학생들에 대한 믿음과 사랑, 기존의 관습과 통념을 거부하는 용기와 실제적인 교육방식 등은 어쩌면 오래된 제도교육의 현실을 잘 모르는 철부지 초임 여교사였기에 가능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결국 그녀의 일관된 수업방식은 결국 학생들의 마음을 열게 되고 교사와 학생, 그리고 사회가 하나가 되어 크고 작은 긍정적 변화를 이루어내면서 사회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게 된 건 결코 우연이나 행운이 아니라 엄밀하게 따지고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교육이란 무엇인가?

     

     

    자주 그리고 많이 웃게 하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게 하고

    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게 되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게 하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게 하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게 하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게 하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도록 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도록 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교육이다.

     

     

    위 시는 랄프 왈도 에머슨의 시 성공이란 무엇인가?’를 교육이라는 말로 대치하여 표현을 바꾸어 본 것이다.

     

     

    이 책은 현재 교직에 몸담고 있거나 앞으로 교사직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교육이란 어떤 것인지, 참 교육자가 걸어야 할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감동적인 치유와 기적의 글쓰기 책이다. 교사들은 이 책에서와 같이 꼭 문학수업이 아니더라도 음악이든, 미술이든 스포츠든 다양한 교육적 활동을 통해서 이러한 위대한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아이들을 키우는 나와 같은 부모들에게는 자신의 성장기를 돌아보며 많은 것이 변화된 오늘날 아이들이 겪는 성장통을 그들의 눈높이와 시각으로 다시 바라볼 수 있게 해줄 것이다. 현재 절망 속에서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도 이 책은 현재 자신들이 겪고 있는 상황이 혼자만의 비극이 아니라 비슷한 또래의 많은 아이들이 공유하는 아픔이며 누군가의 도움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일기 형식의 글쓰기를 통해 치유의 힘을 보여주는 책이다. 한 선생님의 학생에 대한...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일기 형식의 글쓰기를 통해 치유의 힘을 보여주는 책이다. 한 선생님의 학생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문제아들에게 둘러싸인 어둠을 걷어내고 희망을 보게 한다. 책과 글쓰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아이들이었지만, 책으로 만나는 안네와 즐라타 등의 이야기는 공감과 함께 변화의지를 새기며 절망이 아닌 긍정의 사고를 가능케 했다. 책을 읽으며 절망에서도 희망을 본 사람들을 이야기를 통해 교훈을 얻고, 일기를 쓰면서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기도 하고 자신과 진지한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가진다. 안 된다고 하던 것이 나도 할 수 있어 라는 자신감으로 바뀐다. 그들의 변화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책저자, 유명인 등과의 만남도 이뤄진다. 그들을 후원하는 사람, 기업도 생긴다. 나아가 장관도 만나고, 방송출연, 책을 내기도 한다. 이리저리 치이던 아이들이 점점 변하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고, 그들이 어떻게 변할 수 있었는지 관심을 갖게 했다. 그런 관심이 커져 에린 그루웰 선생님과 윌슨고 학생들은 스타가 됐다.

     

    사실 그들이 변할 수 있었던 계기는 아주 작은 것이다. 선생님의 관심과, 맡은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은 마음이 컸다. 그런 마음을 실행해 줄 구체적인 방법은 책과 글쓰기였다. 학생들 또래의 안네와, 즐라타의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는다. 자기 또래인 그들이 당한 절망의 고통은 윌슨고 아이들을 넘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일기를 썼고, 그 속에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보는 긍정의 시선과 따뜻한 마음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환경탓만 했는데, 그들은 절망의 순간에도 일기를 쓰며, 자기중심을 잡고 있었던 것이다. 안네와 즐라타가 겪은 일들이 현재 윌슨고 아이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비슷하게 다가왔고, 그들도 일기를 쓰며 마음을 정리하고 자신을 들여다볼 기회를 가진다. 결국 윌슨고 아이들의 변화는 글쓰기가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결국 한 선생님의 관심과 열정이 시작이었다. 그것이 없다면 책과 글쓰기를 활용한 교육을 했더라도 이내 포기했을 것이다.

