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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말씀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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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5
ISBN-10 : 8933840575
ISBN-13 : 9788933840573
한 말씀만 하소서 중고
저자 박완서 | 출판사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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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2월 2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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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말씀만 하소서 (자식 잃은 참척의 고통과 슬픔 그 절절한 내면일기) - 글 박완서|그림 한지예|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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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문학의 원천 작가 박완서가 아들의 죽음을 겪으면서 기록한 일기 <한 말씀 하소서>가 새로운 모습으로 출간되었다. 가톨릭 잡지 <생활성서>에 1990년 9월부터 1년 간 연재했던 것을 <세계사>의 "박완서 소설전집"에 포함시켜 펴낸 바 있다.
 
자식을 잃은 어미로서의 참척의 고통과 슬픔, 이를 감내해가는 과정을 날것 그대로 가식없이 풀어냈으며, 자기 자신과 신에 대한 고백의 형식을 띠고 있어 그 절절함이 더하다. '통곡 대신 미친 듯이 끄적거린' 것이라는 저자의 일기에는 앞세운 아들에 대한 비통함과 그리움, 저자 자신이 겪고 있는 극한의 고통과는 무관하게 돌아가는 무정한 세상에 대한 분노, 생명을 주관하는 신에 대한 저주가 뒤섞여 있다. 이러한 분노와 저주, 절규는 존재의 한계성에서 벗어날 수 없는 나약한 우리 모두의 고백으로 되돌아온다.

이 일기문에서 받는 이같은 감동은 처참함과 비통 속에서도 삶과 죽음, 절대자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며 세상으로부터 도피하고자 하였던 저자가 다시 세상으로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을 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는 그가 이 고통과 절망 속에서 이룩한 성찰의 깊이와 인식의 폭에 숙연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적절히 배치된 판화 제작된 삽화 역시 여백미와 압축미를 살려 저자의 고통과 절망에 찬 시간을 형상화하면서도 따뜻한 색감으로 글의 감동을 더욱 배가시킨다.

저자소개

저자 : 박완서
저자 박완서는 1931년 경기도 개풍군에서 출생. 서울대 문리대 국문과 재학 중 6·25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했다. 1970년『여성동아』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 당선되어 불혹의 나이로 문단에 데뷔한 그는 이후 정력적인 창작활동을 하면서 그 특유의 신랄한 시선으로 인간의 내밀한 갈등의 기미를 포착하여 삶의 진상을 드러내는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휘청거리는 오후』『목마른 계절』『살아있는 날의 시작』『엄마의 말뚝』『그해 겨울은 따뜻했네』『꽃을 찾아서』『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꿈엔들 잊힐리야』(원제『미망』)『저문 날의 삽화』『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아주 오래된 농담』『그 남자네 집』등 다수의 소설작품과,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살아있는 날의 소망』『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어른노릇 사람노릇』『아름다운 것은 무엇을 남길까』『두부』등의 산문집이 있다. 한국문학작가상(1980) 이상문학상(1981) 대한민국문학상(1990) 이산문학상(1991) 중앙문화대상(1993) 현대문학상(1993) 동인문학상(1994) 한무숙문학상(1995) 대산문학상(1997) 만해문학상(1999) 인촌상(2000) 황순원문학상(2001) 등을 수상했다.

목차

한 말씀만 하소서
 
해설/황도경;통곡과 말씀의 힘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박완서 문학의 가식 없는 원천, 《한 말씀만 하소서》 박완서의 일기 《한 말씀만 하소서》가 새로운 꾸밈새로 재탄생하였다. 《한 말씀만 하소서》는 작가가 아들의 죽음을 겪으면서 기록한 일기문이다. 가톨릭 잡지 《생활성서》에 1990년 9월부터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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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문학의 가식 없는 원천, 《한 말씀만 하소서》
박완서의 일기 《한 말씀만 하소서》가 새로운 꾸밈새로 재탄생하였다. 《한 말씀만 하소서》는 작가가 아들의 죽음을 겪으면서 기록한 일기문이다. 가톨릭 잡지 《생활성서》에 1990년 9월부터 1년간 연재하였던 것으로 세계사의 <박완서 소설전집>에 포함되어 연재 당시의 제목인 《한 말씀만 하소서》로 출간된 바 있다.
작가는 소설 외에 산문, 동화 등 다른 장르의 작품도 꾸준히 발표해 왔는데, 그 중에서도 《한 말씀만 하소서》는 박완서 문학을 논하는 자리에 자주 거론되는 중요한 작품이다. 작가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꿈엔들 잊힐리야》(원제 : 《미망》)를 연재하던 1988년, 넉 달 상간으로 연이어 남편과 아들을 잃어야 했던 그 해, 고통과 슬픔에 찬 몸부림이 날것으로 드러나 있는 이 글은 한 개인이자 어미로서의 상처의 기록이다. 그러나 그가 이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라는 지점에 이르면 그 <기록>의 의미는 달라진다. 작가는 과거를 반추시키는 동시대인이자, 시대를 앞서가는 자이다. 그저 가고 또 갈 뿐인 <시간>이 남긴 흔적, 그 모든 희노애락을 기꺼이 끌어안고 가는 자이다. 그리하여 작가는 개인적인 상처마저도 공유해야만 하는 비극적 운명을 타고난 자이다. 고통과 절망에 맞서 나아가 어떤 성찰의 지경에까지 이르는 이 기록이 일차적으로는 박완서 문학의 원천이며 나아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 그 중에서도 슬픔과 절망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이자 위로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식 잃은 참척의 고통과 슬픔, 그 절절한 내면 일기

작가 스스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이 글은 소설도 수필도 아닌 일기이다. 자식을 잃은 어미로서의 슬픔과 이를 감내하는 과정을 가식 없이 그대로 풀어낸 고백이며 그 고백은 독자에게 향해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신에게로 향해 있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수시로 짐승처럼 치받치는 통곡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이었고 또 그 <통곡을 고스란히 참기가 너무 힘들어 통곡 대신 미친 듯이 끄적거린> 것이라는 작가의 고백은 앞세운 아들에 대한 어미의 비통함과 절절한 그리움으로 시작하여, 아들의 빈자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돌아가는 무정한 세상에 대한 분노로, 참으로 어처구니없이 생명을 주관하는 신을 향한 저주로 이어진다. 엄정한 리얼리스트로 삶의 진상을 좇아 사랑과 생명의 존귀함을 이야기하던 작가는 너무나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비극적 운명 앞에서 절망과 분노와 욕망의 밑바닥을 투명하게 드러냄으로써 우리의 가슴을 아리게 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것은 단지 개인적인 고통과 슬픔의 감상으로 읽히는 것이 아니라 허망하기 그지없는 존재의 한계와 삶의 모순성으로 치환되면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나약한 우리 모두의 고백이 된다.

절망과 고통 끝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생명의 싹

박완서라는 개인의 내면의 기록이자, 표면적으로 시종 세상과 신에 대한 저주와 분노, 포악으로 일관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 글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게다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박완서 문학의 중요한 일부로 논하여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이 글이 생때 같은 아들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어미의 참담하고도 비통한 심정을 토로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를 계기로 삶과 죽음, 나아가 절대자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슬픔의 한가운데에서 그 슬픔을 이끌어가는 생명과 존재에 대한 성찰과 인식의 깊이는 아들을 잃은 후, 세상을 저주하며 그 세상으로부터 끝없이 도피하고자 하였던 작가가 다시 세상 속으로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이 그녀의 소설작품들에 버금갈 만큼 완벽하고도 놀라운 서사적 구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절망과 죽음과 그것을 주관하는 신 앞에 맨몸으로 엎드린 인간의 모습을 생생한 고통으로 증언하던 작가는 결국 결코 헤어날 수 없을 것 같던 생의 수렁에서 벗어나 새로이 생명을 만나고 신을 만난다. 이미 어제의 생명도 신도 아니기에 성찰과 인식의 깊이 또한 깊고도 넓다. 그리하여 우리는 절망과 고통 끝에 스스로 사랑과 생명의 찬란한 싹이 피어나는 것을 목도하게 되는 것이다.
새로운 모습으로 출간된 《한 말씀만 하소서》에는 판화 제작한 삽화가 들어갔다. 여백의 미와 압축미가 돋보이는 삽화는 자식 잃은 한 어미의 참척의 고통과 절망에 찬 시간을 소박하고도 단순하게 형상화하였다. 그러나 글이 마침내 사랑과 생명에의 경외로 나아가는 것처럼 삽화 역시 고통과 절망의 표현마저도 어딘가 모르게 따스한 기운을 품고 있어 글의 여운을 더욱 배가시켜주는 듯하다.