     

    인터넷으로 인해 글쓸 기회가 많다. 하지만 인터넷 공간에 올리는 글은 왠지 가볍고, 진지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인터넷에 올리는 글은 타인과의 소통을 위한 방편으로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 글을 누군가 읽어주길 바라거나 아니면 적어도 읽을 수도 있다는 걸 감안하고 올리는 글로, 완전히 진실되기는 어렵다. 타인의 시선을 과도하게 생각하는 한국인의 인터넷 문화에선 더 그렇다. 그런 글은 여기서 말하는 치유의 글쓰기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히려 짧은 대화를 주고 받는 트위터 같은 공간의 글은 치유는 커녕 상처를 불러올 수 있다. 하지만 일기는 다르다. 컴퓨터로 일기를 쓸 수도 있겠지만, 직접 노트에 쓰는 일기가 아직까진 더 익숙하다. 일기는 왠지 노트에 직접 써야 할 것 같다. 일기는 자신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하루 있었던 일을 되새기며 당시 감정을 다시 되새긴다. 굳이 그날 있었던 일을 쓸 필욘 없다. 일주일에 한번, 혹은 생각날 때마다 쓰도 된다.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의 원서 초판은 1999년에 나왔다. 그것이 10년 후 2009 개정증보판이 나왔고, 이 책은 2009년에 나온 책을 우리말로 옮긴 책이다. 책은 문제아 혹은 문제아로 취급받는 아이들이 가득한 윌슨고 선생님이 된 에린 그루웰이 부임하면서 변화된 학생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에린이 자신의 교육과 학생들의 이야기를 에세이로 적는 형식이 아니라, 일기형식으로 담았다. 에린과 많은 학생들의 짧은 일기를 모아 엮은 책이다. 그 일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그들 주변의 열악한 환경과 절망을 느낄 수도 있고, 에린 선생님 부임이후, 책과 글쓰기를 통해 절망이 아닌 희망을 보는 그들이 변화하는 모습도 담겨 있다. 각각의 일기는 2~4페이지 분량으로 아주 짧다. 학생은 실명이 아닌 번호로 담았다. 많은 아이들의 일기를 모은 책이다보니, 부분적으로 중복되는 내용도 없진 않지만, 그런 내용도 학생마다 비슷한 상황을 자신의 입장에서 적기에 다르게 바라보기도 한다. 그들에게 감명을 준 <즐라타의 일기>의 저자 즐라타를 직접 만나기도 하고, 폴란드 출신의 홀로코스트 생존자 제르다 사이퍼, 안네 프랑크의 일기를 찾아내 세상에 알렸고 안네 프랑크 아버지의 비서였던 책쓸 당시 87세 였던 미프 히스 등을 직접 만나 생생하게 당시의 상황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가진다. 문제아 빈민촌 아이들이 모인 학급으로 열등생으로 치부되었던 에린이 맡은 학급은 어느 새 우등반 아이들이 서로 들어가고 싶어하는 부러운 학급이 된다. 심지어 에린 학급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자 번호까지 있을 정도다. 우등반과 열등반의 처지와 완전히 바뀐 것이다. 윌슨고 아이들의 이야기가 기사화 되고 점점 알려질수록 그들은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이 책은 크게 두 가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첫째 아무리 문제아일 지라도 사명감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아이를 대하는 선생님이 있다면 그들을 조금이라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에린 이전에도 초반에는 나름 열정적으로 아이들을 대한 선생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오래 가지 못했고, 아이와 신뢰를 쌓는 것을 포기하고 아이도 포기하는 상황이 되지 않았나 싶다. 에린도 도중에 동료 선생님의 질투와 은근한 괴롭힘에 윌슨고를 떠날까 하고 마음을 먹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러지 않았고, 아이도 포가하지 않았다. 학생에게 있어 그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주체는 선생님이다. 하지만 현실은 사명감이 아닌 직업으로 다가가는 선생님이 점점 많아진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둘째 글쓰기의 힘이다. 여기서 글쓰기는 일기다. 책은 그런 일기를 담았다. 짧은 편지도 몇 편 실려있긴 하지만, 대다수는 일기다. 일기를 통해 아이들이 자신과 만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일기는 지극힌 개인적인 활동이다. 그래서 그걸 선생님이 간섭하는 게 어찌보면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기의 효용성을 아예 모르는 아이들이라면 일정한 시간까지는 조금은 강제적으로 그런 효용성을 체험하게 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즉 책에서 주목할 두 가지 핵심적 내용은 사명감을 가진 한 선생님과, 일기라는 글쓰기다.

     

    에린은 일기를 통해 자신의 교육철학을 관철시킬 수 있었다. 글쓰기는 독서와 연계되어 이뤄진다. 특히 아이들에게 큰 영향력을 준 책은 또래 나이의 저자가 쓴 책이다. <안네의 일기>와 <즐라타의 일기>다. 안네는 직접 만날 수 없지만, 미프 히스씨를 통해 안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현재의 인물이자 윌슨고 또래 나이인 즐라타는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진다. 책저자를 만남으로써 입체적인 교육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 책을 계기로 저마다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에 일기를 다시 쓰는 기회를 가지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책 속 아이들 또래인 10대들이 일기를 통해, 상처 받은 마음을 달래고,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 보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진지하게 만나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성인이 되면 일기를 쓰는 경우가 드물지만, 성인도 감정적인 상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횟수는 줄이더라도 이 책을 계기로 일기를 다시 써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지극히 평범한 혹은 평범함에도 미치지 못하는 아이들의 변화는 감동을 준다. 일기의 효용성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경계할 점도 있다.