<실로 우리는 이 글에서 절망과 고통에 들어찬 그녀의 말이 서서히 그 안에서 스스로 사랑과 생명의 싹을 피워내는 것을 본다. 그리고 이때 그녀의 글은 우리의 척박한 가슴에 던져진 하나의 작은 씨앗이 된다. 절망과 대면하는 법, 죽음과 대면하는 법, 신과 대면하는 법, 그녀는 자신의 고통스런 기록을 통해 이를 증언하고 있다. 그것은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지거나 다듬어진 것이 아닌 날것으로서의 고통이며 증언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울림을 갖는다.> 황도경(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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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도진권 님 2014.02.14

    해가 벌써 이렇게 짧아졌는지 날이 흐렸는지 7시까지도 방안이 침침하다. 며칠째 시간 감각이 마비가 된 건지 착란을 일으킨 건지 시시각각이 여삼추 같다가도, 지내놓고 보면 몇 시간이

  • 장정옥 님 2007.03.11

    ""하필 왜 내가 이런 일을 당해야 하나" 하는 원망으로 뚤뚤 뭉친 내 마음에 "왜 당신이라고 그런 일을 당하면 안 되는가 ? "

  • 장정옥 님 2007.03.10

    신, 당신의 존재의 가장 참을 수 없음은 그 대답없음이다 한번도 목소리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도 인간으로 하여금 당신을 있는 것처럼 느끼고 부르고 매달리게 하는 그 이상하고 음흉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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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전에 어떤 기사를 읽어보니,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 중 가장 강도가 강한 ...

    예전에 어떤 기사를 읽어보니,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 중 가장 강도가 강한 것은 바로 '배우자의 사망'이 주는 스트레스라고 한다. 생각건대 아마 이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면서 당연히 겪을 수밖에 없는 사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자녀의 사망'! 이것은, 적어도 영아사망률이 엄청나게 높았던 과거가 아닌 오늘날에 한정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는 날까지 겪지 않아도 되는 비극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그런 흔치 않은 일이 자신에게 생긴다면, 아마 그 정신적 스트레스의 강도는 너끈히 1등을 하고도 남을 것이다.

     

    이 책의 표지에도 써 있는 참척(慘慽)이란 단어를 이번에 처음 알았다. 네 글자로 쓰면 참척지변(慘慽之變)인데, 자손이 부모나 조부모보다 먼저 죽는 일을 말한다. 우리 시대의 대작가 박완서 작가가 바로 이 비극을 겪었다. 다섯 자녀들 중 유일한 아들, 서울대의대에 진학할 정도로 수재인데다 성품도 맑아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그 아들이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 교통사고로 비명횡사한 것이 1988년 8월이라고 한다.

     

    이 책은 그해 1988년 9월부터 약 두달 동안 고통에 몸부림치던 작가가 썼던 일기들을 모아 정리한 작품이다. 나중에 출간을 목적으로 엮으며 얼마나 가감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날 그날의 처절한 정신적 고뇌와 공허, 상실, 그리고 이 상처가 조금씩 아물어가는 과정이 적나라하게 기록되어 있다.

     

    작가의 발자취만 간단히 적어보면, 고통스런 기억이 깊게 박힌 서울을 떠나 부산의 딸 내외 집에 머물다가, 훌쩍 근처 수녀원으로 떠나 숙식을 제공받으며 몇주간 지내고 다시 속세로 돌아오는 짧은 이야기다. 일정은 간단하나 그 마음의 여정은 복잡하고 길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작가 스스로의 마음을 미사여구 없이 그야말로 날것 그대로 드러내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신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원망하면서도 혹여나 불경한 생각에 대한 노여움을 사 다른 자식들에게도 저주가 내릴까 마음껏 원망하지도 못하는 나약한 마음, 때마침 88서울올림픽 기간이라 그 즐거움에 젖어 웃고 떠드는 세상 사람들에 대한 분노, 즉 내 아들이 없는데 어떻게 이 세상은 그대로일 수 있는가라는 의문, 사람들의 위로가 귀찮고 짜증나면서도 막상 별다른 위로없이 편하게 대하면 그게 또 그거대로 서운한 뒤틀린 심사 등... 특히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혹시 4녀1남 중에서 아들이 아닌 딸 중 하나가 대신 죽었다면 이렇게까지 괴로웠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그런 끔찍한 생각이 떠올랐다는 사실 자체가 소름끼쳐 서둘러 속죄의 기도를 바치는 부분이었다. 어느 누구도 감히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그러나 마음 속 어두운 곳 깊숙한 곳에서는 누구라도 한번쯤 해봤을 법한 그런 마음조차 있는 그대로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인가? 작가는 신을 앞에 불러내어 따져묻고 싶은 마음에 고독을 찾아 부산의 한 수녀원에서 당분간 머물기로 한다. 자녀를 잃은 슬픔은 어떤 하나의 계기로 단박에 치유될 수 없고, 이 책의 끝까지 그런 드라마틱한 심경 변화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고독 속에서 특별한 생활을 하고 있는 그곳의 수녀님들, 그리고 여러 성격을 가진 수녀원 방문객들과의 만남을 통해 작가는 아들이 없는 세상을 향한 증오를 조금씩 조금씩 씻어나간다.

     

    아들을 잃은 후 도무지 식욕을 느끼지 못하던 작가가 수녀원에서 지내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어느날 배고픔을 느끼고, 음식의 맛을 느끼고,  그러한 사실 자체에 부끄러움과 죄책감을 느끼는 장면은 몸과 마음이 다 망가진 작가의 상태에서 몸은 드디어 회복이 되어가고, 마음 또한 비록 좀더 시간이 필요할지언정 회복의 단계로 들어섰음을 나타내는 상징적 장면이다. 

     

    나 역시 자식을 키우기 시작하면서부터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신문에서 종종 보도되는 학대나 사고로 목숨을 잃는 어린 아기들의 이야기를 보면 예전과는 달리 정말 진심으로 가슴이 미어진다. 참척지변이란 정말이지 절대로 겪고 싶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꼭 그러한 극단적 사건이 아니더라도 사람은 누구나 몸과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경험을 하게 되어 있다. 박완서 작가가 참척의 고통을 딛고 다시 "아들이 없는 세상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우리들이 사는 과정 속에서 겪는 크고 작은 고통 또한 조금이나마 치유가 되고 보듬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참고로 작가의 종교도 그렇고, 제목도 성경의 문구에서 따왔고 이야기의 주요배경 또한 수녀원이긴 하나, 특정 종교의 교리적 색채는 짙지 않고 오히려 초자연적 존재, 신과의 관계 속에서 삶을 고민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모습을 그리고 있으므로, 혹시 종교적 부분에서 미리 거부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는 점을 덧붙인다.

  •   이 글은 작가 자신의 회고이다. 일기라는 형식을 빌려 말하지만 큰 슬픔과 ...

      이 글은 작가 자신의 회고이다. 일기라는 형식을 빌려 말하지만 큰 슬픔과 자신에 대한 분도와 망상이다. 편집자의 말을 빌려 슬픔의 기록이 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뭉개지고 슬픔을 조금씩 치료되는 선생님의 모습이 보였다. 처참한 자신의 기록을 공개하고 치유할 수 있던 것에 희망 하나를 건네 본다.