     

    그들의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타고, 책까지 출판하고, 상을 수상하기도 한다. 당사자인 선생님과 아이들의 노력과 변화가 컸지만, 나중에는 그들을 도와주고 후원한 사람과 배려가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유명세를 타면서 어느순간 그들이 후원받는 걸 당연하게 여긴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단편적인 일기들 모음이어서 직접적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드문드문 그런 상황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가 아무리 안타깝더라도 후원하는 건 자발적이어야 한다. 물론 에린 입장에서 많은 아이들을 위해 후원을 요청할 순 있지만, 때로는 과해 보이기도 한다.  미국 안네 프랑크 센터가 차별에 맞서 싸운 학생들에게 안네 프랑크의 정신상과 장학금을 준다는 광고를 에린이 보고 아이들 150명 모두 이름으로 신청했다. 그리고 관계자에게 전화가 온다. 아이들의 이야기가 감동이었다는 말과 함께, 접수 양식에 문제가 있음을 알려온 것이다. 신청서는 개인별로 접수를 받기에 150명 이름으로 접수한 건 규정에 맞지 않는다고 알려주었다.

     

    에린 입장에서는 누구 한명의 이름으로 신청하기 어려운 게 이해가 간다. 그래서 아이들 모두가 아니라면 의미가 없다고 한 것도 받아들일 만하다. 하지만 수상후, 뉴욕까지 상 받으러 갈 때 대규모 인원이 간다는 건 좀 과하다. 물론 그들의 이야기가 기사화 되고 게스의 후원을 받게 되어 45명이 뉴욕으로 직접 가서 상을 받게 된 듯 하다. 150명에서 45명이면 많이 줄였다고 할 만 하지만, 접수는 몰라도 수상하러 45명씩이나 가는 건 유명세를 통해 후원을 떼 쓴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알려진 감동적인 이야기에 기업체가 후원하는 건 순수한 선행의 마음도 있겠지만, 기업 이미지를 위한 홍보 마케팅의 일환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에린 선생님을 포함한 서너 명 정도가 움직여도 될 것을 45명씩이나 뉴욕까지 간 것은 유명세를 기득권처럼 이용한 건 아닐까 우려스럽기도 하다. 책을 낸 후에는 홍보여행도 여럿이 간 모양이다. 그것 역시 후원이다. UCLA 에 합격한 소식을 적은 한 학생의 일기에는 그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합격했는지는 나오진 않지만, 주변 사람들은 의아함을 품는 것 같기도 하다. 절망과 상처로 얼룩진 사람들에게는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그런 배려에 그들은 감사함을 느낀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런 배려를 당연하게 여기는 경우도 있다. 거기서 나아가 특정한 배려를 먼저 요구하기도 한다.

     

    그 학생은 흑인이지만 스스로 늘 우등생이라고 한다. 다른 아이들처럼 정당하게 입학했다면 문제가 없지만, 소수계 우대 정책도 없어진 상황에서, 유명세로 인한 어떤 특별한 배려로 그 학생이 입학했다면 문게가 된다. 그로 인해 누군가는 그 학교에 들어가지 못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배려에 대해 당연시하고 더 많은 배려를 요구하는 순간 감동적인 이야기는 오염될 수 있다. 아이들을 둘러싼 환경은 아주 열악하다. 인종차별, 갱, 마약, 총격전 등 한국과는 다른 방식으로 상상하기 힘든 상황들이 일상이 된 환경이다. 그럼에도 아이들의 탈선과 문제가 모두 환경탓이라는 관점은 위험하다. 그런 부분을 당연히 감안해야 하지만, 모든 걸 환경탓으로 몰아가면 한도끝도 없다. 변화를 위해서는 환경탓이 아닌 자기탓을 하며 자기문제를 하나씩 바라볼 필요가 있다. 책을 쓸 당시 인종차별은 심각해 보인다. 한국도 다문화사회로 바뀌고 있다. 이 책을 한국식으로 적용할 때 아이들이 오해할 수 있다. 한국에 있는 많은 동남아 사람들이 차별을 받는다고 착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은 과도한 다문화 포퓰리즘을 남발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그래서 자국민이 역차별 받는 상황마저도 야기한다. 때로는 불법체류자, 범죄자들도 한국땅을 밟는다. 돈벌이, 국적취득을 위한 목적으로 사기결혼을 한국남자와 결혼 후 사라지는 이주 여성도 있다. 그들의 잘못에 대한 처벌은 더 강력해야 한다. 자칫 이 책에 나오는 인종차별을 한국에 적용할 때 완전 반대로 오해하지 않을까 해서 하는 말이다.

     

    몇 가지 지적한 점들을 경계해서 읽는다면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가 주는 감동과 교훈은 크다. 아이들의 일기를 모은 책이어서, 투박한 글들이 대부분이다.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한 선생님으로 시작된 아이들의 긍정적인 변화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기의 효용성을 통해 치유의 글쓰기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독서의 효용성이다. 어린 즐라타가 쓴 <즐라타의 일기>가 문학적 가치는 없겠지만, 또래 아이들에겐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다면 그들에게는 좋은 책이다. 책 자체가 변화를 담보할 순 없지만, 유용한 수단 중 하나임은 인정할 만하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좋은 책이어야 한다. 좋은 책 여부는 자신이 판단해야 한다. 591쪽의 제법 두꺼운 책이지만, 짧은 일기를 모은 책이어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투박한 아이들의 일기를 통해 그들의 변화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누구나 한번쯤 일탈을 꿈꿨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꼭 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어서라기 보다 십대가 그런 나...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누구나 한번쯤 일탈을 꿈꿨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꼭 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어서라기 보다 십대가 그런 나이가 아닐까 한다. 때론 겁없이 무턱대고 저지르고 덤벼보기도 하고 때론 겁많은 여린 아이들이 되기도 한다. 난대없이 지난 학창시절의 일탈에 대해 얘기하는 이유는 일탈의 시간을 보냈던 혹은 꿈꿨던 그때 그 시절의 우리가 미래의 우리의 삶을 결정하지는 않음을 말하고 싶어서이다. 그런 우리의 미래는 결고 정체된 삶이 아니다. 얼마든지 180도 변화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위대한, 자유로운 존재들이다. 다만, 우리가 변화하도록 믿음과 신뢰, 그리고 용기를 붇돗아 줄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한 뿐이다.

    10년전,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에 위치한 윌슨고등학교에는 소위 문제아들을 모아놓은 학급이 따로 존재했다. 바로 203호 학생들이 그들이었다. 보호관찰 대상이거나 마약중독을 치료중인 아이, 알코올에 중독된 아이, 또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켜 강제 전학 조치를 당한 아이들이 모인 학급이다. 이 곳에서 기적이 아닌 변화가 일어났다.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인 에린 그루웰 선생님과 203호 학생들이다. 이 변화는 결코 선생님 한분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선생님의 끊임없는 애정과 관심으로 아이들 스스로가 변하기 시작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선생님은 '너를 믿는다'고 했다. 지금까지 내게 아무도 그런 말을 해준 적이 없었다. 특시 선생님들은 그런 말을 전혀 하지 않았다. 선생님이 나에게 신경을 써준 뒤로 나도 나 자신을 돌보기 시작했다.

    '이건 스스로를 엿 먹이는 거야! 이건 널 엿 먹이는 거고, 날 엿 먹이는 거고, 널 아끼는 모든 사람을 엿 먹이는 거야!' 곧이어 선생님의 불같은 질책이 쏟아졌다. 얼마나 혼이 났는지 정신이 얼떨떨할 지경이었다. 누구도 그토록 뜨겁게 나를 혼낸 사람은 없었다. 그런 식의 격려는 처음이었다.
    남을 변화시키고자 한다면 나부터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학생들의 마음을 달래고 그들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서 선생님부터 마음가짐을 달리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교훈이 담긴 문학 책들과 함께 학생들의 개개인의 눈높이에 맞춰 교육을 해나감으로써 점차 지금의 불행은 나로부터 비롯되고 있음을 깨달게 되었고 내가 변화하면 나에게 행복이 찾아온다는 진리를 깨우쳐 주었다.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를 비롯 영화 <위험한 아이들>, <시스터액트2>를 보면 비슷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문제가 많은 아이들이 그들을 믿고 신뢰하고 용기를 주는 선생님으로 인해 변화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교육환경도 점차적으로 최첨단화가 되어가는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하고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그 무엇보다 무한한 신뢰감을 주고 아이들의 자존감을 지켜주는 그런 멋진 선생님 한분, 한분이 필요하지 않을까? 미국내 학교에서 에린 그루웰 선생님의 '프리덤 라이터스 교수법'이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을 넘어 우리나라에도 그와 같은 교수법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날이 빨리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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