      [이건 소설도 아니고 수필도 아니고 일기입니다. 훗날 활자가 될 것을 염두에 두거나 누가 읽게 될지도 모른다는 염려 같은 것을 할 만한 처지가 아닌 극한 상황에서 통곡 대신 쓴 것입니다.] 도서의 첫 부분은 이렇게 시작한다. 88년 선생님은 25살의 젊은 아들을 잃으신다. 교통사고였다. 아들을 잃은 슬픔이 너무나 컸기에 주체 못한 슬픔에 빠지신다. 먹는 음식마다 토악질을 하고 망상과도 같은 억장과 비통의 무너짐에 큰 딸의 집 부산으로 향한다. 부산으로 가서 수양만의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베란다를 뛰어 내일 생각을 하지만 그럴 용기조차 없다면서 매일 슬픔 하루를 보낸다. 그러던 중에 평소 친분이 있었던 이해힌 수녀님의 도움으로 ‘분도 수도원’ 에 갈 결심을 하신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있고 싶다는 무연의 감정에서이다. 수도원에서 해 맑은 수녀님들과 딸의 병세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는 여인을 보면서 당신의 외로움을 치료하신다.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선생님은 수녀원을 떠날 결심을 하고 뜻밖에 찾아온 미국 비자에 로스앤젤레스의 작은 딸 집으로 향한다. 그 비자는 아들이 죽기 전 아들이 신청해 놓았던 것이다. 미국 생활에서 당신의 고통을 조금씩 치유하면서 남의 나라에서 느끼는 이질감은, 생전 호강을 보장해 둔다고 해도 이 땅에서(미국) 죽을 때까지 생기는 일이 있다면 아들을 잃은 고통 다음가는 고통이라고 생각하신다. 이런 생각에 귀국하고 싶은 마음을 걷잡을 수 없었다고 한다. 마침내 선생님은 사방에서 내 나라 말만 들리는 고장으로 돌아온다. 내 나라, 익숙한 말소리 공항의 아우성과 엄마 할머니 하는 아이들의 외침 그런 소리들이 어우러지면서 안도감을 느끼신다.

      당신의 아들을 잃고 너무나도 큰 슬픔에 잠기셨던 선생님. 당신의 홀로서기는 혼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하셨다고 한다. 가까이서 멀리서 당신을 염려해준 고마운 분들과 때문에 도움이 되었다고 말씀 하신다. 선생님은 한국을 귀국하고 다시 글을 쓰시고 중단했던 장편 소설 연재(미망) 새로운 소설도 쓰시며 새로운 창작욕에 빠지신다. 이처럼 <한 말씀만 하소서> 는 어떠한 픽션도 수필도 아니다. 바로 슬픔과 고통으로 힘드셨던 모질고 모진 인생의 기록이다. 누구나 아픔을 겪고 힘들고 그것을 이겨내는 과정을 거친다. 한 어머니로서의 큰 고통을 이겨내시면서 엮어낸 당신의 일기야 말로 문학적 장르를 배제한 채 위대하다는 생각을 감히 해본다.

  • 세상의 모든 슬픔 | qk**ido | 2005.01.27 | 5점 만점에 3점 | 추천:2
    우연히 대학 도서관에서 읽었던 책이다. 저자를 좋아했기에 거의 모든 소설들, 에세이들을 찾아가며 읽었던 내게 이 책은 작은 마...
    우연히 대학 도서관에서 읽었던 책이다. 저자를 좋아했기에 거의 모든 소설들, 에세이들을 찾아가며 읽었던 내게 이 책은 작은 마음 속의 가라앉음으로 다가왔다. 그 자리에 서서 한참을 읽고, 한참을 멍하니 있게 만들었던 책이다. (지금은 새로 예쁜 판화와 함께 개정해서 나오긴 했지만) 아직 많이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세상 슬픔을 어찌 길이를 재서 순서 세울 수 있겠는가마는 자식을 잃은 슬픔은 어느 것보다도 크지 않을까 감히, 감히 짐작해 본다. 다른이들의 어마어마한 슬픈 보다 내 손가락의 가시가 더 아프게 다가오는 것이 인정할 수 없는 사람의 속성이지만 말이다. 단지 한 어머니로써 절절히, 아니 어떤 단어로도 표현될 수 없는 격렬함으로 써내려간 이 글을 읽다보면 그저 숙연해 질 뿐이다. 늘 온화해 보였고 인간에 대한 사랑, 자연에 대한 사랑으로 충만해 보였던 저자의 슬픔을 엿보는 것만으로도 감히 죄송할 뿐이었다. 어쩌면 나 또한 저자의 슬픔을 통해 내 삶에 대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그저 숭고한 부모의 사랑에 대해 머리 숙여질 뿐이다. 또한 한 인간의 슬픔과 좌절이 얼마만큼의 크기이면 자신의 삶을 절대적으로 거부할 수 있을까?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하는 수많은 의문이 남는다. 책 표지 뒷면에 저자가 붓꽃을 보고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 슬프게 보이는 이유는 무얼까.. 결코 동정해서도, 위로하기 위함도 아니고 그저 누구든 가슴 속에 하나씩의 슬픔을 담고 살아가야 하는 숙명을 보는 듯해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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